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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종목보다 ETF가 더 올랐다…‘반도체 ETF 전성시대’

엔비디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관련 ETF들이 국내 증시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ETF와 엔비디아 고비중 ETF가 단기간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투자에서도 '간접투자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17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사이 레버리지형 반도체 ETF는 ETF 전체 수익률 2~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9.50%,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9.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상품 모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4.95%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약 8.83% 하락했다. 간접투자 수익률이 직접투자보다 훨씬 높았던 셈이다. 이오테크닉스(3.27%), 솔브레인(8.88%)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지만, 레버리지 ETF의 상승 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엔비디아 고비중 ETF들이 가장 돋보인다. 엔비디아 비중이 23.33%로 가장 높은 'ACE 엔비디아밸류체인 액티브'는 15.56%, 엔비디아에 22.37%를 담은 'KIWOOM 글로벌AI반도체'는 17.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KODEX 미국반도체'는 최근 한 달 동안 14.33% 상승했고,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11.85%, △'KODEX 미국테크TOP3플러스'도 11.38% 오르며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ETF 역시 엔비디아 상승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분석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ETF 수익률 상승은 엔비디아 주가의 초강세가 배경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171.37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4조 1814억 달러로 늘어나며, 애플(3조 1389억 달러)과의 격차를 약 1조 4400억 달러까지 벌렸다.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H20 칩과 관련된 재고, 구매 약정, 준비금 등을 이미 전액 손실 처리한 상태"라며 “그동안 매출에서 빠졌던 약 80억 달러(전체 매출의 13~15%) 규모가 향후 추가 매출로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수익성과 매출 성장성, 이익 성장성 모두 뛰어나며, 현재 주가 수준은 시장 평균 대비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20의 중국 수출 재개 소식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AI 투자 확대 흐름이 주요 빅테크를 중심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상승세도 당분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를 통한 간접투자는 당분간 뚜렷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종목을 고르기보다 상승장을 넓게 포착할 수 있는 ETF가 더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에도 점차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직접 종목을 고르기보다 ETF를 통해 분산과 테마 투자를 동시에 노리려는 수요가 뚜렷하다"며 “AI와 반도체처럼 명확한 트렌드가 형성된 시장에선 레버리지·고비중 ETF가 단기와 중장기 전략 양쪽에서 모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인공지능 보안 기업 샌즈랩이 보안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는 소식에 17일 장 초반 주가가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 6분 샌즈랩은 전거래일 대비 1830원(22.43%) 오른 9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1만6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샌즈랩은 이날 개장 전 자사 보안 기술 3건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한 특허는 악성코드 분석 자동화, 실시간 자연어 분석, 자연어 보안 리포트 자동 생성 등 보안 자동화 기술이다. 특히 자연어 리포트 자동 생성 기술은 대형언어모델(LLM)로 위협 정보를 자연어로 해석해 보고서 형태로 출력할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SK하이닉스, 목표가 줄상향인데...주가는 급락

SK하이닉스 주가가 17일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어 증권가가 비중확대를 권고한 분석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1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6.59% 하락한 27만6500원에 거래됐다. 하나·IBK·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는 지난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전날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한 부분도 있지만, AI 주도의 반도체 사이클에서 수혜 강도가 높은 만큼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목표가를 올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펩트론, 장중 26만9000원 돌파 ‘신고가’…루프원 품목허가 기대감

펩트론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26만원 후반대를 돌파했다.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의 품목 허가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펩트론은 전일 대비 3만2000원(13.50%) 오른 26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15일 펩트론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루프원은 펩트론의 장기 지속형 치료제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된 첫 의약품으로, 자사 기술력을 기반으로 허가를 획득한 점이 주목된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루프원은 다케다의 월 1회 루프린이 오리지날인 제품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입센 등 빅파마들 중 극히 일부만 승인을 받았다"면서 “국내는 펩트론이 유일하게 생물학적 동등성을 충족해 자체 기술력, 생산 및 임상 역량만으로 승인받은 성과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부광약품, 892억 규모 유상증자 납입 완료…신주 3021만주 발행 부광약품은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됐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주 3021만주, 총 892억7055만원이 발행됐다. 납입일은 16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한양디지텍, 자사주 신탁계약 해지…25만4734주 직접 보유 예정 한양디지텍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번 해지는 2024년 12월 체결한 25억원 규모 신탁계약의 중도 해지로, 자사주 25만4734주를 반환받아 회사 직접 보유로 전환할 예정이다. 