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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아이콘 스카이브릿지…강남 재건축단지들 망설이는 이유는?

고급 아파트 단지의 대명사가 된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놓고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의견의 분분하다. 스카이브릿지가 고급 아파트 단지로 인정받기 위한 보증수표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비 상승 및 개발 인허가 어려움 등으로 안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3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송파한양2차 조합은 최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설계안에서 스카이브릿지 시공을 제외했다. 다음 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의 참여가 전망되는 가운데 조합이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짓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스카이브릿지 설계가 인허가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몇 년 간 서울시는 잠실 주공 5단지, 한남 4구역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지들이 제출한 스카이브릿지 설계안을 우화감 조성 및 고도제한 규제 등을 이유로 반려시켜 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있었다. 결국 조합은 선제적으로 스카이브릿지 설계를 포기했다. 대신 조합은 스카이라운지 조성을 통해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상쇄하고, 중앙공원 등 조경 특화를 통해 커뮤니티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사업 추진에 장애가 될만한 요소는 과감히 들어내 재건축 사업에 가장 중요한 '속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형식'보다는 '실속'에 집중한 조합 행보에 대채적으로 내부에선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스카이브릿지가 서울 강남 고급 단지를 대표하는 시설이 된 상황에서 아쉽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조합원은 “반포 원베일리나 잠실 르엘 등 강남 고급 단지를 대표하는 시설이 스카이브릿지인데 이를 포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공사비는 어짜피 정해져 있는데 아직 시공사도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스카이브릿지 공사를 접기보다는 먼저 건설사와 시의 입장을 들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지자체로부터 스카이브릿지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아예 설계안이 반려되는 경우도 많고, 스카이브릿지를 넣어도 그 조건으로 커뮤니티 시설 개방 등 감수해야 될 것도 많다"며 “다른 시설을 더 강화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거리는 외부 공개 문제다. 앞서 2023년 8월 입주한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넣는 대신 외부 공개를 조건부로 걸었다. 입주 후 주민들 사이에서 스카이브릿지 시설의 외부인 출입을 놓고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 개방이 의무화 된 상황에서 현재도 원베일리 스카이브릿지는 외부인의 입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잠실 주공 5단지 재건축 시공 설계에서 스카이브릿지 시공이 빠진 것도 외부 공개를 할 바에 차라리 시설을 짓지 않겠다는 내부 의견이 우세했다는 후문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인근 한 부동산 공인중개소는 “원베일리가 스카이브릿지 시설을 인허가 받는 조건으로 외부에 공개하도록 했다"며 “당시엔 조합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했지만, 생각보다 (원베일리 스카이브릿지) 이용하는 외부인이 얼마 없어 지금 와선 잘한 선택으로 칭찬받고 있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현대건설, 새 먹거리로 ‘해외 전력 시장’ 개척 나서

현대건설이 기존 건설업 외 신사업 분야에서 집중할 새 일감으로 전력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외 주요 국가에서 송변전 인프라를 구축해 전력 마켓을 선점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송변전 사업 발굴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건설은 호주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 계동 본사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주 빅토리아주 최대 전력망 사업자인 오스넷(AusNet)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송변전 인프라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협력을 공동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오스넷은 호주 빅토리아주(州)의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기업으로, 전기와 가스 그리고 송전 네트워크 관리를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호주 시드니 지사를 설립하고, 남호주 주(州)정부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및 주택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와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호주 및 주변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다져왔다. 현대건설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송전선로 공사에 착수한 이래 약 50년간 전 세계 180건이 넘는 송변전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미국 건설 전문지인 'ENR 2025 순위'에서 송변전 분야 10위를 차지했다. 