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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AI 발 전력부족을 대하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 지역에서 전력망 수요는 160기가와트를 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폭염 전 메가와트시(MWh) 당 40달러 수준이었던 도매 전력 현물 가격은 2,500달러를 넘어섰다. 여름이라 일시적인 폭등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은 심각하다. 오하이오주 소재 기업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몇 년간 안정적이던 전기요금이 90% 상승했는데 1,600달러에서 12,000달러로 급등한 용량요금이 문제였다. 용량요금 폭등은 공급 여력 부족을 반영하나 이를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데이터센터 급증을 대부분 가스 발전으로 메꿀 것 같지만 미국 내 가스터빈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최대 7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미국 내 신규 송전선에 대한 연방 허가는 4년이 걸리며 주 정부 절차는 별도의 시간이 걸린다. 히타치에 따르면 변압기 리드타임은 2020년보다 3~4배 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의 상업 운영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8년이 넘는다. 사업자들은 눈에 보이는 설비는 모두 구해 사용하려 하고 있다. 트럭에 장착된 이동식 가스발전기, 항공기·산업현장 개조터빈까지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는 가스 발전기를 실은 세미트럭을 동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폭염은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주택용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PJM 지역 데이터센터에 예비 발전기 사용을 지시했다. 북미전력신뢰도공사에 의하면 데이터센터 등 대형수요처로 인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11기가와트 증가했다. 각국의 정전을 야기하고 있는 글로벌 에어컨 전력수요는 데이터센터의 3배이며 유럽과 개도국 에어컨 수요는 폭염으로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미국 대응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세계는 5년 전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서 최근 이란 전쟁까지 공급부족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 전쟁의 본질이 연료에서 인프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부족한 건 연료가 아니라 발전소와 인프라다. 신규 건설은 급증하는 수요를 담기엔 너무 느리다. 하루 지연에 수백만 달러가 오가는 사업자들에게 10년 지연은 사업 포기와 같다. 미국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가동 가능한 모든 기존 발전소 활용이며 연료원을 따지지 않는다. 결국 가동 중단된 17기가와트 석탄발전소를 활용하며 이들의 폐지를 없던 일로 했고 디젤발전기를 포함한 35기가와트의 예비전력을 이미 지난해부터 전력수요 급증에 활용하기로 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쓰리마일 원전 계약 역시 기존 원전 활용이 최선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급 여력이 부족해진 독일 메르츠 정부는 탈원전을 실패로 규정했고 탈석탄도 주저하고 있으며 호주, 일본, 베트남 역시 공급여력 확보에 석탄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셈법은 이들과 정반대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전력공급량은 24.7기가와트로 대형원전 18기 규모다. 2035년까지 18.4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신규원전만으로는 공급이 어려우며 0.001초의 전력차단도 허용할 수 없는 반도체 공장은 재생에너지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기후부는 기존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이를 LNG로 전환하며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기존 방향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부 장관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미국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유연성 확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반면 한국은 이미 완성된 발전소와 인프라를 해체하고 언제 완공될지 모르는 비싼 발전원을 대안으로 세웠다. 전력공급만 되면 들어올 외국 데이터센터가 줄을 서 있다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의 두 배가 넘고 미국보다 1.5배가 높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디젤발전기 가동 이유로 '저렴하고 안정적 전력공급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래 전력수요를 우려한다면 기존의 안정적인 기저발전은 단 하나라도 포기해선 안된다.한국 에너지 정책은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한화큐셀-한화시스템, 2029년 초저궤도 위성에 차세대 태양광 셀 적용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한화시스템과 안정적 우주 위성 운용에 필요한 태양광 전력 솔루션을 개발해 우주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 한화큐셀은 한화시스템과 위성용 고효율 태양광 셀·패널 기술 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고 차세대 우주용 태양광 기술을 확보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는 한화시스템의 우주 사업 역량과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패널 제조 경쟁력을 결합해 우주에 떠다니는 위성에 전력을 공급할 탠덤 셀·패널을 개발하고 상용화해나간다. 탠덤 셀은 반투명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를 실리콘 태양광 패널 위에 겹쳐놓은 것으로,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이 각각 짧은 파장과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 발전 효율이 일반 패널보다 높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2년 반 동안 위성용 탠덤 태양전지 개발에 연구개발 비용 약 3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은 고효율 셀 설계와 성능 고도화, 우주 환경 신뢰성 검증 등 핵심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양사는 위성 환경에 적용 가능한 전력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초저궤도(VLEO) 환경에서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력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탠덤 기반 고효율 태양전지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200~300km 떨어진 초저궤도 환경은 위성의 전력 효율, 구조적 경량성, 방사선 및 원자산소에 대한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맞춰 태양전지 기술 고도화와 패키징, 패널 적용성 검증까지 아우르는 우주용 통합 전력 솔루션 역량을 내재화한다는 것이 한화솔루션 전략이다. 