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l in May’에도 방향은 위쪽…숨 고르기는 ‘불가피’[주간증시]

4월 마지막 거래에서 국내 증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코스피의 방향성이 여전히 위쪽을 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모멘텀과 풍부한 대기 자금이 지수 하단을 견고하게 받쳐준다는 분석이다. 'Sell in May(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셀 인 메이)'라는 계절적 우려와 달리, 시장의 체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진단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 넘게 빠진 659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분위기는 달랐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가 일제히 뛰었다. 전날 밤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 4곳이 나란히 실적 서프라이즈를 내놓으면서다. 이에 코스피는 장중 6750포인트를 넘어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4거래일 연속 신고가였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란 봉쇄 연장 준비를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고, 브렌트유가 순식간에 배럴당 123달러를 돌파했다. 4년이내 최고치 기록이다. 외국인은 1조4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고, 연속 신고가 랠리는 막을 내렸다. 전선·전력설비 등 주도 테마는 상승폭을 유지했지만 반도체 대형주는 하락 전환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큰 그림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2020년 이후 코스피의 5월 평균 수익률이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해왔다는 점을 들어 계절적 하락론을 일축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5월 초반 일시적인 숨 고르기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전술적인 비중 조절과 차익 실현은 유효하지만, 시장을 완전히 이탈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지수가 최고점을 경신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통상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 증시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정책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복상장 원칙금지·의무공개 매수 도입 등 거버넌스 개선책을 비롯해 코스닥 1·2부 개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출시 등 시장 활성화 조치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6월에는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신영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초반에 불과해 -1 표준편차와 10년 평균을 모두 밑돌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실적 모멘텀이 소멸되더라도 정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PER은 아직도 싸다"며 “어닝 모멘텀 소멸에 따른 지수 소강상태 진입가능하나 정책 모멘텀이 지수의 하단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어닝 시즌에서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는 눈에 띄게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들이 공급 부족을 우려해 2027년 수요를 미리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도 올해 전년의 3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기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AI 서버향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주잔고가 1 이상을 유지하며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4월 한 달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향폭은 55%를 넘어 전 업종 가운데 단연 1위였다. IT하드웨어·기계·조선 업종도 줄줄이 추정치가 올라갔다. 유가 변수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OPEC 탈퇴를 선언하면서 원유시장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UAE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내년까지 하루 생산능력을 500만 배럴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쿼터 체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UAE 탈퇴는 당장의 저유가 뉴스가 아니지만, 전쟁 이후 유가의 상단을 낮추는 구조적 뉴스"라며 “한국은 구조적으로 에너지 수입국인 만큼 UAE 탈퇴가 중장기 유가 상단을 낮춘다면 원유 수입단가 하락은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고 이란과의 2차 협상이 재개된다면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걷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최근 양국 간 외교 마찰이 이어지면서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파월 의장은 “다음 방향은 인하"라는 말을 남겼다. 신임 의장으로 내정된 케빈 워시가 오는 15일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증권가는 반도체와 전선·전력설비 등 에너지 대전환 관련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코스닥 성장주를 5월 유망 업종으로 꼽고 있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기간 동안 견조한 이익 모멘텀에 집중하며 주도 업종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업종 순환매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며 증시 하단은 견고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실적 모멘텀’에 힘입어 한국증시 신기원…중동 변수는 축소 [주간증시]

이번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기업의 실적 발표와 미국 통화정책 방향성의 변화에 따라 '신고가 랠리'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이란 전쟁은 종전협상 과정에서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시장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0~24일) 코스피지수는 4.58%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은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장중 65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2.89%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1200선을 돌파했다. 지난주 국내증시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에도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떠받쳤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현물 기준 외국인은 2조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000억원과 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형주는 부진했으나 중소형주 중심의 순환매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IT) 업종의 강세가 지속됐다. 2차전지(IT 가전) 업종 역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과 리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흑자전환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주간 코스피 업종별 수익률은 1위 IT 하드웨어, 2위 IT 가전, 3위가 조선에 해당한다.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는 점차 제한되는 분위기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불발되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연장을 전격 발표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레바논 간에도 휴전이 3주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부 무기한 휴전 연장 선언 등의 스탠스를 봤을 때 지정학적 변동성을 넘어선 이익추정치 상향 주도의 실적 장세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27~30일)에도 국내증시에서 호조가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는 기업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성이 될 예정이다.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노이즈'가 잔존하는 시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지정학적 변동성을 넘어선 실적 장세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산·2차전지·조선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시작된다. '매그니피센트7'(M7)을 포함한 미국 기업 실적 발표 기간과 맞물리는 시점이다. 이 연구원은 “해당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며 주가를 견인한다면 국내 증시 랠리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업종에 대한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전력기기·원전·방산 업종 등은 이미 가파른 상승을 보였으므로, 덜 오른 업종 중 호실적을 보이는 종목 중심으로 차별적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더라도 상승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조금이라도 빠지면 개인과 기관 중심의 저가매수 수급이 계속 들어오며 하방을 지지하는 흐름이 있어서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이러한 큰 흐름 자체를 변화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역시 이번 주에 예정돼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통화정책의 향배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유가 등 중동전쟁의 여파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연구원은 “만일 이번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 시장은 현 상황을 금리동결 국면이 아닌 금리 인상 국면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번 주 분수령은 실적…SK하이닉스·중동 협상 주목 [주간증시]

