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건강e+ 삶의 질] 빙판길 ‘낙상’ 3대 금기…주머니 손넣기·하이힐·음주

주말 동안 전국 많은 지역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눈길과 빙판길 낙상(落傷) 경보가 켜졌다. 이런 위험환경은 겨울내 반복되어 걱정인데, 하이힐을 신거나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미끄러져 뇌진탕이나 골절을 당하는 '대형 낙상' 사고를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낙상 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3∼4배나 된다. 전문의들은 “낙상사고를 당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골절상을 당한 후 병원 진료를 받은 후에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에 걸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서 골다공증 조기 발견과 치료 등 관리에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낙상에서 가장 흔한 부상 부위는 손목이다. 미끄러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먼저 짚게 되면서 삐거나(염좌) 골절이 잘 생긴다. 꼬리뼈 역시 엉덩방아를 찧을 때 많이 다치는 부위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긴다. 낙상으로 고관절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고관절이 손상되면 심한 통증은 물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거의 누워 지내게 된다. 피부괴사나 심장질환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적극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뒤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생각보다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이런 상태는 잠시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2∼3일 후에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까지 자신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머리가 많이 부었는데도 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넘어져 몸에 손상을 입었다면 휴식을 취하면서 손상 부위를 고정한 뒤 심장보다 높이 올려준다. 부기가 심할 때는 냉찜질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부상 후 48시간 이내 급성기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부상 부위를 차게 하는 것은 근육의 부종을 감소시키고 근육경련을 방지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급성기가 지나면 혈액순환 촉진과 통증완화를 위해 온찜질을 자주 해주면 좋다. 낙상의 절반은 출·퇴근 시간대에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은 꽁꽁 얼어 매우 미끄럽고, 저녁에는 낮에 녹은 얼음이 다시 얼어 아주 매끄러워지기 때문에 미끄러질 확률이 더 높다. 출·퇴근 시간을 좀 여유있게 하고, 걸을 때 모양새는 없어보여도 보폭을 줄여 종종걸음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스포츠의학 분과전문의)은 “낙상을 당하면 흔히 근육이나 인대 손상을 동반하게 되며 이때 약물요법,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 중 체외충격파 요법은 낙상, 운동부상, 급·만성 인대손상, 힘줄·근육의 손상 등을 비교적 단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얼어붙은 대로변 인도나 골목길뿐 아니라 지하철 입구의 계단, 건물 입구 등은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생긴 습기가 얇게 얼어 특히 미끄러운 곳이다. 물기가 있는 하수구 맨홀 뚜껑도 상당히 미끄러우므로 피해서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노인층은 일단 넘어졌다면 무조건 골절 여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하이힐 신고 다니기, 술 마시고 귀가하기는 대형 낙상을 부르는 삼박자"라고 지적했다. 낙상 후 골절을 당하는 요인은 얼마나 심하게 넘어졌느냐와 함께 골다공증이 관건으로 작용한다. 뼈가 약해져 푸석푸석하다면 작은 충격의 낙상에도 '툭∼' 부러지는 허망한 불상사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골다공증 연간 남·여 진료인원은 2019년 약 108만명에서 2023년 약 128만명으로 늘어났다. 골다공증은 폐경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중년 이후 여성이면 모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남성에서도 환자가 상당하다. 남성 골다공증 환자수는 2017년 5만 8270명에서 2023년 7만 317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 수는 91만 3926명에서 119만 9433명으로 증가했다. “건강장수 위해서는 튼튼한 뼈 필요해요,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우리 뼈가 튼튼하면 행복한 삶 따라와요, 뼈 건강이 약해지면 여기저기 골절돼요, 골밀도는 티스코어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꾸준하게 잘 치료해요…" 대한골대사학회가 최근 발표한 골다공증 예방과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 지켜요' 캠페인송의 가사 일부분이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밀도 T-점수'(티스코어)는 뼈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 뼈가 튼튼한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해 골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평가한다. 골대사학회 백기현 이사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캠페인송 가사는 학회 전문의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골밀도 T-점수의 중요성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꾸준한 관리의 필요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2023)'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의 전체 발생 현황은 2022년 43만4470명으로, 2002년 9만7380명 대비 346.2%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7.8%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로 발생한 골다공증 골절 부위는 50~60대의 경우 '손목 및 발목'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척추 및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한다. 골대사학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캠페인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학회가 골다공증 개선과 낙상 예방을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개발한 '삼세판 운동'을 모티브로 삼아 50∼70 여성들이 노래에 맞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동작들이 담겼다. 