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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기후리더십은 희생이 아니라 성장 전략이다

파리협정에 따라 국제 사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올 해 말까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59개국 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많은 국가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렇게 주춤하는 이유는 2035 NDC가 단순한 환경 공약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산업구조, 에너지 시스템, 사회적 비용 분담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국가 차원의 중대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감축경로와 유사한 형태의 48% 감축안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배출책임과 경제적 역량 등을 고려하여 65% 감축이라는 야심찬 감축안까지 4가지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과도한 감축 목표는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시민단체는 “지금의 속도로는 기후위기 대응 기회를 놓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과 사회적 갈등은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각 국이 처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2035년을 새로운 기후전환의 분기점으로 삼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은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81% 감축을 공식 선언했고, 미국은 2005년 대비 61~66% 감축을, 일본은 2013년 대비 60% 감축을 설정했다. 2035 NDC를 제시한 국가들 중 유일하게 파리협정 목표인 1.5도 억제시나리오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영국의 경우, 자국의 기후변화위원회를 비롯한 과학계와 고문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일자리 창출, 법적 일관성 유지, 에너지안보 강화 그리고 글로벌 기후 리더라는 위상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둔 정부의 입장은 실현가능한 야심찬 감축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짚어봐야 할 사안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구조는 2024년 기준 원자력 32%, 석탄 28%, 가스 28%, 재생 10% 수준이다. 원자력 비중이 높다는 강점이 있지만, 재생에너지의 확대 속도와 송전망 확충이 뒤따르지 않으면 탄소중립 경로는 불안정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는 여전히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제조업 부가가치의 절반 이상이 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 등 고탄소 산업에서 발생한다. 이 부문이 변하지 않으면 전력 믹스를 청정하게 바꿔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은 크게 줄지 않는다. 따라서 야심찬 NDC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산업구조 전환 전략이 뒤따라야만 한다. 독일의 씽크탱크, 아고라 에너지전환연구소(Agora Energiewende)는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약 1,330조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하며, 2035년까지는 약 280조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하였다.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 감축하는 경우 2035년 GDP는 최대 2.3% 감소하며, 온실가스 1톤을 감축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최대 9만원으로 전망하였다. 이처럼 야심찬 NDC를 추진할수록 단기적으로는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 및 세제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이러한 단기적 비용 상승은 재생에너지 확대,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화석연료 의존도 하락, 에너지 수입 비용의 감소, 에너지 안보 증가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에너지 전환과 함께 에너지다소비 산업의 구조 전환을 이뤄낸다면 국민의 부담은 일시적 비용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외에 중요한 이슈는 비용의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분담이다. 누가 어떤 비율로 전환비용을 부담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탄소감축은 국민의 세금과 기업의 투자로 이뤄지며, 이를 감추거나 미루면 미래 세대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 때 전기요금 인상 없는 탈원전・탈석탄 중심의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이 사회적 갈등을 불러왔던 아픈 경험을 되살려, 정부는 요금 인상폭·세제 조정·산업 지원 규모 및 계획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관련된 비용에 대한 정의로운 분담구조를 설계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2035 NDC 설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단순한 감축 목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한국 사회의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기후리더십은 희생이 아니라 성장 전략이다." 영국 총리 Keir Starmer가 작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왜 영국이 1990년 대비 2035년 81% 감축이라는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2035년 NDC는 성장의 제약이 아니라 도약의 기회이다. 현실적 야심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한국은 기후 리더십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용성

