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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권의 관련 상품에 자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골드뱅킹 잔액은 처음으로 1조2000억 원을 돌파했고, 골드바 판매액도 지난해 연간 기록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에 이어 은 투자 열기까지 더해지며 은 관련 상품 판매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14일 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1조2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열흘 전인 8월 말보다 974억 원이 증가한 수준이며, 올 들어서만 4545억 원이 불어났다. 골드뱅킹은 예 계좌처럼 통장을 통해 을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로, 2023년까지 5000억~6000억 원대에서 정체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불어나 올해 3월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국제 값 급등세가 투자 열기를 자극했다. 현물 가격은 최근 온스당 3600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 국내 KRX 시장에서도 지난 12일 1㎏ 현물이 1g당 16만51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9% 넘게 뛴 수준이다. 지난 9일에는 16만7000원대까지 올라 2월 고점(16만85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골드바 판매 증가세도 가팔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1~11일 골드바 판매액은 373억 원으로 8월 한 달간 판매 규모와 맞먹는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 2월 기록했던 월간 최고액(882억9000만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올 들어 지까지 팔린 골드바는 약 3628억 원어치로 작년 전체 판매액(1654억 원)의 2.2배에 달한다. 은행권에서는 뿐 아니라 은 투자도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지난 8월 처음으로 월간 10억 원을 돌파했고, 9월 들어서도 11일 만에 7억5000만 원이 팔리며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올해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50억 원에 육박, 지난해 연간 실적(8억 원)의 여섯 배를 웃돌았다. 신한은행의 '실버리슈'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은을 예처럼 보유할 수 있는 이 상품의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810억 원으로, 처음으로 800억 원선을 넘어섰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5-09-14 10:51 송재석

미국 이민당국에 구됐던 한국인 근로자 등 330명이 정부 협의 끝에 석방돼 12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지난 11일 오전 11시 38분(현지시간)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3시 23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이 항공편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인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이 탑승했다. 모두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시설 등에 억류됐던 근로자들이다.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 정부·기업 관계자와 의료진 21명도 함께 귀국해 총 탑승 인원은 351명이다. 풀려난 한국인들은 체포·구된 지 8일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입국 절차를 거쳐 가족·친지와 상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이들이 불법 입국했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채 불법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으며,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사태 발생 사흘째부터 구시설을 찾아 한국인들을 면담했다. 석방 교섭이 진행되면서 전세기가 급파돼 귀국이 이뤄졌다. 귀국 시점은 당초 11일 오전으로 예정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류 요청과 처우 문제 등이 겹쳐 하루가량 지연됐다. 귀국 근로자들은 미국 측으로부터 향후 재입국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재입국 보장을 요청했으며,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 요구를 신속히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허희재 기자 hjhur@ekn.kr

2025-09-12 15:42 허희재

융권이 이재명 정부 취임 이후 100일간 눈에 띄게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을 비롯한 융사의 수익 구조에 연일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는데다 교육세 인상, 배드뱅크(장기연체채권채무조정) 설립, 정책펀드 투자 확대 등 다각도로 상생융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융당국 조직개편 발표로 융권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융소비자보호와 직결되는 융혁신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을 짧게 규정하자면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장에) 오면서 코스피를 살펴보니 3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자본시장의 핵심 심장인 융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실제 융권 현장에서는 “회복과 혁신의 대상에 융권은 소외됐다"는 자조적인 푸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생산적 융'을 앞세워 융업의 본질은 흐린 채 야단치는 데 급급하다는 전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 9일 국무회의에서 “고신용자엔 저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가장 잔인한 영역이 융 영역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월 국내 융사를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 달라"고 질책한 데 따른 연장선상이다. 문제는 정부가 은행을 비롯한 융권에 생산적 융과 포용적 융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면서도 정작 세부 방향성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확정된 정부 조직개편안은 현 정부의 이러한 기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융정보분석원(FIU)을 포함한 융위원회의 융정책 기능을 분리해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융위를 융감독위원회(감위)로 재편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융감독원에서 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신설하고, 두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융당국이 기존 융위, 감원에서 재경부, 감위, 감원, 소원 등 4곳으로 쪼개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관별 인력 규모와 근무지, 각 기관의 기능과 역할 등은 확정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을 파트너로 보는 건지, 아님 정부가 휘어잡을 대상으로 보는 건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부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과제들을 던지고 있지만, 그걸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기관) 관점에서는 세부 방안이 모호해 불확실한 영역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융업이 요구하고 있는 각종 규제 완화에는 미온적이다. 