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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1Q 영업손실 1353억원…전년비 2455.3% 악화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861억원·영업손실 1353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2455.3% 악화됐다. 당기순손실은 604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7%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805억원 개선됐다. 기초화학은 매출 3조5489억원·영업손실 1304억원을 내는 등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이는 △모노머 제품 스프레드 개선 △에탄값 안정화 △재고평가손실 감소 등의 영향이다. 롯데케미칼은 계절적 성수기 도래 및 역내 정기보수 시즌 진입으로 공급 부담이 완화되는 것을 들어 회복세를 예상했다. 첨단소재는 매출 1조317억원·영업이익 444억원을 달성했다. 고객사 신모델 출시 등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향후에는 전방산업 수요 증가가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정밀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94억원·10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린소재 산업용 제품 증설분 판매가 늘어났으나, 염소계 제품 국제가 약세로 매출이 줄었다. 롯데정밀화학은 그린소재 산업용 제품 및 식의약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17억원·43억원으로 나타났다. 고객사 다변화로 분기 최대 매출과 판매량을 시현하면서 전분기 대비 이익률이 높아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북미향 판매량 증가로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포트폴리오를 기초화학·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5개 가업으로 재편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전략사업단위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트랜스포메이션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854억원, 영업이익 37억원, 당기순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 추이를 지키고 있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적자 폭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상각전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4%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30.6% 줄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국민주’ 네카오, 실적 잡고 반등 나선다…주가도 잡을까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주가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침투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마케팅 확대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 예산을 확보하면서 견조한 성장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어난 439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8% 증가한 2조5261억원으로 역대 1분기 중 최대다. 특히 서치플랫폼, 커머스 등 주요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주효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9054억원, 커머스 7034억원, 핀테크 3539억원, 콘텐츠 4463억원, 클라우드 1170억원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203억원, 매출액 1조9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22% 증가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과 뮤직·스토리·미디어 등 콘텐츠 부문의 안정적 성장이 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의 매출 모두 전년 동기 보다 각각 12.6%, 33.3% 증가한 9548억원, 1조33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5221억원을 거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7082억원, 카카오는 6685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자릿수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기업의 주가 반등을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양사 모두 대내외 악재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주가는 일본발 악재를 만나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의 주가는 이날 기준 18만7700원으로 전날보다 1.68% 하락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을 높이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사장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실적 발표에서 “네이버와 위탁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라인 사태가 네이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네이버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야후 간 자본 관계 재검토가 본격화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라인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한국 정부가 해당 사안에 많은 관심이 있고 강제매각 명령은 양국의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2.51% 하락한 4만8550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불거졌던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및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정신아 신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그룹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회전문·측근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 전략과 향후 성과 역시 변수다. 지난해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한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잇따라 공개하는 동안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대응이 늦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하이브리드 AI 전략에 대해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며 “카카오그룹이 성공적인 AI 모델을 보여준다면 현 주가 수준보다 50%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GS칼텍스, 1Q 영업익 4166억원…전년비 36%↑

GS칼텍스는 올 1분기 매출 11조8569억원·영업이익 4166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한 반면, 영업이익은 36%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재고관련 손익이 개선된 덕분이다. 정유 부문은 매출 9조3508억원·영업이익 301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 축소됐으나, 영업이익은 106% 확대됐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08% 급증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 등 중동 이슈 및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감산이 유가 하락을 방지하고 있는 영향이다. 러시아 휘발유 수출 금지 조치로 휘발유 마진이 상승하면서 복합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높아진 점도 언급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1조9806억원·영업손실 13억원을 내는 등 전년·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윤활유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55억원·1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떨어졌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개선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엇갈리는 일본車 국내 성적…혼다의 하반기 반등 전략은?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엔 렉서스와 토요타가 나란히 판매량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같은 일본 브랜드인 혼다의 판매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하반기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9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 4월 수입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지난달 도합 1980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수치다. 올해 1~4월 누적대수로 살펴봐도 일본차 브랜드는 8005대 판매로 전년 동기 대비 8.5% 오른 실적을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 강자인 독일차 브랜드의 올해 1~4월 판매량이 19.7%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이처럼 일본차 브랜드는 수입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홀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는 '하이브리드 열풍'을 일본차 브랜드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이전부터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몰두해 온 일본차 브랜드의 인기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본 브랜드 사이에 기업마다 격차가 생기고 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지난해부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혼다는 신차출시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승자독식'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반일 감정으로 일본차 보급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 먼저 적극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했던 토요타가 자리를 확고히 잡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시선이 혼다로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렉서스는 지난해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RAV-4, 크라운, 프리우스, 하이랜더, 알파드 등 5종의 신차를 선보였고, 렉서슨 RX, RZ 2종의 새로운 모델을 들고왔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모델은 전기차인 RZ를 제외하고 전부 하이브리드차로 국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반면 혼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이끌만한 하이브리드 신차(어코드, CR-V)를 하반기에 출시하면서 선점 경쟁에서 뒤처졌다. 하지만 혼다의 미래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요가 혼다로 넘어갈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올해 주요 모델인 어코드와 CR-V를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혼다코리아는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모빌리티 카페 '더 고(the go)'를 공식 오픈했다. 더 고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이자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혼다 브랜드 단독 체험 공간으로 약 200평 규모의 카페·시승·문화 체험이 융합된 하이브리드형 복합문화공간이다. 아직 혼다 자동차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2개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다양한 고객 시승행사와 새로운 브랜드 체험 공간을 거점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해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의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떄문에 혼다코리아가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프로모션과 신차를 내놓는다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산차와 일본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의 격차를 소비자가 체감하긴 어렵지만, 시장이 장기화되다 보면 혼다 모델의 매력을 느끼는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금호석화, 주력제품 수익성 회복…중국발 훈풍 기대

