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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규제완화했더니”…초고층 거부하는 재건축 조합들

최근 서울시가 한강변 일대 49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했지만 정작 기존의 제한선이었던 35층 이내로 짓겠다고 선택하는 조합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사비 폭증과 늘어나는 공사기간 등에 따른 현실적 선택인데, 결국 시가 현실을 무시한 채 미래 세대의 자산인 '용적률'을 선심쓰기 했다가 '본전'도 뽑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는 재건축 아파트 층수 결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50층 미만으로 짓기로 했다. 시의 규제 완화로 최고 70층 높이의 건축물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었다. 상식적으로 층고를 높이면 더 많은 호수를 지을 수 있어 일반 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초고층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아파트 값도 더 비싸 분양가도 올릴 수 있다. 가뜩이나 공사비 증가로 늘어난 조합원들의 건축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조합도 최고 35층을 49층으로 상향 조정을 추진했지만 조합원 총회 끝에 공사비와 공기연장 부담으로 부결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는 아예 49층도 포기하고 기존에 계획됐던 35층으로 결정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공고하고 아파트 '35층 룰'을 폐지했다. 그러자 재건축 추진 중인 노후 단지들은 기존 35층에서 49층 이상으로 층수를 늘리겠다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되는 압구정 2~5구역은 50층 내외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까지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에선 시범아파트가 최고 층수 65층, 대교아파트 59층, 진주아파트 58층, 한양아파트 54층 등이 초고층으로 층수를 계획했다. '건축법'상 건물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이면 '고층 건축물', 30층에서 49층에 높이 120~200m까지는 '준고층건축물', 층수가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이면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된다. 그러나 이같은 초고층 재건축은 물가 급등에 따른 공사비 폭증, 인허가 지연 등 각종 장벽에 부딪혀 '현실'을 선택하는 조합들이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반포주공 1단지의 경우 49층으로 지으면 공사비1500억원, 인·허가 비용 300억원, 이주 금융비용 400억원 등 총 2200억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공기가 44개월에서 51개월로 최소 7개월 이상 늘어나는 것도 큰 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최고 높이가 49층을 넘으면 해당 건축물은 건축법상 초고층 건축 규제를 적용받아 준초고층에 비해 공사비가 50% 이상 상승하게 된다"며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높인다고 해도, 일반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진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초고층을 지을 경우 조합들은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야 한다. 50층 이상을 지으려면 49층 이하때와 다른 '초고층 건축물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지진과 해일 등에 관한 40여개의 안전 관련 심의가 추가돼 시간·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공사비도 급증한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지진이나 풍압에 취약할 수 있어 특수구조물로 설치해야 한다. 초강도 콘크리트 등 자재비도 크게 오르며, 30개층마다 1층씩 피난안전구역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용적률이 늘어난 만큼 공공기여 액수가 크게 늘어나고 일반 분양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어 수익성도 떨어진다. 노인보호시설 기부채납 논란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인근 지역 최고층 빌딩이 될 경우 군이 대공 방어를 위해 설치하는 미사일 포대의 이전·설치 및 시설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층으로 올라가는 층수만큼 공공에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올라갈수록 오히려 주거 쾌적성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거리"라며 “결국 과연 초고층으로 올렸을 때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를 명확히 잘 따져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선 듯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순이익 1위’ 대신증권, 10호 종투사·오익근 대표 연임 힘받나

대신증권이 일회성 이익 덕분에 작년 순이익이 7배 급증, 10대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로 연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위 도전에 청신호가 켜진데다 오익근 대표이사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순이익 상승이 자회사 배당에 의한 것인 만큼, 일반적인 실적 성장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게 됐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2조원 이상 10대 대형사 중 대신증권이 작년 연간 순이익(별도 기준) 6881억원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2년 연간 순이익이 865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1년 새 700% 가까이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별도 기준 자기자본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22년에는 2조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1년 새 8000억원이 늘어 2조8529억원을 달성했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10대 증권사 중 최저 수준이면서 최대 순익을 올린 것이다. 