삼세판 운동은 근력운동, 파워운동, 균형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뼈를 강화하고 근력과 균형 능력을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줄이는 운동이다. 참고로, 낙상 후 점검 포인트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①하루 이상 두통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머리를 부딪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바로 병원에 가서 뇌 정밀검사를 받는다. ②뒷머리를 찧었는데 앞이마까지 붓는다=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1∼2일 이상 지속된다면 뇌 CT나 뇌 MRI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 ③손목 부위가 붓고 멍이 생겼다=하루 정도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나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손목인대나 손목뼈에 실금이 갔을 가능성이 있다. 엑스레이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④꼬리뼈에 생긴 통증이 잘 사라지지 않은다=젊은 나이라도 척추가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주저않아 버리는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진다. 기침을 할 때나, 잠자리에 누울 때 옆구리나 등허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에도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⑤걸을 때 엉덩이 부위가 빠개지는 것 같다=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고관절(엉덩이와 넙적다리 바같 부위의 뼈, 대퇴골)에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칼럼] 찢어진 어깨 힘줄, 수술없이 재생 유도한다

과거에는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봉합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비수술 치료법이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수술까지는 필요 없는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 외상 등의 원인으로 힘줄이 찢어져 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회전근개 부분 파열을 방치하면 파열 범위가 1년에 4㎜씩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층 파열로 발전되기도 한다. 또한, 힘줄이 파열된 채로 방치되면 힘줄이 퇴축, 퇴화 돼 파열 범위가 커지거나 힘줄에 연결된 근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건 봉합할 수 있는 힘줄이 없어져 수술이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지만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다. 회전근개 파열 시 수술은 찢어진 힘줄을 봉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치료법이지만,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봉합된 힘줄이 정상 힘줄의 강도에 이르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그 전에 충격이 가해지면 재파열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회전근개 중파열에서 9%, 대파열에서 33%, 광범위 파열에서는 61%가 봉합술 후 재파열된다. 재파열된 회전근개를 다시 수술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 그래서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보존적 치료를 6~12개월 이상 실시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파열의 크기가 3㎝ 이상인 대파열인 경우에만 봉합술을 하라고 권고한다.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인식 탓에 치료를 미루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수술까지 가는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다양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통상 회전근개 파열 크기가 50% 미만인 부분 파열인 경우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 않으며, 약물치료·주사치료·체외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 및 도수치료를 추가하여 회전근개 파열 부위가 커지지 않게만 보존한다면 수술할 필요는 없다. 회전근개 힘줄의 일부만 찢어졌거나 고령이라 수술 부담이 큰 환자들에겐 이러한 보존적 치료법들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 또한 통증도 줄고 추적검사에서 힘줄의 파열이 진행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콜라겐 주사요법도 효과적이다. 콜라겐을 주입해 파열된 힘줄의 재생을 꾀하는 치료법이다. 콜라겐은 힘줄이나 연골, 뼈, 피부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인데 회전근개 역시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다. 파열되거나 손상된 회전근개는 콜라겐 배열이 불규칙적이거나 단절돼 있기 때문에, 단절된 부분에 콜라겐을 골고루 주입하면 힘줄 세포가 분화되고 증식해 회전근개가 어느 정도 재생된다. 오랜 임상사례로 안정성은 높고 부작용은 적지만 경우에 따라 효과가 약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부분파열 환자에게 콜라겐 주사 요법이 45%의 환자군에게 찢어진 힘줄을 메꿔준다는 보고도 있었다. 확실히 회전근개파열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운동, 어깨에 무리를 주는 안좋은 자세,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의 영향으로 젊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연령, 육체적 활동 요구도, 동반질환, 통증 등의 변수를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혹시 수술 진단을 받았다면 다른 의사의 소견도 들어보고 결정하기를 권한다. 염지웅 검단바른정형외과 대표원장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송년회 과음 뒤 유난히 갈증 나는 이유

