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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에 번호이동 지원금까지…통신시장 ‘격변기’

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부동의 1위로 꼽히던 SKT가 점유율 40%대에 그치면서 5대3대2의 통신지형에 균열이 생겼으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카드를 꺼낸 정부는 발 빠르게 관련 법안 손질에 나섰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취지지만, 급변하는 정책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5대3대2로 굳어있던 이통3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1위인 SKT의 50%대 점유율이 무너진 것은 오래전이지만 40%대를 턱걸이로 넘긴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또 최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회선 수도 큰 폭으로 늘며 KT를 앞서 화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회선수에서 LG유플러스가 KT를 앞선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이어 지난 2월 기준 3사의 회선 수는 SKT가 3151만1736, LG유플러스 1876만9727, KT 1775만8837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KT는 회선 수를 꾸준히 유지한 반면, LG유플러스와 알뜰폰(MVNO) 회선 수가 크게 성장하며 SKT 점유율을 흡수했다. 그러나 차량 관제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만 따져보면 여전히 SKT, KT, LG유플러스 순이다. 지난달 기준 KT는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에서 LG유플러스에 257만 회선가량 앞서 있다. 이후 정부가 이달부터 이동통신 가입회선수를 집계할 때 사물지능통신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2위 사업자 지위 해석을 두고 일었던 논란은 일단락됐다. 변경된 기준으로 집계하면 KT가 여전히 2위를 지키게 됐지만 눈에 띄게 성장한 LG유플러스의 규모는 무시 못 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2위 다툼이 있지만, 통신사 이동지원금 확대나 단통법 폐지 등 정부 정책들이 본격 시행되면 통신사 간 고객 이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통신시장 성장기 때와는 달리 각 사간 점유율 의미는 더 희석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10년 만에 단통법 폐지를 선언한 정부는 법 폐지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빠른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시행령을 먼저 손보기로 했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 이동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고시를 입법 예고했다. 통신시장 경쟁을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성급한 정책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약정 위주의 알뜰폰 업계도 피해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전환지원금을 받기 위해 알뜰폰에서 다시 이동통신사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선 이번 방통위의 50만원 전환지원금 지급 등을 포함한 고시 제정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객과 유통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산 등 통신사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시승기] 제네시스 GV80, 더 우아하게 더 강력하게

제네시스 GV80은 브랜드의 역사 자체를 바꿔놓은 차다. G80, G90 등 세단들이 시장에서 일정 수준 자리를 잡은 가운데 '제네시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GV80의 성공은 후속 SUV인 GV70, GV60 등이 안착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분변경 모델로 새롭게 출시된 GV80을 시승했다. 작년 말 디자인을 개선하고 상품성이 높아진 이후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2월 GV80의 내수 판매는 9248대로 전년 동기(3554대) 대비 160% 뛰었다. 얼굴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전작 이미지가 워낙 좋았던 만큼 장점은 잘 계승하며 디테일을 손본 모습이다. 대충 봤을때는 차이점을 확인하기 힘들다. 자세히 보면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에 이중 메쉬 구조 라디에이터 그릴을 넣었다는 점 등이 들어온다. GV80에 새롭게 적용된 크롬라인은 전면 범퍼에서부터 측면을 지나 후면 범퍼까지 이어진다. 마감을 다르게 처리한 스포크 2개를 교차해 '멀티스포크'를 표현한 20인치 신규 휠도 인상적이다. 후면부 디자인은 보다 남성적으로 변했다. 하단에 머플러를 노출하는 대신 제네시스의 크레스트 그릴의 디자인에서 착안한 V형상을 크롬 재질로 적용했다. 외장 컬러는 총 12종으로 운영되는데, 무광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고 전해진다. 실내는 보다 넓어진 느낌이다. 대시보드에 넓게 자리잡은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 덕분에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센터페시아에는 터치 타입 공조 장치를 넣었다. GV80의 상징과 같았던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통합 컨트롤러는 그대로 자리했다. 재질을 살짝 바꿔 그립감이 더 좋아진 듯하다. 제네시스는 GV80 부분변경을 통해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레이 시인성을 개선하고 콘솔 컵홀더 사이즈를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브 타입 볼륨·튠 조정 버튼 등 소비자 니즈를 디테일하게 반영해 사용성을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GV80 부분변경 모델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40mm, 전폭 1975mm, 전고 1715mm, 축거 2955mm다. 전체적으로 BMW X5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축간 거리는 20mm 짧은데 1·2열 거주공간은 더 넓게 느껴졌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앉았을 때 무릎 아래 공간이 매우 넉넉해 만족스러웠다. 1열 시트 또한 운전자 의도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에서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14.6인치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섬세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추가로 운영된다. 3.5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의 힘을 발휘한다. 주행이 보다 우아해졌다는 평가다. 공차중량이 2t을 넘어가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가 가볍게 달려나간다. 