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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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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도 ‘ETF’가 이끈다…금융투자 13조 순매수

코스닥 시장의 수급 구조가 개인 직접투자 중심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개인은 코스닥 개별 종목을 대규모로 순매도하고 있지만, ETF 설정·환매 수요가 반영되는 금융투자는 13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하반기 연기금 평가 기준 개편과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맞물리면서 코스닥150 편입주와 실적 가시성이 높은 성장주로 자금이 더 선별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지수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1.86%(22.34포인트) 오른 1226.18에 마감했다. 지난 24일에 25년 만에 코스닥은 1200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2.15%(139.40포인트) 오른 6615.03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금융투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2조9455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자 주체 중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2위는 2조221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다. 반면 개인은 8조8262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는 증권사 자기매매 자금뿐 아니라 개인과 기관이 사들이는 ETF 수급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 개인이 코스닥 개별 종목을 직접 사들이는 대신 코스닥150, 코스닥 액티브 ETF 등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면서 투자 주체 통계상 금융투자 순매수로 잡히는 구조다. 이번 수급 흐름은 2020년 하반기 코스닥 상승장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2020년 6월 1일 735에서 12월 30일 968까지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의 직접 매수가 강하게 유입되던 시기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0조113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1조961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8472억원을 순매도했다. 당시 코스닥 상승의 핵심이 개인의 개별 종목 매수였다면, 올해는 ETF를 매개로 한 금융투자 수급이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ETF 규모 확대는 순자산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ETF 상품 8개의 순자산총액은 연초 대비 7조4987억원이 늘었다. 지난달 출시된 코스닥 액티브 ETF에도 단기간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KoAct 코스닥액티브와 TIME 코스닥액티브의 순자산은 각각 9889억원, 4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투자자의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바이오, 이차전지, 게임 등 특정 테마 종목을 직접 고르는 방식이 많았다. 반면 최근에는 코스닥 대표 종목 묶음에 투자하거나, 운용사가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ETF를 활용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 시장에서 종목 선택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수급 변화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코스닥 종목의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부실기업 정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성장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장기 잔류, 테마성 급등락, 낮은 주주환원 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시장의 질적 개선을 유도하는 장치다. 실적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이 시장에서 빠르게 걸러지면, 코스닥 지수와 ETF에 편입되는 종목의 평균 체력도 개선될 수 있다. 이는 다시 ETF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다만 ETF 자금 유입이 곧바로 코스닥 전체 종목의 동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ETF 수급은 주로 지수 편입 종목이나 유동성이 큰 종목에 집중된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맞물리면 코스닥 안에서도 실적, 재무 안정성, 성장성이 확인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F 장세가 강해질수록 지수 편입 여부와 유동성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코스닥 전반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성과는 재무 안정성과 이익 가시성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장중 최고치 경신…SK하이닉스 신고가 갈아치워[개장시황]

코스피 지수가 27일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30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88.74포인트) 오른 6564.37이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이전 최고치였던 6557.76을 넘어섰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413억원, 외국인 50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은 73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1.48%), SK하이닉스(+5.16%), 삼성전자우(+3.90%) 등은 상승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22%),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2%), 삼성바이오로직스(-0.59%) 등은 하락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28만5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협상 기대감과 인텔의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에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9% 오른 7164.73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61% 상승한 2만4833.86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종가 기준은 물론 장중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7% 하락한 4만9221.11로 마감했다. 인텔(+23.60%)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성장 내러티브를 재확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실적 발표가 완료된 반도체주도 추가적인 상방 재료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2%(14.80포인트) 오른 1218.64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413억원, 외국인 50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은 73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1484.5원)보다 6.9원 내린 1477.6원에 출발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반도체 랠리에 ETF도 ‘투톱 집중’…삼성전자·하이닉스 50% 상품 잇단 상장

