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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의 부동산뷰] 해외는 100년 사는데 한국 아파트 수명은 30년… “구조 변경·수선 필요”

최근 은마아파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후 아파트의 안전 취약성과 재건축 중심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공동주택을 100년 이상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국내 아파트의 평균 수명은 30년 안팎에 그친다. 배관 교체와 구조 변경이 어려운 벽식 구조 위주의 설계가 주요 원인으로, 유지관리와 수선이 용이한 기둥식 구조를 확대하고 대수선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진 단지다. 스프링클러 설비가 소방법에 따라 의무화된 시점은 1992년으로, 그 이전에 공급된 아파트 상당수는 화재 안전 기준 측면에서 제도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대량 주택 공급 과정에서 제도와 기술 기준이 빠르게 변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노후 단지의 현실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1기 신도시인 일산에서는 주차 공간 부족과 마감재 탈락 등 물리적 노후화가 진행 중이다. 일부 단지는 세대당 주차대수가 0.57대 수준에 그쳐 만성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으며, 천장 마감재 이탈과 석면·곰팡이 문제, 노출 배관과 누수, 내부 균열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이 짧은 배경에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은 약 30년으로, 미국(55년), 영국(77년)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국내 아파트의 상당수가 벽식 구조로 지어지면서 부분 보수나 평면 변경이 쉽지 않고, 결국 철거 후 재건축에 의존하는 방식이 구조적으로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벽식 구조는 벽체와 슬래브가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기둥 없이 벽이 건물의 골격 역할을 한다. 상하수도관과 각종 배관을 벽과 바닥에 매립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구조여서, 노후화로 배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부 교체가 어렵다. 이 때문에 대규모 철거와 재시공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시공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과거 대량 주택 공급기에는 경제성이 높았지만, 장기 거주와 유지관리 측면에서는 제약이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기둥식 구조는 보와 기둥이 하중을 담당하고 벽체는 비내력벽으로 구성된다. 배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기둥을 그대로 둔 채 벽체만 철거해 보수할 수 있어 구조 변경과 리모델링이 비교적 수월하다. 장기 사용 가능한 주택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둥식 구조가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도시·부동산개발학과 특임교수는 “과거에는 절대적인 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벽식 구조가 주로 채택됐다"며 “벽식 구조는 자동화 거푸집 등을 활용해 층 단위로 빠르게 시공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이 짧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벽이 구조체 역할을 하는 특성상 준공 이후에는 리모델링이나 공간 구조 변경이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사업이 건설사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수익성이 높은 방식이 유지돼 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오피스 건물은 대부분 철골 기반의 기둥식 구조를 적용한다"며 “국내에서도 타워팰리스나 쉐르빌 등 일부 주거단지는 기둥식으로 지어졌다"고 했다. 이어 “기둥식 구조는 장수명 설계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벽식 구조를 전제로 30년 주기 재건축이 이뤄지는 구조가 돼 있다"며 “다만 실제로는 준공 30년을 훌쩍 넘어 50~60년 이상 사용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것은 배관 등 일부 설비이지, 콘크리트 구조체는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구조적으로는 100년 이상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며 “해외에서는 100년이 되기 전에 전면 철거를 하는 사례는 많지 않고, 거주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수선·보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도 장수명 주택 확산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실증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 2019년 국토교통부는 국내 최초로 장수명 주택 최우수·우수 등급을 적용한 '세종 블루시티'를 준공했다. 이 단지는 기둥식 구조를 적용해 하중을 벽이 아닌 기둥과 보가 지지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 벽체는 경량벽체로 시공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철거·변경할 수 있으며, 재건축 없이도 가족 구성 변화에 맞춰 내부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건축했다. 또, 철근 피복 두께와 콘크리트 강도 역시 일반 주택보다 강화해 물리적·화학적 열화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제도적·기술적 기반이 마련됐음에도 장수형 아파트 확산보다 전면 재건축이 반복된 배경으로는 수익 구조와 시장 인식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고급화 흐름과 선분양 구조 속에서 신규 단지가 첨단 설비와 스마트 시스템을 앞세워 상품성을 높여온 점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택보다 신축 아파트의 가치가 더 크게 오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즉, 결국 재건축을 통해 자산 가치가 오른다는 기대가 시장 전반에 형성되면서 재건축은 대표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과거 개포동 등 저층 단지를 초고층으로 탈바꿈시키며 조합원 수익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현재는 압구정동과 한강변 일대 등 일부 핵심 입지를 제외하면 과거와 같은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건축은 노후화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은 아니며, 적절히 고쳐 쓰면 