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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협회, ‘뉴스 무단 이용’ 네이버 공정위 신고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협회는 24일 네이버가 자사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하이퍼클로바' 및 '하이퍼클로바X' 개발·운영 과정에서 언론사의 핵심 자산인 뉴스 콘텐츠를 무단 학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네이버가 관련 학습 데이터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에서 뉴스 콘텐츠를 부당 이용해 언론사의 저작권 및 권익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네이버의 행위에 대해 “국내 검색 시장 및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와 언론사와의 뉴스 제휴 계약 관계에서 발생하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결과"라며 공정거래법 제5조(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금지) 및 제45조(불공정 거래행위 금지)를 위반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 즉각 중단 및 시정조치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 △뉴스 콘텐츠 이용에 대한 공정한 대가 지급 기준 마련과 대가 지급 △AI 기술 발전과 언론이 상생하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번 신고가 개별 기업의 불공정 행위 시정을 넘어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언론 다양성 확보를 통해 민주주의 사회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는 단순히 개별 언론사의 피해를 넘어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의 기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여론의 다양성을 저해함으로써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이 정당한 대가 없이 뉴스 콘텐츠를 무단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안 콘텐츠 생산자인 언론사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양질의 뉴스 생산 위축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의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지향은 “세계적으로도 언론사와 AI 개발사·디지털 플랫폼 간의 공정한 관계 정립을 위한 경쟁 당국의 조사나 관련 입법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2023년 관련 약관을 개정한 후 언론사의 동의 없이 뉴스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AI 학습에 뉴스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있었으나, AI와 AI 모델의 상업적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해당 약관을 개정, 학습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서 “저희가 뉴스 관련 AI 기술을 언론사에 제공하고, 언론사는 저희에게 뉴스를 학습적으로 이용하는 권리를 주는 구조의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유심 정보 털린 SKT, 고객에 직접고지 없어… 침묵하다 치명상 입을라

최근 서버의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입은 SK텔레콤(SKT)이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객에게 해킹 소식을 알리는 것도 지연되면서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T 측은 유출된 정보도 민감한 개인정보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해외의 경우 심각한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있어 주의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SKT은 지난 19일 밤 발생한 자사 핵심 시스템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부분의 고객에게 직접적인 주의 문자를 발송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고객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SKT 서비스 페이지인 T월드 내 공지사항이 전부다. 이처럼 이용자 보호 조치가 미흡한 가운데, 유심(USIM) 인증정보 유출이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T의 핵심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격자는 SKT의 홈가입자서버(HSS)에 악성코드를 삽입해, 유심(USIM) 관련 정보 일부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고 발생 시각은 오후 11시 무렵으로, SKT는 약 40분 만에 이를 감지하고 악성코드 삭제 및 관련 장비 격리에 나섰다. HSS(Home Subscriber Server)는 LTE와 5G 네트워크에서 가입자 인증과 통신망 접속 권한을 통제하는 핵심 장비로, 고객의 IMSI(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 번호), 인증키(Ki) 등의 민감 정보를 포함한다. SKT는 사고 다음 날인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고, 22일 오전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에 유출 정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SKT는 자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사건 발생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고객 대상 직접 고지(MMS)가 아직 시작되지 않아 논란이 확산 중이다. SKT는 사고 발생 후 약 72시간이 지난 시점에 고객들에게 공지했으며, 그마저도 홈페이지 게시 공지로 한정됐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PIPA)이 명시한 '지체 없는 통지' 원칙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 유출 규모가 1만명 이상인 경우에는 홈페이지 게시로 대체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보다 적극적인 통지가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사고 이후 SKT는 '유심 보호 서비스' 무료 가입을 안내하며 고객 불안을 해소하려 했지만, 이 서비스는 옵트인(opt-in) 방식이어서 가입자의 자발적 신청이 필요하다. 