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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의 카워드] 친환경 뉴트렌드 EREV 무엇이길래… 국내외 완성차 ‘개발 경쟁’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친환경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KG모빌리티 등 국내 업계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의 여러 기업들이 EREV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 전기차 신형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이 플랫폼에선 EREV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기반으로 주행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을 적용한 차량이다. 즉 엔진은 바퀴를 직접 돌리지 않고 오로지 전기를 생산하는 데만 쓰이며, 차량의 구동은 항상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EREV는 '발전기를 단 전기차'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EREV는 순수 전기차(BEV)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한 번 충전과 주유로 1000km 이상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BEV), 하이브리드차(HEV/PHEV),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EREV는 모두 친환경차로 분류되지만 구동 방식과 에너지 관리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전기차는 오직 배터리와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한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반드시 외부 충전이 필요하며,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일반적으로 400~6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하이브리드차(HEV/PHEV)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가 모두 '바퀴를 구동'할 수 있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배터리를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고, 배터리 소진 시에는 엔진이 직접 차량을 움직인다. 이로 인해 연료와 전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주행거리가 600~1000km에 달한다. 반면 'EREV'는 항상 전기 모터로만 주행한다는 점에서 BEV와 유사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즉, 엔진은 바퀴를 직접 돌리지 않고 오로지 전기 생산에만 사용된다. 이 덕분에 EREV는 중~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한 번 충전과 주유로 900~1300km에 달하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EREV의 가장 큰 강점은 '주행거리 극대화'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는 비교가 안되는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충전 빈도가 전기차 대비 훨씬 적다. 이는 '충전 스트레스 해소'와도 이어진다. 특히 EREV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주유만으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엔진이 전기모터를 충전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엔진에 기름을 넣는 것만으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 역시 주목할 만하다. EREV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대비 원가 부담이 낮고, 하이브리드보다 더 큰 배터리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로써 친환경차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가졌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의 선두주자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리오토(Li Auto)는 2024년 한 해에만 50만대에 가까운 차량을 판매하며, ERE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오토의 L7, L9 등 대표 모델은 10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자랑하며, 올해에는 중국 내 EREV 판매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 역시 EV, PHEV, EREV를 모두 '신에너지차'로 분류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과거 GM의 쉐보레 볼트, BMW i3 Rex 등 EREV 모델이 출시됐고, 최근에는 미국 픽업트럭 브랜드 Ram의 1500 Ramcharger, 폭스바겐의 Scout Motors 등 SUV·트럭 중심의 신형 EREV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산하 스카우트는 800km 이상 주행 가능한 EREV SUV와 픽업트럭을 2026년 출시할 예정이며, 사전예약의 70% 이상이 EREV 버전에 집중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 GMC 역시 EV 픽업에 '익스텐디드 레인지' 옵션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26년 말부터 북미·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EREV 양산에 돌입해 2027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70, 싼타페 등 중형 SUV부터 EREV를 적용하고, 이후 픽업트럭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모델은 기존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약 30% 줄이고, 소형 고효율 엔진과 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과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연간 11만대(북미 8만, 중국 3만) 판매 목표를 세웠으며, 2030년까지 EREV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을 21개 모델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KG모빌리티(KGM)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EREV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며, 국내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KGM은 지난 17일 중장기 비전 발표회 'KGM FORWARD'에서 EV, HEV 뿐만 아니라 EREV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은 “최대 출력 듀얼코어, 최대 용량 하이브리드 배터리, 최고 효율의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등으로 EV 주행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EREV, PHEV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EREV 시장이 2031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518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과 장거리 운행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 확대와 함께 뚜렷한 한계와 과제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 정책적 측면에서 각국의 친환경차 분류 기준이 다르다. 