국내 건설사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현재 현대건설은 플랜트/뉴에너지 사업 부문 산하에 송변전 사업부를 놓고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해당 사업 부문엔 송변전 사업 외에도 석유화학, 가스처리, 원자력, 신재생 등 기존 건설업 외 현대건설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책임지는 주요 사업부가 모여 있다. 특히 기존엔 현대건설의 해외 송변전 사업이 중동, 그 중에서도 사우디 지역에 치중돼 왔었지만, 이번 계기로 호주 등 신규 시장에 개척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송변전 산업은 데이터센터 등 미래 전력수요 확대에 따라 초고압 송전망 및 스마트 그리드구축이 가속화로 더욱 각광받는 분야"라며 “여기에 전력망 현대화와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송변전 인프라 구축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형 에너지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호주의 대형 송변전 인프라 운영을 주도해온 오스넷의 노하우와 현대건설의 글로벌 경험과 기술력이 시너지를 낸다면 조만간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관세 카드’로 압박하는 美…韓 “국익 최우선 원칙 협상”

대통령실은 12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미 관세·무역 협상과 관련해 “유연함은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25% 관세 유지·복원 가능성을 지렛대로 내세운 만큼, 양국간 세부 문안 조율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의 최종 서명을 언급하며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명확하다"며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새 무역협정의 큰 틀에 합의했고,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다만 투자 패키지의 구성·운용, 수익 배분 등 세부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8일(현지시간) 워싱턴 실무협의도 결론 없이 끝났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급거 출국해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 등과 접촉, 양국 간 협상 모멘텀 유지를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의 5500억 달러 대미 투자 구상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송유관 등 인프라 투자 사례, 수익 배분 구조까지 소개하며 한미도 유사 조건으로 빨리 서명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좋으면 사인해야 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라며 미국 측 요구를 현재로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이를 받지 않으면 관세를 되돌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양국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도 “앞으로도 한참 더 협상해야 된다"며 난항을 예고했다. 아울러 미국의 강경 메시지는 조지아주에서 미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 명의 귀국 시점과 맞물려 한미 관계에 파장을 낳고 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언론에 보내온 의견에서 “이번 사태는 과거 IRA 보조금 제외 이슈보다 훨씬 심각하며, 한국은 미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등 안보 현안도 향후 협상 지형에 변수로 거론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사퇴 압박 or 단순 질책’?…李대통령이 道公에 던진 돌 ‘일파만파’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한국도로공사를 강하게 비판하자 도공 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 지사 시절 겪어 보니 도로 청소를 안 하고 말도 잘 안들었다는 '경험담' 성격이었지만 도로공사 사장이 하필 전 정권에서 임명된 함진규 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일각에선 여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사장 임기를 대통령과 일치시키는 법안과 맞물려 함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관가 취재를 종합하면 함 사장은 이 대통령의 공개적인 '질책'에도 불구하고 내년 2월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3년의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 2월 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함 사장은 지난 6월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여전히 도로공사를 이끌고 있다. 선거로 정권이 교체된 후 이전 정부에서 선임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수장의 거취는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일부 인사들은 자진 사퇴하기도 했지만 임기를 채우기 위해 정부와 대립각에 서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 관련 공기업과 기관 수장들도 상당수 윤석열 정부 당시 선임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자리를 지켰다. 