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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험자본 운용 주기와 스타트업 성장 속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을 넘어 기업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펀드 만기에 따른 자금 회수 압박이 기업의 성장 궤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하고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국내 모험자본은 왜 인내하지 못하는가?: 성장 이전에 회수를 강제하는 국내 세컨더리 시장'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정치권과 금융당국,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본 운용 기간과 스타트업이 기업공개(IPO)에 이르는 기간의 차이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세컨더리 시장은 기존 투자자가 가지고 있던 비상장기업 주식이나 펀드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파는 시장을 의미한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VC)이 보유 지분을 팔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국내에서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를 받아 IPO에 이르기까지 평균 13년이 걸린다"며 “반면 VC 펀드의 평균 운용 기간은 7~8년이라 약 6년의 구조적 공백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공백이 스타트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자금 회수 압박에 기업이 IPO 일정 단축을 고려하거나 신규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등 궤도가 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주간보호센터에 로봇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투자자는 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며 “차라리 IPO를 앞당겨 투자자 기대수익을 충족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는 “성장은 긴 호흡으로 이뤄지는데 VC 시장은 수익을 빠르게 내길 원하고 있다"며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단계에 집중하는 그로스 펀드가 아닌,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임에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엑싯 플랜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기업이 지분투자 이외의 방식으로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은 은행을 비롯한 전통적인 금융권 대출에 접근하기 어렵다. 담보와 안정적인 현금흐름 부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와 지분투자 외에 기업이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가에서 육성하려는 사업에 대한 대출이 활성화되면 기업은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제언이다.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와 투자자 기대수익 충족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자금 공급 통로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고용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공급하면 경영권 희석이나 밸류에이션 문제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출을 허용한 것 역시 이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BDC는 개인투자자 자금을 모아 벤처·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공모형 펀드다. 여기에 지적재산권(IP)을 유동화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을 넓히는 것과 함께 기존 투자자가 기업 성장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만기가 임박한 펀드 운용사(GP)가 기존 유동성 공급자(LP)가 아닌 새로운 LP를 모집해 기존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이어가는 구조다.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준비하고 있고 이를 통해 펀드 기한을 5년 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박민규 의원은 “비록 규제가 많지만 정부의 국내 창업 생태계 지원 정책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모험자본 확대와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대한 실제적 논의를 나눌 기반이 갖춰진 만큼 정치권 협의를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8-27 13:53 김태환 기자 kth@ekn.kr

순자산 규모 100위권에 포함된 국내 주식형 펀드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액티브펀드가 지수를 넘어서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선전한 것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 순자산(AUM) 기준 전체 펀드 상위 100개 가운데 채권혼합형과 재간접형, 인덱스형 등을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11개다. 이 가운데 7개가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97.04%)을 웃돌았다. 지수 수익률의 배수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10개 가운데 6개가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자투자신탁의 상반기 수익률이 142.19%로 코스피를 약 45%p 웃돌았다. NH-Amundi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도 138.10%를 기록해 지수를 40%p 이상 상회했다. 하나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과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은 각각 115.35%, 110.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과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도 각각 99.91%, 99.31%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 같은 성과는 올해 증시가 액티브펀드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커 이들 종목이 급등하면 지수 상승폭도 가팔라진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개별 종목 편입 비중에 제약이 있고 유동성 관리를 위해 일정 수준의 현금도 보유한다.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장세에서는 해당 종목의 상승분을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워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구조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시가총액비중이 10% 이상인 종목에 대해서는 시가총액 비중만큼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급등하며 다른 업종이 부진할 경우에는 초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국면이 만들어진다"고 부연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지수 상승률 자체가 높은 상황에서 특정 대형주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수록 액티브펀드의 운용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실적과 향후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을 선별하는 능력이 성과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특히 증시 랠리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거나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경우 시장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을 발굴해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 특유의 빠른 순환매와 높은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액티브펀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거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분석 대상 가운데 상반기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코어테크 펀드는 대형 반도체주를 담으면서 관련 수혜주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 대덕전자 등 반도체 기판 업체와 삼성전기 등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가속기와 첨단 패키징 관련 기업 등에 투자했다. 김 본부장은 “코스피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참조 지수로 삼고, 반도체 대표 종목 집중과 핵심 수혜주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초과 수익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8-26 15:33 김태환 기자 k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