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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스타트업을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재육성의 대안으로 해야

유래없이 좁아진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청년 취업자 비중은 2023년 기준 30.9%로 대기업 대비 15.7%p 낮으며, 최근 20년간 청년 취업자 비중 감소폭도 대기업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청년 인력 유입이 감소하는 이유는 청년 구직자의 입장에서 중소기업이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실제로 채용할 수 있는 인력 간의 불일치 현상인 인력 미스매칭이다. 주요 원인 중 첫 번째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는 인식,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조건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두 번째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직이나 숙련공의 수요는 높은 반면, 해당 기술을 가진 인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많은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 인력을 체계적으로 훈련할 자원과 시스템이 부족하기에 구직자가 필요로 하는 직무 기술과 기업의 요구 사항 간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해 있어,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근무지와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지역 중소기업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은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적 지원방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대기업에 근접하도록 개선되어야 하지만, 이는 중소기업 경영구조나 정부재정의 한계로 단기간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준생도 과거에 비해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아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스타트업을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대안으로 제안한다. 즉, 중소기업에 가지 않겠다는 청년들을 굳이 중소기업에 보내려 애쓰지 말고, 이들이 경험을 쌓고 숙련된 인재로 발전할 수 있게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도록 정책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면 단기적으로 청년 취업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는데 일조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스타트업 정책을 창업단계보다는 성장단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즉,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벤처의 성장보다는 창업을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성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정체된 벤처나 과대평가된 벤처가 남을 수 있고, 따라서 정책을 스케일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벤처 생존을 정책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을 멈추고, 성장하는 벤처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말로 창업의 양보다 스케일업의 질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두세 개의 고성장 벤처가 수십개의 후속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훨씬 클 수 있다. 그러나 벤처 스타트업의 양적 성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정책의 성과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클 것이다. 오히려 불황기에는 스타트업의 양적 확산이 가까운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청년들의 스타트업 취업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기를 바란다. 박주영

[이슈&인사이트]새해 달라지는 금융제도와 국민경제적 평가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최근 민간 소비 부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국내 경제 여건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올해 달라진 금융제도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자본시장 건전화, 금융사의 건전 경영 확립, 서민금융 지원으로 요약된다. 새롭게 바뀔 금융제도가 국민경제 측면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자. 우선, 자본시장 건전화는 대체로 최근 부진에 빠진 증시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관련한 주요 내용으로 공매도 제도개선, 불공정거래·불법 공매도 제재 수단 강화가 주목된다. 불공정거래 및 불법 공매도 위반 행위자에 대해 최대 5년간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불공정거래에 사용된 계좌에 대한 1년간 지급정지 조치는 비교적 적절해 보인다. 해당 조치는 각종 불법 투기행위 예방, 투기 세력으로부터 투자자 보호에 일정 기여할 전망이다. 단, 상황에 따라 제재 수위의 상향조정도 검토할 만하다. 하지만, 올해 3월 말부터 시행 예정인 공매도 재개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무차입 공매도 예방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자신감이 공매도 재개를 추진한 배경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시 침체국면에서 공매도 재개는 국내 주식시장을 더욱더 단기적 투기시장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우려된다. 공매도의 순기능은 거품이 낀 주가 수준을 원래 내재가치 수준으로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상장 종목 상당수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상황이다. 자칫 공매도가 국내 증시의 단기 차익실현 행태를 심화시키며, 외국인 투자자의 무자본 차익거래를 증가시킬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상장기업의 주주환원을 강화하여, 저평가된 주가를 견인하려는 이른바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다음에 공매도 시행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상장기업의 증자, 기업공개가 올해로 연기되는 등 기업들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매도 재개로 인한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꺾일 경우 상장사의 투자 및 고용 부진이 나타나 국민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음으로 금융사의 건전 경영 확립은 주제 자체로 매우 시의적절하다. 구체적 방안으로 금융위원회는 책무구조도 시행, 은행 건전성 제고, 마이데이터 제도 확대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유독 은행 직원의 횡령, 배임 등 개인 일탈 측면의 금융사고가 많았다. 내부통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책무 구조도는 은행 내부 통제관리 의무 위반시 CEO 및 임원에게 신분 제재를 가하는 제도이다. 해당 조치는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경영진의 적극적 관심과 직원 교육 강화가 은행원의 일탈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적극적 중징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은행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 저하는 저축률 감소와 손실 발생에 따른 은행 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각각 중소기업 및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 약화, 그리고, 예금보험료율 인상이란 사회적 금융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한, 마이데이터 제도 활성화 조치는 내수진작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제도는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곳으로 개인정보를 이동시켜 자신의 통제권하에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금융사는 소비자의 데이터를 소비자 대상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공공 및 금융분야에서 제한적으로만 데이터 교류가 이루어져 정작 소비행태 분석을 통한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비행태에 부합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판매정보(매장 위치 및 할인행사 등 포함)를 마이데이터 서비스 업체가 소비자에게 적극 제공할 경우 소상공인의 매출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서민금융지원 측면에서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조정은 긍정적 변화일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축률 감소로 인해 은행의 중개 기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는 국민경제에 크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은행의 예금 유치를 위한 조달 비용 절감, 소비자 유치 경쟁 심화가 기대되며, 이로인해 금융소비자의 서비스 선택권 확대 등 후생이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서민금융지원 측면에서 대단히 아쉬운 조치도 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조치가 그것이다. 이는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쳐, 오히려 소상공인의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지나치게 낮아진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비용 절감 목적으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 혜택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결국,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조치라고 판단된다. 민간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 조치는 오히려 내수진작을 저해하고, 중장기적으로 소상공인 폐업률을 높일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올해 경제 성장률에 가장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는 민간 소비 부진을 더욱 부추길 잘못된 정책방안이 바로 카드 수수료율 인하조치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기획재정부가 민간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영세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된 소비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소상공인 연합회에서 제안된 내용과 맥을 함께 하는 조치로서 민간 소비에 효과적인 방안이다. 하지만, 올해 발표된 달라진 금융제도 중에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조치는 이러한 내수진작책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고 판단된다. 서지용

