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도 만들겠다”…6·3 지방선거 뒤덮은 ‘AI 공약’

6·3 지방선거가 '인공지능(AI) 선거'로 변하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도로·철도·산업단지 같은 SOC 공약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AI와 데이터센터, AX(AI 전환), 피지컬AI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정부에서 국가 AI 전략을 설계했던 핵심 인사들까지 직접 선거에 뛰어들며 지역별 'AI 도시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공약과 후보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모두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후보가 AI·AX·AI 데이터센터·AI 허브 등 AI 관련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AI 행정', 부산·울산은 '제조업 기반 AI 산업', 전북은 '피지컬AI', 광주·전남은 '재생에너지 기반 AI'를 내세우며 지역별 차별화 경쟁도 뚜렷해졌다. 지방선거에서 'AI 공약'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는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출마한 부산 북구갑이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구를 '대한민국 AI 1번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교육·돌봄·지역경제를 아우르는 3대 공약을 발표했다. 중장기적인 비전으로는 '서부산 AI 테마 밸리 조성'을 내세웠다. 서부산 AI 테마밸리는 경부선 구포역 주변 구간 철도시설 지하화 이후 상부공간에 AI 기업·연구소·청년 창업 센터를 모아 AI 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정우 캠프 관계자는 “단순한 AI 기업 유치가 아니라 서부산 제조업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지역형 AI 거점'이 차별점"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기조와도 연결되는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AI는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하 후보와 발맞춰 부산을 AI 핵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규모 AI DC를 구축해 부산 동·서를 AI 특화벨트로 연결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 기업 유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항만·해양·조선·제조 산업에 AI를 접목한 '부산형 AI'를 제시하며 데이터 허브와 피지컬AI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AI G2 서울'을 내걸고 AI 민원 시스템, '15분 AI', 구로·가산 디지털단지 기반 피지컬AI 실증경제 등을 공약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유엔(UN) AI 허브'를 서울 용산에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울산은 제조업 기반 AI에 방점을 찍었다.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는 SK·아마존(AWS)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제조업 AI 전환을 내세우며 'AI 수도 울산'을 공약했고, 김상욱 민주당 후보는 핵심 공약 1호로 '노동 중심 산업AX 대전환'을 제시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와 AI를 결합한 전략이 부각됐다. 민형배 민주당 후보는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메가특구 조성을 주장하며 “전남광주를 AI 인프라 완결형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역시 AI·데이터센터·청정에너지 수도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북에서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상용차·농업로봇·건설기계 산업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AI 규제자유특구'와 한국 피지컬AI 연구원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충남은 생활밀착형 AI에 방점을 찍었다.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내걸고 농어업 AI 현장코치, AI 돌봄체계, AI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을 발표했다. 제주에서는 위성곤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AI 기본권'과 공공형 AI 바우처를 제시하며 “AI를 도민 모두의 권리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지방선거 AI 공약 경쟁이 단순 유행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린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가 모든 산업 분야에 도입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며 “지역별 특화 산업과 결합한 AI 전략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느냐 여부가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재식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는 “이미 지역별로 AI 관련 산업을 만들자는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AI는 특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공약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AI가 선거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실현 가능성보다 상징성에 치우친 공약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AI 3강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는 후보도 있지만, 관련해서 쌓아온 게 없는데 갑자기 관련 공약을 펼치는 건 '과잉공약'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예림 인턴기자

‘젊은층·외지인’에 달렸다…요동치는 강원 민심  [6·3 격전지 분석]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이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접근성이 높은 원주를 중심으로 영서 남부의 젊은 층과 외부 유입 인구의 표심 향방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다만 강한 보수 결집력이 살아 있는 지역인 만큼, 선거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험지 강원에 투입한 4선 중진 우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KBS춘천방송총국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상호 후보는 44.8%, 김진태 후보는 32.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는 12.1%p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는 지난 4일 공개된 같은 기관의 조사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 수치다. 당시 우 후보는 41%, 김 후보는 33.8%를 기록해 7.2%p 차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 11~14일,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 각각 강원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우 후보의 우세 흐름을 놓고 높은 인지도와 중앙 정치 경험을 꼽는다. 4선 국회의원과 민주당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우 후보는 민주당 내 대표적 전략통이다. 