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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한국상품전시회’ 美 개최로 ‘K-中企’ 수출길 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미국에서 '한국상품전시회'를 개최해 K-중소기업의 수출 확대와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미주한상총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황병구 미주한상총연 회장을 비롯한 양 단체 주요 임원과 미주한상총연 78개 지역상공회의소 대표 등 재외동포경제인 150여 명이 참석했다. 양 단체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진출 지원을 위해 내년 하반기 CES 등 유명 전시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가스 등에서 '한국상품전시회(K-Goods Fair)'를 개최하고, 참가기업 모집·홍보·바이어 섭외 등 전시회 준비 전반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두 단체가 지난 4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K-뷰티, K-푸드 등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확인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미국 수출 확대를 위해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추진됐다. 중기중앙회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중소기업의 미국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 이번 업무협약에 이어 오는 9월 19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미국 대표 동포기업으로 손꼽히는 △한미은행 △허브천하 △LBBS(로펌) △가든그로브市 등 주요 미국 한인 네트워크들과 함께 '미국진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같은 달 24일에는 전국의 중소기업 지도자들이 모이는 제주 리더스 포럼에서 '미국진출전략 세미나'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미국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식 이후 이어진 미주한상총연 총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2023년 애너하임과 2025년 애틀랜타에서 두 차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상품의 저력과 미국 시장에서의 인기를 확인했다"며 “내년 한국상품전시회가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미주 재외동포 경제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맨땅에 헤딩’은 옛말…中企 인수로 창업 기회 찾는다

“높은 실패 위험을 감수하고 '맨땅'에서 시작하는 창업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이미 검증된 중소기업을 인수해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선진국형 창업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김재윤 딥서치 대표) 온라인 인수합병(M&A) 플랫폼 리스팅(Listing)의 운영사 딥서치가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프론트원에서 개최한 '한국형 ETA 프로그램 설명회'에 200여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다. 당초 주최측의 참가 예상 인원은 150명이었지만, 참석 희망자가 대거 몰리면서 좌석 수를 늘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날 설명회의 화두는 '중소기업 인수 창업(ETA)'. ETA(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는 아이디어 기반의 신규 창업 방식에서 벗어나, 검증된 우량 중소기업을 유능한 창업가가 인수하여 더 크게 성장시키는 혁신적인 창업 모델을 뜻한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이디어 발굴부터 시작하는 신규 창업보다 ETA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인수 창업'을 고민하는 20대 예비 창업가부터 은퇴 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 70대 예비 창업가, 신사업 확장을 타진하는 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이들이 참석했다. '한국형 ETA 프로그램'을 제시한 업체는 온라인 M&A 플랫폼 '리스팅'의 운영사 딥서치다. 딥서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회계사인 김재윤 대표가 설립한 금융 전문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지난해 5월 '리스팅'을 출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리스팅'을 통해 딜이 성사된 중소기업은 8곳으로, 현재 약 700여개 딜이 진행 중이다. 한국형 ETA는 중소기업 M&A 중개뿐만 아니라, 창업가들이 겪는 가장 큰 장벽인 인수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수금융, M&A 투자, 정부지원 연계 등 다각적인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인수 후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것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김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 앞서 오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 ETA는 후계자를 찾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우량 중소기업을 새로운 비전과 기술력을 갖춘 창업가와 연결하는 '사회적 승계'가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수십 년간 축적된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 양질의 일자리를 보존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딥서치는 한국형 ETA의 성공을 위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국립금오공과대학교, 액셀러레이터인 스토리앤데이터와 4자간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몰려있는 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성공 사례를 축적한 후 전국적으로 모델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주현 경북창경센터 대표는 “한국형 ETA는 특히 디지털 전환(DX)이나 인공지능 전환(AX)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들에게 알맞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의 우량 기업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가진 창업가를 만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김남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ETA의 핵심은 물려받을 '가업'은 없을지라도 물려받을 만한 '기업'은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라며 “이번 사업이 잘 되면 기술보증기금 등에도 건의해 인수창업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소상공인업계 “장애인용 키오스크 의무화 제외 환영”

