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공매도 재개 첫날, 증시 3% ‘뚝’…대차잔고 상위주 ‘직격탄’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국내 증시가 3% 넘게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불안감이 작용한 데다 우려한 대로 대차잔고가 급증했던 종목 위주로 주가 하방 압력이 가해지면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2% 하락한 2480.71에 마감했다. 지난 26일 264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약 두 달 만에 2500선을 내줬다. 외인이 1조575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01% 빠진 672.8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671.91까지 밀리면서 연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 역시 외인이 215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35분 집계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3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도 4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는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22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미반도체(872억원), LG에너지솔루션(803억원) 순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59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에코프로가 52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잔고 비중이 급증했던 이차전지, 바이오 업종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에서 대차잔고 증가 비중이 높았던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유한양행(-4.21%) △한미반도체(-10.85%) △에코프로머티(-9.83%)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상위에 위치한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며 “여기에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선반영하는 과정에서 증시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파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을 빌려서 높은 가격에 판 다음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과열됐을 때 주가를 낮추거나 반대로 내려갔을 때는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 대외신인도를 높여 외국인 자금 유입 활성화에 따른 증시 유동성 확대 효과도 있다. 하지만 공매도가 본질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전략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증시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이러한 이유에서 공매도는 과거 2008년과 2011년, 2020년, 2023년 네 차례 금지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3년 금융위원회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지난 2023년 11월6일부터 1년 5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전산 시스템 정비 과정을 거쳐 이날 전면 재개됐다. 금융당국도 주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매도 재개 초기 두 달간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공매도가 집중되는 과열종목에 대해 과도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다음날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단기적인 수급 이슈를 유발하는 정도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향후 시장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번 공매도 제도 개선으로 규정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고 무차입공매도의 적발 가능성이 높아져 자본 시장 투명성 및 공정성의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가 한국 자본시장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해외 시각 혹은 지적이 있었으나 공매도 재개로 인해 자본 시장 선진화 가능성 및 기대감이 재차 올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가 가지는 양면성을 고려할 때 지나친 우려보다는 기회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벤트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 투자 기회로 활용 가능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출범 후 첫 연간 흑자”…토스뱅크, 작년 순익 457억원

토스뱅크가 지난해 출범 후 처음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토스뱅크는 6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57억원으로 전년(-175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31일 발표했다. 2021년 10월 출범 후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경기침체 등 불리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만 3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자산 규모, 수익성, 건전성, 안정성 등 모든 핵심 재무제표가 동시에 개선됐다. 총자산은 전년(25조7000억원) 대비 약 4조원 늘어난 29조7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신 잔액은 14조6000억원, 수신 잔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2조4000억원, 23조7000억원 각각 늘었다.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전년(4000억원) 대비 575% 증가한 2조3000억원에 달했다. 신용대출 위주의 기존 여신 자산 안정성 강화와 질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자동 일복리' 나눠모으기 통장과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등 혁신 상품이 인기를 끌며 저축성 예금 규모는 10조9000억원으로 전년(5조5000억원) 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 요구불예금 중심이었던 수신 자산의 안정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53%로 2%대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3.96%로,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터넷은행 중 최초로 선보인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 청년 등을 비롯해 외국인, 장애인, 고령층 등 다양한 계층을 품으며 인터넷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연체율은 1.19%로 전년(1.32%) 보다 0.13%포인트(p) 축소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 산정대상기준 대손충당금은 3856억원으로, 전년(3232억원) 대비 624억원 늘어나 총 281.87%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15.90로 전년(12.8%) 보다 증가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가 지난해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는 것은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혁신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을 시장에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고객 성원과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임을 잊지 않으며, 은행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 혁신과 경계 없는 포용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신용보증기금, 삼성디스플레이 협력기업에 ‘해외수출 공동 프로젝트 보증’ 지원

