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세탁기 전쟁] 메이드인 차이나, 기술·가격·마케팅 ‘3박자 진화’

[베이징(중국)=김윤호 기자] 세계 세탁기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값싼 대안'으로만 여겨졌던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이 기술 혁신, 현지화 전략,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하이얼,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제조사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인공지능(AI)·스마트 기능과 친환경 기술, 스포츠·문화 마케팅까지 총동원하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얼은 '3-in-1 현지화 전략'(R&D·생산·마케팅)을 바탕으로 각국 특성에 맞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선보인 X11 세탁기는 유럽 최고 수준 에너지 등급을 60% 웃도는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AI 스마트워시, 대용량·초고효율 기능, 세탁·건조 일체형 솔루션을 앞세워 친환경·프리미엄 시장을 공략 중이다. 플래그십 'L+' 세탁기는 자동 세제 투입, 26종 얼룩 제거, 대형 드럼, UV·미세먼지 제거 등 첨단 기능을 탑재했다. 10.1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터치스크린과 열펌프 건조 기능을 갖췄으며, 출고가는 약 570만원, 행사가는 450만원 선이다. 초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20만~50만원대 중저가 모델을 병행해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TCL은 '스마트 리빙'을 내세워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슈퍼 사이클론 V3R'은 10kg 대용량, 고온 스팀 살균, BLDC 인버터 모터(10년 보증) 등을 갖추고도 29만원 수준의 공식가를 책정했다. 정부 보조금이 적용되면 12만원대로 떨어져 '가성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올 상반기에는 AI 기반 초대형 드럼 세탁기 'T7R Pro'를 전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강화했다. 하이센스는 스마트홈 플랫폼 '커넥트라이프(ConnectLife)'와 연계한 초대형 제품으로 대가족·상업용 수요를 겨냥한다. 20kg 'WT5T2025DB'는 원격 제어·저소음 인버터·15분 퀵세탁을 지원하며 약 90만원에 판매된다. 동시에 8~10kg급 보급형 모델에도 자동 세제 투입·드럼 클린 등 편의 기능을 적용했다. 제품 혁신과 더불어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도 눈에 띈다. TCL은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공식 후원하며 '혁신·열정' 이미지를 소비자 경험과 연결하고 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도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생활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이얼은 롤랑가로스, ATP 투어 등 글로벌 테니스 대회를 후원하며 '프리미엄+지속가능성' 이미지를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 클럽 파리 생제르맹(PSG)과 리버풀 FC와의 다년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이센스는 FIFA 월드컵, UEFA 유로, FIFA 클럽 월드컵 등의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얼은 유로모니터 기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세계 1위 가전 브랜드에 올랐다. TCL은 160여 개국에서 점유율을 확대 중이고, 하이센스 역시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과거의 '저가' 이미지를 벗어나 프리미엄과 보급형 이원화 전략으로 선진국·신흥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한국 세탁기 업계에 뚜렷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우선 기술 혁신이 절실하다. AI 기반 자동 감지, 살균·위생, 세탁·건조 결합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능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브랜드 경험도 중요하다. 단순 품질 경쟁을 넘어 디자인, 감성적 스토리텔링, 스포츠·문화 후원까지 포함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AI 세탁기와 대용량 건조기 결합 모델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가격 공세와 현지화·마케팅 전략에서 더 과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 생활 습관과 규격·인증에 맞춘 맞춤형 제품 개발과 서비스망 확보가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이제 단순 '저가'가 아닌 '혁신·가격·마케팅' 3박자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세탁기 시장 역시 스마트폰·TV처럼 '중국 굴기'에 밀리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GE·도시바도 삼킨 中가전, ‘프리미엄 행보’ 거침없다