엔진과 외부 소음을 워낙 잘 차단해 정숙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체는 적당히 단단해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SUV가 아니라 고급 대형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제네시스는 GV80 부분변경 모델에 전방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 적합한 제어로 탑승객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코너에서 차가 쏠린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 고속 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는데 이전 세대 모델 대비 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강하다. 이 차에는 또 고속 주행 중 강풍 발생 시 조향 및 제동 제어를 이용해 고속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횡풍 안정성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주행 편의 사양으로는 △차량 후방 시계를 디스플레이로 표시하는 '디지털 센터 미러'(DCM) △화질, 녹화시간 등이 향상된 '빌트인캠 2'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경고 해제가 용이한 '직접식 그립감지 시스템'(HOD) 등이 신규 적용됐다. 기존 모델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상품성을 개선했다는 점이 이 차의 매력 포인트다. 주행은 우아하고 힘을 강력해졌다. 가족용 SUV를 찾는 고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네시스 GV80의 가격은 6930만~7830만원부터 시작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올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1조3000억원 투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개발에 중요한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에 대응하고자 올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10억 달러(약 1조3316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에서 패키징 개발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이강욱 부사장의 말을 7일 인용 보도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HBM이 가장 수요도가 높은 AI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 시켜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으로 반도체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성능을 높여 HBM 시장 내 1위 자리를 더욱 굳힌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관련 예산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컨센서스는 14조원(105억 달러) 수준이다. 회사 전체 지출의 약 10분의 1을 패키징 공정 개선에 투입하는 것인 만큼 최우선 순위가 HBM 패키징 공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첫 50년은 칩 자체의 디자인과 제조에 관한 것이었지만 앞으로 50년은 후공정, 즉 패키징이 전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힘을 주는 이 분야 경쟁에서 선두권에 서있는 기업은 반도체 업계를 호령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표준 설정 AI 가속기에 HBM 공급사로 지정됨에 따라 기업 가치가 119조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120% 가까이 급등해 한국 내 시가 총액 2위 기업으로 도약했고, 기술력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을 제쳤다. SK하이닉스 신규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MR-MUF'로 불리는 새 패키징 방식과 TSV 기술 발전에 쓰인다. 이 방식은 실리콘층 사이에 액체 물질을 주입하고 굳히는 것으로, 방열·생산 수율 향상에 유리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이끌고 원전 뒷받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 규모를 연평균 1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6조3000억원 규모의 수주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는 전년 수주 목표 대비 2조3000억원 이상 낮은 수치다.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7조3979억원·1조3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신한울 3·4호기 같은 국내 대형 원전이 부재한 탓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과 대형 원전 등을 앞세워 2028년 12조9000억원 수주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중 가스터빈은 향후 5년간 국내에서만 7조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남부발전과 2800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경북 안동복합발전소에 국내 기술로 만든 380MW급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및 배열회수보일러(HRSG) 등을 공급한다. 가스터빈 기술을 토대로 수소터빈도 포트폴리오에 합류시킨다는 구상이다.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고효율 H급 수소티빈의 수소 혼소 50% 기술을 개발 중이다. H급 터빈은 기존 E급 대비 연간 460억원의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탄소배출도 5만t 더 줄일 수 있다. 2027년 세계 최초로 400MW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도 내놓는다는 목표다. 암모니아 혼소 기술도 개발 중이다. 올해 발표 예정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4기 가량의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석탄화력발전량을 줄이면서도 △전기로 △전기차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추가돼야 한다는 논리다. 유럽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대우건설 등과 함께 체코·폴란드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체코는 당초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급 원전 1기를 건설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4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총 사업비는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는 6월말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다. 폴란드에서는 원전 2기 수주를 노리고 있다. 