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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3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비결은 ‘항공 MRO 역량’

영종대교를 따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거대한 항공 정비 단지가 들어선다. 연면적 약 14만200제곱미터(㎡),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의 '대한항공 신 엔진 정비 공장'이다. 대한항공과 자회사 아이에이티(IAT)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민간 항공기 엔진 시험 시설(ETC, Engine Test Cell) 바로 옆에 신규 엔진 정비 공장을 증축하는 것이다. 올해 3월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뜨면서 대한항공의 항공 MRO 역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MRO는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오버홀(Overhaul, 완전 분해 후 재조립)의 앞글자를 딴 약어다. 항공 MRO는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 기체·엔진·부품 등을 정비하는 작업을 통칭한다. 매 이륙 전·착륙 후 항공기 상태 점검과 비행 시간·이착륙 횟수별로 정해진 항공기·엔진·부품 검사·부품 교환, 항공기·엔진·부품 전체에 대한 종합 점검,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고장을 예방하는 체계적인 활동 모두를 일컫는다. 통상 '안전 운항'이라고 하면 이륙해서 착륙하는 순간까지를 떠올리지만 항공기가 지상에 서 있는 동안에는 MRO가 안전 운항을 책임진다. 정비사 확인이 없으면 이륙도 할 수 없다. 대한항공이 23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을 이어오는 배경에도 탄탄한 정비 역량이 있다. 보험 요율도 전 세계 항공업계 최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본사 내부에 정비본부를 두고 MRO 사업을 운영하며 운항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항공기 엔진·부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긴급한 상황에서도 정비 작업을 차질없이 수행해왔다. 최근엔 수익을 창출하고 내수를 활성화하는 신사업으로 MRO 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인천·김포·부산에 격납고…경정비부터 엔진·부품 정비까지 항공 MRO는 크게 운항·기체 정비와 엔진 정비, 부품 정비로 구분한다. 운항·기체 정비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타이어·엔진 오일·소모품 등을 점검하는 경정비와 항공기 동체·날개·전기 배선·객실 내부 등 기체 전반을 점검하는 정비를 포함한다. 엔진 정비는 항공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을 다룬다. 중요도가 높은 만큼 풍부한 경험과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부품 정비는 항공기와 엔진에 장착되는 부품을 정비하는 업무다. 대한항공은 1969년부터 부품 정비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대한항공은 인천·김포·부산 소재 격납고에서 항공기 정비를 지원한다. 최신 장비와 시설을 유지해 간단한 정비 작업부터 복잡한 종합 정비 서비스까지 폭넓게 제공한다. 인천 격납고는 2대가 넘는 보잉 747 항공기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중·대형기 정비에 특화돼 있으며 최신 장비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공항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항공기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편리하다. 김포 격납고는 중·소형기 정비에 특화돼 있다. 김해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부산 격납고는 기체 정비에 특화돼 있으며, 항공기에 옷을 입히는 페인팅 작업을 할 수 있다. ◇전문성 높은 항공기 엔진 MRO 사업…해외 의존도 낮추고 내수 활성화 대한항공은 MRO 사업 중에서도 항공기 엔진 정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2년 우리나라 항공 당국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가를 받아 항공기 엔진 수리를 시작했다. 1976년 보잉 707 여객기 엔진 중정비 작업을 시작하며 엔진 MRO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2024년 현재까지 5000대에 가까운 엔진을 재탄생시켰다. 대한항공은 고장난 항공기 부품을 완전히 분해해 세척하고, 수리한 뒤 장착하는 중정비가 가능하다. 엔진의 경우 경기 부천에 있는 공장에서 정비한 뒤 영종도 ETC에서 최종 성능 시험을 거쳐 출고한다. 대한항공은 자사 뿐만 아니라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 일부, 미국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해외 항공사의 항공기 엔진 수리를 수주한 바 있다. 국내외 항공사가 항공 MRO 산업에서는 대한항공의 고객인 것이다.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 일렉트릭(GE)도 대한항공에 일부 엔진 정비를 맡긴다.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은 국토교통부·미국 연방항공청(FAA)·유럽 항공안전청(EASA)·중국 민용항공국(CAAC) 등 공신력 있는 국내외 관계 당국 12곳으로부터 인정받았고, 해당 국가의 항공기와 엔진, 부품을 정비할 수 있는 인가 획득으로 이어졌다. 영종도 운북지구 내 대한항공 엔진 정비 단지가 완공되면 자체 수리할 수 있는 엔진 대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연간 100대 정도를 수리할 수 있는데, 향후에는 연간 360대의 엔진 정비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수주 물량을 늘리면 국내 항공 MRO 정비의 해외 의존도도 낮아진다. 2020년 기준 국내 항공 MRO 물량의 절반 가량인 1조7000억원 상당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2025년까지 국내 항공 MRO 물량의 70%를 국내에서 처리하고, 2030년까지 국내 MRO 시장 규모를 5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항공 MRO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2023년 8월 기준 대한항공 MRO 사업은 직·간접 고용을 포함해 전체 330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오는 2027년 신 엔진 정비 공장이 가동되면 관련 인력이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PW MRO 네트워크' 참여…세계 최고 수준 엔진 정비 기술력 인정 받아 대한항공은 PW·GE·CFM인터내셔널(CFMI)의 엔진 수리를 맡는다. PW와 GE 엔진은 전 세계 항공기 10대 중 8대에 들어갈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2021년 PW사의 차세대 '기어드 터보 팬'(GTF, Geared Turbo Fan) 엔진 정비 협력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는 PW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 가입했다는 것으로,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GTF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는 미국 델타, 독일 루프트한자 테크닉 등 해외 주력 항공사 및 MRO 기업들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작년 10월 GTF 엔진 초도 물량을 입고해 본격적인 정비를 시작했다. 