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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억으로 7조원 AI 인프라 확보한다는 정부의 ‘무리수’

정부가 한국형 LLM(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s) 개발을 목표로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실적인 난관이 예상된다.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계획의 가장 핵심적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 확보를 위한 예산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숫자라는 지적이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3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 역량 강화 방안'이 공개됐다. 계획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AI 커뮤팅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GPU 1만8000개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AI 연구와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이렇게 확보한 인프라를 통해 한국에 맞는 차세대 LLM을 개발하는 것이다. 각종 경진대회와 육성책을 통해 AI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독자적인 AI모델 개발을 진행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개발된 AI를 실제로 적용하는 단계가 다음이다. 교욱과 의료, 문화 ,법률 등의 분야에서 AI를 활용하자는 게 정부의 방안이다. 이 계획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적은 수의 GPU로도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주목받은 사례가 한국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GPU 확보 계획부터가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정부는 7700억원의 예산으로 1만8000개의 GPU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최신 AI용 GPU 칩인 H100은 한 개당 약 3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만8000개를 확보하려면 최소한 약 5억4000만 달러, 즉 한화로 약 7조원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가 책정한 예산을 크게 초과하는 금액이다. 정부의 7700억원으로는 2000개의 H100 확보가 고작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선보인 LLM인 Grok 3는 GPU 10만개를 활용해 학습한 모델이다. 정부의 계획은 예산적으로도, 목표 구매량으로도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지난해 AI 관련 자본 지출로 총 1000억 위안(약 14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했다. 미국의 경우 메타(Meta)와 마이크로스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구글(Google)의 4대 기술 기업에서만 연내 AI 인프라에 총 3200억 달러(약 42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 문제도 정부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H100 GPU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 대비 수요가 크게 높기 때문이다. H100의 후속 모델인 H200이 지난해 3분기부터 출하돼 인도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H100의 주문도 적체된 상태다.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이미 GPU에 대한 대규모 주문을 걸어 둔 상태다보니 한국 정부나 국내 업체의 주문과 실제 인도, 이후 설치와 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요인도 반도체 수급에 중요한 변수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기술 보호주의 강화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기술과 제품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중이다. 이는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이나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GPU를 확보하더라도 기술적 제약도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나 AI 칩 분야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큰 격차가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산업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산업 구조적 한계는 한국형 LLM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자원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계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AI 관련 인프라를 직접 국내에 구축해 LLM까지 만들기를 원하지만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대신 데이터 센터 관련 기술이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 액체 침지 냉각 등 AI 인프라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도 투자해 세계로 수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GPU를 대량으로 확보한다고 해도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LLM 개발에는 단순히 하드웨어뿐 아니라 데이터 접근성, 알고리즘 설계 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등이 필수적인데 현재 국내 환경으로는 이러한 요소들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워 허송세월한다면 AI 경쟁에서 크게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신학기 특수 막바지···삼성·LG전자 ‘AI PC 경쟁’ 치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학기 특수' 막바지를 맞아 개인용컴퓨터(PC) 시장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분기 노트북·태블릿 등 출하량이 다른 시기 대비 40% 가량 높다는 점을 감안, 인공지능(AI) 기능 체험을 독려하거나 가격 할인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북5 프로(Pro)' 신제품을 출시한 뒤 AI 기술력을 홍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AI 셀렉트'를 넣었다는 점을 알리는 중이다. 궁금한 이미지나 텍스트 등을 클릭만으로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갤럭시 북 최초로 신제품에 AI 셀렉트를 넣어 '편리한 AI PC'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AI 기능'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2025년형 LG 그램 시리즈를 선보이며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온디바이스 AI인 '그램 챗 온디바이스'를 넣어 다양한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작업 중 실수로 지워버린 데이터를 AI가 기억해 보여주거나 클라우드형 '그램 챗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홍보 포인트다. 