폴란드는 코닌 퐁트누프 지역에 민간발전사 제팍 및 폴란드국영전력공사(PGE) 주도로 기존 화력발전소 부지에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영국·네덜란드·벨기에·핀란드·튀르키예를 비롯한 국가에서도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동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를 발판 삼아 후속 호기 건설 및 사우디 진출 등을 모색한다. 개발사업 전문 자회사 두산지오솔루션을 통해 해상풍력 기자재·소규모 연료전지·암모니아 유통 등의 사업도 벌인다.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은 올 상반기 3000t급 공장을 착공하는 등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강화한다.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관도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용 터빈과 부속품 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더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용 가스터빈은 발전용과 작동원리가 유사하다"며 “글로벌 항공업황 회복으로 항공기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부품 발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가 1조9000억?…“먹고 탈 날라”

최대 1조9000억원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국내 4개 항공사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재무상 여력이 부족해 실제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지난 5일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고·에어인천 등 4개사에 롱리스트 선정 사실을 통지했다. 지난달 28일 4개사의 인수 의향서(LOI)를 마감한지 6일 만이다. UBS가 4개사에 제공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관련 자료에는 기재 보유 현황과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 간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000억원과 영업이익 1500억원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000억원에 이르는 부채까지 포함하면 자산은 700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는 현재 자체 보유 화물기 8대, 리스기 3대를 포함해 총 11대를 운용 중이다. 통상 항공사 매각 가격은 상각 전 영업이익에 4.5에서 5배를 곱한 다음 부채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해낸다. 이 같은 계산식에 입각하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가격은 최소 1조7500억원에서 최대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가격이 예상되자 항공업계에서는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 대세 상승기였던 2022년 4분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 1240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700억원 가량이 화물본부의 몫이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아니냐는 것이다. 인수 희망 항공사들은 향후 6주 남짓한 시간을 갖고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에 대한 실사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매각 건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의 전제 조건인 만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적격 경쟁사 검증도 받아야 한다. 이는 실제 시장 내 통합 대한항공의 경쟁자로 활동이 가능한지에 대한 조처다. 하지만 이 매각 작업이 국내 4개 항공사들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응찰 회사들 중 가장 규모가 큰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698억원이고, 지난해 3분기 말 현금·현금성 자산·단기 금융 상품을 모두 더해도 5241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소 매각가로만 매겨도 1조2259억원이 모자란 셈이다. 게다가 제주항공은 앞서 2018년 보잉과 계약한대로 리스기를 구매기로 전환하는 데에 6조원 가까운 재원을 쏟아붓기로 돼있다. 미주 노선에 787-9 드림라이너를 띄우는 에어프레미아, 최근 부활에 성공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꾸준히 기재를 들여오고 있다. 추구하는 사업 모델 자체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양측 모두 보유 기재가 10대도 되지 않아 기단을 형성했다고 볼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두 회사는 화물에 대한 운항 증명(AOC)이 없고, 사모펀드를 뒷배로 두고 있다지만 조단위 자금 조달 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화물 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비상장사인 이유로 분기별 실적을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2022년 영업이익은 190억500만원, 현금·현금성 자산·단기 금융 상품은 185억47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설령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들을 품는다 해도 운용 비용이 상당해 감당이 가능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객형 모델을 화물용으로 개조한 747-400BDSF 6대는 1991년부터 1999년 사이에 제작됐고, 처음부터 화물기로 만들어진 747-400F 4대는 1994년부터 2000년 사이에, 767-300F는 1996년에 만들어진 노후기다. 최소 20년, 최대 33년 된 대형기들인 만큼 감항성 유지에 유지·보수·분해 조립(MRO)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부품 수급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국내 LCC들 중에서는 가장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춘 건 사실이지만, 구매기 도입과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를 동시에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나머지 항공사들 역시 인수전의 들러리에 불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사명 바꾸고 신사업도 추가…롯데정보통신, 쇄신 고삐

