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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94%, 비싸서 중위소득가구도 못 산다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아파트는 100채 중 6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55.0으로 집계됐다. 전년(47.0)보다 8.0포인트(p) 상승했다. 매년 연도별로 산출되는 주택구입물량지수는 중위소득과 자산을 활용해 총부채상환비율(DTI) 25.7%의 '표준대출'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 범위를 나타낸다. 이 지수가 55.0이라는 것은 중위소득 가구가 전체 100채 아파트 중 가장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55번째 아파트까지 구입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전국 주택구입물량지수는 2012년 최초 통계 작성 당시 64.8을 기록한 후 추세적으로 하락해 2021년 44.6까지 떨어졌다가 2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6.4로 집계됐다. 중위 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가격 수준의 아파트가 6%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년(3.0)보다 올랐지만 10년 전인 2013년(27.4)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종은 2022년 50.4에서 지난해 43.7로 하락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수가 내렸다. 경기(44.4), 제주(47.4)도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2채 중 1채에 그쳤다. 이어 부산(50.7), 인천(52.3), 대전(58.1), 대구(65.1), 광주(68.3), 울산(73.8), 충북(80.4), 전북(82.7), 강원(84.7), 충남(87.7), 전남(87.9) 등의 순이었다. 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91.6)이었다. 또 서울의 중위 소득 가구가 중위 가격 아파트를 구입하면 소득의 약 40%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4.6으로 전분기(67.3)보다 2.7p 하락했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DTI 25.7%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을 표준대출로 가정했다. 이 지수가 64.6이라는 것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소득의 25.7%)의 64.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89.3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점차 내렸다. 집값이 떨어지고 금리도 정점을 찍은 후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22년 4분기 연 4.73%에서 지난해 4분기 연 4.40%로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6.0으로 집계됐다. 전분기(161.4)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소득의 약 40%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부담한 셈이다. 세종은 104.2로 서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100선을 웃돌았다. 경기(84.3), 제주(76.4), 인천(67.5), 부산(67.2), 대전(64.6), 대구(58.6), 광주(54.7) 등은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어 울산(48.8), 경남(40.1), 강원(38.1), 충남(36.0), 충북(35.6), 전북(33.4), 경북(30.8) 등이었다. 전남은 29.6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분석] 에너지업계가 위험하다…커지는 ‘전기본 불신·무용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초안) 발표가 결국 3월도 넘겼다. 관가와 업계에서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발표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발표에서 계속해서 미뤄지는 배경으로 전기본 수립 실무 위원들이 수요전망 작업이나 무탄소 전원 비중, 에너지믹스 구성에 막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이 제기돼 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발표 시점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주도의 일방적 계획 수립으로 에너지업계의 사업준비와 운영 측면의 현실적 여건이 고려되지 않는 구조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전기본에 포함되지 않았던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집단에너지 설비를 11차 전기본에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산업부 측은 “집단에너지는 허가 시 발전사업 허가도 함께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가 전체 전력수급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집단에너지도 발전 부문에 있어서는 전기본에 부합한다"며 “현재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LNG 발전기 신‧증설 신청용량이 전기본 상 필요한 공급용량을 초과하는 상태로, 안정적인 전력수급 유지를 위해 열수요 대비 발전용량의 적정성 등을 신중히 고려해 용량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1차 전기본 수립과 연계해 집단에너지 허가방안을 검토하고,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현재 LNG 발전설비 용량이 포화한 상황에서 신규 수요를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20%가 넘는 LNG발전량 비중은 10차 전기본에서는 2036년 9%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급격한 LNG 발전비중 축소로 가스공사의 장기 LNG 수급계약에 악영향을 초래해 전력도매가격(SMP) 폭등 현상이 재차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LNG발전 축소를 감안해 열병합발전 등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민간 에너지업계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전기본과 무관하게 집단에너지사업법만 통과하면 발전사업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정부가 이같은 계획이 있었다면 진작 업계에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업자 입장에선 수년간 부지개발과 투자 등을 계획하고 있다가 매번 통보식으로 날벼락을 맞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단 열병합업계의 설비 증설계획은 1GW(기가와트) 수준으로 원전 1기 수준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타 발전원의 용량이 늘어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이럴 경우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허가를 못 받을 것 아닌가"라며 “그렇다고 정부에 반발하면 사업에서 배제하는 강압적 방식이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역할은 수요전망(Outlook) 등 제시, 시장 및 제도 개혁, 송전망 확장 등 공적인 영역에 제한돼야 한다"며 “발전사업은 정부의 전망에 따라 사업자들이 알아서 설비를 건설하고 입찰 시장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발전사업 허가도 정부가 아닌 독립적 전기위원회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LNG발전과 집단에너지 뿐만이 아니다. 