양사는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강남' 등 거점에서 갤럭시 북5 프로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이 AI 기능을 체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판매 상담은 물론 기능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LG전자는 다음달 30일까지 자사 브랜드 체험 공간 '그라운드220'에서 노트북·태블릿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그램 프로 AI 스페이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가격 할인 프로모션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사용하던 노트북·태블릿 기기를 반납하면 중고 매입가에 추가 보상액을 제공하는 'AI로 바꿔보상' 행사를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최대 3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해 가격 부담을 낮추는 차원이다. LG전자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대학생등을 대상으로 최대 15%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삼성·LG전자가 'PC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개학을 앞둔 1분기가 최대 성수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를 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PC 출하량은 110만여대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1분기에는 판매량이 160만여대로 40% 이상 많았다. 2023년 분기별 출하량을 봐도 1분기 160만대에 육박했지만 2·3분기는 120만대 미만, 4분기는 100만대 미만으로 급락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학기 특수'를 잡아야 실적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가정용 제품 수요가 탄탄해 고객들과 호흡이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작년 3분기 팔린 PC 110만여대 중 절반 가까이는 가정용이었다. 기업용(300만여대), 교육용(200만여대)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공 분야 판매는 10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LG전자는 국내를 넘어 해외 경쟁구도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시간 음성 번역, 자동 문서 요약, 사진·영상 편집 보조 기능 등이 '필수 요소'로 자리잡으며 AI P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AMD, 퀄컴 등은 AI 전용 연산 유닛을 탑재한 신형 프로세서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글로벌 AI PC 시장 규모가 작년 4400만대에서 올해 1억300만대로 1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유저들이 온디바이스 AI 기능 사용에 익숙해질수록 PC 사용자들의 눈높이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북중기청, 2025년 예비·초기창업패키지 참여기업 모집… 창업 지원 본격화

전주=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2025년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참여할 예비창업자 및 창업기업을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창업을 희망하는 개인과 창업 초기 기업을 지원해 시장 진입을 돕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하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기업에는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이 지원되며, 창업 아이템의 사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멘토링과 교육,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된다. 예비창업패키지는 기술 기반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78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일반 분야에서 660명을, 여성 창업과 소셜벤처 분야에서 각각 60명을 모집한다. 사업화 자금은 최대 6천만 원까지 지원되며, 1차로 2000만원을 지급한 후 성과 평가를 거쳐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창업 준비 단계에서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와 멘토링,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특히 선배 창업자의 멘토링을 확대해 사업 운영 과정에서 실질적인 노하우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청 대상은 공고일 기준으로 사업자등록 또는 법인 설립을 하지 않은 예비창업자로, 2025년 1월 1일 이후 폐업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이와 함께 대·중견·중소기업 및 공공기관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도 활성화된다. 올해는 30개 내외의 사내벤처팀을 선발하며, 운영기업과 사내벤처팀이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간소화해 참여 편의를 높였다. 초기창업패키지는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의 시장 안착과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430개 기업을 선발한다. 사업화 자금은 평균 7000만원이 지원되며, 실증, 컨설팅, 초기 투자 유치 등 시장 진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반기별로 분야별 투자 설명회를 개최해 투자 유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평가 방식을 개선해 심층 인터뷰를 통해 창업 아이템의 기술성과 성장 가능성을 검증하고, 시장 진입 가능성과 사업 실현 가능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초기창업패키지는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접수는 K-스타트업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서류 평가와 발표 평가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심사는 사업 계획서를 검토하는 서류 평가와 창업 아이템의 기술성과 시장성을 심사하는 발표 평가로 이루어진다. 최종 선발된 기업은 4월부터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며, 사업화 자금도 지급된다. 자세한 사항은 K-스타트업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통합콜센터를 통해서도 문의가 가능하다. 전북중기청 관계자는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을 통해 창업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 내 예비 및 초기 창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jk79@ekn.kr

수리 맡긴 노트북 도난당했는데 보상 불가?…에이수스 AS 논란