새 정부 출범 시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현재까지 100일 동안 대출을 조인 6.27 대책과 주택공급에 주안점을 둔 9.7 대책이 연달아 발표됐을 정도로 임기 초부터 국토부와 산하 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국토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관련 공기업 리더십도 이전 정부에서 그대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정책의 동력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김윤덕 국토부 장관 취임 후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21일엔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경북 청도 철도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로써 현재 국토부 산하 4대 공기업 중 윤석열 정부가 선임한 사장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도로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좁혀졌다. 특히 도로공사와 인국공 사장들은 앞서 이한준 LH 사장이나 한문희 코레일 사장과도 또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한준 사장은 정부 산하 출연기관인 국토연구원 출신이고, 한문희 사장도 코레일에서 내부 승진한 케이스다. 나름 전문성을 인정받아 '낙하산'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반면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과 이학재 인국공 사장은 현재 야당인 국민의힘 2선과 3선 출신의 중진 의원들이다. 전문성이 없는 당시 여당 소속 전직 의원들이 '자리 나눠갖기' 차원에서 공기업 수장에 앉게 된 셈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전국적으로 생중계 되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고속도로 청소 미흡 사실을 거론했다. “도로공사가 죽어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까지 써 가면서 도로공사를 작심 비판했다. 도로공사 안팎에선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단순 업무 비판이나 경험담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일각에선 함 사장을 향해 물러나라는 간접적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관리라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히 한 데 대해 최고경영자인 함진규 사장이 사임 등 책임을 지라는 무언의 압박을 했다는 것이다. 함 사장이나 도로공사는 대통령의 '작심비판'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도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함진규 사장도 임기까지 공사 사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코스피 사상 최고치 연속 경신…52주 신고가도 대거 등장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들도 대거 등장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모두 245개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전체 상장 종목(2660개)의 9.2%에 달한다. 우선 국내 대형 반도체주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에 AI(인공지능) 인프라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9거래일 연속 상승, 지난 12일 장중 32만9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이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도 같은 날 장중 각각 7만5600원, 6만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는 금융주도 줄줄이 52주 신고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정부가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국증권이 8만46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자회견 당일인 11일 금융주를 중심으로 일부 차익 매물이 출회됐으나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일 키움증권(25만9000원), 미래에셋생명(8050원), 삼성생명(16만7900원) 등이 일제히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식품주도 52주 신고가 기록 종목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에 한국 라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 영향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장중 166만5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이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농심도 12일 57만9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수혜 기대감에 한화오션(3일·12만3800원), HD한국조선해양(5일·43만8000원), HD현대마린솔루션(12일·22만7500원) 등 조선주도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0일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는 지속해 상승해 지난 12일 역대 처음으로 3390대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6.6%에 달하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3% 상승했다. 1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종목의 68%에 해당하는 1819개 종목이 지난달 말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820개 종목이 내렸으며 21개 종목은 보합세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주 강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 경기 및 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이 산재한 데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고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추석명절 선물은 ‘인천직구’로...