정작 고객에게는 공지가 제대로 닿지 못했는데, 고객의 자발적인 신청이 필요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심지어 SKT의 해킹 공격 최초 인지 시점이 고객 정보 탈취를 인지한 날로 알려진 19일보다 하루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얘기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침해사고의 발생 일시, 원인 및 피해 내용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나 KISA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ISA에서도 SKT가 24시간 내 해킹 공격을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T 측은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가입자가 많아 한 번에 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개별 안내를 받은 고객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GDPR은 침해 사고 발생 시 72시간 내 규제당국 신고와 동시에, 이용자 대상 직접 통지를 원칙으로 요구한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행 법제는 '피해자 특정이 어려운 경우' 홈페이지 공지로 갈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글로벌 기준 대비 고객 보호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건이 심각해질 수 있는 이유는 유출된 정보의 성격이다. SKT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계좌번호 등 전통적인 개인식별정보(PII)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 IMSI와 Ki는 단순 식별자 수준을 넘어서 네트워크 접속을 위한 인증 자격증명(Authentication Credential)이 가능한 정보다. 특히 Ki는 USIM 복제(SIM Cloning) 공격의 핵심 정보로, 유출 시 심 스와핑(SIM Swapping) 등의 2차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심 스와핑이란 심 카드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바꿔치기한 뒤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통과해 타인의 금융 자산을 탈취하는 범죄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유사한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2018~2019년 동안 수백만 달러의 암호화폐가 심스와핑 공격을 통해 탈취된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미국의 대형 통신사 T-Mobile은 지난 2020년 2월 발생한 심 스와핑 사건으로 고객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3300만달러(약 47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의 공격자는 심 스와핑으로 고객의 전화번호 통제권을 탈취해서 문자 메시지(SMS) 기반의 2단계 인증 코드나 비밀번호 재설정 링크 등으로 모두 가로채고, 이를 통해 고객의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해 이를 탈취했다. 결국 유심 정보가 해당 고객의 이름이나 주민번호 등의 식별정보는 아니더라도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SKT는 본 사건에 대해 '유심 정보에는 성명, 주소, 주민번호,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라는 프레임을 강조했지만, 기술적·실질적 위험성을 축소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보보호 업계는 이번 사고가 기술적으로는 해커가 고도의 내부 접근 권한을 활용했거나, 특정 시스템의 제로데이 취약점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해킹 경로는 조사 중이지만, HSS 서버라는 고도 보안 시스템이 뚫렸다는 점에 따라 SKT의 전반적인 보안 아키텍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 PIPC는 현재 SKT와 공동으로 사고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향후 개인정보 유출 범위와 피해 고객 수가 특정되면, SKT는 법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23년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6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의 핵심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통신사 보안은 기술보다 '투명한 대응'과 '사전 예방 체계'에 달려 있는데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성남시, ‘스마트 에너지 통합 플랫폼’ 내년 7월까지 확장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성남시는 24일 '경기RE100 선도사업' 공모에 선정돼 내년 7월까지 15억6893만원(도비 4억원 포함)을 들여 '스마트 에너지 통합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스마트 에너지 통합 플랫폼은 공공 청사, 단독·공동주택, 점포 등 건물의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방법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시는 이 플랫폼을 통해 관리하는 건물을 현재 복지시설(3곳), 소상공인 점포(5곳), 공동주택단지(10곳), 단독주택(30곳) 등 48곳에서 218곳을 추가해 모두 266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확대 대상 건물(218곳)은 △시·구청, 동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건물 54곳 △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설치된 건물 158곳 △공동주택 6곳 단지다. 성남시청사 건물엔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설치해 층별, 공간별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고, 전력 사용량을 5%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태양광 등이 설치된 건물엔 해당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발전량 수집 장치를 달아 가동률, 발전 효율, 고장률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전기 사용을 줄이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성남수요자원거래 사업 참여 단지는 모두 16곳 단지로 늘려 운영한다. 전기요금 절약에 관한 동기를 부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성남시 관계자는 “에너지 통합 플랫폼 확장을 통해 관리 대상 건물은 새어나가던 전기요금 잡게 될 것"이라면서 “전기량 절감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날 중원구 하대원동 일원에서 추진된 '삼남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를 받아 공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공동주택을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성남시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소규모 재건축사업 사례다.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사업 시행구역 면적이 1만㎡ 미만이며 노후·불량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 수의 60% 이상, 기존 주택 세대수가 200세대 미만인 소규모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사업시행계획 인가 시 함께 제출할 수 있어, 절차가 간소화되고 대규모 단지에 비해 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이번에 준공된 삼남아파트는 연면적 2670㎡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5층, 2개 동 117세대 규모로 조성됐다. 