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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총기·군장류 ‘밀덕’ 대잔치 ‘플래툰 컨벤션’

'밀리터리 덕후'. 군사 전략·정보·무기에 대한 탐구 수준이 깊은 애호가를 의미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흔히 '밀덕'으로 통한다. 군(軍)이라는 집단의 규모나 특성 만큼이나 군사 취미 역시 △학술 △무기 △프라모델 △밀리터리 피규어 △유물 수집 △군장품 등 크게 6개 분야로 나뉜다. 소싯적 남자 아이 치고 동네 친구들과 BB탄 총을 안 쏴본 경우는 드물었다. 기자 역시 친구들과 팀을 나눠 아파트 복도와 계단, 단지 내 여러 곳에서 레밍턴·글록·베레타 등의 브랜드 로고가 박힌 에어 소프트 건을 갖고 서바이벌 게임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유년 시절의 추억을 갖고 지난 22일 다녀온 '플래툰 컨벤션'은 밀리터리 전문 월간지 '플래툰'이 개최한 행사로 통산 33회차다. 타 군사 잡지와는 달리 보병 군장과 총기에 중점을 두는 만큼 이번 행사에는 40여개 관련 업체가 입점했고 관련 제품 애호가들로 붐볐다. 기획 총괄을 담당한 홍희범 플래툰 편집장은 “다른 취미들에 관한 행사는 모두 열리는데 밀리터리만 없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취미 공유 차원에서 잔치를 열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국내 에어 소프트 건 제작사 '토이스타'의 '핏 바이퍼(PIT VIPER)' '풀 메탈 킷' 이었다. '메탈'이라는 이름값을 하듯 손잡이·공이·탄알집을 제외하고 총열·슬라이드·방아쇠 등이 모두 금속으로 이뤄져 있어 묵직함이 느껴졌다. 바로 옆에는 빨간색의 0.15g BB탄이 있었다. 하얀색 플라스틱 구체(球體)와의 차이점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옛날에 주로 생산하던 0.17g 제품은 연마 작업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요즘은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며 “구형은 격발 시 상탄이 나오는 데 반해 요즘 나오는 0.15g탄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독일 총기 제조사 헤클러 운트 코흐(HK)의 베스트 셀러 '5호 기관단총(MP5, Maschinen Pistole 5) 에어 소프트 건을 55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견착을 해보니 무게감이 느껴졌고, 실총과의 무게 차이는 크지 않다고 했다. 현행 총포화약법은 모형 총기가 실총으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소염기 등은 눈에 띄도록 도색 또는 도금 형태로 마감토록 규정한다. 하지만 현장 판매품의 컬러 파트는 어두운 색으로 돼있어 다소 우려스러운 면이 있어보였다. 같은 매대에 독일 육군 전투복 야전 상의 정품이라는 물건도 있어 어떻게 수입했느냐는 질문에 업체 측은 “우리도 대리 판매해주는 것이라서 자세히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바로 옆에는 각종 도검류가 전시돼있었다. 또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진압봉도 있어 몸에 살짝 시타해보니 아팠다. 힘을 줘 타격하면 대상을 진압하기에도 충분할 듯 싶었다. 도검 판매 업체 측은 “군·경 모두 쓰는 제품인데 강도가 쓰면 흉기로 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행사의 압권은 단연 '불랑기포(佛郞機砲)'였다. 조선시대 견인포라고 할만한 이 무기 명칭의 어원은 '프랑크인들이 쓰던 포'로 이를 음차한 데에서 비롯한다. 김주현 두루공방 대표는 “조선 역사 518년 내내 쓰인 불랑기포는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크기가 점점 작아져왔다"며 “유효 사거리는 바람의 저항이 없을 때 60~70미터(m)이고, 제너럴 셔먼호에 관한 신미양요 이후 사라진 무기 체계"라고 설파했다. 판매 가격은 35만원이었다. 그러나 격발기 디자인이 투박하다 못해 마감이 날카롭게 처리돼있어 살이 찝히기도 해 사용 중 다칠 여지가 있어보였다. 김 대표는 “개발자로 하여금 수정토록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기획 ③] 대한항공·KAI, K-무인기 개발 잰걸음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고도화된 전기·전자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기와 이에 따른 위협 방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무인 비행체의 미래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시장 성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대한항공은 첫 시장 진입 목표로 '사단급 정찰 무인기'를 꼽았다. 이후 사단 정찰용 무인기(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전투용 적합 판정'과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취득했고, 2020년 초도 물량 양산과 군 전략화를 마쳤다. 