인천시, 추석 특별할인전 개최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14일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중소기업의 온라인 판로 확대와 지역상품 소비 촉진을 위한 공동 온라인 판로 '인천직구'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진행되며 시민의 지역상품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우수한 지역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도록 지원하고 명절 선물로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도모할 계획이다. 온라인 행사는 11번가와 네이버 인천직구 상설관에서 1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행사 기간 동안 입점 상품 전 품목에 대해 15% 할인쿠폰이 제공되며 각 플랫폼 검색창에 '인천직구'를 입력하면 인천직구 상설관에 입점한 제품을 쉽게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인천e몰 내 인천직구 제품은 예산 소진 시까지 기본 10% 캐시백에 추가 10%를 더한 최대 20% 캐시백 혜택이 제공된다. 현재 인천직구 상설관 입점은 상시 모집 중이며 관련 문의는 인천테크노파크 마케팅센터로 하면 된다. 시와 인천테크노파크는 내달 11일 '제61회 시민의 날 기념' 행사 현장에 인천직구 홍보 부스를 운영해 온라인 할인 행사와 입점 기업의 우수 제품을 소개하고 현장 상담과 안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남주 인천시 미래산업국장은 “이번 명절 기획행사가 지역구매 문화를 확산시키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온라인 판로 지원과 마케팅 사업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12일 인천블록체인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인천 블록체인 상생협의체 네트워크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관련 기업 실무자, 전문가, 개발자, 유관기관 담당자, 예비 창업자 등 약 5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지난 7월 18일 개최한 상생협의체 회의 이후 더욱 심화된 협력 방안과 실질적 사업 모델 발굴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다. 회의는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실제 사례' 및 '블록체인 기술의 산업별 적용 전략과 도입 가능성'을 주제로 한 전문가 특강 △그룹별 토론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됐다. 전문가 특강에서 서강대학교 'AI․SW대학원' 윤석빈 특임교수는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혁신 가능성을 설명하고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 최신 사례를 공유하며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그룹별 토론에서는 참가자들이 기술 기반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아이디어 시트를 작성하며 실질적인 협력 과제를 도출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기술 동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협업 모델 발굴에 집중했다. 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블록체인 기술 산업의 발전과 관련 기업 간 상생 협력 체계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섰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네트워킹과 협의체 운영을 통해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김진환 인천시 디지털산업과장은 “블록체인과 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관련 기업과의 상생 협력과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인천이 AI·블록체인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경기도, 문화소비쿠폰 ‘경기 컬처패스’ 15일부터 시작...1인 최대 2만5000원까지 지원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에서 영화, 공연, 전시, 스포츠, 숙박, 액티비티 등 문화생활을 하면 최대 2만5000원의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경기 컬처패스'가 오는 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도와 경기관광공사는 14일 '경기 컬처패스' 앱을 스토어에서 내려받고 회원가입 후 'The 경기패스' 또는 '기후행동 기회소득' 가입자 인증과 경기도민 인증을 거치면 문화소비쿠폰 신청이 오는 15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고 밝혔다. 'The 경기패스' 또는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가입하지 않으면 컬처패스를 이용할 수 없다. 문화소비쿠폰은 오는 15일부터 11월 23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일요일 자정(24시)까지 신청을 받고 그 다음주 월요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당첨자 선정은 경기도 전체 인구수를 기준으로 시군별 인구 비율에 따라 쿠폰 지급 수량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컬처패스 앱에서 매주 친구 추천과 컬처코멘트(문화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활동) 참여 등을 통해 컬처 마일을 적립하는 것이 유리하며 향후 운영 상황과 시군별 쿠폰 소진 현황을 고려해 잔여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받은 쿠폰은 경기 컬처패스 앱 내 제휴처 이동 페이지를 통해 CGV(영화), 티켓링크(공연, 전시, 스포츠), 여기어때(숙박, 액티비티) 등에 등록 후 사용할 수 있다. 