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CES 2026] 현대차그룹, ‘인간 중심 AI 로봇’ 첫선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전문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AI 로보틱스 생태계의 핵심이 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최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6 미디어 데이를 갖고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과 인공지능(AI) 고도화를 통해 인류의 진보를 선도하는 '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AI 로보틱스로 전환을 선언하며 이날 선보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은 미래 제품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제작된 초기 모델로서 다음 세대 로봇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된다. 이 모델은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관절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작업 현장에서 완전한 자율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그동안 쌓아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적 학습 능력과 어느 작업 환경에서나 적용 가능한 유연성이 탑재돼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효율성이 극대화된 모델이다.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히 회전할 수 있고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를 탑재했으며 360도 카메라를 통해 모든 방향을 인식할 수 있어 주변 감지가 용이하다. 또 최대 50kg(약 110파운드)의 무게를 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2.3m(약 7.5피트)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재 취급부터 정밀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즉시 작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글로벌 제조 전문성과 최고 수준의 신뢰·안전을 갖춘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로보틱스 양산 및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생태계는 자동차 생산 인프라와 노하우, 그룹사의 다양한 기술 역량에 기반한 엔드 투 엔드(E2E)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AI 로보틱스의 역량 고도화, 양산 가속화, 서비스 확장을 가능하게 하며 피지컬 AI를 선도할 현대차그룹의 핵심 전략이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투입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이자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이다. 이곳은 AI 로보틱스의 학습과 성능 향상을 위한 완성차 공장 데이터 기반의 로봇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학습된 로봇은 고도화된 SDF의 자동화 설비와 연동해 지속적인 지능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을 실현하기 위해 로봇은 SDF에 투입되기 전,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매핑 기반 학습을 통한 훈련이 선행된다. 현대차그룹은 RMAC를 올해 미국 내 개소할 예정이다. 향후 복잡한 제조 시설의 데이터를 활용한 고강도 훈련을 거친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는 일상생활에도 도입돼 밀접한 삶의 현장에서 인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물리적 허브뿐 아니라 피지컬 AI 관련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의 틀을 넘어 'AI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하는 엔비디아와 지난해 1월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축적된 제조 전문성을 활용하고 부품 인프라를 확장해 로봇 혁신을 주도하고 피지컬 AI 산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룹사별로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정밀 액추에이터 개발을 담당하며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흐름 최적화에 나선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손잡고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양산 속도를 높이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으로서 첫선을 보이며 더 넓은 산업과 상업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CES 2026 기간에 1836㎡(약 557평) 규모의 전시 부스에서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재현한 구역을 전시하고, AI 로보틱스 기술 개발 과정과 피지컬 AI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먼저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전시 공간으로 구현한 '테크랩'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와 스팟, 오르빗 AI 콘텐츠를 전시한다. 이곳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실물이 관람객에게 최초로 공개되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서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르빗 AI를 활용한 스팟의 산업현장 관리 및 점검 기능 시연을 포함해 아틀라스와 스팟의 초기 연구 모델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도 관람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고객의 일상생활 변화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활용한 전시와 시연을 선보인다. 편리하고 자유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로보택시'의 자율주행과 이어지는 '전기차 자동 충전로봇(ACR)',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를 돕는 현대위아의 '주차로봇' 등도 시연한다. 더불어 제조 환경과 물류 환경에 적용된 AI 로보틱스로 근골격계 피로감을 덜어주는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 체험과 근로자와 협업해 정밀하게 조립 검수 작업을 수행하는 '스팟 AI 키퍼'를 관람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로봇 기술이 제조 과정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되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이밖에 하나의 시나리오 안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트레치, 현대위아의 협동로봇과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함께 '하역-적재-이동'으로 이뤄지는 물류 작업 시연을 선보이며 현대적이고 유연한 물류 및 제조 환경을 위한 협업 자동화 경험을 제공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눈 망막혈관폐쇄, 전조증상 없이 시력 급저하 ‘주의 필요’

