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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키옥시아 투자 손실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KIOXIA·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손실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투자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반도체 업계 내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보라고 조언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가 공개한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에 키옥시아 관련 금융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은 1239억1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조6558억원, 2022년 1조882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그 폭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약 3조9100억원을 투자해 키옥시아의 지분 약 19%를 확보했다. 키옥시아 전체 몸값은 20조원으로 평가한 딜이었다. 구체적으로 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 L.P.(SPC1)와 BCPE Pangea Cayman2 Limited(SPC2)라는 두 개의 SPC를 통해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관련 투자 자산 가치는 총 3조5062억7200만원으로, 이는 SK하이닉스 전체 자산의 약 2.93%다. SPC1에 대한 지분 투자가 2조961억5400만원, SPC2에 대한 전환사채 투자가 1조4101억1800만원이다. 키옥시아 관련 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상장 효과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630억엔(약 8조1000억원)으로 마감했다. 현재 키옥시아의 주가는 당시보다 상승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주가가 올랐음에도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장부가 대비 손실 상태에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의 회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옥시아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재무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한 상태다. 솔리다임 인수와 관련해 아직 잔금 지급이 예정되어 있어, 솔리다임 관련 회계를 SK하이닉스에 반영하는 것은 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투자회사인 키옥시아와의 시너지가 확실하지 않다면 자회사인 솔리다임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수익성 측면이 아니라 전략적 포지셔닝 차원에서 평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키옥시아는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특히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러한 투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그동안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투자 이후 여러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지난 2023년 6월에는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M램(MRAM)'의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키옥시아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한 바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적인 손실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최다 판매’ 갤S25 고맙다… 번호이동 6년만에 최고치

지난달 국내 통신시장 번호이동(번이) 수가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애플의 보급형 휴대폰인 아이폰 16e가 출시됨에 따라 이같은 흐름이 유지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이 건수는 57만564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6.4% 급증한 수치로, 지난 2019년 11월(56만5866건) 이후 최대치다. 전년(50만4119건) 대비로도 약 14.1%가량 늘었다. 번호이동은 기기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을 뜻한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하는 주요 가늠자로 활용된다. 해당 지표가 늘어난다는 건 시장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신 3사·알뜰폰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SK텔레콤(SKT) 11만6186건, KT 8만2342건, LG유플러스는 8만9623건으로 각각 18.3%, 26.5%, 23.6% 증가했다. 알뜰폰 또한 28만7491건으로 11.1% 늘었다. 업계에선 지난달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S25 시리즈가 번이 건수를 견인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신형 플래그십 단말이 출시되면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번이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앞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사전 예약 기간(1월24일~2월3일) 동안 130만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7일 정식 출시 이후 21일 만인 지난달 28일엔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시리즈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최단 기간 신기록이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유입이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알뜰폰으로의 번이 건수 순증 규모는 26만5668건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이 중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이용자수는 총 10만890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알뜰폰 번이 건수의 40%가량을 차지하며, 전월(8만201명) 대비로는 35% 늘었다. 이는 신형 플래그십 단말을 구매할 때 '자급제 단말+알뜰요금제' 조합을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부터 알뜰폰 업계를 중심으로 월 1만원 후반대에 데이터 2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가 속속 출시됨에 따라 추가 유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말 애플의 아이폰 16e가 출시됨에 따라 시장 활성화 추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새학기 특수로 청소년 자녀를 둔 고객들의 잠재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다만 아이폰 16과의 가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아이폰 뒷면에 자석 처리가 된 맥세이프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번이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됐던 1월·7월의 증가세가 뚜렷했고, 그 이후엔 감소했다가 소폭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며 “아이폰 16e 판매량의 경우 3월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수요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알뜰폰 저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번이 수요도 적잖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 급여·배당 2배 뛰는데 연구개발비 상승은 ‘찔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임직원 급여와 주식 현금 배당액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게 책정하면서 연구개발비는 21%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역대급 실적' 열매를 임직원·주주들과 우선 나눈 모양새다. 5일 SK하이닉스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5조7362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7조6400억원) 대비 2배 이상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1조3314억5200만원)과 순이익(17조6404억원)은 흑자 전환했다. HBM을 포함한 D램 분야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2023년 20조725억원 수준이던 D램 매출은 지난해 43조8595억원으로 급등했다. 