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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오염물질 지하수 통해 낙동강 유입…“피해는 현재진행형”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주민 건강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제련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과 함께 피해 주민에 대한 체계적인 보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염으로 훼손된 환경과 주민 건강의 실질적 복구는 물론, 노동자와 지역 주민의 삶을 고려한 '정의로운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강득구·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운동연합, 영풍제련소주변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공동대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영풍석포제련소 폐쇄·이전과 정의로운 전환 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영풍석포제련소 주변 환경 피해 및 원인' 발제를 통해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해 있어 오염 물질이 수계, 토양, 대기 등을 통해 하류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드뮴, 아연, 비소 등 중금속의 배출이 수계와 산림, 토양 등에 누적되고 있고, 유입된 중금속은 하천 퇴적물 및 어류 조직에서도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 소장은 “1공장 및 2공장 하부의 토양 오염으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돼 낙동강으로 유입되고 있고 대부분 5m 이내에서 유출된다"며 “환경부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오염이 지속되면서 건강·생태계 피해가 여전히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 “오염 토양정화 명령이 내려졌지만, 해당 지역이 여전히 사업장을 운영 중인 곳이어서 실질적인 복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 “피해는 과거 문제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며 석포제련소의 입지 자체가 현재 환경 기준상 허용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짚었다. 이어 “오염 토양과 수계의 정화, 그리고 지역 주민 삶의 질을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호장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어진 '영풍석포제련소 주민 건강 피해와 대책' 발제에서 주민 건강 피해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중금속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의 구체적 증거들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2016년 동국대학교 조사 결과, 노출 지역 주민의 요중 카드뮴 및 혈중 납 농도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특히 방광암 발생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금속 노출 피해는 단기간 노출로 발생하기보다 장기 축적에 따라 신장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 만성 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일 지표만으로 피해를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조사 결과를 통해 환경적 요인에 의한 건강 피해가 존재한다는 결론은 분명히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장항제련소의 사례를 들어 피해 구제의 구체적 방식도 제안했다. 장항의 경우, 중금속 노출 수준과 건강 이상 여부에 따라 피해 인정 기준을 설정하고, 1·2차에 걸친 정부 구제를 통해 의료비와 생활비를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석포 지역도 환경 책임보험 제도나 주민 집단소송 등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다"며 “주민 건강 영향 조사를 바탕으로 피해자를 특정하고 제도적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 조사와 보상은 단지 과거를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 문제 해결과 지역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주민, 노동자, 지자체,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전력직접거래, 이번엔 통과될까?…산업부 강행 vs 한전 반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들의 전력 직접거래 추진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8일 SK어드밴스드의 전력직접거래 신청에 따라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전기위원회에 재차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미 지난 1월 전기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고, 2월에는 아예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번에는 반드시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3만kW 이상 전력 구매자는 전력거래소에 직접거래를 신청할 수 있다. 즉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2001년 이후 실제 신청한 기업이 없었던 만큼 이번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다. 개정안이 통과돼 전력직접거래가 허용되면 다수의 대형 석유화학·제조 기업들이 한전에 산업용 전력을 구매하지 않고도 전력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한전의 재무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전과 일부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격 메리트가 줄어들자 기업들이 직접거래로 이탈하는 것은 '저렴할 때만 이용하다가 비싸지니 떠나는 체리피킹'이라고 지적하며, 그 부담이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이번 전기위원회에 직접거래 관련 전력시장규칙개정안이 상정된다. 법에는 명시가 돼 있고 이번 개정안만 전기위 심의를 통과하면 시행이 된다"며 “이로 인해 다수의 산업용 전기 고객들이 한전을 이탈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남아 있는 다른 소비자들의 권익 침해 소지가 있다. 