소상공인업계가 장애인용 키오스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장애인용 키오스크 의무화 대상에서 소상공인을 제외하는 입법안을 공고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현실과 애로에 귀 기울인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의 적극행정이 빛난 부분"이라며 “정부에 사의(謝意)를 표하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선 정치권에도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면적 50㎡(약 15평) 이상인 매장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쓰도록 한 법안이다. 소상공인업계는 해당 규정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을 전가한다며, 규제 유예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소공연 측은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으로도 소상공인에게 가중되는 규제와 부담 완화를 위해 전국 소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적극적인 의견개진에 나설 것"이라며 “소상공인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벤처기업, 역할 대비 인식 미흡…제도적 지원 필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벤처기업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가졌지만, 지인에게 창업이나 취업을 추천하겠다는 사람은 4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도전적으로 혁신하는 주체라고 생각하면서도, 기업의 낮은 생존율과 불안정성 탓에 취업이나 창업을 추천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 벤처기업 이미지 좋긴 좋은데…취업은 '글쎄' 27일 벤처기업협회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벤처기업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63.8%는 벤처기업의 전반적인 인상을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창의적이다'(46.5%)가 가장 많았고, '혁신적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한다'(39.3%), '도전적이다'(36.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들은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혁신성'(70.9점), '직무환경'(70.3점), '성장성'(70.1점)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 점수는 전 항목에서 60점 이상을 기록하며,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구체적으로는 '신기술 개발 및 기술 혁신'(72.6점), '미래 경제 성장동력 창출'(71.3점), '신산업 개척'(70.6점) 등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지인에게 벤처기업 취업 또는 창업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9.6%에 그쳤다. 추천하지 않는 이유(1+2순위)로는 '기업의 낮은 생존율·불안정성'(67.4%)이 가장 높아 벤처기업이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벤기협은 이번 대국민 조사 결과에 대해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에 비해 국민들이 인식하는 수준은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러한 인식은 벤처생태계의 성장을 저해하고, 혁신의 씨앗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토양을 만든다"고 평가했다. ◇ “벤처기업주간 만들고 대기업과 상생 채널 만들어야" 업계는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측은 먼저 매년 1개 주간을 '벤처기업 주간'으로 정하고 기념행사와 포상, 정책발표, 위상 홍보, 명예의 전당 등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또 벤처-대중견기업 간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벤처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국민 다수가 벤처기업을 우리 경제와 산업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벤처기업은 '불안정한 창업', '고위험 투자처'라는 인식이 있다"며 “이제는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인 벤처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하고, 벤처기업에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어 벤처생태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손보사 불공정 갑질 도 넘었다”…車정비업계 ‘표준약정서’ 도입 촉구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정비업계를 상대로 일방적인 수리비 감액과 대금 지급 지연 등의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동차 정비업계는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표준약정서 도입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현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자동차정비업계가 최근 3년간 보험사와의 거래 중 경험한 불공정 행위는 '30일을 초과하는 정비비용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66.1%)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밖에 △통상의 작업시간 및 작업공정 불인정(64.5%) △정비 비용의 일방적인 감액(62.9%) △보험사가 받아야 하는 차주의 자기부담금을 정비업체가 대신 받도록 강요(50.2%) △특정 정비 비용 청구 프로그램 사용 강요(41.4%) 등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정비요금(시간당 공임)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5조2에 따라 자동차보험협의회(보험업계, 정비업계, 공익위원)에서 협의를 통해 정한 요금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기준을 따르지 않고 '보험사 자체 기준'을 들이미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보험사 자체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응답이 52.2~60.0%로 나타났다. 