소변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항이뇨호르몬에 의해 통제된다. 평소 활동을 하거나 잠자는 동안에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소변 배설을 억제한다. 하지만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을 막아 소변을 많이 보게 한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거쳐 산(酸)으로 바뀐다. 과음하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산으로 원활하게 전환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각종 숙취현상을 일으킨다. 갈증과 함께 두통, 어지러움, 구토, 소화 장애, 설사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탈수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인체에 들어온 알코올 10㎖(㏄)을 처리하려면 열 배인 100㎖의 물이 필요하다. 술의 도수를 따지는 알코올의 양을 무게로 환산할 때는 '0.8'(알코올의 비중)을 곱해야 한다. 참고로 물은 비중이 1이므로 부피가 곧 무게가 된다. 알코올 도수 40도인 양주 한 잔(30㎖)에 든 알코올의 양은 12㎖, 무게는 9.6g(30×0.4×0.8)이다. 알코올 12㎖ 처리엔 물 120㎖가 필요하다. 양주 속의 물 18㎖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맥주 한 잔은 어떨까? 알코올 도수 5%인 맥주 한 잔(200㎖)의 알코올은 10㎖(8g)이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면 알코올 10㎖ 처리에 필요한 물은 100㎖이다. 18도짜리 소주 한 잔(45∼50㎖) 또한 이런 식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양주와 소주 한 잔은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물이 부족하고, 맥주 한 잔의 경우는 물이 남는다. 즉 소주나 양주를 마실 때는 물을 보충해 줄 필요가 있는 얘기다. 맥주를 마시면서 물까지 마신다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계산은 술을 마시는 동안에 적용되는 단순 공식일 뿐, 밤에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아침에까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몸에 수분이 충분하더라도 땀이나 소변으로 상당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 마시고 난 뒤에는 지속적인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기준 남성 7잔·여성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 비율이 1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폭음하는 월간 폭음률도 37.2%에 달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음주자 5명 중 1명 꼴인 23.2%가 고위험 음주자로 나타난 것보다는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도 고도한 음주의 위험과 폐해는 큰 사회적, 국민건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암예방 10계명을 몇 년 전에 개정해 '1잔의 음주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고위험 음주뿐 아니라 저위험 음주 또한 이로울 게 없다는 경종이다. 고위험 음주는 신체 및 정신 건강에 각종 빨간불이 켜지게 만든다. 1회 7잔 미만, 주 1회 이하로 마시는 음주자에 비해 건강·범죄·가정·경제·일상생활의 지장 등 각종 폐해 경험률은 2.5배, 속칭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아웃(술이 취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경험률은 3.5배 높다. 고위험 음주자들은 또한 연말연시의 음주 횟수나 음주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주 후 최소한 하루 이상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물과 주스, 채소, 국물 등이 좋다. 술 마시고 잠들기 전에 적당한 식사를 하는 것은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자리에서 안주는 거의 먹지 않고 술만 마시면 이튿날 저혈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음주는 간 건강을 해쳐 알코올성 간질환과 지방간, 알코올성 치매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섭취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48시간(만 2일) 정도로 본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 과음을 삼가는 것 못지 않게 술자리는 3일에 한 번만 갖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송년회는 '다사다난한 국난을 떨쳐보자'는 의기투합이 맞물려 자칫 과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과음 송년회는 멀리하고, 좋은 사람들끼리 건전 송년회를 자주 하면서 올해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겨울철 허리통증 관리, 체온조절·스트레칭이 ‘기본’

겨울철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 통증이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유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충분히 풀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한 힘을 가하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럴 때 주로 발생하는 허리 질환이 바로 급성요통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추운 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순간이나 빙판길과 같이 미끄러운 곳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허리에 힘을 주었을 때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요추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보통은 단순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평소 척추가 약해진 상태라면 허리 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낮은 기온은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만성 척추질환 환자들 역시 다른 계절에 비해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민성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충분한 휴식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요통을 예방하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선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감싸거나 온찜질을 하는 등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추워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면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므로 자주 허리를 쭉 펴주고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켜주면 혈액순환도 잘돼 건강에 이롭다.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급작스러운 동작은 피해야 한다. 민 원장은 “뼈가 약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이라면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줄이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장갑을 착용하면 넘어졌을 때 고관절이나 척추 등의 큰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