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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석유화학 굴기’ 선언…K-석화 개편 ‘내우외환’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중국 비상령이 내려졌다. 가뜩이나 위기에 빠진 우리 석화업계가 구조개편 요구를 받고 있는 와중에 중국 정부가 자국 석유화학산업을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석화 굴기'를 선언하며 한국 석화산업 추월의 강한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석화업계의 추격에 맞서 우리 석화업계가 고부가가치 소재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는데 중국 정부가 자국 석화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스페셜티 소재 개발 및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해 국내의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29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공업정보화부(MIIT)를 비롯한 중국 정부 부처들은 최근 중국 석유화학산업을 올해와 내년 연 평균 5% 넘게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과학·기술 측면에서 혁신을 이루고 탄소 배출과 환경 오염도 줄인다는 목표도 밝혔다. 아울러 전기화학과 고급 폴리올레핀 같은 중요한 제품군에서 성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폴리올레핀과 전기화학 분야는 현대 산업의 필수 소재로, 폴리프로필렌(PP)과 합성고무 같이 다양한 형태를 구현하는 기본소재다. 전기화학도 반도체와 전자부품 제조 등에 필요한 고순도 화합물을 생산하는 분야이다. 그동안 두 분야에서 한국 석화사들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LG화학·DL케미칼 등 국내 석화기업들이 자동차 내장재와 전선 피복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용 합성고무를 고부가가치 소재로, LG화학은 동박적층판(CCL)과 비도전성 필름(NCL), 적층 필름(BUF) 등 반도체 칩·패키징용 소재로 개발·양산하며 시장 우위를 구축해 왔다. 그럼에도 중국의 석화산업 육성 계획은 국가의 막대한 기술 개발 지원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리 석화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동안 중국 석화사들도 폴리올레핀과 전기화학 소재를 생산해 왔지만 품질 면에서 한국에 열세였다. 그러나 물적·인적 자원을 동원해 중국 정부가 석화 소재 기술력 고도화의 의지를 드러낸 만큼 그동안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려는 우리 석화업계로선 위기감과 함께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 같은 현상이 석화산업에서도 가능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다행히 석화 수요 자체가 위축돼 있는 글로벌 시장 여건이 그나마 우리 석화업계에 시간 벌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선 안도를 주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석화업계도 기초 소재의 생산량 감축과 고부가가치 기술력 강화라는 양대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석화산업 육성 정책이 국내 석화업계의 구조개편 움직임 가속화와 함께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지원 논의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도 폴리올레핀과 전기화학 소재 자체를 생산하고 있어 이번 발표가 소재 물성과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중국도 감산에 나설 정도로 세계 석화 시장 자체가 공급 과잉에 빠져 있어 한국, 중국 관계없이 석화 소재 수요가 크게 증대되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석화산업 특별법)'의 조속 제정을 통해 정부의 직접 지원과 기술 개발 청사진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중국의 앞발 앞선 조치로 자칫 '국가 지원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걱정어린 지적도 제기됐다. 앞의 석화업계 관계자는 “최근 석화사와 정유사 간 합작법인(JV) 설립 방안이 해법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당국이 도와야 석화특별법 제정이나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조주완號 LG전자, ‘냉난방 공조’ 영토 확장 비결은 ‘현지화·R&D’

LG전자가 조주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냉난방공조(HVAC) 사업 글로벌 영토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현지화 전략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앞세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B2B 사업 역량을 강화해 회사 기본 체력을 기르겠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공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HVAC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가지난 12일 콩고공화국 브라자빌에 위치한 '마야마야 국제공항'에 고효율 수냉식 스크류 칠러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칠러는 냉매 순환을 통해 액체 열을 제거하고 이를 순환시키는 냉각장치다. 마야마야 공항은 노후화된 냉각 장비 교체가 필요했다. LG전자는 설계 역량, 맞춤형 생산 능력, 아프리카 주요 거점 서비스 조직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유지보수와 긴급 부품 공급까지 대응하며 새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에는 적도기니 LG전자가 바타 공항, 나이지리아 오군 공항 등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며 역량을 쌓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밖에 인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글라데시 다카, 멕시코 베니토 후아레스 등 공항에도 칠러를 공급했다. 중동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조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과 만나 네옴시티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설루션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 정부 측에 네옴시티 내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설루션을 공급하는 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네옴시티는 홍해 연안에 개발 중인 미래 신도시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탈(脫)탄소 국가 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미국에서는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원 규모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 공급을 확정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에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와 공기조화기(AH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조 사장이 HVAC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는 것은 B2B 사업을 회사 새 먹거리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제23기 LG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B2B 분야 외형을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며 “지난해 10조원 정도였던 HVAC 매출은 2030년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조 사장은 또 “HVAC 분야가 지난 4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했는데 기후, 건축방식, 주거행태, 규제 등을 감안한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이 그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R&D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HVAC 영토 확장 비결이 '현지화'와 'R&D'의 조화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가 수년간 압축기, 모터, 인버터, 열교환기 등 필수 부품을 직접 개발하며 신뢰성과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게 빛을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미국 알래스카,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 현지 연구소와 컨소시엄을 통해 HVA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실제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며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 상용화도 준비하고 있다. 