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시연한 그 제육”…TBK 소스 3종 먹어보니 [먹어봤송]

더본코리아가 지난달 10일 유튜브 채널 'TBK'를 전면 개편했다. 신규 코너 'TBK비책' 첫 영상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출연해 TBK 소스를 활용한 제육볶음 레시피를 선보였다. 채널 슬로건은 'QR 스캔 한 번이면 당신도 한식 요리사'다. TBK는 더본코리아(The Born Korea)의 약칭이다. 해외 현지 식당 주방을 겨냥한 B2B(Business to Business) 수출용 소스 브랜드로, 지난해 9월 론칭했고 현재 11종이 판매중이다.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다. TBK 론칭 당시 백 대표는 시연회에서 해외 한식당 주방 상당수를 외국인 셰프가 맡고 있어 레시피를 가르쳐줘도 몇 년 지나면 변형이 생긴다고 했다. 소스로 맛을 고정하겠다는 것이 제품의 출발점이다. 기자는 이번 유튜브 채널 개편을 기념해 더본몰에서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로 배포한 매콤볶음소스와 된장찌개소스, 매콤찌개소스 3종을 받아 조리해 봤다. 병에 붙은 QR코드를 찍으면 영문 쇼핑몰의 소스별 레시피 페이지로 연결된다. 매콤볶음소스 9종, 매콤찌개소스 9종, 된장찌개소스 10종의 레시피가 뜨고 재료의 그램(g) 수와 조리 순서가 단계별로 적혀 있다. 소스마다 붙은 레시피 구성도 결이 다르다. 매콤볶음소스는 기자가 만든 제육볶음 외에 △오징어볶음 △닭갈비 △닭볶음탕 △매운 돼지불고기 △비빔밥 4종이 올라 있다. 매콤찌개소스는 애호박 찌개 외에 △김치찌개 △부대찌개 △순두부찌개 △육개장 △두부버섯찌개 △오징어뭇국 △매운 만둣국 △매운 계란국으로 국물 요리가 채웠다. 된장찌개소스는 △돼지고기와 해물 순두부 된장찌개 △해물 된장찌개 △배추 된장국 △강된장 △된장 두부덮밥 △된장 부대찌개 △된장 햄 짜글이 △된장 라면 △된장 브로콜리 샐러드까지 10종으로 폭이 가장 넓다. 부대찌개는 매콤찌개소스와 된장찌개소스 양쪽에 들어 있다. 조리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한식은 같은 이름의 요리라도 재료 구성의 폭이 넓고, 재료가 달라져도 맛이 서는지가 이 소스의 관건이기도 하다. 조리 순서는 레시피를 따르되 재료는 집에 있는 것으로 바꿔 넣었다. 먼저 백 대표가 유튜브 영상에서 선보인 제육볶음을 만들었다. QR코드를 따라가 안내받은 레시피는 삼겹살 300g에 매콤볶음소스 3큰술을 쓴다. 물은 들어가지 않는다. 고기를 먼저 노릇하게 굽고 다진 마늘과 채소를 넣어 센불에 볶다가, 마지막에 소스를 넣고 1분만 볶아 마무리하는 순서다. 기자는 삼겹살 대신 앞다리살을 썼고 양파와 대파, 당근, 애호박을 넣었다. 결과물은 기사식당 즉석볶음 제육의 양념이었다. 고기를 먼저 익히고 소스를 마지막에 입히는 조리 순서와 결과물이 정확히 맞물렸다. 자극은 색깔에 비해 강하지 않았다. 색깔에 비해 그리 짜지도 맵지도 않았고 감칠맛을 냈다. 된장찌개소스로는 돼지고기 두부 된장찌개를 만들어 봤다. 레시피는 소스 3큰술에 정제수 2컵으로 희석비가 1대6이다. 육수는 내지 않는다. 목살과 양파, 두부, 애호박, 팽이버섯을 넣었고 순두부 대신 모두부를 썼다. 고기를 먼저 볶다가 물을 붓고 소스를 넣은 뒤 나머지를 넣었다. 결과는 고깃집 된장찌개였다. 다만 된장 특유의 쿰쿰한 냄새를 눌러놨고 단맛이 돈다. 외국인을 겨냥한 조정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여기서도 생각만큼 짜지 않았다. 매콤찌개소스로는 애호박 찌개를 했다. 재료는 된장찌개와 그대로 공유하고 소스만 바꿨다. 레시피는 소스 3분의 1컵에 정제수 3컵으로 1대7.2다. 이쪽도 육수를 내지 않는다. 