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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통큰 미래 투자’…“대체불가 대한민국 견인”

삼성과 SK가 정부와 손잡고 서남권을 중심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업의 판단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2개씩 반도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게 된다. ◇ 삼성·SK 결단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벨트 구축 공식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반도체 추가 투자 관련)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각종 인프라 등 많은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충청권에서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반도체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며 “HBM 팹은 기존의 반도체 후공정 팹과 함께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밖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쪽에서는 삼성 그룹 내부용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키워가기로 했다. 동시에 로봇 관련 투자를 경상북도 구미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거제에서 조선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다. 삼성전기는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핵심으로 부산 공장 투자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를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SK는 평균 10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5GW 규모의 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 전국 각지에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이후 10GW 크기 센터를 전력과 부지, 용수 사정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정된 구축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 기반을 조성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2045년 완공 예정인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 정도의 투자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대규모 부지, 전력,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관 '초대형 투자' 합동 기획…인재 유치·정주 여건 개선 등이 숙제 재계는 정부가 구상한 '메가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초대형 투자를 통해 함께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BM, AI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도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국 역시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도 용인·평택 중심 생산거점이 장기적으로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축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중심 설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서남권 신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민관 '원팀'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AI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도체가 이를 연산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대규모 투자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막대한 전력 수요 대응, 산업용수 공급, 지역 협력업체 육성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제·금융·규제 개선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가 투자할 지역 내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전망이다. 호남권은 신안 해상풍력, 영광 한빛원전, 서해안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어 용수 공급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은 전통 제조업의 중심지로 주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아직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인재 유치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10일내 대금 지급·3조 이상 상생자금 확대…“6700개 협력사 혜택”

삼성 그룹이 협력사들에게 하도급 대금을 법정 기한보다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이 1차 협력사 대상으로 기존 60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해 대금을 주면, 1·2차 협력사들도 3차 협력사에게 30일 이내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3조5000억원 규모 상생 자금도 2·3차 협력사의 금융과 기술 등 지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과 1~3차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포함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기획, 세메스 등 11개 계열사들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상생 협약을 통해 삼성과 거래 관계에 있는 6700여개 협력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협약에 따라 삼성은 1차 협력사에게 마감 후 1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한다. 현금 결제 포함 지급 기한에 맞춰 대금이 자동으로 하도급 업체에게 이체되는 상생 결제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설·추석 명절 때도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또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 변동분도 선제적으로 대금에 연동해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1·2차 협력사들도 이하 하도급 업체들에게 마감 후 30일 이내로 대금 지급 기한을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대금 지급 개선에 동참하는 협력사 대상으로 종합평가 시 가점 부여·등급 상향, 상생펀드 지원 규모·기간 확대 등 인센티브도 준다. 삼성이 약속했던 협력사 상생협력 지원도 1차뿐 아니라 2·3차 대상으로 확대된다. 현재 운영 중인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ESG 전환 등을 지원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계획 중 '2·3차 협력회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도 이번 협약에 포함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번 상생 협약의 주요 내용을 내년 초 체결할 협력사들과의 공정거래협약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공정거래협약은 대·중견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불공정행위 예방,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협약을 1년 단위로 약정·이행하고, 공정위가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공정위도 이번 상생 협약을 이행한 기업 대상으로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시 가점 부여, 중소기업 대상 하도급거래 모범업체 선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1·2차 협력사가 그 이하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면 상생의 성과가 협력사 전반으로 확산하게 될 것"이라며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약속에 2·3차 중소 협력사 지원 내용도 포함한 것은 대기업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묵인되던 관행이 세금 폭탄으로…국세청, 법인 슈퍼카 겨누는 이유