고온 건조한 사막부터 고온 다습한 열대, 한랭 지역까지 다양한 환경에 맞춘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43개 국가, 65개 지역에서 냉난방공조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LG HVAC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아카데미에서는 연간 3만명 이상 현지 전문가를 양성한다. 최근에는 국립창원대학교에 'LG전자 HVAC 연구센터'를 세워 약 500억원을 투자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관세 전쟁 직격탄'을 맞은 LG전자가 B2B 사업에서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B2C 대비 안정감이 높은 B2B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미국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 심화 등 경영 환경 악화 속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639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했다. 매출액 역시 4.4% 떨어진 20조735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냉난방공조 사업 분야에서는 전년 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매출액 2조6442억원, 영업이익 2505억원으로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동수단서 생활공간으로…현대차 SDV 전환, 기회와 과제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단순히 이동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집과 연결되며 소프트웨어로 진화하고, 나아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공간이자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다만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일상생활과 밀접해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 동시에 글로벌 완성차와 IT기업들이 잇따라 SDV 전환에 뛰어들면서 플랫폼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며 최근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연동한 '홈투카(Home-to-Car)'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고객은 스마트폰은 물론 다양한 가전 기기를 통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문 잠금, 시동, 공조, 충전 제어 등 주요 기능을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략의 가시화된 성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출근길 현관 도어락을 열면 집안 조명이 꺼지고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는 동시에 차량 시동과 공조가 자동으로 켜져 쾌적한 주행 환경이 준비된다. 자동차가 더 이상 생활과 분리된 외부 기기가 아니라 일상의 연장선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향후 카투홈(Car-to-Home), AI 기반 루틴 자동화, 음성 인식 제어 기능까지 확장해 자동차와 생활 공간의 경계를 사실상 허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진짜 목표는 SDV 전환이다. SDV란 차량의 핵심 기능 대부분이 소프트웨어로 구현·제어되는 차를 뜻한다. 주행 성능,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 모든 기능이 전자제어장치(ECU)와 차량용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스마트폰이 앱 업데이트나 OS 패치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듯, SDV는 차량 구매 후에도 성능 향상과 맞춤형 기능 추가가 가능하다. 이는 자동차를 고정된 기계에서 '업데이트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변화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SDV 시장 규모는 2024년 213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237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테슬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을 SDV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는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0일 판교 소프트웨어드림센터에서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차량용 OS, 외부 디바이스 표준화 구조, 협력사와의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체계 등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SDV 양산 준비에 나섰다.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이 흐름을 강화한다. 지난달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모비스는 SDV 솔루션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한 전기/전자 제어 솔루션(E/E Architecture)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고객사와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SDV 대응을 위한 통합 플랫폼 개발과 차량 실증 등 구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신기술 경쟁력과 고도의 실행력, 속도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가 생활 속으로 들어올수록 새로운 기회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핵심이다. 차량과 집, 각종 IoT 기기가 연결되면서 개인의 생활 패턴과 이동 데이터가 하나의 네트워크에 모인다. 이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해킹·유출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만큼, 국내 완성차 기업도 국제 표준을 충족하는 보안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는 플랫폼 표준 경쟁이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홈투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애플 홈킷, 아마존 알렉사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기업 중심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산업 생태계 전환도 중요한 과제다. 완성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중소 부품사들의 적응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신기술 대응 역량 부족으로 도태될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소프트웨어·보안·AI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 SDV는 차량 출고 후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서비스 판매가 가능해, 완성차 기업에는 구독·앱스토어·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차량 가격 외에 추가 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비스 품질과 가격 책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SDV 구현을 위해서는 핵심 파트너 간 긴밀한 협력과 표준화된 개발 체계 확산이 필수"라며 “지속적인 기술 표준 배포를 통해 SDV 양산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국토교통위 국감 소환 CEO, ‘안전·갑질’ 타깃 될듯