해당 아파트는 1986년 105세대로 지어졌으나, 노후화로 인한 주거 불편이 지속되면서 2019년 조합이 설립됐다. 이후 2021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2022년 착공해, 조합 설립 6년 만인 지난 4월 21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번 준공은 소규모 재건축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더 많은 지역이 쾌적한 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이상일, “반도체 기업 맞춤형 ONE-STOP 행정지원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변신중”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가 '반도체 기업투자 ONE-STOP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시는 글로벌 반도체산업 중심도시 조성을 위해 기업 유치부터 투자 환경 조성, 행정 인·허가, 정주여건 조성, 기업의 사회공헌까지 기업 운영 전 분야에 걸쳐 지원책을 펼쳐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투자 ONE-STOP 행정지원'은 시와 기업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하며 시 관계부서 공직자들은 기업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현장 의견을 접수하고 소통과 조율을 위한 창구 단일화로 행정절차를 간소화했다. 시의 '반도체 기업투자 ONE-STOP 행정지원'은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 신속하게 진행하고 기업과 인허가 관련 부서의 이견을 조율하는 소통 창구를 단일화해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해 인허가 처리 속도를 단축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까지 유도해 지역주민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반도체 기업투자 ONE-STOP 행정지원'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시의 지원으로 ㈜고영테크놀로지는 건축물의 용도변경과 사용승인 등 행정절차를 원활하게 마무리 짓고 올해 3월 수지구 상현동으로 본사 및 지주사를 이전했다. 시는 공장 신축 과정에서 진출입로 위치에 대해 어려움을 겪었던 ㈜서플러스글로벌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조율했고 산재된 인허가 관계부서와 사전 협의를 통해 △진출입로 위치 조정 △건축허가 △개발행위 허가 △도로점용 허가 등의 인허가 행정절차를 빠르게 처리했다. 처인구 남사읍에 있는 반도체산업 관련 기업 애플트리와 기흥구 중동에 있는 위크론의 공장 신·증축 과정에서도 인허가 관련 부서와의 사전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해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아울러 기흥구 지곡동에 있는 기업인 제이에스티 관계자들로부터 장마철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로정비 사업 요청 의견을 접수했고, 올해 관계 부서와 협업하여 하수관로 정비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와함께 시는 기업과 지역 공동체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간 역할도 수행하고 있으며 사회공헌 의지를 표한 기업과 지원이 필요한 기관을 연결하고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업에 제안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시와 장학금 기부와 취약계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캠프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용인에서 '용인 드림업 반도체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용인학 강좌 현장 탐방 교육'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과의 유대관계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시는 기업과의 맞춤형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향후 기업을 위한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특례시가 반도체산업 관련 기업의 지원을 위해 구축한 'ONE-STOP 행정지원'은 기업의 유치와 투자, 정주여건 조성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한 장기적인 계획"이라며 “각종 인허가 절차에서 담당부서가 달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해 행정절차와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 사전컨설팅과 함께 부서 간 협업을 이끌어내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지역내 기업들과 지속적인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기업활동 전반에 걸친 지원 방안과 사전 검토를 통한 문제 예방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용인특례시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ih31@ekn.kr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7조4400억원···영업이익률 42% 달성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올렸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7.8% 뛴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9% 오른 17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23% 급등한 8조1082억원이다. 이같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 포인트(p) 개선된 4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앞서 발표했다. 1분기는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설명이다.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게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고대역포메모리반도체(HBM) 수요에 대해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는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을 준수해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이노텍,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은 28.9%↓