회사는 취득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으로, 현재 해당 자사주에 대해 처분 또는 소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엔코, 유상증자 청약 362.9% 흥행…13만주 모집에 4717만주 몰려 지엔코는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 결과를 16일 공시했다. 모집 주식수 1300만주에 대해 총 4717만5607주의 청약이 몰리며 청약률은 362.89%를 기록했다.실권주 일반공모에는 고위험 고수익 신탁, 벤처투자신탁, 일반투자자가 참여했으며, 통합 경쟁률은 31.41 대 1로 집계됐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 납입일은 17일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로킷헬스케어, 300억 전환사채 발행…운영·투자 자금 조달 로킷헬스케어는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16일 공시했다. 이번 사채는 사모 방식의 무보증 전환사채로,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 220억원, 타법인 투자 80억원 등으로 사용된다. 전환가액은 1만6672원, 전환 시 발행될 주식은 179만9424주(지분율 11.64%)다. 전환청구는 2026년 7월 18일부터 가능하다. 엠플러스, 10억 규모 자사주 매입 완료…보유 비율 2.66% 엠플러스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하고 자기주식 취득 결과를 16일 공시했다. 이번 매입은 6월 2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1만6872주, 약 10억원 규모가 취득됐다. 회사 측은 이사회 결의 당시 계획한 수량(12만3762주)보다 실제 매입 수량이 줄어든 이유로 주가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을 들었다. 이번 매입으로 엠플러스의 자기주식 보유량은 총 32만7173주, 전체 발행주식 대비 2.66%에 달한다. 챔피언스시티AMC, 3.5억 원 유상증자 결정…주주배정 방식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에이엠씨는 유상증자 결정을 16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3억5000만원 조달을 위한 것으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는 보통주 7만주가 새로 발행되며, 1주당 발행가액은 5000원, 액면가와 동일하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7월 15일, 청약일 및 납입일은 7월 17일로 동일하게 잡혔다.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는 6만주였으며, 이번 증자로 총 주식 수는 13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비상장법인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는 없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12위 ETF 운용사로 도약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 세계적으로 219조 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며 글로벌 ETF 운용사 순위 12위에 올랐다. 이는 국내 ETF 전체 시장 규모(약 210조 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를 꾸준히 확대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ETF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7.8%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장률은 약 34.4%에 달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ETF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미래에셋이 보유한 ETF 브랜드 '글로벌엑스(Global X)'는 테마형과 인컴형 상품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며 운용 규모를 키워왔다. 2018년 미래에셋이 글로벌엑스를 인수할 당시 운용자산은 약 8조 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80조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유럽 ETF 시장에서도 'Global X EU'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82%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미래에셋의 ETF 브랜드 'TIGER'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선호를 얻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TIGER ETF 누적 순매수 규모는 7조 8594억 원으로, 국내 전체 ETF 개인 순매수의 약 40%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국 대표지수 ETF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총 운용자산은 최근 414조 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약 45%인 184조 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2003년 홍콩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의 해외 진출을 이룬 미래에셋은 20여 년 만에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은 ETF 운용 외에도 연금, 인공지능(AI) 등 혁신 영역을 기반으로 미래 금융시장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ETF 관련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ETF Rally'를 열어 글로벌 ETF 비즈니스 현황을 공유하고 전략을 논의하는 등 내부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전 세계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과 다양한 투자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은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과의 경쟁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을 견지한 결과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신평 2Q]③ 건설업 ‘4월 줄도산 위기설’ 지나갔지만…하반기도 ‘흐림’