오는 10월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단순한 연례행사를 넘어 공공 안전과 시장 질서, 국가 기간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현안들이 공론화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삼성SDI·카카오모빌리티·다원시스·현대로템의 최고 경영자(CEO)들이 증인으로 줄줄이 소환되고 이들의 증언에 따라 각 기업이 여론의 도마에 오를뿐 아니라 관련 산업의 규제 환경과 정책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위는 10월 13일부터 29일까지 피감 기관들과 일반증인 26인과 참고인 5인에 대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국감장에는 제주항공·삼성SDI·카카오모빌리티·다원시스·현대로템 등 각 회사 대표이사들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위 국감은 표면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문제점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형 참사 이후의 기업 책임과 사회적 신뢰 회복(제주항공) △첨단 기술의 안전성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유지(삼성SDI) △플랫폼 독점의 공정성 문제와 규제 공백(카카오모빌리티) △공공 조달 시스템의 부실과 공급망 붕괴(다원시스·현대로템)라는 구조적 과제들을 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 후 화재가 발생, 탑승자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사고 초기에 한 탑승객이 보낸 메시지를 근거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엔진 고장이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됐다. 김이배 대표는 사고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부의 원인 규명에 대한 전적인 협조 및 유가족 지원을 약속하며 신속한 위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참사의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고 경찰이 김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사태는 단순 사고를 넘어섰다. 유가족들은 사고 기종인 보잉 737-800의 퇴역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공개적인 시위를 벌이는 등 사측의 대응과 별개로 진상 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사고의 근본 원인이 항공사가 아니라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 양단에 위치한 콘크리트 구조물 등 공항의 물리적 설계 결함이 사고를 유발했거나 피해를 키웠다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는 김 대표의 책임을 일부 분산시킬 수 있는 방어 논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감의 칼날을 공항 건설과 관리를 감독하는 국토교통부로 향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국감은 제주항공에 대한 책임 추궁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 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리튬 배터리 화재 사고 관련 현안 질의에 관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화재 39건 중 15건이 삼성SDI 제품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에서도 다수의 제품 책임 소송에 직면해 있다. 국내외에서 제기된 안전성 논란은 최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배터리 슈퍼 사이클'의 도래를 역설하며 성장을 독려하는 내부 메시지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최 대표의 국감 출석은 삼성SDI가 직면한 '성장 지향적 내부 비전과 외부의 안전성 리스크 사이의 전략적 부조화'와 '화재 사고의 성격을 둘러싼 '개별 사고' 대 '시스템 결함'의 프레임 전쟁 등 두 가지 딜레마를 공론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개별적인 제조상의 결함인지, 배터리 셀 설계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고 해외 시장에 수출되는 제품과 내수용 제품 간에 안전 및 품질 관리 기준에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울러 국토위원들은 연구·개발(R&D) 예산이 에너지 밀도 향상이나 원가 절감에 비해 '안전성 강화'에 얼마나 투입되고 있는지 집중 추궁하며 기업의 경영 우선 순위를 검증할 수도 있다. 국토위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택시업계 독과점 등과 대중교통 혁신 의혹 회복 방안 마련 등 포괄적인 사유로 국감 증인으로 세울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알고리즘 조작 논란과 부당 수수료 징수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의 모든 사업 방식이 '이용자 편의 증진'에 기여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가맹 택시를 우대하는 알고리즘 역시 배차 성공률을 높여 결국 승객에게 이익이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플랫폼과 무관한 '배회 영업'에까지 수수료를 부과한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길에서 직접 태운 승객에게서 발생한 매출에 수수료를 매기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어떠한 추가적인 편익도 제공하지 않는, 순수하게 택시 기사로부터 가치를 이전받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적이고 법적으로 내세워 온 가장 강력한 방어막을 허무는 결정적인 균열이 될 수 있어 국토위원들은 바로 이 지점을 집요하게 공격할 수 있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이사는 철도 차량 제작·납품 지연,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철도 차량 입찰 담합 문제로 국감 증인석에 선다. 표면적으로는 별개의 사안처럼 보이지만 두 CEO의 소환은 국내 철도 산업을 지배해 온 담합 카르텔의 실상과 그로 인해 파생된 공급망 붕괴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다. 이는 개별 기업의 비리를 넘어 국가 기간 산업의 조달·감독 시스템 전체가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국토위는 두 CEO를 한자리에 세워 담합과 부실의 연결 고리를 파고들 전망이다. 가장 폭발력 있는 질문은 박 대표에게 향할 사라진 588억원의 행방이 될 것이다. 선급금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명확히 밝히라는 집중 압박을 받게 될 것인 만큼 불성실한 답변은 즉각적인 형사 고발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로템의 경우 리니언시의 윤리성에 관해 담합을 주도한 회사가 법 제도를 이용해 금전적 처벌을 완전히 회피한 결과의 부당함이 거론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법의 제재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3%에 갇힌 샤오미·모토로라, 한국 미련 못버리는 이유