분야별 쿠폰 금액은 △영화·공연·전시·스포츠·액티비티는 5000원 △숙박은 1만원이며 1인당 연간 최대 2만50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쿠폰 유효 기간은 올해 11월 30일까지다. 아울러 도는 경기 컬처패스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도민들을 위해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고객 센터를 운영한다.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기 컬처패스는 도민의 문화생활을 지원함과 동시에 문화․관광산업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도민이 문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14일 민생경제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최종 지급률이 98.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부터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달 12일 마감 결과, 총 1342만 명의 도민이 총 2조1593억원을 신청·수령했다. 특히 지급 개시 단 일주일 만에 전체 대상자의 80%가 소비쿠폰을 받는 등 도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참여가 확인됐다. 이번 소비쿠폰 지급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가계의 실질적인 생활 안정과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카드사 7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같은달 21일부터 31일까지 카드 매출이 7조334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1341억원)보다 1조2007억원(약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쿠폰 사용액이 456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소비쿠폰 사용 외에도 전반적인 소비 진작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경기지역화폐 역시 같은달 21일부터 31일까지 사용액이 2358억원으로 전년 동기(1076억 원) 대비 119%나 증가했다. 2차 지급은 이달 22일부터 시작되며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도민 모두에게 10만원씩 지급하고 신청은 1차 지급 때와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할 수 있다. 2차 지급 때도 지급 첫 주에는 생년에 따른 요일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소득 상위 10%는 올해 6월 부과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의 가구별 합산액을 기준으로 하되 고액자산가는 건강보험료와 상관없이 해당 가구원 모두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세한 선정 기준은 경기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이 2차지급 대상인지 여부는 국민비서 알림서비스 신청을 통해 이달 15일부터 확인할 수 있으며 22일부터는 카드사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앱 또는 주민센터에 직접 방문해서 확인할 수 있다. 김훈 경기도 복지국장은 “소비쿠폰은 도민 개개인의 생활 안정뿐 아니라 지역 상권 회복의 마중물이 되는 중요한 정책"이라며 “대상이 되시는 도민 여러분께서 빠짐없이 신청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이상일, 시민과 함께한 용인시 ‘문화의 장’ 참석…영화제·역사축제·교육 특강까지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3일 하루 동안 용인시 곳곳에서 열린 주요 행사에 연이어 참석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문화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이 시장은 이날 저녁 수지구 동천동 목양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8회 머내마을 영화제 야외축제'에 참석해 약 세 시간 동안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시네토크에도 참여했다. 이날 상영된 애니메이션 '플로우'를 끝까지 관람한 이 시장은 인간이 사라진 대홍수 이후 동물들이 종을 초월해 연대하는 내용을 다룬 시네토크에서 직접 질문을 던지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시장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특별한 머내마을 영화제가 8회를 맞이했고,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해마다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수지구 동천동 곳곳에서 주민들이 감독하고 연기한 영화들이 상영되면서 공동체의 의미를 서로 공유하는 중요한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감독으로 참여한 올해 영화제는 더욱 풍성해졌다"며 “앞으로도 머내마을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수 문화체육부 1차관, 배우 류승룡 씨도 참석했으며, 체험부스·먹거리·공연·사인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같은날 오후 이 시장은 처인구 남사읍 처인성 역사교육관 일원에서 열린 '제4회 처인성문화제 페스티벌'에도 참석했다. 이 행사는 고려시대 몽골군 침략에 맞서 승리를 거둔 '처인승첩'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1232년 김윤후 승장과 처인부곡민들이 일치단결해 몽골군 장수 살리타이를 사살하며 승리를 거둔 위대한 역사가 쓰여진 곳"이라며 “그날의 호국정신을 후배 세대가 이어받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시는 처인성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김윤후승장로'와 '처인부곡민길'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고, 역사관 영상물 업그레이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발전에 헌신한 시민들에게 용인특례시장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제4회 처인성문화제 페스티벌'은 △처인성 산성 체험관 버스킹 공연 △김윤후 승장 사진전과 부곡민 의상 체험 △풍물장터 △물방울공원 인디공연이 열렸고 행사 마지막 날인 14일 폐막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 이와함께 이 시장은 같은날 오전 수지구 죽전동 포은아트홀에서 열린 '2025년 제2차 진로진학레시피 학부모 특강'에도 참석해 학부모 200여 명과 함께했다. 