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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조류충돌 후 연쇄 고장…‘치명적 6분’에 담겼다

버드스트라이크가 1차 원인으로 확인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의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단순 조류 충돌을 넘어선 복합적 원인 규명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무사히 해결된 것과 달리, 이번 사고는 엔진 손상에 이어 랜딩기어 작동 불능으로까지 이어져 대형 참사가 됐다는 점에서 정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이승열 사고조사단장은 “사고 항공기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주요한 상황 중 하나가 드러난 상황이지만 조사는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버드스트라이크와 대형 참사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5년 동안 국내 공항에서 이착륙 중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는 총 500건이다. 하지만 이번 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경우는 없다. 사고 현장인 무안공항의 경우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총 10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보고됐다. 사고 발생 47일 전에도 한 외항사 항공기가 조류와 충돌해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한 사례가 있었다. 국제적으로도 버드스크라이크가 대형 사고로 확대되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공항에서만 1만9400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 항공사들이 해외 55개국에서 추가로 보고한 236건을 더하면 연간 2만건에 육박하는 조류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후 불과 6분 만에 참사로 이어졌다. 관제탑이 오전 8시 57분 조류 충돌 경고를 보냈고, 1분 후인 8시 58분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이후 9시 3분 랜딩기어 미작동 상태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참사가 발생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복합적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메이데이 선언 직후 항공기의 위치정보(ADS-B) 송신이 중단된 점으로 미뤄 전기계통 고장이 동반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사고 조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항공사와 조종사의 대응이다.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후 복행 결정의 적절성, 비상 매뉴얼 준수 여부, 랜딩기어 수동 작동 시도 등이 조사 대상이다. 두 번째는 항공기 제조사의 책임이다. FAA와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인증 기준에 따르면 항공기 엔진과 랜딩기어는 일정 수준의 조류 충돌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랜딩기어 계통의 설계 결함이나 인증 기준 미달이 확인될 경우 제조사의 책임이 제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항 당국의 조류 관리 실태다. 무안공항은 88종의 조류가 출현하는 철새 도래지로, 6종의 조류가 충돌 위험 3단계로 분류됐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공항들이 레이더와 초음파 장치, 총소리를 모방한 스피커 등으로 조류를 퇴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무안공항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음파포와 레이저, 경고등 설치가 제안됐으나 활주로 확장 공사로 인해 이행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항 당국의 안전 관리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현재 워싱턴 NTSB 본부에서는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의 데이터 추출 준비 작업을 완료했으며, 9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추출 작업에 착수한다. 조사위원회는 FDR 데이터 추출에 약 3일, 초기 중요 데이터 분석에 약 2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국내에서 데이터 추출과 음성파일 변환, 녹취록 작성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승객 안전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제주항공 측에 있다"며 “조류 충돌 이후 랜딩기어 작동 불능까지 이어진 연쇄적 고장의 원인과 각 당사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CES 2025] 조주완 LG전자 CEO “보다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 필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전에 없던 시장과 경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과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현지시간 8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경영현황을 진단하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회복 지연은 장기화되는 데 반해 트럼프 2.0을 필두로 한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 등 지경학적(Geo-economic)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와 경쟁 패러다임은 가격에서 기술 경쟁으로 고도화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 달성이라는 전략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 변화에 맞춰 실행 전략을 재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전사 역량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조 CEO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시장과 고객에 존재한다"며 “변화의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을 차별적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업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추진 중인 2030 미래비전은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조 CEO는 지난 2023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지향적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에 앞으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2030 미래비전에는 Non-하드웨어(HW),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 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매출액 1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더해 LG전자는 최근 주목받는 구독 사업에 힘을 싣는다. 