산업부에서 올린 안에 이런 부분을 반영하는 내용은 포함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런 부분을 보완할 조치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청 기업인 SK어드밴스드를 비롯한 석유화학 업계는 '직접거래는 법적으로 허용된 제도인데 실질적 실행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전기위원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어드밴스드뿐 아니라 다수의 대형 제조업체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연달아 전력직접거래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전의 산업용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켜 재무 악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한전의 추가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전기요금 인상과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주요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해외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를 검토하는 등 '전력 자급'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번에는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전의 재무 부담과 요금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전기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심의 결과는 단순히 한 건의 신청에 대한 승인 여부를 넘어, 국내 산업 전력 시장의 구조 변화와 전기요금 체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日 LNG 해외투자 모델 ‘에너지요금에 부담’…“재생에너지·효율적 대안 개발 가속화 필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한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일본의 LNG 사업 모델이 에너지 요금 인상 주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너지 비용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는 수입 화석연료 대신, 저렴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대안 개발을 가속화하라는 권고가 이어졌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IEEA)는 25일 “LNG 투자의 '일본 모델'은 유럽에 적합하지 않다"며 “일본의 LNG 투자 접근 방식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고, 상당한 공공 지원과 수많은 참여자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LNG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가스 수요를 줄이고 깨끗한 에너지 기술을 가속화하는 데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IEEA에 따르면 일본은 G7이 해외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가스 및 LNG 프로젝트에 가장 큰 공공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에 대한 해외 투자가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해외 LNG 사업에 대한 과잉투자가 LNG 공급 과잉을 낳고, 어렵게 도입한 LNG를 다시 해외에 재판매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금속 에너지 안보 기구(JOGMEC)가 지난해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2023 회계연도에 해외 시장에 LNG를 역대 최대 규모로 재판매했다. 4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회계연도에 LNG 재판매는 3825만톤에 달해 2021 회계연도의 이전 최고치인 3811만 톤을 넘어선 바 있다. 반면, 일본의 연료 수요는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동안 일본 기업이 처리한 총량의 37%가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고 해외로 재판매됐으며, 이는 5년 전 16%에서 21%포인트(P) 증가한 규모다. IEEA는 “그동안 일본은 세계 최대의 LNG 수입국이었지만, 원자력 재가동과 국가의 계획된 재생에너지 증설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일본의 가장 큰 LNG 회사가 해외에서 더 많은 양의 연료를 재판매하게 되었다"며 “이는 글로벌 LNG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대신 재정적 투자는 확대됐다. IEEA는 지난 10년 동안 일본 공공 금융기관이 주로 대출과 보증을 통해 해외 가스 프로젝트에 56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은 2016년 이후 가스 및 LNG 프로젝트에 약 190억 달러를 제공하는 등 주요 기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SMBC 그룹) 또한 세계 5대 LNG 프로젝트 자금 조달 기관 중 하나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은 2024년 LNG 수입에 410억 달러를 지불했다. 이는 2016년의 30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일본의 LNG 수입 비용 증가는 자체 수요 감소와 일본 기업들의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증가했다는 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모델'이 LNG 가격을 저렴하게 하거나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수십 년에 걸쳐 개발된 전략이며, 상당한 공공 및 민간 재정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NG 수요 감소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 전역의 주요 LNG 성장시장과 새로운 공급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공급 과잉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중 하나로 평가되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2030년까지 핵심광물 재자원화율 20% 목표…원료·소재·제품 밸류체인 조성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핵심광물 재자원화율을 20%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한다. 