현재는 기존 사단급 무인기의 발진 방식을 개선한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KUS-VS'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의 무인기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수십, 수백 대의 무인기가 함께 움직이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군집 비행의 최신 기술 R&D에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RQ-101 송골매'의 후속 기종인 차기 군단급 무인 정찰기를 개발하고 있다. KAI는 해당 무인기에 전자 광학(EO)·적외선(IR) 센서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자동 이착륙 기능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또 항법 장비 이중화와 확장성을 고려한 기체 설계, 지상·위성 중계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틸트 로터형·헬리콥터형 수직 이착륙 무인기 △전동 무인기용 연료 전지 동력 장치 개발 △유인기 무인화 실용 기술 △정밀 타격용 무인기 체계 선행 연구 △무인기용 표준 소프트웨어 솔루션·테스트 베드 개발 등의 선행 R&D를 진행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예멘 내전에서 무인기의 효율성은 전장에서 입증돼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곧 무인기에 의한 양적·질적 위협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이에 대응할 시스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에 착안해 레이다와 RF스캐너를 통해 획득한 융합 정보를 기반으로 전자 광학 카메라로 표적을 찾고, 재머로 무력화하는 '통합 안티 드론 솔루션'을 선보였다. 향후 AI 기반으로 자동 추적까지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시스템은 '통합 드론 감시·방어 시스템'의 광역화를 위해 표적 추적 정확도와 탐지 거리를 높이는 최첨단 능동 위상 배열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기술을 연동하고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기획 ②] 절충 교역 제도 개편, K-방산 ‘무역 수지’ 개선 솔루션

정부와 산·학·연이 2027년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의 자회사 시코르스키는 최근 국내 업체 30여곳을 초청해 산업협력을 제시했다.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특수 작전용 대형 기동 헬리콥터 도입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이다. 시코르스키는 CH-53K 킹스텔리온을 앞세워 보잉의 CH-47F와 경쟁을 펼치는 중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산업 협력은 무기체계 수출국이 수입국에게 기술 이전·부품 역수입·창정비 능력 제공 등을 진행하는 절충 교역의 일종이다. K-방산 주요 구매국도 수출 금융 지원을 비롯한 절충 교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폴란드는 K-2PL 전차 생산 공장과 FA-50 경전투기 유지·보수·정비(MRO)센터 설립 등을 추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르키예도 절충 교역으로 자국 방위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수출을 타진 중인 캐나다도 현지에서 사업 활동을 벌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산업 기술 혜택(ITB)' 정책을 수출국에게 전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6~2020년 절충 교역 획득 가치가 8억달러로 2011~2015년에 비해 10분의 1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F-35 전투기 2차 사업을 비롯한 대형 무기 도입 프로젝트에서도 절충 교역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출국에는 우리 기술과 생산 시설 등이 나가지만 수입국으로부터는 얻는 것이 적다는 것이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기술 이전을 비롯한 절충 교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2013년 이후 우리나라가 해외 무기체계를 들여오면서 발생된 절충 교역 사례 124건 중 '합의 가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이 36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8억4400만달러에 달한다. KIET는 해외 무기 도입시 국내 방산 클러스터에 관련 기관·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절충 교역 관련 규정 개정과 가치상계(SWAP) 제도 현실화, 사전 가치 축적 제도 도입 등으로 생태계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민수 분야로 절충 교역을 확대하는 등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단행하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정부 부처와 지방 자치 단체를 포괄하는 고도의 수출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방산 기획 ①] K-방산, 200억달러 수출 위해 구슬땀…향후 과제는?