신용보증기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프리미엄급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및 수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협력기업에 올해 첫 '해외수출 공동 프로젝트 보증'을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해외수출 공동 프로젝트 보증'은 기존의 기업 단위 심사방식이 아닌 신산업 수출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성을 평가해 참여 협력기업에 대한 보증을 적기에 일괄 지원하는 상품이다. 이번 공동 프로젝트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중소·중견 협력기업이 프리미엄급 중소형 OLED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생산 효율화를 추진해 수출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보는 공동 프로젝트의 혁신성, 사업성 등을 평가해 총 8개 협력기업에 165억원 규모의 '해외수출 공동 프로젝트 보증'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대해서는 보증비율 90%와 고정 보증료율 0.8%의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2023년 8월 정부에서 발표한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에 따라 대출금리는 최대 1.5%p를 인하한다. 한편, 신보는 2020년부터 총 400개의 중소·중견기업에 5575억원의 공동 프로젝트 보증을 지원함에 따라 미래 신산업 및 수출 전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가 성장동력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공동 프로젝트 보증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우수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혁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국가 경제활력 제고와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한화손보, ‘여성향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지털로 확장한다

한화손해보험이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를 표방하며 여성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를 반영한 콘텐츠 플랫폼을 내놨다. 한화손해보험의 여성향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디지털로 확장하고,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1일 한화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회사가 이번에 공식 론칭한 콘텐츠 플랫폼 '시그니처 라이브러리'는 요일마다 동기부여, 관계, 금융, 테라피, 펨테크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다룬 점이 특징이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의 여성전문 연구기관인 'LIFEPLUS펨테크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전문적인 리포트, 간행물을 비롯해, 브레인 컨디셔닝을 위한 명상 콘텐츠, 인터뷰 영상 등의 자료도 접할 수 있다. 앱 설치나 별도의 구독 요금 없이도 웹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한화손해보험은 시그니처 라이브러리 오픈을 기념해, 4월 18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참여자는 요일별 주제의 아티클 5편을 완독하고 '나만의 책장'을 완성하면,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미니, 스타벅스 기프티콘, 일러스트 작가 오빅과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 굿즈 키트 등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이유진 한화손해보험 IMC(통합마케팅) 본부장은 “이번 플랫폼은 한화손보의 여성향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디지털로 확장하고,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연결을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시그니처 라이브러리가 여성 고객의 삶에 균형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선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DB손해보험, ‘산불 피해복구’ 추정보험금 절반 가지급한다

DB손해보험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 영남지역 대형 산불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보험금을 신속히 가지급한다. 31일 DB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회사는 4월부터 DB손해보험에 가입한 계약자에게 추정보험금의 50%를 가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보험금도 원활한 복구에 도움이 되도록 신속하게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DB손해보험은 산불피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장기보험 가입 계약자가 보험료 납입유예를 신청할 경우 최대 6개월간 보험료 납입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DB손해보험 측은 “이번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빠른 피해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일상생활로 신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KB국민카드 “모바일 신분증으로 카드 발급됩니다”

KB국민카드가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해 모바일 신분증 활용도를 높인다. 기존 모바일 운전면허증 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앱을 통해 발급 받은 신분증으로 본인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다음달 4일부터 카드발급·제신고·이용대금납부를 비롯한 카드업무로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은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할 수 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28일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과 국가보훈등록증을 온라인 카드발급 업무에 적용하고 있으며, △외국인등록증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 △영주증도 다음달 내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고객에게 보다 빠르고 안전한 금융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디지털 고객 접점의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화생명, 2025년 신입사원 공채…서류 접수 개시