정부는 2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제4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개최하며 '핵심광물 재자원화 활성화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생태계 조성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육성 △핵심광물 재자원화 규제 합리화 및 △핵심광물 재자원화 인프라 구축 등 4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8개 주요 정책과제들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원료·소재·제품 밸류체인 등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자원화 원료의 원활한 수급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재자원화 원료 공급망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해외 원료확보 조사 등을 지원하고, 사용후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시스템 구축과 배터리 재생원료 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핵심광물 재자원화 선도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기금 직접투자‧융자 등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직접투자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신성장・원천기술 범위 확대와 재자원화 원료 할당관세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글로벌 다자협의체 활용 및 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정책교류‧공조 및 공동 기술개발 등 협력을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력하며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시책 확대와 규제·제도 합리화 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수소차 충전시설 설치 절차 간소화 5년 연장’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발의

수소차 충전시설 설치 절차 간소화 조치가 5년 연장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환경부장관의 수소연료공급시설 설치계획의 승인 규정 및 승인 시 각종 인ㆍ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해당 조항을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24일 국회에 회부했다. 해당 조항의 유효기간은 오는 12월 31일부로 만료될 예정이다. 관련 규정의 유효기간을 5년 연장함으로써 수소자동차의 충전시설 구축을 가속화하고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교통수단의 보급을 계속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의원은 개정안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교통수단이 널리 보급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의 충전시설이 광범위하게 보급된 것에 비해 수소자동차의 충전시설 등 인프라는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트럼프 2.0, 석유·가스 생산 확대는 韓경제 긍정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석유 공급 확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갈등을 일으키면 국제유가가 불안정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4일 주간석유뉴스 이슈분석 '트럼프 2.0시대, 에너지 시장의 변화'(저자 이광우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공식 임기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 비전'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내용은 미국 내 풍부히 매장된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태양광과 전기차 사업에 제공됐던 지원과 보조금 정책을 단계적으로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확대는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수급 다변화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되거나 하락하면 국내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와 제조업 생산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천연가스 생산 확대 및 수출 증가로 한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강화 및 OPEC과의 원유 감산 관련 갈등이 심화되면 국제유가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전 산업과 관련된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원자력 발전 부흥 정책에 따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공동 개발 및 부품 공급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및 규제 강화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주 별로 상이한 에너지 정책 동향을 파악, 지역별 접근 전략을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세계 대형산불로 심각한 피해 발생…지구열대화로 가뭄·산불 반복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산림재난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산림정책에 '기후적응을 주류화'하고, 적응 조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순환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대형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마련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서울시 면적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피해를 입히고 약 230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산불 피해는 매년 약 5.4% 정도 증가하고 있으며, 2001년에 비해 2022년 기준 약 6억헥타르(ha)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일수 또한 150년 전보다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일본에서 발생한 최근 30년 내 최대 규모의 산불도 막대한 경제적·사회적·환경적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지난해 4월 산사태 발생으로 인해 200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으며, 네팔에서도 지난해 9월 발생한 산사태로 200명 이상 사망하는 등 큰 재앙이 되고 있다. 