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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소상공 패션·뷰티 매장 ‘소담상회’ 문 연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정부와 손을 잡고 소상공인 판로 개척과 매출 확대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선다. 무신사는 오는 6월 2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무신사 테라스 성수를 리모델링한 소상공인 입점 상설 오프라인 매장 '소담상회 위드 무신사(소담상회 with MUSINSA)'가 문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총 2개층에 전체 영업면적 약 466㎡(약 141평) 규모인 소담상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민간과 협업해 만든 O2O(Online to Offline) 플래그십 매장이다. 무신사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 직접 심사해 선발한 소상공인 패션·뷰티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며, 전체 상품에 QR코드를 부착해 온-오프라인 간 결제를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O2O 플래그십 매장 사업자로 선정된 무신사는 방문객들이 자신의 취향과 기호를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별로 개인화된 제품 추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오프라인 매장 외에 온라인 플랫폼에 '소담상회 입점 브랜드 전용 기획전'을 매월 상시 진행하고, 올 연말까지 온·오프 라인을 합쳐 1000여 개 소상공인 브랜드의 판로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중소 패션 브랜드와 동반성장 경영철학에 따라 K패션·K뷰티 트렌드를 이끌어갈 소상공인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포스코,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철강 기술 초격차 선도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수입재의 범람, 미국 보호무역 장벽에서 기인한 글로벌 관세전쟁의 본격화, 환경규제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삼중고를 돌파하고자 '철강경쟁력 재건'을 그룹의 7대 미래 혁신과제 중 하나로 삼고, 철강분야의 디지털전환(DX)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DX의 일환으로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통해 철강 기술 초격차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서 단순히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는 차원을 넘어,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유통·서비스하고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까지 자동으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으로 주문·생산·판매·마케팅 등 제조 전 프로세스를 관통해 한 단계 높은 원가, 품질, 안전이 구현되는 지능형 자율제조를 구현하고자 한다. 포스코는 사람·AI·로봇의 협업을 통한 지능형 자율 제조 프로세스인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구현해, 포스코그룹의 핵심 부문인 철강 사업의 본원경쟁력을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다. 실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정에 적용된 기술들은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나아가는 포스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강공정은 제선에서 운반된 용선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깨끗한 용강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러한 전로 조업은 공정 단계마다 취련사의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기에 작업 피로도가 높고 작업자별 품질 편차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취련이 완료된 용강의 온도는 1600℃ 이상이고, 그 무게 또한 300톤에 달해 취련사들은 늘 긴장감을 느끼며 업무에 임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양 제강부와 기술연구원은 2018년도부터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장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숙련된 취련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현장과 생산관리시스템(MES)를 연동해 방대한 조업 데이터를 축적해 왔기에 자동화 기술 개발에 확신이 있었다. 7년간의 기술 개발 끝에 기존 설비조작횟수 25번에서 모든 취련 작업을 100% 자동 원터치로 수행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취련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일관된 조업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기술은 현장에서 조업을 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공간 제약 없이 원격으로 자동 취련을 제어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 기술의 핵심은 'IoT 기반으로 계측된 영상을 AI로 학습해 설비가 자동 운전되는 기술'과 '포스코형 AI 열배합 모델이 적용된 취련 조업'이다. 다양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은 작업 현장의 사각지대와 고위험 지점을 모니터링하고, 영상을 학습한 AI는 최적의 전로 운전 방법을 제시하며, AI 열배합 모델은 용선의 온도, 성분, 전로의 상태 등 조업 환경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취련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과 AI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업이 이뤄질 수 있다. 포스코는 전로 조업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한 이 기술 개발로 25번의 설비 조작 횟수를 1회로 단축시키고, 용강의 온도와 성분 적중률을 향상시켰으며, 제강 실수율 또한 개선해 일정한 제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설비 장애가 발생하기 전 이를 감지하는 스마트 예지 정비체계도 구축됐다. 포스코는 제강공장의 핵심 설비인 '서브랜스(Sub Lance)'의 과열 방지를 위한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서브랜스의 냉각수 공급 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설비장애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브랜스는 쇳물의 △온도 △탄소 △산소 함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길쭉한 봉 형태의 설비로 설비 운영자가 측정된 성분 함량에 따라 쇳물 성분을 정밀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서브랜스 설비에 원활하게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쇳물의 성분 측정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설비의 과열로 이어져 예기치 못한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냉각수 유출을 사전 감지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은 첨단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알고리즘이 적용되었으며, 실시간으로 냉각수의 흐름과 온도를 모니터링해 비정상적인 패턴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인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설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요소를 분석하고 사전에 이상을 예측한다는 것이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약 14시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설비 장애의 징후까지 감지하여 사전 정비를 실시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생산환경을 구축하게 되었다. 