민간과 공기업이 함께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동해안 지역 석탄화력발전사들은 정부의 계획을 믿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재 송전망 확충 지연과 투자비, 정산 축소 등으로 고사위기에 처했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26년까지 이 구간 송전망을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전사업자들의 손실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7월까지 발전소를 최대 30%까지만 가동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이래서는 건설 등 투자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원리금 상환, 고정비 회수 차질은 물론이고 인건비 지급 등 운영자체가 불가능해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 석탄발전소들은 어려운 입지를 찾아내 주민들을 설득, 간신히 부지를 찾아내어 건설했다. 건설비를 추가로 들여 간신히 착공을 하게 된 만큼 발전소 건설비가 과거 공기업들의 표준건설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지게 됐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는 약속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통상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총괄원가에 기반한 적정 투자보수를 보장해줬다"며 “그런데 상황이 급변하니 정부는 언제 다 보장해준다고 했냐는 식이다. 여름과 겨울철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는 석탄발전을 풀가동하다가 봄철이 되면 상한제약을 건다. 그런데다 송전망 부족에 신규 원전 진입으로 가동까지 제대로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거 전기본 수립에 참여했던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현재 수립 중인 11차 전기본도 송전망 부족, 낮은 전기요금, 발전 총괄원가 보상 등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하지 않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만 검토되고 있다"며 “특히 급격한 전력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어려운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어 그동안 전기본의 오류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 학장은 “정부가 대규모 발전사업 계획 수립·인허가 권한을 민간에 내어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정치권과 대통령실도 국정과제로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전력시장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무관심해 보인다. 결국 업계가 직접 국회에 입성해 정치권을 설득하고 법안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 또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시공 넘어 운영까지, 건설업계 데이터센터에 꽂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사업 전반을 다루면서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업자)로서의 사업영역을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에 집중됐던 건설 디벨로퍼 영역을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다수의 정보통신 데이터를 일정 공간에 모아 통합운영 관리하는 시설이다. 안정적 전력공급과 통신연결, 냉각설비, 보안시스템이 요구돼 일반 건축공사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높다. 이 때문에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일대에 '에포크 안양센터'를 준공, 데이터센터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에포크 안양 센터는 지하 3층~지상 9층 총 40MW(메가와트) 용량 규모의 시설로 약 10만대 이상 서버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2만2500㎡ 수준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곳을 말한다. 10년 전부터 데이터센터를 시공해 온 GS건설은 에포크 안양센터 준공으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 등 총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연면적으로는 총 약 40만㎡에 달해 건설사 데이터센터 최다 준공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 데이터빈과 협업해 데이터센터 필수 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열을 방출하는 효율이 공기·물로 냉각하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어서 전력 소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설계부터 시공, 장비 공급, 핵심 인프라 설치까지 일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삼성물산은 기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2020년 사내 스마트데이터센터그룹을 구성하는 등 사업을 확장한 가운데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기업 디지털 엣지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조원 규모로 SK에코플랜트는 개발부터 EPC(설계·조달·시공)까지 책임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신사업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사업을 낙점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데이터센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데이터 산업의 전후방 역량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업 및 연계 사업의 시너지 등을 고려하며 다양한 사업기회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향후 전망이 밝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5조원에서 연평균 6.7%씩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도 작년 말 국내 데이터센터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15.9%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소음, 열섬현상, 전력과부하 등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사업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GS건설이 지난해 11월 추진해 온 경기 일산서구 덕이동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건설 반대 현수막 설치, 탄원서와 민원 제기, 고양시청 등에 대한 항의 전화 등 집단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는 지역마다 주민반발이 강하게 일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22대 총선 부동산 공약]① 전세사기 ‘與 처벌 VS 野 구제’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전세사기와 관련해 '처벌 강화'과 '피해자 구호'에 각각 방점을 찍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총선 공약집을 펴내 전세사기 대책과 관련한 공약을 제시했다. 