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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효율화’ 시계 빨라진 엔씨…반등 신호탄 쏠까

엔씨소프트(엔씨)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작 러시를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실적 반등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24일 임시 이사회에서 회사 분할과 엔씨QA·엔씨IDS 등 2개 비상장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2개사의 인력 규모는 360여명이다. 김진섭 QA센터장(상무)과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각사 대표로 내정됐다.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할 예정이며, 분할 기일은 10월 1일이다. 엔씨가 자체 사업부를 분사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QA는 품질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으로 △SW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을 맡는다. 엔씨IDS는 응용 소프트웨어(SW)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맡으며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SW 개발 및 공급을 담당한다. 엔씨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며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엔씨가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엔씨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79억원, 25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7%, 68% 감소했다. 군살빼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존 출시작들의 수요 정체로 매출이 늘지 않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엔씨는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먹거리 발굴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전체 인력을 약 10% 감축해 4000명 중반대로 줄이고, 옛 삼성동 사옥 매각을 통해 얻는 재원을 통해 신작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대해진 조직 규모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지난달 전 직원 대상 온·오프라인 설명회에서 “동종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고 본사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대다수 기능이 본사에 집중된 형태로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는 2분기 매출 3994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72.8% 감소가 예상되는 수치다. 오는 27일 신작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이 실적은 3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엔씨의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감소가 확인되고 있고,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집행이 이뤄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는 점에서다. 관건은 게임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엔씨는 내년까지 총 10종의 신작과 쓰론 앤 리버티(TL), 블레이드 & 소울 4 등 기존작의 글로벌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의 성과가 본질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중 글로벌 공략의 핵심 키가 될 TL의 경우 국내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했던 만큼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엔씨의 차기작 아이온2, 택탄, LLL 등 출시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어 신작 모멘텀은 하반기부터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회사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와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출시될 신작 흥행 수준과 하반기 '아이온 2' 등 신작 모멘텀의 강도에 따라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까지 10여종의 게임이 신규 출시와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타이트한 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이익 추정치 상향은 인수합병(M&A) 성사와 퍼블리싱 라인업 공개, 실질적인 게임 흥행을 통해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시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더위 예방에 ‘전기차 충전’까지…현대차, 車 ‘필름 시장’ 선점

현대자동차가 완성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자동차 겉면에 부착되는 '필름'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현대차는 실내 온도를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과 빛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투명 솔라 필름' 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을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 운전자들에게 무상 장착해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복사 냉각 효과를 만드는 첨단 소재로 제작돼 기존 틴팅 필름과 같이 태양열을 반사할 뿐 아니라 차량 내부의 적외선을 외부로 내보내는 기능을 갖췄다. 