차세대 GTF 엔진인 'PW1100G-JM'은 친환경 엔진으로 각광받는다.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이 적은 에어버스 A321neo 기종에도 이 계열 엔진이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매년 100대가 넘는 차세대 GTF 엔진을 수주받아 정비할 계획이다. 국내 항공 정비 분야에서 이 같은 대규모 수주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신형 엔진을 포함,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오버홀 정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엔진 종류는 6종이다. 여기에 GE의 GEnx 시리즈 2종과 CFMI의 LEAP-1B를 추가해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 수를 총 9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에어버스 A350 도입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해 롤스로이스(RR plc)의 트렌트 XWB 엔진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글로벌 항공 MRO 업체로서 위상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시너지 기대…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육성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부품 관련 정비 기술을 국내 중소 협력 업체에 전수하며 산업계 '맏형'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항공기 부품을 국산화하고 관련 인증을 받는 과정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국내 업체에서 제작한 항공기 부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도 상생을 실천한다.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항공기 정비 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정비 자격증 응시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정비사 양성 과정을 비롯해 정기 과정과 특수 과정, 관리자 훈련 등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9만개가 넘는 항공기 자재 품목을 고객사에 판매·대여하는 부품 공급망 역할도 한다. 항공기를 수리하는 다양한 첨단 장비와 공구도 대한항공에서 빌려 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한 이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도 MRO 사업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항공 정비 물량까지 흡수할 경우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양사 정비 인력과 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MRO는 고효율·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항공 엔진 MRO 산업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안전한 항공기 운항으로 고객들이 믿고 탈 수 있는 항공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네카오 2분기 전망 ‘맑음’…AI 잡아야 실적 잡는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사 모두 광고·커머스 사업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서비스 성과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 2조6508억원, 영업이익 4471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9%, 19.98% 상승한 수치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AI 기업간거래(B2B) 수익화가 반영되면서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를 구축한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사업도 호조를 띨 전망이다. 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된 AI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 클라우드'의 수익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 증가에 기여, 글로벌 빅테크와 유사한 수준의 성장률을 이끌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경우 커머스 부문 영업이익을 견인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병행수입 사업자 입점 이후 6개월 만인 지난달 입점 사업자 수가 약 30배 증가하고 거래량이 약 400배 폭증하는 등 수익성 개선이 보이고 있다. 광고 부문의 경우 지난달 치지직 정식 출시 및 타겟팅 고도화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성장 폭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일본 정부의 연이은 압박으로 라인야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변수다. 증권가는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라인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일본·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은 적으나 지분 전량 매각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내년 순이익의 15~20% 수준이 하향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748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보다 각각 1.58%, 30.91% 증가한 수치다. 올 2분기 주요 자회사들의 흑자 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10%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포털비즈의 경우 지난 1분기 두 자릿수 감소세를 끊는 데 성공했으며, 비즈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두 자릿수 성장으로 전환됐다. 톡메세지 또한 15%~20%의 견조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배송·품질 한계로 소비자 이탈은 적은 반면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어 양사의 광고 사업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AI 사업 성과가 실적 개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매출을 통해 AI 수익화 가능성을 증명했지만 내수 위주로 밸류에이션 확장이 막혔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 '카나나' 신설과 핵심 인력 배치로 힘을 실은 분위기지만, 현재로썬 사업 전략 및 세부 계획 수립이 명확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생성형 AI를 내세워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하이퍼클로바X의 일본어 학습에 근거해 AI 영토 확장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며 “웹툰 사업에 AI를 접목해 상장 시 투자자에게 작가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은 기술력을 인정 받는다면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에 대해선 “지난해 비상장 자회사 정리에 집중했고 최근 SM을 포함해 상장 자회사 실적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해외·AI 성과가 필요하다"며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보다는 덱스컴과 헬스케어의 일본 진출 등 의료 AI 서비스 수익화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단독] 대한항공 新 사업 ‘전용기 자회사’, 월 3억 흑자 전환…출범 2년여 만