지난 5월 28일, 국세청은 법인 소유 슈퍼 카의 사적 사용 및 관련 탈루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4년 8천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의무화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왜곡되면서 고가 법인 차량 등록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이 이번 기획 조사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차량 사적 사용 적발을 넘어 기업 자금 유출과 편법 증여 전반을 파헤치는 강도 높은 검증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이 타깃으로 삼은 19개 법인은 총 90대(약 300억 원 상당)의 고가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적발된 탈루 혐의 금액만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사례는 법인 명의로 초고가 슈퍼 카를 취득한 후 사주 일가의 '개인 전용차'로 전락시키는 경우다. 조사에서 법인 명의로 8억 원 상당의 슈퍼 카 3대를 취득해 골프장, 특급 호텔 방문 등에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사주 일가의 미술품, 명품 의류 구입은 물론 고급 단독주택의 인테리어 비용까지 법인 비용으로 전가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포착되었다.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하다 적발될 경우, 법인의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가 추징되는 것은 기본이다. 더 큰 문제는 부인된 비용만큼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어 막대한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까지 연쇄적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백화점, 골프장, 피부과 등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결제 내역은 국세청의 PCI(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에 의해 즉각 이상 징후로 포착된다. 따라서 접대비나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더라도 실질적인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내부 증빙(품의서, 참석자 명단 등)을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고가 법인 차량 세무조사 시 국세청 조사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교차 검증하는 자료가 바로 '업무용 승용차 운행 기록부(운행일지)'이다. 세법상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으면 연간 1,500만 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된다. 빈틈없는 기록과 객관적인 업무 운행 사실 자료만이 실무적인 세무 리스크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 단순히 '업무용', '외근', '거래처 방문'이라고 뭉뚱그려 적는 것은 조사 시 허위 기록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방문처와 구체적인 업무 목적을 명확히 기재해야 함다. 국세청 조사 요원들은 운행일지 내용과 하이패스 통행 내역, 주차장 영수증, 법인카드 결제 위치(주유소, 식당 등), 나아가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까지 대조하여 모순점을 찾아낸다. 주말이나 공휴일 운행, 혹은 골프장, 주요 관광지, 사주 일가의 자택 인근 등 업무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장소로의 운행 내역은 조사관들의 1차 타깃이다. 불가피한 주말 업무나 휴일 접대였다면, 이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휴일 근무 품의서, 접대비 지출 결의서, 회의록 등의 증빙은 운행일지와 하나의 세트로 묶어 보관해야 한다. 연말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기억에 의존해 1년 치를 일괄 작성하는 관행은 매우 위험하다. 회사의 경영권을 쥔 사주가 거래 과정에 자녀 회사를 '끼워 넣어' 부당한 통행세 이익을 주거나, 법인 소유의 슈퍼 카를 사주 일가에게 헐값에 저가로 양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세금 탈루 유형이다. 심지어 배우자가 지배하는 특수관계 법인에 가상자산 채굴기 구입 대금 200억 원을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조세회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에 허위 광고비를 지급해 막대한 자금을 국외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를 있는 법인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법인은 자녀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 혹은 법인 자산(차량, 부동산 등)의 매각 시 반드시 세법상 적정한 '시가'로 거래해야 힌디. 시가보다 낮게 팔거나 높게 사주는 행위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법인세가 엄격하게 추징된다.특히 가공의 광고비나 컨설팅비 명목의 외환 송금은 국세청 국제조사과의 집중 타깃이다. 조사에서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녀의 시기에 맞춰 3억 원대의 수입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사주거나, 자금 출처가 없는 미성년 자녀와 180억 원 상당의 빌딩을 공동 매입하면서 50억 원의 취득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이 적발되었다. 법인에 실제로 출근하지 않는 자녀에게 수억 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급한 악의적 사례도 포함되어 있다.사주 자녀의 재산 취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자금 출처' 확보. 자녀 명의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취득할 때는 객관적인 '소득 증빙'이 필수적이다. 법인에서 정당하게 급여나 배당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되, 실제 근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업무 일지나 사내 메일, 결재 명세 등을 반드시 남겨야 가공 인건비 논란과 증여세 추징을 피할 수 있다. 사전 증여로 부를 이전해야 한다면 편법을 동원하기보다, 합법적이고 정당한 플랜을 만들어 사전에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징벌적 가산세를 피하는 가장 장기적이고 안전한 절세 전략이다.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금융계좌 추적과 디지털 포렌식(문서 감정)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장부 조작이나 차명계좌를 이용한 고의적 조세 포탈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과거의 묵인되던 관행이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오는 시대다. 당장이라도 기업의 회계 처리와 세무 신고 내역, 그리고 사주 일가의 자산 변동 내역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선제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kn@ekn.kr