고추기름 베이스에 고추장찌개 뉘앙스가 났다. 약한 산미가 김치를 떠올리게 했다. 김치만 넣었으면 고깃집 김치찌개가 됐을 맛이다. 끝에 매콤한 맛이 치고 올라온다. 크게 짜거나 달지 않았다. 세 가지 음식 모두 레시피를 벗어난 조건에서 만들었다. 삼겹살을 앞다리살이나 목살로, 순두부를 모두부로 바꾸고 팽이버섯을 더했다. 육수도 내지 않았다. 그래도 제육볶음은 제육볶음이었고 된장찌개는 된장찌개였다. 해외 현지에서 재료를 그대로 구하지 못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정확히 이 조건이다. TBK가 노린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된장찌개와 주키니호박 찌개는 부재료를 그대로 공유했다. 목살과 양파, 두부, 애호박, 팽이버섯을 한 번에 손질해 두 가지 찌개를 냈다. 부재료를 요리별로 따로 맞추지 않아도 됐다. 매콤볶음소스는 제육이나 오징어볶음처럼 센불에 빠르게 볶아내는 요리에 맞는다. 다만 기사식당 즉석볶음 제육의 양념 방향 자체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제품을 찾는것이 적절하다. 집에서 담근 양념장이나 간장 베이스의 제육을 찾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된장찌개소스는 끓일 때마다 간이 달라지는 사람에게 기준선이 된다. 다만 시골된장의 구수한 향을 찾는다면 아쉽다. 냄새를 깎아낸 자리를 단맛으로 채운 제품이다. 매콤찌개소스는 셋 중 활용 폭이 가장 넓다. 김치를 넣으면 김치찌개가 된다. 다만 고추기름 베이스여서 국물이 맑아지지 않는다. 맑은 국물의 찌개를 원한다면 맞지 않는다. 재료가 조금 달라도 상관없다. 집에 있는 것을 넣고 소스만 더하면 그럴싸한 한식 한 그릇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국영 양조장서 제조”…체코 ‘부드바르’ 맥주 먹어보니 [먹어봤송]

'맥주의 나라' 체코를 대표하는 정통 라거 '부드바르'를 마셔봤다. 부드바르 '오리지널'과 '다크라거' 2종을 직접 시음하고 맛과 향, 색을 비교했다. 같은 브루어리(양조장)가 만든 라거지만 한쪽은 황금빛 페일 라거, 다른 한쪽은 흑맥주로 결이 갈렸다. 부드바르는 체코 남부 체스케부데요비체에 있는 체코 유일의 국영 브루어리가 만드는 라거다. 시음한 두 종은 모두 500㎖ 캔이고 수입사는 엠즈베버리지다. 원료는 두 제품 모두 물과 맥아, 홉이다. 오리지널은 알코올 5.0%다. 대량생산 라거의 숙성이 통상 72시간인 것과 달리 최소 90일을 숙성한다. 긴 숙성 기간은 부드바르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다크라거는 알코올 4.7%다. 색도 지표는 95EBC, 쓴맛 지표는 24IBU다. 95EBC는 흑맥주에 해당하는 짙은 색이지만 24IBU는 중간 수준의 쓴맛으로, 색의 진하기에 비해 쓴맛은 절제된 편이다. 여기에 뮌헨과 캐러멜, 로스팅 세 가지 맥아를 더해 색과 향을 냈다. 브루어리에 따르면 두 제품은 체코 자테츠 지역 사츠 홉과 모라비아산 맥아, 지하 300m 깊이 우물물로 만든다. 먼저, 오리지널을 잔에 따랐다. 빛깔은 맑은 황금색으로 흰 거품이 고르게 올라왔다. 향은 몰트의 빵과 곡물 향이 먼저 났다. 이어 약한 단맛과 옅은 캐러멜 향이 따라왔고, 맛은 전반적으로 균형이 잡혔다. 마실 때는 탄산이 부드러웠고 끝에서 홉의 쓴맛과 꽃향이 옅게 남았다. 가진 풍미의 폭에 비해 목넘김이 가벼워 편하게 마시는 이지드링킹 라거에 가까웠다. 다크라거는 빛깔이 진한 밤색이었다. 빛을 비추면 검게 보여 콜라를 연상시켰다. 첫 인상은 흑맥주 특유의 캐러멜 향이었다. 약한 초콜릿 향도 났다. 향은 달게 느껴졌지만 정작 맛은 달지 않았다. 뮌헨·캐러멜·로스팅 맥아에서 오는 흑맥주다움이 있었고 끝에는 아주 미미한 홉의 쓴맛이 남았다. 흑맥주치고 목넘김이 가벼워 코젤 다크 계열이 떠올랐다. 