스마트 기술은 설비의 효율성·생산성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제강부 슬라브정정공장 통행로 내에 라이다(Lidar) 센서 기반 차단기와 AI기반 CCTV를 설치해 작업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스마트 풀 루프(Smart Fool Proof)' 시스템 적용을 확산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작업자 실수로 발생 가능한 설비 장애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광양제철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첨단 안전시스템으로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의미한다. 슬라브 정정공장 통행로에 적용된 시스템은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사람 감지 시 자동으로 차단기를 내려 작업자를 보호한다. 차량 혹은 크레인 이동이 감지되지 않을땐 차단기를 열어 통행을 허용한다. 정밀한 감지를 가능케 하는 라이다 센서를 적용하여 작업자와 크레인, 차량 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공장 내부의 통행로와 크레인이동구역이 혼재된 공간에 AI 기반 CCTV를 적용해 작업자를 감지하면 크레인 이동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자와 크레인 및 설비 등을 CCTV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수 천장의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키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더 정확하게 작업자와 설비를 구분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장]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 “K-해양 방산, 개방·융합·확장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

“'개방, 융합, 확장.'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하는 K-해양 방산의 미래는 이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해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누구와도 협력하고 기술을 융합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최태복 특수선 사업부 대외 협력 담당 상무) 28일 HD현대중공업은 제14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하 마덱스)에서 '국내 함정·수출 함정·미래 함정' 등 3가지 섹션으로 나눠 부스를 차렸다. 현장에서는 다수의 함정 모델을 선보였고, 이 중 일부는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됐다. 우선 국내 부문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측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정조대왕함 △충남함 △연안 경비함(OPV) 등 4종의 모형을 배치했다. 이지스 구축함 배치-II 선도함인 정조대왕함은 작년 11월, 울산급 배치-III 선도함인 충남함은 지난해 12월 해군에 인도됐다. 연안 경비함은 차세대 원해 경비함으로, 올해 4월부터 현대중공업이 개념 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 상무는 “KDDX 사업은 이미 1년이 늦었지만 당사는 국산화율 90%를 목표로 2023년에 기본 설계를 완료했고, 상세 설계와 선도 건조 사업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전력화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 함정 분야에서는 6000톤급 기동형 무인 전력 통제함 'HCX-23', 1만5000~3만2000톤급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 'HCX-23 플러스', 전투용 무인 수상정 등 무인·전기 추진 기술이 적용된 함정들이 공개됐다. 통합 전기 추진 체계 등 미래형 친환경·고생존성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폴란드·페루 등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실적과 현지 맞춤형 생산 전략도 강조했다. 수출 대상국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연구·개발(R&D)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수주가 결정되면 즉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실제로 필리핀에는 10척의 함정을 수출했고, 페루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지 조선소와 협력해 4척을 건조할 예정이다. 또 유럽 시장까지 겨냥해 전 세계 해양 방산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최 상무는 “국내 2만800여개, 해외 1500 개의 협력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같은 탄탄한 공급망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뒤따랐다. 조선소의 노후화로 미국 현지에서의 생산성은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대표 방산 기업 헌팅턴 잉걸스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고 생산 능력 확대에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이 운영 중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과 동일한 사양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세계 유일의 조선소라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대비 건조 기간 67%, 비용 48%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미국 조선 산업의 복원을 위해 공급망·설계 연구·인력 교육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HD현대중공업은 레오나르도·탈레스 등 글로벌 방산 기업, KAI·LIG넥스원·포스코 등 국내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수출형 잠수함 등에도 확대 적용 중인 인력 절감형 설계 미래 함정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전략도 소개했다. 최 상무는 “미래에는 유·무인 복합 전력·자동화·전동화·자율화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KDDX는 정조대왕함과 유사한 성능이지만 승조원은 절반 이하로 줄였고, 자동화·자율화 기술을 대폭 적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KDDX에는 25메가와트(MW)급 대용량 통합 전기 추진 체계가 적용된다"며 “세계 최초 수준으로, 성공 시 글로벌 해군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래 함정은 친환경·고생존성·자동화·자율화가 핵심"이라며 “2035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넘버 원 방산 조선소로 도약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약 없는 콘텐츠 대가 가이드라인…케이블TV, 자체 기준안 다음달 초 적용