10만톤급 국제 크루즈 첫 기항…서산 대산항, 동북아 관광항 도약 신호탄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 서산 대산항에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이 처음으로 기항하면서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으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중국 천진동방국제크루즈의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비지오(VISIO)호'가 지난 25일 중국 천진을 출발해 27일 대산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산항에서는 최근 3년간 코스타세레나호가 출항한 바 있지만, 해외에서 출발한 대형 국제 크루즈선이 대산항을 기항지로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를 비롯해 대산지방해양수산청, 평택세관, 국립평택검역소 등 관계기관이 입출항과 검역, 통관 절차를 함께 지원하며 성사됐다. 비지오호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1500여 명은 서산 해미읍성과 간월암 등 주요 관광지를 찾아 지역의 역사문화와 자연경관을 둘러봤다. 도는 이번 국제 크루즈선 기항을 계기로 대산항의 국제 관광항 기능을 강화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유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이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라며 “대산항이 동북아 해양관광의 중심 관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김장호 구미시장, 국가5 산단 2단계 현장점검

반도체 팹 유치 총력…“분양가 평당 1,000원 공급" 파격 카드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국가5 산업단지 2단계 조성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기반 시설과 준공 일정, 용수·전력 공급 계획 등을 살폈다. 전날 반도체 팹이 구미 국가5 산단에 입주할 경우 분양가를 '평당 1,000원'에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지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현장에서 유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6일 구미 국가5 산업단지 2단계 지역 조성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한 구미시의 전략적 행보의 하나로 마련됐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팹이 구미 국가5 산업 단지에 입주할 경우 산업 용지를 평당 1,000원에 공급하겠다는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현장점검에는 이른 아침에도 김 시장을 비롯해 강명구 국회의원, 지역 도·시의원,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부,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북지역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구미 원팀'으로 반도체 팹 유치에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과 참석자들은 조성 중인 산업 단지 부지를 둘러보며 인프라 구축 현황과 교통·물류 여건, 용수·전력 공급 계획 등을 확인했다. 또 반도체 팹 입주에 필요한 대규모 부지 확보 가능성과 향후 유치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구미 국가5 산업 단지, 일명 하이테크밸리는 구미시 해평면과 산동읍 일원에 932만5천㎡, 약 282만 평 규모로 조성 중인 산업 단지다. 2009년부터 추진돼 왔으며, 산동읍 일원에 조성된 1단계 지역 225만9천㎡는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현재 1단계 지역에는 LG-HY BCM, 도레이첨단소재, PNT 등 주요 기업들이 입주해 구미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성 중인 2단계 지역은 준공 시 반도체 팹이 요구하는 대규모 산업 용지를 확보할 수 있고, 풍부한 전력과 용수, 50여 년간 축적된 제조 역량을 갖춘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시장은 “반도체 팹 최적지로 자부하는 5 산단 2단계 지역은 현재 계획된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지와 기반 시설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정치권에서도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적합지로서의 구미 유치에 공감하고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구미시는 반도체 팹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또 “분양가 지원을 비롯해 인프라, 전력, 용수, 인력, 행정 지원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춘 곳이 구미"라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구미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수도권 일극 깬다…李, 첨단산업 지도 다시 그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1000조 원을 넘어서는 전체 투자 규모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광주·전남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만난 이후 삼성전자의 광주·전남 반도체 전공정 팹(fab) 투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전공정 팹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까지 망라한 투자로 광주·전남 클러스터에 먼저 힘을 보탰다. 투자가 현실화되면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내 첨단산업 지형도가 호남(반도체)·영남(피지컬 AI)·충청·강원(AI 데이터센터) 등 권역별 특화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3대 권역별 산업 특화다.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남 창원·사천 등 영남권에는 한화·두산 등을 중심으로 우주항공과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종합 벨트'가 조성된다. 강원(동해)과 충청(당진)에는 GS그룹 등이 주도하는 기가와트(GW)급 통합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첨단산업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분산하는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본격화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첨단산업의 뼈대가 될 이 구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까지는 개선해야 할 인프라 과제도 적지 않다. 전공정 팹 1기를 가동하려면 20만 평 규모의 부지와 하루 20만t 수준의 용수, 1GW 안팎의 전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만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건 현실"이라며 “지자체 간에 협업이 있어야 한다. 전남은 전기, 다른 지역은 부품과 소재, 또 다른 지역은 용수 이런 식으로 특색을 갖고 협업해 넓혀나가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부지 확보는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339만㎡), 빛그린국가산업단지(407만㎡), 군공항 이전 부지(826만㎡) 등이 이미 가동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289만㎡),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415만㎡)와 맞먹는 규모를 갖췄기 때문이다. 