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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세계 1위 등극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메모리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부문에서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2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 34%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론은 25%로 3위다.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에도 현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최정구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 속에서 D램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HBM D램 칩 제조는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해온 기업들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민성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관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HBM D램의 향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AI 수요가 견조해 관세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HBM의 주요 공급처가 AI 서버라는 점에서 이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한 특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카카오 “카카오엔터 매각 확정 안 돼…다양한 방안 검토”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매각설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주주들과 성장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풍문 또는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내용' 공시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의 지속 성장을 위해 주요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명은 '카카오페이지'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권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상장을 강행해도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군살빼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으로 지목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함께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에서 122개로 줄었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인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카오엔터의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포털 다음과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건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 VX,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등장했다"며 “최근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 이익 외에 사회적 책임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돼 있고, 이용자의 민감정보가 집약된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한다면 영리병원 도입 등과 같이 공공성이 후퇴할 것임이 자명하다"며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통제하는 정책 장치가 시급히 마련하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1인 가구 잡고 최대 매출 찍은 앳홈…“생활의 불편함 해결해 고속 성장할 것”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든 홈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 앳홈이 창업 6년 만에 연매출 1150억원을 달성하며 생활가전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공간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운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니 건조기 등이 1인 가구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 앳홈은 소형 가전 브랜드 '미닉스'를 중심으로 미니 김치냉장고, 무선 청소기 등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6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앳홈은 9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미디어 콘퍼런스 '앳홈 넥스트, 2025'를 열고 창립 이후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LED 마스크 사업으로 출발한 앳홈은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해 미닉스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했다. 양정호 앳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형화·프리미엄 중심의 가전 시장에서 소형·1인 가구용 가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미닉스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앳홈은 2023년 450억원이었던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1150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닉스 더 플렌더'다. 한 뼘 크기에 음식물 처리 기능을 충실히 담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1인 가구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은 17만대를 돌파했다. 미니 건조기 역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벽에 타공할 필요 없이 설치 가능한 구조로, 원룸·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공간에 특화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앳홈은 단순한 '미니 가전' 기업을 넘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 대표는 “소형 가전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미닉스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무선 청소기, 바디드라이어, 미니 김치냉장고 등 총 6종의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제품군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뷰티 디바이스 사업도 본격 확대 중이다. 2023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톰(TOMM)'은 첫해에만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물방울 초음파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가정 내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앳홈은 '가전과 뷰티의 생활 밀착형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양 대표는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집에서 보내는 소비자에게 가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며 “미닉스는 주거 공간의 편의를, 톰은 피부 관리의 대중화를 목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앳홈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 참가하며 글로벌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가전 유통업체 '마레스(Mares)'와의 계약을 통해 유럽 수출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북미와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톰의 팝업 행사를 열고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질 혁신도 병행 중이다. 앳홈은 자체 품질연구소 '랩홈'을 중심으로 제품 성능 및 내구성 개선은 물론, 글로벌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자금 확보를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손현욱 앳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로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027년 상반기 프리IPO 라운드를 거쳐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 웨이퍼 명가 ‘SK실트론’ 매각 검토…한앤컴퍼니 인수 유력