충분히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 개발된 단지들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면 수익성이 보장되는 구조였다"며 “그런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에 재건축이 추진된 것이지, 단순히 노후화 문제만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가격 상승이나 수요 증가가 충분하지 않다면 과거처럼 30년 주기로 재건축을 반복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보수와 개선을 통해 사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입지적으로 도심에 위치해 사업성이 있음에도 각종 규제로 재건축·재개발이 원활하지 않았던 지역은 그간 누적된 압력이 현재의 재건축 추진 움직임으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일산 일부 단지는 분담금 부담으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분당 역시 동일 평형 기준 수억원대 분담금이 거론되는 등 공사비 급등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있는 재건축'은 점차 줄어들고, 새 아파트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 부담도 변수다. 전면 재건축은 기존 건축물을 대거 철거하는 방식이어서 건설폐기물이 대량 발생하고, 수십 년간 형성된 녹지와 생활 생태 환경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한계가 있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전면 철거 중심의 정비에서 벗어나 성능 개선과 부분 보수를 중심으로 한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원철 교수는 “최근 현대건설이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와 '주거환경 개선 신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재건축 대신 대수선을 추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이사할 필요 없이 지하주차장과 외벽 등을 개선하고, 세대 내부는 개별 수선을 통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새 아파트 수준으로 주거 환경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이 사업을 시작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관련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전면 재건축이나 대규모 리모델링보다 '개선' 중심으로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사업은 공용부의 외벽·주동 출입구·조경·커뮤니티 공간을 개선하고, 지하주차장 시스템과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 스마트 출입 제어 시스템 등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세대 내부는 층간소음 저감 구조, 고성능 창호, 에너지 절감 설비 등의 인테리어 공사를 희망 세대에 한해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저하가 이어질 경우 국내 역시 선진국처럼 수선과 개선을 전제로 한 장수명 주택 체계로의 점진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함께 금융·세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거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을 200년까지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최소 100년 정도는 갈 수 있는 건축물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조합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 차원의 역할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 시 기술 개발비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부영그룹, 신임 회장에 이용섭 前 건설교통부 장관 선임

부영그룹이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2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이용섭 신임 회장은 제14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을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제18·19대 국회의원과 민선 7기 광주광역시장을 지내며 입법 역량과 행정력을 두루 갖췄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이 그동안 쌓아온 건실한 경영의 토대 위에서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고 더욱 신뢰받는 글로벌 국민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의 선임 배경으로 행정 및 경제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꼽았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부동산·건설 정책에 정통한 만큼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선도하여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용섭 회장 주요 약력 △1951년생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 석사, 전남대 졸업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제20대 관세청장·제14대 국세청장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 △제18·19대 국회의원, 민주당 정책위의장·대변인 △제13대 광주광역시장(민선 7기), 대한민국헌정회 정책연구위원회 의장 송윤주 기자 syj@ekn.kr

李 대통령발 부동산 세제 개편안 예고…“시점·수요 분산 관건”

이재명 대통령이 주거 여부, 주택 수, 주택 가격 수준 등에 따라 세액에 세밀하게 가중치를 두겠다고 언급하면서, 보유세 개편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현실화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낼 것으로 보면서도, 강남 수요 분산 등 복합적인 정책 병행과 함께 빠른 시행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2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앞서 국무회의 등에서 보유세 강화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던 기존 기조와 달리, 지난달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제 개편안을 시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강력한 금융·세제·규제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 목적의 1주택자까지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며 “초고가 주택에는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거주용 