예를 들어 은행권에서는 융당국을 향해 자본 규제 완화, 정책자 활성화 등을 요청하는 동시에 소법 위반에 따른 전제재 중복 부과(과징, 과태료) 관련 우려사항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주주들 배당여력과 직결되는 '해약환급준비' 규제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고 건의 중이다. 하지만 정부 조직개편으로 소통창구마저 불확실해지면서 융사들의 요구안들이 얼마나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권대영 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초 이날(11일) 생명보험업계 사장단과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규제 완화보다는 세수 확보, 표심을 지키기 위한 정책 위주로 가다보니 융사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융당국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데, 정부 조직개편까지 맞물리면서 사실상 연말까지는 융권에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취임 100일 만에 현 정부 스타일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융권 관계자는 “그간 정권 출범 초기에는 융사들을 질책하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규제를 완화하고 융시장 혁신을 모색해왔다"며 “지의 정부도 과거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게다가 정부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생산적 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애물들을 차츰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부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융사들이 담보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융이 아닌 산업의 관점에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관련 규제들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 대상 CVC 규제를 완화하기만 해도 은행들의 투자 규모는 지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5-09-11 18:02 나유라

이재명 대통령이 초우량 고객 리를 높여 저신용자 리를 낮추는 방안을 언급하자 은행권은 기존 융 시스템 원칙과 어긋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저신용자 리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지만, 성실히 대출을 상환해온 고신용자들을 역차별할 수 있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초우량 고객에게 0.1%포인트(p)만이라도 (이자) 부담을 조 더 시키고, 그 비용으로 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자를 좀 싸게 빌려주는 것은 안되느냐"고 언급했다. 최저신용자 보증부대출 등 서민리가 15.9%로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온 발언이다. 그는 “고신용자는 저()리로 장기, 저신용자는 고()리로 단기로 돈을 빌려주는데, 가장 잔인한 영역이 융인 것 같다"며 “돈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하면서 (15%가 넘는 이자를 붙이는데) 어떻게 서민융이라고 이름을 붙이나. 경제성장률 1% 시대에 성장률 10배가 넘는 이자를 주면 서민이 살 수 있나"고 비판했다. 또 “융시스템은 개인 기업이 기술 개발, 시장 개척 등을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거대 공동체에서 화폐 발행 권한을 활용해 돈벌이를 하는 것"이라며 “은행이 100% 하기 때문에 은행 주인이 이익을 다 나눠가져야 한다는 것은 도그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융의 높은 이자를 지적하기 위해 나온 발언이지만, 은행권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성실히 대출을 갚고 신용관리를 잘 한 고신용자의 리를 높이는 것은 시장 원리를 전면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 리는 기준리와 가산리의 합으로 이뤄지는데, 가산리에는 차주의 신용프리미엄이 반영된다. 고신용자의 경우 과거 상환 이행 기록, 융거래 이력, 소득 수준 등이 좋아 연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돼 대출 리가 낮아지고, 저신용자는 연체 이력, 과도한 채무, 소득 불안정 등으로 연체 위험이 높아 리가 높게 적용된다. 융권 관계자는 “신용도를 따져 고신용자에게 낮은 리를 주고, 저신용자에게 높은 리를 적용하는 것은 융의 기본"이라며 “그동안 은행이 신용평가모형 기반으로 대출을 왜 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신용자의 리를 높이고, 저신용자의 리를 낮추면 앞으로 누가 성실히 대출을 상환하고 신용도를 관리하겠느냐"며 “신용등급이 높아 리를 높이면 역차별은 물론 빚 낸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 우려도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서민리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만큼 서민융안정기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 기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기획위원회가 선정한 국정과제로, 취약층 지원을 위한 사업별 예산을 하나의 기으로 모으는 것이다. 기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기을 운용해 수익이 생기면 서민융 상품 혜택을 확대해 리를 인하할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권대영 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 “(서민융 상품) 재원이 재정이나 복권 기에서 나오고, 융권에서 출연하는데 재정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특별한 기을 출연해 재정과 민간융 출연을 안정적으로 하며 규모와 리 수준을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5-09-10 18:02 송두리

진옥동 신한융그룹 회장이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했다는 국민들의 비난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선구안을 만들기 위해 신용평가 방식과 산업분석 능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10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 국민성장펀드가 함께합니다' 라는 주제로 이재명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산업계, 벤처‧창업 업계 및 융권이 모두 함께 모여 향후 5년간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향후 추진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첨단전략산업(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수소,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미래차, 방산 등)과 관련기업(관련기술 및 인프라, 구매상대방 등)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필요한 법령개정을 통해 게임 및 컨텐츠 분야 등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한다. 150조원의 자은 첨단전략산업기 75조원과 민간·국민·융권 자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산업은행은 첨단전략산업기의 운영과정에서 기채 이자 등을 감당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을 출연하고, 융권·연기은 재정과 위험분담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생산적 융'을 