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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실리콘밸리’ 구상 속도…美 글로벌 투자망과 손잡는다

플러그앤플레이 실리콘밸리 서밋 공식 참석…창업자와 협력 확대 논의 2027년 광교 양자 바이오 서밋 연계 공동 창업·투자 프로그램 추진 경기경제자유구역 수원지구 투자 유치 모색…협력의향서 넘어 실질 성과 과제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수원특례시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창업·투자 네트워크를 지역 첨단산업 육성에 연결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육성기관과 협력해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경기경제자유구역 수원지구를 중심으로 'K-실리콘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원시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열린 '플러그앤플레이 실리콘밸리 서밋 2026'에 공식 초청을 받아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9일 밝혔다. 대표단은 현지시간 5일 플러그앤플레이 창업자 사에드 아미디와 만나 이재준 수원시장의 친필 서한을 전달하고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서한에는 수원을 첨단산업과 과학연구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비전과 교류 확대 의지가 담겼다. 이번 방문은 일회성 해외 교류가 아니라 기존 협력관계를 구체화하는 후속 행보다. 양 기관은 지난 5월 '제2회 광교 양자 바이오 서밋'에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으며, 6월에도 후속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2027년 개최 예정인 '제3회 광교 양자 바이오 서밋'과 연계해 글로벌 창업·투자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수원시는 내년 행사에서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고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플러그앤플레이는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기관을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글로벌 창업·투자기관이다. 수원시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 혁신기업의 해외 투자자 접촉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대표단은 서밋 참가 기업과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수원의 첨단산업 기반과 투자환경, 경기경제자유구역 수원지구 추진 현황도 소개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수원시가 운영하는 K-실리콘밸리 연구 태스크포스(TF)의 현지 검증 활동과 연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단은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와 혁신공간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수원에 적용할 협력과제를 모색했다. 다만 글로벌 기관과의 교류가 실제 기업 유치와 투자 성과로 이어지려면 공동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과 참여기업 선정, 투자 연계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협력의향서 체결과 현지 방문만으로 투자 유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내년 광교 양자 바이오 서밋에서 실질적인 공동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실리콘밸리의 혁신 역량을 수원에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의 K-실리콘밸리 구상은 이제 해외 네트워크 확보에서 실제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내년 공동 프로그램이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과 투자 유치로 연결될지가 사업의 실효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한 반 채우기도 어렵다”...초등 입학생 ‘20만명대’ 진입 초읽기

저출생의 여파가 교육 현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적인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불과 3년 전 40만명 선이 무너진 데 이어 20만명대 진입까지 앞두고 있어 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경제적 충격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8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등을 종합하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인원은 20만명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입학 대상 아동이 태어난 2020년 출생아 수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는 27만2337명으로 전년 30만2676명보다 10.0% 감소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30만1442명으로 196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와 입학 대상 연도의 출생아 수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사망이나 조기 입학, 해외 체류 아동 등의 변수가 존재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 아동도 입학생 규모에 영향을 준다. 다만 최근 통계를 보면 두 수치 사이의 차이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실제 올해 입학생은 2019년 출생아보다 1234명 적었으며, 지난해 역시 2018년 출생아보다 2743명 적었다. 최근 20년간 입학생과 입학 대상 출생아의 차이는 평균 1만2438명으로, 입학생 규모가 출생아 수를 밑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내년에도 출생아 감소 추세가 입학생 수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는 장기적인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입학생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64년에는 90만명대였으며, 1968년에는 105만5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1982년 80만명대, 1983년 70만명대, 1991년 60만명대로 차례로 내려왔다. 2007년까지만 해도 입학생은 61만769명에 달했지만 2008년 54만799명으로 처음 50만명대로 축소됐다. 2009년에는 46만9592명으로 4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상당 기간 4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2023년부터 감소 폭이 다시 커지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2024년 입학생은 35만3828명으로 30만명대에 처음 진입했다. 올해에는 30만1442명까지 줄어 30만명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내년 20만명대 진입이 현실화하면 1968년 최대치와 비교해 입학생 규모가 약 4분의 1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10년대 후반 이후 심화한 저출생의 결과다.