구독 사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가격 위주이던 기존 경쟁구도를 탈피해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은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생활 패턴에 맞춰 원하는 기간만큼 제품을 사용하고 사용 기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받아볼 수 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의 핵심인 방문 케어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이어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시장 저변 또한 본격 확대한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원에 육박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이상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에도 집중한다. 2030년까지 매출액 규모를 현재의 5배 이상으로 늘리고,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모델로의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콘텐츠,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콘텐츠 사업이 대표적이다. webOS 광고·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당초 목표한 1조원을 넘겼다. 조 CEO는 “올해부터 webOS는 TV,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여러 기기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이자 옥외 디지털 광고 영역까지 저변을 확대해 실내·외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광고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전자는 AI 시대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HVAC 사업 가속화를 위해 올해 전담 ES(Eco Solution)사업본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LG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만큼은 흔들림 없이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조 CEO는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계획 중인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투자 외에도 지분투자, 인수합병 등 미래성장 가속화 차원의 전략투자 재원 또한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조 CEO는 이번 간담회에서 주력 사업인 가전·TV 부문의 구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보다는 구독, webOS, B2B 등 신사업 중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LG전자는 가전 및 TV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요국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가 강조하는 B2B 사업 역시 아직은 전체 매출의 3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력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장사업의 경우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는 '캐즘' 현상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CES 2025] 젠슨 황 만난 최태원 “HBM 개발 속도 엔비디아 요구 넘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를 계기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황 CEO와 만났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황 CEO를 만난 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상대편(엔비디아)이 더 빨리 (HBM 다음 세대를) 개발해달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어선 것을 확인했다"며 “언제 뒤집힐지 모르지만, 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개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황 CEO와 피지컬 AI, AI 로봇을 주제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노하우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며 “코스모스 플랫폼도 존재하니 그런 것과 연관해서 앞으로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연일 AI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은 “AI는 선택 사항이 아니고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지 뒤따를지에 따라 부침의 형태도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이 CES 현장을 찾은 것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SK그룹은 이번에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부스를 꾸리고 AI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비롯해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HBM3E 16단을 포함한 AI 반도체, 반도체 공정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SKC의 유리 기판 기술 등을 선보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 CNS, 증시불황에도 상장 추진하는 이유는?

LG CNS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 시장에선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나, 증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사모펀드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위반을 피하기 위해 IPO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살펴보면 공모 주식은 총 1937만7190주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3700~6만1900원이며, 공모예정금액은 1조406억~1조1994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최대 6조원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주관사를 선정한 후 상장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시황 악화를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2조원대 후반(약 2조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국내 증시 상황은 2022년보다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환율 급등과 내수 침체 심화로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썬 단기적인 추세적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연결기준 60% 수준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LG CNS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이유는 2대 주주이자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는 2020년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맥쿼리PE에 LG CNS 지분을 1주당 3만2838원에 약 35%가량 매각했다. 이를 통해 LG는 LG CNS 지분을 84.95%에서 49.95%로 줄였다. 당시 LG는 중대한 요건을 어길 시 맥쿼리PE 측이 LG가 보유한 LG CNS 주식 매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LG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투자업계에선 '중대한 요건' 중 하나가 IPO 추진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기업들이 상장 전 투자유치 단계에서 사모펀드 등 FI로부터 투자받을 땐 IPO에 관한 약속을 명시하기 때문. 이 때 체결된 주주 간 계약을 보면, 상장 기한을 올해 4월 29일까지로 정했다. 기한 내 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LG는 맥쿼리에 투자금 회수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선택지로 콜옵션과 상장 재추진이 포함됐다. 