정부와 방산업계가 올해 무기체계 수출액 200억달러 달성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중동 지역 내 분쟁이 지속되면서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에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K-9 자주포 54문·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휴대용 지대공 유도 무기 신궁 54기 등이 포함됐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력 증강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서방 진영 무기체계를 중점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는 △레드백 보병 전투차(IFV)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K-2 전차 △원격 통제 무기체계(RCWS) 등의 도입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차·함정·항공기 등을 타격 가능한 미사일도 진출 품목으로 꼽힌다. K-9을 비롯한 폴란드향 수출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천무 72대와 사거리 80㎞급 유도탄 등 2조2526억원 규모의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 기술을 토대로 미 육군의 다목적 무인 차량 사업에도 도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내년부터 4년간 FA-50PL 36대를 인도할 계획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FA-50 후속 계약 추진도 독려하기 위해 폴란드를 찾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세네갈 등이 FA-50 수출 대상국으로 꼽힌다. 중동과 동남아의 경우 국산 헬리콥터 첫 수출도 점쳐진다. 특히 미국 진출로 경전투기 시장 내 입지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해군 고등·전술 입문기(UJTS)와 공군 전술 훈련기(ATT) 프로젝트 수주를 노리고 있다. 경쟁사 보잉의 T-7A가 납기 지연을 겪은 가운데 B737 등 민항기도 잇따라 사고에 휩싸이면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STX가 올해 4월 말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현대로템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 계약 후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에 6000만달러 규모의 K808 백호 30대를 인도한다. 이는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첫 수출이자 국산 전투 장갑차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다. 현대로템은 향후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에서는 대 테러·치안 유지 활동의 일환으로 장갑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로템은 페루 인접국에서의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동유럽에서의 수주고 역시 기대하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올해 1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9651만7500달러(약 1180억원) 규모의 정부 간 거래(G2G) 계약을 맺었다. 또 K-2 흑표 전차의 고정·기동 간 사격을 시연해 2㎞ 밖 과녁에 명중시키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험지 주행·상하·좌우·전후 자세 제어 능력과 승차감도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루마니아 정부와 1차 50대 등 총 300대 규모의 수출 물량과 금액 등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IG넥스원은 70mm 지대함 유도 로켓탄 '비궁'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미 국방부의 해외 성능 시험(FCT)을 4회 거쳤고, 다음달 중으로 예정된 환태평양 훈련(림팩, RIMPAC)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올해 안으로 미 수출 계약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험 과정에서 가격 등 제반 조건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양측이 합의를 도출하면 최종 수출 계약 체결하게 된다. 구본상 LIG회장은 실제 수출 성사를 위해 7월 중 미 국방부와의 협상에 나선다. 미국에는 유수의 방산 기업들이 있으나 LIG넥스원의 '비궁'이 높은 관심을 사는 이유는 소위 '가성비'가 우수해서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유도 로켓탄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재고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대 무기 시장인 미국으로의 비궁 수출이 성공할 경우 타국으로의 수출 쾌거를 이뤄낼 수도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수주 잔고만으로도 2030년까지 성장이 유효한데, 루마니아 방산 기업 '롬암'과 계약을 체결한 LIG넥스원은 5조원에 달하는 천궁-Ⅱ 수출이 유력하고 수출 품목 확대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실탄'이 늘어나면서 한숨을 돌렸으나, 지속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다. 수출 대상국 상당수가 '현질'에 난항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가별 맞춤형 수출 지원을 추진 중이지만, 미래형 무기체계 개발을 돕고 신속시범사업 현실화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노골적인 유럽의 견제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맞을 수 있다"며 “정부간 협력을 강화하고, 다른 산업군과 동반 진출하는 '패키지 딜'을 활성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박규빈 기자 spero1225@ekn.kr

한화·HD현대, ‘해가 지지 않는 조선소’ 전략 구사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고 HD현대는 필리핀 군함을 진수하며 해외 건조 체계 구축을 공언해 글로벌 조선 시장 내 국내 업계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오션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1억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방산 시장 본격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이곳은 '존스 법(Jones Act)'에 의거,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건조하는 곳이다. 필리 조선소는 미국 현지 건조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PC선)·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해오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상 풍력 설치선·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송함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인 만큼 한화그룹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수주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 만큼 중형급 유조선·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량을 늘려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선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필리 조선소를 북미 지역 내 압도적인 기술·원가 경쟁력을 갖춘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조선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3200톤급 필리핀 1번 초계함인 '미겔 말바르'의 진수식을 진행했다. 