망막혈관폐쇄는 망막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게 되어 시력감소를 초래하는 안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3년 4만 8953명에서 2023년 8만 1430명으로 10년 새 약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혈관폐쇄는 주로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비롯한 혈관성 질환에 의해 발생하며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전신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면 발생 가능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별다른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시력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 상당수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발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도 고혈압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혈압 등 위험요인을 철저하게 관리해 망막혈관폐쇄를 비롯한 다양한 혈관성 합병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막힌 혈관 위치에 따라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구분된다. 특히 망막동맥폐쇄는 주로 경동맥이나 심장에서 기원한 색전이나 국소 혈전에 의해 발생하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성 심뇌혈관질환 등의 전신 혈관 위험인자가 흔히 동반된다. 대개 통증없이 갑자기 시야 일부 또는 전체가 어두워지거나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응급질환으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들이 증상 시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거나 응급으로 인식하지 않아 내원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망막정맥폐쇄는 조기 진단을 바탕으로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통해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혈관폐쇄가 이미 발병했다면 혈압 및 혈당을 관리하더라도 발병 이전의 상태로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신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치료를 병행할 경우 망막 출혈 흡수와 황반부종 감소를 통해 시력 저하를 억제하고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절주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인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전신 질환 관리를 통해 눈 건강을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면서 “만약 시력이 저하되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안과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인체 면역과 긍정의 중요성

새해가 시작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의욕이 넘치는 시기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압박과 불안이 깊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반복되는 감염과 만성 피로, 통증 같은 것은 현대인의 공통적 고민이며,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우리 몸의 면역 저하는 단순 감염 위험을 넘어 암 발생과 재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의 연구들은 면역력이 정서 상태와 자율신경 균형과도 연관 있음을 밝히고 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질 때 면역 체계는 약화되고, 그 틈을 질병과 암세포가 파고 들어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암 환자 관리와 암 예방에서 정서 관리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활성시키고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인체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겪는다. 첫째, 림프구 감소로 감염 방어력이 저하한다. 둘째, NK세포·T세포 기능 저하로 암세포 제거 능력이 약화한다. 셋째, 염증물질 증가로 만성 염증 및 조직 손상이 축적된다. 넷째, 면역 조절 불안정으로 암 발생·진행·재발 위험이 증가한다. 다섯째,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핵심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 cell)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활성이 크게 떨어져 암 예방과 항암 면역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긍정 정서와 항암 면역 활성은 큰 관계가 있다. 감사, 희망, 연대감, 웃음과 같은 긍정 정서는 부교감신경 활성화를 통해 면역 회복과 항염·항암 기능을 촉진한다. 마음 챙김이나 감사명상 또한 NK세포와 항염증 반응 증가에 기여한다. 웃음과 사회적 지지 같은 것도 항암 면역반응 강화를 돕는다. 긍정 정서가 높은 그룹은 암 재발률 및 사망률 감소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뜻한 감정이 따뜻한 몸을 만들고, 따뜻한 몸이 암 예방의 기반이 된다는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닌, 면역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한의학에서는 정서 변화를 오장육부와 연결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근심·걱정은 비(脾)를 손상시켜 소화·에너지 저하를 유발한다. 분노는 간(肝)을 자극하여 근육 긴장, 두통, 불면을 초래한다. 두려움·불안은 신(腎) 약화시켜 피로·저체온·면역 약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정신·정서 상태가 곧 장부 기능과 기혈 순환을 변화시키며, 이는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자율신경-내분비-면역' 축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면역력 향상과 암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은 매우 중요하다. 