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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하고 냉정하게” 경제단체들 미국發 ‘관세전쟁’ 대응책 마련 ‘분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57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국내 경제단체들이 머리를 맞댔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과 함께 긴급 세미나를 열고 우리 정부·기업들의 대응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정국을 유심히 살피며 침착함을 유지하되 미국과 협상에서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열었다. 발표를 맡은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중서부 7개 주에서는 '관세는 감세'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관세를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트럼프의 의지는 1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하고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협상의 시작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라며 “비관세장벽 문제도 미국과의 협상 문제 이전에 우리경제 전반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민관협력을 통해 협상력을 '모으고 키워' 미국에 임팩트있는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금은 트럼프의 시간"이라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대미 아웃리치 전략의 정교화가 중요하다"며 “연방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도 중요하지만, 주정부와 주의회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아웃리치 또한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싱크탱크 등 미국인의 목소리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미국 사회에 잘 각인시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관세로 무역장벽을 세우더라도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이 단기간에 부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미국 내 시장에서 수출국끼리 경쟁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기업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커서 섣불리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라며 “관세문제는 정부 간 협상으로 풀 부분이 많으므로 정부의 더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같은날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미국 상호관세와 통상정책 향방'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토론에 참석한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요국의 대응과 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유럽연합(EU)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미 협상을 진행하면서 주요국과 연대 방안을 살피고, 국내에서는 피해산업 지원방안 및 시장다변화로 위기 대응에 나사야 한다"고 짚었다. 김형주 LG경영연구원 경제정책부문 부문장은 “상호관세가 미국의 최종목표가 아닐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동시에 이번 조치가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의 통상정책에 가져올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글로벌 생산분업을 주도한 기업들이 비용산정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고 복잡해져 경영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는 “국가별 관세율이 산출된 방식을 고려했을 때 각국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민관이 합심해 미국 정부를 설득하고 타협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별도 논평을 통해 “미국 상호관세 정책은 한미 양국 간 무역 뿐만 아니라 글로벌 통상 질서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조치라는 점에서 그 영향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한국과 미국은 그간 FTA를 기반으로 상호 호혜적인 경제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왔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미국 내 적극적인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미국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호관세 시행 과정에서 그간 양국 간 쌓아온 신뢰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정부 간 긴밀한 소통과 정책 조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대한상의는 정부 간 협상에서 산업계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상호관세로 인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작년 육아휴직 사용자 4892명…100대 기업 중 1위

지난해 삼성전자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 사용률에서는 롯데쇼핑이 80%로 1위였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육아지원제도를 공시한 기업 83곳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와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4892명으로 조사 대상 중 1위였다. 이어 기업은행(1391명)과 LG디스플레이(1299명), 한국전력공사(1004명), 한국수력원자력(758명), SK하이닉스(756명), 현대자동차(639명), 국민은행(562명), 대한항공(547명), LG전자(534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적은 기업은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의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지난해 5명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명, 2023년에는 3명이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6명), 포스코인터내셔널(10명), SK지오센트릭(11명), 현대위아(13명)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적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도 삼성전자(422명↑)였다. 이어 한전(280명↑), CJ제일제당(86명↑), 우리은행(75명↑), LG에너지솔루션(71명↑), 한수원(52명↑), 현대건설(33명↑), CJ대한통운(32명↑), 현대해상(31명↑), SK온(27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 1위 기업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80.0%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77.3%)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9%) △기업은행(64.5%) △SK네트웍스(61.0%) △삼성생명(59.8%) △하나은행(59.6%) △우리은행(53.2%) △신한은행(52.8%) △한화생명(50.8%)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았다. 반면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SK에코플랜트였다. SK에코플랜트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1.0%, 2023년 1.0%, 2024년 1.2%로 3년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온시스템(4.2%)과 현대건설(6.7%), 현대엔지니어링(7.0%), 포스코이앤씨(7.6%), 한화에어로스페이스(8.9%), 에쓰오일(9.8%) 등도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신석우 UC버클리 교수 등 6인 ‘삼성호암상’ 수상

