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 스마트폰 '샤오미 14T'. 사진 = 김윤호 기자.
중국의 글로벌 가전업체 샤오미(Xiaomi·小米)가 한국시장 구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달 말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직영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Mi Store)'를 열고, 체험과 사후관리(AS)가 모두 가능한 복합공간을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스토어 출점을 계기로 스마트폰부터 생활·청소 제품까지 가전 라인업을 200종 이상으로 늘려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 생태계' 구축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코리아는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주요 백화점 등에 미스토어를 공격적으로 출점시킬 예정이다. 미스토어는 단순 판매공간을 넘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 운영된다.
또한, 미스토어 출점은 기존에 SK네트웍스서비스 산하 '서비스엔'을 통해 위탁 방식으로 전국 38개 AS 지점을 운영했지만 지점별 수리비나 서비스 품질 차이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샤오미는 미스토어의 직영 AS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직접 관리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한 유통 확장을 넘어서, 브랜드 체험과 사후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직영 공간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가전제품 구성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 시장에 총 6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1월 '샤오미14T'와 '레드미노트14 프로'에 이어 △3월 '포코X7 프로'와 '샤오미15 울트라' △4월 '포코F7 프로' △5월 '포코M7 프로'까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지속적으로 고르게 출시해 국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TV,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 일상제품은 물론 로봇청소기, 진공청소기 같은 청소가전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의 국내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안에 국내 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제품 수를 200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년엔 300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샤오미가 한국을 단순 소비처가 아닌 전략적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한국이 프리미엄 소비자층이 밀집해 있는 시장이자,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마케팅 시험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지사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혁신 제품에 수용 속도가 빠른 시장"이라며 “맞춤형 서비스와 현지 유대 강화를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한국 소비자 구애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샤오미는 로보락, 드리미 등 중국 전문가전 브랜드들이 체험형 매장과 다양한 제품군을 무기로 한국시장 안착에 성공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문 가전 브랜드가 기능과 가격을 모두 고려한 '가심비'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며 시장점유율을 넓혀간 전략을 샤오미 마케팅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 내 샤오미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샤오미.
물론 한국 가전시장은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확고하며, 가전시장도 삼성·LG가 전체 제품군에 걸쳐 강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가전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만큼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고난도 시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샤오미가 자체 생태계 전략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에 참가해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경험'을 주제로 스마트홈 기술과 기기연동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가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연결하는 '샤오미 생태계'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었다.
또한, 샤오미가 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전 부문도 판매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 스마트폰과 가전의 동반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제품 경쟁력에 더해 체험 공간, 직영 AS, 통합 생태계까지 갖춘다면 한국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워갈 수 있다"며 “중국 브랜드에 거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샤오미는 중장기적으로 '위협적인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