정비 완료 후 대금 정산이 계약서 상 지급기일을 초과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리비 지급이 지연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제26조에 따라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지연이자를 받았다는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자동차 정비업체의 70% 이상은 거래 보험사로부터 일방적인 수리비 감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보험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중 최근 3년 간 감액 건수 비율과 평균 감액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삼성화재로 조사됐다.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는 손해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계약에 표준약정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95.4%는 “표준약정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표준약정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으로는 △수리비 삭감내역 요청 시 공개(89.6%) △수리비 청구시기와 지급시기(87.3%) △수리비 지연지급 시 지연이자 지급 규정(86.3%) △수리비 지불보증(84.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자동차 정비업계와 보험사 간 거래에서의 일방적 수리비 감액, 지연지급, 지연이자 미지급 등 불합리한 관행들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며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정비업체에 정당한 대가가 보장되고 투명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표준약정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수리비 산정 기준 등은 정부 차원의 표준화 및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태권브이부터 원전해체까지…‘유압로봇’으로 고위험 작업 ‘척척’

경기도 동탄 도심에서 차로 약 30분. 여러 기업의 생산 시설이 모여 있는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의 한 시설에 들어서니 영화에나 나올 법한 높이 12m의 초대형 로봇이 등장했다. 전북 무주군에 조성을 앞둔 '태권브이랜드'에 설치될 조형물로, 국내 로봇제조기업인 케이엔알시스템(KNR시스템)이 제작했다. ◇ 초대형 로봇 태권브이, 발바닥 크기만 사람 키 '훌쩍' 지난 22일 기자가 케이엔알시스템의 남사 공장에서 만난 로봇태권브이는 머리와 몸통, 다리의 외형이 일부 조립된 상태였다. 보안상 직접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한쪽에 뉘여 있는 로봇의 한쪽 다리는 기자의 키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크기를 자랑했다. 케이엔알시스템에 따르면 태권브이 로봇은 발차기 등 태권도 품새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외형 동작도 구현할 수 있다. 김철한 케이엔알시스템 부사장은 “일본 요코하마에 설치됐던 건담의 경우 로봇의 등을 고정시키는 작업을 했지만, 태권브이 로봇은 고정 기기 없이 독립 설치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전 세계 로봇 중 가장 큰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케이엔알시스템은 산업용 유압로봇을 제작하는 업체로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됐다. 태권브이 로봇은 회사가 공연·엔터테인먼트 분야용 초대형 로봇을 제작한 첫 사례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지난 6월 경남 고성군으로부터 총 33억원 규모의 '움직이는 로봇공룡 제작 및 설치사업' 용역도 수주했다. 초대형 공룡 '트리케라톱스'를 구현한 로봇으로, 관람객을 태우고 관광지를 순회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 산업현장에 특화된 유압로봇 “사람이 못하는 일 해낸다" 케이엔알시스템의 초대형 로봇은 다른 기업의 로봇과는 작동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 서빙 로봇 등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반적으로 모터 기반의 전동 방식으로 작동한다. 반면 케이엔알시스템의 로봇은 유압(油壓)제어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압 로봇을 제작하는 기업은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일하다. 김 부사장은 “유압로봇은 모터 기반 로봇 대비 출력이 높고 상온이 아닌 특수 환경에도 대응이 가능하다"며 “영화 '아이언맨'이나 '터미네이터',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구현된 로봇은 모두 유압 로봇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터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면 '사람처럼 잘 만들었네' 싶지만, 이 로봇을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모터 기반의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유압 기반의 우리 로봇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고 강조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유압로봇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계열사와 현대차그룹, LIG넥스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고, 미국의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유럽의 IIT와도 협력했다. 대만 교통부 철도국에서 발주한 철도기술연구인증센터(RTRCC) 설립을 위한 철도차량 및 운영시스템 시험장비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다. ◇ 원전 해체 시장 확대에 유압 로봇 수요도↑ 최근 케이엔알시스템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원전 해체' 시장이다. 원전이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는 고위험 환경인만큼, 원전 해체 시장이 커질수록 로봇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고리원전 1호기 해체를 최종 승인했고, 월성 1호기도 해체 승인을 심사 중이다.