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자동화 금융의 현실과 한계 [K-스테이블코인 시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을 넘어 자동화 금융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지만, 이를 감당할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자동화 금융으로 확장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누구로 볼 것인지, 이용자 보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화 금융은 자동이체나 정기 결제를 쓰듯 금융 기능이 스스로 실행되는 구조를 말한다. 정해진 조건이 되면 이자가 지급되고, 상환 일정에 맞춰 대출 관리나 정산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용자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금융 서비스가 작동하는 구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국내 제도 논의는 발행 구조와 지급·결제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누가 발행하고, 누가 관리할 것인지'를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지난 1월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대한민국 경제 대도약 원년」을 통해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을 제시했지만, 초점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중심으로 규율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처럼 제도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안착시키는 데 논의가 집중되는 모습이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자동화 금융'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동화 금융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설정된 조건에 따라 대출 실행, 이자 지급, 담보 청산, 계약 종료 후 정산까지 금융 전 과정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거래는 코드에 의해 자율적으로 수행된다. 특정 기관이 임의로 개입하거나 실행을 중단하기 어렵다. 이는 현재 은행의 자동화 금융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 은행의 자동화 금융은 자동이체나 이자 지급처럼 은행 전산 시스템이 정해진 시점에 거래를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다. 자동화 대상은 결제와 정산 등 일부 기능에 한정된다. 거래 중단이나 조건 변경에 대한 통제권은 전적으로 은행이 보유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자동화 금융이 확산하면 금융 거래 처리 방식이 바뀔 수 있다. 은행 영업시간이나 중개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이자 지급, 정산, 상환 관리가 조건 충족 즉시 자동으로 처리되면서 금융 거래의 처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중개 인력과 전산 운영 비용이 줄어들면 소액 대출이나 단기 금융 상품처럼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제공되지 않던 금융 서비스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자동화 금융을 전제로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기에는 현행 법체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은 결제·송금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자동 대출이나 이자 지급 같은 금융 서비스까지 포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나현종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사고 발생 시 누가 책임지고 이용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기준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자산 제도 설계를 연구한 학자다. 나 교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자동 이자 지급이나 조건부 대출 실행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 수년간 검증된 영역"이라며 “문제는 사고 발생 시 누가 책임지고 이용자를 보호할지에 대한 합의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이용자 자산을 누가 보호할지, 스마트 컨트랙트로 이자가 자동 지급될 때 누가 세금을 대신 떼고 신고해야 하는지 등 핵심 쟁점들이 정리돼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기술이 있어도 결제·송금 이상의 영역으로 확장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동화 금융으로 확장될 경우 운영 주체를 누구로 설정할 것인지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은행이 발행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는 방식이 될지, 아니면 핀테크·블록체인 기업과 역할을 나누는 협업 모델이 될지가 골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자동화 금융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는 은행 단독 모델보다 은행과 핀테크·블록체인 기업 간 협업 모델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 교수는 “은행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이고 무언가 시스템을 하나 바꾸려면 수많은 내부 결재가 필요하다"라며 “이 같은 구조에서 은행이 직접 디앱(dApp·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금융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빠르게 변하는 블록체인 환경을 따라가기는 어렵다"라고 짚었다. 그는 은행이 발행·소각, 지급준비금 관리 등 신뢰가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고 자동화 금융 서비스는 핀테크 기업이 맡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 책임 소재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제휴 기업에 대해 높은 수준의 기술 감사와 내부통제 기준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업 모델에서는 사고를 막기 위해 은행이 핀테크를 강하게 관리·감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동화 금융 서비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기존 금융 사고와 달리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거래는 다수의 주체가 관여하는 구조인 만큼, 현행 제도가 이러한 책임 구조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으로는 자동화 금융 사고 발생 시 책임 판단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가리기 어렵다. 나 교수는 “스마트 컨트랙트 환경에서는 코드 작성자, 검증자, 플랫폼 운영자가 모두 다를 수 있어서 사고 발생 시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사고 책임 주체를 사전에 정하고,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 전 보안 검증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사례를 들어 기술 검증과 피해 보상 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이미 써티크(CertiK, 블록체인 보안업체) 같은 전문 감사 업체들이 존재한다"며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업계에서는 넥서스 뮤추얼(Nexus Mutual) 같은 탈중앙화 보험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데, 제도권에서도 비슷한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자동화 금융 서비스가 코드 오류나 해킹 등으로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기술을 점검하고 사고 발생 시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자동화 금융 확장 가능성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화 금융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책임 주체와 보호 장치에 대한 합의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지급·결제 수단을 넘어 자동화 금융 기능까지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하슬 조진영 인턴기자 redphoto@ekn.kr

달러 중심 거래 확산…관리 공백 속 다시 주목받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K-스테이블코인 시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와 송금의 중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자금 흐름도 이를 경유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이 늘어나며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심 거래 구조에서 드러난 이러한 관리 공백을 제도 안에서 다룰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이어지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상당수는 원화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을 거래한다. 거래 과정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발행 통화 가운데 달러화 비중은 99%를 넘는다.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역시 이러한 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연구기관의 설명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원화에서 달러, 다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되면 거래가 제도권 밖에서 순환하게 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중간에 놓일 경우 원화 기반 거래를 국내 관리 범위 안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에 쓰이면서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이동도 함께 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지갑으로 옮길 수 있고, 지갑 간 이전은 거래소 내부 기록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은은 이 같은 개인지갑을 고객확인제도(KYC)의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자금세탁 방지나 외환 관리 측면에서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과세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지갑은 소재지 특정이 어려워 과세 관할 판단이 쉽지 않다. 