에이수스(ASUS) 서비스센터에 맡긴 고객의 노트북이 엔지니어에게 절도당했지만, 센터 측은 해당 직원이 퇴사한 직원이라며 고객에게 보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본사는 뒤늦게 “문제 해결 중"이라고 전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A씨는 전날 PC 등을 주제로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퀘이사존에 'ASUS사의 노트북을 로얄 클럽에 맡겼는데 퇴사한 직원에게 절도당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SUS는 대만의 노트북 제조사이며, 로얄 클럽은 이 회사의 직영 서비스센터다. A씨는 “ASUS사의 노트북을 공식 수리 센터에 맡겼는데 퇴사한 직원에게 노트북을 절도당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SUS 측은 당시 엔지니어가 퇴사 후에 한 일이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고, 제가 직접 해당 엔지니어를 절도죄로 고소하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서비스센터 측과 통화한 내용을 첨부했다. 이에 따르면 센터 측은 “저희 회사에서 퇴직한 상태에서 이뤄진 일들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고객께서 경찰서에 가서 형사 고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ASUS라는 회사에 맡긴 것인데, 왜 개인적인 일로 처리해야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센터 측은 재차 “저희가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본지는 ASUS에 문의했으며, 본사 측은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이후 ASUS 측은 취재진에게 “먼저 ASUS 서비스 센터인 로얄 클럽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당사는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실에 대해 ASUS 본사가 인지한 직후 적법한 조치가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며 “먼저 노트북을 절도한 엔지니어(퇴사 직원)에 대해서는 경찰 고발을 통해 현재 조사 중에 있다. 또 피해 고객에게는 사과와 함께 금전적, 물리적 피해가 없도록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ASUS는 “회사 내부 및 고객 응대와 관련해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며 “ASUS는 이번 일을 통해 고객 모두가 ASUS 서비스에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 및 관련 시스템 점검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접한 소비자들은 '아니, AS 맡긴 걸 기사가 들고 날랐는데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대응해라 했다구요?', '대응이 왜 저렇지? 안타깝다', '회사가 정신 나간 것 아니냐' 등 ASUS에 대한 비난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페이퍼리스’ 대세라는데···복합기·프린터 신제품 출시 ‘봇물’ 이유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국면을 맞아 국내 복합기·프린터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 가정용 판매는 급감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B2B 수요는 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기·프린터는 구동 방식에 따라 레이저와 잉크젯으로 나뉜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를 보면 국내 판매 규모는 2020년 180만여대, 2022년 90만여대, 지난해 50만여대로 꾸준히 감소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등으로 급증했던 소형 제품 수요가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객 수는 줄었는데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점유율 1위 캐논코리아는 지난 19일 대형 잉크젯 프린터 'imagePROGRAF PRO-310'과 포토 잉크젯 프린터 'PIXMA PRO-200S'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풍부한 색채 표현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해 사진작가 등이 사용하는 고품질 제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캐논코리아는 지난 10일 가정용 잉크젯 복합기 'PIXMA MG3090 화이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엡손은 주력 잉크젯 프린터 'EM-C800'의 파생 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엡손은 업계 최초로 프린터 헤드 무상보증 서비스 기간을 6년까지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초고속·고해상도 컬러 라벨 프린터 'CW-C8040'을 내놨다. '엡손 ColorWorks' 라인업 최신 모델로 초당 최대 300mm 인쇄가 가능하다. 한국후지필름BI는 전날 특수 토너를 탑재해 더욱 풍부한 컬러 표현이 가능한 고품질 디지털 인쇄기 '레보리아 프레스'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레보리아 시리즈는 고해상도 인쇄 품질과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라인업은 상업 인쇄 특화, 사무실용 등으로 세분화했다. 브라더코리아는 최근 국내에 '4세대 무한잉크복합기 시리즈'를 내놨다. 1장당 인쇄 비용을 줄이고 제품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듀얼밴드 와이파이'를 추가했다. 자동으로 노즐을 청소하는 '셀프클리닝' 기능도 장착했다. 브라더코리아는 G마켓·옥션이 공동 주최하는 '디지털가구 빅페스타' 프로모션에 참여해 신제품을 최대 23% 할인해 판매하는 등 판촉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기업들이 복합기·프린터 신제품을 쏟아내는 이유는 산업용·B2B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IDC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프린터 시장 판매 규모는 2022년 이후 반기 3000~4000대 가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출하량은 3000여대였다. 건설·광고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캐드와 그래픽 프린터를 포함한 대형프린터(LFP) 시장이 전체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85.1%를 차지했다. 사무실용 등 B2B 제품도 교체주기에 따라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B 프린터·복합기는 친환경이나 유지비 절감 등 장점을 내세우고 개인·가정용은 라벨 프린터 등 특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이 자국 내수 시장 포화로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 IDC 선임 연구원은 연구분석 보고서를 통해 “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은 플랜 단계를 넘어 이미 실행 단계를 거치며 아날로그 프린팅과 융합되고 있다"며 “향후 산업 전반의 디지털 인쇄 도입은 기업 간 전략적 협업 다각화 기회를 제공하며 출력 생태계를 계속 확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공정거래법 구멍’ 해외법인 활용에 ‘속수무책’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법인을 활용한 규제 우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LS그룹이 미국 자회사를 통해 국내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공정거래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한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S그룹의 미국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가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이를 두고 대기업이 해외법인을 활용해 국내 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의 '손자회사'인 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의 '손자회사'로, LS㈜의 '고손자회사'에 해당한다. 