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보면, 40년 이상 가동된 노후 원전은 총 189기에 달해 수년 내에 해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초기 원전도입국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원전해체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업계는 이 시장의 규모를 약 46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케이엔알시스템은 독보적인 원전관련 기술로 100여 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원전 해체에 쓰이는 로봇의 조건은 매우 까다로운데, 케이엔알시스템의 로봇이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특히 신형 다목적 유압로봇 팔 'HydRA-TG'는 고위험 환경하에서 고(高)중량물을 더욱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로봇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바로 '안전'이고, 이는 곧 우리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며 “유압로봇 시장은 아직 미개척지에 가깝지만 지금 우리가 이 시장에 '기준'을 세운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 험지 작업용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작년보다 카드 더 쓰면 최대 30만원 환급”…‘상생페이백’ 내달 시행

정부가 민생 회복 지원을 위한 상생페이백 사업을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한다. 상생페이백은 오는 9~11월 카드 지출액이 지난해 월평균 카드 소비액보다 큰 경우, 증가분의 20%(1인당 월 최대 10만원)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사업이다. 소비 진작과 취약상권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마련됐고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1조3700억원을 확보했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생페이백의 신청·지급 및 사용 등의 계획을 담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상생페이백 신청 대상은 지난해 본인 명의의 국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한 실적이 있는 만 19세 이상(200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의 국민 및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국내 입국 후 90일을 초과해 체류할 목적으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페이백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을 해야 하지만, 별도의 소비 실적 증빙은 필요하지 않다. 페이백 신청은 다음달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이며, 신청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5부제를 적용한다. 카드소비액 산정에 포함되는 사용처는 연매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보다는 대폭 늘어났다.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중형 규모의 슈퍼마켓, 제과점 등을 비롯해 영화관과 놀이시설 등에서 사용한 금액도 산정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다만 백화점과 아울렛,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 전자제품 등 직영매장,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은 제외됐다. 온라인과 배달앱(만나서 결제 제외)의 경우 카드사에서 판매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산정대상에서 제외됐고, 소상공인 매장이더라도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 등에서 카드결제를 하면 소비액에서 제외된다. 이대건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소비 진작 및 중소상공인 매출 향상을 위해 상생페이백 사업을 마련했다"며 “별도의 신청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한 분이라도 누락이 되는 분들이 없도록 정책 홍보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상생페이백의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만약 9월 카드 소비액이 130만원이라면 얼마를 페이백 받을 수 있나. ▲전년도보다 늘어난 금액으로 환급액을 책정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다. 가령 지난해 월평균 카드 소비액이 100만원인 사람이 올해 10월 130만원을 사용했다면, 증가액 30만원의 20%인 6만원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다. -소비쿠폰과 상생페이백 사용처 차이는 무엇인가. ▲상생페이백은 소비쿠폰과 달리 지역 제한이 없고,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중소상공인 매장 등에서 사용한 금액도 실적에 포함된다. 상생페이백은 국내 및 해외 대기업 브랜드 프랜차이즈 '직영점'만 소비실적에서 제외되고, 가맹점에서의 사용은 실적으로 인정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와 상생페이백 산정에 포함되는 사용처가 다르다보니 혼란이 있을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정부가 포맷을 제공하고 개별 사업자가 이를 인쇄해 스티커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해당 스티커를 보고 상생페이백 소비 인정 사용처를 식별할 수 있다. -소비액 인정 사용처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영화관도 포함됐던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극장업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너무 어렵다보니 포함하게 됐다. -11월에 페이백을 신청했는데, 9~10월 소비실적에 대한 페이백도 받을 수 있나. ▲11월 30일까지 신청했고, 9~10월에 소비증가분이 있다면 해당 월의 페이백을 소급해서 지급한다. -카드 소비실적과 페이백 금액은 어떻게 확인하나. ▲상생페이백 누리집에서 본인인증 후 소비실적 및 페이백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9월 15일 신청자 기준, 신청완료 후 2일이 지난 9월 17일부터 확인이 가능하다. -페이백을 지급받은 후 카드결제를 취소하면 어떻게 되나. ▲다음 달 지급받을 페이백이 있는 경우, 해당 지급액에서 환수액만큼 차감한다. 페이백이 끝난 상황이라면 페이백 잔액에서 차감하고, 잔액이 부족한 경우에는 환수액만큼 충전이 되도록 한다. 