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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전기요금 낭보에 ‘미소’ 유럽 탄소관세에 ‘긴장’

올해 4분기 전기 요금이 10개 분기 연속 동결되면서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되던 철강업계가 시름을 덜게됐다. 다만, 최근 미국발 관세의 멍에를 벗은데 이은 호재임에도 이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 굵직한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4분기(10~12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행과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가정용은 10분기, 산업용은 4분기 연속으로 전기 요금이 동결됐다. 전력 다소비 업종의 대표 격인 철강 산업에 있어 이번 동결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산업용 전기 요금은 75~81% 폭등하며 철강업계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잠식해왔다. 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비용 압박을 견디다 못한 일부 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거나 특정기간 아예 가동을 멈추는 '셧다운'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하는 실정이다. 철강업계는 관세가 오르면 생산 효율을 높여 대응할 수 있지만 전기 요금은 차도가 없어 절박함을 토로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이번 전기 요금 동결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최근 미국과의 통상 분쟁에서 거둔 값진 승리에 기인한다. 미국 상무부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철강산업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각각 1.08%, 0.87%의 고율 상계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최근 상무부에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2차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며 우리 정부와 철강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CIT는 상무부가 특정 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특정성' 요건을 입증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철강 등 소수 업종이 균형을 깰 정도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특혜라고 주장했지만 CIT는 산업의 에너지 집약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력 사용량 상위 3~4개 산업을 임의로 묶어 특정 업계에 혜택이 돌아간 것처럼 보이게 한 '그룹화' 논리에 대해서도 “어떠한 유의미한 설명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리고 기각했다. 이번 승소는 단순히 관세 부담을 던 것을 넘어 향후 미국이 동일한 논리로 한국 산업을 공격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철강업계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이달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전환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CBAM은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을 EU 역내로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구매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제도다. 철강업계에서는 사실상의 탄소 관세로 인식되는 것으로 내년부터는 실제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들어간다. 문제는 CBAM의 핵심 표적이 사실상 한국 철강 산업이라는 점이다. 2023년 기준 CBAM 초기 적용 대상 6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입액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상회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CBAM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10년간 최소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철강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내 주력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안공항 찾은 김윤덕 장관 “항철위 조사 중단 검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무안공항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활동 중단을 공식 검토하겠다고 4일 밝혔다. 이해당사자인 국토부 산하 기관의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유가족들 요구에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뒤 유가족들과 면담했다. 유가족들은 “항철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조사 중단을 요구했고, 김 장관은 “유가족 전체 의견으로 항철위 조사 중단을 요청한다면 법과 규정상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법적으로 어렵다면 행정적인 조치가 가능한지도 따져보겠다"고 했다. 항철위가 국제 규정에 따라 공개해야 할 정보를 비공개로 하고 있다는 지적에 김 장관은 “항철위를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근거해 공개가 가능한지 얘기를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며 “항철위 입장이 타당하지 않다면 공개하도록 하고, 타당하면 왜 그런지 제가 다시 찾아와 설명하겠다"고 했다. 항철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논의에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장관은 “(국회 논의 결과) 항철위가 다시 국토부로 내려온다면 장관을 그만두겠다"며 “조금 늦어지더라도 항철위는 총리실로 넘어가 전문성 있는 인력으로 구성해 사고조사위원회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면담 후 김 장관과 사고기 꼬리날개가 보관된 격납고 인근을 찾아 “증거물이 방치돼 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후 성명을 내고 “장관은 유가족 앞에서 한 약속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며 “국토부 책임이 확인되는 즉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입법조사처 “KT, 모든 고객 위약금 면제 귀책 있다”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건과 관련 KT가 모든 가입자에게 위약금을 면제할 귀책 사유가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 의견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사건 정황을 토대로 KT 고객들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지 입법조사처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KT에 위약금 면제가 가능한 귀책 사유가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또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했고 개인정보 추가 유출 가능성 등을 근거로 KT가 통신 서비스 제공자로서 주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 의원은 금전적 피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이용자까지 포함해 불안감 조성 등 KT의 귀책 사유가 있는지 물었고, 입법조사처는 “SK텔레콤 해킹 사건과 같은 틀로 판단될 것"이라고 답했다. 