피해자 구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초년생 등 전세사기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는 슬로건이다.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간주하고 선보상 방식의 피해자 일상회복 추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금반환채권 매입 등 책임 강화 △ 피해자 중심의 종합구제대책 입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을 확대하는 한편 피해자 참여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신탁사기피해 주택에도 주택 인도소송 유예 및 중지, 공공매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다가구주택 피해자들의 공공매입을 확대하는 한편 전세사기로 인한 파산 또는 개인회생신청 등에서 금융거래 불이익을 방지하도록 해주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어 우선 변제금 적용 대상인 소액임차인 기준 확대, 지자체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감독 강화, 전세사기 피해 주택 소유를 위한 협동조합 설립 시 지자체 지원 근거 마련 등도 약속했다.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 구제 후 회수'(선구제 후구상권 청구)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 구제 후 회수'는 피해자의 보증금을 빠르게 반환하고 나중에 회수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통과됐고, 피해자들은 금융지원과 함께 경·공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 민주당은 이같은 특별법이 실질적으로 피해자 모두를 구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개정을 통해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 2월 단독 의결로 본회의에 '선 구제 후 회수' 등을 포함한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바 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하고, HUG 등이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어 쉽게 통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선구제 후구상권 청구' 주장이 관철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펴낸 22대 총선 공약집에 전세사기와 관련한 내용을 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특별법만으로 전세사기 피해 대책을 세웠으므로 잘 집행하면 된다며 야당의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개정안으로 인해 상당액의 혈세가 회수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악성임대인 채무를 세금으로 대신 갚이주는 꼴이 된다는 입장이다. 특별법상 피해자로 인정받은 이들이 약 1만3000명 정도로, 평균 보증금 1~2억원인 점을 계산하면 최소 1조2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이 드는 등 국고가 낭비된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일부 후보는 전세사기범의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당 차원에서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보다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3법을 손질해 전세사기에 악용되는 부분을 잡겠다다는 입장을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야당의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로 인정받기도 힘들지만, 인정을 받더라도 다가구주택 피해자 등은 전세대출 빚을 빚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는 등 제대로 구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호소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구제라는 것이 사실 최우선변제금을 못 받는 후순위 피해자들로 한정해 보증금의 약 30%를 지원해준다는 취지인데 '구제'라는 인식이 강해 보증금 전액을 보상해준다는 국민적 오해가 있다"며 “선순위 피해자는 경공매 절차를 통해 보증금 상당 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 세금이 온전하게 투입되는 것이 아닌 만큼 조속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총선 격전지, 이곳] 경기 수원정 ‘교수 출신 신인 간 격돌’…역사학자 김준혁 vs 범죄학자 이수정

경기도 수원정 지역구는 경기도청사가 자리해 있는 '반도체벨트 심장'으로서 4.10 총선의 대표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수원정 지역구의 이번 총선은 방송을 통해 각각 이름을 알린 '정조대왕 역사 전문가'와 '범죄 프로파일러 전문가'의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사학자 김준혁 한신대 교수, 국민의힘은 영입인재 1호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내세웠다. 양 후보는 교수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무기로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지역구 탈환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이수정 교수를 일찌감치 링 위에 올렸다. 이 교수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민주당에선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이 지역구 현역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김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정당혁신위원을 맡았고 '친이재명' 계 인사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통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원정은 경기도 판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역이다. 평균 연령이 38.7세로 젊은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그간 진보세가 강한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 돼 왔다. 수원정은 5선의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제19대까지 내리 3선한 곳이다. 김진표 의장이 19대 의원이었던 2014년 경기도지사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해 치러진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광온 현 의원이 당선, 바톤을 이어받아 제20·21대까지 3선하며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지역이다. 김진표 의장은 수원정 인근 수원무 지역의 제20·21대 총선에서 당선돼 5선했다. 하지만 경기도 지역에서 소득 수준·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면서 보수세도 빠르게 강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각 당 후보로 경쟁, 박빙 승부를 벌인 끝에 동률의 접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다만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3%포인트 앞섰다. 