민주당이 역시 전통적 험지인 강원에 중량급 인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우 후보는 '대통령이 보낸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앙정부와의 협력론을 강조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집권당 프리미엄이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주를 중심으로 한 영서 남부의 표심 변화도 변수다. 수도권 접근성이 높은 원주 지역에 젊은 층과 외부 유입 인구가 늘면서 과거보다 민심 지형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는 지난 4년간의 도정 성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김 후보 측은 강원도 사상 처음으로 국비 10조원 시대를 연 점과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 성과를 핵심 실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정부 예산에서 10조 2600억원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다. 강원도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강원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은 부산·인천보다 많은 수준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이를 토대로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원 유세에서 “지역 문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지역 발전을 이끈다"며 김 후보를 치켜세웠다. 양측은 민생과 지역 개발 공약을 앞다퉈 내놓으며 정책 경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 후보는 청정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평화경제특구 조성, K푸드·산림·목재 6차 산업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원주시·횡성군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광역 물관리 통합협의체' 구성도 약속했다. 특히 “5대 기업과 최소 20조~70조원 규모의 강릉 데이터센터 투자 협의를 마쳤다"며 자신이 강원 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반도체·이모빌리티 산업 고도화와 '강원형 4대 도민연금', 반값 육아용품 지원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농자재 지원을 어업·임업 분야까지 확대하는 '4대 반값 시리즈'도 발표했다.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와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업도시 24시간 어린이전문병원 설립도 공동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판세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강원은 여전히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어서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춘천·원주 등 상대적 우세 지역에서 격차를 더 벌리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영동권과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막판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거티브 공방 역시 막판 판세를 흔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4050 세대에서는 우상호 후보가 우세하고, 60대 이상에서는 김진태 후보 지지세가 강한 흐름이 나타난다"며 “선거 막판 양측이 상대 후보의 약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파고드느냐도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강훈식 떠난 자리”…충남 아산을 달군 40대 여성 대결 [6·3 격전지 분석]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막판 표심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와 국민의힘 김민경 후보 간 40대 여성 맞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20일 지역 정치권과 각 후보 캠프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선거는 배방·탕정 신도시 표심 향방이 성패를 좌우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1985년 김옥선 전 의원 이후 41년 만의 충남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 탄생 여부로도 관심을 모은다. 초반 판세는 민주당 우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전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0~11일 아산을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 후보는 53.4%, 김 후보는 29.2%를 기록했다. 기타 후보는 3.9%, 없음 8.1%, 잘 모름은 5.3%였다.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7.3%다. 연령별로는 전 후보가 18세 이상 20대를 제외한 대부분 연령층에서 우세 흐름을 보였고, 중도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민주당 지지세와 신도시 생활권 표심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보궐선거 특성상 실제 투표율과 조직 동원력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적극 투표층과 소극 투표층에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선거 판세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배방·탕정을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기존 충남 선거 구도와는 다른 표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다름아니다. 실제 아산을은 20대 총선 이후부터 민주당 계열 후보가 우세를 보여온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산을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천안아산역 생활권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지역이다. 특히 배방·탕정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외지 유입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도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지역 특성이 기존 충남 농촌 지역과는 다른 선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아산에서는 배방·탕정 신도시 확장과 함께 교통 체증과 학교 과밀, 생활 인프라 확충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 정당 대결보다 생활 이슈 중심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의 연고와 중앙정치 경험을 놓고 엇갈린 반응도 나온다. 일부 유권자들은 “지역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중앙정부와 연결할 수 있는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혼재하면서 여성후보들간의 인물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 후보는 부산 출생으로 공주교대를 졸업한 뒤 교사와 변호사, 대통령실 대변인 등을 지냈다. 