범죄에 악용된 초소형 기지국(팸토셀 등) 관리 소홀, 경찰 통보 지연, 개인정보 유출 정황 부인 뒤 인정 등 KT 행위를 회사 과실의 근거로 들었다. 다만 실제 피해 금액을 청구하지 않은 보상 조치가 진행되고, 유출 규모가 제한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반 정도를 완화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KT 과실이 명백히 드러났고 해킹 원인조차 파악되지 않아 이용자 불안이 여전하다"며 경영진의 위약금 면제·추가 보상 마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판단을 촉구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울산 석유화학 3사, 외부 컨설팅사에 사업재편 전략 자문받기로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 3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을 선정해 사업재편 전략에 대한 자문을 받기로 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산업단지의 석유화학 업체인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은 지난달 30일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LOI)'을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외부 컨설팅 기관에 울산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전략 자문을 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규모와 방식,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전략 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조율을 거쳐 연말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 최종 사업 재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올해 8월 주요 10개 석유화학업체가 자율협약을 맺고 업계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뒤 개별 업체들이 구조재편을 위한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연일 석유화학업체에 구조재편의 속도전을 촉구하고 있다. 늦어도 이달 중에는 업체 간 논의의 구체적인 결실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당초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재편 계획을 내는 기한을 연말로 설정했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30일 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맺었다. 해당 협약은 석유화학을 비롯한 주력산업의 선제적 구조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틀을 마련한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아직 산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산단별, 기업별 구체적인 감축계획과 자구노력의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이 때를 놓치면 채권단 역할도 '관찰자, 조력자'로만 머물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中 북극항로 운항·유럽 탄소거래제 도입…K-해운 ‘운명의 10월’

중국이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북극항로의 상업운항을 본격화하며 지정학적 지각 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업계의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강력한 탄소 규제 최종안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해운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북극항로의 부상과 피할 수 없는 환경 규제라는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면서 해운업계가 생존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릿지'호는 지난 9월 22일 닝보-저우산항에서 출항했다. 이는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구상이 현실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는 평가다. 이 선박은 북극항로를 통해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보다 운송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한 약 18일 만에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운송 시간 단축을 넘어 말라카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 등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길목을 회피하는 새로운 전략적 물류 경로의 등장을 의미한다.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북극항로를 선점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리샤오빈 하이제(海傑)해운 수석 운영관은 “기존 중국·유럽 간 화물 열차는 25일 이상, 수에즈 운하 항로는 40일 이상, 희망봉 경유 시 50일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북극 항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열에 민감한 리튬 배터리·태양광 상품·전기차 등의 운송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파도에 이어 영국 런던 소재 IMO 본부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미래를 결정할 또 다른 중대 사안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달 열리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IMO가 최종 채택할 새로운 온실가스 규제는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오는 2027년부터 선박 연료의 탄소 집약도를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Well-to-Wake)에서 평가하는 '온실가스 연료 집약도(GFI)' 기준이 도입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에는 막대한 '탄소 부담금'을 부과하는게 골자이다. 이는 사실상 친환경 연료 사용을 강제하는 것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선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예고한다. 