[이강윤 칼럼] 백골단과 은박요정

이강윤 정치평론가 /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급기야 80년대 국가폭력의 상징인 '백골단'이 내란 국면에 재등장했다. 작년 12.3 밤 계엄선포만큼 충격적이었다. 백골단은 이승만정부 시절 정치깡패집단이 시작이다. 1980~1990년대에는 시위 학생과 시민을 진압하는 경찰 특수부대를 일컬었다. 청카바(블루진)에 무릎보호대와 흰색 헬멧을 착용해 백골단으로 불렸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시민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연행, 공포와 살상의 대명사였다. 명지대생 강경대, 성대 김귀정, 연세대 노수석 사망사건, 한진중공업 박창수노조위원장 시신탈취사건 등 무수하다. 신군부독재정권의 탄압과 국가폭력의 상징이었다. 그 백골단이 2025년 1월 현직 대통령 내란사건 와중에 재등장,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광기의 시대로, 파시즘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비칠 수 밖에 없어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들이 국회에 설 수 있게 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80년대 학창시절 백골단을 직접 봤을 것이기에 누구보다 잘 알 터. 그런데 백골단 자처자들을 국회에 세웠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내란옹호 아닌가.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총선 대승 이후 국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다른 탄핵안은 수 없이 잘도 내던데, 이런 민주주의파괴자는 왜 즉각 징치하지 않는가. 김 의원같은 사람이 어쩌다 국무위원이었다면 수십 번 탄핵당했을 것이다. 김 의원 등의 해악이 기탄핵 인사들 못잖다. 제명함으로써 국회 정기 바로 잡는 게 마땅하다. (김 의원은 백골단 국회 인도 뿐만 아니라 해괴망측한 한국어로 국민을 우롱했다. '끝나고 나서 철회하는' 기자회견도 있는가. 한국어를 어디서 어떻게 배웠길래 이따위 말장난을 하는가.) 민주주의 유린자들을 방치하는 거, 꼬박 밤 새면서도 생색 한 번 내지 않는 '은박요정'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민주당 등은 저 유린자들 놔두면서 뭘 믿어달라는 건가. 제명 요구는 탄핵국면 논점 일탈이 아니다. 내란자 탄핵-처벌과 동시에, 반역의 무리들도 징치해야 내란이 제대로 정리된다는 건 상식이다. 백골단을 보며 지난 5일 서울 한남동과 무안공항에서 전해진 사진 몇 장이 떠오른다. 동지섣달 긴긴 밤 철야집회 중 눈 뒤집어쓰면서도 내란주모혐의자에게 “체포영장에 응하라"고 외치는 '은박요정', 등불을 들고 집회시민들을 수도회로 안내하는 수사(修士), 항공기참사 유족들이 시신 인수 후 무안공항을 떠나며 공무원과 항공사직원에게 “도와줘서 고맙다. 덕분에 시신을 빨리 수습할 수 있었다"며 허리숙여 절하는 사진. 은박요정과 수사를 보며 사람들은 숭고 뭉클 경외…같은 단어로 SNS를 채웠다. 필자도 먹먹해지며 그저 눈물만 났다. 미안하고 창피해서, 고마워서 아무 할 말이 없었다. 뉘라서 그들을 막으랴, 누가 그 앞을 막아서랴, 막은들 그들이 막히겠는가. 무안공항. 지금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힘든 사람들이 수고해준 사람들(수고한 것 분명히 맞지만 직무상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이기도 하다)에게 예의갖춰 정중히 절 한다. 절 받은 이들도 허리숙여 답례한다. 일부는 운다. 밤새 은박비닐로 추위 참으며 나라의 주인됨을 보여주거나, 슬픔과 피눈물을 삼키고 주변의 노고에 감사의 절을 드리는 이 시민들이 '국난'을 몸으로 수습하는 사람들 아닌가. 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이렇게 경우 바르고, 이렇게 강인하고, 이렇게 의젓하고, 이렇게 심지 굳은 사람들이 또 있을까. 이들은 민주적이고 평화적이었다. 단 한 건의 기물파손이나 행패도 없었다. 이런 국민이다. 내란을 수습해야 할 국록자들은 그 사진들 가슴에 새기고 부끄러워하며, 제 할 바를 해야 한다. 여러 재판일정과 머잖아 치를 것으로 보이는 대선 날짜를 생각하며 계산기 두드려댄다면, 그 또한 저 위대하고 성숙한 국민에 대한 배반이다. 배반은 반역이다. 이강윤 정치편론가