높은 투과율을 자랑하면서도 무더운 여름철 실내 온도를 10℃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키스탄은 50℃가 넘는 극심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창문도 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틴팅 필름 부착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강한 태양열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이에 현대차는 파키스탄에 자사의 신기술을 공급하기로 했다. 사회공헌과 시범운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국내 시장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한국과 미국에서 나노 쿨링 필름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그 외 주요 국가에서도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해당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확보한 실증 데이터와 성능 평가 결과 등을 정밀 분석해 양산 적용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더불어 나노 쿨링 필름은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됐을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나노 쿨링 필름이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의 필름 기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전기차 전시회 'EVS37'에서 공개한 '투명 솔라 필름'은 전동화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투명 솔라 필름은 전기와 광학적 측면에서 우수한 특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소재를 적극 활용해 50%의 투과도와 10%의 셀 효율을 갖춘 1.5kW급 투명 필름이다. 이 필름은 차량 선루프에 적용할 경우 별도의 장치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건물 외벽이나 창에도 부착이 가능하며 실내 전등으로도 발전이 가능하다. 특히 꼭 태양광이 아니어도 LED 등 전등 빛에도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지하주차장이 발달돼 태양광 노출이 비교적 적은 한국의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투명 솔라 필름은 아직 개발 단계 중으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론 거의 완성이 됐지만 시장에서 사용되려면 내구성까지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명 솔라 필름은 굳이 태양이 있는 실외에 주차할 필요 없이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선루프나 창문 등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고 창문 등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나노 쿨링 필름은 미국과 일본처럼 틴팅이 엄격한 시장에서 더욱 각광받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투명 솔라 필름은 효율적인 기술이지만 아직까지 기한계가 있고 비용 등을 따졌을 때 상용화되기엔 좀 이르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속보] 엔씨, 기업 분할 통해 신설회사 설립 결정

엔씨소프트(엔씨)는 QA 서비스 사업부문,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등 2개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엔씨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2개의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설회사는 △㈜엔씨큐에이(QA·가칭) △㈜ 엔씨아이디에스(IDS·가칭) 등 2개 비상장법인이다. 엔씨큐에이는 품질 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기술(IT)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다. 엔씨IDS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이다. 엔씨(NC)는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회사의 분할 기일은 10월 1일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디지털 망명’ 칼 빼든 유튜브…망 무임승차 해결은 요원

구글이 광고 없이 영상 시청이 가능한 구독제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우회 단속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구독 요금을 올려 막대한 매출을 거두는 반면 망 이용대가 및 세금 납부 문제는 회피하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가상사설통신망(VPN)으로 우회 접속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 중인 일부 사용자들에게 멤버십 취소 안내 메일을 발송하고 있다. 메일은 “가입 국가가 부정확한 것으로 확인돼 멤버십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인도·튀르키예 등 국적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다가 결제가 취소되거나 구글 계정이 정지됐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이는 소비자가 저렴하게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서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 2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을 구매한 국가에서 6개월 이상 떠나 있는 경우 멤버십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구글은 물가 및 소득 수준, 세금 등 국가별 상황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월 구독료는 1만4900원인데, 인도(약 2000원)·나이지리아(약 1000원)·이집트(약 2850원)·아르헨티나(약 1387원) 등지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유튜브 이용자들은 구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VPN을 사용, 인터넷 접속 위치를 다른 국가로 변경한 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당사는 가장 