중국의 샤오미·모토로라, 영국의 낫싱 등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철옹성'에 가로막혀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국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단순 판매량을 넘어선 '전략적 교두보'로서 한국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샤오미 15T 프로'를 한국에 출시했다. 글로벌 공개 직후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킨 것은 드문 사례다.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 법인을 세운 뒤 보급형 '레드미노트14 프로 5G'부터 플래그십 '샤오미 15 울트라'까지 전 라인업을 빠르게 투입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달 30만 원대 가성비 모델 '모토 g56 5G'를 내놨다. 올해만 최소 4~5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존재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영국 스타트업 낫싱은 첫 플래그십 '폰 (3)'을 내달 14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과 애플의 국내 점유율 합계는 99%에 달한다. 나머지 전체 브랜드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1%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에는 두 회사가 100%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굳혔다. '마의 3%'로 불리는 점유율 장벽은 2022년 4분기를 끝으로 한 번도 돌파되지 못했다. 당시 삼성과 애플 외 해외 브랜드의 점유율은 3%를 기록했지만, 이후 완만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은 폐쇄적이고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이 형성돼 있다는 평가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단순한 제품 소비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팬심이 결합된 시장이다. '애플 아이폰 vs 삼성 갤럭시' 구도는 이미 오래전에 생태계 전쟁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시장에서 타 브랜드는 '선택'의 대상이 되기조차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외산폰 업체들이 한국을 두드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은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과 까다로운 눈높이 덕분에 글로벌 기술 검증의 시험대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눈높이가 높은 소비자가 모인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 어디서도 통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단순히 스펙 경쟁이 아니라 디자인·사용성·완성도까지 다각적으로 검증받는 무대다. 외산 제조사에게는 기술력을 입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브랜드 기술력을 보여주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단순 점유율보다 존재감과 기술적 입지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발 바이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정보기술(IT) 소비자들은 디지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히 정보를 공유하며 트렌드를 만들어간다. 이들의 목소리는 글로벌 시장에도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에, 외산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비록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외산폰의 존재는 시장 전체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과 애플이 독점 구도를 이어가면 경쟁이 줄고 혁신이 정체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은 150만원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외산 브랜드의 진입은 제품 다양성과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결국 샤오미·모토로라·낫싱 등이 한국 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이유는 단순한 판매량 확대가 아니다. 기술 검증의 전진 기지, 브랜드 인지도 확산의 거점, 혁신 실험의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점유율 1% 미만이라도, 이곳에서의 존재감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는 발판이 된다.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브랜드의 등장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 신호가 된다. '3%의 벽'은 단단하지만, 그 벽을 계속해서 두드리는 움직임이야말로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건강함을 지키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분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 중소기업교육 최우수기관으로 7년 연속 선정

포스코가 중소기업 직원교육기관 최우수등급을 7년 연속 받았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2025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성과평가'에서 S등급을 획득하며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7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은 대기업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현장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고용노동부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기관을 공동훈련센터로 지정하고, 시설 장비 구입,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운영비, 훈련비 등을 지원한다. 또한, 훈련실적, 전담자 전문성, 교육 만족도 등을 종합 평가해 상위 20% 기관을 자율공동훈련센터로 선정한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부터 13년 연속 자율공동훈련센터로 선정돼 참여기관 중 최장 기간 교육 운영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았다. 2019년부터 우수기관 선정이 도입된 이후 포스코는 올해까지 빠짐없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포스코는 지난해 협력사·하도급사·용역사 등 총 563개사 임직원 2만 3458명을 대상으로 용접·천장크레인·기계정비·전기설비 관리 등 기술 직무교육,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역량 향상 교육 등을 펼쳐왔다. 컨소시엄 교육사업이 도입된 2005년부터는약 500여 개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교육을 실시했으며, 교육을 받은 인원 규모는 현재까지 약 71만명에 이른다고 회사는 전했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시상식에서 최우수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 1500만원을 포스코1%나눔재단에 전액 기부해 지역사회에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인센티브 누적 기부금은 1억 8500만원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컨소시엄 사업에 참여한 결과, 협력사 및 지역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면서 국내 철강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정부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해 협력사 및 중소기업의 인적자원 개발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파블로항공, 볼크 M&A 완료…김영준 의장 “5조 가치 글로벌 도약” 선언