대신증권의 순익 성장은 지난 3분기 자회사로부터 48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수취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는 이익잉여금과 함께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직전 해 대비 증시를 둘러싼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며 위탁매매 수수료 및 운용 부문 수익도 회복됐다. 작년 3분기 기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620억원)은 전년 대비 53%, 트레이딩 수익(365억원)은 흑자전환했다. 기업공개(IPO) 실적을 기반으로 투자금융(IB) 부문도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차액결제거래(CFD)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도 기여를 했다. 작년 상반기 기준 대신증권의 충당금 적립액은 170억원 수준, PF 익스포저는 중 브릿지론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이 3조원까지 불과 1500억원 정도만 남은 현재, 연내 이익잉여금과 추가적인 자본 조달을 통해 종투사 지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키움증권에 이은 업계 10번째 종투사로써 IB 영업 확장,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목전에 둘 것으로 기대된다. 종투사로 지정될 경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까지 늘어나 IB 경쟁력의 상당한 제고를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대신증권은 본사가 위치한 '대신343' 사옥 매각을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대신증권을 이끄는 오익근 대표이사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이후 지휘봉을 잡은 오 대표는 작년 증권업계를 뒤흔든 부동산 PF나 CFD 사태 등을 피하면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호평받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IB 기틀을 마련한 오 대표의 실적을 고려하면, 내년 종투사 지정을 위해서라도 오는 3월 주총에서 한 차례 더 연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 대신증권의 중장기 실적 성장에 대해서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별도 이익의 대부분이 '계열사로부터의 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연간 당기순이익에서 계열사 배당금을 제외할 경우 약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배당금 수익이 제외되고 대신증권의 종속회사 실적이 합산되는 연결 기준 순이익은 1563억원에 불과해, 별도 순익을 밑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신증권은 리스크를 비켜 나갔지만, 주요 종속회사의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 그만큼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자회사들의 남은 이익잉여금도 배당 형태로 대신증권이 모두 가져가 버린 형태여서, 향후 대신그룹의 지속 가능한 이익 창출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정식 사업보고서가 나오기 전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느 계열사가 어느 정도 실적을 냈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면 대표 연임 여부까지 정확히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KT-인천 서구, 2024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 참여

KT가 인천 서구청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항공안전기술원이 주관하는 '2024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한다고 20일 밝혔다. 양 기관은 서구 원적산 일대에서 드론을 활용해 산불로 인한 각종 재난 대응 체계를 실증할 계획이다. 최근 3년(2020~2023년)간 인천에서 발생한 산불화재는 74건으로 임야 68만7188㎡가 소실되었다. 특히 서구의 경계에 위치한 원적산은 유동인구가 많아 산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천소방본부는 매년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실증 사업은 드론을 통해 △상시 화재탐지 및 진화 △소방·구호물품 배송 △인공지능(AI) 기반 통합관제플랫폼 구축 및 스마트 화재 대응 등이다. 세부적으로 상시 화재탐지 및 진화 기술은 드론이 비행 감시 중 화재가 발생하면 소화탄 투척 및 소화기 동시 살포로 초동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화·구호물품 배송은 산불 진압 시, 식수 등 구조물자가 부족할 경우가 있으나 구호 물품 배송으로 구호물자 지원은 물론 야간 화재시 진압로 조명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원거리 비행이 가능한 KT네트워크를 활용해 항공무선망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실증할 예정이다. 특히 KT는 국내 최고 수준의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 운영, 관제센터를 활용한 24시간 실시간 감시, 경찰·소방서와 같은 공공기관과 서버 연동 등 안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실제로 KT는 원주시와 지난 2022년 활용해 산불을 사전 감지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성환 KT 서부법인고객본부장 상무는 “KT는 인천 서구와의 본 실증사업을 통해 드론의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과 지자체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KT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안전 분야의 디지털혁신에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유럽 가는 티웨이항공, 재무 상태 ‘이상 無’…관건은?