하루 5분 깊은 호흡·명상은 자율신경 균형 회복에 좋다. 밤 11시 이전 수면은 멜라토닌 분비와 면역세포 활성을 극대화한다. 걷기와 스트레칭은 염증 감소 및 회복을 도와준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은 긍정적인 정서를 만들어준다. 사회적 연결 유지는 아주 강력하게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가공식품 절제 및 항산화 식단 구성도 필수적이다. 일정한 체중 관리 및 금연·절주는 암 예방의 핵심이다. 삶의 리듬이 무너지고 감정이 지치기 쉬운 요즘, 우리는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면역력을 단순히 약이나 보조제로만 회복하려 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고 주변과의 관계를 돌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순간, 그것은 내 마음에도 온기를 채우는 일이 된다. 면역은 단지 생리적 방어 기전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정성을 들여 밥을 짓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그 짧은 순간들이 쌓여 내 몸을 회복시키고 삶의 방향을 다시 잡아 준다. 결국 건강이란 거창한 목표가 아닌, 오늘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글=문상현 슬찬한방병원장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신년 인터뷰] “감염병전문병원 건립 통해 국가차원 ‘팬데믹 대처’ 중심 될 것”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은 신종·고위험 감염병 환자를 즉시 격리·치료할 수 있는 음압병동과 전문 인력·장비를 갖춘 공공의료 시설입니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체계 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가 중앙병원의 위상을 갖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에 국내 최초로 감염병전문병원이 세워지게 됐다. 총 사업비 4356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감염병 특화 시설이 건립되는 것이다. 2022년 사업기관 선정 이후 3년간의 준비 끝에 이룬 성과다. 철탑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8만 3110㎡(지하 6층~지상 11층) 규모로 건립될 감염병전문병원은 음압병상 179개를 포함한 총 348개 병상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감염병 특화 병원이 될 전망이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국내 의료계는 메르스 사태(2015년)와 코로나19 팬데믹(2020~2023년)을 겪으며 분산된 격리시설과 제한적인 대응 역량의 한계를 절감했다"면서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은 다시 도래할 국가적 감염병 재난에 대비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송 원장 임기 중에 개원 20주년을 맞으며 이를 기점으로 K-의료의 창의와 혁신을 이끄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진단검사의학 분야의 권위자인 송 원장은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비전을 하나씩 현실로 이뤄나가는 경영 수완을 발휘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기·인천·강원 전역을 아우르는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감염병 위기 시 수도권역 중증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권역 내 병상을 조정하는 수도권 신종 감염병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됩니다. 특히 단순 격리병실만으로는 실제 감염병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산모나 심장질환·뇌졸중·수술 환자까지 진료할 수 있도록 설계를 확장하였습니다."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은 분당서울대병원의 양적 성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은 2013년 신관 개원 이래 약 1300병상을 운영하며 '빅5 병원' 규모의 진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032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감염병전문병원이 개원하면 약 1650병상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소침습수술의 선도기관으로서 작은 절개로 환자의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해왔다. 올해 국립대병원 최초로 로봇수술 2만 건을 달성하며 복강경과 로봇수술을 아우르는 최소침습수술의 선도기관으로서 저력을 보였다. 암 치료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한 예로 폐암센터는 폐암 수술 누적 1만례를 달성했다. 폐암 수술의 98.9%를 흉강경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심혈관 분야에서도 최소침습수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작은 절개만으로도 기존 정중흉골절개술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내며, 환자의 통증과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이비인후과 인공와우 수술 2000례 달성 또한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이다. 내분비대사내과는 동아시아 비만 기준을 적용한 세마글루티드 임상시험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란셋'에 발표하는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및 치료 성과를 내고 있다. 경기권 최초로 소아중환자실을 개소하여 중증 소아환자에게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신생아중환자실을 40병상에서 50병상으로 확장하여 경기도 최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고위험산모태아통합치료센터를 확장하고, 희귀·난치암 환자들의 '희망봉'인 맞춤형 세포처리시설도 갖췄다. 헬스케어혁신파크에는 임상시험센터 50병상을 추가로 개소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암, 뇌신경, 심장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에 특화된 병원입니다. 