이는 곧 '보조금 지급 여부'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에서는 EREV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돼 보조금 혜택이 제한되는 반면, 중국은 '신에너지차'로 인정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발전기 시스템 추가로 차량 무게가 10~15% 늘어나 에너지 효율이 저하될 수 있고, 배터리와 엔진의 최적 온도 관리 등 복잡한 열관리 기술이 요구된다. 또 전기와 내연기관 시스템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정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이에 업계는 해결책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발전기 가동 시간을 크게 줄이는 AI 관리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며, 폭스바겐 등은 합성연료 적용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경제기여 ‘그룹 1위’…성장동력 車산업 견인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수출 생산유발액 2365억 달러로 주요 수출품목 중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핵심동력임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자동차산업의 국내 경제 위상을 대변하듯 K-자동차를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난해 경제기여액도 총 359조원으로 국내 100대 그룹 중 1위를 차지했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 생산유발액은 2365억달러로 주요 수출품목 중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생산유발액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3.8%에서 지난해 18.2%로 증가했다. 지난해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 부품을 포함한 전체 'K-자동차' 수출은 933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727억달러로, 전체 무역흑자의 1.4배에 달한다. 수출액 대비 무역흑자 비중도 78%로, 반도체(49%)와 일반기계(40%)에 크게 앞선다. 아울러 약 150만 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해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 등 타 산업을 압도한다. 평균임금도 6091만원으로 제조업 평균(5377만원) 대비 13% 높다. 이같은 자동차산업의 국가경제 성장동력 위상을 반영하듯 CEO스코어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경제기여액 359조원으로 국내 그룹 가운데 1위(100대 기업 내 비중 22.3%)를 차지했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모두 더한 것으로, 한 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평가 지표로 거론된다. 임직원 급여, 협력사 대금, 정부 법인세, 주주 배당, 기부금 등의 형태로 이해관계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의 총합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 359조4384억원은 전년(338조7143억원)과 비교했을 때 6.1% 증가했으며, 100대 기업 전체 경제기여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1.8%에서 2024년 22.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세부 내용에서 △협력사(거래대금) 306조6295억원 △임직원(급여 등) 34조595억원 △정부(세금 등) 9조2613억원 △주주(배당 등) 7조5808억원 △채권자(이자) 1조5994억원 △사회(기부금) 3078억원 등으로 구분됐다. 현대차그룹 계열 9개 회사의 개별 경제기여액은 △현대자동차 115조 2187억원 △기아 86조 5890억원 △현대모비스 52조 1965억원 △현대건설 30조 2921억원 △현대글로비스 25조 4479억원 △현대제철 15조 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조 170억원 △현대트랜시스 11조 7964억원 △현대위아 7조 40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의 경제기여액을 창출할 수 있던 배경에는 자동차, 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견실한 사업구조를 갖춘 다수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 최근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쳐온 점 등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협력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제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모비스 기술투자, 협력사 동반성장 확대로 ‘선순환’

현대모비스는 최근 3년간 협력사에 지급한 구매대금이 약 150조원에 이르며, 같은 기간 국내외 협력사 수도 3682개(2022년)에서 4108개(2024년)로 크게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발간된 현대모비스 지속가능성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이같은 협력사와 동반성장 성과는 미래 모빌리티시장 선도를 위한 현대모비스의 기술혁신과 사업체질 개선이 낙수효과로 나타난 결과로 평가됐다. 현대모비스는 경제·사회·ESG 등 다양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포괄한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동반성장 문화 조성, 지속가능 환경 조성, 소통과 신뢰'라는 4대 동반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상생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동반성장 성과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그에 따른 매출 증가와 외연 확장이 협력사와 상생을 견인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5년 간 R&D에만 약 7조원을 투입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글로벌 톱 플레이어'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로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확보 실적이 지난해까지 누적 특허 출원 9155건을 기록하며 올해 1만건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또한, 전기차 캐즘과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연매출 약 57조원을 초과하는 등 양적·질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계열사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한 수주 실적이 최근 3년간 160억 달러(약 22조원)를 넘어서면서 국내외 협력사의 구매 규모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밖에 전후방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세분화된 지원정책을 수립해 동반성장펀드와 상생협력대출 등 다양한 금융지원 제도 운영, 협력사에 무상 특허 개방, 공동기술개발, 개발비용 지원 등 기술 역량 강화 지원도 적극 펼치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전기차 캐즘 돌파 승부수 띄운 ‘하반기 신차’는?