이번 주(20~24일) 국내 증시는 SK하이닉스 실적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이익 모멘텀과 미국·이란 종전 협상 경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지난주 6200선을 회복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확인이 필요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과 유가 변동성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3~17일) 코스피는 5737.27으로 출발해서 17일 6191.92에 거래를 마쳤다.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한 덕분이다. 16일 코스피는 62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6200선을 넘어선 건 미국과 이란 전쟁이 터지기 전인 2월 27일(6224.13) 이후 33거래일 만이다.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협상이 결렬된 뒤에도 양측 접촉이 이어지고, 휴전 연장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은 전면 충돌보다 협상 국면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다소 높아진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전쟁 이전 지수대를 회복하면서 극단적인 변동성 구간을 점차 벗어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와 관련된 가장 큰 이벤트는 23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발표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떠받친 축이 반도체 중심의 이익 전망 상향이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개별 종목 이벤트를 넘어 코스피 전체 이익 모멘텀을 재확인하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체력을 재확인하며 지수 상단을 추가로 열어줄 핵심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분기 기준 57조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1개월 간 증권가의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매출 53조4570억원, 영업이익 38조2486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강한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점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실적 시즌은 대외 리스크에 의해 가려진 펀더멘털 성장 흐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수용하면서 오는 21일을 마감시한으로 잡고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일 파키스탄에서 2차 종전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과 아직 협상 날짜가 분명히 정해지지 않다는 소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을 즉각 반영하는 국제유가는 18일 83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란이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통행을 허용한다고 선언하면서 10% 가량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종전 합의 또는 타결이라는 방향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며 “핵심 관건인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망 정상화 여부는 더디기는 하지만, 선박 이동이 증가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유가나 금리의 레벨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상승 방향성과 속도에 대한 부담이 희석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와 실적 시즌 초기 국면임을 감안하면 낮은 밸류에이션과 강한 이익 모멘텀에 따른 상승 구간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롤러코스터 장세 멈출까…‘종전·기준금리’, 증시 정상화 바로미터 [주간증시]

이번주 국내증시는 중동전쟁 불확실성 해소 진행도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하락 여부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 과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3월 30일 유가증권시장은 4% 급락으로 출발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등으로 중동 사태가 출구를 찾지 못하며 격화되면서다.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74%, 0.7%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한국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대로 증시가 급락했으나, 종전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등락의 배경으로 중동전쟁 진행상황에 연동된 투자심리 변화가 꼽힌다. 종전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발언과 미국 지상군의 중동 전개가 펼쳐지며 글로벌 증시는 얼어붙었다. 실제로 30일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5.13포인트(0.39%) 내린 6343.7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53.72포인트(0.73%) 내린 20,794.64에 마감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9.5포인트(0.11%) 오르며 장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종전 기대감이 확산하며 주중 한국증시는 반등했다. 지난 1일 장중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를 “전쟁 이후 누적된 과도한 위험회피 포지션의 되돌림"으로 해석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 역시 지수 하방압력을 더한 변수로 꼽힌다. 구글의 '터보퀀트' 충격으로 메모리 수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반도체주 낙폭이 커졌다. 이에 지난달 31일 삼성전자(-5.16%), SK하이닉스(-7.56%), 삼성전자우(-5.86%)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주 국내증시는 중동전쟁의 경과에 따라 개선 흐름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중순까지 이란 사태 관련 군사 행동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미국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는 법적 기한은 60일이다. 철수 기간까지 포함하더라도 90일을 넘지 못한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내달 중순까지 미국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필요한 원유 중 40% 내외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법적 기한 및 미중 정상회담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이란 사태의 정점은 4월 중순일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역시 변수다. 앞서 미 연준은 금리를 3.75%대에서 2차례 동결했다. 그러나 연준은 1990년 발발한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당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채 2년물 금리와 연준 기준금리 격차는 49bp에서 30bp로 줄어들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2회에서 1회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수 정상화 과정에서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일 종목은 반도체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하락 전환 전까지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 반도체가 지수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면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초강경 타격' 발언 등 정반대 움직임이 겹치며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금리 및 이익에 대한 기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은 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트럼프 한마디에 흔들리는 증시…이번 주 종전 협상에 ‘주목’ [주간증시]