정확한 요금제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의 국가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가입 국가가 사용자가 유튜브에 액세스하는 국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회원에게 청구 정보를 현재 거주 국가로 업데이트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의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구독 가격을 약 42% 가량 인상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통신업계 전반의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을 야기한 반면 망 이용대가 및 세금 부담은 회피하면서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구글코리아가 지난 4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3652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법인세 납부 규모는 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네이버 법인세(4963억원)의 약 3% 수준이다. 이는 구글의 주요 수입원인 앱마켓 수수료와 유튜브 광고 수입·프리미엄 멤버십 요금 등을 국내 매출이 아닌 아시아·태평양 법인 매출로 잡는 데 따른 것이다. 해외 기업에 대한 주요 과세 근거는 고정 사업장인데, 해당 법인이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어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실제 국내 매출이 약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경우 법인세는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들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 지불해야 하는 망 이용대가도 내지 않고 있다. 글로벌 CP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프라 구축 비용은 국내 ISP들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국내에서 망 이용대가를 회피하는 곳은 구글과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하지만 망 이용대가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글로벌 CP와 국내 ISP 간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CP들에게 망 이용대가 부과 의무를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이르면 다음달 이후 다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지만, 법안 제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1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OTT 구독료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했지만 원가가 갑자기 급등함에 따라 통신 3사의 제휴 상품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종결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 분쟁을 통해 통신망의 지속가능성, 망 이용 대가 공정 분담 등 사회적 메시지는 명확하게 제시됐다. 미국·유럽 등 국가 동향을 고려하면 관할 부처들 간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해운업계, 선복 공급 압박에도 실적 향상 기대

글로벌 해운시장 내 선복량 확대가 여전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수요 반등이 이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 압박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475.6으로 전주 대비 2.85% 오르는 등 3달 가까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오래된 자동차·가전을 비롯한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을 비롯한 경기 부양책을 펴면서 수요가 반등한 까닭이다. 미국에서는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 힘입어 서안과 동안지역으로 향하는 선박들의 운임이 높아졌다. 유로존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으나 운임은 인상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란 등의 갈등으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는 선박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드라이벌커 시황도 강세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올해 평균 발틱 건화물선 운임지수(BDI)가 지난 21일 기준 1821p로 전년 동기의 157% 수준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적 물 부족을 겪고 있는 파나마 운하의 통항이 제한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선박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중국향 철광석 운송 수요가 많은 것도 시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화력발전소로 향하는 석탄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핵심광물의 물동량이 많아지고 대서양을 오가는 곡물의 양이 확대된 것도 건화물선 수요를 촉진하는 요소다. 올해 건화물선 인도량이 3460만DWT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해진공은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가 줄었으나 발주 잔량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들어 공급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인도될 선박의 72%가 1만TEU 이상의 대형선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1만7000TEU가 넘는 초대형 컨선도 꾸준히 건조될 예정이다. 