문제는 용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용인 산단은 2050년 하루 109만t 이상의 용수 부족이 예상돼, 광주·전남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광주는 장성호와 영산강, 용연정수장 등을 활용해 물량 자체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평가지만, 관건은 '양'이 아닌 '질'이다. 반도체는 나노미터(㎚) 단위 회로를 새기는 초미세 공정인 만큼 고순도 수질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 확보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반도체 팹 1기는 대형 원전 한 기와 맞먹는 24기가와트시(GWh)급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팹에서는 0.01초의 순간 정전조차 조 단위 손실로 직결되는 탓에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조성 중인 클러스터의 총 전력 수요는 5.8GW에 달하지만, 3·4기 팹에 공급할 전력원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 자립도 197%(전남 기준)인 호남은 수치상 최적지로 꼽힌다.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하는 영남권과 달리, 호남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기반의 잉여 전력이 풍부하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5선'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해남은 풍부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충당과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태양광·풍력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커, 미세한 전압 변화조차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반도체 라인은 단 1밀리초(0.001초)의 전압 강하로도 수백억 원의 웨이퍼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양'을 넘어 '질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각적인 보완 과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호남권 클러스터의 성패는 단순히 전력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정제해 반도체용 '1급수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정부와 한국전력이 호남권 계통에 동기조상기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무탄소 기저전원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인프라 투자를 선행해야 기업들의 투자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빛 원전의 계속운전, 여수 권역과 경상권 원전 단지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확충, 광주 권역의 LNG 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전공정 팹 관리에 필요한 석·박사급 엔지니어 수천 명의 지방 근무 기피는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내려갈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경기 평택·이천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탕정에 산업단지를 구축할 당시에도 우수 인력의 지방 이주 기피로 고전한 사례가 있다. 정부와 기업은 29일 발표를 시작으로 후속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30일에는 SK가 광주에서, 다음 달 2일에는 삼성이 충남 아산에서 각각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충청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후공정 기반을 살려 수도권과 호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천안·온양 캠퍼스의 후공정 고도화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3高 악재’ 하반기 경제 전망…정부 낙관에 “성장 0.1%p 그쳐”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반도체 호황 속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다. 동시에 내수 회복과 성장률 상승 효과로 이어지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대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합의에도 재봉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 파괴된 생산시설 복구와 공급망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 치솟는 물가에 고환율,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상은 성장률 반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잔불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을 이같이 비유했다. ◇ 정부, 하반기 성장률 상향 조정 예고…종전 후 성장 '제한적' 정부는 종전 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전 합의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해소된 것으로 하반기 전망으론 나쁠 것이 없다"며 “국제유가가 계속 낮아져 하반기 물가 부담도 상쇄되면 올 초 정부 전망치 2%에서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경부는 7월 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할 예정인데, 올해 성장률을 당초 2.0%에서 2% 중후반대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기자들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확실한 개방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제유가가 80달러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굉장히 좋은 사인"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잇따른 성장률 상향 조정 움직임도 정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은 2%에서 2.6%로 올려 잡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에서 2.6%로 무려 0.9%포인트(p) 끌어올렸다. 