SK그룹이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계열사인 SK실트론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70.6%로, 이 가운데 직접 보유한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확보한 19.6%가 포함된다. SK그룹은 실트론 매각 이후에도 SK하이닉스와의 기존 거래 관계는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복수의 사모펀드와 SK 측의 접촉이 진행 중이며, 유력 인수 후보로는 한앤컴퍼니가 거론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거래 규모는 약 3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SK㈜는 실트론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300mm(12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1983년 LG반도체 소재사업부로 출발해 LG실트론으로 분사됐고, 2017년 SK㈜가 6200억원에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SK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9년까지 잔여 지분을 순차적으로 확보해 SK㈜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실트론의 2024년 말 기준 실적은 매출 8443억원, 영업이익 1306억원, 당기순이익 1129억원이다​.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지나 반등세를 보였던 2023년 하반기부터 매출 회복세가 나타났으며, 2024년 들어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웨이퍼 수요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주요 경쟁사는 일본의 신에츠, 섬코(SUMCO),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 등이며, SK실트론은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약 10% 안팎으로 3위권이다. 300mm 실리콘 웨이퍼 외에도 SiC(실리콘카바이드)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소재 개발도 병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SK실트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2024년 SK실트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닉스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대상 매출은 총 305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6.1%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기간 SK실트론으로부터 웨이퍼 등 원재료를 매입한 내역을 별도로 사업보고서에 기재하고 있다​. 양사는 계열 관계를 활용해 공급 안정성과 맞춤형 기술 개발 협업을 진행해 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한 300mm 웨이퍼를 일정 비율 SK실트론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수율 향상과 품질 개선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시너지를 확보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이후에도 장기 공급계약(Long-Term Agreement) 등의 형태로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 간 거래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트론이 하이닉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도 기존 고객과의 계약 유지가 매각 성사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K는 최근 몇 년간 수소·배터리·AI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은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SK렌터카, SK쉴더스, SK넥실리스 일부 사업부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외부 투자 유치나 매각이 진행됐거나 추진 중이다. SK실트론은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 계열사이지만, 공급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이라면 소유권을 유지할 필요는 낮다고 그룹은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트론은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자회사로, 일정 수준의 자금 회수 목적에도 적합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SK㈜는 약 3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이 자금은 AI·소재·에너지 플랫폼 등 SK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SK㈜의 부채비율은 86% 수준이며, 실트론 매각을 통해 50%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그룹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보고서 및 업계 다수의 정황을 종합할 때, SK실트론의 지분 정리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등에 업은 美 빅테크 ‘배짱영업’···韓서 ‘법인세 회피 꼼수’ 심각

애플,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서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수조원대 수익을 내고도 매출·영업이익 등을 축소 신고하는 꼼수를 부리며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치 혼란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이와 관련 강경한 규제안을 내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플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구글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인텔코리아 등 6개사의 최근 회계연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 합계는 4439억5920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는 총 1313억9407만원을 냈다. 각 사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법인 수익을 축소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애플코리아는 2023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매출액 7조8376억3700만원을 올렸는데 매출원가를 7조2267억8100만원으로 잡았다. 전체 매출의 92.2%가 원가였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전기와 비교해 매출이 4%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미국 본사 상황은 다르다. 전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50%대, 영업이익률은 30%대에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영업이익을 3013억1300만원냈다. 영업이익률은 4.2%에 머물렀다.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은 2022년 국정감사 당시에도 나왔었다. 페이스북코리아 역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작년 1~12월 매출액 737억9635만원, 영업이익 222억6078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해 법인세로 중소기업 수준인 54억1369만원을 냈다. 문제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올린 광고 수익이 9545억2514만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광고 '매입비용'으로 9055억1527만원을 잡아 광고재판매수익이 490억987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2023년 기준)는 매출액이 8233억4278만원이지만 영업이익이 120억5208만원에 불과하다고 신고했다. 법인세는 36억1754만원만 냈다. 돈은 전액 OTT 서비스 구독 멤버십으로 벌었는데 '멤버십 구매대가' 등 매출원가가 6959억6036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는 설립 이후 계속해서 납세 현황이 불투명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업 특성을 활용해 국내 법인 수익성을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23년 기준 매출액 3652억7556만원, 영업이익 233억9109만원을 벌어 법인세로 155억1931만원을 냈다. 