실제 발사체를 활용한 우주 실증도 병행해 탠덤 태양전지의 우주 환경 검증과 초기 실증 이력(헤리티지)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시험 위성을 통한 기술 검증과 초기 우주 적용성을 확보하고, 2029년 이후 한화시스템이 양산할 0.15m급 초저궤도 초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더(VLEO UHR SAR) 64기 군집 사업과 연계해 실제 위성에 탠덤 셀을 적용한다. 향후 저궤도(LEO), 중궤도(MEO) 등 다양한 환경으로도 확장시켜 글로벌 우주 전력 시장에서 통합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우주 환경 전력 솔루션으로서 태양광 발전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왔다. 충북 진천 공장에 탠덤 파일럿 라인을,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 잉곳·웨이퍼부터 셀·패널까지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현지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힐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나아가 지난 6월 한화큐셀은 기술본부 산하에 우주태양광개발팀을 신설하며 우주태양광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우주태양광개발팀은 탠덤 기술을 이용한 우주용 태양전지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미국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Aegis Aerospace) 사가 총괄해 탠덤 셀을 달에 보내는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 'SSTEF-1'에도 참여 중이다. 추후 미국에도 우주태양광 연구개발 조직을 구축해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연구개발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는 “이번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은 큐셀이 축적해온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을 우주 산업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위성용 전력 솔루션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우주 산업과 재생에너지 산업의 융합을 기반으로 글로벌 우주 전력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정부, 차기 ESS 입찰 ‘장수명·안전성’ 우대… 바나듐계 배터리 첫 진출 ‘유력’

정부가 차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입찰에서 장수명·장주기·화재안전성 배터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바나듐(V)계 배터리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삼원계(NCM·NCA)나 리튬인산철(LFP) 등 리튬계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바나듐계 배터리는 현재 양산은 되고 있지만, 상업화는 미진한 상태다. 정부는 LFP 배터리 시장을 중국에게 빼앗긴 쓰라린 경험을 발판 삼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는 선두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나올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 차기 공고에서 장주기·장수명·화재안전성 등에서 우수한 차세대 배터리가 관련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128MW 규모의 1차 입찰 발표에서는 삼원계 또는 LFP 배터리 중심으로 선정됐다. 삼원계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방식이고, LFP는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세계 배터리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방식이다.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FP 54%~65%, 삼원계 35%~45% 수준이다. 리튬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리튬의 반응성이 너무 크고, 유기성 전해질이 사용돼 화재안전성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SS는 대규모로 설치해야 하고, 충전과 방전이 수시로 일어나기 때문에 무엇보다 화재안전성이 높아야 한다. 이에 정부는 차기 공모에서부터 차세대 배터리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제주지역에 우선 적용하고 육지 지역에서는 가점 제도를 보완해 차세대 배터리 보급을 점차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감당한다는 목적으로 배전선로 1곳당 4메가와트(MW) 규모의 ESS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기후부는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감당하기 위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계획을 통해 ESS를 배전망에 연계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바나듐계 배터리와 나트륨계 배터리가 꼽힌다. 이 가운데 차기 공모에서는 바나듐계 배터리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바나듐계는 이미 양산이 시작된 반면, 나트륨계는 아직 실증단계이기 때문이다. 바나듐은 2+~5+ 이온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다가(多價) 이온이다. 바나듐계 배터리의 주요 특징으로는 △수계 전해액 사용으로 높은 화재 안전성 △20년 이상의 초장수명 △높은 자원 수급 안정성 △뛰어난 친환경성 △높은 에너지 효율 및 출력 등이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낮은 에너지 밀도 △초기 인프라 비용 △원자재 독성 주의 등이 있어 아직까지 상용화가 미진한 상태다. 바나듐계 배터리 종류로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VFB)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가 있다. VFB는 네 종류의 이온 형태로 존재 가능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출력과 전력 용량 장치를 분리시킨 것이다. VIB는 기존 LFP 배터리에서 리튬 대신 바나듐을, 유기용매 대신 물을 쓴 것이다. 국내 바나듐계 배터리는 모두 대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양산하고 있다. VFB는 H2, VIB는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해 생산 중이다. 기후부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로 안정적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충남 계룡시 H2와 대전 대덕구 스탠다드에너지를 찾아 바나듐 배터리 생산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나트륨계 배터리는 아직은 입찰 참여가 어렵지만, 곧 상용화가 가능하고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트륨계 배터리는 자원 수급이 쉽고, 저렴하며, 고온 반응성이 낮아 열폭주 위험이 적다. 