김준혁 후보는 정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역사학자로 전국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광교신도시 추진단을 비롯해 수원화성·행리단길 관광상품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 등 지역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이름을 알려온 것으로 평가된다. 김 후보는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유치 및 인동선 조기개통 △영통소각장 신속 이전 및 광교 바이오 네트워크 구축 △영통 태양광 시범도시 추진 △영통문화예술회관 건립 등을 주요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수정 후보는 당의 요구에 따라 민주당 강세 지역인 수원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정은 이 교수가 25년을 몸담은 경기대 후문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경기 남부 벨트가 전체 수도권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수원 탈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 후보는 주요공약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및 강남고속도로 신설 △영통소각장특별법 추진 △△영통 반도체 인재양성 교육특구 신설 및 고교 학군개편 △영통구복합청사 건립 등을 내걸었다. 두 후보는 공통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서울지하철 3호선 추진계획과 관련해 공방전을 벌이고 있고 영통소각장 이전 문제에서도 각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두 후보는 설화(舌禍)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수원 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하며 여성비하 또는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뒤 대통령의 물가 인식 관련 논란을 빚자 이를 두둔하는 '대파 한 뿌리 가격' 발언을 해 입방아에 오르자 사과했다. 두 후보의 이같은 설화들이 어떻게 표심으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곳에선 김 후보의 우세 속에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신문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3~25일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 49.7%, 이 후보 4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JTBC가 의뢰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타보이스'가 지난 25~26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 44%, 이 후보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알앤써치'와 '메타보이스' 등 두 여론조사는 수원정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각 503명과 504명 대상 전화자동응답(ARS)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2.9%와 10%였다. 표본오차는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中 3월 제조업 PMI ‘경기 확장’…반년만에 50선 웃돌아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년 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경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1일 자국의 올해 3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1.7 상승한 50.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집계치 중간값인 50.1보다 크게 웃돈 수치다.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작년 9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2를 기록했으나, 이후로는 49.5(10월)→49.4(11월)→49.0(12월)→49.2(2024년 1월)→49.1(2월)로 5개월 연속 경기 수축 국면을 이어왔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PMI는 51.1(전월 대비 0.7 상승), 중형기업 PMI는 50.6(1.5 상승), 소형기업 PMI는 50.3(3.9 상승)으로 모두 기준치를 상회했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 생산 지수(52.2, 전월 대비 2.4 상승)와 신규 주문 지수(53.0, 전월 대비 4.0 상승), 납품 지수(50.6, 전월 대비 1.8 상승)는 모두 기준치 50을 넘겼으나, 원자재 재고 지수(48.1, 전월 대비 0.7 상승)와 종업원 지수(48.1, 전월 대비 0.6 상승)는 상승세에도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올해 3월 중국의 비제조업 PMI는 지난달보다 1.6 상승한 53.0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PMI는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중국의 비제조업 PMI는 지난해 3월 58.2로 정점을 찍은 뒤 56.4(4월)→54.5(5월)→53.2(6월)→51.5(7월)→51.0(8월)으로 줄곧 하락세였다가 9월 51.7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10월 50.6으로 한 달 만에 1.1이 하락했고, 11월에는 50.2로 더 떨어졌다. 12월엔 50.4, 올해 1월엔 50.7, 2월 51.4로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밸류업 수혜’ 증권·보험株 옥석가리기 심화할 듯

증권주와 보험주가 최근 급락세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주와 보험주는 배당기준일이 다가오면서 점차 하락했다며 실적과 주주환원책을 바탕으로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 5거래일 간 각각 9.51%, 7.24%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도 각각 6.20%, 4.84%, 4.30% 하락했다. 보험주 흐름도 증권주와 마찬가지다.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은 25일부터 29일까지 각각 11.54%, 9.46%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각각 8.79%, 4.75% 떨어졌다. 증권주와 보험주가 하락한 이유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테마 효과를 누리면서 단기간 급등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권주와 보험주의 배당기준일과 배당락이 다가오면서 투심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실제 삼성화재의 배당기준일은 27일이었다.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배당기준일은 29일이었다. DB손해보험은 28일이 배당락일이었다. NH투자증권은 28일, 미래에셋증권은 29일이 배당기준일이었다. 배당기준일은 주주가 배당받을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는 날을 뜻한다. 통상 배당 기준일 다음 날에 전날의 주가보다 배당금만큼 하락하는 흐름을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타임라인이 4분기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대감과 주가의 양호한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주와 보험주는 배당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생명보험 업종의 경우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중단, 환급률 가정 조정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손해보험도 실적 감소 가능성과 자사주 활용 주주환원·분기 배당 등 연중 새로운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발표하긴 사실상 불가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주는 실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시 소외될 우려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중이다.