케이블TV 업계가 자체 수립한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을 다음달 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단위별로 첫 적용한다. 콘텐츠 대가 총액에 유료방송사 매출액 증감률과 시청 성과를 반영해 사용료 부담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콘텐츠 사용료 공정 배분을 위한 산정기준안'을 6월부터 적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체 유료방송 대비 과도한 SO 콘텐츠 지급률을 평균 수준까지 인하 △콘텐츠 대가 총액을 SO 매출 증감에 따라 연동 △급격한 사용료 변화 방지를 위한 3년간 점진적 적용 등이 골자다. 콘텐츠 사용료는 인터넷TV(IP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하는 광고 수입을 뜻한다. 유료방송사는 수신료 일부를 프로그램 사용료 명목으로 배분하고 있으며, PP의 주 수입원으로 꼽힌다. 이용자가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거나 여러 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이 보편화됨에 따라 미디어 시장 변화를 반영한 대가산정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업계는 그동안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을 지속 논의해 왔지만, 이를 둘러싼 지상파·PP 등 방송사업자들과의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가이드라인 제정도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KCTA는 시장 지속가능성 및 프로그램 공급 계약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 기준안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콘텐츠 대가 총액은 SO 매출(기본채널수신료+홈쇼핑송출수수료)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유료방송사의 매출 증감율을 반영한다. 콘텐츠 대가 지급률이 인터넷TV(IPTV)·위성방송 등 다른 유료방송사 평균치보다 5% 이상 높은 SO의 경우, 총액을 3년 동안 단계적으로 감액해 주는 일종의 '보정 조건'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체 평균 지급률(2023년 기준) 27.48%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중소PP 보호 차원에서 △종합채널군 △보도채널군 △일반콘텐츠사군 △중소콘텐츠사군 등 4개 채널군별로 총액을 설정했다. 이는 사업자별 협상력 및 협상 결과 등이 다른 채널군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시청 점유율·평가 점수 기반 상대평가 방식의 세부 배분을 진행한다. 협상력이 아닌 객관적 성과 기반으로 대가를 배분하는 구조를 통해 콘텐츠 대가에 대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채널군 간 시청 점유율 변화에 따라 전체 사용료의 일부를 재배분해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도 유도한다. 협회는 이를 통해 신뢰 기반의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희만 KCTA 회장은 “이번 기준안은 SO·PP 간 논의된 원칙·기준을 우선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고 콘텐츠 사용료의 합리적 배분과 지속 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FP에 뒤쳐진 K-배터리, 게임체인저 ‘LMR’로 판도 바꾼다

중국의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세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포스코퓨처엠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LMR(리튬망간리치) 양극재가 그 주인공이다. LMR은 가격 경쟁력, 에너지 밀도, 친환경성까지 모두 잡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LFP 배터리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2023년(32%)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LFP 배터리 셀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하고, 2025년에는 6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LFP 점유율이 71%에 이르렀고, 내년에는 74%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LFP의 약진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LFP가 아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투자 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 'LMR'이란 한줄기 빛이 등장했다. LMR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사들이 주력으로 생산중인 LFP 배터리와 가격경쟁이 가능하면서도 성능은 더 우위에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가격이 비싼 코발트, 니켈을 대폭 줄이고 저렴한 망간 사용을 늘려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리튬회수율이 높아 LFP 배터리 대비 리사이클링 경제성에서도 우위를 가질 수 있다. LFP는 철과 인산염 기반으로 리튬 함량이 낮아 재활용 수익성이 적고, 대부분 폐기되는 구조다. 또 LFP 배터리와 비교해 33% 높은 에너지밀도 구현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동일 무게와 부피의 배터리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시장 전망도 좋다. 최근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사들이 LMR 배터리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협력해 LMR 각형 배터리셀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027년 말 시범 생산, 2028년부터 미국 내 제조시설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GM은 LMR 배터리를 2028년부터 전기 트럭 '쉐보레 실버라도'와 대형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 등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644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며 대형·고용량 전기차 시장에서 원가 절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202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과 공동으로 LMR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지난해 파일럿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 안에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NCM 양극재 생산라인을 활용해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도 빠르게 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점도 있다. LMR은 반복 충·방전 시 구조적 불안정과 망간 용출 등으로 수명 저하 문제가 남아 있어 제조 공정의 복잡성, 대량생산 시 품질 균일성 확보 등도 과제로 꼽힌다. 중국 LFP의 초저가 대량생산 체계와 기술 발전 속도 역시 LMR이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최근에는 코팅·도핑 등 기술개발로 LMR의 수명 단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대량 양산 단계에서의 완전한 검증은 아직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MR이 LFP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모두 갖춘 만큼, 엔트리·스탠다드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대선 2025]정치전문가 4인이 본 TV토론…이재명 ‘선방’ 이준석 ‘최악’ 김문수 ‘실점’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가 27일 정치 분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마지막 토론도 앞선 두 차례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방전 속에서 진행됐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막장 토론회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접촉한 정치 전문가·평론가들은 이번 TV토론회에서 여성 성폭력 묘사 혐오 발언을 쏟아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최악의 토론자'로 손꼽았다. 