李정부 핵심기관 부상 ‘에너지공단’…새 이사장에 재생에너지단체 인사 거론

한국에너지공단이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 절차에 착수했다. 공모공고는 지난 23일 게시돼 30일까지 진행된다. 에너지공단 이사장 공모는 지난 3월 탄핵 정국 속에 추진됐다가 '알박기 인사' 우려 속에 취소된 이후 재실시된 것이다. 당시에는 여당이던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권 교체와 함께 정책 기조가 바뀐 만큼, 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전환에 꾸준히 관여해온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공모에서는 재생에너지 협단체 소속 인사, 전직 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관계자, 시민단체 출신 인사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공단 내 재생에너지 업무 비중과 중요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에너지공단은 산업·건물 부문의 에너지효율 개선, 기업·수송 부문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입지개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인허가, 고정가격계약 운영,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확산, 국내 산업 지원 등 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의 핵심 이행 기관으로 꼽힌다. 전임자인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등을 거쳐 공단 수장에 올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임명돼, 재생에너지 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시절부터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등 국내 RE100 제도의 틀을 마련했으며 현재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이 약 34GW까지 확대되는데 역할을 했다. 차기 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짊어질 과제가 만만치 않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태양광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이 최근 연달아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실제로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용량은 총 46MW로, 전체 모집용량 1000MW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의 2030년 100GW 목표대로라면 앞으로 해마다 태양광을 신규로 약 1만MW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신규 설치가 약 4100MW에 달한 이후 최근 3000MW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올해 역시 3000MW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 부문도 확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해상풍력 누적 설비용량은 약 400MW에 불과한 반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1만4300M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와 현실의 괴리가 커 차기 이사장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그동안 태양광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했지만, 해상풍력은 여전히 속도가 느리다.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입지 선정과 인허가, 제도 정비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어 차기 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이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국RE100협의체·고려대 ‘한국RE100 컨퍼런스’ 다음달 13일 개최

한국RE100협의체와 고려대학교 기후변화대응기술센터가 주최하고, 세미나허브가 주관하는 '2025년 한국RE100컨퍼런스'가 다음 달 1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크게 세 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세션은 'RE100 산단 구현과 지역사회 공존 방안'을 주제로, 정부의 지원 정책과 성공적인 한국형 RE100 산단 실현을 위한 제언, 새만금 RE100 산단의 기업 유치 전략, 해남 솔라시도의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RE100 산단 구축 방안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RE100 산단 에너지 공급 및 기업의 이행 전략'을 주제로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SK이노베이션 E&S, 한화솔루션, 일진글로벌이 발표한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RE100 활성화 및 RE100 산단 실현 방안'을 주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건설, 엘앤에프, 하나은행, 고려대학교가 참여하는 패널 토론이 예정돼 있으며, 국내 RE100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는 다음달 10일 17시까지 사전 등록을 받는다. 등록 및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미나허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MM-한화그룹-KR 3각 편대, ‘무탄소 선박’ 공동 개발…암모니아·연료 전지 결합

HMM이 한화그룹 4개 계열사, KR(한국선급)과 손잡고 차세대 무탄소 선박 추진체계 공동 개발에 나선다. HMM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파워시스템·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4개사와 한국선급(KR)과 '차세대 무탄소 추진 체계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협약식은 전날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조선 및 해양 산업전(KORMARINE 2025, 이하 코마린)'의 한화오션 부스에서 진행됐고 HMM·한화그룹·KR 임직원 30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개발할 '차세대 무탄소 추진 체계'는 암모니아 가스터빈(GT)과 연료 전지(Fuel Cell)를 결합해 만들어낸 전력으로 선박을 운항하는 시스템이다.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를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가스 터빈과 산소와 수소의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연료 전지는 모두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참여사들은 각사의 전문 분야에서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공동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우선 중소형 컨테이너선 운항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이 무탄소 추진 체계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선박 개발까지 공동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화그룹은 암모니아 가스 터빈·연료 전지 등 핵심 추진 체계 개발을 진행한다. HMM은 실제 선박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실증을 수행하고 KR은 안전성 검토·규제 요건 자문 등 국제 인증 취득을 위한 협력을 담당한다. HMM은 이번 협력이 강화되는 해운 분야의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HMM은 지난해 글로벌 목표(2050년)보다 5년 앞당긴 '2045 넷제로(Net-Zero)'를 선언했고 LNG·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선대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민강 HMM 해사실장은 “이번 협력은 글로벌 탈탄소 전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실증과 상용화를 통해 미래 친환경 선대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석 한화파워시스템 선박솔루션사업부장은 “연료 전지와 암모니아 가스 터빈을 결합한 통합 추진체계는 해운 탈탄소화를 이끌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선사·조선소·선급과의 협업을 지속 확대해 실선 적용과 상업 운항으로 연결하겠다"고 전했다. 연규진 KR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는 초기 연구단계부터 안전성·규제 기준을 함께 마련하는 모범적 협력 모델"이라며 “국제 친환경 인증 체계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李 정부 첫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김성환 기후부 장관 “5천만 재생에너지인으로 나아가자”