완성차 업계가 국내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돌파를 위해 '승부수 신차'를 연이어 내놓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급형 모델부터 스포츠카 수준의 고성능 세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6' 부분변경 모델과 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6 N'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현대차가 내세운 신차의 경쟁력은 상품성이다. 아이오닉 6가 '올해의 차' 등 전세계 시장에서 각종 상을 휩쓸어온 만큼 이를 계승해 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차량 디자인은 지난 4월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됐다. 곡선미와 비례감을 강조해 날렵한 형상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완충 시 주행거리가 600k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가는 전기차' 타이틀을 가지고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 6 N' 출격도 예고돼 있다. 주행거리보다는 출력을 극대화해 속도감을 원하는 운전자들을 공략할 모델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신차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경쟁력을 인정 받은 EV5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회사는 실용성과 가격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EV6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지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가격 장벽을 낮추는 식으로 고객을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5 국내 출시를 위해 광주 공장에 생산 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신차가 투입되면 EV3, EV4, EV5, EV6, EV9 등 라인업이 탄탄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국내 출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 작업에 한창이다. 5년전 소형 해치백 형태의 '조에' 실패 이후 5년만에 다시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고급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닉이 유럽에서 고급차 이미지를 입고 있는데다 완충 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세닉 일렉트릭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00Nm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2024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다. BYD는 두 번째 국내 판매 승용차인 '씰'을 선보인다. 이미 전국 전시장에서는 차량 프리뷰 전시를 하고 있다. BYD는 이 차를 '퍼포먼스 중형 전기세단'으로 규정하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8초만에 도달하는 등 가속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4000만~5000만원대다. 볼보는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EX90' 국내 출시 일정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4월 뉴욕 국제 오토쇼를 앞두고 열린 '2025 월드 카 어워즈'에서'월드 럭셔리 카'를 수상하는 등 주목받는 모델이다. 볼보가 그간 추구해온 '안전'과 '럭셔리' 이미지를 총집약한 모델인 만큼 고가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시장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며 '캐즘 돌파' 승부를 거는 것은 수요 위축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충전 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데다 갈수록 정부 보조금도 줄며 '캐즘' 장기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도 오는 25~27일 울산 1공장 전기차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을 결정했을 정도다. 올해 들어서만 4번째다. 다만 특정 브랜드가 신차를 내놓을 경우 판매량 자체는 늘어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7만2419대다. 전년 동기(5만157대) 대비 44.4%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 일렉트릭, 기아 EV3, 테슬라 모델 Y 등이 출시된 영향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기차·자율주행차 R&D 확대·국내생산 촉진세 절실”

국내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이 일제히 우리나라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세제 지원 등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신정부에 바라는 자동차산업 정책과제'를 주제로 제 42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포럼을 열고 이같은 자동차산업계의 의견을 제언했다. 포럼은 대외 여건 악화와 내수 불안 등 복합적인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산업으로, 약 150만명에 이르는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며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발표 주제는 미래차 개발과 미국 관세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제는 △R&D 지원 확대를 통한 한국 미래차 생태계 강화전략 △자동차산업 정책과제 △자동차부품산업 정책과제 및 美 관세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 조사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D 지원 확대를 통한 한국 미래차 생태계 강화 전략' 발표에서 미래차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전기차 중심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EREV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동력원 기술개발을 위한 전방위적인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의 진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SDV)와 인공지능 기술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태계 조성과 부품업계의 기술 전환 대응력 제고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 위원은 말했다. 