또 최종 미납 환수액에 대해 전자고지서 발급을 통해 환수계좌로 납부하는 방법도 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김영훈 노동부 장관 “노란봉투법, 개정 후 지침 마련”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갖고 노사 의견을 수렴하자고 제안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 개정 후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답했다. 19일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으로, 오는 21일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법 개정으로 중소제조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갖고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내수부진과 미국의 관세인상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데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사안들이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도 노조법 개정으로 결국 피해는 2, 3차 협력사가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특히 한 현장에서 여러 협력업체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건설업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수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 업종 역시 법 개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는 노조와의 소모전으로 인한 우리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중소건설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제도의 취지와 현장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고, 노사 간 균형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 업종의 특성상 일부 업체의 문제가 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도 조선사가 노조와 단체교섭으로 수개월 소모전을 겪고 있는데, 노조법이 개정되고 협력사까지 교섭을 하게 된다면 우리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장의 우려와 불안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법 개정 후 경영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상시적인 현장지원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현장 목소리와 상황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법 시행까지 6개월 동안 구체적인 매뉴얼과 지침을 마련해 현장의 우려와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며 “특히 원·하청 교섭 과정에서 조정 지원을 강화해 하청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기획] “산재 사고 대부분은 중소사업장…‘안전 문화’부터 바꿔야”

계속되는 산업재해에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지속 기업에 대해 면허 취소를 포함한 초강력 제제를 예고했다. 업계는 일선 현장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를 완전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이번만은 관행처럼 이어져온 산업재해 근절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해외 선진국의 산재 대응 모범 사례를 포함해 각 업종별로 산재 근절을 위한 노력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 감독 주체와 근로현장의 안전 의식 격차를 극복해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에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거론하면서 업계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 및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컨설팅 전문가인 이종현 산업안전융합연구소 소장은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산재 사고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산재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산재사고는 크게 기계적 요인과 인적 요인, 관리적 요인 탓에 발생한다. 먼저 기계적 요인은 말 그대로 기기 결함에 의한 사고다. 주로 경영주 쪽에 책임이 있다. 인적 요인은 주로 근로자의 실수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다. 일할 땐 열심히 하더라도 쉴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 피로도를 낮춰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휴식 시간을 부여했다 하더라도 근로자 스스로 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관리적 요인도 중요한 부분이다. 가령 안전교육을 형식적으로만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사업장에서는 4대 안전교육을 진행하도록 되어있는데, 요즘은 편하게 하자고 온라인 교육을 진행한다. 당연히 현장 교육보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식품기업 SPC나 건설기업 포스코이앤씨는 근로자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업장이다. 특정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산재사고 예방은 오너(owner)의 의지가 중요하다. 근로자가 다치거나 죽는 것에 대해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보다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게 싸다는 인식이 있으니 산재사고가 계속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컨설팅을 갔던 한 기업의 안전관리자는 “1년에 안전화를 네 켤레 갈아 신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만큼 좁고 먼지 나는 곳을 본인이 많이 다니겠다는 의미다. 이런 관리자가 있는 곳은 사고가 안 나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그분이 근무하는 동안 사업장에 사고가 안 났다. 그만큼 경영진과 관리자의 관심이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기업의 경우, 공시를 해서 주가를 폭락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제재를 강화해서 다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사실 사고가 나는 곳의 70%는 중소사업장이다. 대부분 주식시장에 상장이 돼 있지도 않다. 포스코이앤씨나 SPC는 상징적인 사례가 된 것으로, 실제 현장에서 실무를 보는 관료들은 산재사고 사각지대에 놓인 소기업을 방문해 안전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안전사고의 형태나 원인이 다양하다보니 산업분야 별 처방이 조금씩은 다를 것 같다. 먼저 건설업의 경우 하도급 체계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하도급의 하도급의 하도급을 주는 체제로 이루어지다보니, 막상 현장에서는 사람을 적게 쓰고 장비도 허술하다. 공사대금에 따라 규모에 맞는 건설사에 발주를 내는 시스템으로 바꿔야한다. 제조업의 경우 시설 투자가 중요하다. 