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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감소 유료방송, 신사업 확장 ‘발등의 불’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감소세로 주력사업의 외형이 축소된 가운데 향후 신사업 성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양 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기존 'AA-/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지만, KMI는 각각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등급 변동 가능성의 사전 신호 역할을 하는 핵심모니터링지표(KMI) 기준은 하향 조정했다. KMI(Key Monitoring Indicator)는 신용등급의 상·하향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되는 정성·정량적 변동요인을 뜻한다. 한신평은 LG헬로비전의 총차입금/자산총계 지표를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의 상향 가능성 기준을 지난 1월 35%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하향 가능성 기준을 22% 미만에서 10% 미만으로 완화했다.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해선 감시 기준을 연결기준 EBITDA 창출 규모에서 영업이익률로 변경하고, 상향 가능성 기준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 설정했다. 같은 기간 하향 가능성 기준은 2% 미만으로 설정했고, '순차입금/EBITDA' 지표의 하향 기준도 2배에서 3배로 완화했다. 올해 1분기 양사 실적을 살펴보면, LG헬로비전의 연결기준 EBITDA/매출액은 12.5%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이익률은 2.1%로, 2%p가량 올랐지만 2021년(9.6%) 대비론 우하향했다. 양사 모두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이 축소한 가운데 콘텐츠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이 KMI 하향 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지난해 위성방송 수신료 및 다시보기(VOD) 수익이 감소하면서 주요 사업 여건이 악화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신평은 두 기업이 한동안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인터넷방송(IP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위성방송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하반기 3639만365명에서 2024년 상반기 3638만4610명, 2024년 하반기 3636만4646명으로 1년 반 사이 0.07%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2023년부터 KT ENA의 방송프로그램 무형자산상각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콘텐츠 비용과 상각비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방송부문 사업 외형이 축소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편인 렌탈 및 알뜰폰(MVNO) 매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총이익률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렌탈사업의 운전자본부담 및 노후 셋톱박스 교체 등에 따른 설비투자(CAPEX) 증가로 순차입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대규모 영업권 손상과 방송부문 유형자산 손상차손 인식으로 부채비율이 오르며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양사 모두 모회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과 사업 연계성이 높다는 점이 신용등급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모회사와의 시너지 창출과 신사업 확장 성과가 신용등급 및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최근 인천 복합문화공간 '뮤지엄엘'과 커머스 사업인 '제철장터' 사업을 철수키로 한 가운데 렌탈·교육 사업에 무게를 더 실을 예정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인공지능(AI) 스포츠 중계를 비롯한 미디어 신사업으로 승부수를 둘 전망이다. AI 스포츠 플랫폼 '호각'과의 결합 상품이 2분기 출시 예정인 가운데 사업 저변을 넓혀 수익 구조 다각화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득세로 전반적인 유료방송 플랫폼 경쟁력 약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방송 가입자 정체 국면과 콘텐츠 투자비 부담 속에서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하며 성장할 것인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응답률은 높지만, 설득력은?”…지천댐 여론조사, 신뢰성과 절차 모두 따져야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청양·부여 '지천 기후대응댐' 후보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 의견조사 결과를 두고, “신뢰성 높은 조사였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조사의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해선 지역 사회 일각에서 여전히 날 선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영명 환경산림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대응댐 예정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도가 높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천댐 후보지 반경 5km 이내 거주 4,506세대를 대상으로 5월 30일부터 6월 5일까지 실시됐고, 총 1,524세대가 응답했다. 이 중 76.6%(1,167세대)가 '찬성' 의사를 전했다. 도는 우선 조사지역 설정과 표본 수에 대한 법적·통계적 기준 충족을 강조했다. 김 국장은 “환경부의 댐 건설법 기준에 따라,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반경 5km 내 거주 주민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 기준에 따르면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5%를 충족하기 위한 최소 응답 수는 약 400세대지만, 이번에는 세 배가 넘는 1,524세대가 응답해 표본 수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또한, 응답자 주소 기준으로 각 마을별 유효 표본을 고르게 분포시켜 결과를 산출한 점도 강조됐다. 그러나 진짜 논쟁의 지점은 찬반 비율이 아니다. 지역 일부 단체와 시민들은 “조사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조사원 선발의 공정성. 이에 대해 도는 “리얼미터가 각 마을 대표의 협조를 받아, 5월 27~28일 마을별로 고르게 조사원을 모집했고, 사전 교육을 거쳐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마을 대표가 조사원 선발 과정에 직접 관여한 것이 오히려 조사 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둘째, 비응답 세대의 의사 반영 문제다. 전체 대상 4,506세대 중 1,524세대가 응답한 결과는 단순 계산으로 응답률 33.8% 수준이다. 