아울러 중국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래차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지원을 확대해 자율주행 3단계 진입까지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조 위원은 국내에도 미래차 부품산업 전환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실제 예산 반영이 미흡해 정책 실효성이 낮은 현실을 언급한 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전체 R&D 예산이 늘었지만 자동차산업 R&D 예산은 여전히 2023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도 '위기극복을 위한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이란 주제로 산업 현황을 진단하면서 역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김 상무는 △국내생산 촉진세제 신설, 노후차 개소세 감면 연장 △전기차 보조금 확대, 수소화물차 보조금 전액 국비 편성 등 '세제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김준기 상무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고율관세 등 복합 위기로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민간의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세제 및 제도적 지원 강화가 절실하다"며 “신정부는 자동차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내수와 고용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기반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훈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실장은 '자동차부품산업 정책과제 및 미국 관세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 조사' 발표를 통해 부품업계 생존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미래차 전환을 위한 중소·중견 부품기업의 투자 역량과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장기 저리 금융, R&D 투자 확대, 고용보조금 신설 등 맞춤형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 투자 확대와 제도적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넥센타이어, 태국에 대표매장…동남아 공략 ‘잰걸음’

넥센타이어는 최근 태국 방콕에 대표 브랜드 제품를 집중 배치한 플래그십 브랜드숍을 열고 동남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3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방콕 브랜드숍은 현지 타이어 유통사와 손잡고 넥센타이어의 마케팅 및 소매매장 브랜딩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업 파트너인 타이어 유통사는 현지 800여개 소매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서 넥센타이어와 10년 이상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브랜드숍은 넥센타이어 브랜드 요소를 반영한 디자인이 적용돼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고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동남아시장에 누적 80여개 주요 리테일 매장을 새롭게 개편해 넥센타이어 브랜드를 적극 노출하고, 다양한 세일즈 프로모션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은 동남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활동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남아 지역의 연간 타이어 수요는 승용차(PCR) 및 경상용차(LTR) 기준 약 9000만개로 연간 3.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전략거점인 태국을 비롯한 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영업 네트워크 확대 및 브랜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그동안 한정된 생산 역량과 글로벌 전략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 왔다"며 “유럽·미국을 넘어 동남아·중동·중남미·호주 지역에서 다양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무역협회 “하반기 수출 더 나빠…상저하저 흐름”

하반기 수출도 통상환경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부진이 이어지며 '상저하저(上低下低)'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3.8% 줄어든 3355억달러, 수입은 2.1% 감소한 3132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수출이 약보합 수준(-0.6%)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반기에는 부진이 더욱 심화돼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총 2.2%(△151억 달러) 감소한 668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미만 감소(-0.9%)에 그쳤지만, 반도체(1~5월 11.4%)를 제외하면 감소 폭이 무려 3.8%에 달했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 인상 대상 품목인 자동차(-2.5%), 자동차부품(-6.1%), 철강(-5.6%) 등의 수출 부진과 저유가로 수출단가가 급락한 석유제품(-21.5%), 석유화학(-10.6%)의 감소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미 수출(-4.4%)이 급감하면서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작년 4%에서 올해 3.4%(1~4월 기준)로 0.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올 하반기에도 상호관세 유예(~7/8, 현지시간) 만료 등 대외 무역·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2% 중반에 머물고, 연내 세계교역은 역성장(WTO -0.2%)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품목별로는 상반기 견고했던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에는 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산업의 성장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는 유지되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IT기기 수요*가 한풀 꺾이고 D램 등 메모리 단가가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해외생산·조달 비중 상승 영향으로 7.