상장 추진 약속 기한이 임박했음을 감안하면, 계약위반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LG CNS의 IPO 추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두드러지는 점이 변수다. 원화가치가 급락해 외국계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고,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선 해외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사모펀드 매각을 추진한 게 이번 IPO를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는 상황으로 온 게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상장 성공 시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리스크도 적잖기 때문.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경영 전략에 복잡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 입장에선 IPO가 불발돼 맥쿼리PE가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 차례 IPO를 연기한 전적이 있음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2018년 IPO를 추진했으나 한 차례 불발된 전적이 있다. 이에 투자자인 어퍼니티가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으나 신창재 회장이 이를 거부하며 국제 중재로 불거진 바 있다. 증권가에선 LG CNS의 주요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프리IPO 지분의 오버행 이슈가 리스크로 작용하며 기관 확약률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개정된 코스피 200 지수의 신규상장 수시변경 특례, 정기변경 대형주 특례 규정은 유동시가총액 50% 또는 6개월 상장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선 IPO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O 시기 조절 등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투자수익 확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투자자와의 계약 사항을 변경할 순 있지만, 구체적인 노력이 증명돼야 이에 대한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ES 2025]안경 없이도 3D 체험…삼성전자 가장 진화된 모니터 선봬

삼성전자가 CES 2025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 2025'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초대형 TV와 게이밍 모니터 등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시제품은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5년형 Neo QLED 8K(QN990F) TV다.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개발한 가장 진보된 TV 모델이다. Neo QLED 8K는 저화질 콘텐츠를 8K로 업스케일링하는 '8K AI 업스케일링 Pro'와 컬러와 입체감을 향상시키는 '오토 HDR 리마스터링 Pro'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구글과 공동 개발한 3D 오디오 기술 '이클립사 오디오'를 탑재해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다른 초대형 TV 라인업도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115형과 100형 Neo QLED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98형 Neo QLED 8K, 85형 Neo QLED 4K, 83형 OLED까지 다양한 대화면 제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도 101형, 114형, 144형 등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모니터 부문에서는 총 5종의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32형 스마트 모니터 M9(M90SF)은 자발광 OLED 패널과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콘텐츠별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한다. 4K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을 지원하며, 화상회의용 4K 빌트인 카메라도 탑재했다.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도 강화됐다. 오디세이 OLED G8(G81SF)은 업계 최초로 27형 크기에 4K 해상도와 240Hz 주사율을 구현했으며, 오디세이 OLED G6(G60SF)는 OLED 최초로 500Hz 주사율을 달성했다. 특히 오디세이 3D(G90XF)는 특수 안경 없이도 3차원 경험이 가능한 무안경 3D 기술을 적용했다. 업무용 모니터 시장을 겨냥한 37형 뷰피니티 S8(S80UD)도 공개됐다. 업계 최초로 16:9 비율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독일 TUV 라인란드로부터 '인체공학적 작업 공간 향상' 인증을 받았다.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더 프리미어 5'를 선보였다. 터치 솔루션을 탑재해 교육, 비즈니스,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직관적인 UI로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미래형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CES 2025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홀로 디스플레이는 물리적 매질 없이 공중에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미러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 기술로 거울 폼팩터를 구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스마트 모니터에 '코파일럿'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구글과는 '이클립사 오디오'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해 에스파의 'Whiplash' 영상으로 새로운 오디오 기술도 시연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단순한 시청 기기를 넘어 생활의 중심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개인화된 AI 경험 제공할 것”

삼성전자가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홈 전략을 본격화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간 유기적 연결을 통한 'Home AI' 구현 계획을 밝혔다. 10년 이상의 스마트홈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번 전략은 AI 기술과 스마트싱스 연결성을 강화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5에서 다양해진 주거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Home AI'를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맞춰주는 'Home AI'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도 핵심 과제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와 하드웨어 보안칩 '녹스 볼트'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의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와 생체 인식 데이터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보안칩에 저장해 해킹 공격을 막는다. 