다만 탄산은 오리지널보다 다소 거칠게 느껴졌다. 직접 마셔보니 두 제품은 용도가 갈렸다. 오리지널은 일상적으로 마실 이지드링킹 라거를 찾되 맛이 가벼운 것은 싫은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다만 강한 개성이나 뚜렷한 홉의 존재감을 원한다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크라거는 흑맥주의 향은 즐기되 묵직한 바디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맞았다. 색과 향은 흑맥주지만 목넘김은 라거에 가까웠다. 다만 스타우트나 포터급의 묵직함을 기대하면 가벼워 아쉬울 수 있다. 부드바르는 국내 판매 채널도 넓히고 있다. 병맥주 중심이던 판매를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동 팝업 매장으로 넓혔고, 캔 제품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우지 vs 건면’ 짜장라면 2파전…짜르르·짜파게티 더 블랙 먹어보니 [먹어봤송]

프리미엄 짜장라면 시장에서 독주해 온 농심 '짜파게티 더 블랙'에, 삼양식품이 36년 만에 되살린 우지를 앞세운 '짜르르'로 도전장을 냈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우지 유탕면 제품 '삼양1963'의 후속 격이다. 우지로 튀긴 면을 국물라면에서 짜장라면으로 넓힌 제품으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공식몰 사전예약을 거쳐 8일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짜파게티 더 블랙은 농심이 2024년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내놓은 건면 프리미엄 제품이다. 기자는 두 제품을 같은 냄비, 같은 인덕션, 같은 화력에서 봉지에 표시된 조리법 그대로 조리해 맛과 제원을 견줘봤다. 두 제품은 구성부터 방향이 갈린다. 짜르르는 면과 액상 짜장스프, 후레이크로 이뤄졌다. 별첨 기름이 없는 대신 우지로 튀긴 면 자체에 고소한 풍미가 배어 있다. 후레이크는 큼직한 소고기 다이스 큐브와 조미콩단백을 섞었고, 소고기 큐브는 실제 소고기 특유의 씹는 맛을 낸다. 짜파게티 더 블랙은 면과 분말 짜장스프, 유성스프, 건더기로 구성됐다. 유성스프는 겉면 표기 기준 '짜장풍미유'로, 오리지널 짜파게티의 올리브유와는 다르다. 건더기는 큼직한 콩고기(대두단백)와 양배추가 들었고, 양배추가 은은한 단맛을 더한다. 면도 대비된다. 짜르르는 우지로 튀긴 두툼한 유탕면, 짜파게티 더 블랙은 농심 건면 중 가장 굵은 건면이다. 조리 방식은 다소 다르다. 짜르르는 물을 버리지 않는다. 면을 끓인 면수를 그대로 두고 액상스프를 넣어 비비는 방식으로, 다 만들어도 국물이 어느 정도 남는다. 표시된 조리법대로 처음 끓였을 때는 국물이 예상보다 많이 남았다. 두 번째 조리에서 물을 줄이자 점도가 맞았다. 화구와 화력, 냄비 종류에 따라 남는 물의 양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포장에 QR코드 등으로 최종적으로 남아야 하는 물 양의 기준을 안내했다면 더 편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의 양과 조리 시간으로 소스 점도를, 후레이크 투입 시점으로 건더기 식감을 조절할 수 있다. 짜파게티 더 블랙은 반대로 물을 버린다. 면을 끓인 뒤 면수를 일부분만 남기고 분말스프와 유성스프로 비비면, 국물이 거의 남지 않는 비빔면에 가깝다. 한 가지, 대두단백 건더기는 표시된 시간대로 면과 함께 끓이면 물을 머금어 풍미가 다소 옅어진다. 건더기를 냄비에 늦게 넣으면 씹을 때 맛이 더 살아 있다. 면이나 소스가 아니라 대두단백 건더기에 한정된 조리 팁이다. 짜르르는 맛있는 짜장'라면'이다. 