롯데그룹의 디지털전환(DX)을 이끄는 롯데정보통신이 본격적인 혁신에 나선다. 설립 28년 만에 '롯데이노베이트'로 사명을 바꾸고, 자율주행 사업으로 보폭을 확장하는 등 변화의 속도도 빨라진 모습이다. 그룹의 주요 사업인 유통과 화학이 부진한 가운데, 롯데정보통신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롯데정보통신에서 롯데이노베이트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와 함께 사업목적에 '자율주행자동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사업'도 추가한다. 그룹사의 DX를 리딩하는 데 이어 기술을 통한 혁신의 진정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보통신이 사명을 바꾸는 건 지난 1996년 설립 이래 28년 만이다. 롯데그룹의 정보기술(IT) 회사로, 시스템통합(SI) 업무와 함께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의 신사업을 펼쳐왔다. 롯데정보통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매출은 1조1967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69억원이다. 업계에선 롯데정보통신이 메타버스와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사업 등 신사업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2021년 메타버스 전문회사 칼리버스를, 2022년에는 전기차 충전 전문회사 이브이시스(EVSIS)를 인수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새 수장으로 고두영 대표를 선임하며 리더십을 교체했다. 고 신임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신사업에서의 수익성 확보다. 다행히 관련 시장은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롯데정보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은 올해 99조원에서 2030년 679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은 2022년 24만 대에서 2030년 123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하반기 초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오픈해 본격적인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칼리버스를 공개해 큰 호평을 받았다. 롯데정보통신은 CES 현장에서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기자충전 자회사인 EVSIS는 올해 북미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으로 보폭을 확대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 지난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충전기 인증을 모두 획득했으며,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수주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EVSIS는 최근 충청북도 청주에 신공장을 준공해, 전기차 충전기 생산 능력을 기존대비 2배 이상 늘렸다. 국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도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EVSIS는 지난해까지 4000기 이상의 충전기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이를 7500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에서 새로 사업목적에 추가한 자율주행 시장도 롯데정보통신의 미래 사업 중 하나다. 롯데정보통신은 자율주행 사업을 위해 최근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업체 뉴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공장이나 빌딩, 외곽 등을 저속 주행하며 시설물의 보안 및 안전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기반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무인 이동체를 개발하고, 롯데정보통신은 현장의 물리보안 구축 데이터를 공유하고 IoT 기반 물리·산업안전 디바이스를 제공한다. 해당 로봇이 개발되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자율주행로봇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콘솔, 글로벌 공략 박차…넥슨·엔씨·시프트업 등 신작 봇물

지난해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브' 등 K-콘솔의 가능성을 입증한 국내 게임업계가 올해 본격적으로 대작 타이틀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콘솔 시장은 매년 성장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콘솔시장 규모는 1조1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는 코로나19 완화로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북미·유럽 등에서 주류는 PC·콘솔 게임이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넘어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을 위해선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이 필수가 된 셈이다. 먼저 지난해 데이브를 성공시킨 넥슨은 올해도 다양한 콘솔 신작들을 선보인다. 이날 오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최한 '엑스박스 파트너 프리뷰' 쇼케이스에서는 넥슨의 대형 프로젝트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의 트레일러와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다. 이번 쇼케이스는 올해 출시할 엑스박스 신작을 공개하는 행사로, 카잔은 캡콤, EA 신작과 함께 핵심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카잔은 네오플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DNF) 유니버스(통칭 DFU)'의 다중 우주 중 하나를 배경으로 하는 콘솔·PC 기반 싱글 플레이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펠로스 제국의 대장군 '카잔'이 몰락하게 된 사건을 파헤치는 복수의 여정을 그리고 있으며, 회피와 반격 등 전투 공방을 기반으로 적을 상대하는 도전적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영상에서는 '카잔'이 엠바스 지역에서 강력한 보스 '바이퍼'와 공방을 주고받는 전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규 IP '퍼스트 디센던트'도 올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세대 루트 슈터 장르로 역시 콘솔·PC 플랫폼을 지원한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실사 같은 그래픽과 역동적인 슈팅 액션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조직개편·인력감축 등 경영효율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규 IP 발굴, 콘솔 등 플랫폼 다각화를 꾀하며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여름에는 엔씨의 첫 콘솔 도전작인 '배틀 크러쉬'가 출시된다. 이 게임은 난투형 대전액션 장르로 개발 중인 엔씨의 신규 IP다. 콘솔, PC, 모바일 풀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PC·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MMO 슈팅 게임 'LLL' 등 콘솔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기대작은 '승리의여신: 니케' 개발사로 유명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다.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5(PS5) 독점으로 다음 달 26일 출시된다. 폐허가 된 지구를 탈환하기 위해 강하부대를 파견해 미지의 괴물과 싸우는 액션 RPG다. 시프트업은 니케 흥행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회사 기업가치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스트업은 지난 5일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 코스피 입성 도전을 본격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콘솔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패키지 비즈니스모델(BM) 위주의 콘솔 시장에서 게임의 성공 여부는 차별화된 게임성과 완성도, 플랫폼 최적화가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SK하이닉스 HBM 설계 연구원, 계약 어기고 美 마이크론 임원으로