위한 국민성장펀드에 적극 참여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진 회장은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 행태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관련 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 회장은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국민적인 비난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선구안을 키우기 위해 정확한 신용평가 방식을 개척하고 산업분석 능력도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매진할 것을 대통령님 앞에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진 회장은 “CVC 기업형 벤처캐피탈에 대한 산분리를 완화해 위탁운용사(GP)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은행권도 같이 들어가고 파이가 커질 수 있다"며 “그러나 CVC를 산분리로 묶어둔 곳은 한국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CVC를 산분리에서 제외한다면 셀트리온이 5000만원 투자할 때 은행은 5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며 “저희(은행)는 선구안,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CVC를 개선했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조언했다. 조 회장은 “우리나라의 자은 부동산과 예에 쏠려있는데, 예리가 낮고 부동산은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가 국민들과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정부가 밑단을 받치고, 은행과 기업이 중간을 받치면 국민들이 선순위로 들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이익을 향유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간다면 국민성장펀드는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대출 위주의 영업 행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투자 규모가 11조원이고, 올해 상반기에는 2조5000억원"이라며 “반면 우리나라 예은 작년 말 2300조원이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부동산 대출 중심으로 성장했고, 융사들도 대출에 익숙해 돈을 벌었다"며 “이건 고쳐야 한다. 나도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150조원 규모의 펀드를 보고 마음이 뭉클하고 가슴이 뛰었다"며 “융을 하는 사람으로 보면 완벽에 가까운 어젠다를 만든 것 같다. 대통령님 특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5-09-10 17:41 나유라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코스피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탓에 지난 두 달간 코스피는 3100~320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관세 충격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경계하면서 이달 중 미국 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 시가 기준 2,737.92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9일 3,260.05로 마감하며 19.07%나 상승했다. 9일은 정부 출범 98일째 되는 날이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간 코스피 추이를 보면, 이재명 정부의 상승세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노태우 정부 때 증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당시 출범 100일간 코스피는 14.89% 올랐다. 김영삼 정부(13.03%)와 이명박 정부(6.91%)도 출범 100일간 코스피는 강세를 보였다. IMF 외환위기 직후 취임한 김대중 정부는 출범 100일간 36.68% 하락했다.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6개 종목의 순위가 뒤바뀌면서 증시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선·방산·원전 업종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시가총액 상위권 지형이 크게 흔들렸다. 반면 전통적인 강세 업종이던 융과 자동차주는 뒷걸음질 쳤다. 7월 초 3200선을 돌파할 때만 해도 역사적 고점(3300)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7월 말 이후 코스피는 3100~3200대 박스권에 갇혔다. 7월 말 세법을 둘러싼 논란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7월 31일 법인세를 인상하고,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 보유액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밝힌 개편안도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 이상'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신중해진 모습이다. 지난달 하나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상단 전망을 3,710에서 3,240으로 대폭 낮췄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코스피의 연중 고점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모멘텀이 소진됐고,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을 3분기(7∼9월)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라는 점에서 주도주의 상승과 강세장 추세는 전반적으로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장기 리 하방 경직성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9월 주식시장은 조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등 의견도 있다. 지난달은 정부 정책, 미 기준리 인하 향방을 두고 기대와 경계심리 사이에서 코스피가 숨을 고르는 시기였다면 9월 중후반부터는 미국 기준리 인하 등 호재가 나올 경우 이를 토대로 재도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국면이라고 본다"며 “미국 리 인하, 중국 경기 부양 등이 확인되면 상승 반전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후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며 “9월 후반부에는 3,100선 전후 지지력을 바탕으로 3,300선 돌파 시도가 가시화되고, 9월 말∼10월 초 역사적 고점 돌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9월 코스피 범위를 2,950∼3,300으로 제시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년 9월 약세론이 불거지나 이는 과도한 편견이며 현재 상황을 볼 때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보다는 상승했을 당시와 유사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과거 9월 강세를 기록했던 시기의 특징은 △ 완화적 통화환경(2005, 2007, 2009∼2010, 2019년) △ 장기간 주식시장 침체 이후의 회복 국면(2004∼2005, 2012∼2013년) △ 정부의 경기 회복 및 증시 부양 노력(2005, 2009, 2020년)으로 현재와 유사하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동력)과 투자 포인트가 확실한 시장의 주도주(조선·방산·원전), 리 인하 시기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바이오, 9월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과 방한객 증가로 구조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소비로 압축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09-10 10:21 최태현

