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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가을비…기온은 평년보다 따뜻

주말부터 다음주 초반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이날부터 11일까지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에는 20~60mm의 비가, 그 밖의 수도권·강원도·충청북부 지역에는 5~40mm의 비가 예보됐다. 12일에는 북쪽 기압골이 통과한 뒤 하강기류(침강류)의 영향으로 지상에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동풍이 불고, 이로 인해 강원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10~4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3~14일에는 북서쪽에서 기압골이 접근하고 남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저기압이 발달해, 13일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4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은 비가 15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찬 공기와 수증기가 만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령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17일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겠으며 구름 많은 날씨가 지속돼 복사냉각이 억제되면서 평년보다 높은 최저기온이 나타날 전망이다. 다음주 주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쌀쌀한 날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11~16일 서울 지역의 예상 최고기온은 20~24도, 최저기온은 17~18도 수준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강찬수의 기후 신호등] 중국, 새로운 글로벌 기후 리더로 부상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둘러싼 글로벌 리더십의 지각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오랫동안 기후 행동을 주도해 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정치적·경제적 난관에 부딪혀 정책의 후퇴와 정체를 겪는 사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하며 새로운 '녹색 리더십'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으로 향후 전 세계 기후 대응 체제의 방향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기점에 국제 사회에 서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미국: “녹색 사기극" 주장에 정책 기반 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글로벌 기후 대응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green scam)"이라고 비판하며, 유럽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정책 때문에 “파멸의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 때 복귀했던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하는 행정명령을 재집권 직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했던 미국의 2035년 국가 감축목표(NDC)는 현재 무효화된 상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너지부·내무부는 석탄 채굴 및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퇴역 직전이거나 퇴역 예정인 석탄발전소를 개조·재가동하는 데 3억50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6억2500만 달러(약 8800억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내무부는 또 1300만 에이커(5만2600㎢ ) 이상의 연방 토지를 석탄 채굴에 개방하고,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관리들은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는 배터리와 결합하더라도 불안정하다"며 “AI 및 산업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석탄을 포함한 기저전력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결과로 2005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5년 일시적으로 반전돼 총 배출량이 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후퇴는 단순한 방향 전환을 넘어, 기후 정책의 기반 자체를 해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EPA는 오염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던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GHGRP)'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이 배출량을 추적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근간(backbone)' 역할을 해온 제도인데, 이것이 중단되면 정부의 기후정책 수립 역량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사회단체(NGO)나 민간 부문(예: Climate TRACE, RMI)이 이 공백을 메우려 노력하고 있지만, EPA의 법적 강제력과 데이터 표준화, 중앙 저장소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연방 차원의 퇴보는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를 선언한 나라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에는 넷제로를 공약한 나라를 다 합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 수준에 이르렀으나 이제는 77%에 머물게 됐다. ◇ 유럽연합(EU): 내부 분열로 흔들리는 리더십 미국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손을 떼는 동안, 가장 헌신적으로 기후 행동을 이끌던 EU 역시 내부적 난관에 봉착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EU는 2022년 기준으로 1990년 대비 배출량을 37% 감축하는 등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탈탄소화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감축 목표를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이 커지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5년마다 새로운 NDC를 제출해야 하지만, EU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9월 말 유엔 마감 시한을 넘겼다. 