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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옷 챙겨 나왔어요”…늦더위 물러난 서울, 남산 가을맞이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가 찾아오면서 서울 도심 곳곳이 나들이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아침에 내린 약한 비가 더위를 식혀 시민들은 가벼운 겉옷을 챙겨 입고 산책에 나섰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서울의 가을 정취를 즐겼다. 13일 오전 찾은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아침에 살짝 내린 비로 한옥 사이 돌길과 마당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구름 사이로 햇볕이 비칠 때는 다소 덥게 느껴졌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금세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어졌던 한여름 무더위와는 확연히 달라진 날씨였다. 옷차림에서도 계절의 변화가 느껴졌다. 반소매 차림으로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시민들 사이로 얇은 재킷과 긴소매 옷을 걸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일부 어르신들은 겉옷을 챙겨 입은 채 한옥마을을 천천히 거닐었다. 이날 한옥마을을 찾은 신영필(67)씨는 “아침에는 쌀쌀해서 겉옷을 챙겨 나왔는데 낮이 되니 조금 덥다"며 웃으며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한옥 사이를 거닐거나 처마와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전통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열린 전통 무예 공연장 주변에도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거나 휴대전화로 무예 동작을 촬영했다. 남산공원도 가을 나들이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산서울타워 앞에는 서울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보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남산 산책로에서는 선선한 날씨 속 남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로를 달리며 러닝을 즐기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올해 9월 날씨는 기록적인 늦더위가 이어졌던 2024년 추석 무렵과 대조적이다. 2024년 추석 당일인 9월 17일에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25.8도에 달하는 등 밤까지 더위가 이어졌다. 9월 중순에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30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늦더위가 나타났다. 반면 올해는 9월 초부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나타나면서 비교적 일찍 가을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수도권은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고 곳에 따라 빗방울이 떨어진 뒤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오전에 선선한 날씨는 당분간 이어진다. 다만 낮에는 기온이 다소 올라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겠다. 14~16일 전국은 대체로 구름이 많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11~21도, 낮 최고기온은 24~30도 수준을 보이겠다. 특히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시 3대 공기업 부채 급증…“공공서비스 비용 분담·제도 지원 필요”

서울시 3대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서울에너지공사의 부채와 채무가 최근 5년 사이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재무 부담이 단순한 경영 악화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공공서비스 제공과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비용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서울시의회가 발간한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 제51호'에 따르면 2021~2025년 서울시 3개 지방공기업의 부채와 채무가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분석에는 각 기관의 재무제표와 결산 자료가 활용됐다. 보고서는 전체 부채 가운데 차입금과 공사채 등 원리금 상환 부담이 발생하는 금융부채를 채무로 분류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총부채는 2021년 6조6072억원에서 2025년 7조7564억원으로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무는 3조5983억원에서 4조5344억원으로 26% 늘었다. 부채비율도 77.9%에서 96.6%로 높아졌으며, 차입의존도는 23.9%에서 28.7%로 상승했다. SH공사의 총부채는 17조6341억원에서 21조5830억원으로 22.4% 증가했다. 채무는 5조5042억원에서 9조537억원으로 64.5% 늘었다. 부채비율은 185.4%에서 205.8%로 상승했고 차입의존도 역시 20.3%에서 28.2%로 높아졌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세 기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총부채가 1703억원에서 3750억원으로 120.2% 증가했으며 채무는 895억원에서 2743억원으로 206.5%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51.4%에서 170.6%로 뛰었고 차입의존도 역시 17.8%에서 46.1%까지 상승했다. 기관별로 부채 증가의 배경은 차이가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낮은 운임으로 인한 구조적 영업 적자와 공익서비스 제공에 따른 손실, 노후시설 개량을 위한 투자 수요 확대 등이 부채 및 채무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SH공사의 경우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수익성 제약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분양사업에서 선투자한 뒤 나중에 회수하는 구조 역시 재무 변동성을 키우면서 차입금과 공사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과 에너지 공급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가 장기차입금 중심의 부채 증가로 연결됐다. 서울시의회 보고서는 세 기관의 부채 증가를 단순히 경영 비효율의 결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비용이 재무 부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책사업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비용에 대해서는 지방공기업의 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비용 분담과 제도적 지원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결국 서울시 3대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할 때 부채 규모 자체뿐 아니라 공공서비스와 정책사업 수행에 따른 비용 구조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패트롤]경북도-안동시-예천군

