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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소비쿠폰에 실질소득 증가…소비는 감소세 유지

3분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효과로 물가를 고려한 가구당 실질소득이 증가했다. 다만 예년보다 늦은 추석 연휴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면서 실질 소비지출은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2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3만9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3.5%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1.1%, 사업소득은 0.2% 각각 늘고 재산소득은 0.8% 줄었다. 물가 상승을 제거한 실질소득은 1.5%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3분기 연속 2%대 증가했다가 2분기에 0.0%로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곧바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데이터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추경'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약 13조원의 두 차례에 걸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이달 말까지가 소비 기한이다. 실제 생산활동과 무관하게 무상으로 지급받는 이전소득이 15.5% 증가했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이 지급됐던 지난 2022년 2분기(37.5%) 이후로 13분기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작년과 달리 추석명절이 4분기로 늦어진 탓에 용돈 등을 포함하는 '사적' 이전소득이 30.8% 감소했지만 민생쿠폰에 힘입어 '공적' 이전소득은 37.7% 급증했다. 반면 이전소득을 제외한 소득 항목은 대부분 부진했다. 근로소득은 0.8% 감소해 지난 2분기(-0.5%)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사업소득도 1.7% 줄며 2분기 연속 1%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재산소득은 2.7% 감소해 13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배당소득은 늘었지만 이자소득이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4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하며 올해 들어 1분기(-0.7%), 2분기(-1.2%)에 이어 3개 분기째 줄었다. 소비지출이 1.3% 늘었다.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추석 명절이 늦어져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특히 육류(-9.0%), 채소·채소가공품(-7.0%), 주스·기타 음료(-6.2%)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오락·문화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연휴가 밀리다 보니 단체 및 국외 여행비가 14.1% 감소했고, 운동 및 오락 서비스(-3.6%), 서적(-10.2%)도 줄었다.교육 지출도 학원·보습교육(-4.5%), 정규교육 (-7.6%) 등을 중심으로 6.3% 감소했다. 교육 지출은 학령인구 감소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지출이 늘어난 품목도 일부 있다. 음식·숙박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영향으로 외식 등 식사비가 4.6% 늘었으나 숙박비는 4.1% 줄었다. 주류(-7.9%) 감소에도 전자담배 인기로 담배 지출이 8.8% 늘면서 전체 주류·담배 지출은 0.6% 증가했다. 테슬라 신차 출시 등으로 자동차 구입(19.5%)이 큰 폭으로 늘면서 교통·운송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동영상에 음악 끼워 팔기’ 구글, 공정위 제재에 꼬리 내렸다

구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판정을 받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요금제를 개편하기로 했다. 음악재생 기능을 뺀 8500원짜리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상품이다. 해외에는 없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한국에서만 제공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제출한 이같은 내용의 동의의견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그동안 구글은 광고 없는 동영상 서비스와 음악 서비스가 결합한 유튜브프리미엄(월 1만4900원) 상품과 유튜브 음악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뮤직프리미엄(1만1900원) 상품만 판매하고 광고를 제거한 동영상 서비스 단독 상품 라이트는 판매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구글은 이같은 동의의결안을 제출했고,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 및 구글과의 추가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수정·보완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라이트에 광고 제거 기능뿐만 아니라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등 부가 기능을 추가 도입했다. 또 구글이 지원 주체가 됐던 3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EBS에 출연해 국내 음악 산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최종 동의의결안은 지난 19일 전원회의 합의를 통해 확정됐다. 소비자들은 이 요금제를 통해 유튜브에 게시된 대다수의 영상을 영상 중단형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다. 광고가 제거되는 영상의 대부분을 다른 앱(App)을 실행하거나 단말 기기의 화면이 잠긴 상태로 이용하는 백그라운드 재생하거나 단말 기기에 저장하는 오프라인으로 저장 할 수 있다. 해외에 정식 출시된 유튜브 라이트에는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되고 있으나 구글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와 달리 동의의결을 통해 유튜브 라이트를 출시하는 취지를 고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유튜브 뮤직이 없는 동영상 서비스만을 구매하기 원하거나 유튜브 뮤직이 아닌 다른 국내 음악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기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유튜브 라이트를 구독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구독제 상품인 유튜브프리미엄과 유튜브뮤직프리미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동 상품들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독할 수 있다. 