[이슈&인사이트] 현직 대통령 체포소동

2024년의 마지막은 12·3 비상계엄으로 엉망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번의 투표 끝에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은 곧 이 나라 보수세력의 궤멸을 가져올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친윤이나 비윤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스스로 수사든 탄핵이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선언했던 윤 대통령이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나빠져야 하는데, 오히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소위 태극기 부대에 젊은 사람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시간이 지나면서 비상계엄으로 놀란 가슴이 진정되고 그 원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바탕으로 밀어부친 탄핵소추 중 단 한 건도 인용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나 방통위 등 정부 무력화를 위한 정략적 탄핵을 일삼았다. 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들과 감사원장의 탄핵을 감행했고, 급기야 자신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다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러고도 모자라 최상목 권한대행을 고발했고, 대통령 권한 대·대·대행마저도 탄핵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로 크게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죄를 적시했다.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낙인찍고, 자신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의원이나 국무위원은 모두 내란동조 세력으로 몰아부쳤다. 탄핵된 대통령도 비록 직무는 정지되지만 엄연히 현직 대통령임에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쏟아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헌재 탄핵심판 준비과정에서 내란죄를 탄핵소추 이유에서 철회하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국회측 변호인의 입에서 '헌재의 권유에 따라서'라고 밝히면서 말이다. 국회 탄핵소추의 이유를 보면 비상계엄은 내란의 수단이고, 탄핵의 핵심 이유는 내란죄다. 그런데 탄핵이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다면 그 소추가 정당할까. 더욱이 '헌재의 권유에 따라' 탄핵사유에서 철회한다니... 헌재는 극구 부인했지만 국회측 변호인 주장은 헌재의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불신을 자극했다. 탄핵돼도 그 절차는 반드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대통령 만들기에 눈이 멀어 헌재의 심판을 빠르게 진행하는데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재판은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탄핵심판은 가장 빠르게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어르신 중심의 태극기 집회에 최근 젊은이들이 함께하기 시작한 근본 이유다. 공수처를 둘러싼 수사기관의 불법성 의혹도 문제다. 계엄사태 초기, 검찰·경찰·공수처가 수사권을 놓고 경쟁하다가 공수처가 사건을 이관받았다. 공수처는 직권남용죄를 적용해 수사권을 행사하게 됐는데,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단정하면서 내란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해졌다. 내란죄의 수사권은 경찰만 가지고 있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수사에 연계된 사건이므로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의 죄 외에는 소추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직권남용 수사의 연관사건으로 내란죄를 수사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공수처는 관할권이 있는 중앙지법이 아니라 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는데, 이것도 영장쇼핑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끝으로 현직 대통령을 꼭 체포할 이유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공수처는 대통령이 거듭되는 수사 요청에 응하지 않아 체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당장 체포하라고 아우성이다. 수사권 문제와 함께 현직 대통령이 도주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증거도 이미 차고 넘친다면서 탄핵심판을 앞둔 현직 대통령을 '반드시' 체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언뜻 보면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사람을 강제로 체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현직 대통령 망신주기 외에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현직 대통령 체포과정으로 유발되는 국격 실추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는 관심이 없다. 세계 3대 투자가 중 하나인 짐 로저스는 한국을 앞으로 10년 내 쇠락할 나라로 꼽았다. 많은 이유 중 정치가 가장 큰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번 기회에 정치를 바로잡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은 인도나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돈 벌러 가야 할지 모른다. 극한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한 나라가 망하는 것은 필연이다. 홍성걸

