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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프로젝트는 기후·생태계 무시한 반환경적 폭거”…136개 시민·환경단체 정부 규탄 성명

1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강당에 시민·환경·노동 단체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장내를 채운 이들의 눈빛에는 무거운 비장함이 감돌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의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저지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현장이다. 기후·에너지·노동 등 전국 136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번 규탄 기자회견은 시작과 동시에 정부 정책을 향한 매서운 비판 쏟아냈다. 참가자들은 '개발폭주 메가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하라'는 피켓을 든 채 격앙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정부 정책의 모순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이들은 이번 사업을 특정 재벌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그에 따른 위험과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하는 '대기업을 위한 위험한 도박'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최소한의 사업 타당성 검토나 사회·환경적 영향에 대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민주주의 부재'의 현장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의 기후·생태적 한계를 완전히 무시한 '반환경적 폭거'라는 점에 규탄의 초점이 맞춰졌다. 은혜 기후정의동맹 공동집행위원장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24.7기가와트(GW)의 거대한 전력을 석탄발전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로 메우려 한다"며 "이것이 재생에너지 전환 포기 선언이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무력화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지역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비정상적인 전력 공급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용인 등 대규모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호남에서부터 초고압 송전선로를 끌어오는 방식은 지역 주민의 일방적인 희생과 극심한 사회적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며, 원전과 송전탑에만 의존하는 과거 회귀형 해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생태적 한계를 넘어선 용수 공급 계획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자연의 회복력과 공급 가능량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물과 전력을 밀어붙이겠다는 오만한 개발주의"라며 졸속으로 진행되는 누적 환경 영향 평가를 꼬집었다. 특히 참가자들은 정부가 신규 댐 건설을 발표할 때는 '물 부족'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메가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는 '용수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지적했다. 이들은 “향후 가뭄 등 위기 상황이 오면 대만 TSMC 사례처럼 농업용수를 산업용으로 돌려 쓰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인근 농민들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첨단 산업의 화려한 외양 뒤에 가려진 노동권 침해와 대기업 특혜에 대한 강한 규탄도 잇따랐다.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권영은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정부가 첨단 산업이라는 명분 아래 현장의 위험을 은폐하고, '주 52시간제 유예' 등 장시간 과로 노동을 대놓고 조장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역시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의 투자 위험은 대폭 줄여주면서, 정작 그로 인한 이익은 대기업이 독점하는 기형적 구조"라며 “시민과 지역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폭주하는 속도전을 멈추고 공공성을 먼저 확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136개 단체는 향후 정권의 개발 폭주에 맞서 강력한 조직적 공동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7일 1차 긴급 집담회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2차 집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연대 투쟁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시민사회가 전면적인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서면서,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추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에너지소식] 서부발전, 고위직 청렴 릴레이 선언식…원자력硏, 요르단서 NTD 구축사업 수주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10일 충남 서산에서 경영진과 본사 처·실장, 전국 사업소장 등 고위직 32명이 참여한 '고위직 청렴 릴레이 선언식'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선언식에서 고위직이 직접 '나만의 청렴 다짐 릴레이 한마디'를 작성하고, 서명과 함께 실천 의지를 다짐했다. 서부발전은 이번 선언을 시작으로 전사 2직급 부서장까지 참여하는 릴레이 선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30초 내외의 숏폼 영상과 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사내에 공유할 예정이다. 고위직과 승진자를 대상으로는 이달 중 '청렴 대면 교육'을 병행한다. 다음 달에는 소통 취약부서를 대상으로 경영진 중심의 '청렴 순회간담회'를 개최하고, 9월에는 콘텐츠 공모전과 팝페라 공연 등이 어우러진 '청렴 문화의 달'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고위직이 먼저 실천하고 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윤리 문화를 정착시켜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투명한 서부발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미래와도전(FNC)과 공동으로 요르단 원자력위원회(JAEC)가 운영하는 연구용원자로 'JRTR'의 중성자변환도핑(NTD) 시설 구축 사업을 수행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JRTR 내 6인치 2기, 8인치 1기 규모의 NTD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기간은 최종 계약 체결 후 36개월이다. 연구원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설계와 핵심 조사(照射) 장치의 설계·제작을 맡고, 미래와도전은 부대시설 설계·제작과 시설 설치를 담당한다. 