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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금리가 다시 들썩이자 국내 주택담보 시장에도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에 금융당국의 가계 총량 규제까지 겹치며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상호금융권마저 가계 영업을 조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과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금융채 5년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현재 4.36~5.96%로 집계됐다. 이달 3일(4.38~5.78%) 대비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8%포인트(p), 0.02%포인트 상승했다. A은행은 금융채 5년물 주담대 금리가 이날 기준 4.36~5.77%로 9일(4.31~5.71%)과 비교해 하루새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6%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뛰는 것은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이달 3일 3.721%에서 9일 현재 3.928%로 0.207%포인트 높아졌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 관리 기조로 은행권이 주담대 수요를 억제한 점도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아직 올해 가계 관리 방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은행권 전반적으로 이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은행권에서는 그간 정부 기조에 따라 가계 증가 폭이 물가상승률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연초부터 수요를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올해 새마을금고 가계 규모를 작년 말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여건이 한층 더 빡빡해질 전망이다. 새마을금고가 작년 가계을 전년 대비 5조3100억원 늘려 당초 제출한 목표치를 4배 이상 초과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 증가 목표치를 넘긴 금융사에 이듬해 물량에서 초과분을 깎는 페널티를 적용 중인데, 이를 적용하면 새마을금고의 올해 규모는 전년 대비 사실상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상호금융권도 전반적으로 가계 영업을 줄이고 있다. 전국 지역단위 농협은 이번주부터 중도금·이주비 신규 취급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신협도 지난달부터 모집인을 통한 가계 영업을 중단했다. 금융권에서는 갈수록 부동산 시장과 주담대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시장 흐름을 예단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다주택자의 만기 연장을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동산 추가 규제와 불어나는 이자, 세금 부담 등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과거 문재인 정부 때 5년 혼합형 주담대로 주택을 취득했던 차주들의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시기"라며 “이자 납부액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들은 결국 주택 처분을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가계 규제과 함께 은행권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아파트 매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영끌로 취득했던 주택이 실제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권은 내부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는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금리 흐름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상호금융권의 영업 조정은 금융권 전반의 공급 여건에 일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6-03-10 17:32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융당국이 부동산 관련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며 규제의 범위와 강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움직임이다. 그간 주거용 임대사업자에 초점이 맞춰졌던 관리 기조가 비주거용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동시에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꺾이며 관망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3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네 번째 점검회의를 열어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앞선 회의 이후 금융감독원은 은행과 2금융권의 취급 자료를 폭넓게 점검하며 차주 특성과 담보 구조를 재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상가와 오피스텔 등을 운영하는 비주거용 임대사업자의 자금 조달 현황까지 들여다본 점이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당초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이 우선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당국은 비주거용으로 분류된 사업자 중 상당수가 아파트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임대사업자 유형은 수익 비중이 가장 큰 자산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이 기준만 적용할 경우 실제 아파트 보유 물량이 통계와 규제망에서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규제 방식도 단순한 회수나 주택담보비율(LTV) 제한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개인 다주택자의 경우 실거주 1주택자와 동일한 장기 분할상환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사실상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여러 채를 보유하는 만큼 만기 구조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은행 건전성 지표와 직결되는 위험가중치 조정 카드 역시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여기에 대통령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대해 매각 유인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 기조는 한층 선명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뿐 아니라 거주 목적이 아닌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도 매각이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대통령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실거주가 아닌 주택 보유는 점차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압박은 시장 가격에도 일부 반영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되며 넉 달째 오름세가 둔화됐다. 