LG이노텍이 올해 1분기 고부가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 등으로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광학 사업의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 4조9828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9%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사양 카메라 모듈의 안정적 공급,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기판소재 제품의 수요 회복, 우호적 환율 효과 등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 광학 사업의 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고사양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안정적인 공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조13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판소재사업은 15% 증가한 37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 반도체 기판과 칩온필름(COF)과 같은 디스플레이 기판 제품군의 수요가 회복됐다. 반면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46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전장부품사업은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과 함께 핵심 소재·부품 내재화, 공정 혁신 등 원가 경쟁력 제고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차량 AP 모듈을 앞세운 AI·반도체용 부품,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로봇 분야 리딩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생산지 재편 및 인공지능 전환(AX)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고객에 선행기술 선(先)제안 확대, 핵심기술 경쟁 우위 역량 강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중·일서 마주치는 현대차vsBYD…‘현지화’ 전략이 승부처

올해 BYD와 현대차그룹이 한국, 중국, 일본 3국서 치열하게 맞붙는다. 올해 초 BYD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데 이어 현대차도 중국 복귀를 노리고 있다. 또 제3국인 일본에서도 두 브랜드가 비슷한 유형의 모델을 출시하면서 두 기업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양사의 현지화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브랜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사로잡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YD와 현대차그룹의 동아시아 3국(한국, 일본,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양사는 각각 일본과 중국에 '현지 맞춤형' 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우선 BYD는 일본 현지화 모델 출시에 집중한다. 지난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BYD가 2026년 말 일본 경차 시장에 맞춘 전용 전기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전기차는 BYD가 최초로 일본 시장 '맞춤형'으로 제작한 모델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 신차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경차 시장은 진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길이 3.4m, 폭 1.48m, 배기량 660cc 이하의 차량만 경차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BYD는 일본의 차량 성능, 규격, 가격 등에 최적화된 설계로 제작했고, 일본의 자체 고속 전기충전 방식인 차데모(CHAdeMO)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차량의 경쟁모델로는 현대차그룹의 소형 전기 SUV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가 꼽힌다. 차급, 가격대 모두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일본 시장 성적으로 봤을 땐 BYD가 더 우세하다. BYD는 2024년 일본에서 2223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약 400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인스터 모델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복귀를 노린다. 지난 22일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 중국 자동차 매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C-SUV(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 '일렉시오'(ELEXIO) 공개 행사를 열었다. 중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된 전기차는 일렉시오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이 행사에서 2027년까지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에너지차 6종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한때 중국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던 현대차는 정치적 이슈와 현지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인해 점유율이 1%대로 하락했다. 이에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비롯한 현지 맞춤형 모델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침투한 수많은 중국 브랜드들로 인해 예전같은 판매량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희망은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중국과 일본서 모두 BYD에 밀리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그간 쌓은 '현지화 전략'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가득했던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인도에선 현지인 취향에 맞춘 차량 디자인, 현지 R&D 센터와의 협업 등으로 '인도 국민차'라는 별칭까지 얻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잡으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현지 전략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자동차 구입에는 지형, 기후, 도로망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과 가족 구성원, 이동 형태, 구매력, 도로 상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전기료 폭탄? 층간소음?’…‘올인원 세탁건조기’의 오해와 진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는 '올인원 세탁건조기'가 가전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전기요금 부담과 층간소음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과연 이러한 우려는 사실일까?