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중형증권사-②] 1등 중형사 자리 두고 ‘각축’

[편집자주]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호황에 힙입어 대형 증권사 못지 않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2030세대가 증시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과 상품에 혁신을 거듭,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형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과와 과제, 전망을 짚어본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3사가 매섭게 성장하면서 중형증권사 순위 판도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들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와 호실적, 신사업 확장 전략이 맞물리면서 몸집이 커진 만큼 각 사의 강점을 살린 사업으로 1등 중형증권사 자리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유안타증권, 순익 1000억원 시대…IB로 성장 한계 뛰어 넘는다유안타증권은 올해 상반기 자본력과 수익창출력을 인정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덕이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올해 1분기 11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57%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1050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유안타증권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순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키움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은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왔다. 키움증권, 교보증권의 경우 매년 순이익 성장세를 나타냈고 대신증권도 일시적 감소세를 보였지만 그간 유안타증권은 경쟁 증권사들에 비해 IB 성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타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이전 IB 호황 때 사상 최대 순이익 행진을 이어가며 고속 성장할 때 유안타증권은 주춤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의 3년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2018년 1029억원에서 2019년 77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도 순이익은 916억원에 그치기도 했다.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말 오른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3월 진행한 회사채 3년물 수요예측에서 총 5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애초 모집금액은 1000억원이었는데, 5배를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알토스벤처스IV 펀드 투자 평가이익 약 730억원을 얻었다. 알토스벤처스IV 내 편입된 로블록스와 쿠팡 등이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골프장 및 골프 용품 인수합병(M&A) 거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골프 용품 브랜드 마제스티골프를 인수하는 스마트스코어 컨소시엄이 인수 대금 총 3100억원 중 절반을 유안타증권서 조달한다. 블루버드CC 및 유니아일랜드CC 등 국내 골프장 거래에서 인수 금융과 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5월엔 2조원 규모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추진하는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에 6800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LOC)를 제공했다. 이는 유안타증권 자기자본 약 1조 4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유안타증권은 IB 조직 정비를 통해 중소·중견 기업들을 겨냥한 영업 확대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딜을 맡으며 영역을 확대, 1등 중형사로 자리를 굳힐 계획이다. ◇ 이슈 메이커 한화투자증권, 동남아 시장 저격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성장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지난해 역성장에 아픔을 딛고 10년래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기도 했고,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해외법인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화투자증권 보통주와 우선주가 동남아 전략과 코인 관련주로 묶이면서 강세를 보이며 주가는 연초 보다 3배 가까이 급등했다.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481억원의 순이익을 6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수탁수수료)를 포함한 리테일 부문 수익이 크게 향상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보다 93.2% 증가했다. 국내에서만 수익을 낸 게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사 HFT증권을 인수, 지난 2019년 12월 파인트리증권을 설립했는데, 2년 만에 1분기 79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파인트리증권의 순이익은 1억71000만원 순손실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년 간 빅데이터 자회사인 데이터애널리틱스랩과 협업해 현지 고객을 저격한 베트남형 디지털금융 플랫폼 구축 계획을 세우며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왔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베트남 투자자를 위해 가상 투자 학습과 실습을 결합한 어플리케이션(앱) 스톡123(Stock123)을 개발했다. 국내에서 처럼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엔 파인트리증권이 우리은행 홍콩지점과 2000만 달러(약 220억원) 규모 신용공여 계약을 맺으면서 관심을 끌었다. 베트남 증시도 호황을 보이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개인투자자들이 급증,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은 넘어 동남아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2025년까지 동남아 제1의 디지털 금융사로의 도약을 노린다.◇ IBK투자증권, 중기특화증권사 입지 굳힌다...정책금융 기여IBK투자증권은 최대 강점인 IB 부문에서 중소기업 맞춤 서비스에 주력하며 성장하는 모양새다. 수익성 개선과 자기자본 증가, 신용 등급도 상향 조정된 만큼 잠재력 있는 수익 모델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IBK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 221억원으로 전년 동기(98억원) 대비 125.5%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반토막 난 순이익을 1년 만에 회복한 것이다.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자산관리(WM)와 주력 사업인 IB 부문의 합작품이었다. IBK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된 8개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초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분기 거둔 순수익을 더했을 때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IBK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하반기에도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시장지배력 제고와 수익성,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중형증권사로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힘을 쓰고 있던 WM 부문에서 해외주식에 집중해 PIB 영업확대, 비대면 채널 시스템 구축, 데이터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또 혁신기업을 코넥스 시장에 상장시킨 후 코스닥 이전상장을 통한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기특화증권사로서 자리매김 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기 단계부터 기업공개(IPO) 컨설팅, 신기술 금융투자 등을 연계해 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기 특화 증권사로서 정책금융에 기여할 계획이다. 특히 60억원에서 100억원 규모의 중소형 스팩(SPAC)을 활용한다. 공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성장성 높은 종목과 합병하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화투자증권 본사.IBK투자증권.