2013년 신관 개원을 통해 암센터와 뇌신경센터를 집중 강화했으며, 심장혈관센터, 폐센터, 관절센터, 척추센터, 소화기센터 등 9개의 전문 센터를 운영하며 다학제 협력진료를 통해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라는 의료개혁 속에서 중증·희귀·난치 질환 진료에 집중하고, 이를 첨단 기술과 데이터 기반 의료로 강화하는 것을 최대 현안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첨단외래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헬스케어혁신파크 진입로에 위치할 예정인 이 시설은 기존 병원 건물의 혼잡도를 완화하고 환자에게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격 모니터링 케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외래진료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간에서 각 환자에게 맞춤의료와 정밀의료를 제공하게 된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종합병원 건립 사업의 총괄 기관으로 선정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 설립 사업 또한 진행 중이다. “2024년 선포한 '건강한 미래의 지평을 여는 국민의 병원'(Lead the Future, Enhance Trust)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공병원으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세계 표준에서 앞서나가는 것을 넘어, 인류와 국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개척하고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송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형 의료 모델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의료 선도 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전 구성원이 힘을 합쳐 나아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2025년은 역대 두번째로 더운 해, 해수면 온도도 급상승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기후 특성을 보면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재작년(14.5도)에 이어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 기록의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2월과 5월을 제외한 10개월은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6월과 10월은 월평균 기온이 해당 월 기준 역대 1위였고 7∼9월은 2위였다. 여름(6∼8월)과 가을(9∼11월) 평균 기온은 각각 25.7도와 16.1도로 역대 1위와 2위에 해당했다. 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장하면서 6월 중반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해 이른 더위가 시작됐다. 이후 10월까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이어지며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높은 기온이 지속됐다. 지난해 전국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은 평년(11.0일)보다 2.7배 많은 29.7일이었고 열대야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날)은 평년(6.6일)보다 2.5배 많은 16.4일이었다. 각각 1973년 이후 세 번째와 네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7월 26일에는 관측 지점 해발고도가 772m인 대관령의 기온이 33.1도까지 올라 대관령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1년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기록됐다. 강원 강릉과 전북 전주 등 20개 관측 지점에서는 폭염일 신기록이 세워졌다. 서울의 여름철 열대야일은 총 46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대전·광주·부산 등 21개 지점에서는 역대 가장 이르게 열대야가 나타났고 제주 서귀포에서는 10월 13일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가 관측됐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 17.7도로 재작년(18.6도)에 이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가을 해수면 온도는 22.7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4도 높아 차이가 가장 컸다. 이는 여름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일찍 확장해 해수면 온도가 크게 오른 데다 가을 들어 따뜻한 해류가 평년보다 많이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강수량은 1325.6mm로 평년(1331.7mm)과 비슷했다. 강수일수도 109.0일로 평년(105.6일)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장마 기간이 극히 짧았고 통상 비가 적게 내리는 가을에 강수가 잦았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남부지방과 제주의 경우 지난해 장마 기간이 각각 13일과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장마가 짧은 대신 7월 중순과 8월 전반부에는 '폭염 뒤 폭우, 폭우 뒤 폭염'이 반복되는 양상이 나타나며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7∼9월에는 15개 관측 지점에서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수가 관측됐다. 9월과 10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고온다습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유입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기 상층으로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반복적으로 내려오며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2025년은 연평균기온 역대 2위, 짧은 장마철과 6월의 이른 폭염, 여름철 폭염과 호우 반복, 가뭄·산불 심화 등 이례적인 기후현상을 빈번하게 체감한 해였다"라며“기상청은 기후위기 시대에 급변하는 기후변화 현황을 면밀히 감시·분석하고 방재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두산건설·동부건설 등 5개사 안전관리 수준 ‘매우 우수’

지난해 현장 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두산건설과 호반산업, 동부건설 등이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 반면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42개사는 '매우 미흡'으로 분류됐다. 국토교통부는 발주청과 시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등 공공 건설공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안전관리 수준평가는 총공사비 200억원 이상 공공 발주 건설공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공기가 20% 이상 진행된 건설현장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안전점검 결과와 사망사고 발생 여부 등을 종합 평가한다. 