환경장관들은 목표 수준에서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공식 NDC 대신 '의향 성명서(statement of intent)'를 채택해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6.25~72.5% 감축'이라는 범위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덴마크·스페인 등은 2040년까지 90% 감축을 주장했으나, 헝가리·체코·폴란드 등은 “산업 경쟁력을 해친다"며 반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무역 긴장으로 EU의 관심이 국방과 산업 쪽으로 옮겨가면서 기후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EU의 이번 타협이 “위로상(consolation prize)"에 불과하며, “EU가 기후 리더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비판한다. EU는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이전에 공식 NDC를 제출하기로 약속했지만, 리더십의 타격은 이미 불가피해졌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영국의 경우도 기후 리더십이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 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바데녹 대표는 이달 초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 폐지를 공약했다. 이 법은 2008년 초당적 합의 아래 만들어져 영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0% 줄이고, 안정적인 정책 틀과 독립적 감시기구를 통해 장기적 기후정책의 신뢰성을 확보해왔다. 법이 폐지될 경우 영국의 기후 정책에 대한 국내외 신뢰를 훼손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와 국민의 경제적 이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 중국: '녹색 기술 초강대국'으로 부상 미국이 책임을 외면하고 EU가 분열로 흔들리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전 세계 배출의 약 1/3)은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하며 '녹색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딜 24일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 경제 전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점 대비 7~10%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CO₂뿐 아니라 메탄·아산화질소 등 모든 온실가스를 포괄한 최초의 절대적 감축 목표다. 이전까지 중국은 “2030년 이전 배출 정점 도달"만을 약속했다. 이번 목표는 중국의 '정점 이후(post-peaking)' 계획을 공식화한 것으로, 중국의 배출량 감소는 곧 전 세계 배출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은 비(非)화석연료 소비 비중을 2035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을 총 3600GW(기가와트)로 늘리며, 신에너지 자동차를 신규 판매의 주류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7~10% 감축은 파리기후협정의 1.5℃ 목표(2035년까지 최소 30% 감축 필요)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을 “낮게 약속하고 과도하게 이행(under-promise, over-deliver)"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중국은 목표를 '정치적 약속'으로 간주하며 실제 이행을 중시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2030년까지 1200GW 달성을 목표로 했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은 이미 6년 앞당겨 달성한 바 있다. 영국 리즈대학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중국이 2035년까지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절대량은 영국 3개국이 완전히 탈탄소화하는 규모에 맞먹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오염 배출국이면서도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 청정 기술의 세계 선도국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미국의 이탈에도 국제사회는 에너지 전환을 지속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 글로벌 기후 대응의 새로운 동력 미국과 EU의 정책 불안정 속에서도, 글로벌 기후 행동은 완전히 붕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후퇴로 전 세계 GDP 기준 넷제로 목표를 제시한 국가 범위는 줄었지만, 미국 내 주(州) 단위 목표를 포함하면 다시 83%로 늘어난다. 현재 미국 19개 주가 넷제로를 약속하고 있고, 넷제로를 공약하는 미국 기업 숫자도 증가 추세다. 넷제로는 이제 정치 논쟁이 아니라 미래 시장과 투자, 일자리 확보를 위한 '경쟁의 영역'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전 세계 GDP의 77%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넷제로 목표를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상장기업 대부분이 이를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과학적 요구에 못 미친다. 현재 각국이 제출한 NDC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 어렵다. 