에너지 밀도에서 VFB는 kg당 20~35Wh인 반면, VIB는 150~175Wh, 나트륨계는 160~175Wh 성능을 갖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5월 발간한 '2026 전기차 전망'을 통해 나트륨 배터리가 올해부터 전기차용으로 상용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ESS 시장에서 장주기·장수명·화재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의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주목된다. 11차 전기본에서는 2038년까지 ESS 23GW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앙계약시장 ESS와 배전망 ESS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계약시장 ESS는 2025년 1차와 2026년 2월 2차가 각 565MW씩 진행됐다. 올해 하반기 3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배전망 ESS 입찰은 최근 1차 128MW가 진행됐고, 바로 8월에 2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2030년까지 총 700MW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차기 ESS 입찰부터 차세대 배터리를 우대하기로 한 배경에는 중국에 선두자리를 뺏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탈환하려는 목적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헝가리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해 세계 전기차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시장이 심각한 캐즘(수요 부진)에 빠지면서 3사는 실적 및 재무 부진에 빠졌다. 반면 저렴하고 안전한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강력한 정부 지원책까지 입은 중국 전기차 시장은 매년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고, 이에 기반해 중국 배터리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70% 초반까지 높아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한국도 진작부터 LFP 배터리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결국 삼원계 방식을 택하면서 현재는 중국에 시장을 뺏기고 말았다"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BESS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장수명, 장주기, 화재안전성 강점을 가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빨리 육성해 한국 배터리가 다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낮 3시간 전기료 0원”… 호주가 햇빛을 공짜로 푸는 이유

7월부터 호주의 가정들은 낮 3시간 동안 전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지붕 태양광(rooftop solar) 보급이 크게 늘면서, 낮에는 전력이 남고 저녁에는 모자라는 현상이 확대되었다. 이로 인해 전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낮 시간대에 전력이 남아돌면서 도매시장에서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하는 일도 많아졌다. 호주 정부는 이 시간대에 무료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공유 요금제(Solar Sharer Offer)를 도입해 전기 소비를 낮 시간대로 이전시키고자 한다. 뉴사우스웨일스, 퀸즐랜드 남동부, 남호주에서 고객 수가 1,000명 이상인 전기 소매업체는 태양광 공유 요금제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스마트 계량기가 설치된 주거용 고객이 이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낮 3시간 동안 최대 24kWh의 전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요금제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피크시간대의 전력소비 일부를 무료사용 시간대로 옮길 수 있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주거용 지붕 태양광을 보급한 국가 중 하나다. 현재 약 3가구 중 1가구가 태양광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호주 청정에너지위원회(Clean Energy Council)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430만 가구가 지붕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용량이 28.3GW에 달한다. 2025년에 호주 전체 전력의 13.9%를 지붕 태양광으로 공급했다. 소비자들은 지붕 태양광을 통해 호주의 비싼 전기요금을 피해갈 수 있다. 그러나 지붕 태양광을 설치할 수 없는 세입자, 저소득 가구, 아파트 거주자들은 태양광 발전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호주 정부는 태양광 공유 요금제를 통해 이들에게도 요금 절감 혜택을 나누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 없이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피크시간대의 소비를 무료사용 시간대로 분산하면 전력수요가 평준화되어 비용이 많이 드는 피크 대응용 발전을 줄이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인다. 또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전력망 보강을 지연시키거나 줄여 전력망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력의 출력제어(curtailment)를 줄여 전력망 내 태양광 비중 확대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전력공급 비용을 낮추어 전기요금 인하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호주 에너지 규제기관(Australian Energy Regulator)은 7월부터 동부지역 일부 가정용 전기요금이 최대 10.7%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사우스웨일스 일부지역의 전기요금도 최대 8.3%, 남호주는 최대 10.7% 인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 정부는 전기요금이 인하된 배경에 대해 태양광, 풍력 발전 확대와 배터리 확충에 따른 효과로 보고 있다. 낮 시간대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값싼 전력이 시장에 더 많이 공급됐고, 이에 따라 전력 도매가격도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재생에너지로 인한 가격 변동성과 출력제어를 줄이기 위해 호주 정부는 지붕 태양광에 배터리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도록 2025년 7월부터 가정용 배터리 보조사업(Cheaper Home Batteries Program)도 시작했다. 5kWh에서 100kWh에 이르는 배터리 설치비용을 약 30% 할인받을 수 있다. 6개월 동안 183,245개의 배터리가 판매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한 수치이다. 2025년 말까지 설치된 배터리 누적 대수는 454,473개에 달한다. 과거 호주는 전 세계 기후변화 시민단체들로부터 여러 차례 기후악당 국가로 지목되었다. 태양광, 풍력에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석탄과 가스를 주요 수출 품목으로 유지하면서 탈탄소화에 미온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5년 기준으로 호주는 전력의 42.7%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했다. 태양광이 21.6%, 풍력이 15.7%, 수력이 5.3%를 차지했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의 82%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는 속도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얼마나 지혜롭게 시스템에 통합하고 나누느냐에 달려 있다. 쏟아지는 햇빛을 가계의 부담을 더는 공공의 혜택으로 탈바꿈시킨 호주의 노력이 돋보인다. bienns@ekn.co.kr