반도체주가 국내 증시를 이끌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절반가량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연금계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을 시작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함께 담은 밸류체인형, 옵션 전략을 활용한 월배당형까지 상품 구조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다음 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까지 상장되면 ETF 시장 내 반도체 집중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ETF 45개 가운데 '반도체',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포함된 상품은 12개로 집계됐다. 전체 신규 상장 ETF의 26%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준으로 반도체 관련 ETF 신규 상장이 2개에 그쳤다. 올해 출시된 반도체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가장 빠르게 커진 상품은 채권혼합형이다. 지난 2월 25일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이날 현재 순자산가치가 1조1622억원에 달한다. 지난 21일에는 국내 채권혼합형 ETF 가운데 최단기간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비중으로 편입하고, 나머지 50%는 단기 국고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한다. 안전자산인 채권을 50% 담은 덕분에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편입할 수 있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지목된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위험자산 투자 한도와 무관하게 투자할 수 있다. 이달 들어서는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 잇따라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하나자산운용은 14일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1일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각각 상장했다. 이들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씩 편입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차이는 나머지 50%를 구성하는 채권의 종류와 만기 구조다. 대부분 단기 채권을 담아 주식형 ETF보다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반도체 대표주 상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집중형 ETF는 두 종목을 핵심 축으로 삼되, 나머지 자산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소부장 결합형, 월배당형으로 상품군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상장한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산 50% 수준으로 담고, 나머지 50%는 반도체 소부장 영역 8개 종목에 투자한다. 이날 현재 순자산가치는 7469억원이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비중으로 편입하고, 삼성전기, SK스퀘어, 이수페타시스, LG이노텍 등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을 함께 담는다.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공급망을 동시에 겨냥한 구조다. 반도체 주도주에 투자하면서 매달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월배당 ETF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1일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안팎으로 편입하고, 두 종목의 콜옵션을 활용한다. 국내 커버드콜 ETF 가운데 개별 종목을 기초로 한 첫 사례다. 개별 종목 옵션은 일반적인 지수 옵션보다 프리미엄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옵션을 일부만 매도해도 분배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수익률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운용사의 설명이다. 기존 커버드콜 ETF가 지수 상승분을 제한적으로 반영하는 구조였다면, 이 상품은 반도체 대표주 상승 참여와 월분배 수요를 함께 겨냥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이르면 다음 달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상장할 예정이다. 반도체 대표 종목에 투자하면서 코스피200지수를 기반으로 한 콜옵션을 매도해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다음 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출시할 수 있었지만, 국내는 불가능했다. 기존 채권혼합형이 연금계좌와 안정형 투자 수요를 겨냥했다면, 레버리지형은 단기 매매와 고위험 투자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활용한 ETF 노출 방식이 안정형에서 공격형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 니즈에 맞춘 상품을 출시하다 보니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반도체 관련 상품이 잇따라 나오는 것 같다"며 “인공지능 반도체 랠리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많은 만큼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ETF는 더 출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하락 출발…단기 급등 후 숨 고르기 [개장시황]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는 24일 소폭 하락하며 출발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약세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4%(9.53포인트) 오른 6485.34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0%(57.88포인트) 오른 6475.81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급별로 보면, 개인이 942억원, 기관은 45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49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1.11%), 현대차(-2.82%) 등은 내림세다. 삼성전자우(+0.38%), LG에너지솔루션(+2.47%), 두산에너빌리티(+1.14%), 한화에어로스페이스(+5.68%) 등은 오름세다. SK하이닉스(0%), SK스퀘어(0%)는 보합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6%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41%, 0.89%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1.41%), 마이크로소프트(-3.97%), 테슬라(-3.56%) 등 주요 기술주는 약세였지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71%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해상봉쇄 작전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미국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어떤 보트든, 그것이 비록 소형 보트라고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1.10포인트) 오른 1175.41이다. 수급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3억원, 7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은 19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단기 고점 피로감 속에 미국·이란 전쟁 노이즈, 미국 증시 약세 등이 장 초반부터 차익실현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2원 오른 148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AI 수혜, 반도체→기판·MLCC로 확산…삼성전기 등 부품주 ‘활짝’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기판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만드는 부품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핵심 부품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데다, 최근에는 물량 증가에 그치지 않고 가격 인상과 증설 기대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반도체에 집중했던 AI 수혜가 이제 핵심 부품 업체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 주가는 연초 27만원에서 전날 81만20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 순위도 같은 기간 코스피 21위에서 11위로 10계단 뛰었다. 