가뭄에 의한 산림 황폐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대 산림환경학 김현석 교수, 백지원 석사과정 연구원이 최근 공동 발표한 '기후위기에 따른 산림생태계 영향 및 대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이 매년 최소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전 세계 육지 면적이 1951~1960년의 18%에서 2012~2022년 사이 47%로 무려 29%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프리카의 경우 2020~2022년 사이 반복돼어야 할 우기가 5회 이상 오지 않아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2100년 사이의 가뭄 정도를 예측한 미래가뭄예측(SSP245 시나리오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 지역에서 급격한 가뭄 증가가 예상되고,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폭염, 한파, 가뭄, 태풍 등으로 인한 산림 재난이 빈번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온과 가뭄으로 국내 산림의 건강성이 약화되면서 산불 피해 면적은 2020년대 들어 2010년대의 10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1980년대 평균 산불 발생일수는 69일에 불과했으나, 1990년대 97일, 2000년대 136일, 2010년대 142일에 이어, 최근 5년(2020~2024년)간은 161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00년경 한국의 산불위험은 20세기 후반 대비 최대 1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불뿐만 아니라 소나무재선충병 역시 이상 고온 등 기후변화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박고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최근 '산림의 기후위기 적응 핵심과제' 국회 토론회에서 “장기적 온난화 및 극한 이상기상의 발생 빈도 및 강도의 증가는 산림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야기하고, 이에 따라 산림생태계서비스의 유형과 품질도 변한다"며 “기후적응을 위해 산림부문에서 풀어가야 할 핵심과제는 산림정책에 기후적응을 주류화하고, 적응 조치의 효과성 모니터링 및 평가를 포함하는 적응의 선순환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국과 지역 단위를 아울러 장기적인 산림생태계 변화를 현장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산림생태에 대한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에 기반한 기후적응 조치를 도출해 내는 첫걸음"이라며 “맞춤형 산림기후시나리오를 개발, 적용함으로써 전망치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美내무장관 “대만과 알래스카 LNG 계약 축하…한국·일본·태국과도 기대”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아시아 첫 순방국인 대만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첫 협력 성과를 얻어 낸 가운데, 미국 내무부장관이 이를 축하하며 한국, 일본, 태국 등과도 같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4일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장관은 자신의 X계정을 통해 “대만 CPC사와 알래스카 LNG 구매 및 파이프라인 전략에 참여하는 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것에 대해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에게 축하한다"고 전했다. CPC사는 대만의 석유공사 격으로 LNG를 독점 수입하고 있다. 버검 장관은 이어 “한국, 일본, 태국 등 다른 파트너국과도 비슷한 성과를 기대한다"며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에너지를 판매하고 협력하는 것은 세상을 더욱 안전하게 하고, 굉장한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검 장관은 그러면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의 X 게시물을 공유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게시물에서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대만 CPC사 간의 LOI 체결에 관한 로이터 기사를 공유하며 “알래스카 LNG는 아시아의 동맹국에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풍부한 LNG를 짧고 안전한 운송 경로를 통해 제공하고 알래스카 주민에게 노스 슬로프 천연 가스의 수많은 이점을 제공한다"며 “의향서는 알래스카 LNG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반영이며, 알래스카 LNG에 대한 중요한 상업적 진전이다. AGDC와 CPC는 이제 구속력 있는 조달 및 투자 협정을 협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아시아를 순방하고 있다. 대만을 첫 방문했고 이어 24일과 25일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번 방문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포스코, SK, GS 등 관련 기업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공기업 한국가스공사와의 미팅 예정은 없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의 40조cf(cubic feet) 매장량을 가진 가스전에서 개발한 천연가스를 1300㎞의 가스관을 거쳐 남단 앵커리지 인근의 부동항 니키스키 수출터미널까지 옮겨 이를 LNG로 전환해 아시아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440억달러(약 65조원)로 예상된다. 알래스카 LNG는 한국, 일본까지 일주일이면 운송이 가능해 20일이 걸리는 미국 본토산 LNG와 34일이 걸리는 중동산 LNG보다 유리하다. 또한 판매단가도 알래스카 LNG는 6달러로 가장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북극의 추운 날씨로 인한 건설 난항, 환경보호대책 등으로 건설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더 증가할 수 있고, 환경단체들의 비난도 상당히 거셀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로서는 참여 여부를 매우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만 테슬라車 초급속 충전기 못 써…운전자·충전사업자 모두 불만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들이 350킬로와트(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사용자들과 충전사업자 모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초급속 충전기가 속속 생기고 있는데 테슬라 전기차는 해당 충전기에 충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하루빨리 정부에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들도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KC인증을 마련해달라 요청하고 있다. 22일 전기차 충전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들이 테슬라 자체 충전기인 '슈퍼차지'가 아닌 다른 업체의 충전기를 사용하려면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해당 어댑터는 초급속 충전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 초급속 충전기는 300암페어(A) 이상의 전류 세기를 감당하는 기기를 요구한다. 테슬라 어댑터는 300A 이상으로 KC인증이 안 돼있다. 초급속 충전기는 100kW급 급속 충전기로 1시간 걸리는 충전시간을 20분까지 단축시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전기차 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충전기다. 