[이슈&인사이트]12.3 쿠데타와 중앙선관위 습격

한 달 전 전대미문의 괴이한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이상한 움직임이 주목을 모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선포 직후, 국회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은 병력이 집결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윤삭열 대통령이 12일 티브이 담화에서 “작년 하반기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 국정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지만, 선관위는 완강히 거부"했고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개선됐는지 알 수 없어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라는 말로 밝혀졌다. 비상계엄의 이유가 엉뚱하게 야당에 대한 경고용이라고 했는데 느닷없이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치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국정원은 이 담화가 나온 날 바로 국회의 요청에 따라 보고를 진행했다. 국정원은 “과거 선관위 직원의 e메일을 해킹해 대외비를 포함한 일부 업무자료가 유출되는 등 선관위의 보안 시스템이 다른 기관보다 취약하다고 판단했을 뿐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라고 공개했다. 한마디로 국정원은 비상계엄의 구실로 여겨지는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한 전말은 2023년 10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에 나온다. 2023년 7-9월에 국정원이 선관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 합동으로 선관위 해킹설이 맞는지 아닌지 선관위 정보보안시스템에 대한 보안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이다. 회의록에는 선관위가 국정원의 해킹시도를 정상적으로 잘 막아냈더니 국정원이 점검을 위해 보안시스템을 다 풀어주라고 요청해서 이에 따라주고 점검하게 했더니 그때에야 국정원이 해킹이 가능한 것처럼 주장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국정원이 국회에서 이번에 다시 보고한 취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애초에 국정원이건 국정원 할아버지건 선관위 전산망을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선관위 내부망과 일반 인터넷망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엄정한 과학기술을 무시하고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은 이어지고 있는데 그 시초는 대표적으로 2020년 국회의원선거 때 민경욱 전 의원이 제기한 내용이다. 민경욱 전 의원은 “성명불상의 특정인이 투표 단계에서 서버 등을 통해 사전투표 수를 부풀린 뒤 위조된 사전투표지를 다량 제조해 투입하고, 투표지 분류기와 서버 등을 통해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등 선거 과정 전반에 걸쳐 부정선거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 종합법률정보에 따르면 민경욱 전 의원이 “이 사건 선거에서 위조 투표지의 투입·전산조작 등의 중대한 범죄행위가 대규모로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행위 주체의 존부 및 방법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한 채 외견상 정상적이지 않은 듯한 투표지가 일부 보인다는 등의 의혹 제기만으로 증명책임을 다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대법원은 1) 사전투표 단계에서 부정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 2) 특별사전투표소의 운영 등이 위법하다는 주장, 3) 사전투표용지 발급 방식으로 다량의 위조투표지 제조가 용이해졌다는 주장, 4) 사전투표용지에 사용된 QR코드 관련 주장, 5) 사전투표의 통계 수치상 사전투표 조작이 추정된다는 주장, 6) 사전투표 수가 과다하다는 주장, 7) 관외사전투표지의 배송 과정에서 위조된 투표지가 혼입되었다는 주장, 8) 투표함 봉인지에 관한 주장, 9) 투표지 위조 주장 등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거에서 진 사람이 부정선거 때문에 졌다고 하는 사례는 많이 봤지만 자신이 대통령선거에서 똑같은 투표 관리시스템을 통해 당선되어 놓고선 총선에서 졌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2020년 대선에서 진 뒤 부정선거를 제기하고 의회까지 점거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024년에 승리한 뒤에는 부정선거를 입에도 올리지 않는다. 이를 접어두고라도 일부 유튜버가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그대로 믿고 계엄까지 선포하여 선관위에 계엄군을 보내고 직원들을 대거 잡아들이려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자격이 없는 대통령이었는지 탄식이 나온다. 이준한