가장 젊은 후보로 나름 지식과 순발력을 자랑했지만 지나친 비방전에 안철수 의원에 이은 두번째 '제3후보 돌풍' 달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평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부자 몸조심'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의 정책, 공약 등 미래는 언급하지 않은 채 두 시간 내내 이재명 후보의 신상 문제를 반복해서 지적해 점수를 잃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경우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토론회 말미에 이 후보가 갑자기 거론한 젓가락 발언을 지적하며 그를 워스트 플레이어로 꼽았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뱉기 적절치 않은 '여성혐오 성격이 짙은 저질스러운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방송은 커녕 술자리에서도 함부로 꺼내서는 안될 발언을 전 국민이 지켜보는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그런 혐오 발언을 했다"며 “이를 지켜 본 국민들은 후보가 과연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를 따져보기도 전에 후보의 인격 자체에 대해 논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평론가는 “이날 토론 전반부에서 이 후보는 정책은 물론 말이나 표현에 있어서도 자신감있게 잘 풀어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막판 젓가락 발언으로 모든게 다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결정타를 맞았다"며 이날 토론회 참석 후보들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매겼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도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이런식으로 토론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로 하여금 '이재명'이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아주 더티하고 머리좋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점부터 10점까지 있다면 0.1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저질스러운 발언이었다"고 혹평했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 이날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신상 문제에 대해서만 집중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희대 특검법', '대법관 증원법' 등을 거론하며 “범죄자가 스스로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본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 토론 과정에서도 이재명 후보 주변 인사 사망 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외교 안보 분야 토론임에도 관련 정책, 공약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었다.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의 권한대행 제도를 제안하는 권영국 후보를 향해 “변호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헌법을 모르냐"면서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김 후보가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 같다. 1위 후보와 지지율이 비슷한 후보인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추격하려면 적어도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이슈나 메세지를 제시했어야 한다. 개헌 문제라든지 민생 문제라든지, 아니면 단일화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 파격적인 메세지를 절박하게 제시해도 지지율 추격이 가능할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공격을 당할 만한 소재가 많았고, 십자포화를 당할 수 있는 악재나 이슈들이 많았다"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협공을 역으로 받아치면서 상당히 선방한 모습"이라고도 평가했다. 정다만 치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막판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후보가 두드러지게 잘 하지 않았고, 최근 들어 TV토론의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는 등 유권자들의 관심도 낮아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후보들이 거대 담론이라든지 아니면 국정비전 내지는 미래 방향성에 대한 굵직한 쟁점을 가지고 토론을 해야 국민들의 선택에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토론은 지엽적으로 상대의 흠집을 잡아 주고받는 정쟁적 요소가 가미된 토론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수출 줄고 내수 얼어붙고…우울한 가전업계

국내 가전업계가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올해 가전 수출은 역성장이 예상된다. 내수 시장 역시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전 수출액은 전년 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 미·중 무역 분쟁,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은 “가전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전년 대비 각각 7%, 1%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내수 역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약 2조296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했다. 해당 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소매점 등에서의 월별 가전제품 판매 실적을 집계한 수치다. 국내 가전 소매판매는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했던 수요의 '반작용'이라고 분석한다. 당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TV,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의 판매가 급증했으나, 이후 수요가 급격히 꺾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약 35조4638억원이던 국내 가전제품 판매액은 코로나 정점이던 2021년 38조2080억원까지 급증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며 2022년 35조8074억원, 2023년 32조4203억원, 지난해 30조508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30조원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전반적 침체 속에서도 계절가전 부문은 반등세를 보이며 업계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 예보에 따라 에어컨과 제습기 등 냉방·제습 가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6~8월)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6월과 7월, 8월 모두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각각 80%, 90%, 90%에 달한다. 이미 더위는 시작됐다. 