정치권 및 시민단체들은 구글코리아 매출액이 연간 1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명확한 조세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수년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앱 마켓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싱가포르 법인쪽으로 처리하는 꼼수를 막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구글코리아는 2023년 종업원 급여 명목으로만 1700억원을 지출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7월~작년 6월 매출액 1조4911억8594만원, 영업이익 693억3792만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는 191억6616만원 냈다. 인텔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518억6603만원, 영업이익 156억433만원을 올려 법인세 51억5737만원을 납부했다. 미국 빅테크들의 법인세 회피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서비스 기업 특성상 수익성을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구글이 운영하는 '인앱결제' 매출을 알기 힘들다는 게 대표적이다. 더 큰 고민은 현재 글로벌 정세상 우리나라가 빅테크들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각국에 '협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 기업을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은 대표적인 소비 국가지만 지난해 서비스수지에서는 2930억달러 규모 흑자를 냈다. 인도의 경우 최근 글로벌 IT업체들을 규제하는 내용의 '구글세'를 폐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승연 한화 회장, 1분기 주식재산 45% 급증

한화 김승연 회장의 주식재산이 올해 1분기에만 45% 넘게 증가했다. 반면 국내 주요 그룹 총수 43명의 전체 주식재산은 총 181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가치가 상승한 총수도 다수 있었지만, 상당수는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하며 명암이 갈렸다. 한국CXO연구소는 9일 '2025년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3월 말 기준 상장사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식 보유 방식은 상장사 직접 보유뿐 아니라 비상장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했다. 43명 총수의 주식재산은 올해 1월 초 57조9212억원이었으나, 3월 말에는 57조7401억원으로 줄었다. 감소 규모는 1810억원으로 하락률은 0.3% 수준이다. 주식평가액이 상승한 총수는 27명이었고, 하락한 총수는 16명이었다. 1분기 중 가장 높은 주식재산 증가율을 기록한 인물은 한화 김승연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5175억원에서 7552억원으로 2376억원 이상 증가하며 45.9% 상승률을 보였다. 한화 보통주 주가가 2만7050원에서 4만950원으로 3개월 새 51.4% 급등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김 회장은 오는 4월 30일 보유 중인 한화 보통주 약 848만8970주를 세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외에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39.3%↑),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35.6%↑), 이순형 세아 회장(33.9%↑) 등도 주식재산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 주가 상승 영향으로 주식가치가 1474억원에서 2054억원으로 580억원 이상 늘었다. 박 회장은 1815억원에서 2461억원으로, 이 회장은 1357억원에서 1816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총액 기준으로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총수는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었다. 방 의장의 주식가치는 2조5816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5155억원 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같은 기간 11조90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3213억원 증가해, 조사 대상 총수 중 유일하게 주식재산 10조원을 넘긴 인물로 확인됐다. 반면 주식가치가 크게 하락한 총수들도 다수 있었다.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인물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었다. 서 회장은 1월 초 10조4309억원이었던 주식재산이 3월 말에는 9조7770억원으로 줄며 6537억원 감소했다. 셀트리온 보통주 주가가 18만300원에서 16만9000원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서 회장은 '10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도 같은 기간 1조489억원에서 8115억원으로 2373억원(22.6%) 감소하며 '1조 클럽' 밖으로 밀려났다. 방 의장은 넷마블 주식 2072만9472주를 보유 중이지만, 1주당 주가가 5만600원에서 3만9150원으로 하락하면서 주식가치가 크게 줄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4조2912억원에서 3조7982억원으로 4930억원 줄었고,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도 1조7985억원에서 1조5233억원으로 2752억원 감소했다. 이밖에도 장형진 영풍 고문(18.6%↓),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2.6%↓), 구광모 LG 회장(10.5%↓)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한 총수는 15명으로, 올해 초보다 1명 줄었다. 주식가치 상위권은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2312억원) △2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7770억원) △3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1249억원)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5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순이었다. 이외에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2조6334억원), 최태원 SK 회장(1조6851억원),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등도 '1조 클럽'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지만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은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1조9152억원으로, 이재용 회장에 이어 국내 2위 주식부자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의 '공식 총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그룹 총수 대상 조사에서는 제외됐다. 한국CXO연구소는 이번 조사가 상장사 주식을 직접 보유한 지분뿐 아니라, 비상장사를 통해 우회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한 것이며, 이러한 조사 방식에 따라 주식평가액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 국내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 개 주식종목 중 올해 1분기에 주가가 오른 곳이 내린 곳보다 다소 많았지만, 눈에 띌만한 증가세는 아니었다"며 “올 2분기부터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미중 갈등 등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단독] 네이버 뉴스·데이터 API 플랫폼 연내 출시 가능성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에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 기술·데이터 플랫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상표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안팎에선 시장 주도권 및 이용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란 시각이 나온다. 8일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일 'N 미디어 허브 디벨로퍼스(Developers)'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해당 상표권은 9일 기준 심사 대기 중으로 확인됐다. 이는 출원신청서가 특허청에서 수리됐으나, 심사관 배정이 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네이버가 이같은 상표출원에 나선 이유는 해당 서비스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표법 57조에 따르면, 상표권 획득을 위한 등록 절차는 '출원-심사-출원공고-등록' 순으로 진행된다. 출원 공고 과정은 상표에 대한 특허청의 심사가 통과되더라도 2개월 동안의 숙려기간을 거친다. 