단맛과 춘장의 감칠맛이 앞서고, 우지 특유의 고소함과 소고기 풍미가 뒤를 받친다. 면은 고소한 정도로 존재감을 낸다. 진한 단짠에 국물이 살짝 남는 방식이라 비벼 먹는 재미가 있다. 짜파게티 더 블랙은 짜장면 맛을 유사하게 잘 살린 제품이다. 춘장 맛이 진한 한편 간은 덜 짜다. 굵은 건면은 씹을수록 쫄깃함이 오래 간다. 튀기지 않은 면과 국물을 버리는 방식이 맞물려 기름진 느낌이 덜하다. 라벨 기준으로 당류는 짜파게티 더 블랙이 8g으로 짜르르(4g)보다 약간 높고, 나트륨은 짜르르(1290㎎)가 짜파게티 더 블랙(1120㎎)보다 조금 높다. 다만 단맛은 두 제품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짜파게티 더 블랙에 대체당이 일부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자극적인 맛을 더하고 싶다면 굴소스를 소량 곁들여도 좋다. 짜르르는 이미 제품에 굴소스가 들어가 있고, 간이 있는 편이라 4분의 1 내지는 5분의 1 수저면 충분하고, 담백한 짜파게티 더 블랙은 3분의 1 내지는 2분의 1 수저 정도가 어울린다. 봉지 하나를 기준으로 보면 짜르르가 열량 550㎉로 짜파게티 더 블랙(465㎉)보다 85㎉ 높다. 중량 차이는 액상스프와 분말스프라는 소스 방식, 그리고 면 종류의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방(18g)과 단백질(15g)은 짜르르가 앞선다. 우지로 튀긴 면과 실제 소고기 큐브로 다소 더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짜파게티 더 블랙은 건면으로 지방을 낮추고, 칼슘을 1일 권장량의 37%에 해당하는 262㎎ 담았다. 두 제품 모두 한 봉지에 하루 나트륨 권장량의 절반이 넘고, 짜르르의 진한 풍미는 포화지방이 1일 권장량의 53%에 이른다. 진하고 소고기의 씹는 맛을 즐기며 국물이 살짝 남는 비빔을 원한다면 짜르르가 맞다. 담백한 짜장면 맛과 낮은 칼로리, 칼슘까지 고려한다면 짜파게티 더 블랙이 어울린다. 가격은 유통채널마다 편차가 커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둘 다 프리미엄 짜장라면이라 가격대는 비슷하고, 채널별 행사에 따라 체감가가 달라질 수 있다. 우지로 튀긴 유탕면의 진함이냐, 튀기지 않은 건면의 담백함이냐. 짜르르와 짜파게티 더 블랙은 같은 프리미엄 짜장라면이면서도 정반대 노선을 택했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이 부담스러운 시대에, 진열대 위 두 갈래의 프리미엄 짜장라면은 각자의 입맛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오전 월드컵’에 무·비알코올 맥주 인기…15종 시음해보니 [먹어봤송]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조별리그 경기 상당수가 한국 시간으로 평일 이른 오전 시간대에 편성됐다. 출근 시간과 겹쳐 경기를 보며 일반 맥주를 마시기는 부담스럽다. 취하지 않으면서 맥주 맛을 내는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배경이다. 시중에 유통 중인 대표적 무·비알코올 맥주 15종을 기자가 직접 시음해 봤다. 향과 맛, 영양성분을 비교하고 음주측정기로 잔여 알코올도 확인했다. 단, 카스는 카스제로가 아닌 카스 올 제로를 시음했다. ◇ 무·비알코올 맥주 15종 시음해 보니 기자가 평소 즐기는 맥주는 바이엔슈테판·파울라너 같은 독일 밀맥주 또는 로슈포르·레페·카르멜리엇 같은 벨기에 에일이다. 맥아가 빚어내는 단맛은 진하게 밀어붙여도 맥주의 풍미로 반기지만, 감미료가 더한 단맛이나 끝에 남는 신맛은 반기지 않는다. 이번 시음도 그 잣대를 그대로 가져갔다. 시음 대상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무·비알코올 맥주 15종이다. 