지난 21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3도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장마가 시작되는 6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습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계절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가정용 에어컨 일평균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중순 대비 약 한 달 앞당겨진 기록이다. LG전자도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1~4월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들어 주요 가전 양판점의 제습기 매출도 지난해보다 10~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러한 제품 수요 증가가 단기적으로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계절가전의 반등만으로 가전업계 전반의 위기를 해소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TV·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가전의 수요 위축이 계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악재도 여전히 상존한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은 신흥 시장인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개발도상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와 베트남의 대규모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가전 및 스마트폰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 중이다. LG전자도 이달 초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세 번째 현지 가전 공장을 착공했다. 아울러 내수 대응 전략으로는 구독형 모델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 서비스는 경기 불황에도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작년 말부터 업계 전반에서 관련 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내수 부진 타개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 심리지수 바닥 찍었나...경제성장률엔 “낙관론 금물”

다음주 대선을 앞두고 각종 심리지수들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도 온기가 퍼질지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내수 부진 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성장경로 상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향후 경제를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진단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0.7로 전월 대비 2.8포인트(p) 올랐다. 지수는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이달 지수 상승 폭은 2023년 5월(+4.4포인트)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지수 자체도 작년 11월(91.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BSI는 업황, 자금사정 등 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하여 합성한 지수로,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기업심리지수가 100보다 클 경우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심리가 과거(2003년~전년 12월)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을 경우에는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달 CBSI는 미국 관세 유예 등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장기평균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어 낙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4.7을, 비제조업은 88.1로 전월 대비 각각 1.6포인트, 3.6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은 자금사정(+1.3p), 업황(+1.1p) 등이, 비제조업은 자금사정(+1.0p), 채산성(+1.0p)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음달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월 대비 3.2포인트 오른 89.5였다. 제조업(93.1)과 비제조업(87.1)이 각각 3.1포인트, 3.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심리뿐만 아니라 소비자심리지수도 서서히 회복세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93.8)보다 8.0포인트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 폭은 2020년 10월(+12.3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지수 자체로는 작년 10월(101.8)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소비심리가 100을 상회하면서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그간 소비자심리지수를 제약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선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관세 부과 유예도 해당 지수에 긍정적이었다. 다만 소비심리 개선과 별개로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극심한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2.0%)에 비해 1.2%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관세부과로 수출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가별 상호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대내적으로는 민간소비회복 지연, 건설투자 부진 본격화 등으로 내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적으로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는 게 금융연구원의 진단이다. 여기에 글로벌 기술경쟁 심화,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잠재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 또한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사업 구조 전환과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신성장 분야에 대한 세제 지원과 기업 투자 촉진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1.5%에서 1.0%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2월 대비 크게 악화된 글로벌 통상여건이 원인으로, 내년 성장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추가 하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현장] LIG넥스원, 스텔스 USV ‘해검-X’ 첫 선… 해군 ‘네이비 시 고스트’ 실현 가속

“LIG넥스원은 앞으로도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스마트 네이비'로 힘차게 항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LIG넥스원 관계자) 28일 LIG넥스원은 제14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하 마덱스)에서 무인 체계와 '스텔스 함정'을 컨셉으로 HD현대중공업과 부스를 공동 마련했다. 무인 체계는 미래전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전투 효과 극대화와 인명 피해 최소화는 물론,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미래 병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이날 LIG넥스원이 최초 공개한 무인 체계는 무인 수상정 '해검(Sea Sword)-X'다. 통신이나 드론이나 위성 등과 연계해 다양한 통제 방법을 갖춰 효과적인 군집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 레이다(MFR)를 탑재해 강력하고 입체적인 탐색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LIG넥스원은 2015년부터 '정찰용 무인 수상정 체계 개발 사업'을 기반으로 해검 시리즈를 개발해와 후속작으로 해검-Ⅱ·해검-Ⅲ·해검-Ⅴ·M-헌터 등을 꾸준히 내왔다. 