올해 건화물선 해체량도 460만DWT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부터 노후 선박의 폐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조선가가 높아 선주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환경규제 강화의 흐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박의 실제 연료 소모량과 운항거리를 토대로 산출된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가 낮으면 속도를 낮추거나 심한 경우 폐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HMM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5215억원·1조8390억원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2%,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팬오션도 매출 4조7300억원·영업이익 46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팬오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610억원·3859억원이었다. 대한해운도 매출 1조6507억원·영업이익 3430억원을 시현하는 등 유사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부진이 심상치 않으나, 어려움에 처한 산업군에서 감산이 이뤄지지 않는 중"이라며 “중동 분쟁 장기화로 선박들의 우회에 따른 영향도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시승기] 아우디 Q8 e-트론, 오프로드도 끄떡없는 전기 SUV

아우디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Q8 e-트론'은 주행감, 승차감 모두 뛰어난 프리미엄 전기차였다. 특히 험난한 오프로드도 편안하게 나올 수 있는 주행성능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400㎞가 안되는 짧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단점으로 지목된다. 지난 17일 아우디코리아는 페이스리프트 돼 돌아온 '더 뉴 Q8 e-트론'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은 서울 청담동부터 경기 여주시까지 진행됐다. 특히 오프로드 체험까지 할 수 있어 차량의 성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Q8 e-트론은 50 e-트론 콰트로와 55 e-트론 콰트로의 기본형, 프리미엄 트림으로 구성됐다. 또 같은 성능의 스포트백 라인업도 보유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였다. 전면부 디자인은 아우디 감성을 담으면서도 전기차 모델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특유의 싱글프레임 마스크에 기존과는 다른 그릴을 적용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전면부에 그릴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Q8 e-트론은 그릴이 탑재돼 스포티하면서도 강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측면라인은 스포트백인 탓에 전형적인 쿠페형 SUV의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인 차고는 높지만 후면으루 갈수록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최근 유행하는 스타일로 기본 모델 대비 실내·적재 공간은 좁겠지만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가 많다. 실내 인테리어는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가시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높였다. 특히 터치식 공조장치임에도 불구하고 다루기 간편했다. 버튼식 공조장치 만큼 직관적이진 않았지만 타브랜드 차량 대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또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자쪽을 바라보게 설계돼 운전 중 보기 편했다. 차량의 도심 주행감은 “SUV가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에어 서스펜션이 정교하게 설계돼 있어 어떤 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했다. 내연기관차 같은 주행감도 보유했다. 전기차는 초반 토크가 높아 주행 시 쏠리거나 튕겨지는 느낌을 받는데 이 모델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또 시속 100㎞ 이상 밟아도 불안함이 없었다. 특히 Q8 e-트론은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험로'에서도 엄청난 안정감을 제공했다. 차량 하부에 배터리가 있는 전기차 특성상 오프로드를 타도될까 싶었지만 안정적으로 험로를 빠져나왔다.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 물이 가득 고인 진흙 웅덩이 등 최악의 도로 환경들을 지나치는데도 큰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 급경사를 내려갈 때는 차량이 이를 인지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알아서 제동을 걸어줬다. 핸들링은 부드럽고 단단했다. 오프로드 특성상 핸들이 마구 흔들릴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반면 좁은 코너를 돌기 위해 핸들을 확 꺾었을 때는 부드럽게 돌아갔다. 이처럼 놀라운 주행 성능을 보유했지만 최대 주행거리는 다소 아쉽다. 통상 전기차 주행거리는 400㎞가 넘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Q8 e-트론의 모든 트림은 300㎞대 주행가능거리를 보유했다. Q8 50 e-트론 콰트로'는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298㎞, 55 e-트론 콰트로'는 368㎞의 주행이 가능하다. 또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351㎞, 프리미엄 모델 SQ8 스포트백 e-트론은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03㎞를 주행할 수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단독] “폐렴 걸리겠어요”…에어프레미아, ‘곰팡이·먼지 투성이’ 기내 에어컨 빈축