호암재단이 2일 '2025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신석우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정종경 서울대학교 교수 △공학상 김승우 카이스트(KAIST) 명예교수 △의학상 글로리아 최 MIT 교수 △예술상 구본창 사진작가 △사회봉사상 김동해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 등 6명이다. 수상자는 국내외 각 분야 최고 전문가 4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63명의 해외석학으로 꾸려진 자문위원회, 현지 실사 등 4개월에 걸친 심사과정을 통해 정해졌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30일 열린다. 신 교수는 수학의 중요 주제들을 통합해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는 '랭글랜즈 추측'의 다양한 사례들을 확립하고 이론적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현대 정수론의 발전에 기여해온 수학자다. 그의 연구는 현대 수학의 난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제시는 물론 광범위한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다. 파킨슨병 원인 유전자의 작동 기전과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선택적 제거가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에 중요함을 증명한 세포생물학자다. 김 명예교수는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획기적으로 향상된 정밀도와 안정적인 제어가 가능한 초정밀 광계측 기술 분야를 앞장서 개척해 온 공학자다. 그의 기술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서의 결함 제거, 인공위성 간 거리 측정 등 다양한 첨단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 교수는 임신 중 면역체계의 과활성이 태아의 뇌 발달을 방해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 자폐 증상 완화도 가능함을 밝힌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다. 구 작가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섬세한 예술적 감각과 탁월한 사진술이 결합된 실험성 높은 작품 활동을 펼쳐오며 한국 현대 사진 예술 분야의 지평을 넓히고 개척해온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이사장은 2005년 저개발국 사회적 약자들의 시력을 보호하고 빛을 되찾아주는 국제실명구호 비정부기구(NGO) '비전케어'를 설립, 국내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39개국 총 23만명을 치료하며 인류애를 실천해왔다. 현재 에티오피아 등 11개국에 지부를 설립해 지속 가능한 의료케어 시스템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널리 알려왔다. 올해 제35회 시상까지 총 182명의 수상자들에게 361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이트진로, 산불지역 주민·소방관에 생수 긴급구호

하이트진로가 경상도 지역의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과 화재 진압에 애쓰고 있는 소방관들을 위해 생수 제품을 긴급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자사 생수 제품 '석수(500㎖)' 15만병을 긴급 구호물품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생수 제품은 경북 의성, 경남 하동 등지에 전달될 예정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재해재난 발생 시 긴급지원활동을 지속해 펼쳐왔다. 2018년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구호 활동을 체계화한데 이어 2019년 강원도 산불, 2022년 동해안 산불, 2020년과 2023년 전국 집중호우 발생 등 갖은 자연재난 때마다 생수 등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기업 체감 경기 꽁꽁 얼었다···BSI 전망치 역대 최장기 기준선 하회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역대 최장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3년1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해 체감 경기가 얼어붙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전망치가 88을 나타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선(100)을 넘으면 전월 대비 경기를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올해 1월(84.6) 급락 후 2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 3월 90.8로 반등하는 듯 했으나 한달만에 다시 80대로 주저앉았다. 다음달 경기전망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2.0)과 비제조업(84.2) 동반 부진이 예상됐다. 제조업 BSI는 작년 4월(98.4)부터 1년1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비제조업 BSI는 올해 1월(84.9)부터 4개월 연속 90선 아래에 머물렀다. 비제조업 BSI가 4개월 연속 90선 미만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계절적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전기·가스·수도(68.4)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업(76.2)을 중심으로 부정적 심리가 우세했다. 내수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도·소매업(90.4)도 전월(100.0) 대비 9.6 포인트(p) 급락했다. 다음달 조사 부문별 BSI는 전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 수출, 투자의 '트리플 악화'는 지난달에 이어 10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이달 BSI 실적치는 91.9로 조사됐다. 실적치는 2022년 2월(91.5)부터 3년 2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최근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기업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관세 및 보호무역 확대 등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결합 규제 등을 완화하고 투자와 사업재편 등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업계, 영남권 산불 피해 복구 힘 모은다