1주택을 기본으로, 주거 여부와 주택 수, 가격 수준, 규제 이력, 지역 특성 등에 따라 세밀하게 차등 적용해 통상적 주거는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도 매각이 유리한 구조를 만들어, '버티는 것이 더 손해'인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주택 투기가 손실로 이어지도록 세금·금융·규제를 종합적으로 설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이 사실상 보유세 개편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한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보유세는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을 발생시켜 소득 수준에 맞는 주거 선택을 유도하는 장치"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득과 무관하게 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40대 고소득 시기 도심의 양질 주택에 거주하다가 은퇴 이후 소득이 줄면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등으로 보유 부담을 완화해 이런 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왜곡된 주거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보유세 현실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1억원짜리 주택이든 10억원짜리 주택이든 동일 세율을 적용하는 비례세 구조인 반면, 우리는 누진세 체계로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커지지만,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각종 공제로 실효세율은 여전히 낮다"며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우리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높아, 이를 감안하면 보유세 현실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남권의 자가 점유율은 강북보다 낮다. 강북은 자가 점유율이 60%를 웃도는 반면, 강남은 이보다 낮아 실거주 목적보다 시세 차익 기대를 반영한 보유 수요 비중이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 분산 대책과 시행 시점 조율 등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부동산 관련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보이지만,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이 매년 6월 1일이라는 점에서 제도 시행이 늦어질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세제 개편이 지연되면 보유세 강화는 2027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이 경우 집주인들의 '버티기' 전략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강남 쏠림 현상 완화, 임대차 시장 안정 등 주거 불안을 줄이기 위한 종합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미국처럼 보유세를 1%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지난해 서울 집값은 시세 기준으로 13% 상승했고,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8.98% 올랐다"며 “보유세 부담이 1% 늘어난다고 해도 집주인들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을 중심으로 대기업, 고소득층, 이른바 '8학군' 선호 수요가 집중된 구조에서 세금 인상만으로 수요 분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으로는 수요가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거주 주택 보유자를 투기 수요로 볼 것인지, 실수요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비거주 주택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해 세금 중과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전세 시장 불안과 서민 주거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안전 최우선’ 특명…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전 수단 총 동원, 중동 현지 임직원·교민 무조건 지켜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적인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에 짙은 전운이 드리운 가운데 한화그룹이 현지 주재원과 그 가족들의 '절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가동했다. 1일 한화그룹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인명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걸고 발 빠른 조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즉각적인 대처의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강력한 특명이 있었다. 김 회장은 사태 발생 직후 “중동 현지에 체류 중인 임직원들은 그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회사는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각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비즈니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직원의 생명과 무사 귀환에 비용과 방식을 불문하고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으라는 엄명인 셈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 현지에서 방산·금융·기계 등 굵직한 핵심 수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5개 국가에 파견된 한화 임직원은 123명, 동반 가족까지 합치면 총 172명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이들 전원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각 계열사 본사와 중동 현지를 직접 연결하는 '24시간 실시간 핫라인'을 즉각 구축했다. 한화그룹의 안전망 구축은 자사 직원 보호에만 머물지 않고 중동 현지 공관·한인회와 긴밀한 비상 공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현지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으로서 자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불안에 떨고 있는 교민 사회 전체의 안전 확보와 위기 극복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내년까지 서울 4만·수도권 17만 호 공동주택 공급