[EE칼럼] 한국의 에너지자원 공급망에 중요한 캐나다 활용 설명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불안정한 휴전과 전쟁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맞춰 국제 유가도 들쑥날쑥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석유가스를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난감한 상황이다. 언제까지 이번과 같은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문제가 반복되어 일어날지 모른다. 미래 상황이 불확실하다 보니 국가 차원의 에너지원 도입 전략을 어떻게 짜서 에너지원 공급망을 안정화시켜야 할지 난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은 국내 비축물량을 활용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으로 원유 대체 도입선을 확보하여 원유 공급 위기를 넘겼지만 좀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는 70%에 해당되는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에너지원의 해외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공급망 위기시 보험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원유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여 값싼 원유를 도입하려고 할 것이다. 이들에게 장기적으로 수입선 다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을 주는 방법을 고려해 볼만 하다. 아니면 결국 정부의 지원하에 에너지자원 공기업이 앞장설 수 밖에 없다. 에너지 공급망을 분쟁 발생이 없는 지역으로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선택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정제 설비는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서 특화되어 있으니 대체 원유도 중질유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중질유 생산국은 중동의 두바이 원유 이외에 일산 40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오일샌드로 잘 알려진 중질유 원유 매장량이 1700억 배럴로 3000억 배럴의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이미 한국의 자원공기업이 캐나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오일샌드 개발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가스공사는 LNG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의 석유가스 산업은 미국의 에너지 산업 지형 변화로 큰 두 개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건 전략이다. 셰일가스 붐이 일어나기 전에는 캐나다의 천연가스는 대부분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어 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내 천연가스의 생산이 넘쳐나면 캐나다의 천연가스는 목적지를 잃게 되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시작된 것이 캐나다 서부 해안지대의 LNG 사업이다. 값싼 천연가스를 활용해 LNG를 생산하여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그 첫 사업이 “LNG 캐나다" 사업이다. 2011년에 시작한 사업은 2018년에 최종 투자가 확정되어 연간 1400만 톤 규모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2025년 여름에 첫 수출이 이루어졌다. 한국도 도입을 하고 있다. 한국은 가스공사가 현재 5% 지분으로 참여하여 연간 LNG 70만 톤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20%의 지분으로 시작하였으나 국내 사정으로 인하여 2017년 15%의 지분을 해외 회사에 넘기고 5% 지분만 유지하게 되었다. 만약 20%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국내 도입 가능한 양은 연간 280만 톤 규모로 국가 도입선 다변화와 안정적 공급에 더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또 다른 미국내 석유산업 변수는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건으로 중질유 공급처 변화 가능성이다. 미국의 정제 설비도 70% 이상이 중질유를 사용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중질유를 캐나다 오일샌드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캐나다는 하루 3백만 배럴 이상이 중질유를 두 국가간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만약에 미국의 투자로 베네수엘라의 중질유 생산량이 현재 일산 100만 배럴에서 과거의 300만 배럴 규모로 다시 늘어나서 캐나다의 오일샌드 수입량을 줄이면 캐나다의 중질유는 천연가스 경우처럼 목적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이를 대비하여 캐나다 정부도 아시아 지역으로 석유공급 확장을 위해 서부 해안으로의 원유 수송용 파이프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에서의 석유가스 공급망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의 에너지원 공급망 다변화에 캐나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하다. 캐나다로부터의 원유와 LNG 도입은 중동과 미국에 비교하여 운송 거리도 짧고 또한 지정학적인 안정성에도 큰 이점이 있다. 단순히 에너지자원 공급망 확보와 도입선 다변화를 넘어서 적극적인 개발사업 참여와 파이프라인과 같은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도 확대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bienns@ekn.kr