영남권 산불이 지난 21일부터 닷새째 계속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산업계는 피해 복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요 기업들은 성금과 구호물품을 지원하며 피해 주민들의 빠른 일상 복귀를 돕고 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총 18명(경북 14명, 경남 4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는 6명, 경상자는 13명으로 확인됐다. 피해 건물 수도 상당해, 경남 산청 64곳과 경북 의성 145곳 등 총 209곳이 불에 탔다. 이로 인해 주택은 물론, 공장, 창고, 사찰, 차량, 문화재까지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성금 기탁과 구호물품 지원을 통해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두산, 포스코, 롯데, LS, KT, HD현대, CJ 등 주요 기업들이 지원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대형 산불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8개 삼성 계열사가 기부에 참여했으며, 구호 성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20억원을 기탁했다. 또한, 세탁·방역 구호차량 6대를 피해 지역에 투입해 오염된 세탁물 처리와 방역을 지원하며, 화재 피해 차량 소유 고객을 대상으로 수리비용을 최대 50% 할인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남 하동군과 충북 영동군의 이재민에게 구호 텐트 800개와 구호키트 1500개를 지원하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임시 거주시설에 인터넷TV 및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원을 기탁하고, LG전자는 공기청정기 등을 임시 대피소에 지원하며, 피해 가전제품에 대한 무상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배터리 충전 차량과 임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해 통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5억원의 성금을 기탁하며,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20억원을 기부하고 이재민을 위한 긴급 구호키트를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성금 10억원과 함께 생필품 및 식료품을 피해 지역에 지원하고, 롯데웰푸드는 3억30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기부했다. 또한, 울산 지역 산불 피해를 입은 울주군에는 생수 2만 병을 전달할 예정이다. LS그룹은 5억원을 기부하며, KT그룹도 성금 10억원을 기탁하고 산불 진화 현장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HD현대는 10억원 규모의 성금과 3억원 상당의 구호물자를 지원한다. HD현대 계열사들은 산불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한 굴착기와 인력도 함께 지원한다. CJ그룹은 성금 5억원을 기부하고, 주요 계열사들은 구호물품을 지원하며 피해 주민을 돕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등 1만여 개의 구호물품을 기탁하고, CJ푸드빌은 빵과 음료수 1만개를 피해 지역에 긴급 지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글로벌 ‘관세전쟁’ 와중 美·EU 그린정책 제각각···韓 기업 고민 깊어진다

전세계 무역 시장에서 '관세전쟁'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그린정책' 불확실성도 높아져 우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시대 부활을 외치며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쌓고 있고 유럽연합(EU)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등을 활용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ESG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EU의 그린성장 전략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화석연료 중심의 '반(反) 그린정책'을 강화하는 반면 EU는 일부 규제 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그린정책'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생산 확대를 공식화했다. 또 그린뉴딜 폐기, 배출가스 기준 완화 및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는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청정경쟁법(CCA)을 활용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고탄소 배출 수입품목에 '탄소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EU 분위기는 다르다. 화석연료로 회귀한 미국과 달리 기존에 추구하던 그린딜 성장 기조는 유지하되 규제 기준을 완화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 2월 발표된 옴니버스 패키지를 통해 그간 기업의 부담으로 지적되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CSDDD), '지속가능성 보고'(CSRD),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정책 적용 시기를 연기하거나 의무를 대폭 완화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EU의 그린 전략이 상반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만 모두 에너지 안보 확보와 전략산업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정책 방향성에 따라 발생할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양 지역 모두가 주목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액화천연가스(LNG) 운반 선박, 터미널·저장시설 등 인프라 투자 확대에서 기회를 찾는 식이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각국이 앞다퉈 자국 산업 보호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만큼 우리도 성장형 탄소중립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기업 경쟁력이 높은 SMR,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제 규약 및 기준 제정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지난달 열린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에서는 미국·EU 그린정책에 우리 정부·기업이 대응하는 방안이 심도 깊게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통상 환경 변화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지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대응방안을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기업들이 ESG 경영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럼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ESG 경영을 위한 내부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 데이터·정보 수집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우리 기업들은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정책 파편화가 심화된다는 점에 주목해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진단했다. 세미나에서는 각종 ESG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접근하도록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나왔다. 무협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가 제시한 시사점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은 “미국은 대대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고 EU는 규제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금융지원이나 기업 성장을 돕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탈탄소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법안까지 바꾸며 태도를 전환했다"며 “한국 역시 더 늦기 전에 ESG 기후관련 정책을 성장 중심 전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반 그린정책을 추진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가 4년이지 100년이 아니라고 자주 말한다"며 “재생에너지는 끝났다 이런 관점보다는 오히려 전력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원자력이나 SMR,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시장에 다차원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일 개최한 '2025 ESG 경영 콘퍼런스'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공유됐다. 당시 행사에서는 미국·EU 등에서 ESG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경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규제 폭과 속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국제사회와 시민의 ESG 요구는 변함없다"며 “우리 기업들도 ESG를 리스크 관점에서 바라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트럼프 관세폭탄에…韓기업 ‘엎친 데 덮칠 것’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치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심리가 계속 얼어붙고 있다. 통상 환경을 중심으로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버팀목' 수출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EBSI는 84.1로 집계됐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100보다 큰 값을, 악화될 전망이면 작은 값을 가진다. 이번 결과는 2분기 연속 기준치 100을 하회한 것이다. 기업들이 전 분기 대비 수출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해당 수치는 작년 2분기 116, 3분기 108.4, 4분기 103.4, 올해 1분기 96.1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11개 품목이 1분기 대비 낮은 값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59.4)은 전 분기 대비 수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항목별로는 미국 관세 부과와 각국의 보복관세 가능성으로 10개 항목 중 '수입규제·통상마찰'(45.4)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밖에 '수출대상국 경기'(77.3), '수출상품 제조원가'(79.4) 등 9개 항목이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전반적인 체감 경기는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전망치가 90.8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부정 경기 전망을 한다는 의미다. BSI는 2022년 4월(99.1)부터 3년 넘게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올해 1~3월 BSI 전망치는 평균 87.5였다. 과거 1분기 숫자 비교해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64.7)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기업들의 심리가 더 얼어붙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종별 이달 경기전망은 제조업(95.1)과 비제조업(86.3)의 동반 부진이 예상됐다. 제조업 BSI(95.1)는 2024년 4월(98.4)부터 1년 연속, 비제조업 BSI(86.3)는 올해 들어 1월(84.9)부터 3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한경협이 다음주 발표하는 다음달 BSI 전망치 역시 기준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정치 불안 등 여파로 내수 경기가 부진한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예고하면서 기업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교역에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지속해 피해를 준다며 다음달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 친구와 적국으로부터 갈취당했다"며 “다음달 2일을 '미국 해방일'로 부르겠다"고 언급해 이같은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산업계는 미국이 캐나다, 유럽 등 동맹국에도 무분별한 관세 부과 방침을 언급해온 만큼 우리나라도 일정 수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통상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기존 생산 네트워크를 점검하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업 61%만 올해 신규채용 계획···2022년 이후 최저”