구글은 연내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상품을 출시해야 하나 구글은 연내 출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조만간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한 뒤 4~6주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국내 모든 소비자들에게 해당 상품을 출시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기존 동의의결안과 동일하게 안드로이드·웹 기준 8500원, iOS 기준 1만90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3월 이후 해외 19개 국가에 본격적으로 출시됐는데 유튜브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가격 수준은 이들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출시일로부터 최소 1년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향후 가격 변동이 있게 되더라도 구글은 유튜브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국내와 동일한 기능의 유튜브 라이트를 제공하는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높지 않게 4년동안 유지하기로 확약했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구글이 본건 동의의결을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분기별로 철저하게 점검하는 한편,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김문식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 이러한 결정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는 점,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신규 구독 상품 출시로 인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돼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이슈&인사이트]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노동개혁의 새로운 로드맵’

집권 초기마다 거의 모든 대통령이 '노동 개혁'을 외치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개혁 의제는 대체로 '유연성 강화'와 '노동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잃거나, 정치적 이해득실 속에 동력을 소진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40여 년 동안 논쟁은 되풀이됐다. 김영삼 정부의 근로 시간 단축, 김대중 정부의 정리해고제·파견제 도입,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 윤석열 정부의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 과제 강조가 그 연장선이다.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내세워 국무회의 전 과정을 실시간 공개하도록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은 '돈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국정 철학을 천명했고, 9월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세종시는 균형발전의 상징이며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라고 밝히며 지방시대 위원회와 각 부처의 '국가 균형성장'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그간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산업단지 조성, 도시재생 뉴딜 등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려 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하다. 지방 인구는 줄고 일자리는 수도권에 더 몰린다. 이 현실은 균형발전의 관건이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노동의 구조'에 있음을 보여 준다. 많은 지역이 사람이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일할 이유'가 사라져 삶의 기반이 약화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그 여파로 산업이 쇠퇴하고 청년층은 서울로 이동한다. 지방에는 공장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부족하고, 서울에는 사람이 넘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모자라는 모순이 지속된다. 구조적 괴리를 해소하지 못한 채 균형발전 예산만 늘리는 방식은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 일자리의 핵심 변수는 노동시장 설계다. 수도권 중심의 고임금·정규직 편중 구조는 지역 기업 생태계를 왜곡시켰다. 지방 중소기업은 임금 경쟁력에서 밀리고 숙련 인력은 수도권으로 유출된다. 그 결과 지역은 '저임금–저숙련–저생산성'의 악순환에 갇힌다. 균형발전의 실질적 해법이 결국 '노동개혁'에 있다는 뜻이다. 노동 거버넌스의 분권화, 합리적 유연성의 확보, 지역별 산업구조에 맞춘 맞춤형 노동정책 없이는 지방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228개 시군구 중 118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전남 고흥, 경북 의성, 강원 태백 등은 20~39세 청년 비중이 10% 미만이다. 청년이 없는 곳은 곧 노동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다. 근본 원인은 지역 노동의 구조적 병목에 있다. 첫째, 중앙집중형 규제·지원 체계다. 근로 시간제, 최저임금, 고용보조금 등 전국 단일 기준이 지역 현실과 어긋난다. 전남 해남의 농공단지와 서울 구로의 IT 기업이 동일한 임금·근로시간 기준을 적용받는다면 지방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둘째, 산업–교육–노동의 단절이다. 지역 대학은 인재를 길러 수도권으로 내보내고, 기업은 채용을 수도권에서 해결한다. 광주형·군산형 일자리처럼 산학 노동 연계 모델이 시도되었지만, 노동정책과 산업정책이 따로 움직이며 지속 가능한 제도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셋째, 공공 일자리 중심의 왜곡이다. 지방 일자리 정책이 단기 공공근로, 청년 고용 지원금 등 재정 사업에 머물러 장기 정착 동기를 만들지 못한다. 이러한 방식은 생계의 숨통은 틔워도 지속 가능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다. '균형발전'과 '노동 개혁'은 수차례 시도에도 미완으로 남아 있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지금, 원인에 대한 엄밀한 진단과 대안 설계 없이 예산만 투입하는 접근은 실망과 피로감만 키울 것이다.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지표를 갖춘 행동 중심의 전문가 TFT를 꾸려, 평가–개선–확대의 선순환을 구축해야 한다. 그럴때야 비로소 지역 균형발전과 노동 개혁이 구호를 넘어 결과로 증명될 것이다.