특히 기후 목표와 화석연료 생산 계획 사이의 불일치가 심각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30년 예상되는 화석연료 생산량은 1.5℃ 목표치보다 120% 이상 많고, 2℃ 목표와 비교해도 77%를 초과한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20대 생산국 중 17개국이 2030년까지 생산 확대를 계획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는 G20은 이 격차를 해소할 핵심 주체로 꼽히고 있다. 기후변화를 포함한 글로벌 거버넌스 전반에 대해 정책 제언을 담당하는 싱크탱크 네트워인 '씽크20(Think20)' 그룹은 기후 대응과 관련해 긴급 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기후 적응자금 확대 및 재정 개혁 ▶핵심 광물 공급망의 공정·포괄적 거버넌스 구축 ▶모든 사회계층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추진 ▶생물다양성·기후·개발을 통합하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확립 등이 포함됐다. ◇ 불안한 리더십 속 중국의 '이행 능력'에 주목 지금의 글로벌 기후 리더십은 불안정하고 복잡한 전환기를 겪고 있다. 미국은 국제협력을 외면하며 후퇴하고, EU는 내부 분열로 리더십 공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막강한 청정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녹색 리더'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비록 중국의 목표가 과학계의 권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의 목표 설정 방식(이행 가능성을 중시하는 하향식 정치문화)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는 “약속한 그 이상을 이행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결국 향후 글로벌 기후 대응의 향방은 선진국의 정치적 의지(특히 미국의 복귀 여부와 EU의 단합) 그리고 중국의 감축 속도라는 두 축에 달려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감축 목표를 '최대치(ceiling)'가 아닌 '최저선(floor)'으로 삼고 이를 초과 달성하며, 다른 국가들이 화석연료의 '생산 격차'를 좁히는 데 동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헬싱키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에너지 및 청정 대기 연구 센터(CREA)의 중국 분석가 벨린다 셰페는 “중국의 배출량이 감소하면 전 세계 배출량도 감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덕분에 인류는 1.5℃ 목표를 향한 좁고 도전적인 길을 계속 갈 수 있고,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런 기대가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나타내는 그래프 모양을 만드는 데 중국이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의 주도권 역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중국이 쥐게 됐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기후와 에너지 문제에 ‘분자 스펀지’로 답하다 – 올해 노벨 화학상

올해 노벨 화학상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에너지·환경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돌파구를 연 연구에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일본 교토대 기타가와 스스무, 호주 멜버른대 리처드 롭슨, 미국 UC버클리대 오마르 M. 야기 교수에게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이들이 수상하게 된 것은 금속과 유기 분자를 결합한 새로운 결정 구조, 바로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를 만든 공적 때문이다. MOF는 겉보기엔 단단한 결정이지만, 내부는 미세한 구멍으로 가득하다. 이 다공성 구조 덕분에 각설탕 한 조각 크기의 MOF가 축구장 여섯 개 면적의 표면적을 지닐 수 있다. 그만큼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이 늘어나, 소량으로도 막대한 양의 가스나 액체를 흡착·저장할 수 있다. 이 독특한 '분자 스펀지'는 기후위기 대응, 물 부족 해결, 청정 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하이너 링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수상 발표 자리에서 “MOF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기능을 지닌 맞춤형 물질을 만들 기회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탄소 포집과 오염 정화 – '기후 스펀지'의 시대 MOF의 가장 큰 잠재력은 온실가스 포집(Carbon Capture) 이다. 기타가와 교수는 1997년 MOF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간단히 방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Bulletin of the Chemical Society of Japan』, 1998, DOI: 10.1246/bcsj.71.1739). 이후 UC버클리의 야기 교수는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로 발전시켰다. 실제로 캐나다 기업 스반테(Svante)는 MOF 'CALF-20'을 활용해 시멘트 공장의 배기가스에서 CO₂를 제거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산업 배출가스 감축의 실질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Nature, 2025.10.8). 또 다른 응용은 환경오염 정화다. 미국 연구진은 MOF를 이용해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는과불화화합물(PFAS)을 물에서 분리하고, 사린가스 등 독성 물질을 흡착·분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포스텍-버클리 공동연구팀은 MOF를 이용해 대기 중 수분을 포집하는 시스템을 개발,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발표하기도 했다. ◇사막의 공기에서 물을 — '분자 공기청정기'가 빚은 기적 야기 교수팀은 2018년 MIT의 에블린 왕 교수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사막의 공기에서 식수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Nature Communications, 2018, DOI: [10.1038/s41467-018-03162-7]). 