[단독] 태양광 장기계약 빗장 풀리나…RE100 기업 재생에너지 가뭄 숨통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맺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내년 RPS 제도 폐지를 앞두고, 대규모 발전사와의 장기계약에 묶여 있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일반 기업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RE100 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12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하위 법령을 개정해 RPS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한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계약 해지를 일정 요건 하에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공기업이나 민간 화력발전사와 20년 장기 고정가격계약을 맺은 태양광 발전사업자도 계약을 종료한 뒤 일반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계약 당사자의 도산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RPS 고정가격계약의 중도 해지가 불가능했다. 이번 법 개정 검토의 배경에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RPS 제도 폐지가 자리 잡고 있다. RPS는 500메가와트(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2012년 의무비율 2%로 시작해 올해 15%까지 확대됐다. 그동안 대규모 발전사들은 이 의무량을 채우기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과 20년 장기 고정가격계약을 맺고 전력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확보해왔다. 이 제도는 국내 태양광 보급 확대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재생에너지 발전량 상당수가 RPS 이행에만 쏠리면서 RE100을 추진하는 민간 기업들이 조달할 수 있는 물량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지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RE100 PPA 체결 물량은 약 2000MW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태양광 물량 약 3만MW 중 20~25%(6000~7500MW)가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며, 나머지는 대부분 고정가격계약 시장에 묶여 있는 상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RPS를 폐지하고 정부가 재생에너지 장기계약 물량을 경매하는 방식의 새로운 계약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 발전량 의무 중심 구조에서 신규 설비 확보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발전원별 입찰시장도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RPS 폐지 이후에는 발전사들이 기존 계약을 유지해야 할 의무 이행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장기계약에 묶여 있던 재생에너지가 민간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PS가 폐지되면 약 7000MW 규모로 파악되는 현물시장 물량과 함께 고정가격계약 물량도 일부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일부 태양광 사업자들은 고정가격계약 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구해왔다. 특히 REC 가격이 3만~4만 원 선에 머물던 2021~2022년에 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들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REC 가격은 7만 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또한, 계약 기간이 20년으로 지나치게 길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도 불만 요소로 작용해왔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물량이 RE100 시장으로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장기계약 해지 대상과 허용 범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계약 기간이 다변화된 RE100 기반 PPA 상품이 출시되면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조달 선택지가 대폭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PS 계약은 일률적으로 20년 단위로 진행되어 왔지만, 중도 해지 후 PPA를 체결하게 되면 10년이나 15년 등 기업과 발전사 간 요구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해상풍력 키우려면 통합 발전사 자금 조달 규제 풀어야”

국내 발전 공기업 5사의 통합을 해상풍력 발전 경쟁력을 키우는 전환점으로 삼으려면, 프로젝트 자금 조달 구조 개선, 민관 협력 체계 구축, 인력 재교육 및 재배치 등의 법적 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상에너지산업체포럼과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 해상풍력의 대전환, 발전공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8회 해상에너지산업체포럼·제55회 전력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5사 통합, 해상풍력 컨트롤타워 구축의 기회로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윤성 해상에너지산업체포럼 공동대표는 발전 공기업이 해상풍력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제반 조건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 국내 발전 공기업 5곳을 하나로 합치는 '1사 통합 체제'가 해상풍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발전 5사가 각각 해상풍력 전담 조직을 두고 있지만, 대부분 처(處) 아래의 실·부 단위에 불과해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개발하기에는 조직 규모와 권한이 작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는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전 5사 통합을 추진해 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연구용역 중간 결과를 통해 '1사 통합안'을 최적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보았다. 김 대표는 “1사 통합 발전사가 출범하면 해상풍력 조직을 '부'가 아닌 '처' 단위 이상으로 격상하고, 책임자 직급도 부사장급으로 높여야 개발과 운영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구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금 규제 완화… “해상풍력 대형 프로젝트 동시 수행 가능해야" 통합 발전 공기업이 해상풍력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현재 구조상 발전 공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모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와 연동되어 있다. 하지만 한전법에 따라 한전은 공사 자본금을 6조 원까지만 설정할 수 있고, 사채 발행 역시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로 제한되어 있어 자금 조달에 한계가 명확하다. 