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전년보다 11.9% 줄었으며,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0만명대로 내려왔다. 당시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교육 현장의 인구 감소가 가시화한 것이다.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출생아 23만28명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2030년까지 입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출생아 수가 최근 반등한 점은 추가 감소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2024년 출생아는 23만8317명, 지난해에는 25만434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도 8월까지 출생아가 19만3784명에 이르렀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별 교육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인구 유출과 저출생이 동시에 진행되는 비수도권에서는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학생 간 교류와 협력 학습의 기회가 줄어들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어려워지는 등 교육 여건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질 경우 자녀 교육을 고려하는 학령기 가구의 수도권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학생 감소가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교육 인프라 약화와 인구 유출을 촉진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초등학생 감소는 향후 대학 입학 자원 축소로 이어진다. 대학 진학 연령대 인구가 줄어들면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모집난이 심화하고, 재정 악화에 따른 통폐합이나 폐교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시장과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볍지 않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경제의 성장 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을 담당할 인구까지 감소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통계상 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에서 2070년 103.3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55년 만에 폐지하고,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학생 수 감소에 맞춘 교육재정 구조 개편과 함께 1인당 교육·훈련 투자 확대,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인공지능(AI) 활용 등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E칼럼] 원전에도 ‘요소수’가 있다

2021년 가을을 기억한다. 차량용 요소수 품귀로 국가 물류가 마비될 뻔했다. 값싸게 구할 수 있던 물질이었다. 그런데 국내 생산을 접고 특정 국가 한 곳에 기대다 보니, 그 나라가 수출을 제한하자 국가 물류 전체가 흔들렸다. 공급망을 남에게 기댄 대가였다.문제는 같은 일이 원자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원전을 다시 짓기 시작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각국 정부의 원전 확대 목표가 달성될 경우, 2050년 세계 원전 설비가 1,446GWe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 10월 현재 17개국이 78기 원전을 건설 중이다. 우리도 대형원전과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은 노형과 건설 일정, 그리고 핵연료에 쏠려 있다. 정작 원전을 구성하는 소재와 부품의 수급은 논의에서 빠져 있다. 원전은 수많은 특수 소재와 부품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설비다.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 배관에는 니켈·크롬·몰리브덴계 특수합금 등이 들어간다. 핵연료 피복관은 지르코늄 합금으로 만든다. 제어봉에도 은-인듐-카드뮴 합금, 탄화붕소, 하프늄 등의 소재가 사용된다.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용기에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붕소와 특수강이, 처분 용기에는 구리와 주철이 필요하다. 원자력 소재 공급망은 세 가지 점에서 취약하다.첫째, 진입에 시간이 걸린다. 원자력 등급 소재는 성능만 좋다고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제조 이력, 추적성을 별도로 요구한다. 공급자 자격을 갖추고 실적과 신뢰를 쌓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둘째, 공급이 일부 기업과 국가에 집중돼 있다. 지르코늄에서 하프늄을 분리하는 공정을 가진 기업은 세계적으로 손을 꼽는다. 붕소-10 농축 제품은 국내 생산 기반이 사실상 없어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우라늄 변환시설과 농축시설도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 병목마다 값과 물량을 좌우하는 소수의 사업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수요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전 건설은 한 번의 공사지만, 핵연료는 계속 교체해야 하고 운반·저장 용기도 계속 필요하다. 장기간 끊기면 원전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이대로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건설 계획은 세워놓고 소재와 부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하면 공사가 밀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도 마찬가지다. 처분시설 부지를 확보해도 처분 용기와 그 소재를 제때 구하지 못하면 국가가 정한 관리 일정이 어그러진다. 다른 나라의 생산과 수출 정책에 우리 원전과 국가 계획이 휘둘리게 된다. 대책이 시급하다. 핵심은 모든 걸 자급자족하자는 것이 아니다. 국내 생산이 어려운 광물과 소재가 많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수급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첫째, 원자력 핵심 광물과 소재를 국가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요를 물량으로 환산해야 한다. 원전 건설·운영 계획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일정을 품목별 소요량으로 바꿔 놓아야 무엇이 얼마나 부족한지 보인다. 이것이 출발점이다. 둘째, 확보 수단을 다변화해야 한다. 국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자체 기반을 갖추고, 해외 의존이 불가피한 품목은 광산과 소재 공장의 공동개발, 지분 투자, 장기 구매계약(Off-take)으로 물량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필요할 때 시장에서 사는 것과 공급망 일부를 직접 쥐고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셋째, 민간기업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공기업만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어렵다. 