환경부(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초급속 충전기 수십기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운영 중이고 SK일렉링크, SK시그넷, 워터 등 민간 업체들도 초급속 충전기를 고속도로에 설치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는 충전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초급속 충전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사업자 입장에서도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를 고객에서 제외해야 하니 초급속 충전기의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는 국내에서 지난해까지 총 2만9750대가 팔렸다. 전기차 충전사업자들은 테슬라 어댑터로도 기술적으로는 초급속 충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고는 설명한다. 국제 인증으로는 이미 500A 이상 충전 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전기차 충전사업자 입장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에게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 인증이 없는 상태에서 사용을 허가했다가 안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모두 질 수 있어서다. 이에 일부 전기차 충전사업자는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가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아예 접속을 차단했다.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인 '테슬라코리아클럽'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 사용자들은 환경부와 국가기술표준원에 국내 인증을 만들어달라고 민원을 넣고 있다. 한 전기차 충전사업자 관계자는 “차종류에 따라 초급속 충전기 사용에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며 “하루빨리 테슬라 어댑터로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KC인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숨 막히는 미세먼지…LNG 엔진개조 재부상

최근 대기 정체로 잔류 미세먼지가 쌓이고 국외 미세먼지가 대거 유입, 대부분 지역에서 공기질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노후 경유트럭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개조사업이 재부상되고 있다. 미세먼지 유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경유트럭에 대한 환경성 제고와 함께 연료비 저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매우 작은 먼지입자로, 호흡기를 통해 폐포 끝까지 침투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겨울철에는 대기 정체와 난방기구 사용 증가로 실내·외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지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질소산화물이 부각되면서, 경유차 운행 제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유차는 도로이동오염원에 의한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90.2%를 내뿜고, 이중 화물차가 61.8%를 차지한다. 경유화물차(트럭)는 도심 내 저속 주행이나 정차 후 공회전이 잦아 연료가 불완전연소되면서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믹서트럭, 덤프트럭 등 대형 '산업형 차량'도 예외가 아니다. 이와 관련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21일 환경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제4차 운행차 및 운행건설기계 배출가스 저감사업 대국민 공모'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했다. 자동차환경협회는 매년 '운행차 및 운행 건설기계 배출가스 저감 사업자 대국민 공모'에 나서고 있다. 무공해 사업(수소·전기 등) 또는 저공해 기술 고도화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적격업체 선정을 위한 목적에서다. 참가자격은 운행차(운행 건설기계 포함) 배출가스에 대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없도록 하거나, 배출가스 저감 기술을 보유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 공모에 참여한 사업자는 앞서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HB그린모빌리티(HBGM)로 확인됐다. HBGM은 예비사업자 선정 이후 본사업자 지위 획득을 위해 자사 보유 엔진개조 기술에 대한 내구성 인증 작업을 진행해 왔다. HBGM 관계자는 “LNG 엔진은 배출가스 저감, 연료비 절감, 운전환경 개선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입증됐다"며 “확보한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와 강력한 LNG차량 생태계를 구축하고, 친환경차량에 대한 운용 및 LNG 유통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수송분야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및 수소전지차 보급 확대 △DPF(배출가스저감장치) 설치 지원 및 노후 경유차량 폐차 유도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노후 경유차로부터 발생되는 미세먼지 저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가 수송용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수소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수송분야에서 다양한 친환경 연료 사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천연가스는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중간 에너지원으로 경제적이면서 청정한 수송용 연료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천연가스차량 보급을 통해 도심지 대기질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LNG를 중심으로 육상 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수송용 LNG로의 연료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중대형 차량을 중심으로 한 LNG 차량 보급 확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최적의 방안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LNG 차량에 대한 앤진 개조를 통해 수송용 LNG 소비가 증가하면서 연관 비즈니스 활성화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LNG탱크, LNG엔진, LNG차량 및 LNG추진선, LNG연료공급시스템, LNG펌프, 단열배관, 초저온 밸브, 초저온 유량계, 냉열활용 기술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의 촉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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