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가전 기업들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둘 필요 없는 '올인원'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공간 활용 효율성과 세탁·건조 전 과정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간편함을 무기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이 끝난 뒤 빨래를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번거로움 없이 한 번에 세탁과 건조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타워형 세탁기·건조기와 비교해 높이가 최대 90cm가량 낮아 상부 공간 활용에도 유리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인원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5년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공개했다. 작년 첫 제품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으로, 기존 대비 건조 용량을 3kg 늘려 국내 최대 18kg까지 확대했다. 또한 열교환기 구조 개선과 예열 기능 강화로 건조 시간을 20분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판매처도 대폭 확대됐다.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 하이마트 외에 이마트 130개점, 전자랜드 78개점 등 전국 약 1000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LG전자도 올 하반기 건조 용량을 강화한 올인원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업들이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올인원 세탁건조기가 전기요금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올인원 제품을 써보고 싶지만 전기료가 너무 많이 나올까 걱정된다"는 반응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소비전력 수치를 살펴보면 이런 걱정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삼성전자의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 시 소비전력이 2100W, 건조 시 1700W 수준이다. 반면 같은 브랜드의 타워형 제품인 '비스포크 그랑데 AI 원바디 탑핏'은 세탁 2200W, 건조 2400W로 오히려 더 높다. LG전자 제품도 마찬가지다. 올인원 모델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건조 소비전력이 570W로, 자사 타워형 제품인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건조 1400W)보다 훨씬 낮다. 세탁 소비전력은 올인원(2200W)과 타워형(2100W)이 비슷한 수준이다. 전자제품 사용 시 발생하는 전력 소모량을 뜻하는 '소비전력'은 전기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전자제품마다 소비전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사용해도 전기요금은 천차만별"이라며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라면 소비전력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요금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올인원 제품에 대한 또 다른 우려는 바로 '소음'이다. 특히 아파트 생활이 일반적인 국내 주거 환경에서는 층간소음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제품 기준으로 보면 소음 차이는 거의 없다. 삼성전자의 올인원 제품은 소음 수치가 51.7dB로, 타워형 제품(51.9dB)보다 오히려 낮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인원 세탁건조기에 국내 최초로 탑재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칩 'DQ-C'를 통해 세탁물 분포를 자동 조정하고,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 업계가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고가 제품인 만큼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올인원 세탁건조기 가격은 대체로 300만원 중반에서 400만원 초반에 형성돼 있다. 이는 타워형 제품보다 최소 20%,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보다 높은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을 상향 설정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과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흡입·물걸레 기능이 결합된 올인원 제품이 빠르게 주류로 자리 잡으며 시장 구조가 재편된 것처럼, 세탁기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한 대로 세탁과 건조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사용이 간편하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이라며,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점도 강점으로,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다방면에서 장점을 갖춘 제품인 만큼, 향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 만나 커지는 XR시장…삼성전자 라인업 더 늘리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확장현실(XR) 분야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가 시장 공략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구글과 협업해 제작한 헤드셋·스마트안경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제품 라인업을 더 늘리거나 다양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XR(eXtended Reality)은 가상 세계를 체험하는 가상현실(VR), 실제 세상에 디지털 요소를 더하는 증강현실(AR),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기술이다. 물리적 제한 없이 확장된 3차원의 공간에서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XR 전용 헤드셋(프로젝트명 무한)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구글·퀄컴과 협력을 통해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최첨단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착용 중에도 주변 외부 현실을 함께 볼 수 있는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적용할 방침이다. 