김 후보는 아산을 기반으로 작가 활동과 학부모·보육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전 후보와 김 후보는 이런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경제와 돌봄·생활 정책 등을 앞세워 차별화된 공약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 후보는 정부의 '10대 창업도시' 아산 선정과 AI 기반 산업·창업 생태계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부와 연결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아산을 '충청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청년 주거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아산 토박이'를 내세우며 생활밀착형 정치와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양 후보 모두 정책 경쟁과 함께 현장 행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봉사활동과 체육행사, 지역 행사장 등을 잇달아 찾으며 대민 접촉면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김 후보는 지역 기반 활동을 이어가며 조직 다지기에 나서고 있고 전 후보는 대통령실 사직 이후 현장 행보를 확대하며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가에서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신도시 생활권과 중도층 표심 향방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야 모두 조직 결집과 투표율 관리에 집중하며 막판 총력전에 들어가고 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한 표라도…‘돈 풀기’ 경쟁 끝이 없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민생복지라는 명분 아래 돈 풀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부터 출산지원금, 교통비, 취약계층 생활비 지원 등 현금성·준현금성 처방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것이다. 21일 정치권에서는 불확실한 재원 조달 방안과 재정 건전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는 '생활비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공약들이 돋보였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0% 할인가로 2조5000억원 가량의 지역화폐(서울사랑상품권)를 확대 발행한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은 기존 취약계층 대상의 디딤돌소득 사업 지원 범위를 넓히고, 월 최대 110만원을 지원하는 등 수혜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인천 시장 자리를 놓고 여야 후보 간 현금성 공약 싸움도 두드러진다. 시중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포괄형 공약부터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원 체계로 맞붙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역 화폐(인천e음) 캐시백을 20%로 유지하되, 결제한도를 100만원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산후조리비·청년 월세·아동급식비 등의 지원금 지급 대상·규모도 보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은 5~7월 3개월 간 인천e음 캐시백 비율을 10%→20%로, 결제 한도는 50만원으로 상향시켰다. 여기에 월 3만원 수준의 천원패스(교통카드) 도입부터 기존 취약계층에서 일반 가정까지 기저귀·분유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까지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에서는 핀셋형 공약이 눈길을 끌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공공 예식장을 이용하는 신혼부부 연 300쌍에게 결혼지원금 100만원을,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70세 이상 버스비 전액 무료 정책을 내걸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1인당 20만원의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확대하고, 연간 대학입시생 약 1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의 지원금도 약속했다. 이 밖에 양정무 국민의힘 전북도지사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전 도민 1인당 20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 공약으로 승부수를 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직전 대규모 현금성 지원 공약을 두고 '포퓰리즘 매표 행위'라고 지적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 실업 상태인 청년·어르신 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고, 소비 활성화 등 승수효과를 노려 무리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금 조달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앙정부 재원에 의존하거나, 아직 확보되지 않은 추가경정예산을 미리 설계해 선심성 현금 공약을 남발하면서 결과적으로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의 경우 재정 여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재정자립도는 42.37%로 전년(43.18%) 대비 1.8% 감소했다. 이 지표는 지자체가 재정 수입으로 살림을 꾸리는 능력을 뜻한다. 해당 지표가 50%를 밑돈다는 것은 전체 재원의 절반 이상을 자체 세입으로 충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서울·경기·인천·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가 평균 수치를 밑돌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현금성 공약 자체만으로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무분별하게 돈을 퍼줄 것이라는 우려"라며 “후보마다 공약에 타당한 명분이 있고, 현실성 있는 계획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언론과 시민단체도 공약 검증을 철저히 해야하고, 최종 평가자인 유권자들도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서울 초접전 속 ‘관훈토론’…吳는 부동산, 鄭은 안전 때렸다

20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야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또 한 번 맞붙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부동산·특검법'을 고리로 공세를 폈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시정 안전 책임론'으로 반격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는 정 후보 측의 거절로 양자 대면 없이 '순차 정견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잇따른 토론 회피 논란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 먼저 나선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 정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실거주를 강조하면서 각종 물건을 내놓도록 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전월세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트리플(매매·전세·월세) 강세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쯤에는 고집을 꺾어야 하고, 민주당 정원오 후보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도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계속 벤치마킹해 싱크로율이 80~90%에 이르는 주택 정책"이라며 “말로만 오세훈보다 더 빨리하겠다고 하지 말고 후보 시절에 해결해보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향해서는 “이 대통령의 죄를 자신이 임명한 특검으로 없애려는 '셀프 지우기'"라며 “권력에 움츠러들지 않고 상식과 법치의 편에 서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이번 선거를 “오세훈 시장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에 대한 심판 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오 후보 시정 10년 동안 벌어진 서울시 안전사고를 집중 거론했다.