[로스앤젤레스(미국)=여헌우 기자]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은 내수에서 존재감을 키운 뒤 해외에 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세계시장에 진출해 왔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한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자국 소비자와 기업의 노후설비 및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지급해 내수 진작과 산업 개편을 도모하는 이른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에 힘입어 상품성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메이드인 차이나가 '자본 체력'을 지속적으로 비축하면 삼성·LG전자의 기술 리더십까지 넘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자국 정부의 이구환신 등 지원 정책을 등에 업고 몸집을 빠르게 불려나가고 있다. 이구환신은 가전 분야에서 노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2급 및 그 이상의 에너지 또는 물 효율 기준을 충족하는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컴퓨터 △온수기 △가스레인지 △주방 후드 등이 지원 대상이다. 중국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참여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한 달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해 3월 해당 정책 시행 이후 연말까지 가전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가량 늘었다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을 살포하면서도 기업 경쟁력 확보를 함께 주문했다. 보조금 기준은 제품의 최종 판매 가격의 15%로 책정하면서도 1급 이상 에너지 또는 물 효율 제품을 구매할 경우 5%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하이얼, 메이디, 하이센스 등은 자연스럽게 '녹색 스마트 세탁기' 생산을 도모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아오웨이윈왕(AVC) 등 시장조사기관과 국가통계국 자료 등을 종합하면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세탁기는 2023년 기준 1억458만여대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1억2000만여대가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수출량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다. 금액으로 추산하면 연간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수출액 자체는 2020년대 들어 매년 두 배 이상씩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변화 양상은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세탁기의 용량이 점점 커지고 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10kg 크기 안팎 세탁기가 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구환신 정책 시행 이후 12% 이상급 제품 침투율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12월 온·오프라인 채널 내 12kg 세탁기 소매량 비중은 각각 7.3%, 6.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3.1%씩 증가했다. 심하윤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세탁기 시장은 세탁기의 대중화 기간이 끝나고 교체 기간이 도래했다"며 “과거 세탁방식과 다른 물 절약, 절전, 소음 제어 등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기기가 출시·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대용량 세탁기 및 의류관리에 장점이 있는 세탁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 세탁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스마트 홈 개념이 적용된 고급화 기기가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국에서 힘을 키운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가형 제품으로 신흥국을 공략하는 한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선진국을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은 5~7kg급 세탁기가 주로 소비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중이다. 인도 매체들은 최근 중국과 경제 협력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기사를 내면서 세탁기를 비롯한 중국 가전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유력 경제지 The Economic Times는 '최고의 세탁기'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LG전자, 삼성전자, 월풀과 함께 중국 하이얼을 함께 언급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대 상품에서는 하이얼이 LG·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태국 매체 The Nation은 14일(현지시각) 기획기사에서 하이얼을 '붕괴 직전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 기업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하이얼이 지난해 태국에 100억바트(약 44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는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연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 15%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TCL이 판매망을 확장하며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미권 언론사들은 중국 기업들이 M&A에 적극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북미, 유럽 등 시장 공략을 위해 자본을 앞세우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 201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에 인수했다. 메이디는 2016년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을 사들였다.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팔리는 GE 세탁기나 일본에서 소비되는 도시바 제품에서 나는 수익은 중국 기업들에게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현지 소매판매점에서는 이같은 브랜드가 중국에 흡수된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고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LG전자(21.1%)와 삼성전자(21%)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 GE(18%)와 월풀(15%)이 뒤를 따르는 구조다. 하이얼, 메이디, 하이센스 등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 기업이 인수한 GE를 '중국 세탁기'라고 분류할 경우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산 세탁기'와 '중국 세탁기' 파도는 넘어가기 힘들다고 본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소형 세탁기 등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 업체가 중국산 '저가 공세'를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까지 포함하면 이미 전세계 세탁기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세탁기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대규모 생산시설, 경쟁력 있는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지원 등을 꼽는다. 201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세탁기'와 같은 혁신적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지켜야 하는 삼성·LG전자 입장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넘어가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으로 자본을 축적한 중국 업체들이 대형·고급 제품 분야 개발에 나설 경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이 AI 가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인데, 이는 내수에서 엄청난 데이터를 모아 이를 AI 기술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세탁기 분야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칩(Chip)에 단순한 AI 기능을 적용하는 식으로 제품을 발전시키려 한다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①] 中가전 글로벌공략 거세진다…삼성·LG ‘K-백색가전’ 최대 위협

하이얼·메이디·하이센스·TCL 등 중국 가전기업들이 전세계 세탁기 시장을 거세게 몰아부치고 있다. 아직 글로벌 가전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오지 못했지만 물량과 자본을 앞세운 공세의 세기와 속도는 갈수록 강해지고 빨라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 도시바 가전사업부를 흡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해외취재 지원을 받아 한국 가전기업의 '캐시카우'인 세탁기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가전의 약진과 한국 브랜드에 대한 위협, 한국 가전기업의 대응 등 전반적인 상황 진단과 향후 전망을 분석·조명하는 해외기획 시리즈 '중국 세탁기의 글로벌화와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연재한다. 아울러 주요시장인 미국·일본에서 한·중 세탁기 진출상과 현지기업들의 방어 움직임도 소개한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저가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세탁기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세탁기는 삼성·LG전자가 수십년간 기술 장벽을 쌓아 '백색가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품목이다. 아직 삼성·LG의 상품성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따라오지 못했지만 중국이 태양광·TV 시장을 장악했던 방식을 그대로 내세우고 있어 한국은 물론 미국·일본 등 가전 선도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세탁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28억 8000만 달러(약 86조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같은 시기 TV 분야 크기는 2062억 달러(약 284조 6500억원)로 파악됐다. 체급 차이가 3배 가량 나는 셈이다. 성장 속도는 세탁기가 더 빠르다. 전세계 세탁기 시장은 오는 2032년까지 연 평균 8.15% 성장해 2024년 대비 2배 가까운 1152억달러(약 159조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TV의 경우 연 평균 성장률이 2.4%에 불과해 2032년 2481억달러(약 342조4000억원) 크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100조원대 시장'인 세탁기 분야 선두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일찍부터 통돌이, 드럼형, 교반식 등 다양한 분야 제품을 내놓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실력을 쌓아온 결과다. 그럼에도 미국·유럽 등 대부분 선진국 시장에서 현지업체들과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풀과 제너럴일렉트릭(GE), 유럽에서는 일렉트로룩스 등과 맞붙고 있다. 다만, 중국·일본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삼성·LG전자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미국 컨슈머리포트 조사에서 거의 매번 '최고 세탁기'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최고 대용량 세탁기' 부문에서는 총 9개 중 LG전자가 8개, 삼성전자가 1개를 차지했다. 반면에 중국 브랜드는 성능 평가 대상에 선정되는 데도 하늘의 별따기처럼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 메이디가 교반식 세탁기 성능 평가 대상에 유일하게 선정됐지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탁 후 옷감의 상태, 진동 등은 장점으로 꼽혔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만족도 부문은 아예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같은 경쟁 상황을 적극 활용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 마음을 놓을 처지는 아니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통돌이·소형 제품 등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며 호시탐탐 틈새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아프리카 등 인구는 많고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국가에서는 '메이드인 차이나'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탁기 전쟁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선진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 구사하고 있는 '인수합병(M&A) 전략'이다. 중국 가전의 글로벌 진출 최대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으로 선진국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뚫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얼은 지난 2016년 미국 GE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북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했다. 메이디도 2016년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 지분 80%를 약 5473억원에 사들였다. 도시바 브랜드와 기술력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유럽 가전기업 캔디, 파나소닉 자회사 산요전기 등을 중국 자본이 집어삼키며 메이드인 차이나의 글로벌 영향력을 급속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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