대한항공의 비상장 전용기 사업 자회사가 출범 2년여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좌석 단가가 상당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비상장 자회사 '케이에비에이션(K-Aviation)'은 지난해 매출 34억6800만원, 영업손실 10억4800만원, 당기순손실 9억94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22년 매출 없이 영업손실 2억2800만원, 당기순손실 2억2300만원을 낸 것으로 확인된다. 1년 후 영업손실은 359.65%, 당기순손실은 345.74% 불어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법률 자문료·사무실 임대료 등 초기 영업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적자가 났던 것"이라며 “현재는 예상했던대로 현금 흐름도 정상적이고 사업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에비에이션은 대한항공이 2021년 12월 23일 자본금 50억원을 들여 설립한 100% 자회사로, 2022년 2월 1일부로 계열사로 편입됐다. 항공사업법에 따른 법적 지위는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다. 경영진은 대한항공 김해 중정비 공장장(상무) 출신 이대준 대표와 염병일·박정우 이사로 이뤄져있다. 대한항공과 항공 운송 사업 양도·양수를 한 만큼 케이에비에이션은 항공안전법 제90조 5항과 동법 시행 규칙 제262조 2항에 따라 작년 9월 26일 서울지방항공청에 고정익 항공기에 대한 '안전운항체계 변경 검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운항 증명(AOC) 발급 조건에서 변경 사항이 발생한 경우 안전 적합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검증하는 절차다. 관계 당국으로부터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해 케이에비에이션의 객실 승무원·운항 관리사·정비사들은 자체 교본에 의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훈련 과정도 인가 사항인데, 그 이유는 이를 바탕으로 상업 운항에 나설 수 있어서다.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등록된 정보에 의하면 케이에비에이션이 보유한 회전익 항공기는 총 3대로, 모두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가 제작한 15인승 중형 쌍발 헬리콥터 'AW139'이다. 대한항공이 891억원어치의 현물을 출자한 것이다. 대한항공 소유인 고정익 전용기는 4대이나, 현재 계획으로는 보잉 비즈니스 제트(BBJ) 737-700(HL8222)과 봉바르디에(Bombardier) BD-700-1A10 글로벌 익스프레스(HL8230)를 케이에비에이션으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 전언이다. 국토부는 '비즈니스용 항공 서비스'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이 구매한 항공기를 위탁 운항·관리를 대행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입법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이에 맞춰 해당 기재들을 케이에비에이션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에비에이션의 구성원은 38명이고, 대한항공으로부터 고정익기를 넘겨받을 경우 객실 승무원 추가 채용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에서 전적한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후문이다. 당초 대한항공 내부적으로도 사업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용기 전량을 케이에비에이션으로 완전히 넘기는 방안을 고려한 바 있다. 아직 추가 협의가 필요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용기로 쓰이는 787-8 드림라이너(HL8508)와 걸프스트림 G650(HL8068)은 자체 사업용으로 남겨두되, 케이에비에이션의 전세기로 운영하는 등 상호 마케팅을 통한 수익 공유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력이 강한 분야가 서로 달라 이와 같이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에비에이션은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삼성전자와 장기 전세 계약을 맺어 월 평균 2억~3억원 수준의 흑자를 꾸준히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현 시점 기준 케이에비에이션의 최대 고객은 서울 서초 본사-지방 사업장 또는 사업장-사업장 사이를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는 삼성전자 임원들이다. 또 다른 고객들은 기업인이나 방탄 소년단(BTS)·블랙핑크와 같은 탑급 연예인들이다. 분초를 다투는 이들을 위해 주 사업지는 입·출국 수속 시간이 짧은 서울김포항공비즈니스센터(SGBAC)로 정했고, 기내식은 한앤컴퍼니 산하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나 해외 현지 업체와 계약해 공급받는다. 30시간 단위의 회원권은 7억원 수준이고 미결제 시 시간당 이용료는 약 2800만원이다. 국내 최대 항공 대기업의 '스핀 오프'임에도 좌석당 단위 비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된 이유는 300~750여대를 보유한 넷젯·비스타젯 등 외국의 전용기 회사들 대비 영세한 스타트업이라서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영역이다. 케이에비에이션도 이 방식에 충실해야 수송 원가 경쟁력을 높여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인 만큼 대한항공 전용기 사업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적자 위기’ 지상파, K-콘텐츠 경쟁력 강화 모색

국내 방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상파의 재투자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각종 규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학회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K콘텐츠 생태계 지속을 위한 지상파의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는 글로벌 경쟁 과열로 콘텐츠 제작비가 급증한 반면 주요 매출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방송사업매출액은 지난 10년간 지속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총 18조9734억원으로 2022년보다 4.7% 줄었다. 이중 지상파의 매출액은 3조7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10.2% 감소한 수치다. 