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7.2%) 역시 美 수입관세 인상과 EU·인도를 중심으로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조치가 강화되면서 수출 부진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석유제품(-19.2%), 석유화학(-4.1%), 일반기계(-3.8%) 등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가 점쳐졌다. 다만, 디스플레이(6.5%) 수출은 아이폰 17시리즈 전 모델의 국내 기업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채택 등으로 일부 업황이 회복되면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부터는 美 상호관세 유예 만료, IT 수요 둔화, 환율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AI, 모빌리티 서비스,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지원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국가대표 세단의 복귀…기아 신형 K5·K8 출시

기아가 브랜드 대표 세단 K5와 K8의 2026년형 연식변경 모델 'The 2026 K5'와 'The 2026 K8'을 19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신차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 선호 사양을 대폭 기본화한 신규 트림 '베스트 셀렉션'의 도입이다. 먼저 중형 세단 K5의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프레스티지 트림을 기반으로 상품성을 한층 강화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정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전진 출차),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안전 하차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내 안전구간·곡선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또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LED 리어콤비램프,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운전석·동승석 파워시트,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 고급 편의사양도 기본화해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하이패스 시스템,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공기청정 시스템, 오토디포그, 레인센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렸다. 1.6 가솔린 터보와 2.0 하이브리드 모델도 각각 다양한 트림으로 운영된다. 준대형 세단 K8의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노블레스 라이트 트림을 바탕으로 18인치 전면가공 휠, 뒷좌석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다이내믹 앰비언트 라이트,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등 내·외장 고급감을 한층 높였다. 여기에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스마트 파워 트렁크,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 동승석 통풍시트, 오토 디포그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과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측방 주차 거리 경고 등 다양한 안전 기능까지 더해 고급 세단의 품격을 완성했다. 특히 K8은 시그니처 트림에 전방·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운전 스타일 연동),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진출입로 지원), 고속도로 주행 보조2(차로변경 보조 포함), 빌트인 캠 2,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지문 인증 시스템, 전자식 차일드락, 후석 승객 알림(센서 타입)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파워트레인은 3.5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기아는 신차 출시를 기념해 7월 말까지 K5·K8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출고하는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각각 10만원(K5), 15만원(K8) 상당의 '기아 샵' 온라인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K8 출고 고객에게는 1년 이내 차량 외관 손상에 대해 복원 및 교체를 보장하는 'K스타일케어' 서비스도 추가로 지원한다. 기아 관계자는 “고객 선호 사양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새롭게 추가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했다"며 “강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세단의 가치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④] 수입차·PB제품 ‘알고보면 중국산’···품질 불안감 여전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브랜드를 새단장하거나 국내 유통사와 협업하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프리미엄 모델, 롯데하이마트·쿠팡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도 알고보면 중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대표사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의 자회사인 MOKA는 쿠팡과 협업해 '홈플래닛 43형 TV'를 한국에서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마켓 1위인 쿠팡에서 '로켓배송' 등 혜택을 받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삼성·LG전자가 만든 동급 TV의 반값 이하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플럭스' 브랜드 제품 대부분도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43인치 이동형 TV, 75인치 4K TV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만든 '일렉트로맨'이나 '노브랜드'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이 월마트 PB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던 '성공 방정식'을 한국에서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테슬라는 '모델 Y' 등 주력 제품 대부분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역시 S90 등 최고급 차량들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한국 유통사와 손잡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은 애프터서비스(AS)나 소비자 상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사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실적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린다. 