원자력연구원이 건설을 맡았던 JRTR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방사화분석, 교육훈련 등에 활용되고 있다. NTD 시설이 구축되면 고품질 반도체 소재 생산이 가능해진다. NTD 기술은 반도체 기판이 될 고순도 실리콘(Si) 소재에 중성자를 조사해 실리콘 원자 중 일부를 인(P)으로 바꾸는 핵변환 기술이다. 대형 설비에서 전기를 변환·제어하는 데 쓰는 전력반도체의 핵심 기술이다. 김명섭 원자력연구원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향후 요르단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내 원자력 기술의 해외 진출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겨울철 안정적인 열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 집단에너지 세이프-온(ON, 溫)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세이프-온 사업은 중소·중견 집단에너지 사업자를 대상으로 열수송 시설 안전 점검과 진단서비스를 무상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1년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부터 매년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기업 규모, 열수송관 노후도, 최근 사고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대 8개사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에는 열화상카메라 무상 대여와 함께 △신속 안전진단 △드론 열화상 점검 지원 △맨홀 안전진단·구조안전성 평가 △전문가 안전 컨설팅 등 안전관리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겨울철 안정적인 열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7월 초에 벌써 ‘폭염중대경보’…올여름 전력수급 ‘비상등’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여름철 전력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휴가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 중순경에는 전력 피크(최대 전력 부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돼 전력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최대 전력 부하는 86.2기가와트(GW), 공급 예비율은 26%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6~7시 사이 전력 피크가 94GW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역대 3~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날은 태양광 발전이 집중된 남부지방에 구름이 끼면서 오후 내내 높은 전력 부하가 지속됐다.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 단지가 위치한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인근은 오전 내내 흐린 날씨를 보이다가, 오후 4시경부터서야 점차 해가 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 단기 예보에 따르면 이날부터 16일까지 전국적으로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으며, 곳에 따라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이 기간 전력 공급능력을 103.4~104.5GW, 전력 수요를 92~96GW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8.8~13.1%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 예비율 10%, 예비전력 10GW 이상을 유지해야 안정적인 전력 수급으로 판단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여름 폭염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휴가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지속되는 8월 3주차에 전력 피크가 98.8GW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예비율이 7.7%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결과다. 이에 따라 기후부와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역대 전력 부하 최고치는 지난 2024년 8월 20일에 기록한 97.1GW로, 당시 전력 공급예비율은 9%까지 하락했다. 같은 해 8월 5일과 12일, 19일에도 최저 예비율이 9%대에 머물렀다. 2024년 8월의 전국 평균 낮 최고기온은 33℃로, 극심한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32.1℃)보다도 0.9℃나 높았다. 지난해 7~8월에도 공급예비율이 9~10%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치솟았던 7월 8일에는 최대 전력부하가 95.7GW를 기록하며 최저 예비율이 10%로 내려앉았다. 이어 8월 21일과 25일에도 각각 94.6GW, 96GW의 최대 전력부하를 기록하며 공급예비율이 9%까지 떨어졌다. 전력시장 관계자는 “전력 공급은 사전에 예측된 수요에 맞춰 이뤄지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갑작스럽게 급증하더라도 공급량을 즉각 늘리기가 어렵다. 반대로 수요에 비해 전력을 과도하게 공급하면 전력 계통의 불안정을 초래해 출력 제어 작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며 “따라서 가동 가능한 발전원을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전국적인 전력 소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공급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정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너지소식] 김동철 한전 사장,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석유공사, 산학연 자원개발 아카데미

한국전력은 김동철 사장이 지난 9일 배전스테이션과 지역망 관제센터 등 전력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핵심 시설을 찾아 여름철 전력수급 대비 현장 대응태세를 최종 점검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사장은 서울본부 배전스테이션과 지역망 관제센터, 변전소를 차례로 찾아 여름철 복합재난에 대비한 설비 운영 현황과 비상복구 체계를 점검했다. 김 사장은 현장 책임자들에게 빈틈 없는 현장 대응체계 운영과 비상상황 속 신속 복구를 주문했다. 이에 앞서 한전은 올여름 기상이변과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1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전국 주요 전력설비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총 9741명이 참여해 전국 7076곳을 점검한 결과 송·배전설비에서 잠재 위험요인 282건을 발견해 즉시 조치했다. 아울러 한전은 기상악화와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9월 18일까지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운영한다. 김 사장은 “사전점검과 신속한 복구체계를 빈틈없이 운영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설비 안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내 대학들과 지난 6일부터 대전 유성구에서 '2026 산학연 자원개발 아카데미'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이번 아카데미는 국내 자원개발 생태계 활성화와 차세대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진행됐다. 