사법부가 SK하이닉스 고대역폭 메모리(HBM) 설계 담당으로 일하다 후발 주자인 미국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전 연구원에 대한 전직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업계는 HBM 기술 경쟁이 치열함을 시사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업계 내 첨단 기술 경쟁에 불이 붙으며 외국 경쟁사로의 기술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씨는 SK하이닉스에서 D램·HBM 설계 관련 업무를 맡아오다 2022년 7월 퇴사하고 마이크론의 임원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미 A씨는 SK하이닉스 퇴직 즈음에 마이크론 등 경쟁사에 2년 간 취업·용역·자문·고문 계약 등에 대한 계약을 일절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서에 서명까지 한 상태였다. 김상훈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 재판장은 지난달 말 SK하이닉스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위반 시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데, A씨가 근무 중 알게 된 지식이 경쟁사인 마이크론으로 유출되면 회사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봐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직 금지 약정 잔여 기간이 5개월 남짓한 가운데 법원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직 금지 기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에는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행 강제금을 언급하면서까지 막아선 건 법원도 HBM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이유에서다. HBM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어 갈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는 복수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제고한 고성능 메모리다. AI 시장 확대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돼왔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은 50% 내외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다. 그런 상황에서 마이크론은 갑자기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5세대인 HBM3E 양산 계획을 발표하고, 이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2단 36GB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차세대 개발·양산 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재판부가 결정문에는 A씨가 지득한 정보가 새나가면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같은 수준의 사업 역량을 갖출 시간을 줄일 수 있는데, 반대급부로는 SK하이닉스가 비 가역적으로 HBM 경쟁력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A씨를 임원으로 영입한 마이크론은 글로벌 3위 메모리 제조사다. 그간 HBM 시장 내 존재감은 사실상 없었지만 지난해 10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시장 진출 선언에 따라 대대적인 입지 강화에 나섰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력을 빨아들여 가능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실제 반도체 업계에는 핵심 기술 산업 스파이들이 존재해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영업 비밀은 반도체 공장 설계 도면을 빼돌려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했던 혐의로 적발됐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의 전직 연구원은 영업 기밀을 이용해 반도체 습식 세정 장비를 만들어 수출했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타 업체로 이직을 준비하던 삼성전자 엔지니어는 국가 핵심 기술이 담긴 중요 자료를 화면에 띄워놓고 촬영해 보관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 핵심 기술'을 포함한 전체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 적발 사건은 전년보다 3건 증가한 23건으로 나타났고, 15건이 반도체 분야에 관한 것이다. 최근 5년 새 전체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총 96건으로 매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NISC)가 200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20년 간 집계한 해외 유출 산업 기술은 총 552건으로, 피해 규모는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 인력이 근무하던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퇴사한 직원이 핵심 기술을 경쟁 업체로 유출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이를 인지하고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도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사실상 속수무책인 판이다. 낮은 형량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의하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총 33건 중 무죄(60.6%)와 집행유예(27.2%)가 전체의 87.8%였다. 2022년 선고된 영업 비밀 해외 유출 범죄 형량은 평균 14.9개월에 지나지 않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쏘카, 심야이용 할인이벤트 개시…“추첨으로 4.5억 지급”