한화생명과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025년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번 채용은 2026년도 입사자를 미리 확보하기 위함으로, 기졸업자 뿐 아니라 오는 8월 및 내년 2월 졸업예정자도 지원할 수 있다. 31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지원은 이날부터 한화그룹 채용 홈페이지 '한화인'에서 할 수 있다. 다음달 14일 서류 접수 마감 이후 서류심사·실무진면접·임원면접·인턴십 과정을 거쳐 8월 중 최종합격자가 정해진다. 인턴십 과정은 6~8월 사이에 총 6주간 진행된다. 인턴들은 본인이 지원한 분야의 부서에서 근무하며 실무경험을 쌓게 된다. 한화생명은 △영업관리 △마케팅 △상품개발 △보험계리 △투자 △경영지원 △IT개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보험지원 △글로벌 등 전 부문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영업마케팅 인재를 찾는다. 영업전략 수립 및 추진, 재무설계사(FP) 활동관리 및 교류·육성 지원, 보유고객 관리 및 지원을 비롯한 업무를 맡게 된다. 한화라이프랩은 마케팅 전략, 영업지원, 경영관리, 리스크관리, 소비자 보호, 컴플라이언스 직무의 인재를 뽑느다. 한화생명은 예비지원자들을 대상으로 31일 16시와 4월7일 16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라이브 채용 설명회를 개최한다. 현직자와 실시간 질의응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 채용상담회도 4월11일 14시에 진행한다. 윤호재 한화생명 People&Culture팀장은 “젊은 세대가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원 복지에 힘쓰고 있으며 BreakFAST(빠르게 입사를 확정한 뒤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전형을 통해 우수인재 발굴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혁신적 사고와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특징주] 한솔PNS, 상장폐지 위한 공개매수 소식에 ‘상한가’

한솔PNS가 장 초반 상한가에 도달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5분경 한솔PNS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94% 오른 1558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한솔홀딩스는 이날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한솔PNS 주식 1105만2677주를 주당 1900원에 전량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한솔홀딩스는 한솔PNS의 최대 주주로, 이번 공개매수로 잔여 주식을 전부 취득한 후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환율 상승에...국내은행, 보통주자본비율 0.26%p 하락

지난해 4분기 중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전분기 말 대비 0.26%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고,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도 있어 국내은행들이 자본여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4년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은행 17곳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07%로 전분기(13.34%) 말 대비 0.26%포인트 내렸다. 기본자본비율, 총자본비율은 각각 14.37%, 15.58%로 전분기 말 대비 각각 0.28%포인트, 0.26%포인트 하락했다. 단순기본자본비율은 6.77%로, 전분기말 대비 0.03%포인트 내렸다. BIS 기준 자본비율은 총자산(위험자산 가중평가)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감독당국의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8.0%,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다. 작년 말 현재 모든 국내은행이 자본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라고 금감원은 진단했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 폭이 지난해 3분기 21조5000억원에서 4분기 36조8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자본비율은 하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총자본비율 기준으로 KB국민은행(16.43%), 씨티은행(34.28%), SC제일은행(19.73%), 카카오뱅크(27.24%)가 16.0%를 상회하며 매우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산업은행은 총자본비율 13.71%로 14%를 하회하며 상대적으로 낮았다. 보통주자본비율 기준으로는 씨티은행(33.20%), SC제일은행(16.07%), 카카오뱅크(26.10%), 토스(14.76%), 등은 14% 이상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13.53%), 하나은행(13.22%), 신한은행(13.06%), 수출입은행(13.92%), 케이뱅크(13.52%) 등도 13%를 상회하며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SC제일은행(△2.81%p), 카카오뱅크(△1.27%p), NH농협금융지주(△0.68%p) 등 12개 은행은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이와 달리 토스뱅크(+0.29%p), 케이뱅크(+0.26%p), 우리금융지주(+0.18%p), 하나금융지주(+0.05%p) 등은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했다. 금감원은 금융여건 악화시에도 은행이 신용공급 축소 없이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2025년 들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회복 지연,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도 증가하는 등 자본여력을 계속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감사의 계절 ㊥] 반기보고서 ‘의견거절’에 무더기 ‘거래정지’…회계법인 의견에 달린 명운