올해는 참여 기관 연구진·교수로 구성된 자원개발 분야 현업 전문가들이 12개의 실무 중심 강좌를 진행했다. 석유 탐사·개발 분야의 기초 이론과 실무 경험, 현장 데이터 등을 제공했다. 저서 '석유의 제국'을 집필한 최지웅 석유공사 차장과 대중매체에 출연해온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아울러 현업 선배들과의 진로 소통과 네트워킹 시간도 가졌다. 진행됐다. 손주석 석유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실무 중심 교육을 확대해 국내 자원개발 생태계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한국갈등학회와 지난 9일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서 국가기간 전력망 갈등 해법과 사회적 합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 시대의 에너지 거버넌스와 지역공존 : 전력망 갈등과 사회적 합의'였다. 기조 강연에 나선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은 'AI 대전환과 국가 혁신 : 에너지정책과 사회적 해결'을 주제로 AI 시대 국가 혁신 전략과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한전이 주관한 특별세션에서는 전력망 갈등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제언이 이어졌다. 특히 '에너지 거버넌스와 인식 전환' 세션에서는 해외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사례를 공유하고 송변전 설비에 대한 인식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에너지 갈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열린 종합토론에서는 전력망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갈등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한전 관계자는 “국민이 공감하는 에너지 거버넌스를 만들어 국가기간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1회 'KWEIA 인사이트 조찬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참석자들은 에너지 정책 방향과 해상풍력 산업의 주요 현안에 관해 의견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자로 나섰다. 이어 임국현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상풍력발전추진단장은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로드맵'을 주제로 주요 내용과 향후 입찰 운영, 해상풍력 산업 정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풍력협회는 이날 처음으로 개최한 조찬 세미나를 정례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강학 풍력산업협회 회장은 “앞으로도 인사이트 조찬 세미나를 통해 회원사들이 정책 동향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산업계의 의견을 함께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니슨은 한국중부발전과 '해상풍력 발전단지 운영 및 유지보수(O&M)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효율적인 O&M 체계를 구축해 사업 경제성을 높이고 해상풍력 발전원가(LCOE) 절감에 기여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사는 각사가 보유한 사업개발·운영 경험과 터빈 기술·O&M 역량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O&M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운영·O&M 계획 수립과 기술교류, 전문인력 양성 등을 협업하고, 향후 검토 중인 풍력발전사업에 대해서도 사업개발과 운영계획 수립 등 세부 추진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유니슨은 그동안 축적해온 풍력터빈 기술력과 자체 유지보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 단지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너지오늘] 한전, ICA 시상식서 최종후보 선정…한수원, AI 안전 기술로 장관상

한국전력은 국제컴플라이언스협회(ICA)가 주관하는 시상식 '2026 ICA 컴플라이언스 어워즈 아시아·태평양'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최종 후보(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ICA 컴플라이언스 어워즈는 글로벌 규제 환경 속에서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관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신설된 아태지역(APAC) 부문에서 한전은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팀 △문화·윤리 부문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APAC 부문에서 파이널리스트로 뽑힌 기관은 한전을 포함해 27곳이다. 한전은 지난 2023년 김동철 한전 사장이 취임한 후 사장 직속 준법경영실을 신설했다. 아울러 경영진과 사외 전문가로 구성된 청렴윤리위원회를 운영하며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추진해왔다. 내부통제 IT 시스템을 구축해 전사적 준법 문화 내재화 등 내부통제 체계도 고도화해 왔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8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한 '2026 인공지능(AI)·스마트 산업안전기술 우수사례 챌린지'에서 최고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한수원은 원전의 극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AI·가상 모형(디지털트윈) 기반 통합안전 내비게이션 시스템 △원전 특화 지능형 작업 로봇의 현장 적용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장관상을 받았다. AI·디지털트윈 기반 통합안전 내비게이션은 원자력발전소를 가상 모형으로 구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고, 수십만 개의 설비 위치와 안전 관련 도면·절차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동한 기술이다. 원전 특화 인공지능(AI) 작업 로봇은 고방사선 구역과 밀폐공간, 수중 등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투입돼 무인화 작업을 구현한다. 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앞으로 자체 기술 고도화를 통해 중소기업 기술이전을 확대하고, 글롤벌 시장에서 케이(K)-원전의 스마트 안전 표준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은 미래 세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에너지 절약 학생 공모전 '위세이브(WE-save) 에너지 짠테크' 학생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8편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7일까지 5주간 전국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영상과 이미지 부문 공모를 접수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적합성‧공감성‧창의성‧확산성·완성도 등을 종합 평가했다. 동영상 부문 대학생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와트와 함께 지구를 지켜요'는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 방법을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중고등부 최우수상은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시각화한 '지구도 지키고, 지갑도 지켜요'가 선정됐다. 