무인 이동체 군집 제어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산 정밀가공 기업 볼크(Volk) 인수를 마무리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파블로항공은 자사의 AI 기반 군집 제어 기술과 볼크의 정밀 제조 역량을 결합해 민수와 방산을 아우르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기업 가치 5조원 규모의 글로벌 무인기·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29일 파블로항공은 방산 제조 전문기업 볼크와의 인수·합병(M&A) 절차를 완료하고, 지난 26일 창원 센터에서 '합병 기념 비전 선포식 및 김영준 의장 취임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한 김 신임 의장은 “파블로항공의 AI 및 군집 비행제어 기술력에 볼크의 뛰어난 정밀 가공 역량이 더해져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민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 2030년까지 기업 가치 5조원을 달성하고 미국 증권 시장 상장까지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번 합병으로 파블로항공은 전체 임직원 270여 명 규모로 확대됐으며, 조직을 민수사업부와 방산사업부의 '투 트랙(Two-Track)' 체제로 재편했다. 민수 사업부는 △불꽃 드론쇼 기술 고도화 △AI 군집 드론 항공기 외관 검사 솔루션(MRO)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 △도심 항공 교통(UAM)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한다. 방산 사업부는 자체 국방 브랜드 'PabloM'을 통한 군집 정찰 및 자폭 드론 양산과 볼크의 기존 방산 전투 체계·정밀 기구 가공품 사업 확대를 통해 육·해·공 무인 체계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황금 연휴 앞둔 LCC 업계 “바쁘다 바빠”…제주항공 ‘고객 편의’, 티웨이항공 ‘일자리 창출’

10월 황금 연휴를 앞두고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여행객 맞이와 내실 다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여행자 보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고객 편의성 제고에 나섰고, 티웨이항공은 항공 일자리 창출의 공로를 인정받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0월 황금 연휴를 앞두고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여행자 보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장 범위를 넓혔다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항공기 출발 당일에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제주항공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예약 단계는 물론, 예약 조회 후에도 보험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태풍·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항공편 지연·결항 시 최대 5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일본·동남아 노선 전용 프리미엄 상품도 새롭게 출시해 여행객의 불안감을 덜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황금연휴 여행객들을 위해 편의성을 높였다"며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2025 제8회 항공산업 JOB FAIR'에서 항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티웨이항공은 잡페어에서 취업 상담 부스를 운영하며 400여 명의 예비 항공인들에게 직무 정보와 취업 노하우를 제공했다. 또한 올해 부문별 일반직·정비사·객실 승무원 등 다양한 직군의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며 항공 산업의 고용 안정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 진로를 희망하는 예비 항공인들과 소통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업계 전문가로 함께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중공업, 인도 스완 조선소와 ‘맞손’…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

삼성중공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낸다. 중국, 미국에 이어 인도 조선소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인도 '스완(Swan Defence and Heavy Industries)' 조선소와 '조선·해양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력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자사의 선진화된 선박 설계·구매·생산 관리(EPM)와 해양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스완 조선소에 제공하게 된다.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스완 조선소는 초대형 유조선(VLCC) 건조가 가능한 인도 최대 규모의 드라이 도크(662mⅹ65m)를 보유하고 있어 양사 간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MOU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생산 교두보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는 급증하는 해상 물동량을 바탕으로 정부 차원에서 조선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핵심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이번 인도 진출은 삼성중공업이 추진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7월 중국 '팍스오션', 올해 8월 미국 '비거마린 그룹'과 사업 협력 관계를 맺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생산 및 영업망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남궁금성 삼성중공업 생산지원본부장(부사장)은 “기술과 시장이 결합한 이번 협력은 양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최고의 협력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미래 신성장 기회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핀 쿠마 삭세나 스완 조선소 CEO 역시 “글로벌 기업인 삼성중공업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해양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앞두고 ‘동행’…보육원서 함께 구슬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앞두고 연합 봉사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한목소리를 냈다. 양사 임직원들은 지역 보육원을 찾아 노후 시설을 보수하는 등 주거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며 통합 이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9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지온보육원에서 주거환경 개선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활동에는 양사 임직원 20여 명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노후화된 벽지를 제거하고 벽면을 다듬는 샌딩 및 도장 작업을 진행했고 아동들의 안전을 위해 계단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시설 곳곳에 온정의 손길을 더했다. 대한항공의 '희망의 집 짓기' 활동은 국제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와 함께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2001년 건축비 지원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는 임직원들이 직접 봉사에 참여해왔으며, 지난 22년간 전국 각지에 총 19채의 '희망의 집'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양사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양사는 지난 7월 목소리 기부로 오디오북을 제작한 'KE-OZ STUDIO' 활동을 시작으로, 8월에는 업사이클링 파우치를 제작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꾸준히 공동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역 아동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사가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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