이재명 정부 첫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참석하는 등 지난 윤석열 정부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 속에 열렸다. 같은 날 재생에너지 업계와의 간담회도 함께 진행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2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와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등 32개 재생에너지 협·단체가 주관하고, 41명의 국회의원이 주최한 제7회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가 열렸다. 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를 100기가와트(GW)까지 늘리는 목표를 언급하며 행사 참석자들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기존의 원전과 석탄발전소는 대기업 위주로 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재생에너지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나서서 100만 재생에너지인이 아니라 언젠가는 5000만 재생에너지인이라는 이야기를 서로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년간 태양광에 '태'자도 꺼내지 못하는 시기를 넘어왔으니, 새로운 문명시대를 함께 열어나갔으면 좋겠다"며 “기후부도 열심히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가 재생에너지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장관도 “제8회 재생에너지의 날은 법적으로 함께 축하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행사와 함께 진행된 재생에너지 발전 유공자 표창에서는 이준신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대상을 받았으며, 안병준 한국태양광공사협회 회장을 포함해 총 9명과 1개 단체가 기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행사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사단법인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 연합회는 그동안 재생에너지 협·단체로 구성된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를 전신으로 하며,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사단법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태양광 관련 주요 협회 및 단체와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열린 풍력업계 간담회에 이어 이틀 연속 진행된 재생에너지 업계 간담회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별 이격거리 규제 완화 △전력계통 접속제도 개선 및 출력제어에 대한 합리적 보상방안 마련 △미국의 생산세액공제(AMPC) 제도 벤치마킹 등이 논의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 노원구, 지자체 탄소중립 선도…제로에너지주택 에너지자립률 99%

지난해 10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가 본격적인 탄소중립 실천에 나섰다. 지난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탄소중립 선도도시 4곳을 선정하고 발표했는데, 충남 당진시와 보령시, 제주도 등과 함께 노원구가 선정됐다. 윤기돈 노원구 탄소중립과장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노원 탄소중립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 특성을 반영해 수립한 탄소 감축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노원환경재단(이사장 동종인)과 한국에너지기후환경협의회가 주최했다. 윤 과장은 “2018년 기준으로 전체 노원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73%를 건물이 차지하고, 23%는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건물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탄소중립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원구는 건물분야에서 2034년까지 총 35만5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 2018년 대비 29.3%를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4년부터 지속해온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보급과 노원형 발전차액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원구에서는 현재 1만5700가구에서 베란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윤 과장은 “노원구에서는 '태양광 없는 건물은 없다'라는 녹색 건축 방침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동부간선도로를 태양광 패널로 덮어 전력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송 분야에서는 친환경 자동차 전환 등을 통해 2034년까지 12만 3850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계획인데, 2018년 대비 48.2%를 줄이게 되는 셈이다. 노원구는 지난 7월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최초로 '국(局)' 단위의 탄소중립 이행조직을 구성한 바 있다. 탄소중립국은 탄소중립도시과와 녹색환경과, 자원순환과로 구성됐다. 한편, 2017년에 설립된 노원 환경재단은 재단 산하에 탄소중립지원센터와 노원에코센터, 중랑천환경센터, 노원EZ(에너지제로)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응신 명지대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을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률을 분석한 결과, 실사용량 기준으로 연간 98~99% 범위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비가 많이 내려 태양광 발전량이 적거나 강한 한파가 오면 93% 혹은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지만, 거의 100% 자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건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발전소가 되는 도심형 에너지 허브(Hub)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산림청,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 9개소로 확대 추진