지난주(23~27일) 국내 증시는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급락과 반등을 반복했다. 이번 주(3월30일~4월3일)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진척에 따라 100달러선에 근접한 유가 향방과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 후반 발표될 제조업과 고용지표가 흔들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오르락내리락했다. 현지시각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내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타격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하며 23일 코스피(-6.49%)는 급락했다. 그러나 돌연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코스피는 24일(+2.74%)과 25일(+1.59%) 상승 마감했다. 주 후반에는 구글이 메모리 사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시각 24일 구글은 AI 모델 성능 저하 없이 메모리 사용량을 6배 줄일 수 있는 기술인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했다. 구글 터보퀀트 발표로 메모리 수요가 6분의 1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마이크론은 25일(-3.40%), 26일(-6.97%)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26일 삼성전자(-4.71%)와 SK하이닉스(-6.23%) 주가가 급락하며 코스피(-3.22%)도 하락 마감했다. 이번 주 시장은 전쟁 한 달여 만에 이뤄지는 종전 협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동 특사가 직접 회담 가능성을 밝히고 파키스탄이 양측을 중재하겠다고 나서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종전 협상을 제안하면서도 지상군 1만명 추가 파병을 검토하는 상반된 행동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27일 “이번 주에 이란과 종전을 위한 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종전 협상의 진전 여부, 유가의 평균 레벨 하락 흐름이 확인될 때까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리적 충돌은 일단 진정되고 미국 측에서 상황 종결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시적인 협상의 진전이라고 보기에는 괴리가 있는 상황이고 아직 의미 있는 유가 하락이 진행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이익 둔화 국면'이 아닌 '이벤트 기반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해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서 나타나는 '강경 발언 이후 협상 전환'의 반복적 패턴은 시장의 극단적 하방 리스크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다시 10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 흐름도 주목하고 있다. 유가 급등이 기업 이익 악화로 이어져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6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 27일 99.6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8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며 다시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확정치가 발표된 소비자 심리지수 결과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결국 (유가 급등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위축시켜 연간 GDP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고용 지연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3월 ISM 제조업지수(1일)와 고용지표(3일)가 발표된다. 두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면 시장은 “전쟁 충격이 아직 실물 훼손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과 고용이 동시에 나빠지면 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ISM 지수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식료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되는 효과와 기업의 가격 인상 압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소비 위축과 가격 전이 효과가 제한적이라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상당 부분 불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50포인트 이상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는 국내 제조업 수출 환경의 우호적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라고 했다. 이어 “이란 사태로 부각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3월 고용지표에서 고용 개선을 확인하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이익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 완화 구간에 매수할 기회가 있다는 조언도 제시했다. 반도체 대형주, 증권주, 코스닥 등 외국인 자금 재유입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추천했다. 이재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다"면서 “현재 기업 이익과 외국인 비중 간 괴리율은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이익 추정치가 내려가는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자금 재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3월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점, 23일 국내주식 복귀계좌(RIA) 도입 등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부양 기대감으로 증권 업종도 강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유가·환율·반도체 ‘삼각 변수’…박스권 내 ‘조건부 장세’

국내 증시는 다음주에도 뚜렷한 추세보다는 변동성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불안이 상단을 제한하는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주 국내 증시는 거시 변수와 업종 모멘텀이 충돌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가 특징이었다. 코스피가 단기간 5% 이상 급등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강한 반등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정책 모멘텀 영향이다. 반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등 대외 변수에 따라 하루 만에 2~3%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수급에 따른 지수 등락이 반복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닥 역시 반등과 조정을 오가며 뚜렷한 추세를 형성하지 못했다. 시장은 실적 기대와 거시 리스크가 충돌하는 가운데 '상승 추세 속 불안정한 등락'이라는 이중적 흐름을 지속했다. 다음주 증시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도 변수별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은 국제유가와 환율이다.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과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외국인 수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수 자체의 추세를 기대하기보다는 조건에 따라 빠르게 순환하는 장세로, 상승과 하락이 공존하는 '박스권 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책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코스닥 구조 개편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이 본격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개별 종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도 개선과 밸류에이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 측면에서는 반도체의 역할이 여전히 절대적이다. 코스피 내 반도체 비중이 시가총액과 이익 기준 모두 절반 수준에 근접한 만큼, 지수 방향 역시 반도체 업종의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IT 투자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 기대는 유효하지만, 매크로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비반도체로 구분된다"며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국내 반도체와 하드웨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5.0%로 고점인 6.5%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비반도체 업종의 경우에는 매크로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향후 미국과 이란 전쟁 종전 또는 휴전 시 매크로 환경은 '국제 유가 하락→기대 인플레이션 하락→달러 약세'로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간증시] 중동 리스크 속 ‘W자 리테스트’…FOMC·AI가 분수령