같은 조건에서 향과 맛을 보고, 용량이 제각각인 점을 감안해 영양성분은 100㎖ 기준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시음을 마친 뒤 한시간 후 음주측정기를 불어봤다. 수치는 0.0으로 나왔다. 다만 비알코올 맥주에는 1% 미만의 알코올이 남아 있고, 알코올 분해 능력은 개인차가 있어 제조사와 경찰은 음주 후 운전을 권하지 않는다. ◇ 가볍고 깔끔한 맛·묵직한 맛·맥주향 살린 맛 '세 갈래' 15종의 맥주를 마셔봤을 때 느낌은 크게 세 갈래로 묶었다. 가볍고 깔끔한 쪽, 향이 사는 쪽, 묵직한 쪽이다. 가볍고 깔끔한 쪽은 국산 라거가 채웠다. 카스 올 제로와 하이트제로, 테라 제로는 모두 칼로리까지 0으로 맞추면서 향만 살린 쪽에 가깝다. 카스 올 제로는 홉 향이 강하고 시트러스 향이 따라왔지만, 칼로리를 0에 맞추면서 맛은 아무 맛이 없는 쪽에 가까웠다. 테라 제로는 향이 약했고 옅은 단맛이 돌았다. 하이트제로 0.00은 홉 향이 나고 맛도 어느 정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맛이 옅었다. 세 제품 모두 100㎖당 칼로리가 4㎉ 이하로 가장 가벼웠다. 칼로리를 0으로 맞추지 않은 클라우드 논알콜릭은 맥주 향이 살아 있어 같은 라거 중에서도 깔끔한 편이었고, 버드와이저 제로는 향이 옅지만 맛은 있는 편이었다. 칼스버그 0.0은 약한 시트러스 향에 옅은 단맛이 돌았고, 쓴맛은 거의 없었다. 향이 사는 쪽은 맥주다움이 가장 잘 남은 제품들이었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마실 때 홉 향이 따라오고 약간 달짝지근해, 시음한 라거 가운데 일반 맥주에 가장 가까웠다. 하이네켄은 적당한 맥주 향에 맛의 균형도 무난했다. 유일한 에일인 제주누보는 시트러스 향이 지배적이면서 홉의 씁쓸함까지 살려, 이번 시음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 같은 결의 클라우스탈러 오리지널도 맥주 향과 홉의 씁쓸함이 났지만 맥주맛 자체는 다소 약했다. 맛이 묵직한 쪽은 흑맥주 3종이다. 기네스 논알콜릭은 특유의 향과 거품을 잘 살렸고, 코젤 넌 알콜릭은 코젤 다크 특유의 향을 무리 없이 재현했다. 원본보다 맛이 옅지만 원본의 맛을 충실하게 재현해냈다. 펑키몽크 다크는 쌉쌀한 맛으로 흑맥주다움을 구현했다. 셋 다 가볍게 들이켜기보다 진한 맛을 찾을 때 어울렸다. 기자의 개인적 취향과 멀었던 제품도 있었다. 크롬바커 0.0은 맥주 향이 기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었고 가장 달았다. 산미구엘 NAB은 신 향과 단맛이 겹쳤다. 끝에 남는 신맛을 반기지 않는 기자의 개인적 기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100㎖당 칼로리는 펑키몽크 다크가 35㎉로 가장 높았고, 크롬바커 28㎉, 제주누보 27㎉ 순이었다. ◇ 그래서 선택은 가볍게 마시려면 무칼로리 3종(카스 올 제로·하이트제로·테라 제로)이다. 맛은 옅지만 칼로리가 없어, 선호하는 맥주 향에 맞춰 고르면 된다. 라거 중에서는 클라우드가 깔끔하다. 맥주 맛에 가까운 향을 원한다면 칭따오와 하이네켄 그리고 제주누보를 권한다. 특히 제주누보는 이번 시음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 흑맥주를 찾는다면 기네스·코젤·펑키몽크 다크 모두 무난하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19년 150억원이던 시장은 지난해 7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내년 1000억원대 진입을 전망한다. 