이 때 제3자는 해당 상표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이 기간이 지나면 상표권 등록이 완료된다. '미디어 허브 디벨로퍼스'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뉴스 콘텐츠 파트너사(CP)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베타 서비스) 중인 미디어 기술·데이터 지원 창구다. 네이버의 콘텐츠 관련 기술·데이터를 제휴사에 응용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한다. 앞서 2022년 11월 언론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 커넥트 데이'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네이버 뉴스를 통해 수집된 랭킹·편집·주요 뉴스 데이터와 키워드 자동추출 등 기술을 각 언론사 페이지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기술과 기사 핵심 내용 자동 추출 솔루션을 추가 공개했다. 이를 통해 언론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도 △조회·댓글 수 기준 랭킹 상위 기사 조회 △연재 목록 가져오기 △기사 키워드 추출 결과 받아보기 △기사 본문 음성 조회 △기사 요약문 조회 등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언론사 운영상황에 맞춰 세분화된 기술·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플랫폼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상표권 등록 절차를 고려하면, 연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API 생태계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API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들을 연결하도록 지원하는 표준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예컨대 네이버는 현재 뉴스를 비롯해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서비스 검색 결과를 제공하거나 로그인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API를 공개하고 있다. 서비스 연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편의성이 높아져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 단계지만, 정식 출시 이후 검색 제휴 언론사 등으로 이용자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올해 중 API 플랫폼 '카카오 디벨로퍼스' 모바일 앱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고삐를 죄는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컨설팅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PI 관리 시장 규모는 542억달러로 집계됐다. 2032년에는 203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기술 지원 기반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언론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플랫폼 경쟁력 유지 전략이란 분석이다. 다만 네이버 뉴스는 현재 광고수익 배분 모델을 채택, 뉴스에 대한 기여도 측정 기준에 따라 일정 수익을 언론사에 지급토록 돼 있어 세부 계획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언론사와 인공지능(AI) 기업 간 기술-콘텐츠 제휴를 통한 윈윈 사례가 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네이버도 향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네이버의 '온 서비스 AI'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미디어 허브 디벨로퍼스의 기술 지원 API 범위에 향후 AI 기반 서비스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LG, 프리미엄 TV 맞대결…HDR 표준 경쟁에 OLED 점유율 공방까지

프리미엄 TV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고화질 영상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 표준화에서 양사의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경쟁은 점유율을 넘어 영상 기술의 표준 주도권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HDR 기술을 둘러싼 전략 차별화가 대표적이다. HDR은 화면의 밝고 어두운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해 보다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최근에는 TV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콘텐츠 전반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개방형 포맷 'HDR10+'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HDR10+는 라이선스 비용이 없어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용성과 확장성이 강점이다. 삼성은 특히 상업적 로열티가 필요한 돌비비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며, 자사 기술을 통해 HDR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국제 영상 압축 표준인 AV1 코덱 기반의 고화질 콘텐츠와 HDR10+를 결합해, 프리미엄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AV1 코덱을 통해 HDR10+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는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반면 LG전자는 미국 영상·음향 전문기업 돌비(Dolby)의 '돌비비전'을 탑재해 고급 이미지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돌비비전은 보다 정밀한 색상 표현과 밝기 조절 능력을 갖춰 영화, 드라마 등 고화질 콘텐츠 제작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비비전 생태계의 확장성도 LG전자의 강점 중 하나다. LG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TCL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돌비비전을 채택하고 있어 관련 콘텐츠와 기기 생태계가 넓다. LG전자는 여기에 입체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도 함께 적용해, 프리미엄 화질과 음질을 모두 갖춘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측은 “돌비비전은 제작자의 의도를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돌비 애트모스는 현장감 있는 몰입형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HDR10+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DR 표준을 둘러싼 경쟁과 함께, 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삼성과 LG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열린 'AI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OLED TV 가운데 77인치 이상 모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한다"며 “대형 OLED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 OLED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를 앞섰다"고 강조한 데 이은 것으로, 당시에도 양사간 점유율 공방을 촉발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발언은 OLED TV 경쟁 구도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셈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장은 근거가 불분명한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1∼3월 기준 77인치 이상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LG전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사는 최근 OLED TV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깊은 명암비와 얇은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OLED 기반 프리미엄 라인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OLED와 HDR 모두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양사간 경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와 HDR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넘어 브랜드를 구분 짓는 상징적인 요소"라며 “이제는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넘어, 콘텐츠 호환성과 생태계 확장 전략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돈 주는 AI’가 온다…뤼튼 “생성형 넘어 생활형으로 진화”

