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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와 어도비(Adobe)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디모아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자금 확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본업과 무관한 타법인 투자에 1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가 60% 이상을 손실 낸 뒤 유동성 부담이 커진 결과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지배구조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엔터테인먼트사 지분 거래에 관여했던 인물이 5년 뒤 디모아의 실질 지배자로 등장했고, 현재는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디모아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72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2585원이며 증자 비율은 70.63%, 할인율은 30%다. 납입일은 오는 8월14일로 예정됐다. 디모아가 타법인에 투입한 투자원금은 총 1110억원이다. 이 가운데 702억원을 지분법손실과 평가손실, 손상차손 등으로 인식했다. 투자금의 63%가 손실로 사라진 것이다. 디모아는 증권신고서에서 “투자원금 대비 비율도 높을 뿐 아니라 절대금액 역시 당사 규모를 고려하면 매우 대규모"라고 밝혔다. 회사 스스로도 투자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손실의 대부분은 스테이지원엔터(구 엔에스이엔엠·현 아이오케이이엔엠)에서 발생했다. 디모아는 2020년 이 회사 지분 33.7%를 745억원에 취득하며 관계기업으로 편입했다. 이후 전환사채(CB)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거치며 누적 투자금은 81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분법손실이 누적됐다. 올해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CB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으로 유의적 영향력을 상실하며 관계기업에서도 제외됐다. 2020년 이후 아이오케이이엔엠 관련 누적 손실은 688억원에 달한다. 현재 장부가액은 121억원 수준이지만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손실이 누적되는 와중에도 추가 투자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디모아는 올해 아이오케이이엔엠 제21회차 CB 101억원을 추가 인수했다. 회사는 향후 주가 상승 시 전환 후 매각하거나 풋옵션 행사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비상장 투자 성과도 좋지 않았다. 케이에이치필룩스는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과 거래정지를 거쳐 공정가치가 0원으로 평가됐고, 바이탈컴 역시 자본완전잠식 상태로 공정가치가 0원이 됐다. 광림과 투자 역시 논란거리다. 디모아는 지난해 정리매매 기간 중인 광림 24억원, 18억원 규모 주식을 취득했다. 상장폐지 직전 정리매매 중인 주식을 취득한 것이다. 헐값 매입 후 장외매각이나 경영권 확보를 통한 재상장 등을 노린 투자일 수 있지만, 증권신고서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만 기재돼 있다. 비상장 주식 특성상 실제 현금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 성과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상장 주식 특성상 유동성이 제한되는 만큼 실제 현금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전문가는 “소프트웨어 유통회사가 본업과 무관한 타법인에 1110억원을 투자해 702억원의 손실을 낸 것은 자본 배분 실패의 전형"이라며 “특히 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101억원 규모 CB를 추가 인수한 것은 이사회가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본업과 무관한 투자에서 7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방만한 경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광림과 도 비상장 주식이 된 이후 실제로 현금화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만큼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디모아가 유증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는 운전자본 부족이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디모아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3억원이다. 하지만 같은 시점 매입채무가 445억원에 달한다. 외상값을 모두 지급하고 나면 실제 가용 현금은 48억원 수준이다. MS와 어도비, 안랩 등으로부터 소프트웨어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총판 사업 구조상 매달 대규모 결제가 발생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디모아는 증권신고서에서 기존 최대주주 비비안이 제공하던 200억원 규모 이행보증을 대체해야 할 가능성과 사옥 이전 가능성을 유증 필요 이유로 들었다. 다만 두 항목 모두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공시서류 제출 시점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유증의 근본적 필요성을 타법인 투자 실패에서 찾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직접 원인은 운전자본 부족이지만 그 배경에는 본업 외 투자 실패가 있다"며 “타법인 투자 실패로 담보 가능 자산의 질이 훼손되면서 추가 차입 여력도 사실상 소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경영진의 의사결정 실패 비용을 소수주주가 희석이라는 형태로 부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번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 186억원 가운데 132억원은 한국MS와 어도비, 안랩 등에 대한 매입대금 결제에 사용된다. 나머지 50억원은 올해 설립한 자회사 에이클런에 투입될 예정이다. 에이클런은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사의 총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당 개발사 명칭은 증권신고서에 공개되지 않았다. 금감원이 중요사항 기재 불충분을 이유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인 만큼, 관련 내용이 보완될지 주목된다. 이번 유증에서 또 다른 주목할 대목은 지배구조다. 현재 디모아 지분 51.52%는 에스제이홀딩스제1호투자조합과 아리에스1호투자조합이 보유하고 있다. 두 조합의 지분은 코스닥 상장사 오션인더블유가 100% 쥐고 있고,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지분 32.84%)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다.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은 원성준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다. 원 회장 측은 상장폐지 직전 지분 11.85%를 매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디모아가 이후 광림· 주식을 정리매매 시기에 취득한 것과 맞물려 업계 일각에서는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디모아는 증권신고서에서 원성준·원영식을 “주요 경영사항에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로 직접 명시했다. 두 사람 모두 디모아 등기임원엔 이름이 없다. 그럼에도 주총 결의가 필요한 사항에는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과거 이력이다. 