그는 “고교학점제와 2028학년도 대입제도 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마련된 자리"라며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어 자녀의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강에는 교육 컨설팅 전문가 조보경 강사와 입시전문가 이영덕 강사가 참여해 고교학점제 개념,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대입 변화 전망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됐다. '2025년 진로진학레시피'는 지난 6월 28일 기흥구를 시작으로 이날 수지구에서 진행됐으며 오는 11월 1일에는 처인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모두 다 함께, 마음 모아 부르는 계촌의 노래”…제1회 계촌합창축제 27일 개최

평창=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평창군 계촌클래식마을이 가을을 맞아 특별한 합창의 울림으로 물든다. 14일 평창군에 따르면 오는 27일 방림면 계촌클래식공원 일대에서 '모두 다 함께, 마음 모아 부르는 계촌의 노래'를 주제로 '2025 제1회 계촌합창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평창군청과 사회공헌기업 케이아츠크리에이티브가 공동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전국의 아마추어 합창단과 클래식 애호가들이 함께하는 참여형 음악 축제다. 계촌합창축제는 국토교통부 지역상생협약 공모사업인 '계촌클래식예술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프린지 형식의 자유로운 합창 무대가 열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와 지역의 합창단이 경쟁이 아닌 참여의 즐거움 속에서 무대를 함께 꾸민다. 올해 합창축제는 프린지 공연, 축하 공연, 모두의 합창으로 구성된다. 프린지 공연에서는 계촌별빛오케스트라와 함께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8팀의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합창 무대를 선보인다. 축하 공연에는 국립합창단과 '꿈꾸는 하모니 합창단(박달초 합창단)'이 출연해 깊이 있는 무대와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또한 프린지 대표팀 1팀이 함께 참여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모두의 합창에서는 참가자 전원과 관객이 함께 지정곡을 부르며 대합창을 이룬다. 이는 라트비아 합창 축제처럼 공동체 예술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계촌마을은 이미 여름의 '계촌클래식축제', 매월 열리는 '계촌 휴[休]콘서트'에 이어 이번 가을 '계촌합창축제'까지 사계절 내내 예술이 흐르는 마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피크닉을 즐기듯 음악을 감상하는 계촌마을만의 공연 방식은 청정 자연과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가족 단위 관객부터 합창 애호가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예술마을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최 측은 “예술가만이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오는 27일 오후 2시 계촌클래식공원에서 열리며, 국립합창단, 계촌별빛오케스트라, 꿈꾸는 하모니 합창단, 프린지 공연팀이 무대에 오른다. 참가 신청은 20일 오전 10시부터 네이버 예약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가능하다. 평창효석문화제 기념 라디오 공개방송 개최 한편 지난 5일부터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장과 소금을 흩뿌린 듯한 하얀 메밀꽃을 배경으로 효석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음악콘서트로 대미를 장식한다. 평창군은 14일 오후 7시 가산공원 주무대에서 '2025 평창효석문화제 기념 라디오 공개방송'을 통해 문학제의 밤을 특별하게 장식할 음악 콘서트를 선보인다. 이번 공개방송은 콘서트 형식으로 음악 공연 중심으로 구성된 본 행사는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송출될 예정이다.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의 흐름 속에서 대중적 감성과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무대에는 보컬리스트 소향을 비롯해 트로트 가수 나태주, 싱어송라이터 곽동현, 신예 발라더 박현규, 여성 듀오 엔젤노이즈, 독특한 음악 색깔을 가진 서이브 등 다채로운 음악인들이 참여한다. 출연진들은 약 60분간 열정적인 무대를 꾸미며 문학제의 밤을 음악으로 수놓을 예정이다. 공연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고품질의 음향 및 조명 시스템과 함께 편의 좌석과 편의시설이 마련돼 문학제의 감성을 한층 확장시키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평창군 관계자는 “문학과 공연이 어우러진 이번 효석문화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며 “이번 콘서트형 공개방송이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19세기 극심한 가뭄이 주는 경고…‘기후공학’ 도입에 신중하라