국제사회는 거래소 단계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대표적이다. CARF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국가 간 자동으로 교환하는 국제 기준이다.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독일·일본 등 4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 밖 개인지갑 간 이동까지는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으로 생기는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거론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가 맡긴 자금만큼 발행되는 구조로, 발행사는 동일 가치의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관하고 이용자가 원하면 현금으로 환매해 줘야 한다. 준비금이 부족하거나 환매가 원활하지 못하면 이용자 불안이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 실장은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준비금의 구성과 보관 방식, 환매 절차를 국내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며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비자 보호 부분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확산할 경우 통화·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금융 안정성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리 공백 논의는 발행 주체 문제로도 이어진다. 한은은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선호한다. 은행이 자본과 외환 규제를 받고 있어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이 발행 법인의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50%+1)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예금토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로 전환해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은행 시스템 안에서만 이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개인지갑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보다 관리 장치를 적용하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4~6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예금토큰의 실거래 가능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하지 않고 핀테크 등 비은행권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준비금과 감독 체계 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있다. 탁유진 인턴기자 redphoto@ekn.kr

가상자산 입법 재촉하는 민주당…당국 고민 길어지는 이유 [K-스테이블코인 시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계 전반을 뒤흔들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전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자동화 금융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정관계와 자본시장은 아직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설 연휴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과 막판 조율이 원활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한국은행 견제권'을 두고 여당과 정부당국 내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8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업종별 규제 차등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 등을 논의하며 입법추진방향을 구체화했다. 이는 민병덕, 안도걸, 김현정, 이강일, 박상혁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발행 주체에 관한 결정은 미뤄졌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대해 이강일 의원은 “국회와 정부 간 양보 없이 첨예한 이견이 있어 중재안이 양측에 전달된 상태"라며 구체적인 중재안 내용은 추후 합의 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입법추진방향에서 한은 견제권은 한은이 원하는 수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TF는 한은의 감독 권한을 한은이 주장한 '만장일치제'가 아닌 '협의제'로 두기로 했다. 지난 7월 한은은 여당의 논의가 비은행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울자, 비은행 발행 시 관계 기관의 만장일치 결정을 거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TF가 주장한 협의제는 현재 정책결정과정에서 금융위가 한은과 협의하는 절차와 유사한 형태다. 사실상 한은의 비토(거부)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추진방향은 정부안보다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F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담은 정부안에 대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자문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F는 자문위원들을 통해 발행 주체를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로 설계해 혁신 역량과 시장 수요를 동시에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비쳤다. 민주당 법안이 개방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을 세분화해 인가와 등록으로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과 시장리스크 관리를 위한 관련 부처 협의체를 통해 안정성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행 주체에 비은행을 포함하는 것에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까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TF는 지난 20일까지 다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할 것인가에 있어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형태는 한국은행이 주장해온 바다. 시중은행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해야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보고서에서 밝힌 한국은행이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고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경제에 통화정책이라는 처방이 잘 듣기 위해서는 금리 변동성이 크면 안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처럼 코인 하나 당 대응하는 화폐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매입한다. 만약 민간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된다면 발행사의 신뢰도 문제나 운영리스크와 같은 외부충격때문에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 코인런이 발생하면 너도나도 코인을 돈으로 바꾸려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국채 수급에 영향이 간다. 국채 수급 변동이 커지면 금리 변동성도 커진다. 둘째, 외환·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불법거래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보편적 지급수단이 된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거래소 밖(장외)에서도 개인지갑을 통한 익명 거래가 가능하고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바로 교환할 수도 있다. 기존 '원화 현금–달러 스테이블코인' 간의 장외 거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장외거래 경로가 추가된다는 점에서도 규제 우회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은행 발행자는 고도화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 거래 모니터링 및 내부시스템이 은행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불법 금융활동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은 자본 유출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달러 같은 기축통화는 국제결제 및 준비자산으로 사용돼 급격한 환율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비기축통화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환율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비기축통화국은 대외 충격에 대비해 외화보유액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비기축통화국이면서, 규제체계를 마련했고 실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EU), 스위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이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은행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 없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지만, 비은행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를 요구한다. 싱가포르는 민간 핀테크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이때 은행은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 관리를 맡는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을 주장하는 이유는 규제준수경험이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인턴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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