방송광고매출은 2022년보다 5847억원(19.0%) 감소한 2조4983억원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매출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프로그램 판매 매출 또한 2022년 대비 520억원(2.5%) 감소한 2조 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상파는 23.3% 감소한 927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또한 28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신료와 재송신 매출, 프로그램 제공 매출,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늘어난 반면 광고, 협찬, 프로그램 판매 등 지표는 감소한 영향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콘텐츠 제작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지상파를 비롯한 국내 콘텐츠 업계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속가능한 방송미디어 콘텐츠 산업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국내 방송미디어 콘텐츠 제작 △재투자 선순환 생태계 조성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규제 개선 △콘텐츠 글로벌 유통을 위한 재원조성 및 진흥 △지속가능한 지역방송 정책 및 라디오 정책 개선 등을 제시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협업해온 제작사들의 영업 손실이 심화됐으며,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가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홍 교수는 “과거 유료방송과의 지상파 재송신 소송에서 법원이 인정한 방송의 공공성이란 방송 콘텐츠의 품질에 대한 고려가 핵심"이라며 “국내 콘텐츠의 고유한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 시장 규모 유지를 위해 지상파의 역할과 재원 구조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 김우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지상파 재송신 협상과정에 국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로 자칫 시장 자체를 망가뜨릴 우려가 있다"며 “충분한 가치 평가와 수익이 콘텐츠에 재투자되는 구조를 끊으면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진아 공주대 교수는 “광고·편성 등 분야의 규제 완화와 함께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얻고 있는 큰 수익이 콘텐츠에 적극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동 인하대 교수는 “현 시장 상황에서 지상파만의 역량으로는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매칭 펀드,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하는 콘텐츠 펀드 등 콘텐츠 사업자에게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고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 선순환 내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통신 기반 방송사업자들의 기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할 수 있다는 믿음’…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패권’ 되찾을까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이 점검 회의 시간을 갖는다. 위기 속 반도체 수장이 교체된 이후 첫 자리인 만큼 전영현 부문장(부회장)의 리더십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이날 화성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부회장·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사장)박용인 시스템 LSI 사업부장(사장) 등 DS 부문의 경영진이 총 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각 부문장 주재 아래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해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 목표·영업 전략 의견을 교환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매출 66조5945억원, 영업손실 14조87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로, 경계현 사장 퇴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반도체 제품은 안팎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 MX 사업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 탑재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제조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1세대 SM8450이었다. 그러나 당해 발생한 갤럭시 시리즈의 기본 앱인 GOS(Game Optimization Service) 파문으로 퀄컴은 자사 AP 위탁 제작사를 대만 TSMC로 바꿨다. MX 사업부도 TSMC가 생산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도 자사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일감을 TSMC에 일임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했고,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천명했다. 이와 관련,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입해 설계와 파운드리 등을 종합한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내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48.1%, 19.1%였다. 올해 1분기에는 TSMC 61.2%, 삼성전자 11.3%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왕년의 반도체 황제' 인텔은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며 맹추격 중이다. 또 고대역폭 메모리(HBM) 역시 2019년 개발 조직을 해체하며 SK하이닉스에 점유율 추월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인 위기를 맞았다.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DS 부문 수장을 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 퀄 테스트 과정을 밟고 있고, 엔비디아와의 '한판 승부'를 공언한 '토종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데이터 센터용 인공지능(AI) 칩 공동 개발에 나섰다. 리벨리온이 삼성의 웨이퍼와 메모리를 활용하는 만큼 한 몸이 되는 사피온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998년 출시한 자사 최초의 폴더폰 회로 기판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새긴 바 있다. 그랬던 만큼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인 메모리 업황의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속 관찰하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HBM3·HBM3E 선단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4와 고객 맞춤형 HBM도 함께 개발해 시장 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LSI 사업부는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개선하는 등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해 고객 확대를 계속하며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며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회복에 대비해 사업 전 영역에서 대책을 준비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8일 개막 ‘부산모빌리티쇼’…주목해야 할 신차는?