◇경북, 국제행사 성과 문화관광 동력으로…문체부와 지역 중심 전략 모색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국제행사를 통해 넓힌 대외 인지도와 교류 기반을 지역 문화·관광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을 강화한다. 경북도는 12일 도청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중심의 문화·관광 생태계 구축과 관광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 장관이 취임 이후 경북도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안동지역 관광 현장을 살펴본 데 이어 도 차원의 문화관광 정책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최 장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문화 인프라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한편,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할 수 있도록 지역 특화 콘텐츠와 관광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안동 한일정상회담 등을 통해 확보한 국제적 관심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광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세계경주포럼 정례화와 경주 APEC 국제문화원 설립, 보문관광단지 대규모 리노베이션 등을 주요 과제로 건의했다. 경주를 국제적인 문화·관광·교류 거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립 문화기관의 지역 유치와 이전 필요성도 제기했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문화시설을 지역으로 확대해 주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자체의 문화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경북이 최근 드라마와 OTT 콘텐츠 촬영지로 관심을 얻고 있는 점을 활용한 영상산업 육성 방안도 논의됐다. 세계유산과 전통문화, 자연경관을 콘텐츠 산업과 접목하고 제작 스튜디오와 관련 지원체계를 구축해 경북을 K-콘텐츠 제작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경북도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제시된 사업을 중심으로 후속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문화관광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AI와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여가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문화와 관광이 미래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산업이 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투자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에서 신설한 식품한류산업국을 중심으로 지역 농수산물과 미식문화, 관광자원을 결합해 경북만의 K-관광 브랜드를 만들고 중앙정부와 다양한 문화관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광객 경북으로…지방공항 연계 관광상품 발굴 본격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중국 여행업계를 상대로 지역 관광자원을 알리고 지방공항과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섰다. 경북도는 11일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지방공항 연계 한중 B2B 트래블마트 및 교류회'에 참여해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경북관광 홍보와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진석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을 비롯해 중국여행사협회와 주요 여행사,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관광업계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경북도는 이번 행사를 중국 관광시장과 지역 관광자원을 직접 연결하는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했다. 특히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 설명회와 B2B 트래블마트에서 대구·청주·김해공항을 이용해 경북 주요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는 관광코스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과의 상담을 통해 경북의 관광자원을 실제 여행상품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현장 홍보도 병행했다. 도는 지방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범위를 경북까지 확대함으로써 수도권에 집중된 방한 관광수요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도 한중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북의 역사문화와 관광 경쟁력을 직접 소개했다. 이 지사는 경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비롯해 신라·유교·가야문화와 한옥·종가문화 등 다양한 역사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K-푸드와 K-컬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 교류를 계기로 중국 여행업계가 경북의 관광지를 직접 살펴보고 경쟁력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해 현지 관광객에게 소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북도는 앞으로 중국 여행업계와 협력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방공항과 지역 관광지를 연결하는 상품 개발을 지원해 중국 관광객의 경북 방문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노사 협력으로 산업현장 지킨 8명…경북 산업평화대상 수상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상생과 협력을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 형성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근로자와 기업인 8명이 경상북도 산업평화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북도는 11일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제29회 경상북도 산업평화대상' 시상식을 열고 산업현장에서 협력적 노사문화를 실천해 온 유공자들을 시상했다. 행사에는 수상자와 가족,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 이춘우 경북도의회 부의장, 권오탁 한국노총 경북지역본부 의장, 고병헌 경북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수상자는 근로자와 사용자 부문에서 각각 4명씩 모두 8명이 선정됐다. 후보자들은 도내 22개 시·군과 한국노총 경북지역본부, 경북경영자총협회, 경북동부경영자협회 등의 추천을 거쳤으며 양금희 경제부지사가 위원장을 맡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근로자 부문 대상은 박순덕 세아특수강㈜ 포항공장 노조위원장이 받았다. 박 위원장은 선제적인 임금동결 등을 통해 무분쟁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근로자 복지 확대와 노사합동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에도 기여했다. 지진과 산불 피해 성금 3억 원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 나눔활동에도 참여했다. 사용자 부문 대상은 이현식 아주스틸㈜ 대표이사가 차지했다. 이 대표는 고용승계 과정에서 노사분규 없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정기적인 노사협의회를 운영했다. 