산림청이 미이용 원목과 부산물을 미이용산람바이오매스로 자원화하는 미이용산림자원화센'를 9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2일 산림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목재 자급률 향상과 산림 고령화 대응을 위해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현재 산림청은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 6개소를 운영 중이며,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 총 이용 실적은 지난해 142만8000톤에 이르렀다. 이는 2019년(21만8000톤) 대비 약 7배 증가한 수치다. 미이용산림자원화센터에서 생산하는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는 상품 가치가 없는 원목이나 잔가지 등 산림 내 버려진 산물을 목재펠릿이나 칩 등으로 가공해 만든 재생에너지 연료를 뜻한다. 산림에 방치된 부산물은 산불 위험을 높이거나 썩으면서 대기로 탄소가 배출될 수 있어, 이를 차라리 연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대기로 배출된 탄소가 다시 식생에 흡수되는 기간은 약 1~100년으로 비교적 짧은 주기를 갖는다. 반면 화석연료는 연소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가 다시 흡수되기까지 1만년 이상이 걸린다고 분석됐다. 이는 화석연료를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로 대체할 경우 대기 중 탄소를 짧은 기간 내에 순환시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에 멀쩡한 원목이 섞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 20일 관련 현장을 집중 단속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지난해 7월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사법경찰권과 벌칙, 과태료 부과 규정 등을 법제화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부, 해상 이어 육상 풍력도 속도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풍력발전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해상에 이어 육상에도 범정부 전담반(TF)을 가동한다. 정체된 인허가 문제를 일괄 해소해 풍력 보급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기후부는 2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부처 출범 이후 첫 풍력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두산에너빌리티·유니슨 등 터빈 제조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성동조선 등 기자재 기업, SK이노베이션E&S·CIP·KREDO·GS윈드 등 국내외 개발사, 한국풍력산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해상풍력은 선행 신규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육상풍력은 장관 주재 범정부 전담반(TF)을 조속히 출범시켜 업계 인허가 문제를 일괄방식(원스탑)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부는 과거 환경부가 주로 담당해온 규제 중심의 역할에서 벗어나, 녹색문명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흥 측면에 방점을 두고 재생에너지 대전환의 선두부처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부는 이날 업계 의견을 반영해 △육상풍력 범정부 TF 출범 △해상풍력 TF를 통한 신규사업 인허가 지원 △해상풍력특별법 하위법령 제정 등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육상풍력은 해상풍력보다 규모는 작지만 풍력 전체 보급 확대를 위해 반드시 늘려야 하는 에너지원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풍력은 18.3GW로 확대되며, 이 중 해상 14.3GW·육상 4.0GW가 목표다. 2038년에는 풍력 보급 목표가 40.6GW에 달한다. 풍력 보급 확대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게다가 김 장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제시된 78.1GW보다 상향된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육상풍력은 총 3.6GW, 해상풍력은 14.8GW 규모다. 실제 추진 의지가 있는 사업들을 모두 합쳐야 11차 전기본 2030년 목표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사업 허가 지연이 잦은 만큼, 기후부가 TF를 구성해 인허가 지원에 직접 나선 것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천시, 1GW 규모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 신청

인천시는 공공 주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 신청서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공식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시가 신청한 해상 풍력단지는 옹진군 백아도 남서쪽 22km 해상에 조성할 계획이며 기존 영흥화력 발전량의 10.7%를 대체할 수 있는 1기가와트(GW) 규모다. 신청서에는 사업 실시 능력, 전력 계통 확보 계획, 주민 수용성 및 환경성 확보 계획, 이익공유 및 산업 생태계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시는 주민설명회와 민관협의회 등을 통해 이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집적화단지 지정 여부는 기후부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이전 결정될 예정이다. 지정이 성사되면 시 주도로 사업자 선정 방안을 마련해 지역산업과 연계할 수 있고 집적화단지 추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수익을 활용해 어업인과 주민을 위한 지역 상생 사업을 할 수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 신청은 어업인과 주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어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D현대에너지솔루션, ‘OLED 공정’ 응용해 차세대 태양 전지 세계 최고 효율 달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과 손잡고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건식 진공 증착' 방식을 이용한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태양전지로 28.7%의 효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알 밝혔다. 이는 건식 증착 공정 기반 탠덤 태양전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쌓아 올려, 더 넓은 대역의 태양광을 흡수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99%가량을 차지하는 '습식 용액 공정'은 용액을 도포하는 방식의 한계로 인해 대면적화가 어렵고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양산 공정에서 검증된 '건식 진공 증착' 기술을 태양 전지 제작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 방식은 대 면적화에 유리하고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태양 전지 상용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고효율 헤테로정션(HJT) 실리콘 셀 위에 건식 증착 방식으로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형성해 28.7%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양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30% 이상의 공인 효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셀과 모듈화 공정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화학연과의 협력으로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분야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실리콘 태양광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차세대 탠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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