낸드플래시 성적도 6조8982억원에서 11조3612억원으로 올랐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총계가 54조5183억원에서 71조2271억원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과급 지급 등 여파로 작년 인건비는 2023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3779억5300만원이었던 급여가 7394억3600만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전체 증가폭(1조8400억원→2조1941억원)의 대부분이 해당 분야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성과급 지급액을 두고 일부 노동조합들과 갈등을 겪었다. 초과이익성과급 1000%, 특별성과급 500%등 총 1500%의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고서도 추가 협상을 벌여야 했다. 회사 노조 3개는 연대를 통해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특별성과급 규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측은 결국 이와 별도로 임직원에게 자사주 30주씩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도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적자를 냈던 2023년에도 현금배당을 8257억원어치 했는데 지난해는 1조5201억원으로 뛰었다. 배당성향은 8.62%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밸류업 운동'이 본격화하며 이에 발맞춘 행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등 첨단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사용액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2023년 3조6298억원에서 4조4723억원으로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결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4조1013억원에서 4조8541억원으로 많아져 증가폭이 더 작았다.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2022년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4조221억원이다. 당시 회사 매출액은 37조8787억원, 영업이익은 7조6609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사 보수 한도 하향 등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오는 27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곽노정 대표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5% 하향 등을 상정했다. 하영구 이사회 의장 임기가 만료돼 전체 이사 수가 10명에서 9명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보수 한도가 200억원이었던 작년에도 실제 지급액은 약 43억원에 불과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전분기 있었던 특별상여금 악영향이 사라지는 반면 낸드 부문에서는 재고자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쟁사의 HBM 공급 부진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 실적은 업황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U, 방위비 1229조원 증액…K-방산, 또 시동 건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개입 없이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유로(약 1229조원)의 방위비 증액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방위산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또 한 번 넓힐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제안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파행을 빚은 직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을 중단한 직후 나온 것이다. 미국이 유럽에 제공했던 '안보 우산'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행보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우선 EU 예산으로 1500억 유로(약 230조원)의 차관을 회원국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 △방공 체계 △미사일·포탄 △드론 등 각종 군사 장비를 회원국 간 공동 조달에 활용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재정 적자·국가 부채를 각각 국내 총생산(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하도록하는 EU 재정 준칙 적용을 유예하겠다며 '국가별 예외 조항'도 언급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원국들이 국내 총생산(GDP) 중 국방비를 평균 1.5% 가량 증액하면 EU 차원의 제재 부담 없이 4년 간 6500억 유로(약 998조원) 상당의 재정적 여유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EU 27개 회원국 중 23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상태이고, 국방 예산은 GDP 중 2.0% 수준인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대로라면 3.5% 수준으로 껑충 뛰게 된다. 집행위의 계획은 회원국 간 합의를 요하는 만큼 오는 6일 개최되는 특별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EU가 방위비 증액에 적극 나서자 영국 BAE 시스템즈·독일 라인 메탈·프랑스 에어버스 등 유럽 주요 방산 기업들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유럽 각국의 발주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냉전 종식 이후 30여년 간 정부-관련 업체들 간 신뢰 관계가 무너졌고,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기조에 따라 방산업계는 위험하고 사회적 이익이 없는 산업으로 인식돼 금융권이 대출과 투자를 기피해와서다. 그간 독일 시중 은행들은 티센크루프 그룹 매출 중 10% 이상이 방산 부문에서 나오면 대출을 규제하겠다고 위협했고, 8310억 스웨덴 크로나(약 116조원)를 운용하는 스웨덴 최대 자산 관리 기업인 SEB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그간 방위 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금지해왔다. 그랬던 만큼이나 유럽은 방산 제품의 현대화에 게을렀고, 독일-프랑스 간 주도권 싸움 탓에 차세대 전투기·전차 개발 사업은 진척을 보이지 못해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한국산 무기를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국과 같은 신흥 방산 강국에 또 다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앞서 2020년 연간 30억달러 수준이던 K-방산 수출액은 2021년 73억달러, 2022년 173억달러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200억달러를 밑돈 것으로 추산되지만 올해 국내 방산 기업들의 성장세는 이번 유럽의 대규모 방위비 증액을 계기로 재차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방산업계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폴란드를 유럽 시장 내 KF-21 보라매·FA-50 마케팅 거점으로 삼아 2023년 10월 현지에 중부 유럽 사무소를 차렸고, 슬로바키아·불가리아 등 나토 회원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2 흑표 전차를 앞세운 현대로템은 2023년 상반기 조직한 '폴란드 법인'의 명칭을 '유럽 방산 법인'으로 바꿔 관할 지역과 역할을 확대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수주 잔고가 32조4000억원이고 수출 비중은 68%였다"며 “올해 러-우 휴전 여부와 관계 없이 주요국 국방비 확대 추세 지속에 따라 방산 매출은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I 전쟁 불붙은 통신업계, 빅테크 우군 확보 온힘…글로벌 공략 속도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수익화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빅테크 우군'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빅테크와 경쟁하기보단 협력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글로벌 고지전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손잡고 글로벌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자사 AI 비서 '익시오' 기능을 고도화하는 게 골자다.