석유화학 불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실적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성고무 등 주력제품의 수익성 회복이 점쳐지는 까닭이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의 수혜도 입을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사업은 올 1분기 매출 5955억원·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0%, 영업이익은 64.1% 증가했다.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이 회복된 덕분이다. 미쉐린 기준 올 1~3월 글로벌 RE 타이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업체들의 재고 소진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 가격은 지난해 4분기 t당 1634달러에서 올 1분기 1649달러로 소폭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1800달러를 넘어섰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차량을 견뎌야 하는 특성상 고기능 합성고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NB라텍스의 경우 전방 산업 가동률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빠듯한 천연고무 수급도 합성고무 '몸값'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합성수지와 페놀유도체 부문은 비스페놀A(BPS)를 비롯한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개선 및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였다. 에틸렌 프로필렌 고무(EPDM)도 전방산업 수요 성장에 따른 판매량 증가가 영업이익 확대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매출 1조7000억원·영업이익 800억원 가량의 실적이 점쳐진다. 부타디엔(BD)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강세지만, 합성고무 등 판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부가 제품 확대 확대도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NB라텍스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포착됐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폭시 스프레드 회복이 페놀유도체 부문 흑자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이구환신'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언급된다. 이는 노후 차량과 가전 등을 교체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종국은행연구원은 40조~120조원의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고부가 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우레탄(PU) △SBR을 비롯한 품목의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ABS 마진이 t당 228톤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증설이 완료되는 NB라텍스를 필두로 EPDM과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등의 생산력도 늘어난다. 다만 에너지 부문은 정기보수 및 계통한계가격(SMP) 하락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유럽 지역이 타이어 수요 회복을 이끌고 있다"며 “드라이빙 시즌 종료 등으로 원재료값이 하락할 경우 실적 개선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전선, 값싼 중국산 해상풍력 기자재에 맥을 못 춥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현지 전력 기자재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해상 풍력 시장에 침투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있다. 전문가들은 '차이나 어택'에 따라 공급망 등 산업 경쟁력 확보 외에도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살펴야 할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9일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애비뉴 동강 B홀에서 '국내 해상풍력 산업 경쟁력 확보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 성장과 탄소 중립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수소 환원 제철·석유화학 원료 대체, 풍력·수소·태양광 등 신 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수출 중심·온실 가스 다배출 업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춰 탄소 중립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에너지 자원이 전체 수입액의 약 25%, 나머지 수입의 대부분도 산업용 원자재나 중간재로 대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국내 해상 풍력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단순 터빈·케이블 등 기자재 공급에 그치지 않고 시공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자본 우회 투자로 운영권 확보까지 넘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 이슬기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신산업실 부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여러 모로 열세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풍력 산업 내 대부분의 부문은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되는데 터빈·핵심 부품·단지 개발·O&M 등에서 국내 산업은 기술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를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민간 주도 해상풍력 경매를 240점 만점의 평가 기준 체계로 운영하는데 가격 지표는 120점이고, '안정적 전력 공급' 항목 배점을 20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력 공급 안정성은 국가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와 함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시설 고장 시 빠른 조달 을 명분으로 위한 일본 내 제조·조달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는 국내 산업 육성이 병행될 때만 달성이 가능하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품질 강화를 위해 자국 공급망을 구축한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 특성상 정부의 적극적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국내 해상 풍력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국산 기자재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입찰 제도 개선 및 표준·인증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사실상 저가 입찰을 종용하는 '고정 가격 계약 경쟁 입찰 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는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된 사업자가 20년간 고정 가격으로 신 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의 공급자와 공급 인증(REC)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풍력은 2022년부터 적용됐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로 입찰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지 않았고, 산업·경제 효과 내 세부 항목별로 배점이 나뉘어질 가능성이 높으나 한국에너지공단은 이를 공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해상 풍력 경매 참가자들에게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장 기여 계획을 서술토록 하는 등 공급망 계획을 요구한다. 현장에서는 중국산 기자재 사용에 대한 제약을 둠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조준형 메탈링크 부사장은 “수백개 중소 해상 풍력 기자재 업체들이 연구·개발(R&D)와 설비 투자 등을 위해 금융 기관 차입까지 동원하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국가 기간 사업으로 보조금이 투입되는 해상 풍력에 외산 기자재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을 고사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문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재생에너지 연구위원은 “중국과 같은 외산 자본과 기자재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인해 국내 산업 경쟁력의 악화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가격 지표의 하한가 설정과 자격·가격 평가의 분리 등 입찰 제도 개선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 업체의 국내 해상 풍력 시장 침투가 국가 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도청이나 파괴 공작(사보타주)에 취약한 해저 케이블의 정보는 물론, 해저 자원·설비와 국방 관련 장비 등에 대한 안보 관련 사항들까지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 이사는 “해저 케이블은 저질 상태·해군 훈련 구역·해경 경비 구역 등 국방 관련 자료와 해저 자원·설비 등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다"며 “국산 기자재 사용은 물론, 유럽연합(EU)과 같이 안보 위험 사항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설파했다. 김윤성 에너지와공간 대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공급망은 지정학적 여건 변화 또는 원자재 시장의 급격한 변동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상 풍력은 전체 전력 수급에서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경제 안보 관점에서 국내 생태계 육성이 필요한 시점"고 꼬집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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