유럽 노선 취항을 앞두고 티웨이항공이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 신규 장거리 노선 운항을 시작할 경우 예상 밖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상쇄할 방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총계가 1조1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 9830억원보다 13.7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자산 총계는 1조2552억원으로 20.41% 증가했다. 결손금이 740억원 가까이 줄었고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 금융 상품이 2541억원으로 37.85%나 급증하는 등 자본 총계 수치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같이 긍정적인 수치가 나온 것은 전략적 노선 운영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긴 덕이라는 평가다. 비수기 시즌과 경쟁 심화 노선은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현재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노선을 확대하며 공급 우위를 선점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고, 시장 분석을 통한 적절한 운수권 획득으로 5자유 수요를 유치하는 노선도 개설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변동을 다각도로 모니터링 해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목표로 경쟁적인 운임으로 대응하며 조기 수요 선점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적극적인 부정기편 운항을 통한 기재 가동률 극대화, 신규 판매채널 개발, 여객 니즈에 부합하는 부가 서비스 개발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호주 시드니와 싱가포르 노선에 A330-300 기재를 투입하고 있고 6월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여객기 5대를 임차해 파리 노선에 취항하는 등 제반 상태만 놓고 보면 티웨이항공은 객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LCC)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게 되는 만큼 임차료·유류비·판관비·정비비 등 각종 비용 지출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 취항을 2022년 중에 하고자 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미뤘고, 오는 5월부터 운항을 개시한다. 그러나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항에서 중간 급유를 하고 나서 비행을 재개한다. 차제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더욱 먼 거리까지 운항할 예정인데, 유사한 방식으로 다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국제 정세 악화·유가 및 환율 변동·자연 재해 등과 같은 불안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티웨이항공이 편도 10여시간 걸리는 유럽이나 호주 등 장거리 노선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3명 추가 편조로 운영할 체급은 돼야 한다"며 “승무원들의 피로도 관리 등 고도의 운영 기술도 요구된다"고 평했다. 이어 “항공 동맹체에 가입해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外人 팔자에 휘청이는 네이버, 치지직 안고 부활 기대감

외국인투자자들이 네이버에 대한 증권가의 저평가 전망 속에서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와 자동차주 등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주의 단기 수급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네이버 주식을 2347억원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9396억원을 순매수 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네이버의 주가도 변동성이 커졌다. 네이버는 지난 한 달간 6.67% 하락했다. 지난달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와 오픈 인공지능(AI)의 GPT스토어 출시로 23만원대까지 반등했지만, 현재 20만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의 사상 최대 실적도 주가를 움직이긴 힘든 모습이다. 앞서 네이버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2일 9.38% 급등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상승폭을 반납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6706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17.6%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으로 같은 기간 14.1% 증가했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는 외국인의 저PBR 종목 쏠림 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은 PBR가 1.4배 수준에 달하는 네이버를 1개월 간 팔아치웠지만, 현대차(0.6배)나 KB금융(0.5배) 등은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단기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2분기 이후 수급 현황 개선과 함께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된 광고와 커머스 추천 등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네이버를 향한 투자심리도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유저 개인의 구매 내역, 검색, 콘텐츠 소비 등의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엄청난 개인화된 슈퍼 플랫폼이 될 수 있는데, AI를 통해 이를 조금씩 구현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간거래(B2B) AI 사업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클로바와 같은 서비스가 공개되고 있고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한국은행 등과의 레퍼런스가 쌓이고 있어 관련 성과도 점차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숏폼 콘텐츠 '클립'과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네이버는 이달 말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치지직의 서비스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치지직은 전일부터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치지직스튜디오 접근과 방송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간 네이버는 심사를 통과한 스트리머에게만 치지직 방송권한을 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치지직 채널 수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치치직 등 사업군을 넓히면서 비용효율화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비용효율화가 진행 중인 만큼 이익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네이버의 올해 추정 PER 26배는 역사적으로도 낮은 수준으로 판단되고,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이 크게 변동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여전히 계속 매력적인 가격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자화전자, EB 발행으로 2세 승계 마무리되나

코스피 상장법인 자화전자의 승계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행한 교환사채(EB)의 콜옵션을 활용해 창업주 2세가 최대주주에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화전자는 20일 375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며 만기일은 2029년 2월 20일이다. 교환대상은 자화전자 보통주 106만9350주다. 오는 3월 20일부터 2029년 2월 13일까지 교환을 청구할 수 있다. EB는 교환을 청구하면 구주를 지급하는 구조의 사채다. 신주를 새로 찍어 지급하는 전환사채(CB)와 달리 자본금의 증가가 없고 회사 입장에서도 신주 발행이 없으니 비용 부담이 적다. 교환사채는 포커스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에이원자산운용, 라이노스운용 등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21곳이 인수한다. 자화전자는 교환사채 발행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채무상환과 원자재 구매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EB가 주목받는 이유는 옵션 때문이다. EB 375억원 중 112억5000만원에는 자화전자가 지정하는 자가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이 있다. 콜옵션은 오는 5월 20일부터 2026년 2월 20일까지 3개월마다 행사 가능하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32만805주의 자화전자 자사주를 받는 구조다. 자화전자는 이번 공시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제3자를 '미정'이라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찬용 사장 본인이 되거나 김 사장이 보유한 개인회사가 그 대상자가 되리라고 보고 있다. 자화전자는 창업주 김상면 회장과 아들인 김 사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18.51%에 달하지만 김 사장은 2.67%에 불과하다. 