습도 20% 이하의 건조한 공기에서도 MOF는 공기 중 수증기를 흡착했다가 낮에 햇빛으로 가열되면 수증기를 방출하고 이를 응축해 물로 만든다. 이는 전기나 에너지원 없이 햇빛만으로 물을 얻는 친환경 기술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야기 교수는 “공기 속 물 분자를 '보이지 않는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Science, 2025.10.8). ◇청정연료와 에너지 저장 — 수소사회로 가는 관문 MOF는 수소(H₂)와 메탄(CH₄) 같은 기체 연료를 고밀도로 저장할 수 있다. 기존의 고압·극저온 방식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2023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Hydrogen Storage in Microporous Metal-Organic Frameworks", DOI: 10.1126/science.1083440)에 따르면, MOF는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량이 기존 탱크 대비 최대 2.5배에 달한다. 이 기술은 연료전지 자동차 등 차세대 수소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MOF 내부 공동(cavity)은 촉매 역할을 해,온실가스를 유용한 연료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탄소 재활용 촉매 반응에도 쓰일 수 있다. ◇ '망상화학(Reticular Chemistry)'이 여는 맞춤형 물질 시대 야기 교수는 MOF 개념을 확장해 '망상화학(Reticular Chemistry)'이라는 새로운 화학 체계를 정립했다(Nature, 1995, DOI: 10.1038/378703a0). 이는 분자 단위의 블록을 조립해 원하는 구조와 기능을 구현하는 개념으로, 에너지 저장소재·촉매·의약품 전달체 등 다양한 맞춤형 신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합성된 MOF는 10만 종 이상, 매달 500종이 새로 발표되고 있다(University of Cambridge MOF Database, 2025). AI를 활용해 특정 목적에 맞는 구조를 예측·설계하는 연구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산업 전환과 녹색경제의 촉매 MOF는 탄소중립 산업 전환의 '촉매'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시멘트·철강 등 탄소 다배출 산업에서 배출가스를 선택적으로 분리·저장할 수 있어 순환형 탄소경제(Circular Carbon Economy) 구축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킴 젤프스 교수는 “이 구조는 화학적으로 제어 가능한 분자 여과망으로, 산업 공정의 탈탄소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공기에는 탄소·수소·산소·질소가 모두 있다. 이 단순한 원소들로부터 단백질·식량·연료를 만들 수 있다면 공기는 곧 '보이지 않는 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F가 그 '보이지 않는 금'을 현실로 만드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탄소 포집에서 수소 저장, 물 생산까지, 세 과학자가 설계한 이 '분자 스펀지'는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작고 가장 강력한 인류의 도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경기도, 2025 DMZ OPEN 에코피스포럼 내달 고양서 개막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기도가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2025년 제3회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을 개최한다. 올해는 3년차를 맞아 그동안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DMZ와 한반도의 평화-생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은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고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국제 학술회의다. 올해는 'DMZ에서 시작하는 미래 길 찾기'를 주제로 3일간 진행된다. DMZ OPEN 에코피스포럼 첫날 3일에는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기조연설과 'DMZ OPEN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대담이 진행된다. DMZ의 평화 정착과 생태 보존, 청년세대의 미래 역할에 대한 국제적 담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OPEN 세션'은 기후에너지-AI(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과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개방형 세션으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문화 부문 특별강연도 예정돼 있다. 둘째 날인 4일에는 '평화와 생태'를 주제로 한 심층 논의가 이어진다. '적대로부터 환대로: 한반도의 안정적 공존과 평화'를 대주제로 한 '평화세션'에선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의 공존 방안과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 '생태세션'은 시민과 함께 그려온 2050년 한국의 미래상을 공유하고, 국제적 기후-생태 위기 대응 방안을 찾아보는 자리로 꾸려진다. 마지막에는 각 세션 좌장이 모여 이번 포럼 성과를 정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라운드테이블'이 마련된다. 5일에는 '특별세션'이 진행된다. 유럽 통합 경험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교류 전략을 모색하는 국제 학술회의와 청년이 주도하는 국제 평화 세미나가 동시에 열린다. 