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악화가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평가다. 증권사들이 연이어 주주환원책을 통해 주가 부양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주의 경우 꾸준한 실적 개선세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부동산 PF 리스크가 적은 곳의 주가가 차이가 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와 보험주가 대부분 배당기준일을 지난 만큼 배당락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보험주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 감소에 따른 배당가능재원 증가 기대감이 있지만,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이나 중간배당 등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급하게 투심이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전자·철강업계, 전력산업기반기금 요율 인하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정부가 전력 요금에 대한 추가 부담금 수준을 내년 중순까지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 부채 수준이 아직까지도 심각해 3분기 요금 인상이 유력해 전력 다소비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오히려 현재보다 더 많은 전기 요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7일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부담금 정비·관리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국은 연간 2조원에 이르는 32개 부담금을 폐지 또는 감면해 국민과 기업들의 짐을 덜어준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 정부는 전기 요금에 포함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 부담금 요율을 2년에 걸쳐 1%p 낮춘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력기금 요율은 3.7%인데 올해 7월 전기 요금의 3.2%로, 내년 7월부터는 2.7%로 추가 하향해 국가적으로 총 8656억원 가량의 요금 인하 효과가 따를 것이라는 게 당국의 계산이다. 준조세로 분류되는 전력기금은 2001년 도입된 제도로, 전력 산업의 지속 발전과 기반 조성에 쓰일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징수율은 6.5% 이내에서 정해지며 2005년 12월 이후 약 18년 간 3.7%가 유지돼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전기료로 연간 100만원을 납부했다면 정부에 추가로 3만7000원을 낸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국내에서 1만8412GWh을 사용해 한전에 1조746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으로 전해진다. 또 전기로 활용도가 높은 현대제철은 전력비·연료비로 2조6231억원을, 동국제강은 1조8445억원을 지난해 전력비로 지출했다. 하지만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부채 수준이 아직도 200조원 수준으로 심각해 내달 총선 이후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도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 총계는 202조45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이자만 해도 7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이유로 한전과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료 인상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력 다소비 업종인 전자업계와 철강업계는 정책 당국의 요율 인하 방안을 환영하면서도 사실상 조삼모사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기료를 올리면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가 없거나 더 내게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전기료 인상은 정부 정책인 만큼 따를 수 밖에 없고, 자체적으로 전기 사용량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전기료 인상은 최소 수준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에너지 비용이 꾸준히 늘어왔다"며 “전기료가 얼마나 오를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재차 인상이 이뤄진다면 판가 반영도 쉽지 않아 재무 부담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료를 올리면 요율 조정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바이오 버리고 대주주 바꾸자”…사료회사로 돌아가려는 카나리아바이오

“대주주도 바꾸고 다시 사료회사로 돌아가야 회사가 살아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자본잠식으로 거래 정지 중인 카나리아바이오의 나한익 대표가 우울한 소식을 주주들에게 전했다. 3월 29일 열린 카나리아바이오의 주총장에서의 발언이다. 회사를 2022년도 초 상황으로 되돌려야 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 같다는 전망이다. ◇나한익 대표 “주가 20만원 간다는 발언은 실수" 이날 카나리아바이오는 충남 천안의 모 예식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와 감사인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일부 주주들이 SNS 등을 통해 주총장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겠노라 예고하기도 했지만 실제 카나리아바이오의 주총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가 의장석에 자리해 주총 안건인 재무제표의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이사와 감사의 보수한도 등을 처리했다. 주총이 끝난 뒤 진행된 주주간담회에서 개인 주주들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먼저 한 주주는 “나 대표가 주가 20만원까지는 오를거라 한 말을 믿고 전재산을 투자했다"며 “현재 주가 900원대에 거래 정지 중인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나 대표는 “주가 20만원 발언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나 대표는 지난해 4월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임상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으며 카나리바아이오는 주당 20만원이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당시 공언은 모두 허언이 됐다. 