국내 기업 10개 중 6개만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가 얼어붙고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60.8%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동 조사에서 '신규채용 여부 미정'이라는 답은 22.4%, '계획 없음'은 16.8% 나왔다. '계획 있음' 응답률은 2022년 82%, 2023년 69.8%, 작년 66.8% 등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신규채용 실시 예정 기업들의 올해 채용 계획 규모는 '작년과 유사하다'는 답변이 50.7%였다. '작년보다 확대한다'는 대답은 13.8%에 그쳤다. 방식은 '수시채용만 실시한다'는 응답이 70.8%로 가장 높았다. '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한다'는 답은 22.6%, '정기공채만 실시한다'는 6.6%였다. 신규채용 집중 시기에 대해서는 '특정 시기 없이 인력 수요 발생 시'라는 의견이 85.8%로 가장 많았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1.6%가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이라고 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내수부진 심화,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올해 채용시장은 작년보다 더 얼어붙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채용할 때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아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은 일경험이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직무역량을 높이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윤진식 무협 회장, 美 하원의원 지역구 찾아 韓기업 지원 요청

한국무역협회는 윤진식 회장이 14~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를 방문해 대미(對美)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미국 남부 주를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 해당 지역의 주요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우호적인 통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14일 영 김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17일 에이브러햄 하마데 및 앤디 빅스 애리조나 연방 하원의원, 스티브 몬테네그로 애리조나 주하원 의장 등과 만났다. 윤 회장은 연방 하원의원들에게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부터 지난 8년간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총 1600억달러에 달하고 2023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그린필드 투자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미국 연방정부의 관세 부과 및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회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정책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미국 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반도체법(CHIPS Act) 폐지 가능성을 언급한 점을 들어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 투자 보조금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업계의 고충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특히 반도체법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는 의회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관련 정책이 명확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마데 의원은 “업계의 인센티브 축소 우려를 체감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구 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행정부와 활발히 협의 중"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도 외국자본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반도체법 개정이 유연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무역적자 해소, 세수 확보, 중국 견제, 외교 관계 재정립 등의 복합적 이슈를 고려한 전략적 포석"이라며 “한국은 일본, 대만과 더불어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이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실상 무관세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이 다음 달 예정된 상호관세 정책에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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