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검은 화요일'이 덮쳤다. '시장 체력' 자체가 약해지며 같은 충격이라도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대금이 줄어든 가운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실적 경계심리, 인공지능(AI) 투자 의구심 등이 겹치며 낙폭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증권가는 이번 주 본격화하는 국내외 주도주 실적 발표를 국내 증시 회복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6000선 붕괴 후 가까스로 회복했다. 전일 하루에만 코스피지수는 10.8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29일도 '검은 요일'이 이어졌다. 6000선은 완전히 붕괴했다. 장전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최대 실적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폭락세로 응답했다. 국내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로는 CXMT 상장과 실적 경계 심리, AI 수요 의구심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 CXMT 상장이 글로벌 반도체 투자 자금을 분산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국내외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에도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겹쳤다는 해석이다. 엔비디아 '순환 금융' 논란 역시 투자 심리 위축을 키웠다는 평가다. 앞서 엔비디아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며 자사 칩 수요를 스스로 떠받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들만으로는 전일과 같은 큰 폭의 급락을 설명할 수 없다는 평가다. 새롭게 등장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 상승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AI 수익성 논란 역시 올해 상반기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낙폭이 커진 근본적 배경으로 약화한 시장 체력을 꼽았다. 똑같은 충격이어도 평소라면 이 같은 낙폭은 아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거래대금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개월 간 최대 5조원을 웃돌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16일부터 2조원 안팎으로 내려앉았다가 전일 3조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수급의 되돌림도 시장 체력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레버리지 상품 청산에 기본 예탁금 강화 조치를 앞둔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거래대금이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얇아진 수급 구조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해지며 지수 낙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 과정에서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와 수급 압박 사이에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악재들이 확대 재생산됐다"며 “현실 가능성이 낮은 악재까지 기정 사실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의 근본적 원인은 주식시장의 면역력 자체가 약해진 데 있다고 본다"며 “주가가 하락할수록 심리적으로 악재만 더 찾고자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등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가 급락 후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29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30일에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견조한 실적이나 투자계획이 확인될 경우 수급 방향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 반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락 직후 반등은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등 기술적 요인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결국 추세 전환 여부는 반등 이후에도 기업 이익 전망과 수급이 함께 개선되는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7-29 14:47 김태환 기자 k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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