구미와 김천지역에 2320억 원을 투자해 387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으며 AI 안전시스템 도입과 장학금 지원 등에도 힘써왔다. 근로자 부문에서는 윤광열 ㈜피엔디티 노조위원장이 금상, 이재열 포스코DX 노조위원장이 은상, 최병훈 ㈜일진 생산팀장이 동상을 받았다. 사용자 부문에서는 김진보 ㈜포스코엠텍 대표가 금상, 박병록 신흥택시㈜ 대표이사가 은상, 노병욱 ㈜도현 대표가 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1997년 시작된 경상북도 산업평화대상은 올해까지 근로자 159명과 사용자 154명 등 모두 31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자에게는 중소기업 육성자금 우대와 국내 산업시찰 우선 선정 등의 혜택이 제공되며, 수상자에 한해 근로자 자녀 학자금 지원 우선 추천 특전도 주어진다. 이철우 도지사는 어려운 경제환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노사가 대립보다 협력과 상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현장의 노사 협력문화를 더욱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철길의 변신…안동 월영열차·와룡빛터널 관광객 맞는다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열차 운행이 멈춘 옛 중앙선 철길이 낙동강 풍경과 빛 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관광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안동시는 지난 9일 월영가람길에 들어선 '월영열차'와 '와룡빛터널'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개장식에는 권기창 안동시장과 안동시의회 의장 및 시의원, 관광 관련 기관 관계자, 시민과 관광객 등이 참석했다. 두 시설은 중앙선 폐선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월영가람길의 핵심 관광콘텐츠다. 월영가람길은 임청각을 출발해 성락하늘철교와 와룡빛터널까지 연결되는 2.6㎞ 구간으로 전망대와 휴식공간 등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월영열차는 임청각역과 와룡빛터널역 사이를 오가는 친환경 전기무궤도열차다. 성락하늘철교 등을 지나며 낙동강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장거리 보행이 쉽지 않은 관광객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560m 길이의 옛 철도터널을 활용한 와룡빛터널은 조명과 영상기술을 결합한 미디어 체험공간으로 꾸몄다. 구간마다 서로 다른 빛과 영상 콘텐츠를 배치해 과거 철도시설의 분위기와 현대적인 미디어 연출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월영열차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왕복요금은 3천 원이다. 와룡빛터널 역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성인 5천 원, 중·고등학생 3천 원, 초등학생 1천 원이다. 두 시설 모두 매주 월요일 문을 닫는다.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이후 첫 번째 평일이 휴무일이다. 안동시는 월영열차와 와룡빛터널을 월영교와 임청각 등 인근 명소와 연계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새로운 관광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권기창 시장은 옛 철길의 역사성과 낙동강 수변경관, 빛 콘텐츠가 결합된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이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축제장 누비며 외국인 돕는다…안동시 공무원 '글로벌 호스트' 출격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 공무원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통역과 관광 안내를 담당하는 '지방 외교관'으로 축제 현장에 나선다. 안동시는 오는 24일 개막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호스트-찾아가는 축제안내소'를 처음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외국인 관광객이 언어 문제로 축제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통역과 관광정보를 현장에서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한 장소에 머무는 기존 관광안내소와 달리 통역 인력이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축제장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축제 일정과 프로그램은 물론 안동의 주요 문화·관광자원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통역도 지원한다. 서비스를 담당하는 주축은 '글로벌 안동 공무원 통역지원단'이다. 국어 능력을 갖춘 안동시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2022년 출범했으며 현재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4개 언어 분야에서 45명이 활동하고 있다. 시는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1일 시청 청백실에서 통역지원단 실무교육과 발대식도 진행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의 '찾아가는 글로컬 러닝센터'와 연계한 교육에는 윤영혜 한양대학교 ERICA 글로벌문화통상대학 교수가 강사로 참여했다. 글로벌 매너와 공직자의 국제적 소양, 지역 특성을 활용한 지방외교 활성화 방안 등을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국제 의전과 통역 실무, 외국인 관광객 응대 방법과 찾아가는 축제안내소 운영 방향 등 실제 축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도 교육에 포함됐다. 발대식에 참석한 단원들은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는 통역 역할을 넘어 안동의 문화와 매력을 세계에 전달하는 '글로벌 호스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통역지원단이 외국인 방문객에게 안동의 첫인상을 전달하는 동시에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지방외교의 실무자라며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통역지원단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이어 세계인문도시네트워크 총회와 21세기 인문가치포럼 등 각종 국제행사에서도 통역과 의전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안동시는 이를 통해 공무원이 직접 참여하는 현장 중심 지방외교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지민·리사·송은혜가 채운 예천의 밤…'3DIVA' 갈라콘서트 호응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뮤지컬 배우 홍지민과 리사, 송은혜가 예천 무대에서 각자의 매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공연을 선사했다. (재)예천문화관광재단은 지난 12일 예천군문화회관에서 개최한 '3DIVA 뮤지컬 갈라콘서트'를 관객들의 호응 속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무대에는 뮤지컬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홍지민, 리사, 송은혜가 올라 대중에게 친숙한 뮤지컬 명곡들을 들려줬다. 세 배우는 각자의 음색과 개성을 살린 솔로 무대로 공연의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함께 꾸민 무대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풍성한 하모니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무대와 가창에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예천문화관광재단은 이번 갈라콘서트를 비롯해 군민들이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공연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도 특정 연령이나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공연 프로그램의 폭을 넓혀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병윤 이사장은 무대를 꾸민 배우들과 공연장을 찾아준 군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역 주민들이 일상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청년공감] “잠 설치고 야식 못 참아”… 대학 기숙사생 건강 잔혹사