이미 글로벌 안전 과학 분야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가전업계 최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 한 부회장은 “연결된 기기들이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가족과 반려동물까지 세심히 케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Home AI'를 이동수단과 사무공간, 상업시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프로'는 상업시설과 사무실, 호텔, 학교 등에서 에너지 통합관리와 설비 유지보수를 효율화하는 B2B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B2B 솔루션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또 CTO 전경훈 사장 직속으로 AI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연구소와 각 사업부에 AI 전담조직을 뒀다. 한 부회장은 “품질 확보와 고객 중심의 초격차 기술 혁신이 업의 본질"이라며 “인재와 기술 확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더욱 확대해 'Home AI'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겠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2나노 파운드리 시대, 삼성전자·인텔·TSMC ‘GAA 전략 삼분지계’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 공정의 기준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인텔·대만반도체제조(TSMC)가 전통적인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 Field Effect Transistor)'에서 탈피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3사의 GAA 구조는 목표 시장 만큼이나 서로 달라 트랜지스터의 특성과 공정 방식도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품의 크기를 점점 줄여나가는 미세 공정의 기준은 점차 3나노에서 2나노로 상향되고 있다. 과거 2차원의 평면적인 형태로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관장했던 20나노 공정까지는 '플라나' 구조가 주요 사용됐다. 이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배치된 방식으로, 초기 반도체 기술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이뤄지며 게이트가 채널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해 누설 전류량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면적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한 핀펫 구조로 발전했다. 이는 채널이 수직으로 돌출된 '핀' 형태를 지녀 게이트가 채널의 상단·좌측·우측 등 3면을 감싸는 방식으로 설계돼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이 향상됐다. 또 지스터 크기를 줄이더라도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소형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3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핀의 크기를 더욱 작게 만들기 어려워졌고, 채널의 단면적이 한정돼있어 더 많은 전류를 처리함에 있어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GAA 공정이다. 이는 채널을 4면에서 완전히 감싸는 구조여서 게이트가 전류 흐름을 훨씬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우 얇은 판 모양의 구조를 가진 트랜지스터인 '나노시트'의 구조적 설계를 통해 채널 간 간섭을 줄이고,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 또 채널 높이와 두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용도에 맞춘 최적의 트랜지스터 설계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GAA는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는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해 더 많은 소자를 칩에 집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GAA는 2nm 이하 공정에서도 트랜지스터 집적도와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GAA 공정을 채택한 업체는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TSMC·인텔이다. 그러나 각 회사별 브랜드 네임과 특징이 서로 다른 만큼 시장 전략도 판이하다. 우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인 '멀티 브릿지 채널 펫(MBCFET)'은 여러 나노시트를 수직으로 쌓은 형태다. 각 나노시트는 다리(브릿지)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나노시트를 4면에서 감싸 채널을 제어한다. MBCFET은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지녀 모바일·자율 주행·사물 인터넷(IoT)·데이터 센터·인공지능(AI) 가속기에 알맞다. MBCFET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미래의 첨단 응용 분야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기술적 도약이다. 인텔의 '리본 펫'은 삼성전자 MBCFET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이는 채널을 얇고 긴 리본 형태로 제작해 설계 유연성을 강조했다. 또 리본을 수직으로 적층해 채널 수를 늘렸다는 특징이 있다. 리본 펫은 전력 효율이 높으면서도 높은 전류를 처리할 수 있어 전성비 측면에서 AI 가속기·고성능 컴퓨팅(HPC)·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적합하다. 인텔은 2나노 공정부터 리본 펫을 적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TSMC는 올해 안으로 2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애플·AMD·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TSMC는 광범위한 수요를 경쟁사들 대비 안정적인 수율로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다. TSMC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은 2나노 IP 설계를 완료하고 실리콘 검증을 시작했다"며 “2나노 기술은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에 대한 증가하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노드 성능과 전력 이점을 제공할 것이고, 파생 제품들을 통해 미래에도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 “中 못 따라올 걸”…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띄운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공개하며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해 고급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존을 마련했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에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레인지 등이 포함됐다. 고품격 디자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는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했다. AI가 내부 카메라로 냉장고에 들어오고 나가는 식품을 자동으로 인식하며, 연동된 LG 씽큐 푸드 앱을 통해 보관 목록과 위치까지 보여준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적용해 고객은 평상 시 표출되는 커버 스크린에 원하는 사진을 액자처럼 띄워놓거나 제공된 영상을 재생시킬 수도 있다. '식기세척기'에는 '팝아웃 핸들' 기능이 적용됐다. 평소에는 외부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다가 사용자의 손이 가까이 다가오면 핸들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수준의 초저소음을 구현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에는 내부 카메라로 음식물을 인식해 메뉴를 추천해 주는 '고메AI' 기술이 적용됐다. 