경북도 문화·농촌·공공기관 소통정책, 2026년 예산·조례·디지털 혁신 성과로 동시 진전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2026년도 문화·관광·체육 분야 예산 전반 재점검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상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는 25일 열린 제359회 정례회에서 APEC준비지원단과 문화관광체육국 소관 2026년도 예산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위원들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내년 사업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자리인 만큼, 예산 편성의 실효성과 사업의 필요성을 다각도로 점검했다. 아울러 '경상북도 문화의 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등 5건의 안건도 함께 처리하며 지역 문화정책의 규범적 기반을 다졌다. 정경민 부위원장은 최근 체육계에서 불거진 각종 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진행 중인 조사 과정이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북나드리' 홈페이지 전면 개편을 위해 운영비와 별도로 1억5000만 원 이상을 추가 배정한 부분에 대해 “필요한 기능 중심으로 정비하되 예산 투입은 절제돼야 한다"며 개선 방향을 주문했다. 김대진 위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변화하는 관광 환경을 고려할 때,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도 차원에서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시군별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통해 해설사 간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김용현 위원은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언급하며 “국비 확보와 연계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며 반려동물 동반 관광산업 육성을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규탁 위원은 문화관광공사에 위탁되는 사업 예산에서 위탁수수료와 인건비 등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며, “사업비 구성 내역을 투명하게 구분해 예산 심사의 근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규식 의원은 산하기관 사업이 외주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하며, 직접 수행 사업을 늘려 조직의 전문성과 실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동해중부선 관광특화철도역 개발 사업은 지역 상인·단체와 함께 추진해 철도 기반 관광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철남 위원은 전액 도비로 추진 중인 하이스토리경북 공동홍보사업의 효과가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3대문화권 브랜드 홍보 사업이 제 역할을 하도록 대폭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영양 별빛 힐링 예술제' 예산이 매년 획일적으로 삭감되고 있다며, 단순한 조정이 아닌 사업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철식 위원은 올해 추경에 신설된 '크리스마스마켓' 사업을 충분한 준비 없이 본예산에 반영하려는 점을 우려하며,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검토와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우 위원은 재정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 기존 행사성 사업에 단순히 도비를 붙여 추진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POST-APEC 시대를 대비해 부족한 관광·교통 인프라 보완 예산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지역 정체성을 담은 '선사다례재현행사'의 상징적 의미를 언급하며, 행사비를 기계적으로 삭감한 점을 지적했다. “지역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사업부터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전략적 예산 편성을 당부했다. 위원회는 “APEC 이후 높아진 경북의 위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논의된 사항들이 내년도 정책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심사 의견을 마무리했다. ◇농어촌 필수 생활서비스 기반 마련…이충원 의원 조례안 상임위 통과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농어촌 생활 기반이 약화되는 현실에 대응하고자, 이충원 의원(의성2)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 농어촌 필수 생활서비스 지원 조례안'이 상임위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는 농촌 주민들의 '생활 접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첫 종합적 정책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농촌 지역에서는 버스 노선 축소, 지역 병·의원 폐업, 생필품 구매 불편 등 일상의 기본 서비스가 흔들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조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민 누구나 생활필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조례의 골자는 △농어촌 필수 생활서비스 기본계획 수립 △식료품·생필품 구매와 보건·의료 기반 마련 △전달체계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 △실태조사와 교육·홍보 등 실행 기반 강화로 요약된다. 이러한 내용은 도서·산간 지역의 취약한 정주 환경 개선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충원 의원은 “농어촌 주민의 생활 불편 해소는 복지 이상으로 기본권 보장의 문제"라며 “조례 제정으로 이동서비스 확충, 전달체계 개선 등 보다 실효적 정책 추진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례는 12월 10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경상북도개발공사, 블로그·인스타그램 최우수상…공공기관 SNS 소통력 입증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상북도개발공사가 '제11회 올해의 SNS' 시상식에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공공기관 디지털 소통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 중 두 부문을 모두 석권한 곳은 경북개발공사가 유일하다. 