이미지 부문 최우수상은 게임 형식을 빌린 '지구의 영수증'과 일상 속 공감대를 이끌어낸 웹툰 '엄마 말을 무시한 결과'에 돌아갔다. 수상작은 지난 8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공식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산업 해외진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군산대학교와 호주 멜버른에 재생에너지 무역사절단을 파견했다고 9일 밝혔다. 7~9일 파견된 이번 사절단은 국내 풍력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호주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상풍력 분야의 국내기업 9개사와 유관 협회가 참석했다. 아울러 무역사절단은 호주 멜버른에서 에너지 정책‧산업‧투자 등을 담당하는 빅토리아 주(州) 정부 관계자와 면담했다. 이어 호주 최대 규모의 풍력 전시회 'AuWE 2026'에 참가해 현지 바이어와 대면 비즈니스 상담회를 진행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이번 무역사절단 운영이 호주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이란 종전협상 배경이 된 미국의 셰일혁명과 달러 패권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그리고 백악관에서 들리는 소식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 파키스탄에서 있었던 종전협상 MOU 체결 때에도 양측은 몇 차례 옥신각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협상장에 다시 마주 앉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작년에 출간된 에드워드 피시맨의 Chokepoints라는 책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맥락을 짚어 준다. 비핵화와 금융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협상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01년 9·11 사건으로 미국은 테러조직과 적성국가에 대한 금융제재를 강화하였다. 재무부 산하에 TFI(Terrorism and Financial Intelligence Division)를 새로 설립하였고 금융제재를 담당하였던 OFAC(Office of Foreign Asset Control)를 이에 편입시켰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하면서 통합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 정보를 통하여 TFI는 이후 탄탄한 금융제재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다. 한편, 미 의회는 이스라엘 로비단체 AIPAC(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의 강력한 로비로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법을 만들어서 금융제재의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본래 오바마 행정부는 금융제재에 따른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로 국제유가가 200달러 이상 급등할 것을 우려하여 이란 중앙은행은 금융제재에 포함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때마침 진행된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급증한 미국의 원유 생산이 이란의 석유공급 감소를 상쇄하여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유지하였다. 이란은 2005년 강경파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또 2009년에 재선되면서 핵개발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강력한 금융제재 수단으로 전 세계 주요 은행들을 설득하여 이란과의 거래를 대부분 차단하게 되었다. 결국 2013년 협상파 루하니가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이란의 민심은 금융제재 완화와 경제문제 해결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후 2015년 P5+1(미·중·러·불·영+EU)과 이란의 포괄적인 협상(JCPOA)이 타결되었다. 그러나 이 협정은 오바마 정권 말이어서 그 힘을 잃고 말았다. “다음 대통령이 트럼프가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기 때문에 막상 금융제재를 완화한다고 하여도 각국 은행들은 여전히 이란과의 거래를 기피하였다. 그 결과 협정의 효력이 지속될 수 없었다. 이란과의 종전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느냐는 여러 조건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 이란 강경파의 보이콧 그리고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트럼프 정부의 조기 레임덕 현상 등은 부정적 요인이다. 반면 이란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권의 안정을 위해 이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 아직 반 이상 남은 트럼프의 임기 그리고 이란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란과의 종전협상 MOU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최소 3천억 달러를 이란의 재건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정도 큰 금액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가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미국의 은행과 기업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미국이 나서지 않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란에 대한 투자에 다른 국가가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과 은행이 참여하는 것을 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를 조금씩이나마 해제하기 시작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금융제재 해제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천연가스와 원유는 외국인 투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힘이다. 그러나 이 역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셰일혁명으로 에너지와 달러패권을 동시에 장악한 미국의 힘이 이란 종전협상의 가장 큰 배경이다. 조성봉

[에너지소식] 한전,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TF 구성…한난, AI 시니어 마스터 사업 추진