회사는 국내 유·무인 복합 체계 개발을 선도하는 한편, 무장과 탐지체계 등을 중심으로 모듈화된 임무 장비 탑재로 신규 응용 시장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검-X는 아직 실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존 제품들과 확연히 다른 점은 국방 무인 체계 계열화·모듈화 (MOSA, Modular Open System Approach) 개념을 적용한 무장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함전·대잠전·대드론 등 다양한 전장 환경에 맞춰 △20mm 원격 무장 체계(RCWS)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자폭용 무인기 등 임무에 따라 탑재가 가능한 소형·경량화 된 무장 모듈을 결합해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 컨셉을 지녔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아직 개념만 설계된 상태인 만큼 전장에서 무장을 교체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 세부 사항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1990년대 중반 이래 '대양해군 건설'을 전력 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대한민국 해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미래 첨단 해양 무인화 솔루션'을 전시했다는 설명이다. LIG넥스원 측은 “무인 수영장의 경우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활한 유지·보수·운영(MRO)을 지원헤 해군의 네이비 시 고스트 복합 체계 운영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해검-X와 기타 무인 체계와 관련, 국내외 해군이나 HD현대 등 여타 방산 회사들과의 공동 개발 또는 협력 계획에 대해 LIG넥스원은 확대 노력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바로 옆에는 우리 해군 최초로 전력화 될 정찰용 무인 수상정과 7대 1 크기의 자폭용 무인 수상정도 나란히 전시돼있었다. 자폭용 무인 수상정은 3D 프린팅으로 제작돼 향후 비용 절감과 대량 생산, 신속한 제작이 가능해 해군 무인화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사측 전언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와 유리 섬유의 복합 재질인 FRP(Fiberglass Reinforced Plastic)로 제작할 예정"이라면서도 “자폭용이기 때문에 선체 내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운항은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해검을 비롯한 무인 체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무기 생산 기지 구미 하우스에 무인 수상정 체계 통합 시험동을 준공했다. 시험동에서는 해검과 해검에 탑재되는 비궁 등 유도 무기 연구·개발(R&D)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그간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LIG넥스원은 전투용·함 탑재·기뢰 제거 등 임무 목적별 무인 수상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물러설 곳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두뇌’ 개발 총력전 이유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AP 매입액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업이익을 넘어서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술 자립'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공들여 개발한 '엑시노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 일감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 7' 일부 모델에 자사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라인업인 Z플립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AP 분야 경쟁에서 퀄컴, 미디어텍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5년(갤럭시 S6) 당시만 해도 전세계 판매 제품에 모두 엑시노스를 넣기도 했지만 이후 북미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스냅드래곤 사용 빈도가 늘었다. 2020년(갤럭시 S20) 발열·성능 논란 등을 겪으며 2023년(갤럭시 S23)에는 엑시노스 탑재를 완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나온 '갤럭시 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 탑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수율과 성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탓이다. 회사는 이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AP 시스템을 재설계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MX사업부장)도 해당 작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차세대 제품인 엑시노스 2600 역시 수율을 안정화하는 수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두뇌'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326억원에 이른다. DX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액(67조7958억원)의 16.1%에 해당한다. 작년 삼성전자 MX부문 영업이익(10조6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기도 하다. 매입처는 퀄컴, 미디어텍 등 해외 기업이다. 원재료 가격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 가격은 전년 대비 약 7%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연간 평균 대비 가격이 19% 가량 뛰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1~3월 모바일 AP 매입액은 4조7891억원까지 상승했다. 엑시노스 개발을 통해 퀄컴 등 의존도를 낮추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AP 자립은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개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엑시노스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탁 생산하기 때문이다. 엑시노스 2500의 경우 최첨단 라인인 3나노미터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메모리 분야에서 3조원 이상을 벌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2조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AP 독립 행보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는 성격도 있다. 샤오미는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칩 '쉬안제O1'을 공개했다. 대만 TSMC가 만드는 3나노 공정급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이 자체 재발 AP를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할 경우 더욱 강력한 '저가 공세'를 할 수 있는 체력을 쌓는 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AP 역량이 예상보다 뛰어나다는 점이다. 글로벌 성능실험 사이트 긱벤치 등은 샤오미 쉬안제O1이 일부 성능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등을 앞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 Z폴드7과 내년 출시되는 S26 시리즈에서 성능이 검증되면 (삼성전자 제품 중) 엑시노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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