찬성 비율은 응답자 중의 수치일 뿐이며, 실제 전체 대상 중 찬성 세대는 25.9%에 불과하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과연 주민 다수가 찬성한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남는다. 이 때문에 “주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다"는 도의 해석은 응답자 집단 내부의 비율에 국한된 수사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정책 수용성이나 사회적 동의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도는 “지천댐은 물 부족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충남은 생활 및 공업용수의 80% 이상을 외부댐(대청, 보령)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천댐은 충남 자체 수자원 확보를 위한 장기 인프라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김 국장은 “이 사업은 충남 미래 백년을 위한 필수 사업"이라며, 향후 청양군 전체를 포함한 2차 주민 의견조사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legance44@ekn.kr

정헌율 익산시장, ‘만경강 수변도시’ 새만금 배후도시로 본격 도약 준비  ...익산시, ‘위기가구 3년 집중관리제’ 가동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익산시가 조성 중인 '만경강 수변도시'가 새만금 배후도시의 중심축이자 전북권대표 거점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자원과 교통망, 정주 환경을 아우르는 도시구상에 민간 투자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23일 열린 제270회 익산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충영 시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수변도시와 관련된 주요 사업들이 새만금 기본계획(MP)에 검토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개발 여건도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헌율 시장은 새만금과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육로와 수로 교통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구체적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정 시장은 “새만금 직선도로 건설을 제안했고, 만경강 뱃길 복원사업 관련 용역은 진행 중이다"며 “2027년 새만금신항에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소형 유람선을 통해 새만금~익산 간 수로 관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는 새만금신항~춘포 구간 만경강 뱃길 복원을 통해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등 주요 역사 문화 명소를 둘러보는 전북권 통합 관광코스를 실현하는 구상이다. 또 정 시장은 “전국적으로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익산시는 한발 앞서 개발 기반 여건을 착실히 마련해 왔다"며 “수변도시 사업은 산재병원 유치 등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만금개발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수변도시가 새만금 배후도시로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 반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변도시 개발은 10여 년 만의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다. 모현지구 배산 택지개발 이후 도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쾌적한 정주 여건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있어 온 만큼, 그 갈증을 해소할 상징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변도시는 강변 조망을 갖춘 타운하우스형 단독주택,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동주택, 전원형 저밀도 단지 등 다양한 유형의 주거 공간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실제 전주·군산·김제 등 인접 도시와 수도권 시민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수요조사에서 67.4%가 개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5명 이상이 입주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분양과 정착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 익산시, '위기가구 3년 집중관리제' 본격 가동 지난 5월 말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 중지 2000여 가구 생활실태 점검과 집중 상담 진행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익산시가 '위기가구 3년 집중관리제'를 본격 가동하며 복지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5월 말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이 중지된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실태 점검과 집중 상담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766명은 지속적인 모니터링 관리 대상자로 분류돼, 상황별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위기가구 3년 집중관리제'는 취업이나 재산 변동 등 다양한 사유로 기초수급에서 제외된 가구의 경제 상황을 최대 3년까지 가까이에서 돌보는 제도다. 이들이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익산시가 고안해 낸 복지 정책이다. 시는 이번 점검 결과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이 확인된 가구에는 공적 급여 재신청을 안내했다. 주거·채무·고용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는 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신용회복위원회,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집중관리를 통해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원스톱 통합 복지서비스'를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는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이는 최근 열린'공공부문 사례관리 유관기관 간담회'자리에서 지역을권역별로나눠담당자 간 네트워크 회의를 정례화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복지 현장에서 위기 상황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공무원을대상으로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시는 오는 7월 정신건강 전문의를 초빙해 정신질환의 주요 증상과 위기 징후에 대한 기본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교육에는 사회복지 공무원과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100여 명이 참가해 '정신건강 상담기술'을 익히게 된다. 이번 교육은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안정광 교수가 진행하며,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초기 상담 기술과 소통 방식 중심으로 구성돼 실무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 시는 앞으로 통·리장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 민간 인적자원을 대상으로도 정신건강 위기 대응 교육을 함께 추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지역 중심의 돌봄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복지제도의 공백으로 인한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현장 중심의 촘촘한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복지·정신건강·돌봄이 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gkje725@ekn.kr