내년까지 공급 예정된 전국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41만4906가구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4만4355가구, 경기 14만6062가구, 인천 3만537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를 포함한 향후 2년간 전국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이 총 41만4906가구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올해 19만8583가구, 내년 21만632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4만6062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 4만4355가구, 인천 3만537가구 순으로 수도권 비중이 컸다. 이어 △부산 2만9239가구 △대전 2만3620가구 △충남 2만2163가구 △충북 1만9780가구 △광주 1만9917가구 등 광역시와 충청권에도 비교적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다. 영남권에서는 △경북 1만2834가구 △대구 1만2438가구 △울산 9655가구 △경남 971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호남권은 △전남 1만647가구 △전북 8719가구 △광주 1만9917가구로 나타났다. 강원은 1만2418가구, 제주는 2762가구, 세종은 42가구로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었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는 경기(6만2893가구), 서울(2만7158가구), 인천(1만5161가구) 순으로 공급이 많다. 내년에는 △경기(8만3169가구) △인천(1만5376가구) △부산(1만7750가구) △대전(1만7441가구) 등의 입주 물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건설사업계획 변경과 추가 분양 물량 발생 등에 따라 실제 입주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전망치는 공공분양 주택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가구 수 기준으로 산정했으며, 정비사업은 사업 추진 단계 중 착공 기준 정보를 반영해 집계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李대통령 분당 아파트, 29억에 내놓자마자 팔려

최근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고, 곧바로 매매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으나,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아파트를 전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놨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매물로 내놓은 아파트는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164.25㎡(약 50평)다. 같은 면적 기준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9월 29억원에 매매가 이뤄진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매물 호가를 실거래가와 동일한 29억원에 내놨다. 현재 해당 평형의 호가는 31억~32억원 수준이다. 실제로 대통령이 매물을 내놓자마자 바로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이 현장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인데다 현직 대통령의 집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시장에 나온 매물이 곧바로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X에 글을 공유하며 “주식시장 개혁, 자본시장 선진화, 주택시장 안정, 부동산투기공화국 탈출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매물 등록은 그 연장선에서 정책 메시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강남 아파트 더 뛰나” 분상제 지역 적용 기본형건축비 2.12% 인상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가 2.12% 인상되면서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상한제 적용 지역의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정된 기본형건축비는 ㎡당 222만 원으로, 오는 3월 1일부터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3월 1일자로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를 정기 고시한다고 27일 밝혔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 상한을 구성하는 핵심 항목 가운데 하나로, 택지비와 각종 가산비와 함께 최종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된다. 정부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 공사비 변동 등을 반영해 이를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번 고시에서는 직전 대비 2.12% 오른 ㎡당 222만 원으로 기본형건축비가 상향됐다. 레미콘 등 자재비와 노무비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지난해 두 차례 인상률(3월 1.61%, 9월 1.59%)을 웃도는 수준이다. 2024년에는 자잿값과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며 두 차례 모두 3%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후 인상 폭이 다소 둔화됐다가 다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와 전국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적용된다. 이번 인상분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에 적용하면, 지상층 기준 건축비 상한액은 2억4864만원으로 기존보다 약 515만 원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으로 강남3구와 용산구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신규 분양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가격 수준을 보면, 예컨대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역삼 센트럴 자이'는 전용 59㎡가 19억 원대 중반~20억 원 초반, 84㎡는 20억 원대 중반~후반, 122㎡는 70억 원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당 분양가 8087만 원, 확장비는 평당 약 58만 원 수준에서 분양가가 확정됐다. 다만 기본형건축비 인상분이 그대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분양가격은 기본형건축비 외에도 택지비와 각종 가산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DL이앤씨 컨소시엄,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 2월 공급