현재 카나리아바이오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것은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임상에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6일 카나리아바이오는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가 신규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임상 지속을 위한 유의성 관련 수치(P value)를 달성하지 못해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일로 1456억원 규모의 오레고보맙 무형자산 가치가 크게 훼손되면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해 결국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 상황이다. 자본잠식률은 386.8%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이와 관련해 주가 994원에 거래 정지 중이다. ◇“최대주주 교체해야 가능성 있을 듯" 다른 한 주주는 “회사가 상장폐지 되지 않고 살아날 가능성이 얼마나 되고 그를 위해 어떻게 해야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나 대표는 우선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나 대표는 “한국거래소가 최대주주의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이는 대표 입장에서 추진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카나리아바이오를 둘러싼 사법적인 리스크 해소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현재 카나리아바이오의 지주사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최대주주인 신재호 국도상사 대표와 검찰로부터 '주가조작 일인자'라로 불리는 이준민 고문 등은 구속 중이다. 이창현 카나리아바이오 공동대표도 최근까지 구속된 상태였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이들은 카나리아바이오뿐만 아니라 에디슨EV(스마트솔루션즈) 주가조작 등으로 기소된 뒤 지난해 7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거래 재개 위해 '오레고보맙' 분할 필요" 이어 나 대표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 사업(오레고보맙)을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자산이 손상차손으로 크게 훼손되면서 결국 회사의 재무상태를 악화시켰기에 필요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손상이 발생한 자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 기존 회사를 회생시키는 것은 이미 선례가 있다. 지난 2021년 코스닥 상장사 OQP(현 휴림에이텍)는 보유 중이던 오레고보맙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자, 오레고보맙을 K-OTC 등록사인 두올물산(현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옮겨 재감사를 통해 회생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도 인적분할을 통해 OQP의 주주들을 두올물산에 '복사'하는 과정을 거친 바 있다. 반면 당시와 지금은 차이가 있다. 특수관계인 다수가 주가조작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 다른 코스닥 상장사나 K-OTC등록업체를 활용하기도 어렵다. 일부 주주들은 그동안 주가상승용 모멘텀으로 활용했던 오레고보맙을 거래가 되지 않는 비상장사로 옮겨야 한다는 것에 대해 큰 반발을 하고 있다. 현대사료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인수되기 전 시가총액은 1000억원 내외였다. 현재 카나리아바이오의 시총은 1873억원이다. 이에 대해 나 대표는 “이 과정이 진행된다면 회사는 카나리아바이오엠 피인수 이전인 '현대사료' 시절로 돌아간다"며 “그나마 이런 조치 이후에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투업계 “그룹 전체 동시다발 악재…해결 쉽지 않아" 이날 주총과 간담회를 진행한 나 대표는 지난해까지 주주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오다가 최근까지 개인사정을 이유로 소식을 전하지 않아 사퇴설까지 돈 바 있다. 이미 자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옛 MHC&C)의 대표에서는 물러났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사명이 같아 많은 주주들이 오해했다. 이날 열린 주총에 이창현 카나리아바이오 공동대표와 유철근 경영지배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주들에게 나눠 준 주총 보고서에서도 이들의 이름은 없었다. 회사 측은 오는 4월 1일 소액주주들과 간담회를 진행해 향후 계획을 더 자세하게 밝힐 예정이다. 주총장에서 만난 한 주주는 “주주는 열심히 달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회사가 거래재개를 위해 추진하고 보여준 조치는 아무 것도 없다"며 “침몰하는 배에 가만히 앉아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나 대표가 밝힌 향후 계획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카나리아바이오엠의 또다른 자회사인 세종메디칼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거래가 정지되는 등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해 수습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관련 세력이 재판까지 받는 상황에서 시장과 기관의 호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00대 기후테크 스타트업’ 모집

산업통상자원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인도-태평양 100대 기후테크(Climate Tech) 스타트업' 선정을 위해 후보 신청 접수를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IPEF는 공급망, 기후변화 등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미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 14개국으로 구성된 신(新)경제통상협력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100대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청정경제로의 조기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유망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유치 지원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혁신기술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100대 스타트업 순위는 오는 6월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정부 고위급 인사, 글로벌 대형투자사, 다자개발은행 등이 참석하는 'IPEF 청정경제 투자자포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100대 스타트업은 투자자포럼에서 글로벌 투자사들을 대상으로 소개 및 홍보돼 기업 기술력을 알릴 계획이다. 특히 상위 30대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사와 연계(매칭)되며 투자유치를 위한 발표(피칭) 기회도 별도로 부여된다. 신청을 원하는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홀론아이큐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4월 2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노건기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인도-태평양 100대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우리나라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높이고,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100대 기후테크 기업에 선정돼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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