공사는 2023·2024년 유튜브 부문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는 블로그·인스타그램까지 추가 수상하며 주요 SNS 전 채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블로그에서는 부동산·주거정보 등 전문 주제를 생활 속 사례를 기반으로 쉽게 풀어내 도민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핵심 정보를 카드뉴스로 구성하고, 캐릭터 '하우리'를 활용한 유머 콘텐츠로 친근함을 높였다. 또한 기존 블로그 기자단에 더해 영상·인스타그램 기자단까지 새로 구성해 콘텐츠 유형을 확장하고, 각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전략적 운영으로 도민과의 온라인 소통 기반을 크게 강화했다. 이재혁 사장은 “도민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여러 SNS 플랫폼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유익하고 즐거운 정보로 도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주가 띄우려다 기업 날릴라”…與 ,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논란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재평가를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이지만, 기업의 경영권 방어 역량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입법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5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자사주 마법'을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득 후 일정 기한 내 소각 의무를 부여하되, 임직원 보상 등 특정 목적의 경우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쳐야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도록 주주 권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세 번째 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오기형 의원은 지난 24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자사주 처분 계획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도록 규정했다. 임직원 보상 등 특정 목적의 경우에는 주총 특별 결의 승인이 필요하다. 기존 보유 자사주에도 동일한 의무가 적용되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다. 위반 시 이사 개인에게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정안은 또 자사주를 기업의 자산이 아닌 자본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는 교환·상환 대상이 될 수 없고, 합병·분할 시에도 신주 배정이 제한된다. 이른바 '자사주 마법'으로 불린,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사주 활용이 사실상 원천 차단되는 구조다. 올해 6월 기준 자사주 보유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236곳, 5% 이상 보유 기업은 533곳에 달한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명분으로 주식 가치 제고를 통한 소액 주주 보호를 들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즉 주당이익(EPS)이 높아지고, 이는 주가 상승 및 배당 기대감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액주주(개미) 입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자사주를 친인천·우호 세력에게 싼 값에 팔아 지배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해 온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 이익 주주 환원과 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오 의원은 “현행 제도는 자사주 규제가 미흡해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한 자사주 임의 활용 사례가 빈번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경영권 남용 우려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반론에 대해서도 우리사주 등 임직원 보상 확대 등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적대적 인수 시 잔여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위 소속 김남근 의원은 “자사주는 주주 환원 정책이지 경영권 강화 수단이 아니다"라며 “재계 요구를 적극 수용해 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집권 직후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5000'을 목표로 상법 개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 7월에는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1차 개정안을, 8월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를 포함한 2차 개정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재계, 전문가들의 반발도 거세다. 우선 실제로 주가 부양 효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의 중·장기 전략보다 단기적 주가 상승을 우선하는 주주가 많지 않은 만큼, 의무 소각에 예외를 둔 조항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소각 의무가 도입되면 기업이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 자사주 취득 자체의 유인이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제도가 목표로 내세운 주가 부양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선 효과는 없다. 그런 제도들이 없던 시기에도 코스피는 2500에서 4000까지 올라갔다"며 “주가 움직임은 결국 외부 수급·경기·기업 실적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이나 상법 개정 같은 조치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잘못된 방향"이라며 “그런 방법을 주가 부양 수단으로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기존 연구에서도 자사주 취득은 단기적으로 시장 대비 1~3.8%p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공시 이후 6개월·1년 수익률도 각각 11.2~19.66%p, 16.4~47.91%p 높았다. 지나치게 강한 규제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예컨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하지 않고 있다. 독일만 자본금 10% 초과 자사주에 대해 3년 내 소각 또는 처분을 의무화한다. '모든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얘기다. 경영권 보장이 약화된 상태에서 기업들이 투자나 장기 전략 실행을 주저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재무 유연성 저하, 투자·보상 구조 제약, 기업 규모·산업 특성 무시한 획일 규제 가능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단 이번 3차 상법 개정안은 조만간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 원내 의석 3분의2에 가까운 범여권 정당들이 다음달 본회의 처리를 공언하고 잇다. 다만 재계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자사주를 10% 이상 보유한 상장사 104곳 중 62.5%가 소각 의무화에 반대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기업 경영권 침해"라며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며 “재계나 전문가들이 문제제기하는 내용을 다소 반영하는 수준에서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합계출산율 0.8명대 회복?…9월 출생아 15개월 연속↑· 3분기 18년만 최대