신생 국적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기내 환기 장치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외부 공기를 흡입해 객실 내에 공급하는 부분이 불결할 경우 승객들이 폐병을 앓을 수 있어 철저한 기재 관리가 요구된다. 24일 네이버 여행자 카페 '태사랑'에 따르면 이용자 A씨는 지난 22일 태국 방콕에서 인천까지 에어프레미아 여객기(YP602)에 탑승했다. 자리에 앉아 고개를 든 A씨가 목격한 것은 송풍구가 새카만 기내 에어컨이었다. 사진 속 검은 이물질은 곰팡이와 먼지로 추정돼 청결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A씨는 “전반적인 환기 시스템 관리가 안 된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며 “밀폐된 공간 안에서 이런 공기를 마시게 하는 것은 범법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지난 30여년 간 해외 영업을 하며 비행기를 타고 다녔지만 이건 말이 안 된다"며 “이런 상태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슬롯을 받아 미국 운항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접한 항공·우주 카페 '플라이터스' 회원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회원은 “지난해 11월에도 이런 상태였는데 변한 게 없다"고 말해 에어프레미아의 기내 불결 상태가 만성적임을 시사했다. 또 다른 회원은 “기본도 안 된 상태에서 유상 승객을 받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호흡기 내과 의사들은 에어컨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레지오넬라증'을 유발할 수 있고, 폐렴으로 이어질 경우 치사율이 39%에 이른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이유로 에어프레미아가 항공기 공기 순환 시스템에 장착된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의 장착 상태와 오염 여부 등을 철저히 검수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헤파 필터는 먼지·바이러스·박테리아 등 각종 입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고성능 필터다. 항공업계에서는 헤파 필터가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적정 교환 주기를 설정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9년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헤파 필터 교체에 들인 바 있다. 한편 문제의 기재는 에어프레미아가 노르웨이 항공사 '노르위전 에어 셔틀(Norwegian Air Shuttle ASA)'로부터 인수한 중고 보잉 787-9 드림라이너이고 국토교통부 등록 기호는 HL8517이다. 이 여객기는 잦은 고장으로 결항과 회항 사태를 빚었고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정비 작업을 거친 이력이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이달 30일 해당 기재에 대한 '딥 클리닝'이 예정돼있다"며 “좌석 교체와 더불어 최상의 컨디션 유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총기·군장류 ‘밀덕’ 대잔치 ‘플래툰 컨벤션’

'밀리터리 덕후'. 군사 전략·정보·무기에 대한 탐구 수준이 깊은 애호가를 의미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흔히 '밀덕'으로 통한다. 군(軍)이라는 집단의 규모나 특성 만큼이나 군사 취미 역시 △학술 △무기 △프라모델 △밀리터리 피규어 △유물 수집 △군장품 등 크게 6개 분야로 나뉜다. 소싯적 남자 아이 치고 동네 친구들과 BB탄 총을 안 쏴본 경우는 드물었다. 기자 역시 친구들과 팀을 나눠 아파트 복도와 계단, 단지 내 여러 곳에서 레밍턴·글록·베레타 등의 브랜드 로고가 박힌 에어 소프트 건을 갖고 서바이벌 게임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유년 시절의 추억을 갖고 지난 22일 다녀온 '플래툰 컨벤션'은 밀리터리 전문 월간지 '플래툰'이 개최한 행사로 통산 33회차다. 타 군사 잡지와는 달리 보병 군장과 총기에 중점을 두는 만큼 이번 행사에는 40여개 관련 업체가 입점했고 관련 제품 애호가들로 붐볐다. 기획 총괄을 담당한 홍희범 플래툰 편집장은 “다른 취미들에 관한 행사는 모두 열리는데 밀리터리만 없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취미 공유 차원에서 잔치를 열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국내 에어 소프트 건 제작사 '토이스타'의 '핏 바이퍼(PIT VIPER)' '풀 메탈 킷' 이었다. '메탈'이라는 이름값을 하듯 손잡이·공이·탄알집을 제외하고 총열·슬라이드·방아쇠 등이 모두 금속으로 이뤄져 있어 묵직함이 느껴졌다. 바로 옆에는 빨간색의 0.15g BB탄이 있었다. 하얀색 플라스틱 구체(球體)와의 차이점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옛날에 주로 생산하던 0.17g 제품은 연마 작업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요즘은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며 “구형은 격발 시 상탄이 나오는 데 반해 요즘 나오는 0.15g탄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독일 총기 제조사 헤클러 운트 코흐(HK)의 베스트 셀러 '5호 기관단총(MP5, Maschinen Pistole 5) 에어 소프트 건을 55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견착을 해보니 무게감이 느껴졌고, 실총과의 무게 차이는 크지 않다고 했다. 현행 총포화약법은 모형 총기가 실총으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소염기 등은 눈에 띄도록 도색 또는 도금 형태로 마감토록 규정한다. 하지만 현장 판매품의 컬러 파트는 어두운 색으로 돼있어 다소 우려스러운 면이 있어보였다. 같은 매대에 독일 육군 전투복 야전 상의 정품이라는 물건도 있어 어떻게 수입했느냐는 질문에 업체 측은 “우리도 대리 판매해주는 것이라서 자세히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바로 옆에는 각종 도검류가 전시돼있었다. 또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진압봉도 있어 몸에 살짝 시타해보니 아팠다. 힘을 줘 타격하면 대상을 진압하기에도 충분할 듯 싶었다. 도검 판매 업체 측은 “군·경 모두 쓰는 제품인데 강도가 쓰면 흉기로 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행사의 압권은 단연 '불랑기포(佛郞機砲)'였다. 조선시대 견인포라고 할만한 이 무기 명칭의 어원은 '프랑크인들이 쓰던 포'로 이를 음차한 데에서 비롯한다. 김주현 두루공방 대표는 “조선 역사 518년 내내 쓰인 불랑기포는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크기가 점점 작아져왔다"며 “유효 사거리는 바람의 저항이 없을 때 60~70미터(m)이고, 제너럴 셔먼호에 관한 신미양요 이후 사라진 무기 체계"라고 설파했다. 판매 가격은 35만원이었다. 