특히 청년 세미나에서 방송 '비정상회담'으로 잘 알려진 독일인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사회를 맡아 국내외 청년들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며, 이어지는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평화 담론을 구체화하고 '청년 한반도 평화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우병배 경기도 평화협력과장은 8일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은 단순한 학술회의를 넘어 DMZ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고, 평화-생태 담론을 정책적 실천으로 확장하는 자리"라며 “도민과 청년, 국제사회의 폭넓은 참여로 평화와 공존의 미래 비전을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제3회 DMZ OPEN 에코피스포럼 사전 참가 신청은 DMZ OPEN 에코피스포럼 공식 누리집(dmzepf.co.kr)을 통해 가능하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경기도, 기후위성 1호 내달 발사...네가지 정책 효과 달성기대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8일 '경기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 발사에 앞서 기후정책 고도화 등 기후위성의 네 가지 정책 효과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내달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경기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를 발사할 예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발사 일정은 최종 조율 중이다. 광학위성인 1호기는 지구 저궤도에서 3년간 운용되며 도내 전역의 기후·환경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경기기후위성의 시작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8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후반기 중점과제 중 하나로 발표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도는 같은 해 10월 추진 기본계획 수립하고 올해 2~3월 위성 개발·운용 기관을 공모해 선정했으며 올 7월 위성이 개발 완료돼 지난달 탑재체 항공시험 등 마무리 절차를 밟았다. 도는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기후 대응을 위해 위성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광학위성 1기, 온실가스 관측위성 2기로 구성된 경기기후위성은 발사 후 △토지이용 현황 정밀 모니터링 △온실가스(메탄) 배출원 식별 및 배출량 추정 △홍수, 산불, 산사태 등 기후재난 피해 상황 모니터링 등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기후위성의 정책 효과는 크게 △기후정책 고도화 △규제 대응 △산업육성 △국제협력 등이 있다. 우선 위성 데이터를 관측․수집․분석해 도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을 정밀 감시하고 도와 시군의 과학적 기후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경기기후플랫폼과 연계해 '경기도 온실가스 관측 지도'를 제작할 예정인데 도내 특정지역(산업단지 등)의 메탄 탈루·누출지점 관측 및 발생량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농업·축산업 분야 기후변화 영향 관측 및 온실가스 배출 모니터링, 재난·재해 모니터링 및 대응 지원 등도 주요 역할이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규제 강화에 대응하면서 도내 중소기업 등의 탄소 배출량 실측 및 저감방안 마련에 기여할 수도 있다. 기후 분야 위성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공유함으로써 도내 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산업육성에 기여하는 방향도 기대되며 따라서 아직 미지의 영역인 우주산업 시장의 예측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기후위성을 보유하면서 같은 역할을 맡은 국내외 기관 간 협력체계도 구축할 수 있는 만큼 국제적으로 기후정책 및 산업 교류 증진도 예상된다. 국가 우주산업 정책에도 협업할 수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벽·가구가 ‘숨은 오염 저장소’…실내공기와 건강 위협한다

집 안 벽과 가구가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화학물질 저장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페인트칠 된 벽, 목재 가구, 콘크리트 등은 마치 거대한 스펀지처럼 유해 화학물질을 흡수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방출해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예상보다 수백~수천 배 더 큰 저장 능력 캐나다 토론토대학 화학과 연구팀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의 실험 주택에서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공기 중에 주입한 뒤, 이들이 어떻게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지를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표면 유기물질 막(두께 수십 나노미터, nm)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실제로는 집안 벽과 가구 속에 평균 약 8마이크로미터(μm) 두께에 해당하는 거대한 저장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두께가 수백~수천 배에 이르는 값이다. 그 만큼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벽이나 가구 표면에 저장돼 있다는 의미다. ◇환기로는 제거되지 않는 물질들 저장 능력이 크다는 것은 곧, 일부 화학물질은 환기를 해도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옥탄올-공기 분배계수(K_OA)'라는 지표로 물질의 특성을 평가했는데, 이 값이 5 이상인 살충제 성분은 공기 중에서 빠르게 사라져 벽 등 표면에 흡수됐다. 특히 K_OA 값이 9 이상인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A(BPA)는 환기를 수십 번 해도 사실상 제거가 불가능하고, 벽과 가구에 수년 이상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진공청소기 사용이나 걸레질 같은 물리적 청소가 병행돼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에 미치는 파급 효과 이 같은 실내 '화학물질 저장소' 현상은 건강과 일상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기 중 농도가 낮아지더라도 벽과 가구에 달라붙은 화학물질을 만질 때 노출되는 경로의 비중이 커지게 된다. 