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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일 퇴임한 이창용 총재의 후임을 맞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이날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덕분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5·17일과 달리 간사 협의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신 후보자 장녀의 허위 전입신고 등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남아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 우려, 고환율·저성장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 속에서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신 후보자를 총재로 임명할 예정이다. 신 후보자는 오는 21일 취임하게 된다. 신 후보자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 불린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했고, 최근에도 금융·환율안정을 비롯한 주제로 논문을 저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엔데믹 전환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던 시기에, 신속하고 과감한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아야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알려지면서 '실용적 매파'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창용 총재는 이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신 후보자에 대한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논의하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한은을 잘 이끌어갈 인사라는 것이다. '후임자에게 도움될 만한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의 임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미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높아졌고, 한은 내부에서도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시기에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존과 다른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신 후보자가 이분법적인 분류를 일축하고 '항상 한 가지 정책을 고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으나, '비둘기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6개월 내 조건부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던 금통위원 일부가 상당기간 동결 또는 인상 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의 충격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 등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지면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이 요원해진다는 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이 금리를 높이는 때에 한국이 동결을 고수하면 환율 추가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수입 물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 후보자 역시 국회 청문회에서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이 부딪히면 물가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은 총재로서 조직의 최우선 과제를 먼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연준 의장으로 폴 볼커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폴 볼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인물로, 경기침체 속 전임자의 섣부른 금리인하가 초래한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초고금리 정책을 꺼내들었다. 그 결과 물가상승률을 급격히 떨어뜨렸고, 산업 섹터에서도 부실기업이 정리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재경위는 신 후보자의 가족 논란을 보고서 내 소수 의견으로 기재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2014년 이후 보고서가 당일 처리되지 않은 첫번째 사례로 기록된 탓이다.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신 후보자의 장녀가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대한민국 여권을 이용해 출국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점을 기재 이유로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영국 국적을 보유한 신 후보자의 장녀는 2023년말 서울 강남구 아파트로 전입신고하는 과정에서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으로 신고한 것이 드러나 이번 청문회의 '태풍의 눈'으로 꼽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단순 여권 사용을 넘어 재발급까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청문회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고,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지녔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6-04-20 16:17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지난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하루 평균 11원 넘게 움직이면서 환차익 거래와 헤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을 넘는 과정에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수입업체·해외주식 투자자의 달러 매수가 맞물린 점도 거래량 증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주간 거래 기준)은 일평균 139억1900만달러(약 21조원)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 거래량은 2000년대 들어 20여 년간 하루 평균 60억~9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023년 일평균 105억9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는 대체로 100억~110억달러 범위에서 형성됐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140억달러에 근접하며 기존 흐름을 크게 웃돌았다. 월간 기준으로 일평균 거래량이 130억달러를 넘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그리고 지난달까지 세 차례뿐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거래량이 일평균 13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2월에는 환율이 1470원선에 근접했다가 1420원대로 빠르게 내려오면서 일평균 거래량이 133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거래량 급증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환율 급변동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환차익을 노린 거래가 늘고, 환위험 관리를 위한 헤지 물량도 함께 증가한다.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은 주간 거래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1.4원이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 전환 기대가 반영되며 환율이 급락했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당시 평균 변동 폭은 12.3원이었다. 다만 2022년 11월에는 거래량이 일평균 70억달러대에 그쳤다. 연말 효과 등이 겹치며 연평균인 90억달러보다 적었다. 지난달 외환시장은 하루에도 20~30원씩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환율이 크게 흔들렸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환율은 26.4원 급등했다. 이는 미국 관세 충격이 반영됐던 지난해 4월 7일의 33.7원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였다. 지난달 10일에는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환율이 26.2원 급락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어선 지난달 19일 이후에도 변동성은 이어졌다. 지난달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유예를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자 환율이 22원 넘게 하락해 1490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다시 파열음이 나오고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재차 상승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1536.9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시장 대응도 이어졌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당국이 환율 안정 개입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월 말부터 중동 리스크와 함께 환율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될 때까지 외환보유액은 한동안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긴 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늘어난 점도 거래량 확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한 구간에서 보유 달러를 내놓는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서 수출 업체가 더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면서 “수입업체와 서학개미들의 달러 실수요 매수도 환율 수준과 관계 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서도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환율이 30원 가까이 급락했고, 다음 날에는 다시 20원 가까이 반등했다. 이달 첫 3거래일의 일평균 거래량은 121억4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재영 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종전 기대감과 국제유가 등락,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와 회피, 국내 증시·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등에 좌우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지속될수록 달러당 원화값은 1500원대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4-05 11:20 최태현 기자 cth@ekn.kr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앞두고 있다. 이 새로운 점도표를 통해 향후 6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내놓으며 시장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됐으나, 대출 금리가 내려갈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시장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주기)형 금리는 연 4.11~6.71%로 나타났다.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15일(연 3.91~6.21%)과 비교하면 하단은 0.2%포인트(p), 상단은 0.5%p 높아졌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0.02%p씩 감소했으나 여전히 7%에 육박한 높은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6~6.06%로 지난달 15일(연 3.76~5.87%) 대비 하단은 0.1%p 낮아졌지만 상단은 0.19%p 높아졌다. 전세자금대출 변동형 금리는 2.89~5.69%에 형성돼 있다.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이달 25일 3.678%로 지난달 15일 3.579% 대비 0.099%p 상승했다. 다만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연 2.5%로 동결하고 금통위원의 향후 6개월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새로운 점도표를 공개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후의 금리 수준을 1인당 점 3개씩 총 21개의 점을 찍어 전망하는 새로운 점도표를 도입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총 21개 점 중 16개가 6개월 후 기준금리를 2.5%로 찍었고, 4개는 2.25%, 1개는 2.75%를 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6개월의 기준금리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단기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대출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선반영한 결과“라며 "한은이 6개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장기 채권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화된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 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출 유인도 없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과 주담대 성장률을 별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거나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에 따라 움직이는데, 은행의 가산금리 변화로 대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 분위기에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지난달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를 발표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주요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됐지만, 지난달에는 대출금리는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하며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2-26 18:15 송두리 기자 dsk@ekn.kr