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익시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를 접목해 통화 내용과 관련이 있는 사물이나 상황, 장소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검색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익시오에 '구글 검색으로 그라운딩'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제공해 오던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사용자를 이해하고 맞춤형 행동을 제안하는 '액셔너블 AI'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통신 3사는 그동안 자체 솔루션 및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주력해 왔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매년 막대한 규모로 투자하는 빅테크와 직접 맞붙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공통적으로 AI 수익화를 목표로 잡은 상황을 감안하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앞으로 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AI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미국 메타와 AI를 활용한 세로형 릴스 제작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마케팅 분야에서 협업해 왔다. SK텔레콤은 글로벌향 AI 비서 '에스터'에 미국 AI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의 검색 엔진을 탑재하는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 엔진을 공동 개발하고, 올해부터 양사 서비스 결합 형태의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에서 사람과 소통하는 대화형 방식으로 검색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앤트로픽을 시작으로 퍼플렉시티, 람다, 펭귄 솔루션스 등 글로벌 주요 AI 기업에 투자해 사업 협력을 강화해 왔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통해 멤버사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5개년 파트너십을 통해 GPT-4o 기반 한국어 특화 AI 모델·서비스 공동 개발 중이다. 사내 업무 영역에 MS의 AI 모델 코파일럿을 도입, 실사용 사례를 만들고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연내 경량모델 'Phi(파이) 3.5' 기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누적매출 5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일(현지시각)부터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선 MS와 공동 개발한 탄소 배출량 분석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기존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계산 뿐 아니라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2~3개월 걸리던 작업 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이들은 향후 AI 동맹 범위를 확장해 글로벌 진출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중 북미 지역에 '에스터'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해외 시장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진출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이용자 저변을 먼저 확보한 후,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AI 비서 및 연계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투자했던 비용들을 수익화로 연결하는데 신경써야 할 시점"이라며 “빅테크의 LLM이나 고도화된 기술을 내재하면서 한국어 특화 경량모델(sLM)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슈 분석] 보조 배터리만 위험하고 노트북은 괜찮나요?…항공업계 배터리 규제 실효성 지적

최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화재 사고 이후 보조 배터리에 관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를 탑재한 노트북 등의 제품들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정책을 유지해 관계 당국과 항공사들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승객 편의와 안전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ARAIB)는 지난 1월 28일 김해공항 계류장에서의 에어부산 391편(HL7763) 화재 사고에 대한 현장 감식을 마치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내 후방 선반 속 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승객들의 증언과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당시의 사진도 공개됐지만 아직까지 당국의 공식 입장 발표는 없는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보조 배터리나 전자 담배와 같은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내장된 소형 장치가 발화점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 기내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표준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표준안은 △배터리 기내 반입 용량·수량 제한 △보조 배터리 단락 방지 조치 강화 △보안 검색 강화 △보조 배터리·전자 담배 기내 선반 보관 금지·사용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 표준안에 따라 에어부산은 탑승구에서 휴대 수하물 내 배터리 소지 유무를 사전 확인하고, 기내에서는 탑승구에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수하물만 선반에 보관될 수 있도록 통제를 강화했다. 보조 배터리의 기내 탑재를 전면 금지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 탑승객 스스로의 점검을 유도하고 배터리의 이상 현상이나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탑승구에서 휴대 수하물 내 배터리가 있는지를 점검해 스티커나 택 등의 별도 표식을 부착하고 기내에서는 표식이 부착된 수하물만 선반 보관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좌석에 부착된 주머니에 휴대용 보조 배터리 보관용 지퍼백을 비치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했고 이른 시일 내 시행한다. 그러나 당국과 항공사들의 정책 초점이 보조 배터리와 전자 담배에만 맞춰져 있어 합리적이지 않고, 탁상 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PC·카메라·드론·액션 캠 등도 보조 배터리나 전자 담배와 마찬가지로 같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항공·우주 커뮤니티 '플라이터스'에는 이와 같은 정책을 성토하는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보조 배터리 압착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예방 대책을 세워야지, 아예 못쓰게 막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회원은 “보조 배터리를 굳이 좌석에 꺼내놨다가 고의 또는 실수로 좌석 사이에 끼어 종전 대비 훨씬 불이 많이 날 확률에 대해서는 왜 생각을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일관성 없는 정책 아닌 과학적 근거 기반의 안전 대책이 요구되고, 승객 편의와 안전을 모두 고려함으로써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열폭주와 폭발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리튬 배터리 화재 진압 파우치와 내열 장갑을 기내에 도입했다. 화재 진압 파우치의 외피는 160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방염 소재인 실리카로 만들어졌고, 내부는 질석 패드로 구성돼 있다. 