추가로 김 사장은 개인회사를 통해 자화전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초경합금분말 및 소재부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나노테크(9.19%)와 경영 컨설팅 전문업체 미래안코리아(5.92%) 등 두 곳의 비상장법인을 통해 자화전자의 지분을 17.78% 보유했다. 만약 김 사장이나 나노테크, 미래안코리아 등이 이번 EB의 콜옵션을 행사하면 자화전자에 대한 김 사장의 지분율은 19.23%로 올라 김 회장을 넘어서게 된다. 한편 자화전자는 최근 흑자전환에 이어 애플향 매출 기대감에 증권가가 주목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화전자에 대해 “올해 매출 8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연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북미 고객향 공급 모델이 2개로 증가해 물량 확대로 본격적인 성장 구간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암환자가 퇴원”…의료대란에 환자들 ‘분통’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서울 시내 대형병원 곳곳에서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각 병원 전공의가 근무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곳곳에서 수술과 입원이 연기되고, 퇴원은 앞당겨지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현재 의료원 전공의 사직 관련으로 진료 지연 및 많은 혼선이 예상됩니다. 특수 처치 및 검사가 불가한 경우 진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에 앞서 수술 일정을 조절했고, 과별 상황에 맞춰 추가 조정하고 있다. 안과 등은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외래 진료를 대폭 줄였다. 이미 환자들에게도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진료를 재예약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세브란스병원 내부적으로는 전공의 이탈로 향후 수술 일정을 50% 정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성모병원 등과 함께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병원으로 꼽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응급·중증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당장 21일부터는 수술 일정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오는 26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한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암 수술 전부터 취소라니, 암 환자는 암을 키우라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환자의 중증도나 응급도를 고려해 입원과 수술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 각 병원은 수술이 연기·축소된 데 따라 신규 환자의 입원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일부 진료과는 환자들의 퇴원을 다소 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자들의 불안은 극심하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보호자는 “어머니가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아 서울시내 '빅5' 병원에서 수술 일정을 잡기 위한 검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당장 검사도 못 받게 생겼다"며 무기한 연기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한 암 환자의 보호자는 퇴원 수속을 밟고 있다고 했다. 이 보호자는 “파업 때문에 정상적 진료가 힘들어 인근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하고, 다음 달 다시 입원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암을 진단받아 수술을 잡아야 환자는 물론이고, 암 의심 소견을 받고 병원에 추가 검사를 예약한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검사가 남아있는 만큼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속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미 병원 현장이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곳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6개월간 수술을 기다린 환자들의 수술 예약이 취소된 사례도 나왔다고 한다. 의료연대는 “신규 입원환자를 받지 않고 환자의 퇴원 일정을 앞당기는 등 환자들의 입원을 제한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병동은 '재원 환자 0명'으로 병상을 비운 상태라고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통해 환자 불편 사례를 취합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34건 중 수술 취소는 25건, 진료 예약 취소는 4건, 진료 거절은 3건, 입원 지연은 2건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신고 사례 중에는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휴직까지 했으나, 입원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전공의 업무공백을 교수들이 채우고 있어 벌써부터 피로도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제3지대 빅텐트, 11일만 결국 해체…이준석·이낙연 ‘각자도생’

제3지대 빅텐트를 구축했던 개혁신당이 통합 11일 만에 결국 해체됐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선거 지휘권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다가 '각자도생'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0일 오전 이낙연 대표는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 통합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이 발표한 합당 선언이 11일 만에 파기된 것이다. 통합 개혁신당이 출항 초반에 좌초함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양당에서 맞서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제3지대의 총선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다시 새로운 미래로 돌아가겠다"며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면서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사과했다. 그는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처리됐다"며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고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통합은 좌초했지만,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의 합당 철회 선언 이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며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자기 확신에 오만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했던 것은 아닌지"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면서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일을 하겠다. 개혁신당은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며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실망한 유권자에게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주기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따로 노력하게 된 이낙연 대표 및 새로운미래 구성원들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에 합류한 나머지 여러 구성원은 우리와 뜻을 같이한다"며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금태섭 대표, 이원욱·조응천 의원과의 통합 유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양측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문제에 이어 선거 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전권 위임하는 안건 처리를 두고 내홍을 겪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선거 지휘권을 갖는 안건이 의결되자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며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가치관과 지지층이 다른 세력이 급히 합당한 것 자체가 근본적인 이유로 예정된 결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개혁신당이 합당 철회를 선언한 것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신당 파탄을 보면서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란 고사성어가 떠올랐다"고 게재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길이 다른 세력들이 함께 가기에는 서로 융합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고 말했다. 