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1200%룰' 확대 적용을 둘러싼 입장차.[이미지=제미나이]
보험 판매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와 시책 등을 월납 보험료의 12배로 제한하는 제도(1200%룰)가 법인보험대리점(GA)에도 적용된다. 부담을 덜게 된 원수보험사들은 반기고 있으나, GA업계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양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보험사가 전속설계사 또는 GA에 수수료를 지급할 때 12배 한도가 적용됐으나, 7월1일부터는 GA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정착지원금 등에도 해당된다.
제도 변화가 이뤄진 배경에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있다. GA가 영업조직 확대를 목적으로 정착지원금을 주고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부당승환 계약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일 열린 '2026년도 상반기 보험회사 내부통제 워크숍'을 통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한 것도 이같은 현상과 무관치 않다. 스카우트 과당경쟁과 변칙적인 시책 설계로 제도를 우회 가능성에 착안한 셈이다.
◇ '집토끼' 지키고 현금흐름 개선
원수보험사로서는 GA를 통한 상품 판매 확대를 목적으로 지출하던 마케팅 비용 통제가 원활해질 수 있다. 올 1분기 생명보험사 22곳의 사업비는 총 6조7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비율은 19.2%에서 20.2%로 1%포인트(p) 높아졌다.
손해보험사들의 사업비도 불어났다. 고마진 상품을 중심으로 신계약을 확보했음에도 실적이 나빠진 까닭이다. 그러나 달라진 제도 환경에서는 출혈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향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인력 유출 리스크도 축소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대형 보험사 출신 설계사를 필두로 GA로 대거 이직한 것이 제판분리(원수보험사가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GA가 판매하는 형태)가 강해지는 데도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설계사 1만명 이상급 초대형 GA들의 정착지원금은 총 342억원 규모로 20억원(6.0%) 가량 늘어났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정착지원금(178억원)이 30억원 줄었지만, 인카금융서비스(35억원→65억원), 지에이코리아(46억원→52억원), 글로벌금융판매(32억원→47억원)의 증가폭이 더 컸다.
케이지에이에셋·에이플러스에셋·한국보험금융을 비롯한 대형 GA도 정착지원금을 늘렸다.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지만, 원수사 뿐 아니라 중·소형 GA에서도 설계사 이적이 늘어나고 고객을 빼앗긴다는 불만도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 자정작용 통한 경쟁 완화 기대
GA로서는 그간의 전략을 바꿔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력 이탈 방지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판매 초기에 집중됐던 판매수수료가 내년부터 4년에 걸쳐 지급되고, 2029년부터는 7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GA업계에서 제도 도입을 반대했던 것도 설계사들이 소득 감소를 이유로 현장을 떠나면 계약 유지·관리가 어려워지고 부당승환의 여지가 커지는 등 오히려 금융소비자 보호가 저해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중·소형 GA의 성장이 제약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입법화를 비롯한 '기브앤 테이크'를 하지는 못했으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권토중래'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대신 1인당 생산성 개선 등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만드는 데 집중하는 방식이다.
대형 GA 72곳에만 26만명 이상의 설계사가 모이면서 생긴 과당경쟁도 조금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건전한 방법으로 영업하던 설계사들이 떠나면서 벌어지는 자정작용에 대한 기대감도 포착된다. 고객 신뢰가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 상품 개발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에 투입 가능한 재원이 늘어날 수 있다"며 “13·25회차 유지율을 주로 보여주던 행태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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