금융당국이 투자자보호에 고삐를 죄고 있다. 기업이 2년 연속으로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을 경우, 별도 실질심사 없이 상장폐지로 직행하는 강경 조치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감사의견이 단순한 기업 평가를 넘어, 생존의 경계선으로 부상한 셈이다. 가 지난해 상반기 외부감사 의견으로 상장폐지 경고등이 켜졌던 기업들의 현재 위치와 향후 향방을 들여다봤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의견거절' 또는 '한정의견'을 받은 상장사 64곳 중 주식시장에서 거래정지를 당한 곳은 54곳으로 80%에 달했다. 반기보고서에서 외부 감사인의 부정적인 감사의견이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는 향후 거래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경고 신호로 작용하며, 연간 감사에서도 동일한 의견이 반복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더 커진다. 거래정지와 부정적 감사의견은 대부분 회계·재무 문제에서 비롯되며, 상호 연관성이 크다. 특히 '의견거절'은 외부 감사인이 회사 측으로부터 필요한 재무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거나, 감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협조적인 경우에 내려지는 판단이어서 회계 투명성의 심각한 문제를 시사한다.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54곳 중 연간 감사에서도 의견거절이나 한정의견을 받은 곳은 32곳으로 모두 상장 폐지 실질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내달 10~11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당장 4월에만 주식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는 기업이 30곳이 넘는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2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아 당장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곳은 19곳이다. 또 연간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공시했거나, 아무런 공시도 하지 않은 기업은 18곳에 달했다. 한국테크놀로지와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상장 폐지를 당했다. CNH는 지난 10일 상장 폐지로 결정됐으며, 위니아는 내달 10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기업이 사업연도말(정기)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 또는 부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거래소는 해당 기업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삼을지 결정하는데, 심사 기준은 △지속가능성 △경영 투명성 △내부통제 수준 △재무 안전성 등이다.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한국거래소는 해당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다. 기업은 경영개선 계획서, 정정 감사보고서, 자본 확충 계획 등을 제출해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개선 기간은 최장 1년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 부정적인 의견을 받은 기업 중 연간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이끌어 낸 곳은 퀀텀온, 현대사료, 투비소프트, 비덴트 단 4곳 뿐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정지 기업 상당수가 회계나 재무상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감사인은 이를 감지하고, 제출된 자료가 조작되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정황이 있을 경우 의견거절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의견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기준선"이라며 “특히 2년 연속 의견거절은 상장폐지로 직행하는 법적 인과성이 명확한 만큼, 감사인은 더욱 촘촘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30곳이 넘는 기업이 단기간 내 상장폐지 된다면 소액주주 피해는 상당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의견거절·감사보고서 미제출 등 회계 불투명성과 경영위기로 인한 상장폐지라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열흘간 '정리매매'가 진행되는데, 이때 주가는 하루 만에 80~90% 급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액주주들은 손절 기회도 없이 자산 대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테크놀로지와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10월 나란히 상장폐지 정리매매에 돌입했는데 첫 거래일부터 주가가 90%대로 폭락했다. 지난해 2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은 곳은 19곳이다. 2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것은 기업의 단순한 '비협조'를 넘어, 회사의 실체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계속된 의견거절은 기업의 고의적 은폐, 횡령·배임 가능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2년 연속 의견거절은 '감사의 실패'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신뢰의 붕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일례로 최근 2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은 이아이디의 경우 김영준 전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의 700억원대에 달하는 횡령·배임 혐의 논란이 번졌다. 이에 이아이디뿐만 아니라 이화전기, 이트론 등 이그룹 3사가 끝내 상장폐지로 위기로 내몰렸다. 이들 기업은 현재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정리매매 등)가 보류된 상태다. 상장폐지 효력은 일시 정지됐지만, 향후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폐 이후 비상장 주식을 장외시장에서 팔 수는 있겠지만 거래 자체가 드물고 가격도 거의 헐값 수준"이라며 “기업은 살아남아도 소액주주는 사실상 아무것도 못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