방탄불상용은 얼음과 숯이 서로 같이할 수 없다는 의미를 지닌 고사성어로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당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을 얼음과 숯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아무튼 재미있는 총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황주호 한수원 사장 “2030년부터 사용후 핵연료 저장 포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030년부터 한빛, 한울, 고리 원전 순서로 습식 저장조가 포화하는 등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의 포화가 임박해 저장 시설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히면서 국회 계류 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황 사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 촉구' 브리핑에서 “탈원전을 하든 친원전을 하든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필수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울진·영덕·영일, 안면도, 굴업도, 부안 등 과거 9차례 부지 선정 실패의 반복이 우려된다"며 “공모 절차, 주민투표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은 방폐장 건설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원전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는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지난 2015년부터 원전 작업복 등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전용 처리장은 경북 경주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는 각 원전 안에 있는 수조인 습식저장조에 보관되는 방식으로 주로 처리되고 있다. 2030년 한빛 원전, 2031년 한울 원전, 2032년 고리 원전 순으로 원전 내 수조가 가득 차게 된다. 황 사장은 “국내 원전 25기에 이미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 1만8600톤을 포함해 (추가 건설 원전을 포함해) 총 32기의 총발생량 4만4692톤의 처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임시방편으로 한수원이 고준위 방폐장 건설 방침이 확정되기 전까지 원전 부지 안에 고준위 폐기물 건식 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원만히 추진되려면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수조 포화가 다가온 한빛·한울·고리 원전 부지 야외에 각각 사용 후 핵연료 건식 저장시설을 지어 2030년 무렵부터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는 자칫 이 같은 시설이 영구 방폐장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황 사장은 “핀란드가 2025년 세계 최고 고준위 방폐장을 운영할 예정이고, 일본과 독일도 부지 선정 중인 것을 비롯해 원전 운영국들은 우리보다 앞서 방폐물 처분 시설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원전 상위 10개국 중 부지 선정에 착수하지 못한 국가는 한국과 인도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고준위 방폐장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EU)의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자칫 국내 제품의 유럽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고준위 방폐장 마련을 골자로 한 고준위 특별법 제정안은 여야에 의해 각각 국회 관련 상임위에 발의된 상태다. 여야 모두 건설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핵심 쟁점인 시설 저장 용량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고준위 방폐장 수용 용량을 원전 '운영 기간 발생량'으로, 야당은 '설계 수명 기간 발생량'으로 주장하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제정안의 자동 폐기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이번 국회를 넘길 경우 고준위 특별법 마련에 다시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尹 “의사, 국민생명 볼모로 집단행동 안돼…2000명은 최소한 확충 규모”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일부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데 대해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전공의 사직 등 집단 휴직이 예고되면서 수술이 축소되거나, 암 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료 개혁에 대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라며 “그러한 차원에서 국가는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군인, 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부가 내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겠다고 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며 허황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2000명으로 발표한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의료계와 협상을 거쳐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일각의 전망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의료개혁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의료개혁이 시급한데도 역대 어떤 정부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30년 가까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 분야 인력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지역 필수의료도 함께 붕괴했다"며 “지역 필수의료 체계 붕괴는 지역에 사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위험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단 1명도 늘리지 못했다"며 “의사 증원만으로 지역 필수의료 붕괴를 해결할 수 없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의사 증원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금까지 의사 증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지난 30여년 동안 실패와 조절을 거듭해 왔다"며 “이제 실패 자체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서울대 의대 정원은 현재 한 학년 135명이지만 40년 전인 1983년엔 무려 260명이었다"며 “정원이 더 많았던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분들이 뛰어난 역량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며 “의학교육에 더 필요한 부분에 투자와 지원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의료 역량은 세계 최고이지만, 환자와 국민이 지역에서 마주하는 의료서비스 현실은 너무나 실망스럽고 어떻게 보면 비참하기 짝이 없다"며 “의료인들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의료개혁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의료인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사법리스크 경감 등 정부의 지원 대책을 거론하며 “여러분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책임지고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와 관련, 곧 2023년도 합계출산율이 발표된다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한번 숫자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즉효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근본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서 저출산 정책을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의 양육·고용·주거 불안을 언급하며 “확실하게 피부에 와닿는 대책이 아니라면 어떤 정책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출산과 양육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발굴해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일부 기업이 파격적 규모의 출산 장려금 등을 지급하는 데 대해 “정말 반갑고 고맙다. 정부도 보고만 있지 않겠다"며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부위원장을 새로 위촉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향해서는 “비상한 각오를 갖고 저출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부위원장을 비상근직에서 상근직으로 바꾸고, 직급과 예우를 상향시켜 국무회의에 참석시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봄철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엘니뇨와 같은 이상 기후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계절 관리제' 외에도 더 강도 높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생 토론회를 이어온 윤 대통령은 “올 한해 계속 이러한 방식의 민생 토론회를 통해 부처 간 벽을 허물고 손에 잡히는 민생 과제를 중심으로 부처 보고와 토의를 진행하겠다"며 “국민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면 어디든지 직접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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