파우치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질석이 열기에 녹아 배터리를 덮으며 산소를 차단해 자체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항공기에 화재 진압 파우치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안전한 항공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명소노, 소액주주 반대 불구 유상증자 강행 나설듯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떠오른 대명소노그룹의 다음 움직임에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한 상황에서 기존 전략을 재검토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특히 경영권을 확보하기 이전에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추진할지도 관건이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반대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대명소노그룹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계와 M&A 업계에서는 유상증자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영권 인수의 명분을 제대로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인수·합병을 손쉽게 진행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결국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기 위해 소액주주의 반발을 감수하고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가 사실상 막바지를 맞이했다. 지난달 26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르면 오는 31일 대명소노그룹의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기존 대주주였던 ㈜예림당 등에 잔금을 지급하고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 46.26% 인수한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의 지분 28.02%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대명소노시즌(10%)을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거래를 순조롭게 마무리한다면 54.79%를 확보하게 된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이 더 훌륭한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지만 현재 경영진의 무능과 재무건전성 문제로 실적이 좋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최근 예림당 측과 협상이 급진전하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필요하지 않는 상황을 맞이했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지분을 과반수 이상 확보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 필요성이 낮아진 탓이다. 반면 티웨이항공소액주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액주주 연대는 공개매수를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인수 절차 준수, 인수 목적 및 장기적 경영전략 공개, 주주가치 보호를 고려한 재무 계획 및 소액주주 권리 침해 방지 등을 요구하며 지분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소액주주들은 46.5%의 무시 못할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전부 뭉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대명소노그룹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의 다음 전략을 위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감수하고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도 인수해 티웨이항공과 합병을 통해 대형 항공사 수준으로 체급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10월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의 지분 50%를 471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대명소노그룹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의 잔여 지분 50%에 대해 올해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을 부여받았다. 재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오는 6월 콜옵션을 행사해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경영권을 확보할 수는 없지만 티웨이항공 인수 과정에서처럼 유상증자 등을 활용해 경영권 확보를 노릴 수 있는 유의미한 지분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향후 소노인터내셔널보다는 티웨이항공이 전면에 나서 에어프레미아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이 에어프레미아의 대주주가 된다면 향후 합병 작업을 훨씬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인수 단계에서 반발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명분 측면에서도 대명소노그룹 스스로가 내세운 재무건전성 개선 명분을 바로 번복한다면 티웨이항공 임직원들과의 통합 작업에서 반발을 맞이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 입장에서는 향후 에어프레미아 M&A에 활용할 수 있도록 티웨이항공에 대한 유상증자를 기존대로 단행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을 활용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는 방식이 항공사끼리의 통합에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도 이 같은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유상증자는 이사회에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보급형 스마트폰 韓·美·中 격돌… 갤럭시 승부수는 ‘AI 가성비’

미국·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애플이 주력 제품군 대비 가격이 200달러(약 29만원) 이상 저렴한 신모델을 내놨고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폰'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형 'A 시리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최초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시장 최강자인 미국 애플은 지난달부터 '아이폰 16e'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16e 가격을 599달러(약 87만원)로 책정해 가격 장벽은 낮췄지만 자체 개발한 A18 칩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은 끌어올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해 이미지 생성 및 알림 요약 같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 신모델을 선보인 것은 2022년 이후 3년만이다. 이에 앞서 2016년과 2020년 각각 한차례씩 제품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 회사는 한국에도 아이폰 16e를 출시하며 삼성전자의 '안방'을 노리고 있다. 국내 출고가는 128G 기준 99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샤오미는 포코(POCO) 브랜드의 대표 상품 'X7 프로' 판매 영토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포코는 2018년 론칭 이후 전세계에서 7400만대 이상 팔린 '가성비폰'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레드미(Redmi)' 브랜드를 앞세우지만 적당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를 오는 10일부터 국내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작년 나왔던 포코 X6 프로는 쿠팡 라이브에서 5분만에 준비된 재고가 완판되기도 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에 플래그십 디멘시티 8400-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해 빠른 반응 속도와 고사양 게임 최적화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6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90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것도 해당 제품의 특징이다. 중국 오포는 동남아시아 등 특정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A3x', 'A3' 등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누르고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 자리도 꿰차고 있다. 