넥센타이어, 태국에 대표매장…동남아 공략 ‘잰걸음’

넥센타이어는 최근 태국 방콕에 대표 브랜드 제품를 집중 배치한 플래그십 브랜드숍을 열고 동남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3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방콕 브랜드숍은 현지 타이어 유통사와 손잡고 넥센타이어의 마케팅 및 소매매장 브랜딩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업 파트너인 타이어 유통사는 현지 800여개 소매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서 넥센타이어와 10년 이상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브랜드숍은 넥센타이어 브랜드 요소를 반영한 디자인이 적용돼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고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동남아시장에 누적 80여개 주요 리테일 매장을 새롭게 개편해 넥센타이어 브랜드를 적극 노출하고, 다양한 세일즈 프로모션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은 동남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활동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남아 지역의 연간 타이어 수요는 승용차(PCR) 및 경상용차(LTR) 기준 약 9000만개로 연간 3.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전략거점인 태국을 비롯한 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영업 네트워크 확대 및 브랜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그동안 한정된 생산 역량과 글로벌 전략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 왔다"며 “유럽·미국을 넘어 동남아·중동·중남미·호주 지역에서 다양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배터리업계, 리튬 역마진은 ‘전기차 전화위복 기회’

친환경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리튬'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기차 업계에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계약 당시보다 떨어진 값으로 인한 '역마진'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리튬 값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한 전기차 보급 확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동시 제기된다. 이에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신규 소재 개발 등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미래차 시장 경쟁 선점을 노리고 있다. 2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당 58.50위안으로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 사상 최고치였던 581.50위안에 비해 약 90% 급락한 수치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심리적 저지선이던 70위안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28일 60위안 아래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급락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신규 광산 가동에 따른 공급 과잉이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전 세계 리튬 수요가 30% 증가한 반면, 공급은 35% 넘게 늘어나 초과 공급 상태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CATL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상용화 등 리튬 대체 기술이 부상하면서 리튬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고가에 매입한 재고로 생산한 제품을 저가에 판매해야 하는 '역마진'에 직면했다. 역마진이란,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투입한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팔게 돼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배터리 기업들은 계약 당시 광물 가격에 연동해 고객사와 납품 계약을 맺는다. 이 때문에 리튬 가격이 고점일 때 원재료를 매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 시점에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고가로 만든 제품을 저가에 팔 수 밖에 없어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구조적 시차 때문에 리튬 가격 하락이 곧바로 배터리 업체의 역마진으로 이어지고, 실적 악화와 재고 평가손 등 단기적 충격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소재사들은 재고 평가손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배터리 제조사 역시 시장 가격 하락에 맞춰 판매가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유 재고 수준에 따라 예상치 못한 평가손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리툼 가격 폭락이 부정적 현상만 몰고 오진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역마진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겠지만, 리튬 가격의 안정화는 결국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CATL은 배터리셀 가격을 Wh당 0.4위안(㎾h당 약 75달러)까지 낮췄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배터리팩 가격이 ㎾h당 99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을 뿐만 아니라, 2026년까지 배터리 가격이 2023년 대비 50% 하락한 ㎾h당 8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더 장기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리튬 가격 하락이 전기차 대중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리튬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진 것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배터리 제조 비용을 낮추고 전기차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소재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유정복, “출생·결혼 