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미보고 논란을 비롯해 이태원 참사, 강남역 침수 사태, 명일동 싱크홀 사고, 한강버스 사고 등을 언급하며 “오세훈 실정 10년 동안 서울시는 너무나 무사안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책임한 행정은 이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바로 시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무소득 1주택자 재산세 감면' 공약에 대해서는 “고통을 덜어드리는 차원"이라며 “사업과 소득이 없는 경우, 60세 이상 은퇴자는 대상으로 확정했고, 선거 후 액수에 대한 문제를 의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월 20만 원 월세 지원 확대 등 주거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내세웠다. 서울시장 선거는 초접전 흐름이다.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16~17일 서울·대구·부산·경남 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 전화 면접 100%)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는 정원오 후보 40%, 오세훈 후보 3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당초 제기됐던 '정원오 압승론'과 달리 선거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흐르면서 오 후보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9일 지지율 추세 변화와 관련해 “과대 포장됐던 질소 포장지가 뜯겨 나가면서 정원오 후보의 실체가 드러난 결과"라며 “그동안의 제 업적의 진가가 이제 좀 알려지기 시작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는 오 후보 측이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 측이 거절하면서 '순차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택 문제만이라도 양자 토론을 하자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묵묵부답"이라며 “무능과 준비되지 않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회피' 비판에 대해 “오 후보가 5개월간 질 낮은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해 왔다"며 “그러면서 한편으로 토론을 요구하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지지율 흐름을 의식한 방어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은 도시를 투명하게 운영할 역량을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상대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보이자 더 노출을 꺼리는 '은둔 전략'을 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원오 후보가 의도적으로 토론을 피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오세훈 후보에 비해 적기 때문에 토론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배현진·고동진·박정훈’, 부산 회동…韓 “민심이 누가 이길지 안다”

당 지도부의 '해당 행위' 경고에도 배현진·고동진·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에 집결해 북구갑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한 한동훈 후보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본지 종합 취재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58분 한 후보는 북구 덕천 젊음의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서 국민의힘 박정훈·고동진·배현진 의원과 자리를 함께했다. 배 의원이 키오스크 앞에서 직접 결제를 맡았고, 4명이 합석해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시민이 다가와 말을 건네자 한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건넸다. 고 의원도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한 후보는 배현진 의원 등과 나눈 대화 내용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동진 의원실 측은 “간단히 식사하러 간 비공식 일정으로,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고 의원은 전날 저녁 부산에 내려갔다가 당일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가 언급한 징계와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오후 한 후보의 북구 일대 민심 행보에 배현진·고동진·박정훈 의원이 동행했다. 만덕2동 백양중 학생들이 “유튜브 쇼츠 많이 봤다"며 사진을 요청하자 웃으며 “같이 찍자"고 화답했다. 한 어르신이 폴더폰으로 셀카를 부탁하자 한 후보는 폰을 직접 붙잡고 무릎을 살짝 구부려 키 높이를 맞추며 셀카를 찍어줬다. 인근 주민 3명도 “우리도 사진 하나 찍어줄 수 있으예?"라며 다가서는 동안 배현진·고동진 의원은 옆에서 웃으며 지켜봤다. 박정훈 의원은 한두 차례 직접 셔터를 눌러주기도 했다. 세 의원은 앞서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직후인 지난 1월 29일, 국회 본청에서 장동혁 지도부 퇴진을 촉구하는 16인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일명 '팀 한동훈'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배 의원은 지난달 한 후보를 “사실상의 국민의힘 후보"로 규정하며 당 차원의 지원을 공개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무공천을 하든 후원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를 경영한다면 북구갑을 가져올 수 있다"며 “부산 현지에서 확인한 민심은 한 전 대표에겐 우호적이지만 장동혁 지도부에는 분노하고 있었다"고 했다 친한계 의원들의 지원 사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후보가 지난 2월 대구 방문 당시에도 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한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결속을 과시한 바 있다. 이에 당 지도부도 친한계 의원들의 잇단 현장 지원에 '해당 행위'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요구에 대해 한 후보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공소취소를 단행할 것이고, 그 공소취소를 가장 앞장서서 막고 있는 사람이 나"라며 “공소취소에 대한 탄핵까지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이미 그 길을 내주시고 있다"며 “민심이 누가 이재명 정권의 대리인을 꺾을 것인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재건은 한 후보의 자기반성과 희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 후보는 “계엄을 막지 않고 윤어게인 한 것에 대한 반성부터 필요하다"며 “계엄 저지 안 했으면 지금 국민의힘이 빨간 옷 입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보수 재건은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취소로 막 나가지 않도록 말할 자격을 회복하는 것이 보수 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동윤 인턴기자