선두 경쟁도 치열하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제로 0.00'은 닐슨아이큐코리아 기준 단일 제품 점유율 36.8%로 1위다. 지난해 매출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20% 넘게 늘었다. 반면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호가든 등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을 모두 더한 제조사 점유율로는 40.3%로 자사가 앞선다고 본다. 단일 제품과 제조사 합산은 기준이 달라, 양 사가 서로 다른 잣대로 1위를 주장하는 셈이다.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은 이름은 비슷해도 서로 다르다. 주세법은 알코올분 1% 이상을 주류로 보는데, 1% 미만은 술이 아닌 음료다. 그 안에서 알코올이 전혀 없으면 무알코올, 1% 미만이 남으면 비알코올이다. 제품명의 '0.00'은 통상 무알코올, '0.0'은 비알코올을 가리키는 표기 관행이다. 다만 숫자가 법적 등급은 아니어서 같은 브랜드도 공법을 바꾸면 표기가 달라진다. 주류는 아니지만 성인용 음료로 분류돼 미성년자에게는 팔 수 없고, 주세가 붙지 않아 가격은 일반 맥주보다 낮은 편이다. 제조 방식도 갈린다. 무알코올은 발효 단계를 건너뛴다. 맥아를 당화한 뒤 여과한 맥아 엑기스에 홉 향과 탄산을 더해 만들어 알코올이 생기지 않는다. 비알코올은 일반 맥주처럼 발효·숙성을 거친 뒤 알코올만 분리·제거한다. 섭씨 60~70도로 가열해 날리거나 역삼투압 필터로 거르는 방식이 쓰이며, 미량의 알코올이 남는다. 제주맥주 처럼 알코올을 빼지 않고 발효 과정에서 도수를 0.5도로 조절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발효를 거치지 않은 제품은 탄산을 따로 주입해 마실 때 산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식품유형도 제각각이다. 앞면에는 모두 '맥주'를 내세우지만 캔 뒷면 분류는 다르다. 발효 없이 만든 제품은 대체로 탄산음료로, 발효를 거친 제품은 효모음료나 기타발효음료로 분류되는 식이다. 다만 분류는 제조 방식만이 아니라 최종 성분 구성에 따라 달라져, 발효를 거쳤더라도 탄산음료로 표기되는 제품이 있고 그 외 혼합음료 등으로 잡히기도 한다. 주세법상 술이 아니라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는 음료여서, 같은 맥주맛 음료라도 만든 방식과 성분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食品公典)상 다른 칸에 놓인다. 평일 오전 월드컵 경기 일정은 한 달 남짓이면 끝나지만, 세분화되며 진화하는 무·비알코올 맥주 라인업은 진열대에 남는다. 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집어 드는 단순 대체재를 넘어, 각자의 입맛과 필요에 따라 골라 마시는 기호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전문점 못지않네”…‘4社4色’ 동치미 냉면 먹어보니 [먹어봤송]

올여름 고온다습한 기후 전망과 외식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간편함과 가성비를 두루 갖춘 냉면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 6~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로 더운 여름이 예고돼 있다. 이 와중에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 기준 지난 4월 서울 지역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2615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 상승했다. 