자동차 축제 '부산모빌리티쇼'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들은 그간 숨겨왔던 새로운 모델들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전동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이번 전시회엔 새로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모빌리티쇼가 '넥스트 모빌리티 세상의 중심이 되다'라는 주제로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부산모빌리티쇼에는 국내외 7개 완성차 브랜드가 59대의 차량을 출품한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현대차그룹과 르노코리아, 수제 슈퍼카 제조사 어울림모터스가 참여한다. 해외 브랜드는 BMW그룹의 BMW와 미니가 부스를 차린다. 참여 브랜드들은 '친환경'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모델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6, 코나EV 등 기존 라인업에 더해 '캐스퍼 일렉트릭' 공개도 예고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첫 경형 전기차로 귀여운 외모에 300㎞가 넘는 주행가능 거리를 보유해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모델이다. 또 현대차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물류 특화 대형 트럭 ST1 등 친환경 상용차량도 선보인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 픽업 트럭 '타스만'의 위장막 모델을 선보인다. 기아는 이 모델을 통해 최근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이어 EV3, EV6, EV9 등 전기차 라인업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콘셉트카 PV1, PV5, PV7 등도 전시한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아울러 초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 네오룬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고, 제네시스의 레이싱카 제네시스X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를 글로벌 최초로 선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신차를 준비한 곳은 르노코리아다. 약 2년간 공들여 준비한 신차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번째 모델(오로라1)이 베일을 벗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로라1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볼보와 같은 플랫폼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르노코리아에 숨통을 불어넣어줄 구원자로 기대되고 있는 모델이다. 국산 수제 스포츠카를 제작하는 어울림모터스는 12년 만에 신차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클래식카, 튜닝카 등의 전시로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부분 변경을 거쳐 출시되는 고성능 쿠페 뉴 M4와 BMW의 첫 번째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 올 뉴 iX2를 공개한다. 콘셉트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도 전시한다. 미니는 최근 출시한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와 뉴 미니 컨트리맨 JCW 등 18가지 모델을 소개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해진공, 사장 공개 모집…7월4일까지 서류 접수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사장 공개모집에 나섰다. 해진공은 임원 후보자 추천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모집 계획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원서류는 다음달 4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선정하고 임명권자의 최종 임명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격요건을 비롯한 자세한 사항은 해진공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과방위, 네이버·스테이지엑스 수장 다시 부른다…내달 2일 현안질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다음달 2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를 다시 부른다. 국회 과방위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22대 국회 원구성 후 처음 열렸다. 다만 핵심 참고인이 모두 불참한 데다 여야 간 공방전이 오가면서 난항을 겪었다. 당초 여야는 최 대표와 서 대표를 핵심 참고인으로 불러 라인야후 사태와 제4이동통신사 취소 등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려 했지만, 두 사람 모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에 여야는 다음달 2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하고 최 대표와 서 대표의 증인 채택을 의결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강도현 2차관, 최병택 전파정책국장, 이도규 통신정책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이평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도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다. 다만 정보기술(IT)업계에선 네이버가 아닌 소프트뱅크를 참고인으로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당사자인 최 대표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다음달 1일이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의 행정 지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날"이라며 “다음날인 2일에 국회가 중요한 현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차기 전체회의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서 대표의 증인 채택에 대해서도 “제4이통 관련 현안 질의에 필요한 증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이통 출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제4이통 및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 정책 재검토 여부에 대해 “국민에게 편익을 줄 수 있는 경쟁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며 “통신 3사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28㎓ 대역은 지연 시간을 줄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답했다.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선 “네이버의 이익이 손상되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기업들 간 이해관계에 있어 법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는 게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개입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 후보 자격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회는 오는 27일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이버 노조 “라인 매각 시 회사 미래 잃을 것…정부 대응 절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대한 압박을 연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전세계적으로 데이터 주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기술주권 보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와 조국혁신당 이해민·김준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용만·이용우 의원 등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소회의실에서 '라인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 긴급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오세윤 지회장은 이날 소규모 간담회를 통해 70여명의 구성원을 만난 결과 불안, 좌절,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오 지회장은 “라인야후 매각 이슈는 누가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2500여명의 국민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애써 만든 서비스와 기술을 통째로 뺏길지 모른다는 좌절감을 겪고 있다. 