삼성생명의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자본과 부채 중 무엇으로 봐야하냐는 것으로, 크게 보면 삼성의 지배구조와 연관된 사안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슈 중 하나다. 9일 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융위원장 후보자와 이찬진 융감독원장은 최근 일명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한 의견을 피력했으나, 동일한 관점으로 보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융당국의 방향이 하나로 정해질 수 있냐는 의문도 불거진다. 이 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업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38년 지기'이자 참여연대 초기부터 활동했던 인사가 감원의 수장이 된 만큼 진보진영의 주장과 유사한 목소리가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 원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비판한 바 있고, 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점도 언급된다. 그러나 지까지 융당국과 법원의 판단을 뒤집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삼성생명은 과거 판매했던 유배당 보험상품의 보험료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주식을 매입했고, 평가이익 가운데 계약자 몫을 별도 항목(계약자지분조정)에 반영해왔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서 삼성생명의 계약자지분조정 규모는 올 상반기말 기준 8조9358억원까지 불어났다. 2010년 삼성생명 상장에 앞서 계약자들이 배당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던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고'들은 1~3심 모두 고배를 마셨다. 재판부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 계획이 없고, 매각차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배당 의무가 없다는 이유다. 국내에 IFRS17이 도입되면서 이를 보험계약 부채로 처리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했으나, 2022년 감원이 재무제표 이용자들의 혼란 방지 등을 명분으로 일탈회계를 허용했던 것도 이 원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IFRS 회귀를 주장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한국회계기준원이 제시한 논리를 차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28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으므로 일탈 회계의 전제가 깨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기 위함으로, 매각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밸류업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0.08%로 오르지 않았다면 지분을 팔았겠냐는 취지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융계열사의 비융 계열사 지분율은 10%를 넘기면 안 된다. 감원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전문가 13명 중 8명 이상이 삼성생명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혀진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치 않다. 이억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회에서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도 다양한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법은 19~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는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취득원가 대신 시가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으로, 통과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처분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에 대한 지분법 적용에 대해서도 “사안별로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져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폈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승인했던 이복현 전 감원장은 지분법 적용의 필요성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삼성화재의 밸류업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높아진 지분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고, 실질적 의미의 지배구조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삼성화재 실적이 삼성생명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유배당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배당 재원도 커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유배당보험 가입자 몫으로 계산되는 부분이 삼성생명의 배당부채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사안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다.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43%로 지분법 적용의 기준이 되는 20%에는 미달하지만, '정성평가'에 따라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피투자사 이사회 참여 △경영진 상호 교류 △필수적 기술정보 제공 등이 포함된다.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융네트웍스의 통합 플랫폼 '모니모'가 삼성카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고위 관계자가 이동한 적은 있으나 퇴직 후라는 점을 들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근거가 약하다고 보고 있다. 지분법 적용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피투자사 이사회 참여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뚜렷한 반박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지만, 공동 투자에 대해서는 찬반측의 견해가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감원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이 이번 사안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정권을 누가 잡냐에 따라 융당국의 판단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5-09-09 16:54 나광호