소재·금속·화학 기업과 종합상사가 들어올 통로를 열고, 정부는 장기 투자가 가능하도록 금융과 세제로 뒷받침해야 한다.넷째, 한·미 원자력 협력의 폭을 소재와 부품까지 넓혀야 한다. 농축과 재처리는 한·미 원자력협정과 비확산 규범의 틀 안에서 풀어야 하지만, 소재와 부품, 운반·저장·처분 용기는 지금도 협력할 수 있다. 통제 부담이 낮은 분야에서 실적과 신뢰를 쌓는 것이 순서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공급망을 다시 짜고 있다. 이 기회의 창이 오래 열려 있지는 않다.원자력 소재는 요소수보다 훨씬 까다롭다. 대체 공급자를 찾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린다. 그때 가서 서두르면 이미 늦다. 모든 걸 우리 손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필요한 것을 남의 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원전을 짓는 노력만큼 원전 소재를 확보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bienns@ekn.kr

구미라면축제 첫날부터 인산인해… 라면 한 봉지 사려고 500m 줄

6일 개막, 8일 까지 사흘 간 개최…지난해 35만 명 방문 33개 음식점 이색 라면 선보여…80개국 참가 글로벌 요리대회도 구미=에너직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 도심이 라면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로 북적였다. 갓 튀긴 라면을 구매하려는 대기 행렬이 500m가량 이어지는 등 '2026 구미라면축제'가 개막 첫날부터 많은 인파로 붐볐다. 구미시는 지난 6일 개막한 제5회 구미라면축제가 오는 8일까지 사흘 간 구미 도심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35만 명이 방문한 이 축제는 올해 취식공간을 확대하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관광객 맞이에 나섰다. 첫날 가장 큰 관심을 끈 곳은 농심의 '갓랜드'였다. 갓 튀긴 라면을 구매하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약 500m에 달하는 대기 행렬이 형성됐다. 지역 농업인과 소상공인이 참여해 만든 100% 국산 우리밀 공동브랜드 '구미밀가리'를 활용한 축제 전용 라면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축제에는 라면레스토랑 25곳과 라면 트럭 8대 등 총 33개 음식점이 참여했다. 생참복라면과 송이·능이를 활용한 산중라면을 비롯해 해외 누들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방문객 편의를 위한 운영 방식도 개선했다. 대형 주무대 규모를 줄여 취식공간을 늘리고 공연장을 구미역 후면광장과 농협 주차장 등으로 분산했다. QR 주문과 카카오톡 대기 알림 서비스도 도입해 음식 구매 과정의 혼잡을 줄이도록 했다. 7일에는 세계 각국의 라면 요리를 겨루는 '2026 구미 글로벌 라면 챌린지' 본선이 열린다. 온라인 예선에 참가한 80개국 1263명 가운데 선발된 13개국 13명이 경연을 펼친다. 같은 날 금오산 잔디광장에서는 '브레드이발소와 함께하는 금오산 키즈 페스티벌'이 열리며, 구미라면 팝업열차 등 지역 관광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라면축제는 지역 산업과 농업, 음식문화를 라면이라는 친숙한 콘텐츠로 연결한 축제"라며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축제를 즐기고 원도심과 지역 상권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손실 본 코인 ‘이월공제’ 3년 허용, 올해분도 가능할까

정부가 코인 등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면서 손실 이월공제를 3년간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오는 2029년 1월 과세 시행과 함께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면 가상자산 투자로 본 손실을 나중에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게 된다. 2029년에 손실이 나면 이를 3년간 이월해 2032년 수익에서 공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을 팔아 생긴 확정된 손실은 이월해 공제받을 수 없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손실 이월공제를 3년만 운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손실을 이월하는 기간을 3년으로 하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투자 관련) 2029년 손실이 나면 2032년 이익까지 공제할 수 있는데 이월된 손실을 이익에서 차감해 다음 해 5월 신고·납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029년 1월부터 과세가 시작되면 그해 이후 발생한 손실을 이월공제할 수 있다. 올해 갖고 있던 가상자산을 팔아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 대상이 안 된다. 다만, 올해와 2027년 가상자산을 매수했을 때 생긴 손실은 의제취득가액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는 게 재경부 설명이다. 조 실장은 “2029년 과세가 시행되면 2028년 12월 31일 시가를 취득가액으로 보면 된다"며 “2026년이나 2027년에 2028년 12월 31일 시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샀다면 그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손실액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도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주식 관련 손실 이월공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상장 주식의 경우 소액주주는 과세 대상이 아니고,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비과세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주식으로 벌어들인 소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통해 3년 간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투세법이 폐지되면서 손실 이월공제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손실금 이월공제는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와 개인 사업자의 사업소득세에 적용 중이다. 기업과 사업자는 손실이 발생하면 이후 15년간 이월해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손실을 과거 연도에 소급 적용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소급 공제도 가능하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주요국은 디지털 등 가상자산 과세에 손실금 이월공제를 적용 중이다. 디지털 자산에 투자했을 때 생긴 손실을 다른 자산의 이익과 상계하는 손익 통산을 허용한다.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향후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는 이월 공제가 가능하다. 