전체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지역별로는 엇갈린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상급지'로 분류되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용산구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이들 지역에서 급매물이 체결되며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봄 이후 이어지던 오름세가 처음으로 꺾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5월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보유자들이 매물을 서둘러 내놓은 점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여기에 고가 1주택자들까지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단기 공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6-03-01 13:02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은행권 주택담보 금리가 연 7%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행이 새로운 점도표를 통해 향후 6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내놓으며 시장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됐으나, 금리가 내려갈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의 가계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시장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 고정(혼합·주기)형 금리는 연 4.11~6.71%로 나타났다.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15일(연 3.91~6.21%)과 비교하면 하단은 0.2%포인트(p), 상단은 0.5%p 높아졌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0.02%p씩 감소했으나 여전히 7%에 육박한 높은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6~6.06%로 지난달 15일(연 3.76~5.87%) 대비 하단은 0.1%p 낮아졌지만 상단은 0.19%p 높아졌다. 전세자금 변동형 금리는 2.89~5.69%에 형성돼 있다. 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이달 25일 3.678%로 지난달 15일 3.579% 대비 0.099%p 상승했다. 다만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연 2.5%로 동결하고 금통위원의 향후 6개월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새로운 점도표를 공개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후의 금리 수준을 1인당 점 3개씩 총 21개의 점을 찍어 전망하는 새로운 점도표를 도입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총 21개 점 중 16개가 6개월 후 기준금리를 2.5%로 찍었고, 4개는 2.25%, 1개는 2.75%를 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6개월의 기준금리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단기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선반영한 결과“라며 "한은이 6개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장기 채권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화된 가계 관리 기조 속에 은행이 금리를 낮출 유인도 없다. 금융당국은 가계과 주담대 성장률을 별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계 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며 가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 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거나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에 따라 움직이는데, 은행의 가산금리 변화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 분위기에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금리-예금금리)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지난달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를 발표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주요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됐지만, 지난달에는 금리는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하며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2-26 18:15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줄이기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만기 연장 요건을 강화하는 데서 나아가 주택담보비율(LTV) 0%로 신규 을 사실상 금지하는 카드까지 거론된다. 3년여 전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이 불어나 시장 건전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연장 관행 개선 3차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주택자 총량을 감축하는 방안을 비롯해 관행을 개선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 소득으로 이자를 상환하는 능력을 따지는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소집한 두 차례 회의는 다주택자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당국은 주택 유형과 소재지를 세분화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든 다주택자의 을 규제하면 지방 부동산 침체와 임대료 상승 같은 시장 충격이 예상되는 만큼, 매물 유도가 필요한 지역과 주택 유형에 한해 '핀셋 관리'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차주 유형별(개인·개인사업자) △구조별(일시상환·분할상환) △담보유형별(아파트·비아파트) △지역별(수도권·지방) 등으로 구분한 전 금융권 다주택자 현황을 분석 중이다. RTI 뿐만 아니라 LTV 규제까지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엑스(X)를 통해 “왜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만 검토하나"며 “기존 다주택에 대한 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과 임대사업자 신규 에 사실상 을 금지하는 'LTV 0%'를 적용하고 있다. 다주택자 만기 연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 회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규제 강화 방안은 주담대 이 다주택자 중심으로 늘어나며 금융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6조468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주담대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2023년 1월 말과 비교해 약 130%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전체 주담대 잔액은 610조원대로 약 20% 늘어난 데 비해 증가 폭이 크다. 2023년 초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의 여파로 전국 주택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규제를 완화했는데, 규제 완화 수혜가 다주택자에 쏠린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거주 다주택 매입의 경우 가격 상승기의 수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하락기에는 금융 건전성 저하를 통해 사회 전체로 위험을 전이시킬 수 있다"며 “비거주 다주택 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 차등화 등의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되면 (다주택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재평가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 불허가 임차인에게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 고심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 등으로 이어지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거나, 일시 상환 대신 단계적으로 을 감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02-22 11:53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난해 말 가계 빚이 다시 한 번 최대치를 경신하며 2000조원에 근접했다. 