최근 1000억원대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올해 핵심 비전으로 '생활형 AI'로의 진화를 강조했다. 일상밀착형 AI를 통해 업무 생산성 효율 제고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뤼튼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 2025'에서 '뤼튼 3.0' 개편 방향과 사업 청사진을 공유했다. 202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총 1080억원 규모로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현재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1300억원으로, AI 플랫폼 분야에선 국내 최초로 누적 투자 유치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의장 방한 당시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이달 말 선보이는 '뤼튼 3.0'은 사용자 모든 대화를 기억하고 감정적 교류도 가능한 AI 서비스다. 현재 500만명대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1000만명대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한 핵심 사업 전략은 △1인 1AI 시대 개막 △성능 업그레이드 △AI 이코노믹스 실현으로 압축된다. 서비스의 핵심은 초개인화 기술로 업무·여가활동을 뒷받침하는 'AI 서포터'다. 이용자 정보를 토대로 최적화된 외형·말투·장기 기억 등을 결합한 감성지수(EQ) 레이어를 통해 AI와 감정적 교류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보다 10배 더 향상된 메모리 성능으로 이용자의 정보 저장 공간과 시간을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국민 5000만명에게 각 개인에 최적화된 AI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개인화 기술 향상을 위해 다양한 AI 모델을 서비스 특성에 맞게 골라 사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택했다. 개발 비용·시간은 줄이면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자체 모델과 외부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글로벌 빅테크가 개발한 최신 모델을 탑재했다. △이용자 의도 파악 △도구 추천 알고리즘 △최신 AI 모델 활용 △검색 데이터베이스(DB) 현지화 △검색 자동화 모델 등을 통해 사용 만족도를 35%가량 끌어올렸다고 회사는 밝혔다. AI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앱테크 기능을 강화했다. 함께 도입되는 'AI 재테크'는 기존의 무제한 무료 서비스를 넘어 사용자가 AI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앱 내 광고 시청, 출석체크, 도구 체험 등 미션 수행을 통해 캐시를 적립할 수 있는 구조다. 향후 캐시 인출·결제 기능도 도입해 서비스 영역을 계좌 연동, 체크카드, 커머스 연결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AI 이코노믹스 체계'가 핵심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앱 활동에 대한 보상 체계를 통해 신규 이용자 유입을 늘리고,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를 다양화해 매출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동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체계가 한 번에 맞아떨어지게 구축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용자 증가세에 따라 테스트와 미션을 추가·삭제·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공혜진 광고(AD)비즈니스 파트장은 “AI 재테크 기능과의 연동을 위해 현재까지 확보한 제휴사는 20~30개 정도며, 모바일·지류 상품권 형태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업체를 우선 공개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카카오 등 기업이 운영하는 페이 서비스와 같은 금융모델로 발전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세영 대표는 “2년 전 MAU 30만명대를 기록할 때도 우리의 꿈은 'AI 시대의 포털'이었고, MAU 5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그 목표는 유효하다"며 “과거 인터넷 전화기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던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만들었던 것처럼, AI 에이전트 기술이 더 많은 기업에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넥스트 포털'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뤼튼은 오는 14일 AI 개발 프레임워크 '에이젠티카'와 프론트·사용자환경(UI) 자동화 개발 도구 '오토뷰'를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전망치 상회 ‘안도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안도했다. 통상 분야 각종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까지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전년과 비슷한 성적을 내며 선방했다.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0.15% 줄어든 수치다. 작년 2분기(10조4439억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쪼그라들다 3분기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84% 늘어난 79조원이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잠정 실적 집계 오차가 수천억원 단위까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3분기 올린 역대 최대 기록(79조1000억원)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매출액 예상치도 75조원 수준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비수기인데다 관세전쟁 등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조4927억원이었다. 이날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예상 외로 호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한다. 메모리 분야에서 3조~4조원 가량 이익을 내고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를 1조원대로 줄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DS에서 영업적자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었다.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수혜를 입어 반도체 재고가 예상보다 감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 관세 부과 전 전자제품 사재기 현상이 일부 나타난 게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게 D램 출하량 자체를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모바일경험(MX) 부문에서는 '갤럭시 효과'가 돋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4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MX부문은 통상 'S시리즈'가 출시되는 1분기 실적이 뛰었다 2~4분기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작년 영업이익을 보면 1분기 3조5100억원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2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의 경우 갤럭시 S25 시리즈가 사전계약 당시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21일만에 100만대 판매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 기록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추가하며 프리미엄 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사전 판매 당시 가장 비싼 '울트라'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생활가전(CE) 및 하만 부문도 호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세 부과 이전 각종 제품을 구매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이에 따른 수혜가 일정 수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주주들과 소통 강화 차원에서 실적·경영 관련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답변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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