이웃나라 일본도 손실 이월공제를 3년간 허용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미국, 영국 등 주요국도 인정하는 손실 이월공제를 우리나라에도 3년 간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치와 대통령이 될 정치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보수 야권의 시선이 쏠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를 논의하는 토론회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정당개혁 토론회에 나섰다. 두 행사에는 각각 수십 명의 의원이 몰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별도 행사에 참석한 뒤 오 시장의 토론회장을 찾았다. 의원들의 발길이 행사장을 오가는 사이 관심은 정책보다 세 사람의 거리와 정치적 무게중심에 쏠렸다. 차기 대권 경쟁의 예고편 같은 풍경이었다. 세 사람의 무기는 제각각이다. 오세훈은 서울시정 경험과 중도 확장성, 한동훈은 개혁 이미지와 대중적 인지도, 장동혁은 제1야당 대표라는 조직을 갖고 있다. 오 시장은 통합을, 한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장 대표는 당원 중심의 결속을 강조한다. 같은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 협력은 필요하지만 주도권을 양보하기 어려운 3인 3색의 경쟁이다. 최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오 시장은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20.4%로 앞섰다. 한 의원 14.3%, 장 대표 12.7%였다.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나타난 변화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순위가 국정운영 능력의 순위는 아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대통령이 될 준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시험대는 이미 국회에 놓여 있다. 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사법부에 제기된 의혹은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은 정치적 불만을 해소하는 수단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 위반을 따지는 엄중한 절차다. 야권도 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법관의 책임성과 사법권 독립을 함께 지킬 제도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여권의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 추진은 더욱 민감하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수사 대상 12개 항목 가운데 6개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공소취소 권한의 명시적 근거는 삭제됐지만 기존 재판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은 남아 있다. 검찰의 위법이 있었다면 당연히 밝혀야 한다. 동시에 특검이 특정인의 사법적 이해관계를 위한 수단이 되지 않도록 독립성과 절차적 통제를 확보해야 한다. 야권 역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의혹을 검증할 대안적 절차를 내놓아야 한다.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미래대응기금을 비판하며 채무 상환과 민생 예산 확대를 주장했다. 재정 건전성을 따지는 것은 야당의 책무다. 하지만 정부 투자를 줄이겠다면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포기할지 설명해야 한다. 빚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성장동력을 키우지 못하면 재정의 내일 역시 어둡다. 숫자에 맞서는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정교한 숫자여야 한다. 부동산은 더욱 절박하다. 대통령은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을 강조하지만 서울 전체의 가격지수는 여전히 상승 흐름이다. 야권도 세제 개편을 비판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과 주거비 안정이라는 행정 성과를, 한 의원은 세금과 공급을 아우르는 정책 대안을, 장 대표는 당 차원의 실행 가능한 주택정책을 보여줘야 한다. 비판은 함께할 수 있지만 대안은 각자의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영국 보수당의 경험은 참고할 만하다. 2005년 당대표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은 노동당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당의 이미지와 정책 노선을 바꾸려 했다. 2010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지만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정권 반대에 머물지 않고 집권을 준비하는 정당으로 전환을 시도한 사례다. 지금 야권에도 필요한 것은 그런 변화다. 오세훈의 통합이 세력 결집을 넘어설지, 한동훈의 개혁이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장동혁의 조직력이 민생 대안으로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다. 세 사람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대의 지지층을 빼앗는 경쟁보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 경쟁이 먼저여야 한다. 여권 역시 사법 갈등을 정치적 승패로만 다루지 말고 합리적 비판에 귀를 열어야 한다.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는 오늘의 박수를 얻는다. 대통령이 될 정치는 내일의 책임을 준비한다. 오세훈·한동훈·장동혁이 경쟁해야 할 대상은 서로의 지지율만이 아니다. 국민 앞에 내놓을 국가 운영의 설계도다. 대통령의 잘못을 찾아내는 능력과 대통령의 일을 해낼 능력은 다르다. 야권의 미래는 누가 더 크게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나라의 내일을 그리느냐에 달려 있다.

‘블루 쓰나미 쇼크’ 이형일 “증시 지나치게 반응 않도록 하겠다”

정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증시 급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 필요 조치를 적기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한 안정적 이행, 미국 포함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도 점검할 방침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우리 증시가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강구하고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대외경제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이 다뤄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이후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미 증시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위축됐다. 코스피는 전날 5.28% 하락한 5383.80, 코스닥은 5.11% 내린 678.41로 마감했다. 