지원정책 통해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하도록 지원할 것”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23일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회장 박규홍)와 함께 지난 22일 영종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마운틴홀에서 제1회 '아이(i) 플러스 이어드림'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미혼남녀의 건강한 만남을 지원하고 결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규모 만남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시에 주민등록이 있거나 관내 기업체에 재직 중인 24세부터 39세 사이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총 100명(남녀 각 50명) 모집에 1058명이 신청해 10.6: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청년층의 실질적인 만남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행사는 연애코칭, 1:1 대화, 커플 게임, 디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참가자들이 서로의 성향과 취향을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운영됐다. 공식적인 매칭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자신을 어필하며 진지한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마지막 순서에서는 참가자들이 매칭 카드를 작성해 마음을 표현했고 이날 오전 매칭 결과가 개별 안내됐다. 최종적으로 전체 50쌍 중 29쌍(남녀 각 29명)이 커플로 성사되어 58%의 매칭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참가자들의 만족도 조사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올해 11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약 360명을 대상으로 '아이(i) 플러스 이어드림'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위한 정책인 '아이(i) 플러스 맺어드림'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접수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총 46건이 신청되는 등 예비부부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인천시의회는 이러한 시의 결혼장려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공공예식장 개방 및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기반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행사에서 높은 신청률과 커플 성사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통해 청년 세대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출생·결혼 지원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sih31@ekn.kr

iH, 청라IC 서울방향 진출연결로 확장공사 내달 착공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도시공사(iH)는 23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청라IC 기존 서울방향 연결로의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한 청라TG 진출연결로 확장공사를 내달 중 착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iH에 따르면 청라IC 기존 서울방향 연결로는 2013년 6월 개통 이후 청라국제도시 계획인구가 9만명을 초과해 12만명에 달하고 가정 1·2 공공주택지구 및 루원시티 도시개발 등으로 인한 약 6만여명의 인구 유입과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 정체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청라TG 진출연결로 확장공사 완료 시 기존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1900대/시) 대비 절반 수준 이하인 교통량(830대/시)으로 교통 서비스 수준이 크게 개선되어 주민 생활환경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iH에서는 2023년 9월 국토교통부·인천광역시·서구청·신공항하이웨이와 협의를 통해 청라IC 서울방향 진출연결로의 조기 개통에 협력하기로 상호 합의했으며 올해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청라IC 서울방향 진출연결로에 대한 도로구역 결정(변경) 승인 및 비관리청 공사시행허가를 득하면서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청라TG 진출연결로 확장공사는 청라IC 기존 서울방향 연결로와 인접하여 1차선을 확장하는 사업으로 iH에서는 삼원종합건설㈜, ㈜시티건설 및 ㈜디에이치에스건설과 총 206억원 규모의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류윤기 iH 사장은 “청라TG 진출연결로 확장공사는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고 있는 주민들의 정주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2027년 상반기 개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iH 광역주거복지센터에서는 이날부터 시민이 주도하는 주거복지 정책 발굴을 위해 “인천형 주거복지정책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공모전은 시민들의 창의적인 제안을 실효성 있는 인천형 주거복지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모접수는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진행되며 주거복지에 관심이 있는 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 주제는 △주거복지 관련 정보제공 및 상담 방안 △주거복지 홍보 및 교육 방안 △주거복지 네트워킹 구축 및 활용 방안 △주거개선사업(집수리) 방안 △청년 관련 정책 및 아이디어 방안 총 5가지 중 선택하여 제안할 수 있다. 접수된 제안은 정책적 필요성, 창의성, 실현 가능성, 기대 효과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선정된다. 선정된 우수 아이디어는 시의 주거복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부서와의 연계 및 후속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시 광역주거복지센터 박종률 센터장은 “주거복지 서비스 활성화·주거복지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 경청과 주거복지에 대한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수 공모로 선정된 작에 대해서는 대상 100만원(1인), 최우수상 50만원(1인), 우수상 30만원(2인), 입상 10만원(5인) 등 시상금의 기회는 물론 참여자 중 10명을 선정하여 경품의 기회를 통해 많은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독려하고자 한다. sih31@ekn.kr