구리역 일대에 총 3022가구 매머드급 규모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DL이앤씨·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이달 중 경기 구리시 수택동 496-6번지 일원에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수택E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총 4개 단지,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26개 동(아파트 24개 동, 주상복합 2개 동), 총 3022가구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29~110㎡ 1530가구를 일반 분양으로 공급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29㎡ 146가구 △38㎡ 29가구 △44㎡ 141가구 △59㎡A 397가구 △59㎡B 187가구 △59㎡C 365가구 △77㎡ 20가구 △84㎡ 186가구 △110㎡ 59가구 등이다.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는 단지 중앙에서 직선거리 800m 내에 지하철 8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인 구리역이 위치한다. 네이버지도 기준 잠실역을 20분대, 삼성역·봉은사역·종각역을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단지는 구리 도심권에 위치해 있고 롯데백화점과 CGV, 구리전통시장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단지와 반경 1km 내에 구리초, 수택초, 토평중·고, 구리여중·고 등 초중고교가 밀집해 있다. 단지 내 유치원 및 국공립 어린이집에 예정돼 있고, 수택동 학원가도 도보 거리에 있다. 단지는 바로 앞 왕숙천 둘레길을 따라 한강까지 자전거로 10분대 접근이 가능해 여가와 휴식을 아우르는 한강 생활권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옆 검배근린공원과 인창천 생태하천(2025년 착공), 장자호수공원, 구리시립체육공원, 인창중앙공원, 구리광장 등 다수의 공원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기 좋다. 특히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평생학습관 등이 마련된 검배체육문화센터가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연습장 △사우나 △커뮤니티라운지 △라운지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주요 시설들이 블록별로 상이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는 구리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총 3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DL이앤씨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시공을 맡은 만큼 차별화된 혁신 설계와 검증된 품질력을 제공해 향후 구리시 랜드마크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의 주택전시관은 경기 구리시 수택동 287-16(현장 부지)에 마련된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강남 3구·용산 아파트값 하락 전환…“외곽도 풍선효과 없을 것”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서울 상급지인 강남3구와 용산의 가격 흐름이 한 달 만에 꺾였다. 전문가들은 강남이 서울 주택시장의 '지표' 역할을 하는 지역인 만큼, 이번 조정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정부가 추가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15%에서 0.11%로 둔화됐다. 특히 강남3구는 모두 하락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강남구는 전주 0.01%에서 이번 주 -0.06%로 떨어졌다. 송파구는 0.06%에서 -0.03%로, 서초구는 0.05%에서 -0.02%로 각각 하락했다. 용산구 역시 전주 0.07%에서 -0.01%로 내려섰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하기 전과 비교하면 조정 폭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19일 기준 강남구는 0.20%, 서초구는 0.29%, 송파구는 0.33%, 용산구는 0.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주 수치와 비교하면 강남구는 0.26%p 하락했고, 서초구는 0.31%p, 송파구는 0.36%p, 용산구는 0.28%p 각각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 거래가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219건에서 7만784건으로 25.9% 증가했다. 매물 증가의 영향으로 평균 실거래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직전 한 달과 비교해 11억1288만원에서 10억6787만원으로 4501만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남구 평균 실거래가는 거래 평형이 다소 줄어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6억2509만원 급감했다. 반면 실수요자 중심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을 유지했다. 은평구는 0.07%에서 0.20%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양천구는 0.08%에서 0.15%로, 금천구는 0.01%에서 0.08%로 각각 올랐다. 다만 최근 급등했던 관악구는 0.27%에서 0.09%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동작구는 0.08%에서 0.05%로, 노원구는 0.18%에서 0.16%로, 강서구는 0.29%에서 0.23%로 오름폭이 줄어 지역별 혼재가 여실했다. 향후 외곽 지역에서의 풍선효과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물 증가세가 초기에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외곽 지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서다. 실제로 금천구 매물은 지난달 23일 1160건에서 이날 1228건으로 5.8% 늘었고, 강북구는 1133건에서 1229건으로 8.4% 증가했다. 도봉구는 2339건에서 2549건으로 8.9% 늘었으며, 구로구 역시 2478건에서 2704건으로 9.1% 확대됐다. 특히 매물 증가 폭 상위 지역 가운데 하나인 동작구는 노도강·금관구에 비해 가격대가 높지만, 강남과 인접해 실수요자의 '키 맞추기' 매수가 활발했던 지역이다. 지난달 23일 기준 1249건이던 매물은 이날 1816건으로 45.3% 늘어났다. 