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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골프 론치모니터 기업 크리에이츠가 코스닥 직상장에 다시 나선다. 3년 전에는 미래 추정 실적을 현재가치로 끌어와 몸값을 매겼다. 이번에는 최근 1년 실적에 비교기업 PER을 적용한 뒤 평가액에서 최대 57%를 깎았다. 2023년 이후 코스닥 일반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할인율이다. 3년 전 증권신고서에 담긴 성장 추정치를 실제 실적과 맞춰보면, 해외 매출은 추정치를 거의 채웠지만 국내 매출과 신사업인 구독형 소프트웨어(SW)는 절반에 그쳤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에이츠는 오는 20~21일 일반청약을 거쳐 신주 140만주를 공모한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5000~1만8000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967억~2361억원이다. 크리에이츠는 초고속 카메라로 골프공의 속도·각도·회전을 측정하는 '론치 모니터'를 만드는 회사로, 매출의 80% 이상이 이 장비에서, 77%가 미국에서 나온다. 크리에이츠는 2023년 12월 NH기업인수목적(스팩)20호와 합병 증권신고서를 냈다. 최초 합병가액은 주당 2만9033원으로, 합병 후 기업가치는 3890억원이었다. 신고서를 네 차례 정정하는 동안 합병가액은 2만7338원, 2만4966원(3416억원)으로 내려갔고, 결국 2024년 2월 합병 계약이 해제됐다. 당시 400억원 규모 대형 스팩인 NH스팩20호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거셌다. 2023년 산정한 합병 비율 기준으로 시가총액 3895억원은 2022년 순이익의 34.66배였다. 같은 시기 골프존 PER은 6.6배였다. 올해 평가 방식은 3년 전과 다르다. 삼성증권은 골프존·테크노짐·가민의 평균 PER 19.15배를 최근 12개월 지배순이익 249억원에 적용했다. 그렇게 나온 평가액은 4773억원(주당 3만5278원)이다. 여기서 48.98~57.48%를 할인했다. 2023년 이후 코스닥 일반상장 111곳의 할인율 평균은 22.40~33.89%였고, 가장 높았던 곳(한텍)도 51.84%였다. 크리에이츠 관계자는 “스팩 합병은 이미 상장된 스팩과 기업가치를 비교해 합병 비율을 정하는 것이고, 이번 일반상장은 비교기업들의 평균 PER을 적용한다"며 “상장 트랙이 달라져 차이가 있고, 비교기업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합병가액은 회사가 제시한 2027년까지 추정 실적을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할인한 값이었다. 이 추정을 실제 실적과 비교하면 사업별로 결과가 갈린다. 해외 론치 모니터는 추정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3년 전 신고서는 2025년 해외 론치 모니터 매출을 737억원으로 봤고, 실제 수출은 712억원(97%)이었다. 미국 매출은 802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론치 모니터 매출은 추정 265억원의 절반인 130억원(49%)에 그쳤다. 2022년 330억원에서 3년 새 60% 줄었다. AI 코칭 프로그램 'AI Trainer'와 온라인 골프게임 'GameDay' 등 구독형 SW 매출도 추정 52억원의 절반인 25억원에 머물렀다. 2026년 구독형 매출 추정치는 145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 실적은 25억원이다. 크리에이츠 관계자는 “국내 골프 시장이 2023년 합병을 추진할 때보다 지금이 더 좋지 않다"며 “국내 매출 비중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SW에 대해서는 “2023년 선제적으로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스팩 합병이 취소되면서 개발이 1년씩 뒤로 밀렸다"며 “2025년 4월 출시가 지연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전체 매출은 3년 연속 추정치의 80%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2024년 15억원(추정 127억원)으로 급감한 뒤 2025년 251억원(추정 256억원)으로 회복했다. 회사는 2024년 부진의 원인으로 AI센터 설립·인력 확충, 자회사 큐이디 흡수합병에 따른 인건비, 저가 제품 판매 확대를 들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3% 줄었다. 공모가 산정에 쓴 순이익 가운데 약 62억원은 외환 관련 손익 등 영업외이익이다. 상장 후 유통물량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은 517만6832주로, 상장예정주식(1311만6380주)의 39.47%다. 이 가운데 공모주 140만주를 빼면 기존 주주 몫이 377만6832주(28.8%)다. 신규 공모 물량의 2.7배에 이르는 기존 주식이 상장 첫날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566억~680억원어치다. 물량의 상당 부분은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이다. 2021~2022년 전환우선주에 투자한 NH투자증권(쿼드자산운용-IBK기업은행)·오티엄제3호사모투자·유티씨이공일팔의일호사모투자 3곳의 159만6000주(12.2%)에는 보호예수가 없다. 이들의 취득단가는 주당 1만5664원(액면분할 반영)이다. 지난해 주당 9000원 안팎에 이뤄진 구주 거래로 들어온 조합·펀드 가운데 일부도 보호예수 없이 상장일부터 매도할 수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이미 1.7~2배의 차익을 쥔 상태다.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부담은 단계적으로 커진다. 유통 가능 비율은 상장 2개월 뒤 44.98%, 3개월 뒤 49.79%, 6개월 뒤 52.93%로 오른다. 이와 별도로 아직 행사되지 않은 주식매수선택권 60만7215주(4.6%)도 행사되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년 전 스팩 합병안과 비교해도 풀리는 물량은 늘었다. 당시에는 FI 일부가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걸어 합병 직후 매각제한 비율이 76.37%였다. 이번에는 60.53%로 15.8%포인트 낮다. 대신 최대주주 석재호 대표와 친인척 지분(공모 후 36.63%)은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에서 2년 6개월로 늘렸다. 경영진 지분은 묶고 FI 물량은 풀어준 셈이어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김성환 다인자산운용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SW 매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라며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은 39.5%로 다소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10-14 16:48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