김 대표는 “현재 발전 5사의 평균 자본총계와 자본금은 각각 12조 원과 6조 원 수준이며, 논의 중인 발전공기업 통합 법안에서는 통합공기업의 자본금을 32조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여러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동시에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합 발전공사가 32조 원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400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하는 데 약 3조 원의 자본이 필요하다. 업계 관행상 SPC가 자기자본 비율을 최소 20%로 두고, 해당 SPC가 공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발전 공기업 지분을 50% 이상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발전 공기업이 사업 하나당 발행해야 하는 회사채만 최소 3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 해상풍력 사업은 준비부터 완공까지 10년 이상 소요되어 수익 다각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석탄화력발전 폐지, LNG 전환, 원전 및 태양광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만큼, 통합 공기업의 자본금 상한선을 한층 여유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업 방식 측면에서는 공기업이 개발에는 참여하되, 발전 운영은 프로젝트별 특성에 따라 공공과 민간이 적절히 분담하는 '개발-운영 의무 혼합 형태'를 제안했다. 통상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해상풍력 사업은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진행된다. SPC는 상법상 주식회사여서 기존 발전 공기업 노동자를 고용 승계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노동 시장의 '정의로운 전환'에 배치된다. 반대로 모든 운영 책임을 통합 공기업이 짊어지면 개발 과정의 부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딜레마가 있다. 김 대표는 “발전 공기업에 모든 프로젝트의 운영 책임까지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의무 운영 비율을 제도화하되, 자체 개발 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기존 석탄발전 등의 유휴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진정한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재 국산화와 O&M 육성으로 석탄발전 노동자 품어야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기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부품과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통합 발전사의 역할은 대규모 초기 투자 리스크를 감당하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라며 “공공 주도로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를 국산화하고, 공급 실적(Track Record)을 쌓음으로써 전력 계통 연계와 수급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드니 공과대학교(UTS) 제이 로터비츠(J. Rutovitz) 교수의 2025년 논문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건설·설치 단계의 고용 효과(11.08년/MW)가 큰 반면, 해상풍력은 기자재 제조(13.68년/MW)와 유지보수(O&M, 0.28개/MW) 부문에서 고용 창출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업비 측면에서도 해상풍력은 기자재 제조가 약 60%, O&M이 35% 안팎을 차지한다. 따라서 국산화 정책을 강화하고 통합 공기업이 O&M 사업을 직접 주도해 덩치를 키워야 고용 흡수력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남 수석부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을 LNG로 전환하더라도 유휴 인력을 전원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남는 인력을 재고용할 수 있는 핵심 대안으로 해상풍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발전 5사 통합 및 석탄화력 폐지 일정에 맞춘 전사적인 '인력 이동 로드맵' 수립과 직무 전환 매칭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아울러 대규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 표준화와 정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보았다. 그는 “정의로운 전환의 성패는 전담 교육기관 마련에 달려 있다"며 “대학 연계 프로그램, 자체 훈련원 설립, 전문가 단체 협업 등 다양한 방식을 열어두고, 직무 전환 교육 과정과 이에 필요한 재원을 제도적으로 확실히 뒷받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 시대 전력수요 급증…수력·양수발전 가치 재조명해야”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수요 확대 속에서 수력과 양수발전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수력산업협회(회장사 한국수력원자력)가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에너지 위기 및 에너지 전환 시대, 수력·양수발전의 역할'을 주제로 조찬 강연을 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양수발전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을 때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전기를 이용해 끌어올려 저장한 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다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말한다. 그는 전력시장이 '전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탄과 석유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넘어 전기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 확산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정성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앞으로도 대폭 확대될 것이지만 그에 따른 과전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스페인 대정전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보다 계통의 과전압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계통 안정화를 위한 전력설비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유연성 자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메가프로젝트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향후 20기가와트(GW) 이상의 신규 전력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모두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양수발전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력발전의 환경적 가치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유럽의 발전원 외부비용 평가 연구를 소개하며 “건강, 생물다양성, 농업, 기후변화 등 환경비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수력발전은 원자력보다도 환경비용이 낮았고, 양수발전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력은 발전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지만 친환경성과 계통 안정 기여도를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수력발전의 환경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수력발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수력발전이 연료비 부담이 거의 없는 발전원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한수원도 원전뿐 아니라 수력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홍보하는 한편,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만큼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포스코인터, 몽골서 에너지 협력 MOU…장인화 “중앙亞 사업 교두보”