그러나 격발기 디자인이 투박하다 못해 마감이 날카롭게 처리돼있어 살이 찝히기도 해 사용 중 다칠 여지가 있어보였다. 김 대표는 “개발자로 하여금 수정토록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기획 ③] 대한항공·KAI, K-무인기 개발 잰걸음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고도화된 전기·전자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기와 이에 따른 위협 방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무인 비행체의 미래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시장 성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대한항공은 첫 시장 진입 목표로 '사단급 정찰 무인기'를 꼽았다. 이후 사단 정찰용 무인기(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전투용 적합 판정'과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취득했고, 2020년 초도 물량 양산과 군 전략화를 마쳤다. 현재는 기존 사단급 무인기의 발진 방식을 개선한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KUS-VS'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의 무인기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수십, 수백 대의 무인기가 함께 움직이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군집 비행의 최신 기술 R&D에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RQ-101 송골매'의 후속 기종인 차기 군단급 무인 정찰기를 개발하고 있다. KAI는 해당 무인기에 전자 광학(EO)·적외선(IR) 센서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자동 이착륙 기능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또 항법 장비 이중화와 확장성을 고려한 기체 설계, 지상·위성 중계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틸트 로터형·헬리콥터형 수직 이착륙 무인기 △전동 무인기용 연료 전지 동력 장치 개발 △유인기 무인화 실용 기술 △정밀 타격용 무인기 체계 선행 연구 △무인기용 표준 소프트웨어 솔루션·테스트 베드 개발 등의 선행 R&D를 진행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예멘 내전에서 무인기의 효율성은 전장에서 입증돼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곧 무인기에 의한 양적·질적 위협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이에 대응할 시스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에 착안해 레이다와 RF스캐너를 통해 획득한 융합 정보를 기반으로 전자 광학 카메라로 표적을 찾고, 재머로 무력화하는 '통합 안티 드론 솔루션'을 선보였다. 향후 AI 기반으로 자동 추적까지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시스템은 '통합 드론 감시·방어 시스템'의 광역화를 위해 표적 추적 정확도와 탐지 거리를 높이는 최첨단 능동 위상 배열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기술을 연동하고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기획 ②] 절충 교역 제도 개편, K-방산 ‘무역 수지’ 개선 솔루션

정부와 산·학·연이 2027년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의 자회사 시코르스키는 최근 국내 업체 30여곳을 초청해 산업협력을 제시했다.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특수 작전용 대형 기동 헬리콥터 도입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이다. 시코르스키는 CH-53K 킹스텔리온을 앞세워 보잉의 CH-47F와 경쟁을 펼치는 중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산업 협력은 무기체계 수출국이 수입국에게 기술 이전·부품 역수입·창정비 능력 제공 등을 진행하는 절충 교역의 일종이다. K-방산 주요 구매국도 수출 금융 지원을 비롯한 절충 교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폴란드는 K-2PL 전차 생산 공장과 FA-50 경전투기 유지·보수·정비(MRO)센터 설립 등을 추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르키예도 절충 교역으로 자국 방위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수출을 타진 중인 캐나다도 현지에서 사업 활동을 벌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산업 기술 혜택(ITB)' 정책을 수출국에게 전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6~2020년 절충 교역 획득 가치가 8억달러로 2011~2015년에 비해 10분의 1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F-35 전투기 2차 사업을 비롯한 대형 무기 도입 프로젝트에서도 절충 교역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출국에는 우리 기술과 생산 시설 등이 나가지만 수입국으로부터는 얻는 것이 적다는 것이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기술 이전을 비롯한 절충 교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2013년 이후 우리나라가 해외 무기체계를 들여오면서 발생된 절충 교역 사례 124건 중 '합의 가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이 36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8억4400만달러에 달한다. KIET는 해외 무기 도입시 국내 방산 클러스터에 관련 기관·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절충 교역 관련 규정 개정과 가치상계(SWAP) 제도 현실화, 사전 가치 축적 제도 도입 등으로 생태계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민수 분야로 절충 교역을 확대하는 등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단행하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정부 부처와 지방 자치 단체를 포괄하는 고도의 수출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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