주택담보 증가세는 다소 꺾였지만 주식 투자 수요 등에 힘입은 신용 확대가 전체 부채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1964조8000억원)보다 14조원 늘어난 규모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56조1000억원(2.9%) 증가해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확대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에 결제 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 지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202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4분기 증가 폭은 3분기(14조8000억원)보다 소폭 축소됐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 잔액은 4분기 말 1852조7000억원으로, 3개월 새 11조1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직전 분기(11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 잔액은 1170조7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 증가했다. 신용 등 기타은 3조8000억원 늘어난 68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관련 증가세가 둔화된 사이 기타이 다시 확대 흐름으로 돌아선 셈이다. 취급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 잔액이 1009조8000억원으로 6조원 증가했다. 주담대가 4조8000억원 늘었고, 3분기 감소했던 기타도 1조2000억원 증가로 반등했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은 316조8000억원으로 4조1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담대가 6조5000억원 급증한 반면, 기타은 2조4000억원 감소했다. 보험사·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 잔액은 526조1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 등을 통한 신용공여가 2조9000억원 급증한 점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4분기 주택담보 증가 폭이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 등의 영향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타은 은행권 신용과 보험사의 약관이 늘고 카드론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를 근거로 주식 투자 수요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4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26조원으로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여신전문회사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한은은 이를 소비 회복 흐름과 연관 지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연간 가계신용 증가율(2.9%)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분기까지 3%대 후반)보다 낮은 점을 들어,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전년보다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6-02-20 12:35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경기 부진과 높은 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상환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 자 20명 가운데 1명꼴로 석 달 이상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보유자 332만8347명 중 16만6562명이 금융채무 불이행 상태로 집계됐다. 전체의 5% 수준이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차주를 뜻한다. 개인사업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개인 명의로 사업자 을 받은 이들이다. 결국 사업자 을 받은 20명 중 1명은 장기 연체 상태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연체 차주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었다. 2020년 말 5만1045명이던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1년 5만487명, 2022년 6만3031명으로 완만히 증가하다가 2023년 11만4856명으로 크게 뛰었고, 지난해에는 15만5060명까지 불어났다. 5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체 자 대비 비중 역시 2020년 말 2.0%에서 2025년 5.0%로 2.5배 높아졌다.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환경에서 을 늘렸던 자영업자들이 이후 금리 상승 국면에서 상환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024년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체감 금리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고령층의 부실 확대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0년 말 7191명에서 지난해 3만8185명으로 5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이들이 보유한 연체 잔액도 같은 기간 2조65억원에서 9조7228억원으로 급증했다. 업권별로 보면 비은행권의 건전성 악화가 뚜렷하다. 상호금융권에서 연체 상태에 놓인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말 2만4833명으로, 2020년 말(6407명)의 약 4배에 달했다. 증가 속도만 놓고 보면 전 업권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은행권의 경우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같은 기간 1만6472명에서 3만3907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 차주 수가 약 1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 차주는 4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인사업자 10명 중 1명은 장기 연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령 자영업자 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 자영업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취약 차주 비중도 높아 향후 경기 충격이 발생할 경우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 등 이들 차입 비중이 큰 업권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개인 차원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소비 위축과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내수 회복을 위한 보다 강도 높은 정책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6-02-18 11:55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융위원회가 다주택자 의 만기 연장 관행에 대해 전면 점검에 착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직후 금융당국이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다주택자 이 관행적으로 연장되고 있는지 여부와 제도 보완 필요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점검회의를 열어 관련 현황을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의 규모와 만기 구조 등을 분석한 뒤, 필요할 경우 연장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 발언에 대한 후속 대응 성격이 짙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의 기존 처리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다주택자들의 기존 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정성을 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민주사회에서 공정은 성장의 동력이며, 금융 역시 정의롭고 공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정부는 현재 주택 취득 시 담보 한도를 설정해 신규 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주택을 담보로 을 계속 연장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는데, 대통령 발언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규칙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존중한 사람들이 부당한 이익을 노리고 규칙을 어긴 사람보다 불이익을 봐선 안 된다"고도 했다. 