[이슈&인사이트]윤 대통령 탄핵심판...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 이유

필자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외교관으로서 근무하였기 때문에 중국측과 협상과 담판을 많이 하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공격적으로 외교를 전개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외교관 양성학교인 외교학원에서는 사회주의식 외교전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그런지 몰라도 평소에는 점잖은 외교관도 첨예한 이슈를 두고 다툴 때는 막무가내 식으로 나오고 예의같은 것 없다. 그러나 상대가 아무리 무례하게 나와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밀리지 않고 국익을 확보해 나갔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헌법재판소의 편파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큰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 2차 변론준비 기일에서 탄핵을 소추한 국회측이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회가 지난달 14일 통과시킨 탄핵소추 의결서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권을 남용해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정부, 군대와 경찰을 동원, 무장 폭동하는 내란죄를 저질렀다. 윤 대통령의 행위는 형법의 내란죄, 직권남용죄 등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적혀 있다. 탄핵소추의 핵심 사유로 내란죄를 명시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탄핵소추안 내용을 보고 표결에 참석했다. 만약 탄핵소추안에 내란죄가 명시되지 않았으면 표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내란죄 혐의는 윤 대통령이 탄핵당한 핵심 사유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모두 다 그렇게 알고 있다. 탄핵소추안에는 '내란'이라는 말이 38번이나 나온다. 만약 내란죄를 빼 버리면 탄핵심판은 탄핵소추의 목적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고, 국민들은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빼버리고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잘못된 것이고 상식에도 어긋난다. 탄핵소추 의결서에 담긴 내란죄를 임의로 배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탄핵 심판 절차의 적법성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과 헌재가 서로 짜고 내란죄를 빼려고 하였고, 더 심각한 것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내란죄를 빼자고 먼저 제안하였다는 의혹 때문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회측 대리인단이 헌법재판부의 권유로 탄핵사유에서 내란죄를 제외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전 의원은 페이스북 게시글에 “우리 소추인단도 재판 성격과 재판부의 요청에 맞게 정리한 것"이라고 적어 민주당과 헌법재판소가 '짜고 고스톱을 치고 있다'는 의혹에 더욱 불을 지폈다. 물론 헌재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지만 매우 찜찜하다. 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은 취임식에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밝혔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재의 한 구성원,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겠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정 재판관의 다짐이 무색하게 헌재가 민주당과 '짬짬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할 헌재가 오히려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파괴하면서 이재명 대표 재판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 윤 대통령 탄핵재판을 끝내려 하는 민주당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할 수도 없게 되었다. 헌재는 민주당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겠다는 것인가? 헌재는 높은 독립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므로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하다. 재판에서 있어서 헌재는 재판부에 해당하고 민주당이 주축이 된 국회 탄핵소추단은 검사의 지위에 있다. 만약에 재판관과 검사가 서로 짜고 재판을 진행해 가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크게 훼손될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 헌정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헌재에 의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파괴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불신을 받는 괴물로 전락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상태로 탄핵심판을 진행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수긍하지 못하고 더 큰 혼란만 초래할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할 헌재에 요구한다. 그리고 재판관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탄핵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특히, 국회 탄핵소추단과 내통하여 내란죄를 빼자고 협의하거나 제의한 의심가는 재판관이 있다면 즉각 업무에서 배제시켜야 하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핵심 내용인 내란죄가 명확히 포함되어야 한다. 이강국