올해 평가 대상은 283개 현장의 366개 참여자로, 이 가운데 1개 발주청과 5개 시공자가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 발주청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2023년 '보통', 2024년 '우수'에 이어 2년 연속 소관 건설현장 '사망사고 제로'를 달성하며 올해 '매우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시공사는 △두산건설 △서한 △호반산업 △동부건설 △남양건설 등이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 '우수' 등급에는 국가철도공단을 비롯해 인천도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이 포함됐다. 국가철도공단은 2023년 '미흡', 2024년 '매우 미흡' 평가를 받았으나, 평가 점수 공개 이후 강도 높은 안전활동 쇄신을 추진해 올해 '우수'로 등급이 상향됐다. 또, 시공사 중 '우수' 평가를 받은 곳은 △㈜한화 △DL건설 △SK에코플랜트 △HS화성 △한라산업개발 △BS한양 △KCC건설 △요진건설산업 △대보건설 △제일건설 △중흥건설 △DL이앤씨 등이다.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중에서는 △서영엔지니어링 △동해종합기술공사 △동부엔지니어링 등이 '우수'로 평가됐다. 반면, 평택시청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안전경영에 대한 관심도와 안전관리 조직, 자발적 안전활동 등이 미흡해 2년 연속 '매우 미흡' 평가를 받았다. 시공사 중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매우 미흡'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에도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았으나 사망사고 1건이 발생해 '우수'에 그친 바 있다. 이밖에 GS건설㈜, 계룡건설산업㈜, 한동산업㈜, ㈜한성종합건설 등도 '매우 미흡'에 그쳤다.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이가종합건축사사무소도 같은 등급에 포함됐다. 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는 현재 발주청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시공사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시 평가 항목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토부는 앞으로 평가 대상과 결과 활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전기차 충전사업자 선정, 공모 대신 재지정으로 전환 추진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보조금을 수령하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바꾸는 걸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매년 공모를 통해 충전사업자를 새로 지정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사업자 가운데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재지정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선정에 따른 보급 공백기간을 없앰으로써 충전기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보급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6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전기자동차 급속·중속 충전시설 보조사업 운영 지침안을 마련했다. 해당 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사업수행기관을 재지정 사업수행기관과 신규 사업수행기관으로 구분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지정 사업수행기관은 전년도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 중인 사업자 가운데, 정부가 정한 갱신 요건을 충족한 경우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지정이 이어진다. 반면 기존 사업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재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공모·평가를 통해 신규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된다. 이같은 재지정 체계 도입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전기차 충전 보조금 사업 공고는 매년 1월 전후에 이뤄지고 사업자 선정은 3월쯤에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보조금 지원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연초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고 충전기 설치나 인프라 확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공모에서 기존 보조금 사업자가 재지정되는 비율은 절반을 넘기고 있다.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지난 2023년에는 총 25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16개 사업자가 2024년에 그대로 선정되면서 재지정 비율은 64%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총 28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지난해 1차 공고에서는 보조금 부정 수급과 로밍 서비스 제공 이슈 등의 영향으로 2024년에 선정된 28개 사업자 가운데 단 9개 사업자만 재지정돼 재지정 비율이 32.1%에 그쳤다. 그러나 2차 공고에서 재지정 사업자가 7곳 추가되면서 최종적으로 16곳이 지난해에 이어 재지정됐고 재지정 비율은 57.1%로 절반을 넘겼다. 다만 재지정 기준이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도덕적 해이 우려도 제기된다. 별다른 평가 없이 기존 사업자를 자동으로 재지정할 경우 충전기 유지·관리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후부는 재지정을 받기 위한 조건을 여럿 제시했다. 우선 지정 당시 제출했던 자료와 심사 기준에 따른 지정 요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 관계 기관의 시정·조치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특히 전기요금 미납 등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충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도록 방치한 사업자는 재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조금 부정수급이나 법령 위반으로 감사·수사·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국가기관을 통해 위반 사실이 확인된 사업자 역시 재지정을 받을 수 없다. 이번 지침에서는 중속충전시설에 대한 정의도 별도로 명시했다. 