[중동전 쇼크] 석화·항공 “피해 우려”, 방산 “기대감” 엇갈린 표정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이 미국의 개입으로 더욱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와 항공사들은 예상되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다각적 대안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방산업계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어 산업간 엇갈리는 모습이다. 23일 주요 외신들은 전날 미국의 이란의 핵 시설 3개소 타격과 이에 반발한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령 의결이 급박하게 이어지면서 사실상 중동전 확산이라는 중대 국면을 우려하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와 액화 천연 가스(LNG) 소비량의 약 20%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JP 모건은 사실상 이란의 해협 통제권 아래에 있는 이곳이 실제 봉쇄됐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 석유를 원재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계와 수요자인 항공 업계는 위기 대응 차원에서 다양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합성 수지 △합성 고무 △합성 섬유 △염료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제품을 만드는 데에 쓰인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통상 나프타 가격도 동반 상승해 제품 가격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나프타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둬 당장 위기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국면이 장기화 될 경우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 역시 국제 유가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업종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예상 유류 소모량은 3050만 배럴에 달한다. 유가가 1달러 오르면 3050만 달러 가량 손실을 본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내에서 헷지를 시행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유가 수준을 고려해 적합한 파생 상품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특수를 누리던 방산업계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정에 겹호재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방산 시장은 2029년 1774억 달러(한화 약 245조4329억 원)으로 2024년 1384억달러(191조4764억 원) 대비 28.18%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연 평균 성장률이 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상호 간 1786km나 떨어진 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에서 중·장거리 유도 무기 체계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은 K-방산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II(M-SAM2)'를 도입한 바 있고, 3개국 수출 규모는 총 6조2000억원에 이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따른 전 세계 각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안보 환경 변화와 국가별 국방 예산 확대로 인해 중장기 방산 시장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인천시교육청, ‘2025 인천세계로배움학교 연합발대식’ 성료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교육청은 23일 '2025 인천세계로배움학교 연합발대식'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지난 21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대식은 인천세계로배움학교 사업에 참여하는 탐방단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인천을 품고, 꿈·열정으로 나를 채우다' △2부 '읽걷쓰로 온세상을 채우다'로 진행됐다. 1부는 국악합창단 공연, 학부모 응원 영상, 탐방단 소개 및 선서 등으로 꾸며졌고 2부에서는 글로벌 역량 강화 특강과 선행 사례 공유, 탐방단 실천 계획 발표가 이어졌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우리가 아이들에게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교육은 교사도 배우고 학생도 가르치는 '교학상장'의 철학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교육감은 이어 인천세계로배움학교가 단순한 해외 탐방을 넘어선 새로운 '시간 여행'임을 역설하며 “북극에서는 수십억 년 전 지구의 시간을, 다양한 도시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엿보게 될 것"이라며 “그 속에서 학생들이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라는 다양성의 가치를 깨닫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감각을 키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 교육감은 특히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내가 딛고 있는 인천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인천을 넘어 세계를 보는 눈,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애기애타'의 감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세계로배움학교는 지난해부터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국제교류 특화사업으로 올해는 37개 프로그램에 약 5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인천 바로알기', '글로벌 역량 교육', '진로 연계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잇는 '인천형 글로컬 인재'로 성장 중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시간과 노력을 통해 성장해 가는 것, 그 과정이 바로 읽걷쓰가 지향하는 진짜 배움"이라며 “AI시대에도 나다움과 인간다움을 지키는 힘은 바로 여러분에게 있다"고 격려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 20일, 2028년 3월 개교 예정인 (가칭) 영종학교, (가칭) 아라3중학교. (가칭) 미단초중학교의 신축공사와 관련해 기본설계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교육청 관계자, 학교장, 학부모, 건축사 등 11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인천형 미래 학교 조성을 위한 공간 구성 방향과 설계 특화계획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학생중심교육',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이라는 인천교육 비전에 따라, '공간의 다양성(Diversity)', '유연성(Flexibility)', '다목적성(Multipurpose)'을 담는 새로운 개념의 'HUB형 공간'이 최초 도입됐다. 허브형 공간은 기능과 규모에 따라 △중앙허브 △러닝허브 △포켓허브로 구분된다. 