디모아가 2020년 아이오케이이엔엠 지분을 매입할 당시 매도자 명단에는 원 회장 90억원, 원성준 182억원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지분을 매각했던 인물들이 현재는 디모아의 실질 지배자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대주주 변경은 지난해 10월 에스제이홀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이뤄졌다. 이후 올해 3월 아리에스1호가 추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양측 합산 지분율은 51.52%까지 높아졌다. 원 회장은 과거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됐으나,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는 C사 관련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C사는 약 1년 9개월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디모아는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통해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인 원 회장의 과거 범죄혐의 등으로 인해 회사의 평판이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유증 구조 역시 논란거리다. 최대주주 측은 배정 물량 가운데 40%만 청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율은 희석되지만, 경영권 방어에는 충분한 수준이 유지된다. 반면 나머지 자금 부담은 기존 주주들이 떠안게 된다. IB 업계 한 전문가는 “40% 청약만으로도 희석 이후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구조"라며 “지배주주가 부담을 나누기보다 소수주주에게 전가하는 방식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실제 증자비율은 2023년 40.9%, 2024년 47.1%, 2025년 50.2%에서 이번 70.6%로 높아졌다. 할인율 역시 같은 기간 23.1%, 23.9%, 27.3%, 30%로 상승했다. 증자비율이 높을수록 기존 주주 지분은 더 많이 희석되고, 할인율이 높을수록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주주의 손실은 커진다. 3년 연속 두 수치가 동시에 올라갔다는 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구조가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증자비율과 할인율이 3년 연속 높아진 점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된 구조라는 의구심을 낳는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디모아에 유상증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중요사항 기재 누락과 표시내용 불분명 등이 이유였다. 신고서 효력은 즉시 정지됐고 전체 일정이 한 달 밀렸다.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한편 디모아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별도의 언론 대응 부서를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유상증자 관련 질의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6-02 14:11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비비안 주주총회가 30 대 1 무상감자를 둘러싼 격렬한 충돌 속에 마무리됐다. 회사는 상장폐지 회피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특히 의결권 제한, 위임장 집계 오류, 발언권 통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이번 주총은 단순한 안건 통과를 넘어 '효력 다툼' 국면의 기점이 될 전망이다. 31일 서울 용산구 소재 본사에서 열린 비비안 제70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 △자본금 감소(감자) 안건 등이 상정됐다. 주총은 의장을 맡은 손영섭 대표이사의 개회 선언과 함께 진행됐으며, 위임장과 현장 출석을 포함해 발행주식 총수의 약 38%가 출석해 법적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주총 현장에서는 의결권 행사와 위임장 집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일부 주주의 의결권 행사 제한과 주식 수 집계 혼선이 불거지면서 주총은 한 차례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속행됐다. 이날 가장 큰 갈등은 의결권 행사 문제에서 발생했다. 주총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입장 여부를 구분하면서, 5분 늦게 도착한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주주는 “2만 주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 5분 늦었다고 투표를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미 기준 시각 이후 입장한 주주는 참관만 가능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주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주주들의 “주주 의결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하자", “주총 결의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라는 발언이 잇따르며 법적 분쟁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의결권 논란은 곧바로 위임장 집계 문제로 확산됐다. 주총 진행 도중 출석 주식 수가 변경되면서 일부 주주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당초 1637만주로 발표됐던 출석 주식 수는 이후 1736만주로 정정되며 약 100만주 규모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주주들은 “주식 수가 왜 갑자기 늘어났느냐", “위임장 반영이 제대로 이뤄진 것이 맞느냐"며 집행부를 상대로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회사 측은 집계 과정 확인을 이유로 약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이후 회사 측은 기준일 이후 매수 주식의 제외, 주주명부 미등재 위임장 배제, 중복 집계 조정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주 측은 위임장 제출 규모 대비 반영 주식 수 차이가 크다며 집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총 후반부 감자 안건이 상정되자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격화됐다. 한 주주는 “감자는 최후 수단이어야 하고, 자본잉여금으로 결손금을 먼저 보전할 수 있음에도 곧바로 감자를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말 현재 비비안의 결손금은 143억원으로 전년 이익잉여금 6억원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본잉여금은 742억원이다. 아울러 해당 주주는 “감자 안건은 보통결의가 아닌 특별결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동전주 탈피가 목적이라면 굳이 30 대 1까지 감자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보다 완만한 비율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내부 검토 결과 보통결의로 처리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감자 안건은 출석 주식 수 기준 약 7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만 발행주식 총수 대비로는 정족수를 근소하게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형식적 요건 충족 여부와 별개로 실질적 정당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주총은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후속 분쟁 가능성은 한층 커진 모습이다. 주주들은 △감자 안건의 특별결의 해당 여부 △의결권 행사 제한에 따른 절차적 하자 △위임장 집계 과정의 적정성 등을 이유로 법적 절차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3-31 15:08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