정부가 내놓은 융당국 조직 개편안을 둘러싸고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 기획예산처로 독립시키고, 재정경제부에 융정책 기능을 부여하는 이번 개편은 융위원회 해체와 융감독위원회·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융당국 전반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조치다. 융권에서는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기재부가 쪼개지면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고, 감독 기능과 정책 기능의 완전한 분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효율성과 실행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감원과 소원 등 내부 조직의 권한 다툼과 직원 반발, 국회 법 개정 과정에서의 진통까지 겹치면서, 융현장에서는 정책 연결성 혼란과 위기 대응 어려움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 기획예산처로 독립시키고, 기재부는 재경부로 개편해 융위의 국내 융정책 기능을 맡도록 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 융위는 사실상 해체되며 융감독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융감독과 소비자 보호 등을 총괄한다. 감원 산하 융소비자보호처는 분리돼 융소비자보호원으로 신설된다. 감원, 소원 두 기관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를 둘러싸고 융권 곳곳에선 비효율이나 역효과가 날 수 있단 비판이 나온다.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기재부가 둘로 쪼개지면서 예산편성권을 기획예산처에 내준 재경부가 정책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예산편성권이 사라지면 기존 추진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융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이 완벽하게 분리되기 어렵다는 점도 난관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의 경우 자 배분 측면에선 정책에 해당하지만, 이를 실행할 때 융사의 위험가중치 조정 등 감독에 대한 권한이 뒷받침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정책의 경우 큰 틀은 정책 부문이 결정하지만 세부 규제와 이행 점검은 감독기관이 담당한다. 부처간 완력 다툼이나 소통 단절로 인한 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과 정책·세제·국고, 감독 기능이 분산되면서 부처간 정책 결정이 늦어질 수 있고, 사업 선정부터 예산 배분, 정책 집행 등 전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과 집행 기능이 나뉘면 재정 건전성 관리의 균형을 잡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진다는 새로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감원과 소원의 분리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가 소원에 각종 검사 및 제재권을 부여할 경우 감원과 소원의 권한 다툼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기재부가 기존에 지녔던 권한을 모두 통합해 가지고 있을 경우 '공룡부처'로서 나타낼 수 있는 폐해에 대해 우려한 결과다. 앞서 2021년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들의 손실 보상 법제화 문제가 발생했을 때나 각종 재정 사업에 대해 정부 정책이 번번이 무너진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기재부가 왕 노릇을 한다"며 권력 남용의 소지가 있음을 비판해왔다. 발표 직후 조직 내 혼란이 커지고 있어 내년 1월 2일 새 조직 체계의 출범 전까지 기존 융위-감원 체제가 원활한 역할을 감당해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융위의 해체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세종(재경부)으로 옮겨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감원 직원들도 별도 기구인 소원으로 강제 이동해야하는 상황임은 물론 산하 공공기관들의 주무부처 이관이 예고된 상태다. 실제로 내부적 반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감원 노조는 이날 '융소비자보호원 별도 신설, 국민을 위한 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조치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제대로 작동한다"며 “소비자 보호가 강화되기보다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란 지적을 쏟아냈다. 이를 의식한듯 이날 이찬진 감원장은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사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원장은 “(조직개편 결과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임직원 여러분의 걱정과 우려가 클 것이라 생각하며 여러분이 느끼는 불안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조직 안정을 위한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감원과 소원 간의 인사 교류, 지원 업무 개선 등 세부 사항을 꼼꼼히 챙기고 임직원 의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조직법 개정안 외 융위설치법이나 은행법 등 다수 관련 법안을 개정해야 하는 국회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개편에 부정적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기에 관련 법안을 두고 협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 등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감독기관이 재경부, 감위, 감원, 소원 등 4곳으로 늘어난 융사들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확히 분리되지 못한 기능과 권한이 경영에 있어 난처한 요소기 때문이다. 한 융권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 등 기능이 분리되면서 부처간 칸막이가 많아지면 정책 연결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될텐데 어느 기관 말을 어떻게 들어야할지 모르겠다"며 “위기 상황 시 대처 방안 마련도 현재는 미흡하고, 각 기관이 동시 검사에 나설 수 있어 이중규제에 대한 대비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5-09-08 17:02 박경현

정부와 여당이 융위원회와 융감독원으로 나뉘어 있던 융정책·감독 기능을 재정경제부·융감독위원회·융감독원·융소비자원으로 재편하는 조직 개편안을 7일 발표한다. 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해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 기능을 독립시키겠다는 취지다. 융투자업계는 “관치 리스크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시장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7일 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편안에서 융위원회가 가진 융정책 권한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해 '재정경제부'를 신설하고, 융위원회는 융감독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융감독 총괄 역할을 맡는다. 융감독원은 건전성 감독 역할을 맡고, 영업 행위에 대한 감독 기능은 분리·독립되는 융소비자보호원이 담당하는 구조다. 정부와 여당은 7일 열리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당정은 이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융당국 조직개편을 두고 융투자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는 가장 먼저 융정책과 감독의 역할이 분리되는 효과에 주목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 권한이 분리되면서 정책과 감독의 역할이 명확해져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규제 일관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융 전문성이 부족한 기재부가 정책을 주도할 경우 자본시장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감독기관이 감독에만 치중할 경우 과거처럼 규제 강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 분리가 전문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정책은 기재부, 감독은 융감독위원회가 맡으면 결국 위에서 보는 눈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 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은 당국의 조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아니다"며 “과거 커버드콜 상품 명칭 변경이나 펀드 핵심투자설명서 도입처럼 감독 당국의 개별 지시에 따라 상품 운용 방식이 조씩 