네이버페이에서 4시간 가량의 결제 장애가 발생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 은행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며 비은행 발행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장애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직접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은행 역시 전산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발행 주체 공방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께부터 네이버페이 주문서 내 포인트 조회 및 결제 실패, 결제·이벤트 내역 조회 실패, 현장 결제 포인트·머니 결제 불가, 페이머니카드 결제 실패 등이 발생했다. 결제 이용자뿐 아니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맹점들도 예약과 주문을 받지 못해 실제 영업에 어려움이 생겼다. 네이버페이는 당시 낮 12시에 오류가 발생해 오후 2시 20분께 긴급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후 과부하 방지를 위해 대기열 조치에 들어갔고 오후 3시30분에 과부하가 해제됐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실패 오류가 복구 완료됐다고 오후 4시 35분에 공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로직 오류에 따른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장애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에서 장애가 발생하자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편이 컸다.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말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이 넘고, 연간 총 결제액은 약 86조원에 이른다. 네이버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지난 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09만명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사고로 비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이버페이에서도 장애가 발생해 은행 중심 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보상용으로 1명당 비트코인 2000원을 지급하려다 비트코인 2000개씩을 지급했다. 두 사고의 성격은 다르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비은행에서 이뤄질 경우 코인 발행을 주도할 사업자들이란 점에서 지금과 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합병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공표한 상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대체제로 기능을 하기 때문에 발행, 지급준비, 결제 과정 등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단순 오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은 빗썸 사고 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일차적으로는 인간 실수에서 비롯됐으나 운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 것이 핵심 원인"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에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권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발행을 시작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비금융기업 등으로 확대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리스크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조율을 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네이버페이 장애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세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은행도 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만큼 은행 주도 발행의 근거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전산 장애가 나타나는 점을 보면 은행 주도 발행이 이뤄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2-22 09:39 송두리 기자 dsk@ekn.kr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설 연휴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막판 조율이 원활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 견제권'을 두고 여당과 정부당국 내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업종별 규제 차등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 등을 논의하며 입법추진방향을 구체화했다. 이는 민병덕, 안도걸, 김현정, 이강일, 박상혁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발행 주체에 관한 결정은 미뤄졌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대해 이강일 의원은 “국회와 정부 간 양보 없이 첨예한 이견이 있어 중재안이 양측에 전달된 상태"라며 구체적인 중재안 내용은 추후 합의 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입법추진방향에서 한은 견제권은 한은이 원하는 수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TF는 한은의 감독 권한을 한은이 주장한 '만장일치제'가 아닌 '협의제'로 두기로 했다. 지난 7월 한은은 여당의 논의가 비은행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울자, 비은행 발행 시 관계 기관의 만장일치 결정을 거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TF가 주장한 협의제는 현재 정책결정과정에서 금융위가 한은과 협의하는 절차와 유사한 형태다. 사실상 한은의 비토(거부)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추진방향은 정부안보다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F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담은 정부안에 대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자문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F는 자문위원들을 통해 발행 주체를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로 설계해 혁신 역량과 시장 수요를 동시에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비쳤다. 민주당 법안이 개방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을 세분화해 인가와 등록으로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과 시장리스크 관리를 위한 관련 부처 협의체를 통해 안정성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행 주체에 비은행을 포함하는 것에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까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TF는 지난 20일까지 다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할 것인가에 있어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형태는 이 주장해온 바다. 시중은행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해야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이 발행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보고서에서 밝힌 이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고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경제에 통화정책이라는 처방이 잘 듣기 위해서는 금리 변동성이 크면 안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처럼 코인 하나 당 대응하는 화폐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매입한다. 만약 민간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된다면 발행사의 신뢰도 문제나 운영리스크와 같은 외부충격때문에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 코인런이 발생하면 너도나도 코인을 돈으로 바꾸려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국채 수급에 영향이 간다. 국채 수급 변동이 커지면 금리 변동성도 커진다. 둘째, 외환·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불법거래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보편적 지급수단이 된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거래소 밖(장외)에서도 개인지갑을 통한 익명 거래가 가능하고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바로 교환할 수도 있다. 기존 '원화 현금–달러 스테이블코인' 간의 장외 거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장외거래 경로가 추가된다는 점에서도 규제 우회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은행 발행자는 고도화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 거래 모니터링 및 내부시스템이 은행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불법 금융활동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은 자본 유출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달러 같은 기축통화는 국제결제 및 준비자산으로 사용돼 급격한 환율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비기축통화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환율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비기축통화국은 대외 충격에 대비해 외화보유액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비기축통화국이면서, 규제체계를 마련했고 실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EU), 스위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이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은행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 없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지만, 비은행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를 요구한다. 싱가포르는 민간 핀테크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이때 은행은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 관리를 맡는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을 주장하는 이유는 규제준수경험이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인턴기자

2026-02-01 07:00 송윤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