이에 재료와 제조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냉면전문점 못지않은 품질과 맛을 내는 냉면 HMR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뚜기, SPC삼립 등 주요 4사의 냉장 동치미 물냉면을 조리해 먹어보고 제품 제원과 특성을 비교해 봤다. 구성은 4개 제품 모두 냉면 면과 육수, 겨자로 구성됐다. 풀무원과 오뚜기는 종이 트레이(4각형 용기)를 사용했고, 삼립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했다. CJ제일제당은 트레이가 없었다. 면은 CJ제일제당·오뚜기·SPC삼립이 40~50초 조리, 풀무원은 30~45초 조리였다. 고구마전분을 사용한 풀무원은 30초 삶았을 때 오독한 식감이 나타났으며 45초까지 조리가 가능했다. 면사랑이 제조한 오뚜기 면은 40초 조리 시 오독하고 50초 조리 시 부드러운 특성을 보였다. 메밀향을 가미한 CJ제일제당은 40~50초 조리 시 쫄깃함이 유지됐고, SPC삼립은 면발이 상대적으로 굵으나 40~50초 조리 범위에서 질기지 않았다. 육수 특성은 산미와 감칠맛의 비중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단맛이 적고 동치미의 시원한 맛과 신맛이 도드라졌다. CJ제일제당은 감칠맛이 조금 더 느껴졌다. 오뚜기와 SPC삼립은 동치미 외에 고기 육수 맛이 더해졌다. 오뚜기는 고기향과 채수향(채소의 향), 동치미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신맛이 적고 육수가 묵직했다. SPC삼립은 단맛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신맛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닭육수 계열의 향과 감칠맛이 나타났다. 조리 편의성은 CJ제일제당이 가장 좋았다. CJ제일제당은 제품은 이미 면이 풀려 있는 형태로 나와있어 조리 전에 면을 푸는 과정이 필요 없었다. 풀무원, 오뚜기, SPC삼립은 조리 전 손으로 면을 푸는 과정이 필요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CJ제일제당은 면 풀림의 편의성과 깔끔한 산미가, 풀무원은 동치미의 시원한 맛과 전분면 고유의 오독한 식감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고기·채수향 기반의 묵직한 육수에서 차별점을 보였다. SPC삼립은 직관적인 단맛과 부드러운 면발이 특징이다. 1인분 기준 총중량은 SPC삼립 '하이면 동치미 물냉면'이 485g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뚜기 '김장 동치미 물냉면'(473g), CJ제일제당 '동치미 물냉면'(454g), 풀무원 '동치미 냉면'(423g) 순이다. 당류 함량은 SPC삼립이 25g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각 18g, 풀무원이 17g이다. 나트륨 함량은 오뚜기가 1870㎎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SPC삼립 1780㎎, 풀무원 1770㎎, CJ제일제당 1690㎎ 순이다. 열량은 오뚜기 485㎉, 풀무원 445㎉, CJ제일제당 430㎉, SPC삼립 400㎉다. 가격은 자사몰 기준 CJ제일제당이 7680원, 풀무원 7200원, 오뚜기·삼립 6980원이다. 삼립은 자사몰이 없어 쿠팡을 기준으로 했다. 다만 여름을 맞아 각 유통채널에서 각종 행사를 하고 있어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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