일부 PB상품의 경우 중국산임에도 무상 AS나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중국산 소비재의 '품질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소형 가전이나 저가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대형가전과 자동차는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TV가 화질이 떨어지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갖췄다고 '거짓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인 조립 자체가 안돼 있는 신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잘 보여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현대차 신형 넥쏘, 5분 충전으로 최대 1천㎞ ‘씽씽’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넥쏘'의 완전변경 모델을 7년만에 내놨다. 전작 대비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19일 오전 현대차 '디 올 뉴 넥쏘'를 시승했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영종도를 왕복하는 약 100㎞ 구간을 달렸다. 현대차는 신차의 마케팅 포인트로 '친환경성'과 '편의성'을 꼽고 있다.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차인데 단 5분 충전으로 7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차량을 직접 만나보니 '720㎞'는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책정된 숫자였다. 개인 운전 습관에 따라 완충 이후 1000㎞ 이상 주행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기존 수소전기차 구매자들의 최대 고민이 '충전소 찾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상품성 개선이라는 평가다. 탑승 전 신형 넥쏘의 강인한 외관이 눈길을 잡는다. 이전 세대 모델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면 신차는 남성미를 강조한 듯하다. 앞쪽과 옆라인 얼굴을 각지게 만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포인트는 파란색 번호판과 독특한 모양의 후미등이다. 차량 제원상 크기는 전장(측면길이) 4750㎜, 전폭(앞면길이) 1865㎜, 전고(높이) 1640㎜, 축거(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간 길이) 2790㎜다.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 수준이다. 실내 공간은 넉넉했다. 연료탱크와 모터 등 배치를 효율화한 덕분에 공간 손실이 많지 않다. 얼핏 봐도 투싼에 버금가는 여유가 느껴졌다. 키 180㎝ 성인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무릎 아래 공간이 매우 넉넉했다. 머리 위는 다소 답답한 느낌이 있었지만 세단과 비교하면 확실히 탁 트인 느낌이 있다. 디자인은 최근 나오는 형제 차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억지로 구현하기 위해 무리하지 않아 오히려 마음에 든다.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은 510L를 제공한다. 이전 세대 모델 대비 49L 늘어난 크기다. 2열을 접을 경우 공간을 1630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 달리기는 안정적이다.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쓰는 전기차다. 연료전지 '스택'에 수소와 산소가 공급되면 전기가 생성되고 물이 배출되는 방식이다. 넥쏘 경쟁력은 현대차가 만드는 전기차 상품성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7년여간 '아이오닉' 시리즈가 쌓아온 기술력이 디 올 뉴 넥쏘에도 대거 적용됐다는 얘기다. 일단 효율성이 개선됐다. 현대차는 '5분 충전으로 720㎞ 주행 가능'이라는 문구를 쓰고 있는데 이는 산업부에 신고한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18인치 기준 107.6㎞/㎏인데 실주행 중에는 대부분 상황에서 120㎞/㎏ 이상 실연비가 표시됐다. 흐름이 원활한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이용하며 속도를 줄이고 최대한 연비만 신경 쓴 주행을 할 경우 효율이 160㎞/㎏까지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속과 고속 주행 성능을 체험하며 왔다. 최종적으로 97㎞를 1시간50분 동안 달린 결과 실연비는 155㎞/㎏이 찍혔다. 속도감은 완전히 달라졌다. 1세대 넥쏘의 단점 중 하나는 고속 구간에서 가속이 제한됐다는 점이다. 제한속도는 170㎞/h이 넘지만 사실상 140㎞/h가 넘기기 힘들었다. 신모델은 최고 모터 출력이 150㎾로 개선돼 확실히 강력해졌다. 수소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출력은 94kW, 고전압배터리의 출력은 80㎾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7.8초다. 첨단 안전 사양이 대거 추가됐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9에어백 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들어갔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기존 차량에 적용된 사양들도 대부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넥쏘 구매자들은 수소 잔량이 부족할 때 100㎞까지 견인을 돕는 '긴급 딜리버리' 서비스를 5년간 연 2회씩 이용할 수 있다. 2년 간 수소충전비를 최대 55%까지 지원해주는 '수소충전비 지원 혜택'과 기존 넥쏘 인증중고차 판매 후 신형 넥쏘 구매 고객에게 300만원 할인을 지원해주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신형 넥쏘는 패밀리차로 이용하기 충분해 보였다. 환경을 지키는 노력에 동참하면서 연료비 부담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매력도 있다. 현대차 디 올 뉴 넥쏘의 가격은 8644만~8435만원이다. 정부 보조금은 2250만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700만~1500만원 정도가 나온다. 일부 고객은 3000만원대에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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