200여 년 전 조선은 유례없는 대가뭄과 기근으로 인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이 끔찍한 재앙의 뒤에는 다름 아닌 화산 폭발이라는 자연의 거대한 힘이 도사리고 있었다. 오늘날 인류는 기후 변화라는 또 다른 거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과거의 화산 폭발과 유사한 방식으로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려는 '지구공학' 혹은 '기후공학'(Geoengineering)기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과거의 비극은 이처럼 지금의 기후 위기에 대한 깊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 대응 만큼은 과학적이고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역사의 경고: 소빙하기 화산 폭발과 조선의 비극 소빙하기(Little Ice Age, 약 1350~1850년)의 마지막 시기였던 1809년과 1814년 조선은 역사상 가장 심각한 두 차례의 대기근에 시달렸다. 특히 1809년의 미지의 화산 폭발과 1815년 4월의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 그리고 그 사이의 세 차례 소규모 화산 폭발(1812년 카리브해 세인트빈센트섬의 라수프리에르, 1813년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스와노세지마, 1814년 필리핀 루손섬 마욘 화산)은 지구 기후를 심각하게 교란했다. 특히 1815년 탐보라 화산 폭발은 화산폭발지수(VEI)가 7에 이르는 엄청난 폭발이었다. VEI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스미스소니언 연구소가 제안한 화산 분출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수다. 0에서 8까지 등급으로 나뉘며, 분출된 화산재·화산쇄설물의 양, 기둥 높이, 폭발 강도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탐보라 화산 폭발은 인류 역사상 기록된 가장 큰 폭발 가운데 하나로,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황 에어로졸을 방출해 '여름이 사라진 해(1816)'라는 기후 재앙을 일으켰다. 탐보라를 포함한 연쇄적인 화산 폭발은 두꺼운 화산 먼지와 화산재를 성층권으로 뿜어 올려, 지구 곳곳에 다양한 기후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몬순 기후대는 매우 건조한 여름을 보냈는데, 이는 쌀 수확량을 크게 떨어뜨려 심각한 기근으로 이어졌다. ◇다산 정약용의 기록과 조선왕조실록 등으로 본 기근 대구한의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김성우 교수는 최근 국제 저널인 '과거 기후 연구 (Climate of the Past)'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빙하기 마지막 시기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심각한 기근을 자세히 다뤘다. 논문에서 언급한 두 차례 기근은 순조 재위 기간(1800~1834년)과 겹치는 1809~1810년, 1814~1815년에 발생했다. 김 교수는 다산 정약용의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과 『경세유표(經世遺表)』,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참고로 당시 심각한 기근 상황을 정리했다. 『다산시문집』은 정약용의 전집인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중에서 시문집 22권을 국역서 10책(색인 1책 포함)으로 간행한 것이다. 『경세유표』는 정약용이 조선 후기의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고 부국강병을 이룩하기 위해 『서경(書經)』과 『주례(周禮)』의 이념을 근간으로 하여 조선 사회의 개혁안을 저술한 책이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1809년 여름 전라도 남서쪽 해안의 강진에서는 2월 초부터 8월 초까지 6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다. 가뭄이 너무 심해 대나무는 새순을 돋우지 못하고 소나무는 솔방울을 맺지 못했으며, 모든 수원(水源)이 말라 주민들은 마실 물 부족에 허덕였다. 논의 70~90%에서 벼가 시들어 말라 죽었고, 강진 전체 논 면적의 1.7~10%에서만 벼를 수확할 수 있었다. 나주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조선 전체의 상황도 비슷했다. 6년 후인 1814년에 또 다른 극심한 가뭄이 닥쳤다. 7월 하순까지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보리 농사는 완전히 실패했고, 모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늦은 장마로 강변 저지대에 홍수가 발생했는가 하면, 서리가 유난히 일찍 내려 가을 농작물마저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경상도 지역의 곡물 가격 변동으로 미루어 볼 때, 1814년의 기근은 1809년보다 1.5~2배 더 심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근으로 생지옥으로 변한 조선 사회 두 차례의 대기근은 조선 사회를 말 그대로 생지옥으로 만들었다. 당시 약 1400만 명의 조선 인구 중 약 24%에 해당하는 340만 명 이상이 굶주림과 추위, 그리고 이질·발진티푸스·,천연두·홍역과 같은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특히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부 지방에 피해가 집중되었으며, 강진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의 거의 30%가 목숨을 잃었다. 유배지인 강진에서 이를 겪은 다산은 “백성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고, 관청은 이주민으로 붐볐다"고 기록했다. 곡식을 구하기 위해 금과 은을 들고 시장에 가도 살 수 없었고, 겨울이 오기도 전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해적 행위와 산적이 만연했다. 혹독한 추위와 식량 부족으로 면역력이 약화된 이주민들 사이에서 홍역 등 전염병이 창궐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1810년 봄 사망자수는 더 늘었다. 다산은 “길과 들판에는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라고 당시의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에서는 집의 담이 허물어지고, 문은 뜯겨 나가고, 마당에는 쑥이 무성했다. 1809년 여름에 시작된 대기근은 1810년 6월 말 보리 수확 직전에 절정에 달했다. 유배 생활을 하던 다산은 겨와 모래를 섞은 보리죽을 먹었야 했다. 조선왕조는 3년마다 전국 인구를 조사했는데, 전라도와 경상도 등지의 초과 사망자는 1809~1810년 102만명, 1814~1815년에는 232만명이었다. 