이 부총리도 “AI 산업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로 어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했고, 글로벌 증시에 대한 파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들 전망과 우리 경제의 견고한 기초체력(펀더멘털) 등을 들어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증시의 변동성 확대, 금융시장 과잉 등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자국 산업과 공급망 강화 등 핵심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미국 포함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도 면밀히 살펴 대응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관세·수출 통제 등 행정부의 통상 조치와 의회의 입법·예산 심의가 필요한 산업 지원 정책의 변화를 살피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 한미 무역합의를 안정적으로 이행하는 한편, 미국 행정부·의회·주정부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며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수출·투자 여건을 뒷받침하고, 조선·에너지 등 전략산업 협력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성과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정부는 다가올 도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우리 경제가 어떠한 대외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더욱 다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총리는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F4)를 열어 코스피 급락과 서킷브레이커 발동, 외국인 매도세 등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와 함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시장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1.89포인트(8.76%) 급락한 4911.91을 기록했다. 장중 5000선이 무너지면서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참석자들은 외환·채권시장 동향과 대외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경우 필요한 안정 조치 등을 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전남광주 미래에너지 1조4천800억 사업 시동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에 들어설 인공태양(핵융합에너지) 연구시설 구축사업이 국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국내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과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국비 1조4천8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연구시설 조성을 넘어 관련 기업과 전문인력, 연구기관이 집적하는 에너지산업 거점 구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나주시 왕곡면 일원에 조성될 인공태양 연구시설 구축사업이 5일 국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나주가 사업 부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1월 예타 대상 사업에 이름을 올린 뒤 약 9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국가 차원의 사업 추진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번 사업은 100MW급 한국형 혁신핵융합 실증로 건설에 필요한 설계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시설은 2036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고온 플라즈마 제어와 핵심 부품 기술 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지구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 수소 동위원소의 원자핵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핵융합 발전을 실제 전력 생산에 활용하려면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반응에 필요한 핵심 장치와 부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번 연구시설은 이러한 상용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연구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핵융합에너지 분야 7대 핵심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제 실증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연구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연구시설 자체가 곧바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아니며, 향후 실증로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업 부지는 나주시 왕곡면 일원으로,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연구시설 건립 부지는 당초 구상보다 조정된 53만㎡ 규모로 구체화됐다. 나주시는 연구시설 부지에서 제외된 약 50만㎡도 핵융합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을 유치하는 별도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를 연계한 산업 기반 확장도 기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예타 통과에 따른 후속 절차로 토지보상과 부지 정지 작업을 진행해 2028년까지 시설 구축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구시설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연구시설이 본격 운영되면 연구인력 2천 명 이상이 상주하고, 국내외 연구자 2천~3천 명이 매년 나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인력 유입에 따른 주거·교육·교통·생활서비스 수요 확대와 함께 지역 내 소비 및 관련 서비스 산업 성장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나주에는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 연구·산업 기반이 자리 잡고 있어 연구시설과의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과 공공기관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핵융합 관련 기업 유치와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다만 대형 연구시설이 지역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지 조성과 시설 구축뿐 아니라 핵심 연구기관 유치, 기업 참여 확대, 전문인력 양성 등 후속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연구개발 성과가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용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에너지산업본부장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국가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2028년까지 부지를 적기에 제공하고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민석 요청에 정부 “가상자산 과세 2년 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코인 등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2년 더 미뤄진다. 