“TV 토론보다 쇼츠”…‘60초 네거티브’, 6·3 선거 흔든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보름 앞두고 선거전의 무게중심이 TV 토론에서 유튜브 쇼츠 등 초단편 영상 콘텐츠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주요 격전지 TV 토론회가 대부분 한 차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후보들은 긴 정책 설명보다 1분 안팎의 짧고 자극적인 영상 제작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상대 후보의 실언이나 논란, 과거 이력 등을 짧게 편집해 공격하는 이른바 '쇼츠 네거티브'가 선거판 전면에 등장했다. TV 토론 본편보다 토론 직후 온라인상에 확산되는 '15초 클립'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선거 전략 자체가 '알고리즘 친화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격전지 후보들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짧은 영상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 문제를 부각하는 영상을 잇달아 게시하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세에 나섰다. 이에 오 후보 측은 이른바 '억까(억지로 비난하는 것)' 콘텐츠를 제작하며 방어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정원오 후보가 박원순 시즌2인 이유' 등의 콘텐츠를 통해 역공도 펼치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며 정 후보 당선 시 과거 시정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네거티브 쇼츠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측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발언'을 겨냥해 “역대 선거 사상 최악의 망언"이라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잇달아 게시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8일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동' 모델을 언급하며 “대표적인 결합 개발 방식으로 공익적 취지는 높게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민관합동 개발 사업이다. 민간업자 특혜 의혹과 배임 논란 등이 불거지며 정치권 공방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11월 1심 법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일부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해당 사업을 '부패 범죄'로 규정하기도 했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유튜브에는 'AI도 하정우보다 소신 있다'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활용한 콘텐츠도 등장했다. 이 같은 흐름은 TV 토론 축소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경기, 부산 북구갑 등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 주요 격전지에서 TV 토론회가 한 차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토론이 한 차례만 열리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는 2010년 4차례, 2014년 5차례, 2018년 2차례, 2021년 보궐선거 3차례, 2022년 2차례 등 최소 두 차례 이상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 서울시장 TV 토론은 사전투표(29~30일) 시작 전날인 28일 오후 11시에 예정돼 있다. 야권에서는 추가 토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권 후보들이 실점 최소화와 지지층 결집 전략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토론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 역시 토론 축소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1회 이상의 후보자 토론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 캠페인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에는 TV 토론과 공약집, 유세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유튜브 알고리즘과 SNS 확산 구조 속에서 얼마나 짧고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쇼츠 콘텐츠는 정치 저관여층이나 젊은 층까지 빠르게 침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짧은 영상 특성상 복잡한 정책 설명보다 감정적 메시지와 대립 구도가 부각되기 쉽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짧은 영상 중심 선거전이 정책 검증 기능을 약화시키고 정치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TV 토론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쇼츠 등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점을 정치권이 적극 파고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네거티브 영상은 복잡하지 않고 폭발력이 있어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정당들도 이 점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선거가 다가올수록 네거티브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경기 평택을 ‘압승론 無’…‘집권당 김용남’ vs ‘인지도 조국’ vs ‘고인물 유의동’ [6·3 격전지 분석]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핵심 격전지인 경기 평택을 지역을 놓고 여야 후보들의 지지율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5파 다자구도 속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면서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범진보 진영의 방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평택 3선의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맹추격하며 3파전 구도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초반 판세에서는 여야 후보 간 비등한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예측불가능한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론조사별 지지도 차이는 나타났지만, 한 자릿수 퍼센트포인트(%p) 차이의 접전을 보일 뿐, 특정 후보 강세나 열세의 흐름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4~5일 메타보이스·리서치랩·JTBC가 진행한 조사에서 조 후보가 26%의 지지율로 우위를 점했다. 김 후보와 유 후보는 각각 23%, 18%였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각각 10%, 6% 순이었다. 반면 최근 조사에선 판세가 뒤집혔다. 