9월 출생아 수가 2만2369명으로 집계돼 15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 태어난 아기 수가 19만명을 넘어서며 작년보다 증가폭이 18년 만에 가장 컸다.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2369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780명(8.6%)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작년 7월부터 15개월째 늘고 있으며 9월 출생아 규모는 지난 2020년 9월(2만3499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3분기(7∼9월) 출생아 수는 6만5039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3767명(6.1%) 늘었다. 작년 3분기 증가 폭(4507명)보다는 축소됐다. 1∼9월 누계 출생아 수는 19만104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만2488명 늘면서 지난 2007년(3만1258명) 이후 동기 기준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출생아 증가세와 혼인 건수 등을 바탕으로 볼 때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작년(23만8017명)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월 합계출산율은 0.85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0.06명 늘었고 3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0.04명 증가했다. 출산 증가세는 30대가 주도하고 있다. 3분기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은 작년 동기보다 25∼29세는 0.1명 감소했지만 30∼34세는 2.4명, 35∼39세는 5.3명 각각 증가했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8462건으로 작년 동월보다 3095건(20.1%) 증가했다. 작년 4월부터 18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증가폭과 증가율 모두 9월 기준 역대 1위다. 9월 이혼 건수는 7959건, 작년 동기보다 429건(5.7%) 증가했다. 반면 3분기 이혼 건수는 2만2981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04건(0.5%) 줄었다. 9월 사망자 수는 2만8101명으로 1년 전보다 1136명(3.9%) 감소했다. 출생아 증가에도 사망자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인구는 줄고 있다. 3분기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는 -2만11명으로 자연 감소했다. 인구는 24분기 연속 줄고 있다. 1분기(-3만5874명), 2분기(-2만3586명)보다는 자연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 이날 함께 발표한 '10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이동자 수는 44만2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5.2%(7만9000명) 감소했다. 10월 기준으로 51년 만에 최소였다. 총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67.3%, 시도 간 이동자는 32.7%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시도 내 이동자는 16.6% 감소하고 시도 간 이동자는 12.1% 줄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보여주는 인구이동률은 10.2%로, 이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10월 기준 최소였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1.8%포인트(p) 하락했다. 서울(-4705명), 부산(-1244명), 광주(-1051명) 등 7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인천(2512명), 경기(2495명), 충북(847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입됐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6대 기후·에너지 기술로 ‘초혁신경제’…차세대 태양광 상용화

차세대 태양광과 전력망,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6대 기후·에너지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초혁신경제'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의 세계 최초 상용화와 차세대 전력망 구축,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로드맵이 구체화됐다. 정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TF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혁신 15대 선도프로젝트' 세 번째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기존 태양전지 산업생태계 재편을 위해 초고효율 탠덤셀 모듈을 오는 202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로 했다. 두 개의 광흡수층을 쌓아 효율을 높인 탠덤셀 기술을 활용해 건물 외벽·지붕 등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확산도 추진한다. 정부는 기업·연구기관·인증기관 등이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지원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인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도 속도를 낸다. 차세대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산 자원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어해 전력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지능형 전력망이다. 