이처럼 북극항로가 열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강력한 글로벌 규제가 압박해 오면서 해운사들의 전략도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더 짧은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는 논리로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하는 반면, 머스크 등 유럽 선사들은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북극항로를 거부하고 고가의 친환경 연료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국내 해운업계다. HMM을 포함한 해운사들은 막대한 투자 비용과 지정학적 리스크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운명의 10월'을 기점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바다 위 경쟁의 규칙 속에서 어떤 전략적 선택을 내리느냐가 향후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선대 현대화 전략의 가속화 △전폭적인 정부 지원 △북극 항로에 대한 전략적 접근 명확한 해양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장 10일간 ‘황금연휴’…볼만한 OTT 콘텐츠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개천절, 대체공휴일,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올해 추석은 연차 사용 여부에 따라 최장 10일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이에 발맞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은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채로운 장르로 긴 연휴 기간 이용자들의 시간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3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로맨스·액션·추리 예능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이날 공개되는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가 대표적이다. 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주연을 맡아 램프의 정령과 감정 결여 인간이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다. 액션 영화 '사마귀'도 눈길을 끈다. 영화 '길복순'의 세계관을 확장한 이번 작품은 살인청부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담는다. 배우 임시완이 A급 킬러 '한울'로 변신하고, 박규영·조우진이 합류해 액션과 케미스트리를 더한다. 드라마와 영화를 다 봤다면 예능도 빼놓을 수 없다. 레전드 추리 예능 '크라임씬 제로'가 연휴 몰아보기 콘텐츠로 적격이다. 용의자와 탐정이 된 플레이어가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게임 형식으로, 현재 8회까지 공개됐으며 오는 7일 마지막 2회 분이 업로드될 예정이다. 티빙은 간판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4'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겨냥한다. '환승연애' 시리즈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난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공개 당시 15주 연속 주간 유료 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고, 공개 40일 만에 시청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환친자(환승연애에 미친 자)'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며 티빙을 대표하는 흥행 지식재산권(IP)로으 자리 잡았다. 시즌4는 한층 깊어진 몰입감과 현실적인 서사를 내세워 감성 짙은 가을 분위기를 물들일 전망이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의 얼굴이라 할 만큼 강력한 IP로 성장한 '환승연애'는 충성도 높은 팬덤을 만들었다"며 “이번 시즌 역시 또 한 번의 '환연 열풍'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웨이브는 장르를 넘나드는 정주행 콘텐츠를 내세운다. 지난달 24일 첫 공개된 웨이브 X 드라맥스 오리지널 드라마 '단죄'는 보이스피싱 사기로 가족과 꿈을 잃은 무명 배우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거대 범죄 조직에 잠입, 복수를 감행하는 범죄 스릴러다. 보이스피싱과 인공지능(AI) 기반 범죄라는 사회적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룬 '21세기형 스릴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배우 이주영이 주인공 하소민 역을 맡아 처절한 복수를 그리며, 지승현과 구준회가 각각 조직의 수장과 엘리트 형사로 긴장감을 더한다. 예능 '심야괴담회'도 웨이브의 인기 콘텐츠다. 국내 최초 괴담 스토리텔링 예능으로, 랜선 방청객 투표를 통해 가장 무섭고 기이한 이야기를 선발한다. 2021년 파일럿으로 시작해 2개월 만에 정규 편성됐으며, 어느덧 시즌5까지 이어지며 장수 예능 반열에 올랐다. 웨이브에서도 예능 시청 시간 순위 상위를 꾸준히 차지하며 충성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입담을 통해 전통 괴담부터 해외 괴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파라타항공, 김포-제주 노선 첫 운항…탑승률 97%

파라타항공은 전날 김포-제주 노선 첫 운항에 나섰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50분 김포를 출발한 WE6501편(A330-200, 294석)은 18시 5분 제주에 도착했고, 첫 편 탑승률은 97%로 집계됐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추석 연휴 귀성객과 여행객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김포-제주 노선 첫 취항편에서는 윤철민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직접 탑승객들을 환송하며 추석 인사와 함께 기념품을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내 시그니처 음료 '피치 온 보드(Peach on board)'는 김포-제주 노선에서도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파라타항공은 최대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10월 22일까지 총 18편의 특별편을 운항할 예정으로, 귀성객과 국내 여행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10월 26일부터는 김포-제주 제주에 매일 1회 다니며 국내 대표 노선에서 합리적인 요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안전 운항과 진심이 담긴 서비스로 고객 신뢰를 쌓아가고, 국내 항공업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대한항공이 운영하고 진에어가 후원하고…한진그룹의 쌍끌이 스포츠 마케팅 전략

배구단에서 시작해 e스포츠 경기장을 거쳐 F1 서킷까지 한진그룹의 스포츠를 향한 투자가 또 한 번의 고공 비행을 시작했다. 그룹의 맏형 대한항공이 V-리그 4연패 신화를 쓰며 '최고'의 이미지를 다지는 동안 진에어는 리그 전체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며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는 각기 다른 브랜드 정체성을 활용한 정교한 '쌍끌이 전략'이자 그룹 총수가 직접 리그의 구원 투수로 등판하며 만들어 낸 강력한 시너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 체육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스포츠 마케팅의 뿌리는 1969년 창단된 대한항공 남자 배구단과 1973년 창단된 여자 탁구단에 기원한다. 이 두 팀의 존재는 한진그룹이 스포츠를 일시적인 홍보 수단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 가치 창출의 일환으로 여겨왔음을 보여준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은 1972년 석유 파동으로 잠시 해체됐다가 1986년 재창단되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2005년 V-리그 출범과 함께 프로팀으로 전환하며 한국 프로 배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V-리그 출범 이전에는 우승 경력이 없을 정도로 약체였던 팀이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최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서사다. 