과세 기준과 과세자료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국내외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정부가 또 한발 물러섰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에 과세 유예를 요청했고,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2020년 제도 신설 후 세 차례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는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시행 유예 이유로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견지하되,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의 실효성과 납세자 간 형평성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과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의 과세 유예 기간을 분명하게 정하고, 해외 거래 정보 활용과 전산 검증, 납세 안내 방식 등 선행 과제 준비가 필요하다는 공식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인 모양새다. 당초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기타소득세·지방소득세를 합산한 22%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과세는 2029년 1월로 다시 미뤄졌다. 네 차례 유예다. 정부는, 우선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정보 확보를 다시 점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적용하지만 미국은 2029년부터 시행한다.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소득 파악 시점과 국내 과세 시행 시점이 달라지면 국내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이 부총리는 “미국과의 가상자산 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과세하게 되면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의 근간이 되는 디지털자산법 제정과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과세 제도도 손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디지털자산법에는 가상자산 발행·유통과 사업자 규율 등 시장 전반의 규칙 등이 담겼다. 정부는 디지털자산법 제정 작업을 마친 뒤 과세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디지털자산법 제정에 따라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규율 체계가 변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 변화에 맞춰 과세 제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가상자산 투자로 본 손실을 나중에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한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미국, 영국 등 주요국도 인정하는 손실 이월공제를 우리나라에도 3년 간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예 기간 전문가·업계·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도 출범한다. 이들 그룹은 과세제도 합리화와 세부 과세기준 마련, 과세 인프라 확충 등 준비 과제들을 수행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과세 제도개선 방안, 개정안 등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 상반기 세부 과세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고흥·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공동전선’

고흥=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고흥군과 사천시가 우주항공산업의 국가적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았다. 우주발사체 산업 기반을 갖춘 고흥과 항공산업 중심지인 사천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국가 우주항공산업의 성장 기반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흥군은 5일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개막한 '2026 국회 입법박람회'에 참가해 사천시와 공동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및 지원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렸다. 국회사무처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국민의 정책 제안을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해 경제·산업, 문화·예술, 미래세대, 입법 등 4개 분야의 전시와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양 지자체는 '영호남이 함께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및 우주산업 홍보'를 공동 주제로 내걸었다. 각 지역의 산업 기반과 주요 사업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번 공동 대응의 핵심은 산업적 상호보완성이다. 고흥은 우주발사체 산업 기반을, 사천은 항공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 두 지역의 강점을 연계하면 우주항공 분야의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 산업 집적화를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우주항공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의 기술개발이 필요한 국가 전략산업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국가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고흥군과 사천시는 특별법을 통해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남해안권을 우주항공산업의 주요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특별법 제정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두 지역의 역할 분담과 공동사업 추진체계, 기업 투자 유치 전략 등이 구체화돼야 한다. 고흥군 우주항공전략실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고 공감을 구하는 자리"라며 “사천시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특별법 제정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 지자체는 6일까지 공동 홍보와 서명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영호남의 협력이 국회 입법 논의로 이어져 국가 우주항공산업 육성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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