비보의 경우 인도 시장만을 위한 저가형 제품 'V40e'를 내놓는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판매를 늘리려는 업체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포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아이폰 판매가 꾸준히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중국 매출액은 현지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10% 이상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AI다. 회사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참가해 신형 갤럭시 AI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제품에는 모바일용 AI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기존 갤럭시 S25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서클 투 서치', '편집 제안', 'AI 지우개' 같은 기능도 들어간다. 기본 성능도 끌어올려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갤럭시 A56 5G에 '엑시노스(Exynos) 1580'을, 갤럭시 A36 5G에 '스냅드래곤6 Gen 3'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는 두 모델 모두 6.7형 FHD+ 슈퍼 아몰레드를 채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억6000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iOS보다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갖춘 보급형 제품을 위주로 판매가 늘 것이라는 게 IDC의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 MWC서 존재감 키운다…‘AI·하드웨어 혁신’ 스마트폰 공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공지능(AI) 기술과 하드웨어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새롭게 공개된 '샤오미15 시리즈'에는 샤오미의 자체 AI 기술 '하이퍼 AI'를 지원하는 운영체제(OS) '하이퍼 OS 2'가 탑재됐다. AI 기반 작문, 음성 인식, 사진·영상 편집 등 사용자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또한,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와 연동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와 유사한 AI 경험을 제공한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된다. 윌리엄 루(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올해 AI, OS, 칩셋 연구·개발(R&D)에 40억달러(약 5조8368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너도 AI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5년간 100억달러(약 14조5930억원)를 투자하는 '알파 플랜'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초지능 스마트폰 개발을 가속화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생태계 확장을 추진한다. 아너 측은 “스마트폰 제조 업체를 넘어 세계적인 AI 기기 생태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AI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영역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MWC 2025에서 가장 큰 부스(9000㎡, 약 2700평)를 마련한 화웨이는 세계 최초 트리플 폴더블(트리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공개했다. 메이트 XT는 지난해 9월 중국 출시 직후 예약 판매 300만건을 돌파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메이트 XT는 펼쳤을 때 10.2인치의 대화면을 제공하면서도 두께는 3.6㎜로 얇아 휴대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6'(펼쳤을 때 5.6㎜)보다 2㎜ 더 얇다.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서 '더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화웨이의 기술력이 삼성 대비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로 평가받던 중국 업체들이 AI·하드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샤오미(14%)가 바짝 뒤쫓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3%로, 화웨이(23%)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MWC 2025에서 '갤럭시 AI'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며, 모바일 트렌드 주도에 나섰다. 그러나 샤오미가 AI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삼성 AI폰만의 차별성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또한 화웨이가 트리폴드폰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S25'보다 얇아진 '갤럭시S25 엣지' 시제품을 공개하는 데 그쳐 폼팩터 경쟁에서도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혁신과 하드웨어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시장 내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AI 기술과 하드웨어에서 더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구광모 LG 대표, 인도서 ‘제2 도약’ 추진 선언

구광모 ㈜LG 대표가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했다. ㈜LG는 4일 구광모 대표가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인도를 방문해 벵갈루루와 뉴델리를 찾아 R&D와 생산, 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선진시장이 아닌 이머징 마켓 인도를 찾은 것은 소비·생산·R&D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 인도에서 시장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도는 인구수 약 14억5000만명으로 세계 1위, 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전체 인구 중 25세 미만이 약 40%인 6억 명에 달하는 젊은 국가로, 향후 20년간 주력 소비계층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2030년 인도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 대표는 뉴델리의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구 대표는 인도의 실리콘밸리인 벵갈루루에 위치한 LG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글로벌 R&D 거점인 인도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폈다. 이 연구소는 LG 해외 연구소 중 베트남 R&D법인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크며, 2000여 명의 현지 개발자가 한국 본사와 협업하며 webOS 플랫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SW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구 대표는 “가속화되는 SW 기술 혁신에 대응하고 우수 R&D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래 SW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R&D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꼭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는 현재 SW 개발자 5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만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폭넓은 IT 인재 풀을 가지고 있다. LG는 지난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하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후,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30년 가까이 철저한 현지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해 왔다. LG전자는 현재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 새로운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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