대덕전자 주가도 4만7950원에서 10만1200원으로 올랐고, 코리아써키트도 4만7750원에서 9만5400원으로 상승했다. 다만 이날은 최근 10거래일가량 이어진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세 종목 모두 장중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그간 빠르게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성격의 조정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 기판과 MLCC를 만든다. 기판은 반도체 칩을 올리고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MLCC는 전류를 안정적으로 흐르게 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증권가에서는 AI 서버가 고성능으로 진화할수록 두 부품의 중요성이 함께 커진다고 보고 있다. 핵심 배경은 AI 서버 구조 변화다. 최근 AI 서버는 개별 칩 성능 경쟁을 넘어 여러 칩과 장치를 한꺼번에 묶어 더 큰 단위의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를 받치고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기판이 더 많이, 더 정교하게 필요해졌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반도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기판 시장도 같이 커진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구조가 바뀌면서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가격 인상도 동시에 나타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요가 늘어나도 주로 생산량 증가 효과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iM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일부 AI 고객사를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기판인 FC-BGA 판가를 약 1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판을 사는 주요 반도체 기업(IDM)도 지난달 중순 기판 가격을 평균 10% 올리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에 2분기부터 기판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판 업체의 연간 실적을 관통할 핵심 변수는 단가(ASP)"라며 “기판 업체의 판가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업황 호조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핵심 수혜주로 꼽히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MLCC는 주문이 몰리면서 공장이 거의 꽉 찬 상태로 돌아가고 있고, AI 서버용 고사양 제품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 공장 가동률은 93%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3분기 공장 가동률이 100%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 대응을 위한 공장 증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시장 개화에 따라 높은 가동률과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 구간에 진입했다"며 “과거 IT 기기 위주의 사이클에서 구조적 성장 구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 심텍, 티엘비 등 다른 기판 업체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인쇄 회로 기판(PCB) 업종 주가가 코스피를 크게 웃돌았다. 상승 흐름은 대형주 뿐만 아니라 중소형주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시장은 이번 흐름이 2017년처럼 단순 반도체 경기 회복 국면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AI 서버 고성능화로 고사양 기판과 MLCC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고,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도 오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의 이익 전망과 몸값 평가가 함께 높아지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기판과 MLCC 업종에서 주당순이익(EPS)와 멀티플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이 관찰된다"며 “시장이 이 업종을 순수 경기민감주(시클리컬)이 아닌 데이터센터 수요의 지속성을 보유한 구조적 성장 업종으로 재평가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쇄 회로 기판(PCB) 사이클이 구조적 수요 확대와 평균 판매 가격 상승이 동반된다는 측면에서 과거 물량 증가 및 가동률 레버리지 중심의 사이클과는 본질적으로 차별화된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연금 ETF는 단순하게, 코어 ETF는 저보수로”…KB운용 정상우 본부장 [ETF딥다이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상품 수 확대에서 세부 설계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KB운용은 대표지수 상품의 최저 보수 전략, 연금 계좌에 맞춘 단순한 구조 상품, 전사 차원의 협업형 기획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상우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난 16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대표지수 영역에서는 상위 4개 운용사 가운데 최저 수준의 보수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또 ETF본부뿐 아니라 국내주식 리서치, 글로벌멀티에셋, 채권본부 등이 함께 상품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구조를 강점으로 제시했다. KB운용이 특히 힘을 싣는 분야는 연금형 ETF다. 정 본부장은 “최근 연금 투자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주식 비중을 더하고 싶다는 것과 복잡한 구조보다 이해하기 쉬운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KB운용은 지난달 말 연금 계좌 수요를 겨냥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연금계좌의 안전자산 30% 규정을 겨냥해 설계했다. 연금계좌에는 전체 자산의 30% 이상을 예금과 채권처럼 원금 보장형 안전 자산으로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 비중이 50% 이상인 채권혼합형 ETF는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한다. 포트폴리오에 최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많이 담으려는 투자자를 겨냥한 것이다. KB운용의 강점으로 내세운 건 대표지수 상품의 최저 보수 전략이다. 정 본부장은 “코스피200, 나스닥100, S&P500처럼 장기 보유 수요가 큰 코어 자산에서는 상위 4개 운용사 내 최저보수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수익률 차이를 가장 크게 만드는 변수가 결국 비용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정 본부장은 “모든 ETF의 보수를 일률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테마형이나 액티브 상품 등 나머지 상품은 운용에 필요한 보수를 받으면서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기획 방식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KB운용은 ETF본부가 단독으로 상품을 짜는 것이 아니라 국내주식 리서치, 글로벌 멀티에셋, 채권본부 등과 함께 아이디어를 만든다고 밝혔다. 국내주식형은 주식 리서치실과, 해외형은 글로벌멀티에셋 조직과, 채권형은 채권본부와 협업하는 식이다. 'ETF 조직의 기획력'보다 '전사 차원의 리서치와 운용 역량을 ETF로 옮겨오는 구조'에 가깝다. 최근에는 액티브 ETF의 조직 운영도 분리했다. 정 본부장은 “액티브는 운용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에 모든 역량을 집약한 액티브에 특화된 운영 조직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는 결국 종목 발굴과 리서치 역량이 핵심인 만큼, 액티브 운용에 특화된 조직이 직접 책임지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시장 전망을 두고는 반도체 영역을 주요 섹터로 꼽았다. 