국내 증시는 다음 주에도 방향성을 찾기 쉽지 않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다. 단기적으로는 'V자 반등'보다 재차 하단을 확인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유가와 환율, 금리 등 거시 변수의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코스피지수는 1.7% 하락했다. 연초 이후 이어진 급등세를 고려하면 낙폭 자체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장중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특히 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2% 내린 5487.2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0.40% 오른 1152.9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 약세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반도체 업종 부진 영향이 이어지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와 개별 종목 강세가 나타났다. 리가켐바이오와 보로노이 등 바이오 종목이 상승했다. 글로벌 학회 일정(AACR·ASCO)을 앞두고 투자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게임주 역시 투자심리 개선 속에 반등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 역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다.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 우려가 동시에 커졌다. 실제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6%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93% 각각 내렸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는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을 '상승 이후 나타난 되돌림'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주요 증시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자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회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증시는 호르무즈 해협 이슈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 대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V자 반등보다 지수가 다시 한 번 하단을 확인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금리 등 주요 거시 변수들이 동시에 변동성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코스피는 5500선 부근에서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기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변동성은 지속되고 있고 외국인의 현선물 중심 수급 구도도 중립 이하"라며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도 지속되고 있어 V자형 반등보다 W의 리테스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화정책과 기술주 흐름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우선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전망 변화 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 관련 일정도 변수다. 다음 주에는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GTC 2026'이 열리고 마이크론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행사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로드맵이 공개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차주 GTC 2026과 마이크론 실적발표를 계기로 IT 하드웨어 중심의 증시 반등을 기대한다"며 “또한 최근 코패키지드 옵틱스(CPO)가 데이터 전송 속도의 한계와 발열 문제를 해결 방안으로 부각되고 있어 광통신 관련 내용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미·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호르무즈 해협’에 달렸다 [주간증시]