부진한 업황이 길어지는 건설업에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하향과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기업이 줄줄이 이어졌다. 등급이 바뀌지 않은 나머지 건설사도 하반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지난해 보다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건설사 신용등급 변동 내역을 살펴보면 외부 차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재무 부담이 큰 업체를 중심으로 등급 하향 또는 부정적 등급 전망 기조가 나타났다. 신용평가 3사는 롯데건설의 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동원건설산업도 'BBB-(안정적)'로 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한신평과 한기평은 비에스한양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한기평은 일성건설의 등급을 'BB(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전체적으로 보면, 2022년 레고랜드 발 부동산 PF 사태와 공사비 인상이 건설사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 롯데건설은 PF 관련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동펀드 조성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신용평가사들은 평가했다. 동원건설산업도 공사 원가 상승으로 영업 수익성이 저하되고, 지오앤에스 용인물류센터, 영종 미단시티 공동주택, 부천 옥길 지식산업센터 등 준공 사업장에서의 매출채권 회수 지연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늘면서 등급이 하락했다. 일성건설은 미수금의 대손 반영으로 대규모 영업 적자 발생, 비에스한양은 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와 계열사 대여금 증가로 인해 각각 신용등급과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에서 떠돌던 '4월 줄도산 위기설'은 무사히 넘어갔지만, 금융시장이 바라보는 건설업 신뢰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수준으로 나빠진 상황이다. 한기평은 지난 4월 건설업 신용도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건설산업에서 시장이 바라보는 관점과 신용도 사이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 더 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건설업종 내 신용등급 재정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공사 원가가 늘어났지만, 이익은 줄어 전체적인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이 때문에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2023년과 2024년 분양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등 선수금 유입도 감소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당장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빌려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건설사는 차입금을 늘려 현금을 조달했고, 자연스레 재무 부담도 함께 커졌다. 문제는 부정적 업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2021년 이후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미분양 증가 등 지난 몇 년간 건설업은 재무 부담 요인이 쌓였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만 11곳에 달한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21년 이후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늘면서 지방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이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용평가사들은 미분양 물량 해소와 공사대금 회수 규모,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대손 반영 등을 건설사의 중단기 신용도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한기평은 부동산시장 양극화는 건설사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강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이 상당하다. 한기평은 “향후 건설사의 재무구조는 국내 주택사업 포트폴리오의 지역별 분포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는 지난해부터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며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대형사와 지방 위주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중형사 간 수익성과 재무구조 차이는 벌어질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개정상법 비웃듯 ‘사실상 물적분할’…하나마이크론, 지주사 전환 의결

전체주주 권익 보호를 취지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대주주 잇속을 챙기려는 상장사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첫 단계인 인적분할 안건이 1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하나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등을 제공하는 중견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분할 계획에 대해 '사실상 물적분할'에 준하는 구조라며 반대해왔다. 임총 승인 직후 소액주주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번 분할안은 전체 주주 권익 보호를 핵심 취지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추진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 보호 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의안은 △분할계획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감사 선임 등이다. 이 가운데 이번 임총의 최대 쟁점인 분할계획서 승인 건은 과반이 찬성표를 던져 승인됐다. 해당 건은 총 참석 주식 수 2797만4998주 중 찬성 2082만1991주, 반대 15만2607주로 찬성 비율은 74.4%에 달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신설법인 '하나마이크론 주식회사(가칭)'를 세우고, 기존 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분할존속회사는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로 자회사·피투자회사 관리 및 신규투자 사업을 담당한다. 회사는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부문을 분리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기존 법인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인적분할 추진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표면상 인적분할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물적분할과 유사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지적이다. 인적분할은 일반적으로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 지분도 비례하게 배정받는 방식이어서 물적분할 대비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나마이크론은 분할 이후 신설회사를 재상장하고,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 방식으로 주식을 회수하는 절차가 예정돼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후 해당 주식을 현물출자 받아 지주회사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지배력 강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물적분할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또한 신설법인이 상장될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중복상장' 구조가 형성되는데, 이는 지주사 주가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복상장에 따른 가치 희석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모회사 주가가 할인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번 인적분할은 물적분할에 수반되는 주식매수청구권, 상장 적격성 심사 등의 제도에서도 자유롭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는 물적분할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회피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할의 실질적인 목적이 '경영 승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하나마이크론은 최창호 회장에서 최한수 하나머티리얼즈 부사장으로의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으며, 이날 주총에서는 최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상정됐다. 