정부는 전남을 선도기지로 구축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캠퍼스·군부대·공항 등에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을 추진한다. SMR 분야에서는 경수형(i-SMR)과 비경수형 차세대 SMR 개발을 병행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경수형은 내년 표준설계 인가를 신청해 오는 2028년까지 인가를 받고, 2029년에는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비경수형 SMR은 2027년 신규 프로젝트로 개발에 착수한다. 창원·부산·경주에는 기자재 제작장비 공용센터가 만들어지고 SMR 시장 진출 기업을 돕기 위한 산업성장펀드도 조성된다. 풍력 분야에서도 20㎿급 이상 초대형 터빈 개발과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가파른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는 해상풍력발전에 대응해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내년 핵심 부품 개발에 들어가 오는 2027년 터빈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8년에는 부유식 수직축 시스템 초기 설계를 완료한다. 이후 2029년 요소부품 상용화·실증을 거쳐 2030년에는 20㎿급 터빈 제작·실증까지 이어간다. 초고압 직류송전(HVDC)과 관련해 핵심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30년 실증 선로 구축을 추진한다. HVDC 상용화는 재생에너지 연계 및 장거리․해저 송전에 유리한 차세대 전력인프라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목표로 2026년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2027년 시제품 검증, 2028~2029년 제작·설치를 거쳐 2030년 실증에 나선다. 그린수소 분야의 생산·실증 프로젝트는 산업분야 탈탄소 핵심수단이다. 즉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그린수소의 안정적 생산․확보가 미래 산업경쟁력의 핵심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산학연이 참여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단'을 구성해 대용량 수전해 시스템과 대규모 생산·저장 실증을 통해 생산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초전도체, K-바이오, K-콘텐츠 등 나머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세부계획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대한민국이 초혁신 경제의 글로벌 발상지가 되도록 모든 역량과 지원을 집중하겠다"며 “AI와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과를 내도록 대규모 재정투자와 과감한 규제개선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구윤철 부총리 “국민연금, 환율 방어 동원 아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국민연금을 포함한 '환율 안정 4자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해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구축 논의를 개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4일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과일 4자 협의체를 꾸리고 첫 회의를 열었었다. 국민연금까지 환율 안정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한 것을 두고 국민의 노후 자금인 연금을 환율 방어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세계에서 3번째 큰 연기금인 국민연금 규모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상회하고, 보유 해외자산도 외환보유액보다 많아지면서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단일 플레이어 중에서 최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연금이 향후 3600조원 수준으로 늘고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시장에서는 달러 수요로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어느 시점이 지나고 달러를 매각해 원화로 바꿔야하는 시점에서는 대규모 해외자산 매각에 따른 환율하락 영향으로 연금 재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안정적 연금 지급이 가능한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특히 '국민연금 동원'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뉴프레임워크 논의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려는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며 "언론 보도처럼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에 대해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을 고려하겠다"면서 “수출기업과 협의를 시작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누구든 만나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내부 또는 미국 재무부의 우려에 대해선 “미 재무부도 (우리나라) 환율시장 안정성을 원하는 것 같다“며 "국민연금으로서도 외환시장 안정성이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는 '서학개미'들에 대한 세제상 패널티 가능성을 열어놨다.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책이라는 것이 상황 변화가 되면 언제든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자율주행 실증 도시 조성…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정부가 미국·중국 등처럼 한 도시 전체를 자율주행차 실험장으로 조성해 관련 기술을 획기적으로 진전시긴다. 2027년까지 자율주행차 기술 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대규모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규제 합리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테스크포스(TF)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국(샌프란시스코), 중국(우한) 등 자율주행차 선도국과 같이 도시 전체가 실증구역이 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조성한다. 이 도시에는 100대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이 투입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 내 자율주행 버스 운영에 대한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기업들의 실증과 연구개발(R&D)의 걸림돌로 지적되어 온 각종 규제도 합리화한다. 자율주행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의 양과 질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촬영사실 표시 차량을 통한 원본 영상데이터 활용을 허용한다. 