만약 이 회사가 국내 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법상 상장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해외법인이라는 이유로 상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외에도 또 다른 고손자회사인 슈페리어에식스 ABL(SEBAL)의 상장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다. 국내 소재 지주회사의 고손자회사 두 곳이 동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한 근본적인 이유는 현행 공정거래법의 허점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제8조의2(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할 경우 10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는 기업집단의 과도한 확장을 막고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규정은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며, 해외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해외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함으로써 이 규제를 손쉽게 우회할 수 있게 된다. 또 공정거래법 제8조(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의 지정)에서도 해외 계열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시 자산총액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 규정 역시 기업들이 해외법인을 통해 국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실질적인 기업 규모를 축소하여 보고하거나, 규제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상법 제542조의8(사외이사의 선임)에서도 해외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선임 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관련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구조다.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장치인데, 해외 상장을 통해 이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법인을 통해 법적 허점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행태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외법인을 통한 간접출자 건수가 2023년 25건에서 2024년 32건으로 28% 증가했다. SK그룹(9건), 원익(4건), LX·동원(각 3건) 등 다수의 기업이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을 통한 규제 우회가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해외법인 활동까지 규제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법인의 자유로운 활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내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 기업 활동을 제한한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공정거래법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의 취지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는 것인데, 해외법인을 통한 규제 우회로 인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외법인 관련 규정이 제정된 뒤 제도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의 우회 전략에 취약한 구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법인의 활용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문턱 넘고, 역대급 슬림”…로보락 ‘로봇청소기 1위’ 굳히기 나서

중국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서 '로봇청소기 1위'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진다. 문턱을 가뿐히 넘는 강력한 성능과 역대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제품 론칭쇼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 2종을 공개하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보락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 로보락 론칭쇼'를 개최하고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 등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이날 론칭쇼에는 댄 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과 니콜 한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 장유정 한국 마케팅·PR 매니저 등이 참석해 올해 신제품 라인업과 국내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로보락이 한국에서 신제품 론칭쇼를 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에는 플래그십 모델 '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로보락은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락은 이번 신제품이 기존 모델 대비 성능과 디자인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은 기존 모델보다 청소 성능, 내비게이션 시스템, 도크(정박)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로보락 최초로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센서 높이를 자동 조정함으로써 좁은 공간도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모델 모두 적응형 높이 조절 기능과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갖춰, 청소 환경에 맞춰 브러시·물걸레·본체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에 따라 단일 문턱은 최대 3cm, 이중 문턱은 4cm까지 넘을 수 있어 이동성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본체 두께가 7.98cm로, 로보락 제품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점도 눈에 띈다. 장유정 로보락 한국 마케팅·PR 매니저는 “이번 신제품은 스마트한 기능과 매력적인 디자인이 강점"이라며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보락이 주도하던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그러나 로보락은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기자간담회에서 “건강한 시장 환경을 위해서는 (삼성·LG 같은)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필요하다"며 “이들과 비교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우리가 잘해왔다는 증거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로보락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보안 취약성' 논란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니콜 한 로보락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은 “로보락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이번 신제품 2종 모두 글로벌 인증기관 TUV 인증을 받았으며,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가격은 올리고 맥세이프는 뺀 ‘아이폰 16e’ 승산 있을까?