3대 메가프로젝트에 전력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 산하에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호현 제2차관이 세종청사에서 한국전력공사와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 조기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한전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김재군 전력계통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메가프로젝트 전력망 적기건설 추진TF'를 구성했다. 한전은 시공·조달 혁신 등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점 이전에 전력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호남권의 경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발전력이 풍부해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을 위해 별도의 신규 지역간 융통선로는 불필요할 것으로 기후부는 예상했다. 아울러 기후부와 한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에도 반도체 공장에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융통선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한다. 안정적 전력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신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첨단 반도체 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신속한 인프라 확보에 있다"고 강조하며, “반도체 산단이 호남권의 풍부한 무탄소전원 인프라를 기반으로 첨단산업과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력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2026년 '포브스 글로벌 2000' 순위에서 종합 319위에 올랐다고 8일 밝혔다. 글로벌 유틸리티 기업 중에서는 13위다. 포브스 글로벌 2000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전 세계 상장기업의 연결 기준 매출액·순이익·자산·시가총액을 종합 평가해 우수기업 2000곳을 선정하는 순위다. 한전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재무위기를 겪으며 2023년 747위까지 하락했다가 3년 만에 428계단 올랐다. 재무개선을 위한 고강도 노력 등 전방위적 혁신을 거쳐 영업손익을 2022년 적자에서 2025년 13조500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순위 상승은 전국 각지에서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묵묵히 헌신해 준 전 임직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이번 성과를 끝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글로벌 최고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함께일하는재단과 중장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한난 인공지능(AI) 시니어 마스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한난 AI 시니어 마스터는 직무 경력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을 위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취약계층 특화 사업이다. 생성형 AI 등 디지털 기술 수요가 높아지는 사회 변화에 맞춰 중장년층을 AI 디지털 문해교육사로 양성하고, 지역사회 디지털 교육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만 50세 이상 중장년이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은 선발 시 우대한다. 서류·면접 심사와 강사 양성교육, 심층 면접을 통해 25명을 선발한다. 하동근 한난 사장은 “한난 AI 시니어 마스터 사업을 통해 중장년층이 AI를 배우는 수요자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소외계층에게 디지털 역량을 나누는 교육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난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과 한전KPS, 한전KDN은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공공기관 AI 청년 서포터즈'를 공동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공공기관 AI 청년 서포터즈는 국민들에게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에너지 산업과 각 기관의 주요 사업을 쉽고 친근하게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들에게는 실무형 디지털 역량 강화의 기회를, 공공기관에는 국민 소통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운영한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일반 청년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 선발되는 서포터즈는 향후 3개월간 카드뉴스·숏폼 영상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콘텐츠 제작과 기관별 맞춤형 미션을 수행한다. 공공기관 AI 청년 서포터즈 운영 관계자는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AI 기술을 접목해 국민과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홍보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KDN은 지난 7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협력사 대표 20여명을 초청해 '협력사와 함께하는 청렴·안전 실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간담회는 한전KDN이 기관장 주도의 협력사 참여형 프로그램로 청렴·안전 경영의 실행력을 높이고 상호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상현실(VR) 드로잉 아티스트 '피오니'의 오프닝 공연 이후 박상형 한전KDN 사장과 협력사 대표들은 함께 '청렴·안전 실천 다짐' 버튼을 누르며 투명한 거래 문화 조성과 산업재해 근절 서약을 선언했다. 뒤이어 한전KDN은 준법·청렴소통 방안과 안전보건 지원 프로그램을 협력사들에 안내했고, 협력사의 애로사항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한전KDN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한전KDN 청렴+안전 캡슐' 참여 협력사를 모집·운영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도 협력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공정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오늘 이 자리가 실질적인 변화와 무결점의 신뢰를 다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LPG협회는 현대자동차의 승합차 '스타리아' LPG 차량의 실사용자 경험을 확산하기 위해 '스타리아 LPG 서포터즈' 2기를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스타리아 카고·투어러·라운지·킨더 등 LPG 모델 운전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된 서포터즈는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사회연결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운행 후기와 활용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카고용 차량의 적재성과 캠핑용 차량의 편의성, 다목적 차량(MPV)의 활용성 등 스타리아의 특장점을 집중 홍보한다. 선발 인원은 총 20명으로 △활동비 60만원 △LPG 충전권 15만원 상당 △우수 서포터즈 특별 포상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이동진 대한LPG협회장은 “실제 스타리아 LPG 운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오너들의 생생한 경험을 널리 알리고자 서포터즈를 기획했다"며 “스타리아 LPG 차량의 우수한 성능과 경제성이 더 많이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가스터빈 병목’에 비상 걸린 반도체…대안으로 떠오른 ‘신규 원전’