정 본부장은 “현재 시장에서 기본으로 깔아야 할 섹터는 반도체"라며 “반도체 한 업종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네트워크 인프라·전력 인프라로 이어지는 연관 산업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트워크와 전력 인프라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 관련 국내 ETF 역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본부장은 “같은 AI 반도체 ETF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얼마나 높게 두는지, 상위 종목 비중 상한을 두는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실제 편입 비중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주식시장 쏠림이 강해지면서 자산배분형 ETF, OCIO ETF, TDF ETF 등은 상대적으로 선택을 덜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주식 기대 수익률이 너무 크다 보니 그쪽으로 자금이 많이 쏠린 측면이 있다"며 “주식이 빠지는 사이클이 오면 자산배분형 펀드가 분산 투자 관점에서 좋은 ETF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망한 ETF 영역으로는 미국 중심 액티브ETF를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당분간 국내보다 미국 쪽에서 유망한 신규 상장 후보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이들은 지수 편입 전까지 패시브 ETF에 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주·항공, AI 관련 신생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우주·항공 ETF가 있더라도 지수 방법론상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을 상장 직후 바로 편입하지 못할 수 있지만, 액티브ETF는 이런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향후 ETF 시장의 승부처로 단기 수익률이나 마케팅보다 중장기 성과와 신뢰"를 꼽았다. 같은 이름의 상품이라도 지수 설계와 리밸런싱, 편입 종목 선별 방식에 따라 성과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결국 꾸준히 성과를 내는 운용사가 선택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미국-이란 2차 협상 불확실성에 코스피 숨고르기 [개장시황]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불투명해지면서 전날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코스피는 22일 장 초반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0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4%(15.92포인트) 내린 6372.55다. 개장 직후 6400을 찍고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전날 코스피는 2.72%(169.38포인트) 오른 6388.47에 거래를 마치면서 중동 전쟁 발발 직전 기록한 전고점을 돌파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421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720억원, 기관은 242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다. 삼성전자(+0.34%), 삼성전자우(+1.33%), LG에너지솔루션(+1.57%),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6%) 등은 오름세다. SK하이닉스(-0.90%), 현대차(-1.28%), SK스퀘어(-2.23%), 두산에너빌리티(-0.61%) 등은 내림세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대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9% 내렸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63%, 0.59% 내린 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1.46%)와 아마존(+0.66%)은 올랐고, 엔비디아(-1.08%)와 테슬라(-1.55%) 등은 내리면서 주요 기술주는 혼조를 보였다. 이란이 미국과 2차 종전 협상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종전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2차 협상 불참 소식에 따른 유가 상승, 케빈 워시 청문회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 상승 부담 등이 단기 차익실현 압력을 가했던 하루"라며 “추후에는 연준의 독립성 유지,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및 신규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도입 등을 시사한 케빈 워시 차기 체제 하의 연준 정책 변화, 내일부터 시작되는 M7의 1분기 실적 시즌이 지수 방향성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8.26포인트) 내린 1170.77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857억원, 외국인은 5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은 55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내림세다. 에코프로(-0.18%), 에코프로비엠(-0.91%), 알테오젠(-1.76%) 등은 하락하고 있다. 삼천당제약(-14.33%)은 전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을 이유로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5점을 부과했다고 공시하면서 급락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1.0원 오른 1479.5원에 출발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중동 충격 딛고 코스피 6388 사상 최고 경신 [마감시황]

코스피가 중동 충격을 딛고 반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169.38포인트) 오른 6388.47에 마감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6일에 기록했던 직전 사상 최고치인 6307.27을 약 2개월 만에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이 일시 휴전하며 전쟁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와 이를 투자 기회로 본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월간으로 역대 최대 폭인 35조7122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이달 들어 5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2조3109억원, 1조319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342억원, 기관은 737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919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1%, 4.97% 상승했다.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는 장중 122만8000원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배터리 공급 계약 호재가 나오면서 이차전지 밸류체인도 급등했다. 벤츠와 첫 계약을 발표한 삼성SDI(+19.9%)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11.4%)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을 공식화했다. 전날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수조원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타코 전망과 함께 반도체 강세에 6380포인트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이차전지·조선 등이 함께 지수를 견인했고 모호한 입장을 보이던 이란의 협상단 파견 보도가 나오면서 방산은 약했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6%(4.18포인트) 오른 1179.03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500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494억원, 기관은 121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46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네번째 손 볼 상법…‘주가 누르기’와 ‘고의 상폐’ 어떤 꼼수있나?[자본법안 와치]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일반주주 보호 장치가 대폭 보강됐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법 개정 이후 남은 주주 보호의 과제' 토론회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주가 누르기' 유인을 줄이기 위한 자본비용(COE) 공시 강화와, 감사의견 미달을 활용한 '고의 상장폐지' 차단 방안이 상법 개정 이후의 후속 입법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했다. 