기숙사 생활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동생활 형태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다양한 건강 문제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은 수면 부족, 식습관 붕괴, 감염 문제, 정신적 피로 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동생활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숙사 생활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수면 패턴이다. 대학생 김민수 씨(23)는 “룸메이트와 생활 패턴이 달라 밤마다 잠을 설친다"며 “아침 수업이 있어도 수면이 부족한 날이 많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이모 씨(22) 역시 “시험 기간에는 밤샘이 일상이 되는데 같이 사는 친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서로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의 생활 습관이 같은 방을 쓰는 학생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기숙사 내 소음 문제도 학생들의 피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유학 상담 관계자는 “기숙사에서는 생활시간이 다른 학생들이 함께 지내다 보니 소음 관련 불만이 꾸준히 나온다"며 “수면 부족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감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활동하는 아이디 JOOO는 “기숙사에 들어온 뒤 생활 리듬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적었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야식 문화도 학생들의 건강을 흔드는 요인이다. 서울의 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박지현 씨(여·21)는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끼니를 자주 거른다"며 “배달 음식에 의존하다 보니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취업 준비생 염모 씨(26)는 “야식을 먹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혼자 빠지기 어렵다"며 “시간표보다 방 분위기에 따라 생활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BOO 역시 게시물에서 “기숙사 특유의 야식 문화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혼자 식단을 관리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보건학 전공자 정수현 씨(여·24)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운동이나 식단 관리가 무너지기 쉽다"며 “기숙사는 이런 악순환이 빠르게 반복되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위생 문제도 쉽게 발생한다.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최모 씨(여·20)는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감기가 한 번 돌면 방 전체로 빠르게 퍼진다"고 말했다. 최씨는 “화장실이나 세탁실처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많아 위생 관리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동생활 특성상 개인이 조심하더라도 감염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학생들은 정신적인 피로감도 크게 호소했다. 기숙사 거주 경험이 있는 대학생 김모 씨(24)는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작은 갈등도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지은 씨(여·22)는 “시험 기간에는 방 안 분위기 자체가 예민해져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고 전했다.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공동생활을 이어가며 긴장감이 누적된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기숙사 건강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생활지도 상담사 김도윤 씨(29)는 “기숙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사는 공간"이라며 “같이 운동하고 적정 시간에 함께 쉬는 문화가 형성돼야 건강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은 “혼자 버티는 방식으로는 건강 관리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생활 공간인 만큼 생활 습관 역시 함께 조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무 기자·박규민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rokmc@ekn.kr

[청년공감] “뽑을 때 도파민 터진다”… 서브컬처 게임 ‘가챠’ 열풍의 그늘

최근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가 뜨겁다. 서브컬처 게임은 특정 마니아층(오타쿠)이 선호하는 화풍과 감성을 바탕으로 캐릭터 수집, 스토리 등을 내세운 게임 장르를 뜻한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원신', '명조', '승리의 여신: 니케', '붕괴: 스타레일' 등이 있다. 실제로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지난 5월 25일 기준)를 보면 △명조(7위) △원신(11위) △승리의 여신: 니케(12위) △붕괴: 스타레일(30위) △이환(32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높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게임 내 시스템이 유사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가챠(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이다. 가챠는 무작위로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캡슐 뽑기처럼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인기를 끌고 있는 서브컬처 게임 대부분이 이 가챠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희귀 등급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극히 희박한 확률로 설정해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해진 천장(일정 횟수)을 채워야만 얻을 수 있다. 가챠 시스템은 게임사에는 높은 수익을, 이용자에게는 희귀 요소 획득에 따른 만족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높은 과금 부담과 비합리적인 재화 가격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적도 적지 않다. 