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을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이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찬진 금감원장과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아들이 나란히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 중인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논란의 불씨는 이 원장의 결재 도장에서 당겼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아들이 근무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4개 기관·법인과의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직무 회피를 신청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4월 2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세부 기준이 담긴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직접 결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회의록을 근거로 이 원장이 올해 1월과 4월 금융위 회의에 직접 참석해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지적했다. 법적 해석은 갈린다. 금융위 설치법 11조는 당연직 위원인 금감원장이 본인이나 4촌 이내 친족과 이해관계가 있는 법인 안건의 심의·의결을 피하도록 규정한다. 금감원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규정 제·개정은 이해충돌 대상이 아니며, 가족 재직 회사의 안건은 부원장 대결로 처리하는 등 방지 장치를 가동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법률과 대통령령과 달리 하위 규정인 시행세칙은 신고·회피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녀가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이면 이해충돌방지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을 붙였다. 미래에셋 측은 “두 사람의 자녀가 재직 중인 것은 맞지만 ETF 운용이나 상품 개발이 아닌 경영혁신부문 산하 일반 부서 근무자"라며 “부모의 현 직위 취임 전 입사했고 채용 때 부모 직업을 확인하지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 사그라들지 않는 책임론 상품 도입 경위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실장은 1월 13일 청와대에서 금융당국과 증권·자산운용업계가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를 주재하며 금융위에 직접 상품 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회의 일주일 전인 1월 6일 이미 금융위와 금융투자협회, 주요 금융사 실무진이 별도 회의를 연 정황이 확인됐다. 금융위는 4월 21일 국무회의 의결 당시 이 정책을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로 명시했고, 상품은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5월 27일 상장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뒷말이 이어졌다. 이 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도입 당시를 돌아보며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하는 후회를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역시 국감에서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투자자 손실 규모를 둘러싼 셈법도 평행선을 달린다. 야당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추정치를 바탕으로 손실액이 54조원(약 387억 달러)에 달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금감원은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확정 매매손실은 2조3242억 원이라고 맞섰다. 다만 이 수치에는 보유분의 평가손실과 나머지 증권사 거래분이 빠져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 위원장은 “54조원은 비공식 시장 논평이어서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해충돌 의혹과 로비 정황이 확인될 경우 특검 도입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19일 금감원 국감과 22일 종합감사를 앞두고 정치권과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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