최상급지 외 지역에서도 매물 출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역시 외곽 지역 풍선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강남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김포·의정부·인천 등을 비롯한 외곽 지역이 단기간에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에서는 강남이 상징성과 주도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일종의 '텐트폴'처럼 강남이 움직이면 주변 지역도 함께 반응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15억원 이하, 혹은 12억원 이하 주택은 대출 규제 영향이 없어 '무풍지대'라고 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다주택자와 1주택자 매물이 본격적으로 함께 나오면서 4월 중순까지 상당한 물량이 출회되고, 가격도 일정 수준 하락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5월부터 9월 사이에도 1주택자 매물과 임대주택 매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매물 부족에 따른 급등장이 갑자기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일각에서는 '상저하고' 흐름을 전망하지만, 오히려 상반기와 중반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하반기 역시 불확실성이 큰 '상중·하중' 정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현재로서는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이 없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다"며 “특히 단기 국면에서는 정부 정책이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책 변수를 중심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서울 전세 없어서 못 구하는데”…송파는 1억 낮춘 ‘급전세’ 나왔다

서울 전세 매물 감소로 발품을 팔아도 계약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송파구에서는 오히려 기존 시세보다 1억원~1억5000만원가량 낮춘 '급전세' 매물이 등장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급전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인근 대규모 입주에 따른 전세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송파 대단지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둘러본 결과, '급전세' 전단지가 다수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실제 매물을 보면 전용 84㎡(33평형)는 11억원에 급전세로 나와 기존 시세 대비 최대 1억5000만원가량 낮았고, 선호도가 높은 남향 고층 매물도 전용 39㎡(18평형) 기준 7억원에 등장해 기존 최저가(8억원)보다 1억원가량 저렴했다. 또 다른 33평형 급전세 매물은 11억8000만원에 나와 있었는데, 이는 지난달 시세(12억5000만원) 대비 약 7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들 대부분은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의 빠른 입주를 희망하는 매물이다. 입주 시기를 앞당기는 조건으로 가격을 조정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급전세'까지는 아니더라도, 빠른 입주를 전제로 기존 가격 대비 5000만원가량 추가 조정이 가능한 경우도 빈번하다는 전언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급전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시에는 다주택자 매물을 중심으로 매매 급매만 쏟아졌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예컨대 현재 헬리오시티 급매물은 전용 110㎡(42평형)가 30억원에 나와 기존 최저가 대비 4억5000만원 이상 하락했고, 또 다른 42평형 매물은 32억원으로 기존 대비 약 2억원 낮아졌다. 33평형 역시 29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인하된 매물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매매 급매뿐 아니라 '급전세' 매물까지 동시에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전세가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급전세'가 등장한 건 정부 규제로 다주택자들이 조급해지면서 빠르게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겹친 영향"이라며 “특히 소형 매물은 실거주 목적보다는 투자 성격이 강해, 갈아타기 등 본인의 실거주 주택 마련을 위해 전세를 서둘러 거래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전세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데, 최근 만기가 도래한 매물들이 나왔으나 세입자 수요도 예전만 못해 소진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인근 입주 물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 르엘(1865가구) 등 총 4543가구의 새 아파트가 연달아 입주하면서 전월세 공급이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25일 현재 송파구 전세 매물은 3571건에서 3524건으로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도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전세대출 축소에 따른 전세 수요 위축이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 전세값을 크게 낮출 만한 구조적 요인은 많지 않지만, 해당 단지는 규모가 1만 가구에 육박할 정도로 크고 임대차 매물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최근 다주택자 대상 대출 만기 연장 제한과 LTV 축소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환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낮춰서라도 대출 상환 재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의원은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임차인들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 입주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최근 전세대출 한도가 사실상 6억원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금을 더 높게 받으려 하면 세입자들이 자기자본 투입을 꺼려 고가 전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송파구 일대는 입주 물량이 늘며 단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 현금 보유자들도 금액 차이는 있겠지만 기왕 높은 금액으로 입주할 거라면 신축을 선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매 시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후에도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부족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달리, 전세값의 장기 하락은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예외적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정부 규제가 본격화되면 전월세 매물은 다시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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