중속충전시설은 충전기에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전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최대 출력이 30킬로와트(kW) 이상 50킬로와트 이하이며 전기차 이용자가 특별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해 의견 수렴을 진행 중으로 여러 재지정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전기요금 논쟁을 넘어: 전력망 공공화와 ISO 분리의 과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국민펀드 방식의 전력망 건설 및 공공화' 구상은, 전력 인프라를 어떻게 만들고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한전은 국가 신용을 등에 업고 3~4% 수준의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민간 자금을 끌어와 과연 7~9%의 수익을 줄 수 있느냐 반문한다.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면, 장기적으로 그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비판은 현행 한전 체제를 놓고 보면 설득력이 크다. 한전이 송전망을 운영하면서 발전과 판매까지 함께 맡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국민펀드 방식의 자금 조달을 덧붙인다면 비효율은 중첩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사업자가 네트워크 운영과 경쟁 영역을 동시에 쥔 채 민간 자본의 수익 요구까지 떠안는 구조에서는 당연하다. 이런 조건이라면 국민펀드는 '대안'이 아니라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고, 그 귀결은 전기요금 인상이나 재무 구조 악화라는 익숙한 결말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통령의 화두는 단순한 금융 기법이나 재무 부담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만 폄하할게 아니라, 전력망이라는 인프라를 어떤 성격의 자산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곱 씹어 볼 필요도 있다. 이렇게 보면 '국민펀드'라는 표현 자체는 다소 거칠고 부정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린 문제의식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전력망이라는 공공 인프라의 비용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단기 수익이 아니라 장기 안정성을 전제로 한 자금 조달은 가능한지, 배당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공채나 준조세적 방식은 제도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그 안에 섞여 있다. 이는 한전의 부채를 감추기 위한 우회로라기보다, 전력망을 경쟁의 논리에서 한 발 떼어내 공공성과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제도 전환의 출발점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송전망을 한전의 사업 영역에서 분리해 공익성과 중립성을 핵심 원리로 하는 독립적 운영 체계로 재편할 경우, 대통령의 화두는 더 이상 금융 수단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에 머물지 않는다. 이를 의도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말이다. 논의의 초점을 '송전망 운영자 ISO (Independent System Operator)의 분리'라는 방향으로 옮기면, 시야는 한층 넓어진다. 송전망을 특정 사업자의 이해관계로부터 떼어내면, 발전과 소매 부문은 비로소 동일한 규칙 아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된다. 전력망은 더 이상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이 가능해지는 전제가 된다. 미국의 ISO 모델에서 송전망은 어느 한쪽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공공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발전과 소매시장은 그 위에서 가격과 효율, 서비스 품질을 놓고 경쟁한다. 이때 송전망을 운영하는 조직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형태로 설계되고, 중립성과 독립성이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는다. 연방 규제기관의 감독 아래에서 계통 운영과 시장 관리가 이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논의를 한국에 대입해 보면, 방향은 단순해진다. 송전망 운영은 완전 비영리·중립적 ISO로 분리해 공공재로 관리하고, 발전과 소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송전망은 계통 안정성과 차별 없는 접속, 장기 투자라는 공익 기능에 집중하고, 발전과 판매는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가격과 효율, 위험 관리 능력으로 경쟁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공공성과 효율성을 한 조직 안에서 절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역할을 분리해 각 영역에 가장 적합한 원리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문제는 지금의 전력산업 구조가 이 구분을 허용하지 못한 데 있다. ㈜한국전력은 정부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공기업이지만, 실제로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성격이 뒤섞인 반민반관(半官半民) 구조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전력망 건설과 운영, 재원조달과 같은 공공영역이 전력 도소매 시장에서의 가격 설정과 뒤엉켜 서로가 영향을 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거대공룡을 기능별 분리를 통해 정리하는 데서 출발한다. 먼저 ㈜한국전력은 상장폐지하고, 정부가 보유한 지분에 해당하는 기능만을 분리해 정부 지분 100%의 전력망 운영 전담 공사, 가칭 '한국전력공사(ISO)'로 스핀오프한다. 이 기관은 현재의 한국전력거래소가 수행하던 계통·시장 운영 관련 기능과 합치거나 수족이 되어 줄 수 있다. 비영리 특수법인으로서 송전망 운영과 계통 안정, 접속과 혼잡 관리, 장기 송전 투자 등 공공재적 기능에 역할을 한정한다. 반대로 발전과 판매 부문은 완전히 분리해 민영 경쟁 영역으로 넘긴다. 공익성과 효율성은 제로섬의 관계가 아니다. 역할을 분명히 나누는 구조 개편을 통해 두 가치는 충분히 동시에 실현될 수 있다. 발전자회사 통합에 그치는 개편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분야에서 그러했듯, 전력 부문에서도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백 년을 내다보는 정책적 결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유종민