애플이 주력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성능은 높인 새로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성능 자체에 대해서는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보급형 모델 기준 비교적 높은 가격과 맥세이프 기능이 빠진 것에 대해 불만이 높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애플은 19일(현지시간)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16e'를 공개했다. 2016년 첫 보급형 모델 출시 이후 네 번째 제품이다. 한국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서 오는 28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의 가격은 599달러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 기준으로는 99만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16 시리즈 기본형(799달러)보다 200달러 저렴하지만, 3년 전 선보인 보급형 모델(429달러)과 비교하면 170달러가 올랐다. 아이폰 16e는 최신 A18 칩을 탑재했다. 이 칩은 6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와 4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 16개의 신경망 엔진을 갖췄다. 특히 이전 보급형 모델 대비 CPU 성능이 40% 향상됐다. 카메라도 개선됐다.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광학 손떨림 방지 기능과 2배 광학 품질의 줌 기능을 지원한다. 초당 60프레임의 4K 돌비 비전 HDR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배터리 성능도 눈에 띈다. 최대 26시간의 비디오 재생이 가능하며, 30분 충전으로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애플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모뎀 칩 C1도 탑재됐다. 또 위성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통해 인터넷이 없어도 문자 전송과 긴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원해 이미지 생성과 알림 요약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이번 보급형 모델 출시는 최근 부진한 아이폰 판매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 속에 매출이 11% 줄었다. 아이폰 16e의 성능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구글의 픽셀 9a와 비교하면, 픽셀 9a가 120Hz 주사율의 OLED 디스플레이와 더 밝은 화면, 추가 초광각 카메라를 제공하지만, 아이폰 16e는 프리미엄 디자인과 A18 칩의 우수한 성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A18 칩은 픽셀 9a의 텐서 G4 칩보다 약 72%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만 아이폰 16e가 맥세이프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맥세이프는 아이폰 12 시리즈부터 도입된 기술로, 편리한 무선 충전과 다양한 액세서리 사용을 가능케 했다. 맥세이프 미지원으로 인해 관련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없고, 무선 충전 속도도 7.5W로 제한된다. 아이폰 16e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다소 냉담한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이다. 128GB 모델의 출고가가 99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60~70만 원대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크다. 한 소비자는 “이 가격대라면 차라리 아이폰 16이나 갤럭시 S25가 더 가성비가 좋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연봉 올렸지만…12월 퇴사자 ‘역대급’

삼성전자가 지난해 1만명이 넘는 신규인력을 채용했음에도 직원들의 대규모 퇴사가 이어지면서 인력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경쟁사의 적극적인 스카우트에 삼성전자를 이탈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CXO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퇴사자는 2022년 6189명에서 2023년 6359명으로 170명 늘었고, 지난해엔 6459명으로 100명 더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884명이 퇴사해 월별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2년 12월 448명, 2023년 12월 670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는 작년 전체 퇴사했던 직원 중 13.7% 정도 차지하는 비중이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는 3월에 가장 많은 직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나가는 인원도 많은 특수한 달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에는 채용은 291명으로 당해년도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은 직원을 채용한 반면, 900명 가까운 직원이 퇴사해 고용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지난해 12월에 직원 채용은 최소, 퇴사는 최다였던 달로 기록됐다.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의 인력 유출의 원인으로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의 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은 한국에서 매우 적극적인 인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건국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 등에서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경력 면접을 잇달아 진행했다. 사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당일 면접을 통해 즉시 채용을 결정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연차에 따라 10~20% 임금 인상, 주거비 지원,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 많은 경력직들이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러졌다. SK하이닉스도 당시 적극적인 채용 전략을 펼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경력직 채용에 나선 바 있다. 