중앙허브는 시청각실과 도서실 등 다목적 기능이 결합된 개방형 공간으로, 주로 학교시설 중심 또는 진출입 동선과 연계되는 장소에 설치하여 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러닝허브는 공용공간 내에서 학생 중심의 학습, 휴게, 놀이, 소통을 위한 거점 공간이며, 교실과 교실, 교실과 휴게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포켓허브는 일반 교실 사이에 배치되어 소규모 토론실이나 휴게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아울러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교실을 통해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지상/층별 공간 구성의 획일화를 지양하고 테라스, 발코니 등을 활용한 내외부 연계 공간을 통해 다양한 학습 활동에 대응할 예정이다. 복도 공간 역시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학생들이 수업 외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휴식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공용면적 확대를 추진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형 미래 학교 구축으로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인천교육' 비전을 학교 공간에 담고 미래 교육환경과 학생들의 꿈을 반영한 설계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중동전 쇼크] 美개입 복합위기 더 꼬였다…재계 ‘경영전략 고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의 중동 정세가 예측불허 국면으로 급변하자 우리 재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주변 중동국가로 확전 등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영 전략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중동 사태로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지 여부에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사용 원유의 대부분을 실어나르는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경우 유가 급등으로 각종 원자재 부담이 커지는데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으로 움츠러든 국내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22일(이하 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이를 승인하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재가가 떨어지면 이란 군부가 즉각 봉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규모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000만배럴에 이른다.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도 이 곳을 지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거래가는 10% 이상 올라 배럴당 80달러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미국의 이란 타격 직후인 23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및 해외시각' 연구를 통해 “(중동 사태 이후) 대체로 유가 상승을 전망하나 수일내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대응 수위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갑작스럽게 오를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당장 원가 부담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이미 중국 경쟁사의 '저가 공세' 등으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겹치는 셈이다. 항공·해운업계도 연료비를 걱정하고 있다.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대한항공 같은 항공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3억3000만달러(약 4500억원) 줄어들 수 있다. 해운업계는 일부 항로가 막힐 경우 운임이 급등해 연료비 부담을 상쇄할 여력이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후폭풍이 주변국으로 번지는 가능성은 재계로선 더 안 좋은 악재에 해당한다. 현재 주요 분쟁지역의 우리나라 수출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수출 금액은 이스라엘 18억2100만달러(약 2조5100만원), 이란 1억5800만달러(약 218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주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서로 경제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의 대규모 신도시 조성이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등에 한국 기업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팀 코리아'의 대중동 프로젝트 수주액은 49억6000만달러(약 6조8540억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수주액의 60%가 넘는 수치기도 하다. 코트라(KOTRA) 중동지역본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 사태 관련) 장기적으로 에너지 시설 타격에 따른 비용 상승, 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국 방위비 증가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 지연 또는 취소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물류비 급상승으로 기존 우리 기업 참여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와 공사 지연, 계약 중단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사태가 향후 국제질서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 작전을 전례없이 개시한 만큼 중국·러시아 등이 별도로 행동에 나설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현대차·LG 등 러시아 시장 재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더 지연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비상식적인 협상 전략을 구사해 나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만에서는 미군이 재배치되면서 중국 침공 등 유사 시 미국의 지원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들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분쟁 지역 내 영업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주로 살피고 있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7~19일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23일과 오는 7월 2일 열리는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전략회의에서 급변하는 중동 사태에 대응하는 논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본원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조하면서 국내외 복합위기 극복에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관세, 전쟁, 정치불안 등 불확실성이 워낙 높았던 상황이라 환율 급등락에 따른 대응책은 그나마 마련해둔 상태"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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