개인차량을 통해 수집된 영상데이터는 익명·가명처리 후 활용을 추진한다.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사에게만 허용 중인 임시운행허가를 운수사업자까지 확대한다. 기업의 자체 안전계획 수립을 전제로 교통약자 보호구역 내 자율주행을 허용하는 등 실증환경 여건을 다방면에서 개선한다. 자율주행 차량 생산·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R&D를 지원한다. 범부처 차원에서 자율주행차 전용 GPU를 확보하고 AI 학습센터를 조성해 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최근 업계에서 부상 중인 E2E(End-to-End) 기술과 관련해 원천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용화 기술은 산업통상부를 중심으로 개발, 협력한다. 해외 기관과 연구개발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국내기업에 권리가 귀속되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국가핵심기술 수출 심사를 간소화하고 자율주행차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정원을 증원하는 등 R&D 기반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주행 교통·운송서비스의 제도화를 위한 자율주행 산업 관리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는 등 향후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자율주행차를 국민이 체감하는 피지컬 AI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국산 자율주행 AI가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핵심기술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이슈&인사이트] 한국 AI에 대한 단상

지난 APEC에서는 많은 이벤트와 기사거리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트럼프의 금관선물 등 공식적 이벤트가 아니라 바로 “깐부회동"일 것이다. 이 만남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세 명의 재벌이 치맥을 하며 사업에 대해 격의없이 논하고 친목을 다진 이벤트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그 이면에는 AI연산의 핵심을 쥐고 있는 병렬연산프로세서(GPU)와 그에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가장 잘 만드는 엔비디아와, 이의 공급과 수요 측며에서 공급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삼성과 현대가 만났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큰 그림이 마련되었던 자리라고 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AI의 발달에 의해 제일 먼저 대체될 직업군으로 단순노동직업이 떠올랐다. 단순노동이야말로 단순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상대적으로 학습이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비록 AI에게 단순한 작업을 학습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이 알고리즘을 물리적인 작업을 하는 로봇과 연결하는 하드웨어 구현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AI는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여 이제 왠만한 전문가 수준에 이를 정도가 되어있다. 현재 수준으로는 왠만한 학사학력 이상의 전문인력을 대체할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ChatGPT, Gemini를 비롯하여 거대 AI 업체들은 박사학력 수준의 성능으로 업그레이드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매개역할을 하는 업체가 Mercor, Turing과 같은 기업이다.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 인력이 투입되겠지만, 적어도 1~2년 내에 시제품이 상용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현실화된다면 대체될 일자리는 단순노동직군이 아니라 화이트 컬러, 그 중에서도 전문직이라 불리는 의사, 변호사, 박사급 연구원들 중 일부는 AI로 대체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의 취업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년 전만해도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소위 입도선매를 당했다. 즉 졸업도 하기 전에 고연봉으로 취업이 되어 다들 앞을 다투어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진학하고 초등학생부터 코딩을 가르쳤다. 그러나 거대인공지능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기초적인 코딩을 해줄 수 있게 되자, AI업체를 비롯한 IT업체들은 더 이상 신입직원을 고용하지 않게 되었으며 기존 인력도 대거 내보내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사실 거대인공지능을 학습할 때 사용하였던 자료에서 비롯한다. 학습을 주도한 인력들은 대부분 컴퓨터공학자들이며 이들애게 가장 풍부한 자료는 결국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코드였던 것이다. 또한 파이썬 등 컴퓨터언어의 코드는 인터넷에 아주 잘 공개되어있으므로 이들을 학습자료로 사용하기도 좋았을 것이다. 결과는 결국 이를 학습했던 사람들의 자리를 빼앗은 것으로 귀결되고 말았으니, 아이러니 하다. 각설하고 이러한 AI의 발전은 결국 로봇과 결합하여 이제 물리적 AI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다. 로봇에 장착된 센서와 모터, 제어기 등에서 특정 과업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하여 학습을 지속할 경우 결국 대체하지 못할 과업은 없을 것이라 본다. 여기에 현대가 가진 로봇기술과 삼성의 반도체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는 깐부회동으로 이어졌으며 다음 AI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는 자리였다고 본다. 전문가 영역의 AI는 우리가 추격하기에 미국회사들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 물론 추격하지 못할 분야는 아니다. 우리도 박차를 가한다면 미국 못지않은 전문가 서비스가 가능하며, 언어만 드를 것이 아니라 제도나 관습 측면에서도 다른 부분들은 우리만의 서비스가 더욱 높은 정확도를 지닐 것이다. 전문가 AI뿐만 아니라 로봇AI 분야는 아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 생산공정에서 로봇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또한 가장 좋은 학습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이를 선점하는 것은 빠른 결정과 실행이며 우리의 갈림길에서는 현재시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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