호남 반도체를 비롯한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추가 전력을 더하면 총 27.7GW의 신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정부는 반도체 공장 건설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가동의 선행조건인 발전소 건설은 더 빠른 속도로 요구되고 있다. 단시일 내에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발전원은 사실상 LNG발전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등 AI붐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스터빈 공급에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길게는 5년까지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김성환 기후부장관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총 27.7기가와트(GW)의 추가 용량을 공급할 발전원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발전원에는 조건이 있다. GW급 이상의 대규모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프로젝트 건설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만큼 발전소 건설은 더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조건을 감안하면 규모화 및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재생에너지와 입지 선정이 어려운 원전보다 단지 내에 구축이 가능한 가스발전소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가스발전소의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이 공급 병목현상에 빠진 것이다. 최근 AI 붐으로 인해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스터빈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가스터빈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 그리고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만 제작이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멘스와 GE, 미쓰비시 모두 5년치 일감이 밀려있어 지금 주문해도 빨라야 2030년 이후에나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380MW급 터빈을 일 년에 8기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 수주공시를 보면 2029년 중반에야 가스터빈 공급이 가능하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3기와 5기를 수주했고, 올해는 1분기에만 국내 3기와 미국 7기를 수주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가스터빈은 고객이 제작사에 주문을 넣고 기다린다고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제작사가 신뢰할만한 파트너사를 선별적으로 골라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스터빈의 공급 병목현상 때문에 차라리 대형 원전이 더 빨리 공급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원전의 건설 기간은 평균 15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가운데 부지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각종 인허가에만 8~9년이 소요되고, 실제 건설기간은 빠르면 6~7년 안에 가능하다. 즉, 부지 확보와 인허가 기간만 확 줄이면 가스발전 못지 않게 신속한 건설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의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아 원전을 좀 더 추가로 지어야 될지 여부는 빨리 검토해야 된다"면서 한빛원전과 새울원전에 2기씩 더 지을 부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부지가 조성돼 있으면) 건설을 시작해서 끝나기까지 7년 걸린다"고 설명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관련 내용이 12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을 건설하는 데 보통 9∼10년이 걸리는데 이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신규 원전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기존 부지를 활용한 방안은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빛원전의 경우 낮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2030년이면 꽉 차 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핵폐기물 저장 시설을 세우려면 7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촉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저전력 공급이 가능한 석탄발전의 폐지를 늦추고, 가동 중단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전세계에서 LNG 발전소 건립 수요가 늘어 가스터빈 공급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국도 가스 발전소 확충을 빠르게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석탄발전소의 폐지를 늦추고, 가동이 중단된 원전의 재가동을 준비해야 메가프로젝트 계획에 맞춰 대규모 전력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구 정지된 원전은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587㎿)와 경북 경주시 월성 원전 1호기(679㎿) 등 2기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허가가 끝나 멈췄다가 지난 4월 재가동했다. 운전 허가 연장 심사를 받고 있는 고리 3·4호기를 포함해 계속운전을 추진 중인 원전 9기는 적기 가동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장마 그치자 ‘폭염’ 습격…전력당국, 비상체계 전격 가동

이번주 장맛비가 물러난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당국이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상승한 천연가스 가격까지 겹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지역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오는 10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도를 제외하고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습하고 더운 날씨가 시작된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냉방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최대 전력수요를 82.8~88.1GW로 전망했다. 이는 지지난주 최대 수요인 76.6~78.5GW보다 최대 10GW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원전 약 10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이 추가로 필요한 규모다.