[신연수 칼럼]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 군대가 총을 쐈어. 너를 끌고 나아가며 난 노래했는데, 목이 터져라고 애국가를 따라 불렀는데. 우리 군대가 총을 쐈어.'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가 배경이다. 광주 상무관에서 찢어지고 뭉개진 처참한 시신들을 돌보는 소년, 공장을 다니며 진학의 꿈을 키우다 그날 이후 흔적 없이 사라진 소녀, 계엄군에 연행돼 잔인한 고문을 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청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던 5·18은 전두환이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 발단이었다. “비상계엄 해제하라"며 평화 시위를 하는 광주시민들을 군부는 화염 방사기와 집단 발포로 진압했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나갔다. 이제는 오래된 역사인 줄 알았던, 믿을 수 없는 일이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일어났다. 그날 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많은 시민들이 “비상계엄 철폐하라" 외치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맨 손으로 기관총을 잡고 막아선 사람, 장갑차가 움직이지 못하게 에워싼 사람들,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무장 군인들을 의자와 책상으로 막아내던 보좌관들, 그 날의 장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상상하기도 끔찍하지만,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이들도 1980년 광주 시민들처럼 되었을지 모른다. ◇ 위태로웠던 순간들 비록 계엄은 실패했지만 우리는 광인에 의한 시대착오적 폭거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후 드러난 사실들을 보면 윤석열은 오래 전부터 계엄을 생각했다. 더 심각한 것은 광인 한 명의 망상으로 끝나지 않고 측근들을 통해 실행에 옮겨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야 대표들을 체포 구금하는 등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계획했다. 한발 더 나아가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고 원점 타격을 검토하며 나라를 전쟁으로 몰아가려던 외환(外患) 의혹까지 있다. 과거와 달리 젊은 군인들이 불법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또는 이미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된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미국이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결과론적 해석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번 계엄은 곱씹어볼수록 위태로운 순간들이 많았다. 군 내부의 엇박자 때문에 특전사 헬기의 여의도 진입이 늦어지지 않았다면. 국회의장이 공관에 갇혀 회의를 열수 없었다면. 주말이어서 의원들이 1시간 만에 본회의장에 모일 수 없었다면. 북한이 무인기에 대응해 접경지역에서 작은 교전이라도 벌어졌다면. 계엄은 한밤의 해프닝이 아니라 40여년의 역사를 거슬러 현실이 될 뻔했다. 전두환은 결국 내란수괴 및 내란목적살인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 반면 윤석열의 내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윤석열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마저 거부하며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조속한 사태 해결로 국정을 안정시켜야 할 여당은 대선 시간표만 계산하며 내란 세력을 옹호하고 있다. ◇국힘은 더 이상 역사에 죄짓지 말라 극히 일각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이나, 야당의 탄핵과 발목잡기가 도를 넘었다는 내용은 설사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계엄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부정선거 의혹은 근거 없음이 밝혀졌고, 야당과의 갈등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미국은 여야 대립으로 툭하면 연방 정부의 예산 집행이 멈춰 서지만, 그걸 이유로 계엄령이 내려진 걸 본 적이 있는가. 미국 사회학자 찰스 틸리는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는 3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파괴하는 데는 1년이면 족하다"(Charles Tilly, 'Democracy')고 했다. 헌재의 탄핵 심판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넣느니 빼느니,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느니 이런 논란들은 '위헌적 계엄령을 단죄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한다'는 본질을 흐릴 수 없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역사 앞에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기 바란다. 작가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와줄 수 있는가" 물었다. 그렇다. 광주의 민주화 영령들과 5·18에 대한 처절한 기억들 덕분에 우리는 이번 불법 계엄을 막을 수 있었다. 이제 분열과 혼란을 극복하고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일은 산 자들의 몫이다. 신연수 기자