또, 피부를 통해 흡수되거나 먼지와 함께 섭취할 위험도 커진다. '3차 흡연' 위험도 생긴다. 담배 속 니코틴은 벽과 가구에 흡수됐다가 다시 방출되면서, 흡연자가 떠난 뒤에도 냄새와 유해 성분이 남는다. 이것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3차 흡연'이라고 하는데,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더 큰 위험 요인이다. 산불·화재 피해도 장기화될 수 있다. 산불 연기 속 글루타르산, 카테콜 같은 물질은 벽에 달라붙어 수개월~수년간 남아 지속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 물걸레질로 표면 청소를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실제 주거 환경에서 실내 표면의 총 저장 능력을 실험적으로 정량화한 최초 사례 중 하나"라며 “실내 공기질 모델과 인체 노출 위험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은 ▶정기적인 환기와 함께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사용 ▶진공청소·물걸레질을 통한 표면 청소 ▶저휘발성 친환경 자재와 가구 사용 등을 권장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이원희의 기후兵法] 기후에너지환경부 실세는 2차관…에너지·배출권·전기차·녹색산업 총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한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실세가 2차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관이 맡는 분야는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넘어온 에너지 부문에 이어 환경부 핵심 기능이던 탄소배출권·전기차·녹색산업까지 더해지면서 기후부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2차관이 기후위기 대응에 치우친 정책을 펴면 에너지 수급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정부가 공개한 기후에너지환경부 편제를 보면 2차관 산하에 기후에너지정책실(기후에너지정책관·녹색전환정책관·수소열산업정책관·국제협력관)과 에너지전환정책실(전력산업정책관·전력망정책관·재생에너지정책관·원전산업정책관)이 나란히 배치됐다. 반면 1차관은 기획조정·물관리·자연보전·대기·자원순환·환경보건 등 전통 환경분야 어젠다를 총괄한다. 1차관의 경우 기획조정실을 가지고 있지만, 기존 환경부 1차관에서 맡던 배출권, 전기차, 녹색산업 부문을 잃어버린 셈이다. 기후부 초대 1차관(환경차관)과 2차관(기후에너지차관)은 각각 금한승·이호현 차관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조직도를 보면 기존 산업부 2차관 소관이던 석유·가스·광물·원전 수출을 제외한 전력·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이 새 부처로 이관됐다. 여기에 환경부 1차관이 담당하던 탄소배출권 관리, 녹색산업, 전기차 등까지 더해지면서 2차관이 쥐는 정책 범위는 크게 확대됐다. 새 조직의 눈에 띄는 변화는 전력망정책관 신설이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전략을 전담하는 역할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강화 정책을 설계한다. 2030년까지 전국 송전망을 약 30% 확대(3만7169km→4만8592km)하고, 2040년까지는 서해-남해-동해안을 잇는 U자형 해상 전력망을 구축하는 청사진이 제시돼 있다. 계통 대규모 증설은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 집적지와 수도권 수요지를 연결하는 전제 조건이다. 전력망정책관 산하 전력망정책과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계통운영혁신과는 정전 대비 및 전력계통 운영 등을 담당한다. 재생에너지정책관에서는 기존 재생에너지산업과를 태양광산업과와 풍력산업과로 분리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산업 구조와 기술 특성이 달라 한 과에서 묶여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해 각각 독립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누적 보급량 34.7GW보다 3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전력산업정책관 산하 전력시장과는 지역별 차등요금제나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등 전력시장 개편의 핵심 정책을 맡으면서 동시에 전기요금 억제에도 힘써야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맞춰 지역별 차등요금제와 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청정전력전환과는 이재명 정부의 2040년 탈석탄 정책에 맞춰 석탄발전 폐지 정책을 추진한다. 신설된 수소·열산업정책관 산하 열산업혁신과는 열 분야의 탄소감축 전략을 추진한다. 김성환 장관이 강조해온 열분야의 전기화(히트펌프, 전기보일러) 등이 이 부서에서 추진된다. 환경부 1차관에서 넘어온 녹색전환정책관의 역할도 눈에 띈다. 대기환경국 산하였던 대기미래전략과가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로 재편돼 전기차·수소차 보조금 및 충전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다. 김 장관이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검토도 시사한 만큼 무공해차 보급의 핵심을 맡는다. 탄소포집(CCUS), 폐기물 재활용, 순환자원 산업 등도 녹색전환정책관에서 다룬다. 기후에너지정책관 산하 기후에너지정책과는 모든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최상위 계획인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과 함께 에너지 수급 가격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맡는다. 강력한 NDC 계획은 에너지 요금을 높일 수 있는데 해당 부서에 상충되는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기후경제과는 탄소배출권 관리 업무를 맡는다. 배출권 거래제는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환경 규제다. 배출량 총량이 줄고 유상할당 비중이 높아지면 산업계 전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NDC·재생에너지·열·배출권·녹색산업·수송 부문이 모두 기후부 2차관 산하에서 논의되고 추진되는 구조가 갖춰졌다. 