바뀌어온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편안이 운용업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D자산운용사는 “정책과 감독을 분리해 시장과 괴리를 줄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융위와 감원 통합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소원과 감원의 검사 기능이 이원화하면 조직 간 경쟁으로 혁신성이 저하할 수 있어 R&R(역할과 책임) 정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원 강화가 자칫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융사 입장에서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융위와 감원에서 각각 통제받던 것을 이제는 감위·감원·소원에서 받는 구조일 뿐"이라며 “사실상 결과는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컨트롤타워인데, 대통령실 등 상위 기관이 균형 잡힌 조정 기능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융권 시어머니 4명(재정경제부, 융감독위원회, 융감독원, 융소비자보호원)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본게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문제 해결사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기관 간 책임 회피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수장이 따로 존재하는 만큼 컨트롤 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책 집행과 감독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09-07 11:07 최태현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8월 고용 충격 이후 발표될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PPI·CPI)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9월 리 인하 확률이 큰 폭으로 높아진 상태여서 지수는 물가지수 발표 전까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는 ① 10~11일 PPI·CPI 결과(예상치와의 괴리), ② CME 페드워치 등 시장이 반영한 리 인하 확률 변화, ③ 외국인 자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증권사들은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섹터별 차별화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둔 비중 조절이 유효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9포인트(0.13%) 오른 3205.1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한 주 동안 코스피는 0.62%, 코스닥은 1.83% 상승했다. 1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1% 넘게 떨어졌다. 주 초반 반도체 업종의 대외 리스크가 불거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3.01%, 4.83% 하락한 영향이다. 이후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지속하며 강보합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다음 주는 미국 중앙은행의 리 방향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지표가 발표된다. 지난 5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왔다. 9월 중 0.25%포인트 리 인하 확률은 시장에서 99%로 평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만2000명 증가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7만5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고용이 부진한 것으로 나오자 미국 국채 리가 기간과 관계없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시장 반응은 리 인하 쪽으로 쏠렸다. 8월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둔화한 건 노동 공급보다 노동 수요가 나빠진 결과로 파월 의장의 “고용 하방 위험으로 위험균형 이동" 발언을 뒷받침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0.25%포인트 기준리 인하 확률은 99%로 나타났다. 연내 2~3회 리 인하 컨센서스도 유지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는 뉴욕 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향후 미국 기준리 기대치를 보여주는 도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기준리 인하 확률은 99%"라며 “중요한 점은 미 연준의 9월 리 인하가 단발성이 아니라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리 인하의 주식 시장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연준의 9월 리 인하 단행 이후 시장은 리 인하 수혜주 탐색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자 유입과 주가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성장 업종(AI, 바이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0일에는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예상치는 전월 대비 0.3%로 지난달 0.9% 상승 대비 상승폭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에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마지막 주요 지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전체 CPI는 7월보다 소폭 상승한 전년 대비 2.9% 상승,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7월과 비슷한 수준인 전년 대비 3.1% 상승이 예상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9월 16~17일 열릴 예정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지표 발표에 주목한다"며 “관세 여파가 반영되겠지만 최근 고용지표가 둔화하면서 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만큼 물가 충격이 시장을 꺾을 정도의 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9일에는 1분기 고용·임조사(QCEW) 수치 등 조정 예비치가 발표된다"며 “고용보고서상에서 민간 고용 지표가 둔화하는 상황으로 추가 하향 조정은 리 인하 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3100~33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번 주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도주의 주가 흐름은 양호했고 동시에 9월 정기국회 시작에 따른 상법 개정안 기대감이 확대하면서 일부 지주, 증권 종목의 주가가 반등하는 등 가치주가 여전히 선호되는 환경이라고 짚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상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주와 증권업종을 선호한다"며 “동시에 정부 정책이 신성장 업종에 집중되고,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업종에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지표들이 확인되는 10~11일까지 제한된 등락 폭 내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있다면 여전히 기존 주도주와 헬스케어, 미디어와 엔터, 인바운드 소비주 등 대응이 유효해 보이고, 고배당 스타일도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다음 주 고용과 물가지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비철목재, 건강관리, 에너지, 반도체, 호텔·레저업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09-07 10:20 최태현