포스코그룹이 몽골에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현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에너지·인프라 기업 뉴컴과 1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바타르뭉흐 벌드바타르 뉴컴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뉴컴은 화력발전소 냉각수 폐열을 난방 온수로 재활용하는 '히트펌프'에 기반한 지역난방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업 개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기술, 설계·조달·시공(EPC) 관리를 총괄한다. 뉴컴은 현지 투자와 인허가, 부지 확보를 담당한다. 몽골은 겨울철 난방을 대부분 석탄에 의존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석탄 중심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같은 몽골의 정책 기조에 맞춰 향후 신재생에너지로 몽골 후속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에너지 시장 진출을 가속할 방침이다. 장 회장은 협약식에서 “몽골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이를 중앙아시아 에너지 사업 확장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으로 포스코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미래 성장에 속도를 붙일지도 주목된다.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이차전지에 이어 에너지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을 키우겠다는 방향을 세웠다. 액화천연가스(LNG) 전(全) 가치 사슬(밸류체인) 완결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진출로 2031년 매출 9조원과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포스코그룹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는 조속한 사업 진출로 탈탄소 전환과 LNG 다음(넥스트 LNG) 시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그룹의 사업 역량으로 사업개발과 강재 공급, 건설(E&C) 등 해상풍력 전반의 밸류체인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에서는 북미 등 전략지역 중심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태양광과 BESS(배터리 기반 대규모 전력 저장 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해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배전망 ESS 사업자 9곳 확정…호남·제주 태양광 숨통 트인다

계통 연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남지역 태양광에 숨통이 트인다. 정부가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140MW를 구축, 운영할 가상발전소(VPP) 사업자 9곳을 선정했다. 정부는 이번 입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700MW의 ESS를 구축하기로 해 태양광 접속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지원 사업에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현대건설 등 9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사업자는 전국 32개 배전선로에 총 출력 128메가와트(MW), 용량 64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ESS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재 계통 접속을 기다리고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 182.4MW를 추가로 전력망에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업은 배전선로 1곳당 4MW(20MWh) 규모 ESS를 설치해 약 5.7MW의 태양광 발전을 추가로 수용하는 구조다. 태양광 발전량이 몰리는 낮에는 ESS가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방전하면서 기존 배전망의 여유 용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신규 송·배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배전망 ESS는 태양광이 밀집해 있는 호남지역에 집중 배치된다. 기후부는 “호남과 제주 등 재생에너지 접속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배전망 ESS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지역 전력계통의 여유를 확보하고, 연간 1350GWh(일평균 3.7GWh)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가 추가로 발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매일 약 5만 가구가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ESS 구축 자체보다 VPP 산업을 본격적으로 제주도가 아닌 육지에서 육성하는 출발점이 됐다. VPP는 태양광과 풍력, ESS, 전기차 충전기 등 여러 분산형 전력자원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들은 앞으로 20년간 구축한 ESS와 태양광 자원을 통합 관리하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충·방전 최적화와 발전량 예측 등을 수행하게 된다. 기후부는 이번 1차 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ESS 약 700MW를 보급해 재생에너지 1000MW를 추가로 계통에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국비 5586억 원이 투입된다. 오는 8월에는 육지 약 50개와 제주 7개 배전선로를 대상으로 2차 공모를 실시해 약 20개 안팎의 사업자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또한 차기 공모부터는 장주기·장수명·화재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도 적극 반영해 관련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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