김승철 삼일PwC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고, 토론에는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 편은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홍동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정문 의원은 개회사에서 “상법 개정을 통해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성과가 있었지만 최근 정기주주총회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정관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취지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승철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며 '주가 누르기 방지'의 핵심은 “자본비용(COE)을 의식한 경영과 공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회사를 평가할 때 회사가 보유한 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는지 본다"고 짚었다. 이때 활용하는 지표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몇 배로 평가받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을 COE(자본비용)로 나눈 값이다. ROE는 회사가 자본으로 실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 COE는 투자자가 그 회사에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뜻한다. 결국 회사의 수익성(ROE)이 시장의 기대수익률(COE)를 웃돌아야 PBR이 1배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반대면 저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 설명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자본비용과 주가를 고려한 경영'을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우수 공시 사례를 보면 자본비용 공개, 동종업계 비교, 사업부별 분석, 자본배분 전략, 투자자 피드백 반영 등이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소영 의원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세 산정 시 주가 대신 자산·수익가치를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현정 의원안은 PBR이 2개 사업연도 이상 1배 미만인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제출 시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토론에서는 제도 설계의 실효성을 두고 보완책도 제기됐다. 편은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김현정 의원안에 관해 “과태료만으로 충분한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장 압력과 다른 제도적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도입된 자율공시 가이드라인에는 자본비용, 동종업계 비교 등이 이미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 공시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계획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의무화 여부 못지않게 공시 내용의 실질성과 이사회 심의 구조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홍동균 김앤장 변호사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는 “금융, 건설, 유통 등 업종별 특성에 따라 PBR 수준이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다"며 “일률 규제보다는 산업별 기준을 감안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은 자본적정성 규제에 따라 위험이 낮은 우량자산 위주로 보유할 수밖에 없어 PBR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흥택 본부장보는 “거래소는 저PBR 공표 방안을 마련해 기업 스스로 PBR을 높일 수 있게 노력하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는 '고의 상장폐지' 문제를 다뤘다.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대동전자를 사례로 들며 “재무상태가 우량했던 중견기업이 3년 연속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정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동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0% 미만, 현금성 자산 1200억원, 순자산 2600억원, 연 매출 300억원 규모의 우량기업이다. 홍콩에 있는 관계사 관련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3년 연속 같은 사유로 한정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김 변호사는 “2년 연속 한정의견으로 이미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황에서 같은 사유가 반복됐다"며 “관리종목 지정 뒤 회사가 자사주 약 7%를 추가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과 자사주를 합한 우호지분이 93%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고의 상장폐지가 자진 상장폐지처럼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를 거치지 않고 정리매매나 상장폐지 이후 저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정리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회사 측은 회계법인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으며 고의 상장폐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감사의견 미달을 활용한 상장폐지가 대주주에게 경제적 유인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장폐지 뒤에는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병합과 단주처리 등을 통해 소액주주를 낮은 가격에 축출할 수 있고, 이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배당으로 회수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법원이 상장폐지에 따른 주가 하락 손해를 '간접 손해'로 보는 경향이 강해 손해배상 청구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간접 손해는 회사 재산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주주도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제적 손실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감사의견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손해에 대한 별도 배상책임 규정 신설, 관련 기업의 재상장 제한,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폐지 또는 제한, 주식병합 비율 제한, 지배주주·소액주주 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문제의식에 공감했지만, 제도화 방식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본부장보는 “대동전자 사례처럼 감사의견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된 경우 거래소가 규정상 고의성까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편은비 입법조사관도 “고의 상폐 차단을 위한 입법 논의가 상대적으로 더딘 데는 고의 상폐와 자발적 상폐를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장폐지 이후의 가격 공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시가뿐 아니라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함께 고려하는 매수가액 결정 제도 개선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대동전자 사례를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재무 상태가 우량한데도 불투명한 사유로 감사의견이 변경되는 경우 기관투자자의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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