바게트와 크로와상, 머핀 등 베이커리 3종은 고객이 굽기 정도를 선택하면 AI가 요리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전면에 달린 27인치 LCD 화면을 통해 조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도 LG 시그니처존에 자리했다. 고객이 시그니처 전자레인지와 오븐을 서로 연동하면,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의 조리 상황을 전자레인지의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중국 제조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가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3분기까지 가전 매출은 약 26조원으로 메이디그룹(약 63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열린 'IFA 2024'에서 중국 가전업체에 대해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로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 특성상 아직까지 고급 시장에서는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초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 등으로 인해) 국내 가전업체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초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CES 2025] ‘롯데 3세’도 찾은 이 곳…AI로 중무장한 ‘칼리버스’ 선봬

롯데이노베이트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인다. 양사는 오는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5에 참여한다. 칼리버스는 쇼핑·엔터테인먼트·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실사 융합기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여러 신기술을 적용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3차례 참여한 CES에서 고도화된 메타버스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는 현실과 다름없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빌딩, 나무, 풀잎 등에 AI 기술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개발에서 완성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쉽게 생성해 AI 컴퓨터 캐릭터(NPC) 등과 서로 소통 및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UGC 요소를 선보이는 공간도 준비했다. 칼리버스가 추구하는 웹3.0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한다. 칼리버스의 세계관을 반영한 게임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행성, 빌딩 거래 시스템 등 향후 업데이트 계획도 함께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는 CES 부스를 총 6개 존으로 구성했다. 가상현실(VR) 디바이스, 3차원(3D) 안경 등을 통해 K팝과 EDM 공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마이홈 등 UGC 기반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다. AI 스캔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이나 실제 상품을 모바일로 360도 스캐닝해 디지털 휴먼, 아이템을 만드는 전 과정과 리얼타임 렌더링 기반의 실시간 3D 합성 기술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이나 태블릿에 별도의 3D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K팝과 EDM 공연을 입체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시연존도 운영한다. 전시 첫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새해 첫 글로벌 행보로 그룹의 신사업을 직접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CES에 참가해 AI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가 신 실장에게 직접 전시관을 소개했다. 그는 3D 안경으로 K팝 아티스트 공연을 보는 메타버스 전시를 직접 체험하고, 김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등 AI 사업 추진 동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칼리버스와 전기차충전 플랫폼 EVSIS의 전시관을 둘러본 뒤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고도화는 메타버스 세상을 앞당길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 개발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칼리버스는 신규 메타버스 게임 '칼리버스 인베이전'을 다음달 정식 출시한다. △외계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스토리의 1인칭 슈팅 게임 △댄스 요소를 가미한 리듬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영업이익 6.5조로 예상치 하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탓에 2024년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0.50% 늘었으나 시장 기대보다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IT 제품 중심 업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범용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고객사 재고 조정과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다. 고용량 메모리 판매 확대에도 선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이 어려웠다.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는 견조했으나, 삼성전자의 HBM3E 양산 일정이 지연되며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3E는 10개월 이상 테스트 절차 중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글로벌 기자 회견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이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효자 노릇을 해온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겹쳐 다소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부문별 영업이익이 △DS 3조원 △MX·네트워크 사업부 2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TV·가전 3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연결 기준 작년 총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날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3.3% 급감하며 예상치(3970억원)의 37% 수준에 불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운임 급등과 연말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사업 부문인 TV와 생활 가전의 수요 회복이 더디고, HE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H&A사업부는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품질·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고정비 효율화를 통한 건전한 수익 구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LG전자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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