모두 중동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전 합의가 당장 하반기 성장률 상승 효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훼손된 생산시설 복구와 유가 안정, 공급망 회복까지 수개월에서 최대 2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한은도 종전 협상 타결 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상승 기여도는 0.1%p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종전 후에도 시설 파괴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80~90 달러 이상 고유가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0.1%p란 성장률 인상 효과를 보듯 향후 중동 상황에 따라 국내 미치는 영향이 가변적이라서 매우 제한적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도 “사실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말고는 회복세를 실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2%대 이상 성장률 전망도 작년 1%에 그쳤던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高' 리스크…7차 석유 최고가격 시행 “당분간 유지" 종전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에도 올 하반기 고물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유가 하락분이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또, 석유류 등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생산자물가와 수입 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실제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3.1% 오르며 처음 3%대를 넘어섰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4월 21.9%, 5월 24.2% 등 상승 폭이 커지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한은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2.2%에서 2.7%로, 내년 2%에서 2.3%로 각각 올려 잡았다. 유가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곧바로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물가안정목표를 점검하며 “에너지 공급망이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해 기름값을 누르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도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7차 석유 최고가격을 이전보다 리터(ℓ)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중동 정세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 이하 안정화 등 정부가 내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종전 합의 후 실제 바뀐 게 없어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이르다"며 “종료 여부는 석유의 시장 공급가 차이가 최대한 줄어 물가 충격이 최소화되고, 민생 부담 경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도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정세, 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상황 변화에 따라 4주 조정주기를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종료 여지도 남겼다. 최근 1500원 안팎에서 널뛰는 원·달러 환율도 하반기 내수 회복과 물가 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은 완화됐지만 전쟁 후유증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쏠리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지속돼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다시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단가 인하 효과도 상쇄돼 국내 기업들은 수입 비용에 물류비 상승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고물가·고환율은 하반기 금리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통화당국은 긴축 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신 한은 총재는 5월 말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성장·환율 등으로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쟁점은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올리느냐"라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 한은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고물가·고환율에 고금리까지 겹치면 이자 비용이 커져 내수 위축, 서민 부담 등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반기 고용 부진·반도체 쏠림 걸림돌…“중동 재건 사업은 기회" 정부는 지속되는 청년 고용난과 함께 일자리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감소 등을 하반기 성장의 위험 요소로 꼽았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고용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기 변화는 시차를 두고 후행적으로 고용에 반영된다. 강기룡 차관보는 “5월 취업자가 4만명 줄어 올해 들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제조업 일자리도 14만개 감소해 고용 부진은 우려스런 대목"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달리 고용 감소세는 부정적 요소로 하반기에는 청년 뉴딜 정책, 양극화 해소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산업과 고용 양극화를 야기하는 반도체 쏠림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신 성장 동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송영관 KDI 위원은 “하반기 경제는 반도체 호황으로 주식시장의 지나친 기대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어 정부는 코스피 급락에 대비 위험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금리 인상 후 부동산 쏠림에 따른 버블 위험 등 한쪽 쏠림 현상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반도체 호황이 식었을 때 이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AI와 빅데이터, 항공우주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종전 후 중동의 재건 사업 참여,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대한 정책적 주문도 나왔다. 김정식 교수는 “전후 복구 과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하반기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중동에 편중된 공급망 다변화, 경제 안보 품목의 안정적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적정 최저임금 ‘동상이몽’…노동계 “1만2천원” vs. 소상공인 “9천원 미만”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동계와 소상공인·자영업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양측이 생각하는 적정 최저임금은 3000원가량 차이가 나고 있는 만큼 올해도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도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000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적정 최저임금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 논의의 핵심 플레이어인 소상공인업계는 다음 달 2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경영계는 지난 23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제시했다. 윤곽이 드러난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지만, 이것이 양측이 생각하는 '적정' 최저임금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소상공인업계는 현재 고용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최저임금이 '9000원 미만'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계가 주장하는 적정 최저임금 1만2000원과 3000원 차이가 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소상공인의 54.7%는 현재의 고용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최저임금 수준으로 '8500원~9000원 미만'을 꼽았다. 