대학생 권모 씨(20)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돈을 안 쓰고 진행이 힘들다"면서도 “딱 하나 좋은 점은 원하는 것을 뽑았을 때 도파민이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확률 요소를 뚫고 원하는 캐릭터나 아이템을 얻었을 때 성취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다만 대부분의 서브컬처 게임이 전용 재화를 통해 뽑기가 진행되는데 재화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챠와 함께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는 단연 '캐릭터 수집'이다. 게임 속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는 이 콘텐츠는 이용자에게 확실한 수집 동기를 부여하고, 가챠를 이용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용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서사, 유저와의 상호작용 요소가 필수적이다. 재수생 김모 씨(20)는 “수집형 게임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얻었을 때의 만족감으로 유지된다"며 “이 캐릭터를 뽑아서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만족감이 떨어지며 회의감이 든다"고 짚었다. 대학생 박모 씨(여·23)도 “예쁜 캐릭터와 독창적인 캐릭터성이 필수"라며 “사이버 피규어를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는 이용자에게 단순한 수집을 넘어 재미와 힐링을 선사한다. 대학생 이모 씨(23)는 “캐릭터 수집 그 자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이자 대표적인 재미"라고 전했다. 유튜브 이용자 A씨는 관련 영상 댓글을 통해 “롤(LoL·리그 오브 레전드)을 하다가 몇 판 지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원신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더 오래 플레이하게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유튜브 이용자 B씨는 “스토리가 좋지 않으면 게임에 남아있을 동기가 사라져 결국 접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가챠와 캐릭터 수집은 떼어놓을 수 없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 유기적인 상호작용이 더해지며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교근 기자·채민지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shin1948@ekn.kr

[청년공감] “원주 안인데 왜 이렇게 멀죠”…대학생 울리는 ‘통학 전쟁’

강원도 원주시 내에서 통학하기에 크게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대학생들에게는 학교와 집 사이의 이동이 만만치 않다. 버스 노선이 충분하지 않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 환승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신도심에서 대학가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자동차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원주 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버스 배차와 이동 시간문제로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긴 통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는 실정이다. 버스 노선과 배차의 비효율성은 학생들이 꼽는 대표적인 통학 불편 요인이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은 크게 직통과 환승 두 가지인데 1시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오씨는 환승 과정도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승을 한 번 해야 하는데 환승할 버스가 바로 오지 않는다"며 “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단구동까지 이동해야 해서 결국 환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원주혁신도시는 원주시 반곡동 일대에 조성된 지역으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 등이 이전해 형성됐다.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를 이용하면 약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이동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학생들에 따르면 혁신도시에서 환승 지점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은 약 25분이며, 환승 이후 학교 방향 버스는 약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학생들은 주로 중앙동이나 단구동 등에서 환승한다. 기업도시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생 이모 씨(21)는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며 “기업도시에서 학교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말했다. 원주시 지정면에 조성된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로는 약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는 설명이다. 기업도시를 오가는 버스의 배차 간격도 20~60분으로 긴 편이어서 학생들은 주로 단계동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역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버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불편을 호소했다. 대학생 김모 씨(20·여)는 “학교 앞 강원대학교 정류장에서 원주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가 34-1번과 31번 정도뿐"이라며 “입학 초반에 원주역에 정차하지 않는 버스를 잘못 타 기차를 놓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원주역까지는 도보로 약 30분이 걸리는 만큼 버스를 놓칠 경우 대체 수단을 찾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수업이 조금이라도 늦게 끝나면 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직통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원주의 여러 정류장에 다 정차하는 것 같아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환승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통학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학교에서 막차를 타고 환승 지점까지 이동했지만, 집으로 가는 다음 버스가 3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오후 9시에 출발했는데 집에 도착했을 때는 10시가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원주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정류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결국 긴 이동 시간은 학생들의 교통수단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교통 대신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최근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씨는 “차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로 가면 20분이면 도착하는데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려 요즘에는 택시를 이용한다"며 “택시비가 1만원 정도 나오지만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성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장모 씨(21)도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리고 집 주변에 정류장도 멀다"며 “택시를 타거나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대학도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지역의 통학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원대학교 통학버스는 원주역과 무실동, 단구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되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다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인근 한라대학교는 시외 통학버스와 시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내 통학버스는 두 개 노선으로, 하나는 만종역과 버스터미널, 무실동을 거쳐 학교로 이동하고 다른 하나는 관설동과 단구동, 판부면, 원주역을 거쳐 학교로 향한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역시 원주세브란스병원과 고속버스터미널, 무실동, 원주역 등을 경유하는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지대학교 셔틀버스는 혁신도시를 시작으로 관설동과 단구동, 단계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학교별 셔틀버스 역시 운행 지역과 시간에 제한이 있어 모든 학생이 편리하게 이용하기는 어렵다. 거주지와 셔틀버스 노선이 맞지 않는 학생들은 결국 시내버스 환승이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통학 문제는 단순히 이동의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시간 통학하는 학생들은 수업 참여와 팀플,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제천에서 기차를 타고 원주로 통학하는 대학생 신모 씨(21)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탓에 수업 시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신씨는 “아침 일찍 나와야 해서 수업시간에 자주 졸게 된다"며 “하교할 때도 원주역까지 가는 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기차를 놓치기 때문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 중간에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막차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에서도 시간 제약을 느낀다. 대학생 박모 씨(22)는 “버스를 이용하면 막차 시간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다"며 “팀플을 늦은 시간까지 해야 하는 날에는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학생들도 지각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를 탔는데도 간당간당하게 도착할 뻔했다"며 “수업시간에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통학 시간이 길다 보니 갑작스러운 수업 일정 변화에도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통학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수업이 갑자기 휴강하거나 시간이 변경되면 집에 다녀오기가 어렵다"며 “집에 잠깐 다녀오고 싶어도 왕복 2시간이 걸려 결국 학교 도서관에서 몇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원주 지역 대학생들에게 통학은 단순히 집과 학교 사이를 오가는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데도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학생들의 하루가 교통편에 맞춰 움직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주거지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가와 주요 생활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효율성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버스 한 대가 더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정류장까지, 환승 구간에서 다음 버스까지, 그리고 학교와 원주역까지 이어지는 전체 이동 과정이 보다 촘촘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 안인데도 통학이 멀다"는 학생들의 말에는 거리 자체보다 시간과 연결성의 문제가 담겨 있다. 대학생들의 일상과 학업을 좌우하는 통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선 확대뿐 아니라 배차 간격과 환승 체계, 대학 통학버스의 운행 범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이채현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경륜] 충청권 부활 ‘후끈’…박제원 돌풍에 양승원 부활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한동안 경륜 무대 중심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충청권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젊은 신예 등장에 기존 강자들 부활과 중상위권 선수들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강팀 위용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 '겁 없는 신인' 박제원 질주= 선봉은 박제원(30기, S1, 충남 개인)이다. 올해 경륜에 데뷔한 박제원은 우수급을 거쳐 특선급으로 승급한 뒤에도 거침없는 선행 승부를 이어가며 단숨에 강자들 경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7월10일 특선급 데뷔전을 선행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이후 13차례 특선급 경주에서 8차례 선행, 3차례 젖히기를 시도했다. 마크 승부는 단 2회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 직접 힘을 쓰는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 결과 최근 3회차 득점이 13위까지 올라섰고, 그의 단기 목표인 '경륜 10인방' 진입도 코앞에 뒀다. 특선급 신인에게 자신의 힘이 어디까지 통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박제원의 거침없는 승부는 단순한 신인의 패기를 넘어 충청의 새로운 에이스 탄생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김영수, 몸싸움까지 강해졌다= 세종팀 리더 김영수(26기, S1, 세종)도 확실히 달라졌다. 