뉴스1·한국갤럽이 이달 12~13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 결과, 김용남 후보는 29%, 조 후보는 24%, 유 후보는 20%로 나타났다. 황 후보와 김재연 후보는 각각 8%, 4%였다. 기사에 인용된 메타보이스·리서치랩·JTBC 조사는 5월 4~5일 경기 평택시 을선거구 거주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뉴스1·한국갤럽이 진행한 조사는 5월 12~13일 경기 평택시 을선거구에 거주하는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16일 범여권 후보 모두 한날 선거사무소를 꾸리며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갈등으로 비화되는 김 후보와 조 후보 간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국힘 제로' 목표에 공감해 두 후보 간 화합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였지만 과거 행보를 문제 삼으며 설전을 지속하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평택 재선거가 지역 공약이 아닌 정당·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우선 작용하는 데 공감하면서도 저마다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 후보인 김용남 민주당 의원이 높은 국정 지지율·정당 지지율 등의 빛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조 후보에 밀리는 상황에서 전국적 지지도를 갖춘 조 후보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올해 지방선거는 사실상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중간 평가로 여겨지는 만큼, 집권당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 정치평론가는 “범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보수 진영이 단일화하더라도 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높고, 코스피 8000 시대 등 경제적 지표가 국민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견해를 드러냈다. 3선의 유 후보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다자 구도를 기회로 황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분산된 보수 표를 결집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체적인 선거구도 상 민주당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평택을 지역은 원래 진보세가 강한 곳이 아니다"며 “유 후보가 오랫동안 있던 곳이기도 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도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판세가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여야 후보들 모두 전방위로 생활 밀착형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재선거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마다 표심 확보를 위한 지역 민심 청취에 동분서주한 분위기다. 지난 18일 유의동 후보는 팽성농협 부근을 시작으로 객사리 일대를 돌면서 현장 유세에 나섰다. 그는 길거리·식당·미용실 등 현장 곳곳에서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이번에는 깨지지 말아야 된다"며 격의없이 말을 걸어오는 유권자에 “형님이 도와주셔야죠"라며 너스레도 떨었다. 이날 오후 6시 조국 후보도 평택 고덕동에서 퇴근길 인사로 바닥 민심을 다졌다. 조 후보는 “화이팅"을 외치는 차량 탑승자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며 화답했다. 횡단보도 건너에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던 주민에게 홍보 피켓을 흔들거나, 10대 학생들의 셀카 요청에 응하는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김용남 후보 역시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안중읍에서 4개 노동조합·직능단체와의 릴레이 간담회를 소화하며 현안 청취에 열의를 드러냈다. 그는 개인 SNS 채널을 통해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평택, 현장에서 답을 찾는 민생정치를 실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부산 북갑, ‘단일화’가 최대 변수…합쳐도 이길 수 있나 [6·3 격전지 분석]

6·3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16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1여 2야'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최대 변수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여부다. 부산 북갑은 여야 모두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는 곳이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의 하정우 민주당 후보,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했다가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맞붙고 있다. 북·강서갑으로 선거구가 묶였던 21대 총선까지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박 전 장관은 2승 2패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맞대결을 이어온 지역이다. 판세는 하정우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4건의 여론조사에서 하 후보는 37~43.4%를 기록하며 한동훈·박민식 후보를 모두 앞섰다. 반면 한 후보는 대부분의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고, 박 후보는 20%대 안팎에 머물며 보수 표심 분산 양상이 이어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하정우 후보가 부산이라는 민주당 험지에서 선전하는 배경은 이재명 대통령의 후광과 전재수 의원의 지역 기반"이라며 “현 정부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이 크다"고 분석했다. 두 보수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하정우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적지 않게 나오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단일화 요구도 거세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10일 “북갑에서부터 분열을 끝내고 통합의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촉구했다. 부산 지역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김대식(사상구)·곽규택(서구·동구) 의원 등도 잇따라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에서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50% 대 박민식 37%,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6% 대 한동훈 40%였다. 국제신문·리얼미터(5월 9~10일)도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45.7% 대 박민식 32.4%,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5.8% 대 한동훈 35.8%로 하정우 우위가 유지됐다.