또 일부 다주택자들을 향해 더 이상 버티기가 통하지 않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며, 정상 사회의 핵심은 규칙을 지키는 이들이 손해 보지 않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추가로 올린 글에서는 정책 강도를 더 높였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면, 이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기 위해 금융·세제 수단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식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식시장과 경제 질서가 점차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만큼은 과열을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기존 발언을 재차 언급하며, 정책의 정당성과 상황의 정상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와 국민적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규제와 세제, 공급·수요 조절을 통해 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가 실제로 어떤 개선안을 내놓을지에 따라 다주택자 관리의 방향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만기 연장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시장과 금융권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6-02-13 12:05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새마을금고가 가계 문을 걸어잠근다. 지난해 가계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며 가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기업 확장을 자제하고 있는데, 가계마저도 억제 정책에 들어가며 올해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새마을금고의 가계은 전월 대비 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은 1조원 감소한 반면 제2금융권은 2조4000억원 늘어나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새마을금고 가계도 증가 흐름을 지속했다. 새마을금고 가계은 지난해 5조3100억원이나 불어나 상호금융권 가계 증가분(10조6000억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가계신용은 60조2717억원이다. 1년 동안 5조3000억원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은 65조5817억원으로 1년 동안 8.8%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가계 성장 목표치를 경상성장률(3.8%) 이내로 관리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으로부터 받던 가계 목표치 계획을 상호금융권도 제출하도록 해 상호금융권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새마을금고의 가계 페널티는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가계 총량 목표치를 초과하면 이듬해 해당 규모만큼 총량 한도를 삭제하는 페널티를 적용한다. 가계 확대가 지속되자 새마을금고는 오는 19일부터 모집인을 통한 가계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아 취급 중단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집단인 잔금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가계을 확대했다. 모집인은 집단을 주로 취급하며 많은 건수의 을 취급하는 만큼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가계 취급액에서 모집인을 통한 규모는 절반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며, 지난해 약 2조원대 규모가 취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새마을금고는 모집인을 통하지 않더라도 중도금, 이주비, 분양잔금 을 모두 중단하며 가계 문을 걸어잠갔다. 새마을금고가 연초부터 가계 억제 정책에 나서며 올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외형 확장을 위해 PF 위주의 기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가 리스크에 노출되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연체율은 2024년 말 6.81%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8.37%까지 상승해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새마을금고는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에는 1조7000억원의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수수료 사업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아무리 확대한다고 해도 근본은 이자마진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며 “가계·기업 확대에 모두 제약을 받으면 올해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적자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가계 성장도 어려워지면 (적자 기조가) 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당분간 건전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6월까지 새마을금고 건전성 특별관리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자체적인 노력에도 건전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 정부가 직접 나선다는 취지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건전성 중심의 리스크관리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만큼, 이번 점검 기간에 맞춰 새마을금고도 조직의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2-11 18:02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당국이 이달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와 관련한 내용을 담아 추가로 '가계 관리방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현재 수준보다 강화한 억제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무주택자 전세과 1억원 이하 등에도 규제가 적용될 경우 중저소득층 및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 축소나 금융비용 증가 등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실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이달 말 가계 관리방안 발표를 앞두고 DSR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적용을 검토 중이다. DSR은 차주의 연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로, 은행권은 가능한 금액을 산정할 때 DSR 비율을 40%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현재 DSR 규제는 주담대와 신용 원리금 상환분,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 이자상환분에 대해 적용 중이다. 당국이 DSR 적용 대상을 늘린다면 현재 미적용 인 △무주택자 전세 △1억원 이하 △서민정책 △지방 1주택자 전세 △중도금·이주비 등이 새로운 대상이 될 수 있다. 