기존에는 산업부와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던 논의가 한 부처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정책 속도가 빨라진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에너지부, 에너지 차관, 환경 부서, 규제부서, 환경 담당 차관이 한 부서 안에서 막 갑론을박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하고 아예 독립 부서가 돼서 서로 말도 안 하고 이러는 거 하고 어떤 게 낫나"고 반문하며 “에너지 분야는 내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간 절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기후부에서 한쪽으로 치우쳐진 정책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기후부 신설 대응 긴급 간담회'에서 “에너지 정책 심장을 산업부에서 떼어내 규제 부처인 환경부로 이식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시도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좀먹고 에너지 안보를 뿌리째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김정관 에너지미래포럼 대표는 지난달 12일 열린 9월 에너지미래포럼 조찬포럼에서 “기후부가 최우선 정책 목표를 기후위기 대응에 두면, 에너지 수급 안정에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35 NDC 톺아보기-농축산·산림·순환④] 국민 1인당 2그루씩 나무 심어 탄소감축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산림 분야에서 제시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매년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산림 흡수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국민 1인당 매년 2그루를 심는 셈이다. 이와 동시에 토양 탄소 저장, 목재 활용 등으로 탄소저감 효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조림을 현실화하려면 종자 확보와 묘목 생산, 유휴부지 발굴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등 전방위적 지원이 필수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 1억그루 식재를 위해서는 연간 약 3만ha 면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2일 개최한 2035 NDC 공개토론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산림은 조림 연령이 높아지면서 연간 순생장량이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4030만만톤이던 순흡수량은 지난해 -3890만톤으로 줄었다. 오는 2035년에는 -3650만톤 수준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규모 조림 확대 △국산 목재 활용 △바이오차를 통한 토양 탄소 저장 △산림 전용 억제 △산불 피해목 활용 등 수단을 병행할 방침이다. 농축산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18년 2760만톤에서 2035년 2000만톤으로 약 25.7% 감축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축산 분야의 메탄 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 전략은 저메탄·저단백 사료의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2.5% 수준인 저메탄 사료 보급률을 2035년까지 60%로 끌어올려 장내발효로 인한 메탄 배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나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시설을 확충하고, 농기계 전기화 및 고효율 장비 도입, 질소질 비료 사용 저감, 바이오차 활용 등을 병행한다. 다만,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최소 생산량은 유지해야 하는 만큼 감축 여력이 제한적이고, 탄소누출과 비용 문제 등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다. 폐기물·순환경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940만톤에서 2035년 920만톤으로 약 52.6% 감축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국내 폐기물 재활용률은 86~87% 수준에서 정체돼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매립과 소각 비중을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정부는 △폐기물 원천 감량 △플라스틱 사용 규제 및 바이오플라스틱 대체 △AI 선별 등 회수 고도화 △전기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품목 확대 △메탄 회수 및 소각열 에너지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플라스틱 대체는 생활 부문에서 30%, 사업장에서 22.5%까지 확대하고, 생활 폐플라스틱 재활용률도 89%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검독수리 둥지 찾아 77년 전 남양주 예봉산 절벽 올랐던 미군 장교

지난달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제주도 한라산 절벽에서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를 발견했다면서 검독수리 번식 둥지가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77년 만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해(2024년) 7월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직원이 한라산 북쪽 인근에서 어린 검독수리 1마리를 구조했던 사건과 지역 주민의 목격담을 토대로 검독수리 조사에 들어갔다. 종복원센터는 지난 4월 한라산 북쪽 지대 약 90m 절벽의 1/3 지점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 추정되는 검독수리의 둥지를 발견했다. 검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대형 맹금류다. 겨울철 북쪽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철새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텃새로 국내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양구 등지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동안 번식 둥지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종복원센터가 77년 만에 둥지를 발견했다고 한 근거는 1950년 10월 미국의 저명한 조류 학술지인 '디 오크(The Auk)'에 게재된 논문이다. 