직원을 새로 뽑을 수 있는 추가 고용 가능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8500원 이하'가 가장 많이 꼽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30일 10차 전원회의에서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에 진전된 수정안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7차 석유최고가격 150원씩 내린다…“4주 적용”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ℓ)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 상한가는 6차 대비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정부는 향후 주유소 기름값도 리터당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차 최고가격은 27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6일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에 맞춰 국내 석유가격 안정과 국민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국제유가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 7차 최고가격을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후 국제유가가 70~80달러대로 하락한 추세를 시장 가격에 미리 적용해 석유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5달러로 전쟁 직전(72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72달러, 두바이유는 64달러까지 하락하며 70달러 수준을 밑돌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종전 MOU 합의 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사례가 증가하는 등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 초·중반까지 하락했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6월 초 대비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3월 27일부터 시행한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1차(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이후 3차부터 6차까지 가격을 동결하면서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상한가가 석 달가량 유지돼 왔다. 정부는 7차 최고가를 150원씩 내리면 최근 2000원 초반대의 주유소 가격도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는 정유사들의 기존 유류 재고가 소진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주유소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까지 다소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더라도 국내 기름값 하락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정유 업계로서는 유가 하락 전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유류를 소진할 때까지 기존 최고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분을 미리 반영해 최고가를 내린 이유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최고가격 하락을 국민들이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 재고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주유소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비자 단체와 공공기관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범부처 시장점검단'이 고강도 현장 점검을 실시해 주유소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고,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분간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도 재확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정세, 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상황 변화에 따라 4주 조정주기를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종료 여지도 남겼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한미, 1500억달러 조선협력투자 시동…“美 시장 진출 발판”

1500억 달러(232조원) 규모 한미 간 조선협력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최근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KUIC)와 정책금융기관, 국내 조선 3사는 25일 한미 조선 협력 투자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관련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미국 조선업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금융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업무협약에는 정책금융기관으로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함께했다. 조선 3사는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기관 상호 간 정보 교류와 사업 기회 발굴, 정책금융 지원 등을 추진한다. 수출입은행이 간사를 맡아 대내외 소통과 사업 추진 현황을 관리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미국이 맺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 중 1500억 달러 규모 조선협력 투자를 보다 구체화하기 마련됐다. 조선협력 투자는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다. 조선협력 투자로 생기는 수익은 한국 기업 몫이 된다. 앞서 지난 18일 3500억달러 규모 한미 전략투자의 전담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가 공식 출범했다. 미국 조선업 재건 목적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한국 조선사의 기술력을 토대로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조선협력 투자는 대미 투자와 함께 한미 전략투자의 양대 축"이라며 “대형 조선사부터 중소 조선사·기자재 협력업체까지 우리 조선 생태계 전체가 새로운 일감과 시장을 얻는 호혜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적시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개별 기업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과 초기 투자의 불확실성을 함께 나누어 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도 “이날 협약식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마중물이자 우리 조선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책 금융기관들 간 원활한 공조를 통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미전략투자공사와 정책금융기관, 민간금융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필요한 금융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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