모집 규모 ‘역대 최다’… 직장인이 선택한 세종사이버대, 38개 학과에서 신·편입생 모집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신구)가 2026학년도 봄학기에 총 12개 학부 38개 학과에서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사회적 수요와 미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학과 체계를 바탕으로, 직장인과 성인학습자를 위한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사이버대는 이번 모집을 통해 AI 기반 미래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 사이버대학 최초로 AI 튜터 시스템을 도입하고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하는 등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혁신적 학습 환경을 마련했다. 재학생 수 최상위권과 최고 수준의 장학금 지급률을 바탕으로, 명문 사이버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38개 학과 운영…AI 시대 수요 반영 2026학년도 봄학기에는 총 12개 학부 38개 학과에서 신·편입생을 선발한다. 특히 AI 시대 핵심 수요를 반영해 AI창작학과를 신설하는 등 AI 관련 학과를 대폭 강화했다. 입학처 관계자는 “온라인 학습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역대 최다 학과를 운영하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며 “직장인과 주부는 물론, 고교를 갓 졸업한 고졸자들의 지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집 학과는 국제학과(영어·중국어), 한국어학과, 문예창작학과, 유튜버학과,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실용음악학과, 공예디자인학과, 상담심리학과, 예술치료학과, 아동학과, 사회복지학과, 사회복지행정학과, 경영학과, 유통물류학과, 세무·회계·금융학과,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온라인마케팅학과, 부동산경매중개학과, 부동산학과, 건축도시계획인테리어학과, 환경조경학과, 호텔관광경영학과, 조리·서비스경영학과,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소프트웨어공학과, 컴퓨터·AI공학과, 정보보호학과, AI학과, AI실무활용학과, AI창작학과, 기계공학과, 드론로봇융합학과, 전기전자공학과, 소방방재학과, 소방행정학과, 산업안전공학과, 경찰학과, 국방융합학과 등이다. 또한 주전공 외 관심 학과를 추가 이수하는 복수전공 제도를 운영해, 졸업 시 두 개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년 연속학기 수업료 30% 감면 등 장학 혜택 입학생과 재학생을 위한 장학 혜택도 폭넓다. 입학생에게는 직장인, 전업주부, 만학도, 특성화인재, IT인재 장학 등을 통해 1년 연속학기 수업료 3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직업군인·군무원·경찰·소방관 재직자에게는 호국장학을 적용해 입학금 면제와 함께 졸업 시까지 최대 수업료 40~50% 장학금을 지원한다. 학교 밖 청소년(꿈드림) 대상 장학도 마련돼 있으며, 신입·편입·재학생 구분 없이 국가장학금과 교내 장학금의 중복 수혜가 가능하다. 재학생의 장학 수혜 비율도 높다. 2024학년도 기준 전체 재학생 2만 894명 가운데 86%(1만 8015명)이 장학 혜택을 받았고, 1인당 연간 장학금은 약 200만 원 수준으로, 재학생 5000명 이상 사이버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중도탈락률 '최저'…학업 지속성 입증 세종사이버대는 재학생 1만 명 이상 사이버대 중 최근 3개년 평균 기준 중도탈락률이 가장 낮은 대학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중도탈락학생비율은 2022년 10.1%, 2023년 13.2%, 2024년 15.2%로 집계돼, 학업을 지속하는 학생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원격대학 특성상 중도탈락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본교는 체계적인 학습 지원과 복수전공 제도 등으로 학업 몰입도를 높여 최저 수준의 중도탈락률을 기록했다"며 “전문성과 융복합 역량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과 더불어 고3 수험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주요 대학의 문호는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대학이나 전문대를 선택하지 않고 사이버대를 진학하는 수험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2026학년도 봄학기 1차 원서접수는 2025년 12월 1일부터 2026년 1월 15일 22시까지 진행된다. 2차 모집은 1월 27일부터 2월 19일 22시까지다. 등록금과 장학금, 전형별 추천 사항 등 자세한 내용은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정시 불합격 수험생에 전공 연계 학습상담 진행

정시 모집에서 불합격했거나 진로 결정을 미처 하지 못한 수험생이라면 각 대학의 자율 모집 공고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시 이후에도 진로와 진학을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선택지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대학 불합격이나 예비번호를 받은 수험생들이 정시 모집 이후 진로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적성과 향후 취업 방향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며 “대학 간판보다는 취업과 연계되는 전공 선택, 조기 학사 취득을 통한 학사편입이나 대학원 진학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대학 부설 교육기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은 정시 불합격 수험생과 진로를 뒤늦게 결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1대1 진로 로드맵 기반 전공 연계 학습상담을 진행하며 2026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관계자는 “정시 불합격 수험생을 대상으로 전공 연계 학습상담을 실시해 개인별 적성과 진로 방향에 맞는 학습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며 “본 교육원은 수능 성적이나 내신, 실기 반영 없이 인적성 면접전형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2년 내외의 교육과정을 통해 자격증 취득과 함께 4년제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며 “졸업 후에는 학사편입, 대학원 진학, 취업 등 다양한 진로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은 심리학, 컴퓨터공학, 정보보안, 인공지능, 체육학, 실용음악 등 폭넓은 전공을 운영하며 수험생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음악학사 과정은 면접과 함께 자유곡 1~2곡을 평가하는 실기고사를 병행해 전공 적합성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선발은 전공별 모집 인원에 따라 성적 미반영 인적성 면접전형으로 진행된다. 신입생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제공되며, 지방 거주 학생을 위한 기숙사 이용과 숭실대 캠퍼스 시설 활용도 가능하다.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경우, 학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총 140학점 중 84학점 이상을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에서 이수하고 학위 요건을 충족하면 숭실대학교 총장 명의의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정시 이후 진로 선택에 고민하는 수험생들에게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은 전공 연계 학습상담과 실질적인 학업·취업 로드맵을 제시하는 대안적 진학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