[강해진 중형증권사-①] 리테일-IB 등 사업 다각화 ‘속도’

[편집자주]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호황에 힙입어 대형 증권사 못지 않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2030세대가 증시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과 상품에 혁신을 거듭,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형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과와 과제, 전망을 짚어본다.[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자산관리(WM),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루면서 올해 최고의 상반기를 보냈다. 신용등급도 상향조정되면서 리테일 중심의 중형증권사들이 사업다각화에 성공, 기초체력도 탄탄해졌다. 이들 증권사는 하반기 마이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 IB-DCM 이익-영업경쟁력 ‘쑥’교보증권이 기업금융(IB)와 채권발행시장(DCM)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250억원, 영업이익 603억원을 냈다. 순이익은 482억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규모다. 교보증권은 IB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상반기 천안북부BIT산업단지 및 용인국제물류단지 조성사업, 부산 사하구 다대동 복합시설PF를 진행했다. 이 덕에 교보증권의 1분기 IB 부문 영업이익은 2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9% 늘어났다. 특히 교보증권은 올해 회사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신용 등급이 우량 회사채 수준인 AA-로 상승하며 업계 내 안정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3월 2000억원에 이어 4월 1000억원의 추가 회사채 발행을 확정하며 총 3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1.564%로 신용등급이 1~2단계 높은 대형사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교보증권은 하반기에는 당기순이익 1100억원을 목표로 두고,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등 ‘디지털 혁신’에도 뛰어든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는 대주주인 교보생명과 연계해 금융 뿐 아니라 헬스케어·통신·콘텐츠 등 다양한 업종에서 개인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용등급 AA-’ 현대차증권, IB-리테일 균형 성장 갖췄다현대차증권은 올해 상반기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획득했다. 자기자본 규모에서는 키움증권이나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에 뒤쳐져있지만, 신용등급은 동급이 됐다. 현대차증권은 1분기 41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IB와 리테일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낸 덕을 톡톡히 봤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IB부문은 부산 사하구 다대동 복합시설 투자(3300억 원 규모) 등을 통해 전년 동기(200억원) 대비 약 두 배 늘어난 392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또 1분기에는 인천과 용인 등에 위치한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를 추진한 데 이어 2분기 들어 1조5000원원 규모의 수소경제 관련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대체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하반기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 모델 구축과 혁신 핀테크 금융 상품 발굴, 디지털 자산관리 등 디지털 사업을 확대해 고객 맞춤형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지난 4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 하반기 마이데이터 관련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앱에는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시장전망 리포트·리밸런싱(자산비중 조정) 사후관리 기능을 담는다. AI(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프로세스를 이용해 은퇴설계 중심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IB 딜 발굴, 사모펀드(PEF) 등으로 IB 수익원을 다각화해 해외주식거래 대상 국가를 확대 집중하면서 전사 디지털 전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라며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소비자 보호를 실행할 체계를 구축해 신뢰가 바탕이 되는 증권사로 지속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우려는 없다" 하이투자증권, ECM-리스크 잡고 ‘순항’하이투자증권 역시 주식자본시장(ECM) 강화 전략이 실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종합IB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가 하면 인공지능 기반 보안 플랫폼 기업 이노뎁의 IPO를 단독 주관하며 코스닥 직상장을 주관했다. IPO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2년 씨제이헬로비전 상장주관 이후 약 9년 만이다. 그간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 시장에서 국내 최상위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우발부채 비율을 두고 리스크 관리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117%였다. 그러나 IB 영역 강화를 통해 성과를 이뤄내면서 이같은 우려를 상쇄시키고 있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IB사업본부 내 기업금융실과 ECM실을 재편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부동산금융과 투자은행(IB), 디지털금융 부문을 확대하고 지원조직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는데, 상반기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하이투자증권의 ECM부문 수수료 수익 개선에 이노텝 IPO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노뎁은 하이투자증권에 인수 수수료율 350bp를 적용한 6억8135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하이투자증권이 작년 한해 ECM부문서 벌어들인 돈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하이투자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 부동산PF, ECM에 더욱 힘주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yhn7704@ekn.kr여의도 증권가.교보증권.현대차증권 본사.하이투자증권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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