네이버 경영진의 현명한 판단과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라인야후와 모회사 A홀딩스의 대주주 소프트뱅크는 사실상 '탈(脫)네이버'를 공식화한 모양새다. 네이버 기술력으로 만든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일본 내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진 구성을 전원 일본인으로 교체했다.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도 조속히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 안팎에서는 임직원의 고용 불안을 비롯해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기반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생한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을 문제 삼아 네이버의 지배력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안전 관리 강화와 거버넌스 재검토 등 보안 강화 조치를 요구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는 다음달 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 계획 등을 담은 구체적인 보안책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지분 매각 내용은 담기지 않을 예정이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의 지분을 50%씩 나눠 보유하고 있으며,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 64.4%를 갖고 있다. 양사는 지분 매각 등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 지회장은“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 매각이라는 결정을 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사람들의 열정, 나아가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가 하나씩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대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누구도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라인야후 사태를 단순히 기업 간 비즈니스 문제가 아닌 기술주권 차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지배구조가 소프트뱅크로 넘어간다면 완전한 기술 이전을 위해 순수 일본 회사로의 전환을 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라인의 핵심 기술 인력을 라인야후 본사에 배치해 중장기적 기술 탈취를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일투자협정 위배 소지가 있는 만큼 정부가 선제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수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해당 협정의 원칙과 내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협정이 명시하는 시장 개방과 투자 자유화 원칙에 대해 한국 정부는 '외교 갈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권리 주장을 포기했다"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정부와 한국 기업의 자정 노력은 필요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이유로 한국 기업의 지분 매각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히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해민 의원 등 주최측은 최수연 대표에게 이번 토론회 참석을 요청했지만, 최 대표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전날 불참 의사를 전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오후 라인사태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과방위는 라인야후 사태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내달 2일 개최키로 하고 최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네이버의 이익이 손상되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기업들 간 이해관게 있어 법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는 게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개입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기업용 SSD 수요, AI 훈풍에 쑥쑥↑…신바람 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격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센터 분야에서의 채용량이 이어지며 기업용 SSD(eSSD) 출하량은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25일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SSD 시장 규모는 654억7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또 2029년까지 1470억1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해 연 평균 17.56%씩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시장 내 SSD 공급 요청이 줄을 잇는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가상·증강 현실(VR·AR) △5G △온라인 기술 △머신 러닝 등의 기술 개발 보급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생성형 AI의 진화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과 D5 램 뿐만 아니라 학습·추론 분야에서 SSD 수요가 대폭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학습 영역에서는 파라미터 수 증가에 비례해 성능·데이터 저장 공간 수요가 증가해 4세대 대비 입출력(I/O) 성능과 용량이 2배 이상 확대된 5세대 8테라바이트(TB)·16TB 제품에 대한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추론 영역에서는 방대한 데이터 저장 공간이 쓰여 64TB·128TB 등 초고용량 SSD 중심의 고객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개화와 온 디바이스 AI의 잠재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진화하고 있고, 처리 데이터도 텍스트 위주의 정형적 데이터에서 음성·이미지·비디오 등 비정형 데이터로 확장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0%,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 마이크론 11%, WDC 18%, 키옥시아 9%로 나타났다. 기업용 SSD로 한정하면 삼성전자 45%,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32%, 마이크론 10%, WDC 4%, 키옥시아 8%로 국내 2개사의 점유율이 77%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용량의 응용 복합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응용 분야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낸드 플래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서버·스토리지 응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리더십을 갖고 있어 시장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기준 SSD 출하량은 전년비 80% 증가하고, QLC SSD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3배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SD의 근간인 낸드(NAND)의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해 수익성 개선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중 고객사 인증 완료 후 자사 9세대 QLC 제품 판매를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기업용 SSD 내 QLC의 비중은 4분기 중 10~20%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중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에는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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