사용자는 새로운 생태계 안에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대화하며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구글 맵으로 전세계를 탐험하거나, 유튜브로 스포츠 경기를 즐기고, 편리하게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프로젝트 해안'으로 알려진 스마트안경은 이르면 연내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구글 XR 담당 임원이 스마트안경 시제품을 착용하고 일부 기능을 시연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스마트안경은 헤드셋 대비 편의성과 디자인을 강화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XR 기기 분야 후발주자인 만큼 관련 제품 라인업을 더 공격적으로 늘리며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을 수 있다고 본다. 애플은 작년 2월 '애플 비전 프로'를 공식 출시하며 MR 헤드셋 시장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공간컴퓨터' 등 마케팅 용어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이 기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려 노력하고 있다. 메타는 일상적인 착용이 가능한 스마트안경 '오라이언' 등을 앞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한 손목 밴드 등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XR기기와 '갤럭시' 브랜드 제품간 호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갤럭시 S시리즈 등 AI폰도 구글 플랫폼 및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작동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기기 없이도 '갤럭시 링'이나 '갤럭시 워치' 등을 활용해 XR기기를 제어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아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돼 있다. 해외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삼성전자의 XR 스마트안경이 내년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프로젝트 진주'라는 코드명의 또 다른 XR 기기가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용 컨트롤러나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조끼·장갑 등 XR 주변기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XR 시장은 AI 기술 진화와 발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전세계 XR 시장은 작년 기준 최대 1840억달러(약 262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분산된 직원들을 서로 연결하는 서비스 등에 지출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관은 XR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32년 시장 규모가 1조6250억원(약 2322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작년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금액(6000억원 안팎 추정)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XR 시장은 AI와 5G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애플 비전 프로의 흥행 실패를 지켜봤기 때문에 신제품 관련 소비자 반응을 더 면밀히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어로케이, 외형 확장 속 완전 자본 잠식…DAP 자금 지원 언제까지?

청주국제공항을 근거지로 둔 에어로케이항공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사세 확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고정비 지출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뒷배인 대명화학그룹 덕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지주사인 디에이피(DAP)의 현금 보유량 역시 전년 대비 대폭 줄어 어느 시점까지 자금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3일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로케이항공의 작년 자본 총계는 -805억1854만원이고 부채 총계는 2133억6410만원으로 파악됐다. 2023년에도 이미 324억5144만원 자본 잠식 상태였고 부채 총계는 1161억1126만원이었는데 적자가 쌓여 더욱 악화된 것으로, 재무 건전성이 우려된다. 이 같은 이유로 자본금을 모두 까먹어 부채 비율 조차 산정할 수 없는 상황다. 작년 매출은 1422억4118만원으로 전년 대비 3.01배 가량 확대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6억9592만원으로 1.39배 불어나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는 항공기 도입 대수와 운항편수가 늘어나며 리스 비용·인건비·정비비 등 고정비가 급격히 증가한 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2020년 2월 첫 기재를 들여와 2021년 4월 1대로 청주-제주 노선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2023년에 항공기 5대를 추가 도입해 청주발 △오사카 ▷도쿄 △타이베이 △클라크 등 다양한 노선에 취항했고, 올 2월 8호기까지 꾸준히 보유 기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연내 A320-200 단일 기종으로 10대의 기단을 꾸리는 게 목표이나 당분간 비용 부담이 느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특성상 리스·정비 비용 등은 달러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환율 시대에 영업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이 외에도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리스 회사인 에어젠 에어크래프트 원 리미티드가 제기한 82억6562만원 규모의 항공기 인도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해 대전고등법원에 항소하는 등 법정 다툼도 이어가는 중이다. DAP 관계자는 “법원은 항소심 진행을 위해 120억원의 공탁을 지시했다"며 “이에 에어로케이항공은 60억원은 서울서부공탁소에 공탁했고 60억원은 서울보증보험에 냈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에어로케이홀딩스로부부터 연 이자율 4.60%에서 7.00%에 빌려온 단기 차입금도 2023년 97억1279만원에서 2024년 240억763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울러 DAP는 4차례에 걸쳐 에어로케이항공에 200억7435만원을 대여해줬고 60억원에 이르는 채무 보증도 서줬다고 공시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재무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는 배경이다. 한편 별도 재무제표 기준 DAP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93억원596만원으로 연초 대비 25.42% 감소해 지속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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