올해 데뷔 6년차를 맞은 김영수는 힘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과거 약점으로 꼽혔던 몸싸움에서 적극 맞서며 자리싸움에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스프린터 종목 출신으로 짧은 거리 승부에 강했던 그는 최근 선행과 젖히기까지 승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추입과 마크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직접 주도권을 잡는 경주가 늘면서 경기 운영 폭도 한층 넓어졌다. ▷ 양승원, 3개월 공백 딛고 다시 날다= 충청권 부활을 말할 때 양승원(22기, S1, 청주)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종합 순위 9위로 충청권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인 양승원은 4월12일 낙차 부상으로 약 3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7월24일 복귀전에서 3위에 그쳤지만 이후 빠르게 감각을 되찾았고, 35회차(8.28∼30)에서 특유의 강력한 젖히기를 앞세워 정상 컨디션에 가까워졌음을 알렸다. ▷ 황인혁, 역시 관록과 경륜= 황인혁(21기, S1, 대전 개인) 역시 관록을 앞세워 힘을 보태고 있다. 2020년 전체 순위 1위에도 올랐던 황인혁은 전성기였던 그 시절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힘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저돌적인 경주 운영과 풍부한 경험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지난달 30일, 35회차 결승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 1진만 아니라 허리도 탄탄= 충청권 강점은 1진에만 있지 않다. 조주현(23기, S1, 세종), 최정환(28기, S2, 세종), 최종근(20기, S1, 미원), 민선기(28기, S3, 세종), 방극산(26기, S2, 세종), 이인우(26기, S2, 세종) 등이 허리선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특히 조주현과 최종근은 최근 적극적인 경주 운영으로 꾸준히 입상 후보로 거론된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11일 “충청권은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선수층이 두껍고, 꾸준히 젊은 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박제원처럼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경륜에 데뷔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제원 패기와 김영수 성장, 양승원 부활과 황인혁 관록. 서로 다른 색깔의 선수가 다시 힘을 모으면서 충청권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과거 영광을 넘어 다시 대한민국 경륜 중심으로 올라서려는 충청권 질주가 이제 본격화했다. 경륜 팬은 이에 아낌없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김한성의 AI시대] 똑똑해진 AI, 이제 무엇을 맡길 것인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9월 들어 주요 AI 기업들의 발표를 보면, 우리가 AI에 맡길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오픈AI는 GPT-6 Astra가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고, 새로 주어진 조건에 맞춰 다음 단계를 조정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Claude Fable 5.1의 장시간 문제 해결을, 구글은 Gemini 3.8 Flash의 여러 단계에 걸친 추론과 반복적인 도구 활용을 앞세웠다. 개발사들의 자체 발표라는 한계는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눈여겨볼 만하다.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잘 답하는가'에서 '얼마나 복잡한 일을 해내는가'로 넓어지고 있다. 그 바탕에는 여러 일에 두루 쓰이도록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의 발전이 있다. 지시를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에 검색·계산 도구와 실행 환경이 결합하면서, 중간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이어가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서로 다른 일을 연결해 가는 AI의 능력이다. 다만 성능 시험이나 시연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현실의 업무까지 사람의 감독 없이 끝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업무에는 빠진 정보나 서로 충돌하는 조건이 있고,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누군가 감당해야 한다. 가족여행을 준비한다고 하자. “부모님이 오래 걷지 않으면서 예산에 맞는 여행을 계획해 달라"는 부탁에는 여러 일이 담겨 있다. 관광지를 찾고 이동시간을 계산하며 숙소의 위치와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지도상 가까운 숙소라도 가는 길에 계단이나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부모님께는 불편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려고 이동 횟수를 늘려도 여행의 목적과 어긋난다. 예약 단계에서는 취소 조건을 확인하고 결제 여부도 물어야 한다. '오래 걷지 않기'를 '한 번에 15분 이내로 걷고 중간에 쉬기'처럼 구체화하면 비교 기준도 선명해진다. 하나의 부탁 안에 성격이 다른 작업과 판단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런 작업 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 '에이전틱 라우팅'이다. 작업의 성격과 진행 상황에 따라 어떤 AI 모델이나 도구로 처리를 이어갈지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신 정보는 검색으로 확인하고 비용은 계산 도구로 따지는 식이다. 실제 업무에서는 각 결과를 연결하고, 중요한 결정은 사람에게 넘기는 절차도 필요하다. 예산 안에서 보행 조건을 충족할 숙소를 찾지 못했다면, AI가 조건을 슬쩍 바꾸기보다 예산을 늘릴지 여행지를 바꿀지 물어야 한다. 어느 한 모델이 똑똑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절한 곳에 일을 맡기면서 처음의 목적과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모든 일에 여러 모델과 도구를 동원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일은 정해진 절차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작업에 맞는 복잡성을 선택하는 것도 설계의 일부다. AI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답변 가격이 싸더라도 오류를 고치느라 여러 번 다시 시키고 사람이 오래 검토해야 한다면 전체 비용은 커진다. 보고서 초안을 빨리 받았어도 출처와 수치를 다시 확인하느라 반나절을 썼다면 그 시간까지 비용에 넣어야 한다. 복잡한 과제를 풀면서 추론과 도구 사용을 반복해 이용료가 늘 수도 있다. 성능 향상이 곧바로 작업당 비용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처리 속도와 이용료뿐 아니라 원하는 수준까지 일을 끝냈는지, 재작업과 검토에 시간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싼 답변과 싼 업무 완료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을 배분하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여행자에게 편안한 일정과 서비스 제공자에게 수수료를 많이 남기는 일정은 다를 수 있다. 일을 배분하고 결과를 선택하는 과정에는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라는 가치 판단이 들어간다. 학교와 일터, 공공서비스에서도 비용 절감 때문에 특정 이용자의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예컨대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짧은 자동 응답만 제공한다면, 처리 건수가 늘어도 좋은 서비스라고 하기 어렵다. '무엇을 맡길 것인가'만큼 '어떤 기준으로 맡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개인은 원하는 결과와 지켜야 할 조건을 분명히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조직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정하고, 어느 단계에서 사람의 판단을 구할지도 정해야 한다. 