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87G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이미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6일 본사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력수급 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도 같은 기간 매주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전력수요와 공급능력, 기상 상황, 발전기 운영 상태 등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여름철 전력수급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비해 전력거래소는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2GW 늘어난 107GW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발전기 고장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8.8GW 규모의 추가 예비자원을 준비했다. 전력수급과 별개로 전력시장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관심이 쏠린다. SMP는 발전 연료비와 전력수요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냉방수요까지 급증하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일평균 SMP는 kWh당 134.3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평균인 114.1원보다 약 20원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가스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전력수요가 낮아 SMP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과 다음 달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SMP는 상승하나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전 재무 상황에 압박을 주게 된다. 한전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석탄화력 부지의 미래 – 주민이 결정해야

석탄화력발전은 우리나라 전력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아직은 가장 비중이 높은 발전 방식이다. 하지만 발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로 기후위기를 부축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유연탄의 수입과 용수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서해안에 집중해 있으며 편서풍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내륙 분지인 충북 지역의 미세먼지가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여 전 세계가 석탄화력발전의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노후 발전기부터 단계적으로 폐쇄하여 2040년까지는 완전히 퇴출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가장 피해가 큰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5km 이내 지역의 주민 복리 증진 및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발전소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정부로서는 석탄화력발전을 폐쇄해도 이 부지를 발전소 부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 문제는 어떤 발전기를 설치한 것인가 혹은 어떤 전력산업 부지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2일 인천의 영흥면민간협의체 등 79개 시민단체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화력의 원전 전환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현대건설과 한국남동발전이 맺은 '석탄화력발전소 연계 SMR 연구 및 사업화 공동 추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 주민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양사는 업무협약에서 기존 발전소 부지와 설비를 유지한 채 핵심 장비를 교체하는 '리트로핏(Retrofit)' 방식의 타당성을 검토해 무탄소 전원 기반의 종합 에너지 플랜트 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즉 석탄 보일러를 소형모듈원자로(SMR)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SMR은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1400MW인 신한울1·2호기에 비해 소형이라는 말이지 엄연히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로이다.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과 방사능 물질이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기본 과제는 여전하다. 현재 SMR 운영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 뿐이다. 러시아는 바지선에 35MW급 2기의 원자로를 설치하여 극동지역 페베트 항구에서 2020년부터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중국은 산동성 스다오만의 원전 내에 2기의 가스냉각식 원자로로 210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파일럿 수준의 원전으로 아직 보급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SMR이라는 용어가 일반화한 것은 197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원전은 그 동안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여 1400MW급까지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발전용량을 10분의 1로 줄인다고 하여 원전의 규모나 설치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원자로 크기만 해도 아직 절반 수준밖에 줄이지 못했다. 부수되는 안전 설비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천 기술을 가지지 못한 원전 후발국으로서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원전산업계의 조바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 SMR을 설치하는 것은 단순히 기업 간의 협력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들에게는 안전한 삶과 생활 터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사전 모집 과정을 거쳐 지난달 17일 부산 기장군을 SMR 부지로 결정한 바 있다. 그 동안 한국남동발전은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의 방향을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주민상생으로 홍보해왔기에 주민들은 약속을 어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0년 전 주민을 희생시켜 석탄발전소를 세웠던 것처럼 이제 다시 핵발전소로 영흥주민을 희생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영흥면민간협의체장의 말은 향후 양사가 이 계획을 밀어부칠 경우 발생할 상황을 예상케 한다. 주민들의 오해를 막고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을 피하는 길은 투명한 행정과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에 달려 있다. 원전이건 SMR이건 주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은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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