경력직 식각 엔지니어 3명을 뽑기 위해 구인 공고를 냈는데 200명 가까운 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지원한 사례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작년 삼성전자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500만~29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실제 지급됐던 평균 보수액 1억2000만원보다 약 800만원 많아진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2024년도 직원 보수 총액은 16조1628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사업보고서에 공시될 임직원 급여총액은 15조6779억~16조243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급여액 산출에 필요한 전체 직원 수는 12만5000명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소 측은 작년 반기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상의 직원 수 차이가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9.4%로, 2023년 10.6%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던 2023년의 인건비율이 1년 만에 한자릿수로 낮아진 것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인건비율도 14.7%에서 13.7%로 낮아졌다. 작년 한 해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는 급여 및 퇴직급여 16조원과 복리후생비 3조4148억원을 포함해 총 19조577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은 209조52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향후 1~2년 내 인건비율을 8%대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인건비율 8%대 달성을 위해선 인건비를 1조원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평균 보수는 2018년 1억1900만원에서 2019년 1억8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2020년 1억2700만원, 2021년 1억44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2년 1억3500만원, 2023년 1억2000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가 별도 기준 인건비율을 10% 밑으로 낮추기 위해 재무적 관점에서 상당한 노력을 했다"며 “올해는 핵심 인력 이탈 방지와 인건비 최적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주요 경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상일, 美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과 ‘SEMICON KOREA 2025’ 참관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9일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과 함께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EMICON KOREA 2025'을 참관했다. 이 시장은 자매도시인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과 함께 용인에 본사와 사업장을 두고 있는 반도체 기업 △주성엔지니어링 △서플러스글로벌 △유니테스트 △테스 △라온테크놀러지 등 5곳의 부스를 방문해 해당 기업의 반도체 관련 기술·제품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시와 미국 윌리엄슨 카운티는 지난해 9월 28일 용인에서, 지난달 9일엔 윌리엄슨 카운티에서 자매결연 체결식을 가졌으며 상호교류·협력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 주(State) 윌리엄슨 카운티(County)는 삼성전자가 54조원 가량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테일러 시 등 27개 시(City)를 관할하는 곳이며 반도체 등 첨단기술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이날 이상일 시장과 함께 반도쳬 기업들의 부스를 살펴본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은 △러스 볼레스(Russ Boles) 윌리엄슨 카운티 커미셔너 △드웨인 아리올라(Dwayne Ariola)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시 시장 △벤 화이트(Ben White) 테일러시 경제개발청장 △데이브 포터(Dave Porter) 윌리엄슨 카운티 경제개발청 전무이사 △지은현(Eunhyon Chi) 윌리엄슨 카운티 경제개발청 국제 담당국장 △카메론 굿맨(Cameron Goodman) 윌리엄슨카운티 조지타운시 경제개발국장 △체니 감보아(Cheney Gamboa) 윌리엄슨 카운티 후토시 경제개발국장 △다니엘 모리세이(Danielle Morrissey) 윌리엄슨 카운티 라운드록 상공회의소 국장 등 8명이다. 앞서 윌리엄슨 카운티는 대한민국 반도체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용인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의 교류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 자리에서 “윌리엄슨 카운티와 소속 도시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용인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텍사스 주와 윌리엄슨 카운티에 진출하거나 첨단산업 관련 미국 기업들과 교류·협력할 수 있도록 대표단이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지난달 9일 시장 등 용인특례시 대표단이 윌리엄슨 카운티를 방문한 것을 기념해 '용인시의 날'을 제정하고 테일러 시 삼성전자 반도체 시설 건설 현장 앞에 도로 표지판 '용인대로(Yongin Blvd)'를 세워준 윌리엄슨 카운티의 환대는 감동적이었다“며 "용인특례시도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 방문을 환영하는 뜻에서 기흥구 서농동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앞 도로에 '윌리엄슨 카운티 대로(Williamson County Blvd)' 표지판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오는 21일 윌리엄슨 카운티 대표단과 함께 표지판 설치 현장 등 용인의 몇몇 시설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용인특례시와 윌리엄슨 카운티가 국제도시 간 바람직한 교류·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스 볼레스 윌리엄슨 카운티 커미셔너는 “'SEMICON KOREA 2025'에서 대한민국의 반도체기술과 용인에 있는 반도체산업 관련의 수준 높은 기술력에 감명을 받았고 반도체기술 역량을 품은 용인이 세계 반도체산업의 중심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웨인 아리올라 테일러시 시장은 “테일러시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시설이 건설 중에 있는 만큼 반도체 관련 기업의 유치가 필요하다"며 “용인에서 활동하는 혁신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테일러시에 자리잡는다면 두 도시가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과 미국 윌리엄슨 카운티 사절단이 방문한 'SEMICON KOREA 2025'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산업 전시회다. 전 세계 500여개 기업이 2301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반도체산업의 최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용인은 2023년 1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가입했으며 용인에 있는 기업 중 31개가 이 행사에 참여해 부스를 운영했다.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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