업계에서는 향후 최 부사장이 분할 존속법인인 하나반도체홀딩스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인적분할 이후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대폭 커지고 모회사 주가가 중복상장 디스카운트 때문에 폭락해 다른 주주들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며 “결과적으로는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선례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세부 실행 계획에는 일정 수준의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관 변경안에는 △회사명을 '하나마이크론'에서 '하나반도체홀딩스'로 변경 △사업 목적에 자회사 관리, 브랜드 라이선스, 공동 연구개발 등 지주사업 관련 항목을 신설 △우선주·전환주·상환주 등 다양한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추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 소액주주 측은 회사의 주주총회 위임장 확보 과정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 측이 제시한 1400여 건의 위임장에 신분증 사본이 단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은 위임장 위조 가능성을 제기하며 총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효력 정지 가처분 및 본안 소송 등 일련의 법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나마이크론 입장에서는 분할계획서 승인이라는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정관 변경 실패와 법적 리스크라는 두 가지 불확실성을 안은 채 다음 단계로 향하게 된 셈이다. '사실상 물적분할'이라는 구조적 비판과 2세 승계 포석이라는 해석 등 외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 회사 측에 입장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별도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정관변경의 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증시 활황에 ‘황제주’ 속출…삼양식품에 이어 효성중공업까지 4종 동시 등장

국내 증시가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른바 '황제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황제주는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종목을 뜻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15분 기준 전날 삼양식품은 14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재 국내 상장사 가운데 1주당 가격 기준 최고 수준이다. '불닭볶음면' 등 해외 인기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에도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삼양식품 외에도 태광산업(123만 80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3만 1000원), 효성중공업(106만 6000원)까지 총 4개 종목이 황제주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 4개 이상의 황제주가 동시에 등장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상반기에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롯데칠성, 태광산업, LG생활건강, 영풍 등 총 6종목이 황제주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삼성전자의 액면분할(50대1)과 증시 조정 국면 속에 황제주는 자취를 감췄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당 260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우 역시 같은 시기 분할되며 황제주에서 이탈했다. 이는 유동성 확대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고, 이후 주가도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롯데칠성의 경우 2019년 3월 160만원 대의 높은 주가를 기록하다 10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영풍은 2012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100만원 대를 유지하다 2025년 30만원 중반대까지 하락했고 최근 액면분할로 4만원대 중반이다. 2023년에는 2차전지 테마주 열풍에 힘입어 에코프로가 황제주에 등극한 바 있다. 당시 7월 25일 종가 기준 129만 3000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같은 해 9월 8일(종가 102만 1000원)을 끝으로 황제주 타이틀을 내려놨다. 2024년에는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까지 진행하며 주가는 더 낮아졌다. 현재(2025년 7월 기준) 에코프로의 주가는 약 4만 6000원대로, 황제주 반열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과거 황제주였던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2021년까지 주가가 180만원을 넘나들었지만 이후 실적 부진과 중국 소비 둔화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현재는 30만원대 초반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황제주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85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는 이미 100만원을 넘긴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130만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120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고려아연도 올해 3월 최고 106만 50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4월9일까지 65만3000원까지 급락했다가 회복세를 나타내 15일 기준 82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고려아연은 10분의 1로 액면분할하는 계획을 담은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해 액면분할 전 황제주 탈환이 가능할 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일부 인용하면서 액면분할은 잠정 정지된 상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변 자금이 늘고,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며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추가적인 수급 유입이 기대되는 환경에서는 주도주 중심의 주가 상승 흐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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