논문 제목은 '한국의 조류 기록(Notes on the birds of Korea)'이다. ◇1950년 발표 논문 “1948년 예봉산에서 관찰" 이 논문은 1947년부터 1948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복무한 미국 육군 장교 로이드 레이몬드 울프(Lloyd Raymond Wolfe)가 작성한 것이다. 울프는 1947년 3월 10일 인천 남쪽에서, 3월 25일 수원 근처에서 각각 검독수리 한 마리가 목격됐다는 내용을 논문에 적었다. 또 같은 해 10월 19일 천마산에서 검독수리 두 마리를 직접 목격했다고도 했다. 울프는 1948년 4월 4일 가이드의 안내로 경기도 남양주 예봉산을 찾았고, 안내원은 정상 부근 협곡 벼랑에 둥지가 있다고 알려줬다. 이에 울프가 총을 쏘았고, 그 소리에 놀란 검독수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울프 일행은 바위 절벽을 올라 검독수리 둥지를 찾아냈다. 둥지에는 곧 부화할 알 한 개와 갓 부화한 새끼 한 마리가 있었다. 울프는 알과 새끼 둘 다 가져왔다. 논문에서 알은 울프 개인이 소장하고 있고, 새끼의 박제는 미국 국립 박물관에 보냈다고 밝혔다. 울프는 1948년 4월 16일 천마산 절벽 꼭대기에서 또 다른 독수리 둥지를 발견했는데, 이 때는 밧줄이 없어서 둥지까지 내려갈 수 없었지만, 둥지 가장자리에 있던 배설물로 보아 어린 새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지금은 사라진 크낙새 관찰 내용도 울프는 장교로 근무하면서 주말을 이용해 사냥을 겸해 조류 관찰 여행을 계속했다. 그는 논문에서 “1947년 2월부터 7월까지는 인천에서, 1947년 7월부터 1948년 12월 말까지는 서울에 주둔했다"고 밝혔다. 그는 “열악한 도로 사정, 교통난, 그리고 다른 이유로 야외 활동은 주말이나 휴일로 제한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조사 활동은 주로 경기도와 강원도 서부 지역으로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일본으로 근무지를 옮긴 다음인 1950년에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는 검독수리를 포함해 150여 종의 새를 기록했고, 125점의 박제를 확보해 미국 국립박물관에 기증했다. 논문에 기록된 새 중에는 지금은 사라진 광릉 크낙새도 포함돼 있다. 울프는 논문에서 크낙새를 '거대한 딱따구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새는 매우 희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저는 다행히 번식하는 세 쌍을 발견했다"면서 “이 세 쌍 중 두 쌍은 서울 북서쪽의 다른 지역에 있었고, 다른 한 쌍은 서울 북동쪽의 거대한 가문비나무(전나무숲을 말하는 듯)가 있는 숨겨진 계곡에 있었다"고 밝혔다. 크낙새는 수백 년 동안 나무를 보호해온 왕릉 주변의 벌목 제한 구역에 서식하고 있었는데, 수컷은 특히 경계심이 강해 관찰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1948년 10월 31일 금천리 서쪽 소나무 숲에서 붉은 볏을 가진 수컷 크낙새 한 마리가 목격됐다"면서 “(이에 앞서) 1948년 5월 31일 어린 수컷 한 마리가 둥지를 떠나자 마자 사살됐다"고 보고했다. 논문에서는 울프 자신이 어린 수컷 크낙새를 직접 사냥했는지, 크낙새 박제를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 조류학 연구를 이어주는 역할 울프는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 당시 침체됐던 한국의 조류학 연구의 명맥을 있는 중간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조류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국내 원로 조류학자인 고(故) 원병오 경희대 명예교수(1929~2020)는 개성 출신으로 한국전쟁 전에 남한으로 내려온 다음 포병장교로 전쟁을 겪었고, 전쟁 후에야 경희대 생물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원 교수는 일본 홋카이도 대학에서 유학한 후 1961년 경희대 생물학과에 교수로 부임한 뒤 국내 조류학을 이끌었다. 원병오 교수의 부친이자 국내 1호 조류학자인 고(故) 원홍구 박사(1888~1970)는 평북 삭주에서 태어나 일본의 가고시마(鹿兒島)고등농림학교로 유학을 갔다온 후 교사 생활을 했고, 1947년 김일성종합대 생물학부 부교수로 취임, 북한의 조류학 연구를 이끌었다. 울프는 사냥과 조류 연구를 병행했다. 77년 전의 조류 연구 방법과 멸종위기종 개념이 지금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에 알을 채집하고, 박제 표본을 제작해 미국으로 반출한 그의 행적을 지금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 제주도에서 검독수리 둥지를 확인한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강승구 박사는 “울프는 일본을 거쳐 필리핀으로 근무지를 옮긴 후에도 필리핀의 조류를 연구해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울프가 기증한 검독수리 새끼 박제 표본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추석 전국 흐리고 비…남부지방 일부서 보름달 볼 수 있을 듯

추석인 6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지역에 따라 가끔 비가 내리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보름달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부 남해안과 제주 지역에서는 구름 사이로 달이 비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6∼7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5㎜ 안팎, 전남·경남(서부내륙 제외)·경북(경북북동부·서부내륙 제외) 5∼20㎜, 서울·경기(남서부 제외)·서해5도·강원내륙·충북·전북·경북북동내륙·서부내륙·경남서부내륙 10∼40㎜, 인천·경기남서부·충남·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 20∼60㎜, 강원산지·동해안 30∼80㎜(많은 곳 산지 100㎜ 이상) 등이다. 6~7일 전국 예상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전망됐다. 6일 아침 최저기온은 16∼22℃(도), 낮 최고기온은 17∼26도로 예상된다. 7일은 아침 최저 15∼22도, 낮 최고 19∼26도가 되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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