요즘 스마트공장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모니터링해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안전 설계가 많이 돼 있다. 아직 중소사업장의 스마트공장 보급률이 낮은데, 이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SPC는 대통령 방문 이후 생산직 야간 근로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 근로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근무제 개선으로 관리적 차원의 노력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근로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야간 근로에 들어오려면 낮에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하는데, 근로자가 쉬지 않으면 그게 문제가 된다.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자신의 일과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면 위험하지 않은 일로 바꿔주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기업 안전관리전문가로 여러 현장을 많이 돌아보셨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의 예를 든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근로자 스스로 위험 요소를 알면서도 '내가 전문가'라는 생각 때문에 일어난다. 현장에서 해결해야할 문제가 생겼을 때 “잠깐만 보면 돼", “금방 확인만 하고 올게", “내가 잘 알아" 하는 식의 안일한 마음으로 혼자 현장에 갔다가 사고가 난다. 임직원 안전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주에 대한 과도한 짐을 지운다고 비판한다. 중처법으로 실제 사업주가 처벌을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오히려 최근 법원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의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다는 판결을 내고 있다. 사업주는 산재 예방을 위해 인력과 돈 등을 써야하고, 근로자는 안전 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충실히 이행해야한다.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는 산재를 줄일 수 없다.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 Who's 이종현 연구소장 △광운대학교 겸임교수 △국민안전교육관리사협회장 △학교안전관리사협회장 △교통안전클럽(사회적기업) 이사 △행정안전부 중앙안전교육점검단 위원 △산업인력관리공단 출제위원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기획] 식품업계 산재 후폭풍…근무제 바꾸고 시설투자계획 전면 수정

SPC가 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후속대책으로 근무제 손질과 함께 시설 계획에 대한 전면 손질에 들어갔다. '불닭볶음면'으로 수출신화를 쓴 삼양식품도 특별연장근로를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생산직 근로자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 장시간 근로 논란에…2교대 근무 없애는 SPC·삼양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가 생산직 근로자의 근무형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통상 '2조 2교대(주·야 12시간씩 교대)' 형태로 운영하던 생산직 근로자의 근무 형태를 '2조 3교대' 혹은 '4조 3교대' 등의 형태로 전환해, 야간 생산을 최소화하고 장시간 근로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SPC와 삼양식품은 생산직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SPC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목표로 인력 확충, 생산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인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꾼다는 계획이다. 각 사별로 실행방안을 마련해 10월 1일부터 개편안을 전격 시행한다는 목표다. 불닭볶음면으로 수출 신화를 쓴 삼양식품도 지난 9일부터 특별연장근로를 차단했다. 앞서 삼양식품은 수출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매달 초과근무 동의서를 받아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했었다. 삼양식품은 현행 '2조 2교대' 방식의 근무 형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SPC와 삼양식품이 '2교대' 근무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식품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단 생산직 노동자의 산업재해 주범 중 하나로 장시간 근로가 거론된 만큼, 근무형태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 가동시간 줄이면 손실은 어쩌나…노동자 임금도 줄어들 듯 다만 생산구조 변경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은 부담이다. 인건비 부담에 생산직 근로자 채용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야근을 줄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기업의 수익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원하는 건 '2조 3교대'가 아닐까 추측은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근무형태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사실 상 어렵다. 인력을 대체하려면 자동화 설비도 갖춰야 하고,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근무제 개편 대신 공장 자동화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 역시 하루아침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SPC삼립은 이 대통령의 방문 이후 시설투자 계획을 새롭게 바꿨다. 당초 회사는 2026년 11월 30일까지 1030억원을 투자해 청주공장 내 시설을 증설하기로 했지만, 이를 전면 수정해 청주공장을 포함한 5개 공장의 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기간 종료일은 2027년 연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근로자 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기를 원할 것"이라면서 “다만 인건비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인력을 늘리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공장 자동화 설비에 투자하는 게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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