[김한성 칼럼] AI 2025: 비즈니스, 혁신, 책임의 재정의

김한성 굿프롬프트 대표 2025년 AI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전 세계 기업들은 AI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으며, 이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커다란 세 개 흐름에 부딪히면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여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흐름 1) 자동화 가속화: 운영 효율성의 새로운 정의 2025년에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 중 하나는 “자동화 가속화 (Automation Acceleration)" 로 단순 반복업무를 AI가 처리하면서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현상이다.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부터 재무 분석을 자동화하는 고급 알고리즘까지, AI는 직원들을 지치게 만드는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업무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는 데 주력한다. 목표는 명확하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인재들이 전략적이거나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수천 건의 청구를 처리하는 보험회사를 생각해보자. 과거에는 청구 담당자들이 문서를 검토하고, 세부사항을 확인하며, 복잡한 정책 규정에 따라 청구를 승인하거나 거절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이러한 작업이 AI를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된다. 머신러닝 모델이 문서를 스캔하고, 이상 징후를 확인하며, 몇 초 만에 의사결정을 제안한다. 인간 전문가는 특별한 사례나 예외적인 상황이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관리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기계의 속도"와 “인간의 감독" 사이의 시너지는 새로운 운영 패러다임을 만들어낸다. 기업들은 일상적인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서비스 처리시간 단축, 오류 감소, 직원 만족도 향상을 경험한다. 한편 자동화는 고급 분석이 일상 운영과 원활하게 통합되는 “지능형 기업"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변화 관리, 직원들이 AI 시스템과 협업하도록 교육하는 것, 중요하거나 민감한 사안에서 인간이 최종 의사결정자로 남도록 보장하는 것 등은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가 없다면, 자동화는 의도치 않게 직원들 사이에 혼란이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흐름 2) 데이터 중심의 과감성: 실시간 의사결정 방식 AI 주도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 중심의 과감성 (Data Driven Daring)"이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받아들이려는 태도이다. 이는 종래의 데이터 기반 경영(Data-driven Management) 보다 실시간 처리(Real-time processing)를 강조한 실천적인 개념으로 직관, 추측, 또는 정적인 스프레드시트가 전략적 의사결정의 주요 도구였던 시대를 뛰어넘는 것이다. AI 역량은 기업이 IoT 기기, 온라인 사용자 행동, 소셜 미디어 여론, 심지어 경쟁사 패턴까지 포함하는 방대한 데이터셋을 활용해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제품을 맞춤화하며, 소비자 니즈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접근법의 초기 도입자로 주목할만 하다.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 부족을 최소화하며,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AI기반 예측분석은 재고를 최적화하고, 특정 지역의 판매를 예측하며, 심지어 트렌드 데이터에 맞춰 마케팅 캠페인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찬가지로 여행·숙박 분야에서도 항공사와 호텔들은 이제 수요 패턴, 경쟁사 가격, 계절적 요인을 기반으로 항공권과 객실 가격을 동적으로 책정하는 데 AI를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의 과감성에도 위험은 따른다. 알고리즘이나 낮은 품질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기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제대로 조정되지 않았거나 편향된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사용하려 한다면, 의도치 않게 적격 차입자를 배제함으로써 평판이 손상되고 잠재적으로 규제 당국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 관건은 지속적인 감시와 반복적인 개선이다. 효과적인 기업들은 고급 분석과 머신러닝이 강력한 데이터 거버넌스, 윤리적 감독, 그리고 기본 가정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결합될 때 가장 강력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흐름 3) 알고리즘 우위: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 기업 입장에서 알고리즘 우위(Algorithmic Advantage)를 확보한다는 것은, AI를 기업 핵심 프로세스와 전략에 융합해 남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경쟁 우위는 특히 제조·물류 등 마진이 박한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거대한 물류망이나 생산라인에 AI를 도입해 예측과 실시간 최적화를 수행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급망 관리에서는 작은 문제도 전체 프로세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장 원자재 입고가 늦거나 물류센터 중 한 곳이 마비되면, 연쇄적으로 납품 지연이나 재고 부족이 발생한다. AI 기반 예측분석은 이동경로, 기기고장, 날씨나 도로 사정을 미리 파악해 운송 시간을 단축하고, 재고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준다. 금융업도 예외가 아니다. 자동화된 트레이딩 시스템은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스캔하며, 인간 트레이더가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시장 패턴까지 포착한다. 대출 심사나 보험 인수 심사에서도, 전통적 모델보다 정교한 AI 모델이 위험도와 고객 프로필을 세밀하게 분석해 수익을 올리거나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한다. 이렇게 알고리즘 우위를 확보한 기업은 시장 변동에 빠르게 대응하며 장기적 성장을 이끌 것이다. 미래 혁신과 규제 2025년 이후에도 AI 연구 및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생성형 AI, 엣지 AI (Edge AI), 나아가 양자 컴퓨팅까지 차세대 기술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기업이 누릴 수 있는 혁신 범위도 크게 넓어진다. 반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고위험 분야 AI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데이터 처리 기준과 투명성 의무를 부과하는 추세다. 혁신 속도와 윤리·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국 AI는 효율성·정밀도를 극적으로 높이는 한편, 책임·윤리·인력 재편 등 복잡한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기업이 어떻게 AI를 설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장 경쟁력과 조직 문화가 달라질 것이다. 사람과 기계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협업하고,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며 규제 변화를 발 빠르게 파악하는 기업만이 미래 비즈니스 판도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김한성