실업 여자 탁구단 역시 그룹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올림픽에서 소속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며 대한항공이 대한민국 국적 대표 항공사(Flag Carrier)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이름을 알리는 것을 넘어 국가적 영광의 순간에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에게 깊은 신뢰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효과를 낳았다. 비인기 종목 스포츠단 운영 철학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스피드 스케이팅팀도 두고 있는데 이는 사회 공헌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스포츠 발전을 넘어 향후 어떻게 스포츠가 경쟁력을 제대로 갖출 수 있을지 체계적으로 살폈고, 스포츠인들의 미래까지 챙겼다. 이러한 철학은 특히 조양호 2대 회장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는 대한항공 배구단과 탁구단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2008년부터 별세 직전까지 12년 가까이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아 매년 10억 원 이상, 총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며 침체된 탁구계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피스 앤 스포츠(Peace and Sport)' 대사 등 국제 직책을 수행하며 2011년 남북 단일팀 결성에 기여하는 등 스포츠 외교에도 힘썼다. 한진그룹의 스포츠에 대한 기여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 과정에서 정점을 찍었다. 조양호 선대 회장은 2009년부터 유치 위원장을 맡아 지구 16바퀴에 달하는 64만km를 이동하며 IOC 위원들을 설득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는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삼수' 끝에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다. 이후 대한항공은 대회 최고 등급인 공식 파트너(Tier1)로서 테스트 이벤트에 필수적인 장비를 무상 수송하고,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를 래핑한 홍보 항공기를 운영하는 등 대회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한진그룹의 스포츠 마케팅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1994년부터 포뮬러 1(F1)의 베네통, 르노 F1 팀 등을 후원한 것은 글로벌 시장을 향한 그룹의 야심과 선구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대한항공·한진 로고는 F1 경주 차량 외관은 물론, 팀 유니폼과 세계적인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의 헬멧 바이저에까지 부착되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눈뜨기 이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과감한 시도였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대한항공은 2021년 10월부터 영국의 한국계 F1 선수 잭 앤서니 한 에이킨(Jack Anthony Han Aitken, 한국명 한세용)을 후원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주목할만 하다. 2010년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브랜드 및 광고 담당이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두 차례나 후원한 것은 당시로서는 재계에서 파격적인 행보였다. 특히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치러진 결승전은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고, 대한항공 브랜드를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 이후 자회사인 진에어가 '진에어 그린윙스'라는 이름으로 e스포츠 프로 게임단을 창단하고 운영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처럼 한진그룹은 새로운 영역을 남들보다 앞서 개척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며 장기 투자를 해왔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스포츠가 단순한 비용 지출 항목이 아니라, 그룹의 철학과 비전을 담아내는 핵심적인 '무형 자산'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진에어라는 두 항공사 브랜드를 활용해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교한 이원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각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목표 고객층에 맞춰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전체 소비자 스펙트럼에 걸쳐 그룹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대한항공의 스포츠 포트폴리오는 '최고', '신뢰', '국가 대표'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V-리그 4연패를 달성한 남자 배구단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꾸준히 배출하는 여자 탁구단, 그리고 동계 스포츠의 핵심인 빙상 종목 후원은 모두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점보스의 압도적인 성적은 대한항공 브랜드에 '승리'와 '안정성', '최고의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투영한다. 겨울철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높은 TV 시청률을 자랑하는 V-리그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다. 스포츠팀의 꾸준한 성공은 이러한 무형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은 대한항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로서의 위상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국민적 공감대와 자부심을 형성하며 브랜드에 대한 깊은 충성도를 구축하는 고차원적인 브랜딩 전략이다. 진에어의 스포츠 마케팅은 저비용 항공사(LCC)로서의 브랜드 정체성 변화와 성장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초기 진에어는 모기업 대한항공이 성공적으로 개척한 e스포츠 시장을 이어받아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하며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스타크래프트 2와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을 운영하며 10대와 20대라는 명확한 타겟 고객층에게 진에어라는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렸다. 