미겔 말바르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 속도 15노트(약 28km/h), 항속 거리는 4500해리(8330km)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이 함정에는 대함 미사일·수직 발사대, 능동형 전자 주사식 위상 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된다. 미겔 말바르함은 시운전·마무리 의장 작업 등을 거쳐 필리핀 해군에 2025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기공식을 가진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은 올해 12월 진수돼 내년 중 인도된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다수의 함정을 확보하는 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초계함 2척(2021년)·원해 경비함(OPV) 6척(2022년) 등 함정 10척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 건조 체계 구축 △기술 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필리핀·페루·호주·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필리핀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K-함정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韓 수출 이끈 ‘하이브리드 카’…車 업계, ‘라인업 강화’로 호조세 이어간다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도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출은 상승세를 보였다. 북미 시장 내 꾸준한 수요에 대응한 하이브리드 카 등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해서다. 이에 업계는 하이브리드 카 라인업 강화를 통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한 6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5월 실적 중 사상 최고 기록이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도 30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해 역시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은 2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수출은 10억3000만달러로 48.2% 급증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카' 라인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는 원가 대비 마진이 많이 남아 기업 수익 창출에도 유리한 상품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르노코리아다. 이미 XM3 하이브리드를 보유한 르노코리아는 부산 모터쇼에서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을 공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는 2022년부터 언급된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친환경차 3개 모델을 출시한다. 부산에서 공개되는 첫 번째 오로라 모델은 볼보, 링크앤코 등에 사용되는 길리그룹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높은 안전성'으로 유명한 볼보와 같은 플랫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차량의 완성도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신차는 싼타페와 같은 급의 차량으로 기존 QM6보다 차체가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대차·기아 차량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이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모델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올해 연말에 공개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인기 모델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매 분기 역대최고 실적을 기록할 정도다. 현대차는 현재 팰리세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보유하고 있다. 완전 신차는 아니지만 확 달라진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통해 새로운 수요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G모빌리티도 내년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중국의 BYD와 합작해 제작된다. KGM은 지난해 BYD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토레스 EVX와 하이브리드, 오는 하반기 양산 목표 중인 전기 픽업 트럭 O100 에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수출 호조는 하이브리드 카 등 친환경차의 수출 성장과 미국 등 북미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추후 다양한 모델이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수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장] 흠뻑쇼 못지 않았다…넥슨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 가보니

“각자의 개성과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선택·육성해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마비노기의 가장 큰 매력이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출시 20주년인 만큼 뜻깊은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아침 일찍 기차 타고 왔습니다." 지난 22일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를 즐기기 위해 메인 악당 캐릭터 '키홀' 코스프레를 하고 부산에서 온 권태헌(29)씨는 이같이 말하며 게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넥슨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마비노기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장맛비가 거세게 흩뿌려졌지만 현장의 열기는 가수 싸이의 여름 콘서트 '흠뻑쇼'와 다를 바 없었다. 약 1만여 명이 찾은 가운데 민경훈 디렉터, 최동민 콘텐츠 리더 등 게임 개발진도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밀레시안들과 소통에 나섰다. 서비스 후 처음으로 야외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방문객 누구나 입장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에 앞서 웰컴 기프트가 지급되는 특별 입장권 7000장이 조기 매진되며 게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현장 곳곳에 인게임 요소와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구현한 부스와 포토존이 마련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캠프 파이어' 시스템은 초창기 시절부터 게임을 즐긴 밀레시안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체험·참여형 프로그램을 강화한 점이 호평을 얻었다. 