당국은 규제 사각지대로 여겨지는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과 1억원 이하 에 DSR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까지 DSR에 포함되는 것도 논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책이 사실상 DSR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그간 사각지대로 여겨진 들에 대해 보다 집중적인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무주택자를 비롯해 전세자금이 전면적으로 DSR에 편입될 경우 서민이나 다수의 청년층이 규제 대상에 속하게 되면서 신혼부부나 주택마련계층의 체감 타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무주택자의 문이 높아지면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이 심화돼 주택 구매를 차단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금융 소외층이 비은행권 고금리 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됨으로써 주거비 상승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조건 강화에 따라 은행권이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할 경우 가계 금융비용을 늘리게 된다. 정책의 DSR 편입의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를 직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서민 보호 정책을 거스를 수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중도금·이주비 의 DSR 적용도 분양시장을 냉각시키고 건설사 자금 경색이 공급 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구체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만 적용 중인 1주택자 전세 DSR 규제를 지방으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금융 확대를 추진 중이기에 정책상 대치될 여지가 있다. 이에 시장에선 이미 강화된 기조를 정교하게 다듬는 수준에서 이번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 주담대 한도가 더 감소할 경우 소득이 부족한 계층의 진입 장벽을 막을 수 있고, 임대인의 경우 차입 여력이 더 줄면 전세보증금 반환 능력이 약화돼 세입자 보증금 회수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앞서 DSR 적용대상 확대 등 DSR 여신관리체계를 내실화하겠다고 밝혀왔기에 강화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확실해보인다"면서도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 선에서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DSR 우회 루트를 차단하는 방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국 입장에선 전세 등 DSR에 포함시키는 부분을 어느 범위까지 선정할지, 적용 대상은 고소득 차주와 광범위한 차주 중 어디로 타깃할지, 지방 주담대에 대한 별도 완충장치를 둘지 등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소득 대비 DSR이 높은 집단에 스트레스 금리를 강하게 적용하는 맞춤형 관리 수준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아예 주담대만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계 총량 목표로 관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주담대만 핀셋 관리하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가계의) 총량 목표만 봤는데, 총량 목표에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주담대"라며 “이 주담대도 별도 관리 목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함께 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6-02-04 10:26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최근 은행권의 가계 관리 기조에 따라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줄어드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소득, 신용도 등에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다소 모호한 기준을 제시해 축소하는 것이다. 특히 전화 등으로 한도가 축소된 내용이나 삭감 사유가 정확히 고지되지 않고 앱상 총액이 축소된 형태로 나타나면서 이를 인지하지 못한 고객이 충분한 검토 없이 습관적으로 연장을 진행할 경우 다수 고객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이 '프리미엄직장인론' 상품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 중인 고객의 만기 연장 후 한도를 앱상에 삭감해 표기하고 있다. A은행 영업 직원은 연장 한도 삭감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정부에서 가계을 줄이라는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을 대상으로 줄인 건 아니고, 사용률이 낮은 고객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통해 일괄적으로 삭감했다"고 부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일부 마이너스통장은 사용률을 한도 자동감액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프리미엄직장인론 상품설명서에 따르면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한도와 금리가 차등 적용되며 취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규 개설 시 교부하는 약관에는 금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 경우 한도가 감액될 수 있다는 내용을 첨부했다. 다만 고객 측은 최초에 교부하는 약관집을 샅샅이 확인하기 어렵고, 매번 규정을 기억해 따지기 어렵기에 한도 감축 시 사유와 기준에 대해 명확한 고객 인지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침에 따른 처사라는 사유를 적용하기에도 기준이 모호하다. 지난 2021년 9월에도 당국의 규제가 강하게 이어지자 시중은행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축소한 과거가 있다. 다만 당시엔 '신규개설 5000만원 한도'라는 일괄적 지침으로 이를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소비자가 신용도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뒤 한도를 원복했다는 점에서 신용도상 감액 기준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감액 사유로 정부의 정책적인 이유를 앞세운다는 점이 일반적이지 않다"며 “보통은 신용도나 추가 등의 변동이 기준이 되는데, 소비자 항의로 한도를 다시 늘려준다면 최초에 세운 내부적 기준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경우는 감액 기준이나 사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앱상 한도 예정액이 미리 확정돼 있었다는 과정상의 문제가 거론된다. 은행권은 미리 고지되지 않은 방식으로 한도를 줄일 경우 연장 시기에 차주가 인지할 수 있도록 미리 감액 사실을 고지하고, 기준이나 사유를 전화 등으로 알린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은 한도를 줄일 때 영업점으로부터 고객에게 연락이 간다"며 “사유나 기준을 설명하고 어느정도 낮추는지 고지한 뒤 연장 여부를 미리 묻기 위함으로, 정확한 고객 인지 후 클로징이 된 한도에 대해 고객이 사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한도 삭감은 정부의 가계 총량 줄이기 기조에 발 맞추는 동시에 수익성 보전을 염두에 둔 처사인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전액 신용로 분류돼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경우 신용로 잡아야 하는 반면 이자 수익은 들어오지 않는 구조다. 더러는 마이너스 통장 규모에 따라 은행이 충당금을 쌓는 경우도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6-01-21 09:10 박경현 기자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