이는 당시 다른 LCC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접근으로, 진에어를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항공사'로 포지셔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 e스포츠팀 해체 이후 진에어의 전략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프로 배구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것은 브랜드의 목표가 특정 팬덤을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의 주류 시장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LCC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젊은 층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 등 더 넓은 소비자층에게 브랜드를 어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을 창단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을 넘어 '사랑받는 항공사'로 발전하고자 하는 진에어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특정 계층을 넘어 전 연령층으로 팬들을 확대하고자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이로써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가고자 한다"며 “선수단과 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을 통해 그룹 전체의 품격과 신뢰라는 '상징 자본'을 축적하고, 진에어를 통해 특정 시장을 공략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확장하는 '실행 부대' 역할을 부여하는 이원화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다음 표는 이러한 전략적 분업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진그룹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의 정점은 '배구'라는 단일 종목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진에어, 그리고 그룹 오너십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 시너지 구조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는 단순한 스폰서십을 넘어 그룹이 한국 프로 배구 생태계 자체를 주도하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다. 현재 V-리그는 대한항공이 리그 최강팀인 '점보스'를 보유하고, 자회사인 진에어가 리그 전체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V-리그와 관련된 모든 미디어 노출에서 한진그룹이 이중으로 조명받는 강력한 효과를 창출한다. 요컨대 '진에어 V-리그'에서 '대한항공 점보스'가 우승하는 장면이 방송될 때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한진그룹의 두 브랜드를 동시에, 그리고 긍정적인 맥락에서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한진그룹이 단순한 리그 참여자나 후원사를 넘어 한국 프로배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반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소속팀은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선순환 구조는 그룹 전체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V-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배구 시너지 전략의 중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의 총수임과 동시에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직과 대한항공 점보스 구단주를 겸하고 있다. 진에어가 V-리그의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가 된 배경에는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KOVO는 지난 8년 간 함께했던 타이틀 스폰서 '도드람'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새로운 후원사를 찾는 데 심각한 난항을 겪어왔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공통된 전언이다. 배구 인기에 대한 우려와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고, 리그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타이틀 스폰서가 공석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바로 이 시점에 조원태 총재가 이끄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진에어가 개막을 2주 앞둔 지난달 30일 구원 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이 결정은 한진그룹이 남자부의 팬 인기 침체와 파리 올림픽 예선 실패, 여자부의 VNL 강등 위기와 선수 수급 문제 등 각종 위기에 처한 한국 배구를 외면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리그를 안정시키고, 동시에 한진그룹에게는 막대한 마케팅 효과와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안겨주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 LCC들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유명 모델과 유튜브 콘텐츠에 집중하고 티웨이항공은 포켓몬스터와 같은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을, 에어부산은 승무원 브이로그 등 자체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인다. 주로 젊은 층이나 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진에어의 스포츠 리그 후원은 전 연령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대중적 파급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지만 성공할 경우 단숨에 브랜드 인지도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다. 막대한 재정적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이 전략은 한진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 덕에 경쟁 LCC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진입 장벽을 구축하는 효과도 가진다. 진에어의 스포츠 마케팅 강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 이후 재편될 항공 시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통합 진에어'로 재탄생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갖게 된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은 신규 CI를 홍보하는 핵심 수단이자 자산이 될 수 있다. '진에어 V-리그'라는 명칭을 통해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통합 LCC가 'V-리그를 후원하는 그 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과거 한진그룹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여러 논란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바 있고, 이는 소비자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그룹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포츠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평판 관리 도구로 기능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건전한 이미지의 프로 배구를 꾸준히 후원하고, 소속팀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모습은 대중에게 한진그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팀 워크·페어 플레이·승리를 향한 열정과 같은 스포츠 고유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기업 이미지에 투영돼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한진그룹 스포츠 마케팅의 투자 수익률은 단순한 광고 효과 환산 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을 통해 얻는 △TV 중계 노출 △경기장 내 광고권 △각종 마케팅 권리 등은 직접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다. 