어디서 잘못됐으며 왜 수정했는지 기록하면 다음 업무의 기준도 고칠 수 있다. 사람의 승인을 마지막에 한 번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단 근거를 확인할 수 있고, 검토할 시간과 수정하거나 중단할 권한이 있어야 승인이 제 역할을 한다. 완성된 결과만 보여 주며 승인 버튼을 누르게 해서는 어떤 조건이 빠졌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용자에게도 자신에게 적용된 기준을 이해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통로가 필요하다. AI는 개인과 작은 조직에도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뤘던 일을 시도할 기회를 넓혀 준다. 자료 조사와 계산, 문서 작성의 부담이 줄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누리려면 다음번 부탁에서 세 가지를 분명히 해보자. 무엇을 이루려는가, 무엇은 양보할 수 없는가, 무엇을 확인해야 일이 끝났다고 할 수 있는가. 가족여행의 목적은 정교한 일정표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님이 실제로 무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AI의 성과도 우리가 바라던 현실의 변화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bienns@ekn.kr

3천 사격인 나주 집결…전국사격대회 성료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국의 사격인 3천여 명이 나주에 모여 펼친 전국 규모 사격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스포츠도시로서 나주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나주시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7일간 전라남도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19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통령경호처와 대한사격연맹이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409개 팀, 약 3천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선수들은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장애부로 나뉘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루며 7일간 열전을 이어갔다. 개회식에는 윤병태 나주시장을 비롯해 김관용 나주시의회 의장, 김재억 나주시체육회장, 대통령경호처 관계자, 강연술 대한사격연맹 회장, 임채수 전라남도사격연맹 회장 등이 참석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대규모 선수단과 임원, 관계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나주를 찾으면서 숙박과 외식, 관광 등 지역 내 소비도 자연스럽게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더했다. 나주시는 전라남도국제사격장을 활용한 전국 단위 대회 개최를 통해 전문 체육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체류형 방문 수요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 단위 체육대회를 적극 유치해 스포츠산업을 활성화하고 지역 상권과 관광을 연계한 스포츠마케팅도 강화해 스포츠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갈 방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권위 있는 대회가 나주에서 열려 매우 뜻깊다"며 “2026년은 '나주방문의해'인 만큼 오는 10월 나주영산강축제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스포츠와 관광을 연계해 더 많은 분들이 나주를 찾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더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서울시장 후보 청래’ 김민석, 또 보선 발언…“사법부에 가이드라인?” 법조계도 비난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99.99%의 확률로 치러질 것이라고 발언해 정치권과 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집권당 대표가 사실상 사법부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와 강릉 국회의원 보궐 선거는 99.99%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내년에요'라고 묻자 “총선에 대한 책임도 있고, 서울과 강릉 보궐 선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어서 그 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날(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수첩에 '서울시장 후보'라며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우원식 전 국회의장의 이름 등을 적은 장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김 대표가 오 시장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해서 '오세훈 시장은 유죄'라고 여론몰이하고,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며 “정부·여당은 졸렬한 야당 지자체장 흔들기와 사법부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조계에서도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부장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본지에 “오 시장의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조금 자제할 줄 알고 자중할 줄도 알고 그러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만약에 집권당 대표가 판사한테 영향을 줄 의도를 가지고 그런 소리를 공개적으로 했다면은 그야말로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 역시 “사법부에다 약간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 수 있어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1심밖에 안 나온 사건 아닌가.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너무 속단하는 거는 조금 과한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를 통해 대납하게 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여당의 관측처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려면 오 시장이 대법원(3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을 최종 확정받아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열리기 위해서는 내년 2월 말일까지 형이 최종 확정돼야 한다. 핵심은 이번 재판이 특별검사에 의해 수사 및 공소 제기된 사건이라는 점이다. 현행 특검법상 특검이 기소한 사건은 타 재판보다 최우선으로 다뤄져 1심 6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6·3·3 원칙'을 따라야 한다. 법정시한대로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경우 내년 2월 말 이전에 대법원 최종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 2월 말까지 3심에서 당선무효형 수준의 유죄가 나온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고, 항소심이나 상고심 절차가 지연돼 확정 시점이 내년 3월 이후로 넘어가면 다음 보궐선거는 내년 10월 6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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