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는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0% 대 한동훈 37%로 가장 격차가 좁았고, JTBC·메타보이스(5월 4~5일)에서는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44% 대 박민식 39%로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각자 3자 대결과 양자 구도를 비교하면 박민식도 한동훈도 서로에게 흡수되는 지지층이 많지 않고, 오히려 하정우에게 흡수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일화가 이뤄지면 위기감 때문에 반대 진영도 똑같이 뭉친다"며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억지로 단일화해서 한쪽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면 득보다 실이 크다"며 “두 후보 지지층의 결이 워낙 다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한동훈 후보 중심일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성 세력에 우려를 갖는 보수층은 투표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동훈으로 단일화되면 그들이 투표장으로 나온다"며 “반면 박민식으로 단일화하면 한동훈 지지층은 이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민식 후보가 당 지도부와 가까운 강성 이미지로 인식되는 만큼, 기존 한동훈 지지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한동훈이 더 크다"면서도 “친한계와 당권파 간 감정의 골이 이미 깊어진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에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후보 차원의 단일화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에서 제명한 한 후보의 승리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먼저 손을 내밀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이에 양측 모두 단일화 대신 '완주' 쪽으로 가닥을 잡고 남은 선거 기간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공략을 위한 유세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박 후보는 본지에 “단일화할 생각 없다고 수십 번 이야기했다"며 “완주가 아니라 필승"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저 한동훈"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민주당의 폭주를 막겠다"고 말했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2~13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8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국제신문·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9~10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6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KBS부산·한국리서치 조사는 지난 8~10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JTBC·메타보이스·리서치랩 조사는 지난 4~5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이동윤 인턴기자

여야, 5·18 기념식 총집결…추모 속 날 선 신경전

여야 지도부가 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광주에 총집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지만, 현장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양당의 신경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정신' 계승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5·18 정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표의 광주행을 두고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자기 정치'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한병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 지도부 20명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념식에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정 대표는 참배 후 “5월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을 옹호했던 '윤 어게인' 세력이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 측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아마 5·18 기념식에 참석할 모양인데, 마음에 안 들고 화가 나더라도 침묵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예정대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조경태·조배숙 의원, 초선 김용태·조지연·이소희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민주당과 달리 측면에 별도로 마련된 통로를 통해 식장에 들어섰다. 장 대표가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은 “내란집단"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집은 언제 파냐", “대통령이 왔더니 무슨 동혁이 왔느냐" 등 욕설 섞인 비판도 나왔다.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대응 없이 식장으로 향했다. 장 대표의 광주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대표 취임 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단체 반발로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바 있다. 이후 당대표 임기 중 매월 호남을 찾는 '월간 호남'을 약속하고 호남 방문을 이어왔다. 다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광주행을 두고 '진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이른바 '윤 어게인' 인사들을 지방선거에 대거 공천한 데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 처리에도 반대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장 대표는 12·3 내란 이후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다"며 “장 대표가 과연 5·18 영령들을 볼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박현옥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상임부회장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과연 국민의힘 의원들이 묘지를 참배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운다. 하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며 “입으로는 5·18 정신을 외치지만,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이라고 맞받았다. 이처럼 양측이 5·18 정신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이번 광주행을 단순한 추모 일정이나 지방선거 지원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야 대표 모두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정청래 대표의 호남 행보는 지방선거 지원과 함께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당권 다지기 측면도 있다"며 “장동혁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역시 스스로 극우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장 대표 입장에서는 “계엄 사태 책임 논란과 거리두기 없이 5·18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