쏘카가 방송인 조나단을 모델로 발탁하고 오는 4월 17일까지 주중 심야 쏘카 이용 확대를 위한 '나단(나이트 단독할인)이 뜬다'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쏘카는 심야 쏘카 대여료를 정상가 대비 최대 93% 할인하고 파격적인 현금 지급 이벤트를 운영한다. 쏘카는 이번 챌린지 기간 주중 심야 16시간 동안 대여료 8900원에 쏘카를 대여할 수 있는 쿠폰을 무제한으로 증정한다. 쿠폰은 주중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 사이 최대 16시간(최소 6시간) 이용 시 사용할 수 있으며 제주공항과 일부 차종(수입차, 캠핑카, EV 등)을 제외한 전국 모든 쏘카 차량에 적용 가능하다. 심야 쏘카 이용자에게 총 4억5000여만원의 현금을 증정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쏘카는 3회에 걸쳐 2주마다 추첨을 통해 현금 1억5000만원을 증정한다. 이벤트에 참여만 해도 100만원의 당첨 기회가 부여되며, 주중심야 쿠폰 이용 횟수에 따른 당첨금은 각각 △5회 이상 5000만원 △4회 4000만원 △3회 3000만원 △2회 2000만원 △1회 1000만원이다. 매일 오전 11시 알림톡을 통해 자신의 이용 횟수와 참여자수를 확인할 수 있고, 당첨자는 2주차 수요일(3월 20일, 4월 3일, 4월 17일)에 발표한다. 쏘카는 조나단과 함께하는 '나단이 뜬다' 챌린지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총 3편의 영상에서는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보름달 속 조나단의 얼굴이 떠오르고 '해지면 싸다'라는 밝은 목소리로 주중 심야 챌린지 혜택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 영상은 쏘카 소셜미디어 채널과 각종 포털 사이트를 포함한 디지털 채널과 옥외광고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를 오랫동안 많이 타온 이용자일수록 주중심야 쿠폰 사용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며, 이는 쏘카를 가장 값지고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번 챌린지를 통해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심야시간대 쏘카를 이용하고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전기차 충전 시장 성장세↓, 건전한 성장 기회…정부, 무역 장벽 낮춰달라”

전기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 업계 목소리를 들어보는 장이 열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대표들은 대체적인 분석은 맞지만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는 'EV 트렌드 코리아 2024'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정호 SK시그넷 대표·최영훈 채비 대표·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가 나왔다. 미국 테슬라는 최근 2023년 실적 발표를 하며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낮은 판매 성장률이 예상되고, GM이나 포드 등 주요 회사들도 투자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 11월에 있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철폐 가능성도 있어 업계에는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신정호 대표는 “전기차는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며 “거시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성장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전기차 구매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결돼가고 있고, 저가형 전기차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훈 채비 대표도 “글로벌 지속 가능성 차원에서 '전기차=필수 사항'이라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며 각국 정부가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서 고 있어 전기차 시장 성장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민간 시장에서 당사는 초급속 충전기를 자체 개발하고, 자체 투자를 통해 1만여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확보해 수십만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충분한 차별적 경쟁 우위 요소“라고 부연했다.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는 "올해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를 연내 45만기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에 따라 급속 2175억원, 완속 740억, 화재 예방 800억 등 총 약 37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충전 인프라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또 "현재의 시장 둔화는 일시적인 시장 조정“이라며 "오히려 기술의 발전,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발돋움 기회“라고 부연했다. 전기차 이용자나 구매 희망자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충전 부분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최 대표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가장 빠르게 충전할 수 없는 것이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라며 "고객이 원하는 충전 인프라에 투자하고, 끊임 없이 기기를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신 대표는 "충전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100~200kw 충전기가 대부분인 국내 시장에 350kw 충전기를 판매하고 있고, 충전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충전기 통합 지원 시스템(CISS)'도 구축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3사는 모두 미국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브이시스는 현재 미국 법인과 제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북미를 포함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다양한 CPO들과 충전기 공급 협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시장과 달리 몇 가지 진입장벽이 있다는 전언이다. 우선 각 국가별 진출을 위해 규격 인증을 받고 있는데, 국가마다 추가 인증 제도가 다르게 존재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보조금 수령을 위해 BAA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현재 전력 변환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충전기 주요 부품이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물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미국산 부품을 채용 경우 비용 문제가 있다. 오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국내 전기차 충전기의 기술적 우위성을 가지고 해외 진출을 위한 인증이나 패스트 트랙을 마련해 각국 FTA 기준에 맞는 무역 장벽을 낮춰주면 K-충전기는 세계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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