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제 도입·대법관 증원)을 두고 사법부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연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조 대법원장 사퇴론은 당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조 대법원장이 '사법3법' 강행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5일 정치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서 이번 갈등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법안 갈등이 아닌,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국면으로 분석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내란 관련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이 그 책임의 정점에 있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이 6·3 지방선거까지 사퇴하지 않고 버티면서 이 문제가 선거의 핵심 정치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일 시사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지금 이상의 강한 액션을 취하면 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삼권분립 문제는 중도층과 보수층이 상당히 민감하게 보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은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관망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3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헌법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임기를 지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조 대법원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4일 당 회의에서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성 발언을 던졌다.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사법개혁 저항군의 우두머리'로 규정하며 무능과 무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 또한 “법복 뒤에 숨지 마라"며 “하루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법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압박했다. 범여권 일부에서는 사퇴 요구를 넘어 탄핵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범여권 의원 모임인 공정사회포럼은 지난 4일 '조희대 탄핵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촉구했다. 당시 포럼에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사법개혁도 몹시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도 “사법 독립은 조 대법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며 “사퇴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강경 기조는 우호적인 여론 지표에 근거하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지난해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절반 이상인 54.6%가 조 대법원장의 사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로 높고 민주당 지지율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사법부 인적 쇄신을 통해 문제를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조 대법원장이 법왜곡죄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통과된 법에 대해 사법부 수장이 저항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그래서 '사퇴하라'는 요구가 더 거세게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물러설 기색이 없다. 그는 지난 3일 출근길에서 임기 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법3법에 대해서도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사법부 내부에서도 정치권의 과도한 압박에 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입법부와 사법부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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