이번 주 국내 증시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상황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증시도 변동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중동 사태가 3월을 넘기지 않는다면 연초 이후 강세장의 본질이던 실적과 정책 동력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역대 최대 하락과 반등을 겪으며 증시 개장 이래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뒤 첫 거래일인 3일(-7.24%)과 4일(-12.06%) 폭락했다가 5일(+9.63%) 급반등했다. 4일 하락률은 직전 최대치인 2001년 9·11 테러 다음날 기록(-12.03%)을 갈아치웠다. 4일 장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폭락하면서 시장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5일 반등 폭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컸다. 중동 사태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대부분이 흔들렸지만, 국내 증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1% 수준 낙폭, 주요 아시아 증시는 2~4% 하락을 기록한 것에 견줘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훨씬 컸다. 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많이 빠르게 오른 만큼 급격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중동 사태 직전이던 지난달 말까지 48.17% 올랐다. 세계 주요 지수 중 상승률 1위다. 2위도 28.88% 오른 코스닥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3위인 대만(22.27%)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표면적 등락 원인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한 공포였지만 본질적으로 올해 조정 없이 2개월간 약 50% 급등한 뒤 누적된 피로가 한 번에 분출된 과열 해소"라며 “(4일) 하락 시 기록한 5059포인트 선행 PER 8.06배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밸류에이션 지지 구간으로 최악의 상황을 선반영한 기술적, 심리적 정점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10일 차에 접어드는 이번 주(9~13일) 시장은 중동 사태의 향방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유가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세계 원유 해양 수송량의 약 20%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동향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도 출렁이기 때문이다. 7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2.21%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WTI는 35% 급등해 주간 기준으로 198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으며 상승 폭이 크고 장기화할 경우 기업 비용 부담과 가계 실질 구매력을 약화해 경제 활동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점이 주식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전쟁으로 인해 상승할 수 있는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에 집중한다"며 “전쟁 장기화 혹은 안정 여부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발언 등이 시장의 변동성 재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전쟁이 한 달 이내에 끝나는지에 달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쟁이 3월 안에 끝난다면 그간 국내 증시 강세장의 본질이었던 실적과 정책 동력을 바탕으로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해창 연구원은 “향후 수주간 지정학적 이슈를 소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강경 발언과 무력행사가 단기 심리적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대내외 여건상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가 더 합리적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3월을 넘기는 장기화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정책·실적 동력을 재확인하며 상승 재개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극단적 우려에서 벗어나면 낙폭과대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 높다"며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전력기기 등 낙폭과대 업종이 먼저 반등한 이후 정책 모멘텀이 있는 금융, 지주, 코스닥 시장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6300선 코스피, ‘과열 속 체력 시험대’…중동발 대외 변수 “변동성에 대비하라” [주간증시]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익 기반 강세장은 유효하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시점'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단기 급등으로 기술·수급적 과열 신호가 누적된 만큼 대외 변수 하나만으로도 단기 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시장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리스크와 미국발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등이 지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6300선을 단숨에 돌파했던 코스피는 27일 63.14포인트(1%) 내린 6244.13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외국인이 7조원을 넘게 순매도한 영향이다. 27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7조527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루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 5일 5조37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대부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블랙록의 'iShares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인 'EWY'가 월말 리밸런싱을 맞아 25%를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덜어내는 과정에 나온 매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편입 비중이 28%에 달한 삼성전자 지분을 줄이는 과정에 기계적인 매도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22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강도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27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1조731억원을 누적 순매도했다. 27일에는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2조7650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시장에선 이를 한국 증시 이탈 신호로 보진 않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고 있지만 반도체 비중 확대 기조는 유지하고 있어 이번 매도는 일부 초과이익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으로 해석되며 단계적 비중 축소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과열 신호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월 말 현재 국내 증시 환경은 코스피·코스닥 둘 다 기술·수급·통계적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며 “3월은 부정요인 파장에 따라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주가 조정과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강세장에서는 급등락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조정의 폭과 기간은 '공포'의 강도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는 조정의 촉매로 통화정책 변수를 꼽는다. 특히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인식하는 순간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4%를 넘는다면, 연준은 금리인하 중단을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은 2분기다. 대외 리스크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통상정책 재정비 가능성과 미국의 이란 공격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 대상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의 공격적인 AI 투자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이 커지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상승 동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자본지출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반도체 수출과 실적 '퀀텀 점프', 정부의 경기·증시 활성화 정책, 개인 투자자 자금의 재유입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증시 강세는 실적과 유동성이라는 핵심 동력에 기인한다"며 “지수는 무섭게 올랐지만, 이익이 그만큼 늘어났기에 12개월 선행 PER은 10배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개별 종목 단타가 아닌 ETF 매수라는 패시브 형태로 시장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익 기반 강세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실적이 분명한 기업을 담을 것을 조언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정책 공백기에 단기 등락이 나타날 경우 이익 모멘텀이 견고한 종목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유틸리티, IT하드웨어 업종 등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와 경기민간 산업(시클리컬)으로 이동하는 글로벌 로테이션 흐름을 캐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5800선 뚫은 코스피…엔비디아 실적·상법 개정안이 분수령

반도체 업종 강세와 기관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5800선을 돌파했다. 시장은 다음 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 여부가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전날 대비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장을 마쳤다. 전주(13일)와 비교하면 301.52포인트(5.48%) 상승한 수치다. 설 연휴 이후 이틀 연속 급등 흐름이 이어지며 6000선 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지수 5600선을 넘어섰고, 20일에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5700선과 5800선을 연달아 돌파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3조266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1조8542억원, 외국인은 1조6767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개인의 1조5118억원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5842억원)과 기관(1조575억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0일 종가 기준 1154.00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이번 주(23~27일)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I 수익성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은 부담 요인이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기대감은 지수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1.5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8% 증가가 예상된다"며 “실적 숫자보다 가이던스와 매출총이익률(GPM) 등 수익성 지표의 유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 시장의 초점이 수익화 논란에서 성장 가시성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500~58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방 요인으로는 엔비디아 실적과 3차 상법 개정안 추진을, 하방 요인으로는 AI 수익성 논란과 기업 실적 우려, 고점 매물 출회를 꼽았다. 미국 시장에서 AI 과잉 투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특히 메타와 엔비디아 간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25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할 경우 투자자 관심이 수익성 논란에서 성장 모멘텀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책 변수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핵심으로 꼽힌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추진 중이다. 법안 통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지주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정해창∙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 또한 호응하는 모습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거시 환경을 보면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며 물가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성급한 금리 인하에 대한 경계론도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고,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한 보수적 성장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 내 AI 수익화 불확실성이 소프트웨어에 집중되며 업종 로테이션이 진행 중"이라며 “국내 업종 전략도 전력기기, 원전, ESS 등 AI 인프라와 반도체에 핵심 비중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2주 순이익 전망치 상향이 확인되는 소외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