두 대기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약 3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4.3%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후 재앙에도 불구하고 조선 조정은 농민들에게 이전 수준의 높은 세금을 강요했다. 이에 다산은 토지 개혁(정전제(井田制)) 방안을 제시했지만, 부패한 권력층의 반대와 무관심 속에서 좌절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 대기근의 충격을 현명하게 극복하지 못한 조선 왕조의 무능과 무책임은 왕조의 멸망과 한일합방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위험한 유혹: 기후 공학에 대한 우려 과거의 화산 폭발이 지구 기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듯이, 오늘날 일부 과학자들은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SAI)이라는 기후공학 기법을 통해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려 하고 있다. 이는 화산 폭발이 성층권에 뿜어내는 황산염 에어로졸과 유사한 물질(주로 이산화황, SO2)을 대량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태양에너지가 지구 표면에 도달하지 않도록 차단해 지구 기온을 낮추려는 것이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약 1700만 톤의 이산화황이 성층권에 분출되어 약 2년간 전 지구적으로 0.5°C 가량의 기온 하강 효과를 보인 사례가 이러한 아이디어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SAI는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전문가들은 SAI와 같은 지구공학 기법들이 기후 관련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책임 있는 접근 방식으로 간주될 필수 기준(예: 실현 가능성 및 성공 가능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최근에도 기후과학 전문가들은 기후공학이라는 '꼼수'로는 온난화를 막을 수 없을 뿐더러 환경에도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전문가 42명은 9일(현지시간) 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사이언스'에 '위험한 기후공학으로부터 극지방 보호하기: 제안된 개념들과 미래 전망에 대한 비판적 평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기후공학 기술을 통한 환경 개입으로 제안된 방안 중 비교적 널리 거론되는 것을 검토한 결과, 모두 실현가능성과 효과가 의심스러우며 환경에도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이 검토한 것으로는 ▶에어로졸을 성층권에 살포하는 것 ▶그린란드나 남극 등 대륙빙하에 따뜻한 바닷물이 닿지 못하도록 '바다 커튼'을 설치하자는 주장 ▶해양 빙하가 더 많은 햇빛을 반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바다 얼음에 유리구슬을 뿌려 반사율(알베도)을 높이거나, 펌프로 바닷물을 그 위에 뿌려 해양빙하의 두께를 늘리자는 방안 ▶철분 등 영양분을 바다에 뿌려 식물플랑크톤 번식을 촉진,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토록 하자는 제안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공학 제안은 급격하고 깊이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외에 다른 수단으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잘못된 희망'을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의사 결정자들이 입증된 탈탄소화 전략 대신 기후공학에 집중하게 만들고, 심지어 화석 연료 산업과 같은 '약탈적 지연(predatory delay)' 행위자들이 기후 행동을 가장하여 지속적인 배출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의 진정한 해법: 경각심과 실질적인 행동 과거 조선의 비극은 화산 폭발이라는 자연 현상에 의해 촉발된 기후 재앙이었다. 당시 인류는 그 원인을 이해하거나 통제할 능력이 없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기후 변화의 주범이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임을 명확히 알고 있다. SAI와 같은 기후공학 기법은 과거의 화산 폭발처럼 성층권에 먼지를 뿌려 일시적인 냉각 효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새로운 재앙의 씨앗을 뿌리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지금은 불확실하고 위험한 기술적 해결책에 자원과 노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고, 오히려 기존에 입증된,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과 전략에 집중하고 이를 신속하게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의 확대를 제한하는 유일하고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접근 방식은 '넷 제로(net-zero)' 배출 달성을 위한 즉각적이고, 신속하고, 심층적인 탈탄소화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깊은 경각심은 가져야 하지만 불확실한 기후공학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공학 접근법이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점과 이러한 기술에 대한 추가 연구가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이러한 아이디어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우선순위나 극지방에서 기초 연구를 수행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행성 지구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직시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검증된 행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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