하지만 이 전략의 진정한 가치는 측정하기 어려운 네 가지 무형의 자산에 있다. 우선 '배구를 사랑하는 항공사'라는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고,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리그의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점이다. 또 대한항공 점보스의 연이은 우승은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조직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낳았고, 배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부·지방 자치 단체·스포츠 커뮤니티와의 유대 관계를 강화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단기적인 재무 성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점보스가 4연속 우승했다는 점은 한진그룹 임직원들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복합위기 넘어라…재계총수, 추석연휴도 “쉴 틈 없다”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휴식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확대, 상법·노동법 개정 등으로 인한 경영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실다지기'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준비,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숙제도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최장 열흘(10월 3∼12일)간 이어지는 이번 연휴 기간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해외출장 등 공식 일정을 잡은 경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샘 올프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약속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시간을 쓸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전날 오픈AI의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메모리반도체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차세대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하는 대규모 동맹이다. 국내외 사업장을 점검하며 임직원을 격려하는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사법리스크'를 겪으며 재판이 없는 설·추석 연휴를 활용해 출장 일정을 소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허물없이 소통하고 회사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태원 회장은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회장과 마찬가지로 오픈AI와 맺은 동맹을 구체화하고 향후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진단하는 데 시간을 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인만큼 최 회장은 이 과정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구상에도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다양한 인사를 초청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과 중국 공략법을 각각 마련해야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처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로 현대차·기아 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현지에 마련한 생산시설이 전기차 위주로 구성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신설됐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지난달 30일부로 폐지됐다. 최근에는 '미국 비자 리스크'까지 불거져 이에 따른 여파를 철저히 분석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경우 현지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대차·기아는 2010년대 중국에서 보급형 세단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등으로 옮겨가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공장 매각 등을 통해 중국 사업 체질을 일정 수준 개선한 만큼 정의선 회장은 앞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히든 카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며 본업인 가전 분야 글로벌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취임 이후 스마트폰, 전기차 충전사업 등에서 철수하는 대신 냉난방공조(HVAC), AI 등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 체질개선 작업 현황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평소와 같이 국내외 사업장을 점검하며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유통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계열사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눈앞으로 다가온 연말 인사 관련 점검 작업에도 열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연휴 기간이지만 해외 사업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총수들이) 길게 휴식을 취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LPA-K, 국내 첫 여성 조종사 세미나 개최…“성별 넘어 근무 환경 개선 모색”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지난 9월 23일 국립항공박물관 대강당에서 국내 첫 여성 조종사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여성 조종사들이 직무 수행 중 겪는 다양한 문제와 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첫 공식 행사다. 행사에는 협회 관계자와 외부 강연자 등 총 55명이 참석했으며, 김경오 대한민항공회 명예 총재가 축사를 했다. 세미나에서는 △싱가포르 FPWG(2024) 사례 공유 △항공 산업 내 모성 보호 3법 적용 방안 △현장 경험 기반 자유 토론 등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를 통해 조종사들이 겪는 신체적·제도적 차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관련 규정 개선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협회는 이번 세미나가 단순히 여성 조종사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모든 조종사의 복지 증진과 근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육아 휴직 제도가 여성에게서 남성으로 확대 적용된 것처럼 이번 논의가 전체 조종사의 제도 개선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향후 협회는 여성 조종사 세미나를 정례화하고 모성 보호 3법의 제도화를 위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전 구성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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