밀레시안 캐리커쳐를 비롯, △DIY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인 게임 아이템 굿즈 뽑기 △타로 카드 점 △퍼거스 복수하기 등 각 부스마다 수백 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푸르메 재단의 발달 장애인 청년 자립 응원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알리는 '많관부스'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은 곳은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였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길게 늘어선 행렬은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후 4시 기준 입장 대기 시간만 3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였다. 밀레시안들은 참여형 퀴즈를 풀거나 인디밴드 공연을 감상하며 기다림을 달랬다. 궂은 날씨 속 옷은 축축해지고 신발도 진흙 투성이가 됐지만 파티를 즐기는 이들의 얼굴엔 설렘이 잔뜩 묻어났다. 부모님과 함께 판타지 파티를 찾은 최이든(4) 군은 “나눠준 돗자리에 그려진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다. 에코백 만드는 거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 중"이라며 “공연과 프로그램이 다채로워 전반적으로 지루하지 않고 신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판타지 파티는 오후 7시쯤 쇼케이스가 시작되면서 절정을 이뤘다. 민 디렉터가 무대에 올라 여름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하자 밀레시안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 여름 업데이트는 다음달 신규 재능 '점성술사' 추가를 시작으로 8월 신규 재능 관련 생활 스킬 및 이용자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콘텐츠를 개편한다. 넥슨은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전투'와 '생활'을 모두 아우르는 무한한 가능성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민 디렉터는 “이번 행사는 20년 동안 사랑받는 마비노기를 만들어 준 밀레시안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며 “20살이 된 마비노기도 앞으로 새로운 성장과 도전을 지속하며 30주년, 40주년을 기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비노기'는 지난 2004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게임이다. 지난 2009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만명, 2013년 1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높은 자유도가 특징이며, 현재도 음악·패션·요리 등 생활형 콘텐츠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이하 산업부)와 방위사업청(청장 석종건, 이하 방사청)은 우주,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 로봇, 반도체 등 5대 첨단 방산 분야 60개 핵심 소재·부품 기술 로드맵을 최초로 수립하고 공동 개발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방사청은 지난 20일 현대로템 기술연구소에서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과 강환석 방사청 차장이 공동 주재한 '제1차 방산 소재·부품 협의체'를 개최하고, 5대 첨단 방산 분야 소재·부품 개발 로드맵을 확정하였다. 양 부처는 작년 6월 '방산 소재·부품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방산 소재·부품 기술 연구개발 협력 등을 논의해 왔다. 양 부처는 로드맵 수립을 위해 산·학·연·군을 대상으로 107개의 방산 소재・부품 기술 수요를 발굴하였고,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해외의존도, 공급망 안전성, 산업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여 60개 핵심 기술을 도출하였다. 양 부처는 동 로드맵을 토대로 국산화 파급효과가 높은 방산 소재·부품기술을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민·군 간 공동 활용성과 수출기여도가 높은 첨단 항공엔진 소재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전차용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무인기 탑재용 다대역 송수신 모듈 등 도전적인 부처 연구개발(R&D) 협업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키로 하였다. 향후에도 양 부처는 동 협의체를 통해 방산 소재・부품 개발 로드맵의 이행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부처협업 연구개발(R&D) 과제 지속 발굴 등 부처 간 소재・부품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편, 방사청 이승렬 실장과 강환석 차장은 우리 육군의 주력 전차(K2)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이용배 대표 등 경영진과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방산 수출대상국 맞춤형 무기체계 개발 및 미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였다. 배준호 기자 abjh5123@ekn.kr

영국 블렌하임사(社)가 대한민국 정부(방위사업청) 등을 상대로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한 약 6,900억원대 손해배상 사건에서, 미(美) 연방대법원은 지난 18일(한국시각, 미국시각 17일) 블렌하임의 상고 신청(Writ of Certiorari)을 전부 기각하였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 록히드마틴 등의 승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의 원고 블렌하임은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군사위성 절충교역에서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자신을 배제하여 절충교역 대리인으로서의 계약상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년 12월 31일 미(美) 연방법원에 대한민국, 록히드마틴 등을 상대로 미화 5억 달러(약 6,900억 원)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우리 정부를 포함한 피고 측은 이 사건 계약이 대외군사판매(FMS)로서, 단순한 상업적 거래가 아닌 '국가 간 거래'에 해당하므로 미(美) 법원의 관할이 없는 주권면제(soverign immunity) 대상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하였으며, 미국 사법부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미 연방대법원에서 원고의 상고 신청을 최종 기각한 것이다. 특히, 24년 5월 15일에는 미 법무부도 미 연방대법원에 '본건은 상업적 거래가 아닌 주권면제 대상에 해당하여 관할이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AMICUS CURIAE)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와 방위사업청은 약 9개월 간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외국 기업의 부당한 주장에 대응해 긴밀하게 협업하였으며, 앞으로도 방위산업 관련 국제소송에서 국민과 국익을 지키기 위하여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배준호 기자 abjh5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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