[이슈&인사이트] 1,500원을 바라보는 환율, 과거 위기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 캐럴보다 자주 들리던 환율, 위기, 경기침체 등 암울한 말들은 아직도 흘러나오고 있다. 문득 1997년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된다. 외환위기는 대외채무를 저변으로 고성장을 이어온 한국식 성장모형의 종말이었다. 외환보유액은 800원대의 고정환율을 유지할 수준인 3백억 달러 정도였으며 단기외화채무를 감당할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였다. 그에 비하면 약 27년이 지난 지금은 4천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97년과는 분명히 다르다. 시장전문가라는 분들도 여러 매체에서 그러한 점을 부각하며 지금이 외환위기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전개하고 있다. 2008년 연말연초도 지금과 분위기가 비슷하였다. 불과 석달 전에 글로벌 채권시장의 맹주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하고 국제금융시장에는 한파가 닥쳤으며 우리나라로부터 자본이탈이 가속화되던 시기였다. 시장에는 우려가 가득했고 누구도 이듬해 경기가 어떻게 될지 점칠 수 없던 암울한 새해의 시작이었다. 연말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1,250원 부근까지 일시 하락하기도 하였으나, 연초부터 환율은 다시 치솟기 시작하여 3월중에는 일중 1,600원을 부근까지 오르기도 하였다. 당시 미연준과 체결한 달러스왑이 아니었다면 환율은 결국 1,600원을 돌파하여 우리 경제는 다시 제2의 외환위기를 겪어야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2008년 당시는 미국발 충격이었으므로 외환보유액 또는 달러유동성이 충분하다면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은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천억 달러 수준의 외환보유액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듯 환율이 급등하게 된 것은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곧 외환시장의 안정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 주로 미정부채에 투자되어 있었으니, 당시 미연준과 재무부가 양적완화를 통해 미국발 금융충격으로 위태해진 미정부채 가격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환율을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채를 투매하여 미정부채 가격을 폭락시키는 것은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국제금융시장은 이러한 여건을 잘 알고 있었고 한은이 미연준과 원달러스왑을 체결하기까지 원달러환율 급등세를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환율상승은 외부충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내부적이고 구조적 요인이 합쳐진 결과라는 점에서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달러인덱스와 여타 주요국 환율의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만 상승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야 2008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고, 1997년 당시와 같이 대외부채에 기대어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도 않지만, 외환시장 불안의 진원지가 내부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이해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1997년과 2008년의 경우 달러유동성 부족에 따른 “대한민국"이라는 자산의 일시적 저평가에서 발생한 위기라면,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가치하락은 실질적인 가치 하락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 세계 1위의 GDP 대비 민간부채, 세계 최고수준의 수도권 과밀화 등 고질적 경제구조가 성장잠재력을 모두 잠식하는 가운데, 수출위주의 산업구조는 대외 무역여건의 변화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정치적 리스크는 밖으로는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 안으로는 내수 파괴에 가까운 충격을 가져와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송두리째 가라앉히고 대한민국의 가치를 평가절하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2008년 12월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을 단기간에 200원 가량 급격히 낮춘 데에는 심리적, 정치적, 그리고 통계적인 측면에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당시와 같은 수준의 환율에도 당국이 손을 쓰지 못하는 데에는 현재 상황이 장기화 될 우려에 따른 것이다. 외환보유액 4천억 중, 원화를 방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난 2008년과 같이 현재에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미정부채 등을 매각하여 조달할 수 있는 액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소위 말하는 서학개미들이 또는 해외에 달러를 보유한 기업들이 원화환율의 안정를 위해 달러를 국내로 유입할 것이라는 시장전문가들의 의견도 순진한 발상은 아닌가 의심해본다. 자금은 애국심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가격이 바닥을 확인할 때쯤에야 해외로 나간 자금들은 수익을 노리고 국내에 돌아올 것이다. 다만 대한민국이 얼마나 가격조정을 받아야 비로소 매수세가 들어올지 가늠할 수 없는 극심한 불확실성이 우리가 위기의 터널을 직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김수현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불확실성 시대, 변화와 경쟁력이 ‘해답’

2025년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시장은 다양한 도전과 기회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비상계엄 정국으로 국내 경제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특히 유통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이같은 불확실성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경영 전략이 요구된다. 먼저, 비상계엄 정국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필수 소비재 중심의 지출은 유지되겠지만, 고가 사치재와 선택적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신중하게 구매 결정을 내릴 것이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강화됨에 따라 차이나커머스나 다이소 같은 채널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국제경제 변화도 국내 소비시장의 중요한 환경 변수다. 특히, 수입제품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은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편리성과 신속성을 중시하며 온–오프라인의 통합적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형 공간으로 전환되고, 온라인 플랫폼은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며, 네이버는 더 개인화된 고객 제안을 통해 락인(Lock in:고객 묶어두기)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구독 서비스, 퀵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유통 채널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업체들에게는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국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내수 유통시장은 지속적으로 정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신규고객 확보보다는 기존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소비의 중심축이 MZ세대에서 더 젊은 세대로 이동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채널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정체 속에서 기존 업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재편과 효율성 증대가 주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특히 시장성숙 단계에 접어든 편의점과 대형마트 업계에선 선두업체간 제휴 합병이 유력시된다. 아울러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소비자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이미 고객의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한 추천 시스템, 정밀한 수요 예측을 통한 재고 관리 등은 유통시장의 핵심 경쟁력 요소이다. 이에 강점을 가진 쿠팡과 네이버 등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유통플랫폼의 국내 진입 확대와 AI 등 첨단 기술 중심의 유통시장 트렌드에 따라 정부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친화형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중소유통 및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개선도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세제 혜택, 기술 지원, 협력 모델 구축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도입하되, 보호보다는 자생력 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정부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기술 지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지역 기반 중소형 유통업체가 디지털 생태계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자금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격 안정화, 생활 밀착형 지원, 물가 관리 등이 요구된다. 2025년 유통시장은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는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 같다. 기업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유통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쿠팡, 무신사, 올리브영 등 혁신적인 사례는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때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소비자 신뢰와 시장 회복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이루어진다면 2025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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